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TV 예능 프로그램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5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엄마 없이 48시간 동안 홀로 아이를 돌보는 아빠의 모습에서 육아의 고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청자는 초보 아빠의 육아 도전기를 응원하고 아이의 성장과 그들의 일상에

열광한다. 연예인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 리얼리티 육아 예능, 그 힘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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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형지(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파일럿 프로그램 방영 당시, 아직은 아빠 중심의 육아가 낯설었던 우리 사회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2013년 11월에 정규 방송으로 편성되었다. 프로그램은 특별한 연예인 아빠가 아닌 여느 평범한 가정 속 아빠의 모습을 공개했다. 육아가 낯설고 힘든 아빠, 친구 같은 아빠, 재미있는 아빠. 그렇게 시작한 아빠 육아가 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렀고, 여전히 인기다. 지난 2015년 2월 1일 방송 시청률이 최고 19.8%를 기록했고, 2018년 현재까지 동 시간대 시청률 1위(12월 2일 기준)를 유지 중이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면서 다양한 아빠 육아의 모습을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꾸려갔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모범적인 아빠의 모습을 출연진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엄마 없는 낯선 환경에서 아이와 아빠는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바랐고, 밀착 카메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아빠도 아이도 점점 성숙하고 성장했다. 일만 하던 아빠가 가족 안에 있는 모습이 편안해지고, 익숙해졌다. 시청자는 이런 아빠와 아이를 응원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자신들의 가정에 투영하기 시작하였다.

 

프로그램은 유교문화를 관습적으로 강조해 온 한국 육아 문화의 변화 움직임을 반영, 가정에서 아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그려냈다. 주 5일제 근무환경의 정착과 아빠의 가정 내 정주시간 확대, 여가활동 장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및 남성의 육아 휴직 장려라는 사회 제도적 변화에 방송이 능동적으로 대처해 순기능을 담당한 것이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는 1만 명을 돌파했다. 남성의 육아 휴직이 허용된 1995년 이후 약 20여 년 만의 성과다. 정책적으로도 ‘아빠의 달1)’ 제도를 마련해 아빠의 육아 휴직에 따른 가정 내 소득 감소 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이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서 가정 밖의 역할에 충실했던 아빠가 가정 안으로 들어오기가 좀 더 수월해진 것이다. 남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전환과 여성의 사회진출 확산으로 가정 내 맞벌이가 자연스럽게 ‘맞육아’로 이어지게 되었다. 더불어 방송도 아빠가 육아하면서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what to do for my family)’를 알려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

 

출연 연예인이 각자의 방식대로 아이들과 교감하고 함께하는 모습은 주말 오후 가정에서 TV를 보던 아빠 시청자들에게도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은 아빠로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와 무엇을 할지에 대한 일종의 육아 지침서를 제공했다. 아빠 시청자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육아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연예인 2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연예인의 가정과 2세의 사생활이 그대로 공개되었다. 특별할 것만 같았던 연예인의 삶이 ‘육아코드’와 맞물리면서 우리와 닮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방송이 거듭될수록 연예인은 시청자와 가까워졌고, 더 친근해졌다. 게다가 연예인 2세가 커가는 모습에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꼈다. 마치 연예인 지망생이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을 응원하듯이 시청자는 그렇게 연예인 2세를 향한 팬덤(fandom)을 형성했다.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순진함, 때로는 귀엽고 영특한 모습이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제 ‘대한민국, 만세!’ 하면 배우 송일국의 아이들 삼둥이를 떠올릴 시청자들이 더 많을지 모른다. 첫 회부터 시청자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추성훈의 딸 사랑이는 2016년 3월에 하차한 후에도 매 특집방송마다 출연해 근황을 전할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다. 최근에는 ‘언어천재’, ‘허니제조기’ 등으로 인기몰이 중인 축구선수 박주호의 딸 나은이까지, 연예인 2세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연예인에 대한 것 그 이상이다. 이러한 인기는 자연스럽게 그들을 키즈테이너(kids-tainer)로 만들었다.

 

한편에서는 어린 자녀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게 일상이 노출되고, 주변의 과도한 관심 속에 자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성장환경을 우려하기도 한다. 아이의 미성숙한 정서와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연예인 2세의 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본래의 제작 의도와는 달리 연예인 2세의 스타성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시청자 지적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미지 : 공식 홈페이지 <슈퍼맨 칼럼> 게시판

 


제작진측은 어린 자녀의 방송출연에 대한 시청자의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조치로 2014년 7월부터 프로그램의 공식 홈페이지에 <슈퍼맨 칼럼> 게시판을 열었다. 해당 게시판을 통해 교육 평론가 겸 소아정신과 자문의가 회차별 방송에 나왔던 아빠의 육아 방식과 아이의 행동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포맷은 사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락적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극대화하여 재미와 감동을 더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청자에게 사실을 관찰하게 한다. 시청자에게 일종의 관음을 허용한 셈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무엇을 엿볼까? 육아에 낯선 초보 아빠와 자녀의 좌충우돌 일상에서 시청자는 공감을 느꼈고 밀착카메라에 담긴 아이들의 엉뚱한 돌발행동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시청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연예인은 어떻게 살고, 어떤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지, 아이와 어디를 가는지를 관찰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연예인의 육아용품과 관련 이벤트, 장소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커졌고, 방송에서 노출됐던 육아 및 교육 상품 등이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에는 관련 상품에 대한 구매 문의가 SNS에 쏟아졌고, 실제로 방송에 나왔던 상품의 구매 후기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시청자도 많았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결국,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는 사회현상을 대변하면서도 리얼리티에 대한 시청자 니즈(needs)를 자극했다. 베일에 감춰진 연예인의 사생활이 육아코드로 시청자에게 노출됐다. 유행에 민감한 시청자는 연예인의 일상을 엿보면서 그들의 육아팁을 얻어내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했다. 방송이 직·간접적으로 육아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것이다. 하지만 협찬(PPL) 논란이나 과도한 소비조장, 상대적인 박탈감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가족의 롤모델(role-model)을 탄생시켰다.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그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연출(play happy families)하는 것에 급급했다면, 지금과 같은 롱런(long-run)은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프로그램은 육아 산업(child rearing industry)의 활성화와 키즈테인먼트(kids-tainment)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키즈 산업에 대한 투자가 2018년에 40조 원이 넘어섰을 만큼 관련 시장을 주목하는 기업도 많다.

 

이미지 : 미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젝트 대드(project DAD)>

 

육아프로그램은 다양화된 한국 사회의 가족 구성과 급변하는 육아환경에 대한 제도적 분석과 사회적 대응을 통해 문화적이고 시장 경쟁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그 성패가 달렸다. 또한, 중국이나 동아시아권 같이 우리와 유사한 문화권을 상대로 콘텐츠 판로를 꾸준히 개척해야 한다. 이미 아빠 육아 콘셉트는 영문화권에서도 시장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11월 미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젝트 대드(project DAD)>가 방송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한국식 육아와 리얼리티 예능이 해외 콘텐츠 시장과 문화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방송 5년째를 맞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앞으로도 아빠의 능동적인 육아 참여라는 사회적 순기능은 물론 미디어 산업과 육아 상품 시장에서 건전한 소비와 성과를 유도하는 ‘순환고리’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KBS 드라마 <같이 살래요> 리뷰를 통한 가족 드라마 장르 분석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12.03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KBS <같이 살래요> 공식 포스터


 지난 9월 또 한 편의 주말 가족 드라마가 시청률과 내용 측면에서

모두 ‘훈훈하게’ 마감되었다. 36.9%로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마감한

KBS의 <같이 살래요>가 그것이다.

21세기의 디지털 시대에 수없이 늘어난 미디어 채널과 소셜미디어로

인구 이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텔레비전 시청자들은 노령화되어가고 지상파 드라마는

케이블 방송뿐만 아니라, 세계의 명품 드라마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제 텔레비전 드라마는 시청률이 20%만 넘어도 성공을 외쳐야 하는 마당에서

이 정도면 대단한 성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아직까지 가족 드라마는 한국 방송에서 가장 안전한 보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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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수정(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가족 드라마는 전통적으로 주말 저녁 8시라는 황금시간대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이 전통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방송사로서는 위기감을 가질 만하다. 한국 사회에서 이제 1인 가구는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27.9%)가 되었고, 결혼율과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보통 3대 정도가 함께 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가족 중심의 주말 가족 드라마도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럼 과연 무엇이 변화했고 시청자들이 가족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것이 한국 시청자가 갖고 있는 가족의 의미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라면, 그것은 어떤 측면이든 시청자의 어떤 욕망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 욕망이든 텔레비전 드라마에 거는 오락적 기대이든 말이다.



드라마는 사회의 가치와 욕망을 창의적 구성을 통해 제시하는 장르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족의 기능과 가족 구성원의 역할은 변하고 있지만, 한국 가족 드라마에는 좀처럼 쉽게 변하지 않는 나름의 문법이 있다. 이 문법은 한국 대중이 갖고 있는 가족에 대한 관념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 문법이 무엇이고, 이것이 현실의 변화를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은 의미 있다. 그렇다면 기존 한국 가족 드라마의 문법 중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 가족 드라마의 문법 세 가지를 꼽으라면, ‘핏줄 찾기’, ‘결혼 로맨스’, ‘재벌 등장’이라 할 수 있다(사실 핏줄 찾기를 빼면 ‘사랑과 재벌’은 거의 모든 한국 드라마의 공식 문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문법에서 가족이란 혈통 중심의 관념과 이미지를 강화한다. 핏줄로 이어진 가족 관념을 토대로 이른바 ‘출생의 비밀’ 모티프가 구성되고, 어찌 보면 한국의 많은 가족 드라마는 핏줄 찾기의 서사에 다름 아니었다.


예전부터 50회에 달하는 장편 드라마가 마지막 엔딩에서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 부모와 자식이 상봉할 때까지 이미 사정을 다 알고 있는 시청자가 끝까지 인내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만큼 드라마가 괜찮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일단 보기 시작했으니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 다른 미디어도 많지 않고 가족이 함께 볼 오락이 별로 없던 시절 별 수 없이 텔레비전에 생포된 시청자(Captive Audience)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가족 드라마는 비슷비슷한 문법에 으레 그런 것이려니 하고 보던 시절, 즉 한국 방송이 편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적어도 2000년 이후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혼과 재혼이 많아지고,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졌으며 국제결혼도 많은 다문화 시대에 아직도 혈통을 가족의 기본으로 삼는 것은 참으로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 드라마에서 핏줄 찾기를 방해하는 요인은 주로 사랑과 돈이다. 이 세 요소가 함께 얽히고 여기에 악인이 가세해서 모략이 발생하는 문법이다. 사회에서 팍팍한 경쟁을 치르고 돌아온 주말, 집에서조차 가족 드라마를 보면서 온갖 모략과 악역의 감정을 소화해내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라 느껴진다. 아무리 가족 가치가 높은 한국 사회라고 해도 이런 식의 가족 드라마는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다.


족 드라마에서 로맨스는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만 하나? 결혼으로 맺어진 양 가족을 등장시켜야 갈등이 생기고 서사가 전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이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랑이 곧 결혼이라는 문법은 결혼으로 이뤄진 가정만이 올바르고 정상적인 모습이라는 환상을 초래해, 기성세대가 변화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도 한국 가족 드라마에서 결혼은 절대적인 요소이다. <같이 살래요>에도 네 가족이 등장하는데, 결혼으로 맺어지거나 맺어질 커플이 넷이다. 대부분의 가족 드라마에서 결혼을 둘러싼 갈등이 중요한데, 여기서 부모는 자식의 결혼에 이의 제기자나 결사 반대자로 나타난다. 픽션의 무한한 자유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강요하는 이가 없는데 왜 이렇게 가족 드라마의 변화는 느린 것일까? 부모와 자식의 갈등은 결혼 말고는 없는가? 21세기 한국 가족 드라마에서 부모와 자녀는 왜 아직도 독립된 개인들이 아닌가?


마지막 진부한 문법은 재벌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이 지속되거나, 주인공 남녀의 결혼이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대부분 빈부 격차와 연관되어 있다. 재벌은 드라마 제작자에 입장에서 참으로 편리한 시청률 수단인 것 같다. 상위 0.1% 사람들의 삶의 모습으로, 집의 인테리어든 옷이든, 평범한 시청자에게 화려한 구경거리를 던져주고, 또 평범하거나 가난한 주인공과 재벌가 자식의 결혼은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적인 판타지를 제공한다. 게다가 재벌이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그리 행복하지도 않고 오히려 도덕적인 결점 투성이라는 식의 설정도 시청자에게 보상심리를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재벌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이렇듯 개연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 재벌이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현실의 어떤 일면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배금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재벌이 성공의 상징이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돈이 아주 많은 자’를 부러워하는 시청자들의 욕망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는 이 사회를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이분법으로 나누고 또 이들의 갈등을 사랑으로 손쉽게 해소시켜 버림으로써, 계층과 사랑을 벗어난 다양한 관계에 대한 사회적 상상의 가능성을 닫아버린다. 이렇듯 좁은 문법 속에서 한국의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첫째로, 부모는 혈연관계 속에서 자식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가진 사람처럼 그려지고, 이것이 빈부라는 계층 차이와 맞물려 희한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표상한다. 그 표상은, 가진 것이 없는 부모는 항상 죄인처럼 다 큰 자식에게 미안해하며, 사회로부터 설움을 당하면서도 자식에게 헌신을 다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자식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해 자식이 하는 일에 개입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표현된다. 이 속에서 시청자들은, 부모의 헌신을 절절한 모성·부성으로 생각하며, 그 자식이 부모에게 갖는 존경과 감동에 공감하며 이를 가족애라 여긴다. 한편, 드라마 속 재벌 부모 또한 자식에 대한 무한 책임은 마찬가지임에도, 자식에게 경제적으로 특별한 혜택을 주었기에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마치 권리를 지닌 것처럼 등장한다. 이처럼 물질주의와 가족주의의 기묘한 결합을 보여주는 한국 가족 드라마는, 자식이 성년이 되어도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치 진정한 모성· 부성이고, 본능처럼 당연한 것인 양 제시한다. 이 속에서 독립된 인격들의 만남으로서 부모와 성년 자식의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지 출처 : (좌) KBS <황금빛 내 인생> & (우) KBS <가족끼리 왜이래>


둘째로,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적이거나 화목할수록, 이 가족의 묘사는 전통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흔한 전형성을 보면, 가난한 집에서 엄마는 밖에서 일하고 집에서도 일하며 돌봄 노동을 해야 하고, 아버지는 ‘가장’이라는 무게를 혼자 짊어지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화목한 재벌 가정에서는 유머감각 있는 아버지가 가족을 이끌고, 어머니는 자애롭고 우아하게 품위를 지킨다. 반면 화목하지 않은 재벌 가정에서는, 권위적인 아버지 앞에서 어머니가 전전긍긍하며 집안일을 수습하는 모습이다. 아버지가 대기업 경영자일 때나 예외적으로, 어머니가 전형적인 가사노동과 감정노동에서 벗어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 부모의 관심은 온통 자식들뿐이다.



이러한 드라마 문법들도 시대의 변화에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어떤 변화가 우리에게 호응 받을 수 있고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못한 단점은 무엇인지 드라마 <같이 살래요>를 통해 간략히 짚어보자. 드라마 <같이 살래요>는 부인과 사별 후 수제화를 만들며 가게를 운영하는 네 남매의 아버지인 60대 초반의 박효섭(유동근)과, 그의 첫사랑으로서, 이혼 후 남편이 외도로 낳은 아들을 정성껏 키우는 사업가이자 빌딩을 소유한 이미연(장미희)이 재혼을 꿈꾸며 벌어지는 일들을 가족애로 해결해가는 이야기다. 60대 초반 황혼의 로맨스가 주축이 되면서 새로운 가정이 꾸려지는 과정은 사회 변화와 맥을 같이 하면서, 동시에 노년층이 지배적인 KBS 고정 시청자에게도 매력이 될 수 있는 소재라 하겠다. 이처럼 이 드라마는 두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함께 재혼 과정에 불어난 자녀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가 그 큰 틀이다. 이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이미연과 의붓아들(김권)은 혈연관계는 커녕 남편이 외도해 낳은 자식이지만, 진정한 신뢰와 배려로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가꿔가는 관계로 나타난다. 또한 황혼의 재혼을 통해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란 자녀들이 어떻게 화합하며 가족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즉, 가족은 핏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임을 드라마는 강조한다. 이는 확실히 지금 시대에 적합한, 변화된 가족관이다.


둘째, 이 가족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의 틀에서 벗어나, 황혼의 로맨스를 시작으로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그 흔한 배반도, 질투도 없지만, 그럼에도 시청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자식만을 바라보는 기존 가족 드라마 속 부모의 모습을 넘어, <같이 살래요>는 부모 역시 부부이므로 그들만의 사생활과 감정이 있음을 극의 후반부에 갈수록 강조한다. 부부에게 자식이 전부가 아니며, 부부 자신의 행복 역시 따로 가꾸고 돌봐야 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부모와 자식이 독립된 각각의 존재로서 서야 함을 보여준다. 자식을 위한 무한책임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부모라야 자식에게도 그들만의 인생이 있음을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극은 이런 관계를 악역이나 비비꼬는 오해 없이 코믹하고 즐겁게 보여주었다.


이미지 출처 : KBS <같이 살래요>


여기서 박효섭의 둘째 딸인 박유하(한지혜)가 정은태(이상우)와 함께 봉사의 길을 떠나는 모습 역시 부부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데 의미 있었다. 즉, 결혼이란 단순히 사랑의 결합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함께 공유하고 실현해 가는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성의 선택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한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믿음과 배려에 기초한 주체적 선택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 극에서는 결혼 커플들이 기존의 가장으로서 남성의 능력이나 여성만의 배려, 순종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직장에서든 사회에서는 각각의 배우자가 자기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상호 배려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좀 더 주체적인 여성상의 재현이 이뤄졌다. 또한 큰 딸(박선하)이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합리적이면서도 타협과 배려를 모색하려는 모습이나, 둘째 딸(박유하)이 아이 있는 이혼녀라는 자신의 처지를 불리하게 여기지 않으며 자기 사랑에 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해 기존의 답답하고 당하기만 하는 여성상을 상쾌하게 넘어섰다. 이 점이 30대의 시청자들까지 유인하게 된 요소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래요>가 한국 드라마의 문법을 완전히 지워버린 것은 아니다. 정은태 누나(김미경)가 자식이 있는 이혼녀와 결혼한다는 이유로, 동생 결혼을 극구 반대하다가, 그 아이가 동생의 친자임을 알고 마치 ‘본능처럼’ 아이에게 끌리게 되는 모습은 여전히 강고한 가족 혈통주의 관념을 당연한 듯 보여준다. 결국 핏줄로 갈등을 해결하는 전개는 아쉽다고 하겠다. 또한 사돈 될 집의 경제력에 따라 자식의 결혼을 반대하는 병원이사장과 시어머니 우아미의 모습은 물질주의와 자식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여전히 부모의 사랑으로 포장하는 구태의연한 드라마 문법을 반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밖에서는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인 첫째 딸이 집에서는 주로 시어머니와 더불어 가사노동을 책임지는 모습은 여전히 가사노동이 여성들만의 문제가 되어야 하거나, 슈퍼우먼이 되어야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서는 기존 드라마에 비하면 그런 부분을 최대한 절제하였다.


이미지 출처 : KBS <같이 살래요>


이 드라마는 루이체 치매(치매의 일종으로, 환시와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에 걸린 여주인공(장미희)의 문제를 가족이 모두 발 벗고 나서며 함께 뭉치는데서 정점을 이루고 끝이 난다. 고령화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매에 대해 가족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까지 전달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가족의 사랑을 고려한 점이, 36.9%의 시청률에 기여했다고 본다. 이제 시청자들은 주말드라마에서 핏줄을 둘러싼 계략의 연속과 악역을 위한 악역을 보고싶어하지 않으며, 자식의 결혼에 반대하느라 악쓰는 소리도, 이것들을 야기하는 재벌의 권력도 그만 보고 싶어한다. 최근 드라마들은 판타지물과 추리물, 또는 병원이나 법률 드라마로 전문화되고 있다.


가족 드라마가 하나의 장르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리려면, 적어도 핏줄을 넘어선 가족관, 미혼남녀의 결합 외에도 가족을 이루는 수많은 경우들에 마음이 열려있어야 한다. 또한 가족은 ‘부모’의 이름으로 무한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며, ‘사랑’의 이름으로 자식을 소유하는 것도 아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같이 살래요>가 어떤 심각한 갈등도 없이 너무 예쁘고 훈훈한 사랑 얘기로 점철된 해피엔딩이라서 현실감이 없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이는 좀 더 현실에 맞닿은 가족 드라마가 주는 재미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 여러 가족의 모습이 있듯이, 다양한 가족의 가치와 모습을 구현하며 우리의 상상력과 재미를 넓혀주는 가족 드라마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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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 52시간 근로제', 방송사의 현실과 그 대책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10.15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오는 7월부터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 기업은 근로시간 52시간을

넘길 수 없다. 특례업종 또한 26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되면서, 콘텐츠 업계 대부분이

특례에서 제외됐다.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 2월 29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특례업종에서 제외되었고 '주 68시간 근무'도 1년 이후에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300인 이상 사업장인 KBS, MBC, SBS 3사는 기존의 경영전략, 제작 관행 전체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을 만나 분야별, 직종별로 다양하고 특수한 상황을 가진

방송사업장과 노동자들이 직면하게 될 문제점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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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현정(편집부)

 

 

 

보도 파트와 예능/드라마 파트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보도 파트의 경우, 신문사에서 먼저 주 52시간 근무를 시행 하게 되었기 때문에 같은 기자 직종으로서 비슷한 패턴으로 업무방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관행으로 인한 불필요한 대기 또는 과도한 새벽 출퇴근이나 상사의 퇴근에 맞추는 등의 문화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능/드라마 파트의 경우에는 아직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 KBS는 기존의 업무방식대로 제작을 진행해보고 실제 근로시간이 얼마나 초과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방식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KBS 정규계약직 대상으로만 진행되고 있어 계열사, 외주제작 스태프 등을 포함하면 초과 근무의 범위는 훨씬 넓어질 것입니다.

 


1. 타이트한 제작 환경

 

한정된 제작비와 일정 안에서 편성시간에 맞춰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 후반작업까지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은 회당 1시간이 훌쩍 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당 1회 1시간 이상의 방송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단계에서 근로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 다. 제가 알기로, '1박2일' 같은 경우 주당 근무시간이 100시간에 육박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주당 52시간은 고사하고 68시간에라도 맞추고자 한다면 인력을 대폭 확대하거나 방송사 간 협의를 통해 편성시간을 줄인다 거나 하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1박2일>촬영장

 

2. 근로시간 측정의 어려움

 

방송 제작 과정은 상황이 다양하고 특수한 경우들도 많아 근로시간의 측정 기준을 세우기가 모호합니다. 만약 지방에서 촬영을 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촬영 현장에 도착해 카메라가 ON-AIR되는 순간이 업무의 시작일까요, 아니면 지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순간부터가 업무의 시작일까요? 이 기준은 노동 유형에 따라서도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장비가 필요한 조명·카메라 팀과 같은 경우 회사에 가서 장비를 가지고 출발해야 하고, 장비가 필요없는 스태프들은 자택에서 바로 촬영지로 출발할 수 있겠죠.

프리랜서들의 근로시간 측정은 더 어렵습니다. 회차별로 계약금을 산정하고 출장비는 별도 계산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시간을 측정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시즌에도 방송 관계자들은 살인적 노동을 했습니다. 한달 내내 서너시간씩 쪽잠을 자며 일해야만 하는 스케줄은 주 52시간에 대한 가시적 변화를 체감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죠.

 

물론 방송이라는 매체 특성상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사건 사고나 대형 이벤트에 대응하는 경우 업무강도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방송사 또한 대형 스포츠 행사가 개최되는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정해진 기간 동안 초과 근무를 하고나면 약 2~3일 간의 휴가가 보장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중계진을 비롯한 제작 스태프들은 국제방송센터(IBC)에서 나오지도 못합니다. 식사도 내부에서 해결하고 관광은 커녕 타국에 가서도 기념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돌아오는 안타까운 상황, 그것이 국내 방송 환경의 현실입니다.

 

제작시설 환경 또한 열악합니다. 장르를 막론하고 편집실이 전반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스태프들이 정해진 근로 시간에 노동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편집실 부족, 한없이 늘어지는 대기와 이동 시간과 같은 환경적 열악함이 근로시간 측정의 어려움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피로도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출처 :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노보

 

 

 

방송 관련 노동자들은 각자 처한 환경과 상황이 너무도 다릅니다. 오로지 하나의 기준으로 그 근로성을 판단 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다분해집니다.

 

분야별·직군별로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찾기가 어렵고 다르게 적용하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이는 노사 간 합의뿐만 아니라 노동자 사이에서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정부의 지침은 ‘노사 간 합의’에 무게가 실려 있으나 사업장의 크기나 노조의 성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다양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힘있는 노조는 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근무시간을 늘릴 수 있겠지만, 노조가 아예 없는 작은 외주제작사와 같은 사업장에는 노측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노동시간 측정이나 근로자성 인정 기준 등은 노사의 합의 의지에 달려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나 고용노동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방송계 근무자들 중 외주제작스태프, 즉 비정규직 종사자들 중에는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나친 장시간 노동도 문제긴 하지만 업무환경 자체의 개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사실상 노동시간의 단축은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급여와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근무자 본인은더 일해서 급여를 더 받고 싶은데,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이를 실현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죠.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에게는 근로기준법 개정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콘텐츠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송 관련 종사자는 스스로가 본인의 노동시간을 컨트롤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종 특성상 창의성을 요하는 부분이기에 시간 단위, 주 단위로 끊어서 근무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지도 않고요. 주변의 방송 종사자들에게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의견을 물을 때면, "우리 업무가 그런 시스템으로 가능한가요?"라며 당혹스러워 합니다. 연출자를 포함한 스태프들은 단순히 근로시간을 줄이고 싶은게 아니라 고생한만큼의 보상과 개선된 제작 환경을 보장받고 싶어하죠. 하지만 법적으로 인센티브를 주지 못하게 되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같은 노동조건 안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프로그램의 제작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프로그램의 제작 단가를 낮추기는 힘든 일이죠. 제작비 절감을 위해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삭감하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그렇다면 근로시간 단축은 곧 과도한 프리랜서의 고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규직 노동자의 줄어든 근로시간을 보전하기 위해 외주의 비대화가 계속 된다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정책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방송은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잖아요. 저는 노동조합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방송인’으로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원칙은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 즉 시청자가 볼 권리, 알 권리, 즐길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청자의 권리 또한 노동자의 삶의 질만큼 소중합니다. 이 두 부분은 겉으로 보기에는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욕구라는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방송인 또한 제작 과정에 있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대해 열정이 있으니까요.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콘텐츠의 질을 높이면서도 방송관련 종사자들에게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강요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만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측의 선의에 기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제작 환경 자체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어느 하나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현재 이 지점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가 노사 모두의 공통고민입니다.

 

 

 

정부의 기본적인 ‘근로시간 단축’의 목적은 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추가 고용을 창출하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단축에 따라 삭감되는 급여에 대해 어떤 노동자가 적극적으로 동의할까요? ‘급여 삭감 없는 근로 시간 단축’은 불가능한 명제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모순은 노동자와 노동자, 그리고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합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방송산업이 다시 예외업종에 포함되는 것 또한 영구적인 해결방법은 아닙니다. 노동자의 행복과 콘텐츠의 경쟁력이 병행하려면 제작 환경이 바뀔 수 있는 기준이 생겨야 하죠.

 

이 기준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거대 미디어기업의 시장 독점과 그에 따른 불공정한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관된 규제와 진흥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방송 산업의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이미 포화된 국내방송시장에서는 지상파 3사가 노동시간 단축이 유발하는 추가 인력의 수급과 제작비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KBS의 경우도 수신료 인상이나 중간광고 허용 등의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정부에서는 ‘시청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콘텐츠만큼이나 방송 산업에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와 제작과정의 변수가 존재한다. 이처럼 특수한 사례들을 관통하면서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대전제'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노사를 넘어 모두가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방송통신위원회, 사용자, 노동자가 모여 근로 형태 및 제작 환경에 대한 거시적 변화와 구체적 방안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로 근로자와 기업,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종합적 컨트롤타워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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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시청률을 넘어 : 코코파이의 탄생배경

상상발전소/콘텐츠이슈&인사이트 2018.09.17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요즘은 TV콘텐츠의 성적표가 무엇인지 모호해 보인다.

여전히 가구시청률이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어딘가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

콘텐츠를 가구 내 고정형 TV로 시청하는 사람들의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TV가 아닌 디바이스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행위가 확산되었고

그에 따라 방송사들도 자사 홈페이지나 OTT 플랫폼은 물론 포털사이트, 

거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콘텐츠 서비스를 늘려왔다.

이러한 콘텐츠 이용패턴의 변화 속에

여기저기서 볼멘 목소리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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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환(KBS 조사평가부장)



 


가구 시청률로는 이젠 많이 부족하다.

본방송만으로 경쟁력을 판단하는 것이 맞나?

PC나 모바일로 보는 것은 왜 제외해?



이미 고전에 속하는 이러한 질문들 속에 방송통신위원회는 2013년부터 <통합시청점유율> 시범사업을 추진해 왔고, CJ ENM은 2012년부터 콘텐츠영향력지수(CPI)를 개발하여 온라인에서의 콘텐츠파워를 측정하고 있다. 또 TNMS미디어는 2015년부터 VOD 시청률을 개발해 발표했다. 콘텐츠의 본방송부터 VOD까지, TV외에 온라인까지를 모두 담아내보려는 시도는 아직 명확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줄기차게 진행 중인 셈이다.


화폐개혁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새로운 화폐단위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왜일까? 대부분의 지표가 이해관계를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 추진 주체에 따라 규제 또는 프로그램 홍보가 중심이 된 지표 구축에 매몰되었던 것은 아닐까?  각 방송사내부의 가구시청률에 대한 강력한 관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지금까지의 시도들은 기존의 가구시청률처럼 주기적으로 공개되지도 못했고, 한국에서 방송되는 모든 프로그램, 채널을 아우르지도 못했으며, 실시간과 비실시간, TV와 디지털을 오가는 콘텐츠의 생애주기를 담아내지도 못하고 말았다.


KBS가 올해 1월 발표를 시작한 콘텐츠이용 통합지수, 코코파이(KOCO PIE)는 이러한 배경 속에 출발했다. 조사평가팀과 닐슨 컴퍼니코리아,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파트너십을 통해 개발을 시작하면서 공유했던 원칙이 몇 개 있다.




자사에 유리한 지수가 되면 안된다

이것은 홍보용 지수가 아니다

본방 / 재방 / 유통 / VOD와 온라인을 한눈에 보이도록 해야 한다



코코파이는 대한민국 콘텐츠의 새로운 화폐단위를 만들자는 계획이다. 이편도 저편도 아닌 대한민국 콘텐츠 (Korea Content)를 평가(Evaluation)하는 불편부당한 지수(Index)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이 코코파이(KOrea COntent, Program Index for Evaluation)가 되었다. 어딘지 모르게(?) 먹는 것을 연상케 하는 코코파이라는 지수가 어떠한 레시피로 만들어졌는지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코코파이(KOCO PIE)는 TV를 통한 시청규모와 PC/모바일을 통한 이용규모를 측정하는 ‘콘텐츠이용 통합지수’ 다. PIE-TV(파이티브이), PIE-nonTV(파이넌티브이)라는 두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렇게 두 개로 구분한 것은 “이용자”의 행위다르기 때문이다. TV에서는 콘텐츠를 보는 행위가 사실상 전부에 가깝지만 PC/ 모바일에서는 보는 것뿐만 아니라 읽고, 떠들고, 공유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PIE-TV(파이티브이)는 TV를 통한 시청에 집중한 ‘통합시청자수’를 의미하고, PIE-nonTV(파이넌티브이)는 인터넷 뉴스, SNS, 커뮤니티, 짤방 1) 등을 통한 이용행위를 포괄한 ‘화제성’을 의미한다. 여기에 보다 실무적인 4가지 ‘넘어’ 원칙이 세워졌다.



■ %를 넘어 : 가구 시청률에서 개인 시청자수로

■ 수도권을 넘어: 기존 서울수도권 기준에서 전국기준으로

■ 실시간을 넘어 : 본방을 넘어서 재방, 유통채널, VOD까지

■ TV를 넘어 : TV 시청행위뿐만 아니라 TV밖 수용자 행동까지



코코파이(KOCO PIE)는 ‘비율’이 아니라 ‘숫자’를 핵심재료로 한다. 먼저 익숙해져 있는 ‘가구시청률’을 ‘시청자 수(數)’ 기반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가구단위를 개인단위로 옮기는 작업이다. 1인가구의 1인 시청과 4인가구의 4인 시청이 같은 값을 갖게 되는 가구시청률은 정확한 영향력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크다. 반면에 시청자 수는 1인 시청이면 ‘1’이고 4인 시청이면 ‘4’의 값을 갖는다.


시청자 수로 옮기는 또 하나의 이유는 “합산”이다. 지금은 본방송 시청만으로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말하기 어렵다. 재방송으로 찾아보는 시청자도 많아졌고, 케이블 등의 유통채널을 통해 보는 경우, VOD를 통해 몰아보기를 하는 경우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본방-재방-유통-VOD로 이어지는 TV플랫폼 속 프로그램의 생애주기에 따른 종합적인 경쟁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각각 등가의 ‘시청자 수’를 합산해야 측정이 가능해진다. ‘시청률’은 서로 합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PIE-TV는 매일 발행되는 시청자 수 일보, 매주 발행되는 본방과 재방, 유통채널의 합계를 낸 주간파이 (PIE), 그리고 VOD까지 포함한 월간파이로 일·주·월에 따른 발행 주기를 갖고 있다.


7월 마지막 주 ‘PIE-TV주간’을 보면 시청자수에 따른 합산 순위, 본방송 순위, 2049 순위를 별도로 파악할 수있도록 했으며, 주간단위 방송을 한 횟수까지 추가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어떤 프로그램이 본방송뿐만 아니라 재방송과 유통채널의 전략을 어떻게 세우고 있는 파악이 가능하고, 2049 젊은 층에 대한 소구력 또한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본방+재방+유통+VOD 이미지>



<PIE-nonTV 7월마지막주 Top10 리스트>



코코파이의 또 다른 축, PIE-nonTV(파이넌티브이)는 PC와 모바일에서 프로그램을 ‘이용’한 행위를 측정한다. 이른바 화제성 지수라 할 수 있는데 주간단위로만 발표한다.


짤방을 포함하는 동영상 25%, 뉴스 25%, SNS 25%, 커뮤니티 25%로 구성되어 있는데, 표본조사중심의 CJ의 CPI지수와 다르게 전수조사방식을 채택했으며, CPI에서는 제외되었던 종편채널 등은 물론 대한민국 모든 채널의 콘텐츠를 대상으로 한다. 각 항목별 세부내역은 지면상 더 밝히긴 어렵지만 7월 마지막 주 nonTV TOP10을 들여다보면 각 프로그램별로 어느 부분이 상대적으로 화제성에서 부족한지 한눈에 보이도록 했다.

콘텐츠지수는 평가만이 아니라 해당 프로그램에 어떤 과제가 있는지 보여주는 기능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제성관련 데이터는 빅데이터 조사와 유사하기 때문에 고정불변성을 갖고 있지 않으며, 대표성없이 크기만한 데이터도 제외하거나 비중을 낮추고 있다. 최대한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데이터만으로 구성하여 편중이나 왜곡을 최소화되도록 방향을 잡았다. 향후 추가적인 변화의 여지가 남아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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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파이는 2017년 중반부터 KBS 사내에 소개되어 올해 1월부터 대외릴리스를 시작했으며 사내 멀티스크린을 통해 매주 디스플레이하고, 조사평가부에서 배포하는 프로그램분석 및 평가의 기준도 코코파이를 우선으로 변경해왔다. 방송사별 편성표에 그리는 ‘시청자수 지도’를 작성할 때에도 코코파이를 기준으로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익숙해져 온 ‘가구시청률’의 관성은 아직도 강력하고 화제성지수에 대한 불신도 여전하다. 물론 코코파이 자체가 지금 모습 그대로 완벽한 지수라고 말할 수는 없으나 지난 개발과정은 “익숙한 데이터, 유리한 데이터, 편안한 데이터를 보고자 하는 욕망”과의 갈등과정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외부에서는 아직 의혹을 갖고 보는 사람이 많다. ‘대한민국 대표 방송사’로서의 위상이 희미해진 지금의 KBS가 ‘원오브뎀(one of them)’ 방송사로 인식된 탓에 ‘KBS 스스로 유리한 지표를 만들었을 것’이라는 밖으로부터의 오해도 작지 않다. 코코파이는 이렇게 안팎으로 비용을 치르고 있지만 정작 지수 자체도 진화의 여지를 더 남겨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과제도전 방위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코코파이는 이제 겨우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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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글로벌을 향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몇 가지 실험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7.09.18 16:44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글로벌을 향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몇 가지 실험

인터뷰/글(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박사) , 인터뷰이(김혁 SBS 미디어센터장)


고민에도 흔적이 있다. 흔적은 자국을 남긴다. 흔해빠진 고민은 ‘주저리’다. 자신의 고민을 체계화시키지 않고 주저리주저리 떠든다. 주워 담을 말과 그러지 못할 말을 분별하지 못한다. 반면에 제대로 된 고민은 생각을 체계화시키고, 그 속에서 할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분별한다. 김혁 센터장은 구분했고, 나누었다.




“일단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전략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아요.내에서는 TV 단말기에서 좀 더 자유로워져야 해요. 푹(pooq)과 모비딕(Mobidic)은 이 맥락의 사업이죠. 다른 한편으로는 도달 범위를 넓혀야죠. 국내 시장이 포화된 상황이니 해외로 눈을 돌리는 건 운명과도 같은 거예요.”


   당연한 선택이다.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비밀도 아니다. 물론 착시가 있긴 하다. TV 광고 시장은 줄어들지 않았다. 오히려 물가 인상폭에 상응하는 수준으로지속 상승 중이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의 수익이 감소했다는 것은 여타 종편과 CJ E&M과 같은 경쟁 사업자가 물량을 가지고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해진 시장 내에 경쟁사업자가 늘어났으니, 과거와 같은 영광을 기대하긴 어렵다. 선택을 해야 한다. 다만, 사업이 타이밍이라고 한다면 가시적인 해외 진출이 2016년과 2017년에 몰려 있느냐는 질문은 가능하다.


   “철저하게 중국 때문이에요. 이렇다 저렇다 말은 많았지만, 중국 시장은 수백억 원의 콘텐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이었죠. 그런데 급작스럽게 중국 시장 진출이 어려워졌어요. 국내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프로그램 제작비용은 상승했는데, 거대한 수익원 하나가 사라져 버렸으니 방법이 없는 거죠. 대체 수익원을 만들어야만 오늘 먹고 살 수 있어요. 그렇다면 선택은 해외 시장 밖에 없죠. 중국 시장이 있을 때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던 시장이, 중국 시장이 닫히자 커져 보이기 시작한 거예요. 이제는 새로운 시장을 살펴보고 진입 기회를 찾아야 하는 거죠.”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 공통의 문제다. 스스로 나가지 못하는 사업자들은 넷플릭스(Netflix)에 콘텐츠 대가를 받고 판매하는 방식을 택했다. 처음에는 완강했던 jtbc나 tvN 등의 콘텐츠를 넷플릭스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유다. SBS는 플랫폼에 손쉽게 굴복하지 않았다. jtbc나 tvN보다는 가격 협상력이 우위에 있지만 선택하지 않았다. 단기적으론 손실을 만회할 수 있지만, 그것이 결국 넷플릭스(Netflix)를 키워주는 셈이라는 판단이다. 유튜브(YouTube)조차도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접 시장을 개척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어차피 가야 할 길이다. 하지만 질문은 남는다. 어떻게 진출할 것이냐?


   “국가별로 특성이 명확해요. 그런 시장을 같은 모델로 진출하는 것은 의미가 없죠. 예를 들면 어떤 시장은 유료가 가능한 시장이 있고, 그렇지 않은 시장이 있죠. 어떤 시장은 광고 시장의 규모가 너무 작아서 안 되고, 어떤 시장은 경쟁사업자가 너무 많아서 힘들기도 하죠. 어떤 시장은 유료도 안되고 광고도 안 먹힐 것 같기도 해요. 따라서 이에 맞는 세부적인 전략이 필요해요.


   조금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했다. 방송이 국가별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건 교과서다. 그럼에도 운영비용 등 투입 변수를 고민하게 되면 단일 모델로 가되, 부분적으로 현지화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넷플릭스가 그렇다. 그런데 아예 국가별로 다른 전략을 택했다고 한다면 여기에는 합당한 이유와 구체적인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


   “시장의 구획 정리가 필요해요. 가장 ‘핫’하다고 할 수 있는 동남아 시장, 그리고 상대적으로 단일 언어권인 북미와 유럽 시장, 그리고 잠재적 시장으로 중동과 남미를 들 수 있어요. 중동과 남미 시장은 간헐적으로 인기있는 프로그램이 나오기는 하는데 항상성이 없으니 일단 제외하죠. 동남아 시장과 북미 시장이 거점 지역이라고 할 수 있죠. 근데 조금 들여다보면 시장이 확연히 달라요.



미주 시장은 어느 정도 콘텐츠 유통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니 유료 서비스로 갈 수도 있고, OTT(Over The Top)를 활용할 수 있죠. 그러니 코코와(KOCOWA)[각주:1] 같은 모델이 성립될 수 있어요. 동남아 시장은 일단 단일 시장이 아니더군요. 국가별로 다른 전략이 필요해요. 비슷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 가격 수용도 등 다른 점이 더 많았어요. 단일 가격이나 단일 모델로 접근하기가 애매하죠.”


   거대 사업자인 넷플릭스나 아이플릭스(Iflix) 등은 모두 단일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는 반면 SBS는 시장별 상황에 맞게 다른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듯 했다.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동남아시아의 방송시장은 화교가 장악하고 있어요. 굉장히 상업적이에요. 방송시간을 재판매할 수도 있어요. 이른바 블록딜(block deal)[각주:2]인데, 6~8시까지 2시간의 방송 시간을 수십억에 판매할 수도 있는 시장이에요. 그러니 동남아 시장을 놓고 전 세계 방송 사업자들이 다 ‘간’을 보고 있죠.

   인도네시아 시장만하더라도 1~3위 사업자들의 영업 이익률이 40~45%가 돼요[각주:3]. 아직 케이블 TV시장 성장 전이고, 날은 더워서 TV 시청 시간이 하루 평균 6~7시간이나 되죠. 주도권이 자국 사업자에게 있어요. 그냥 해당국의 사업자에게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것 말고 채널 사업을 한다거나 프로그램을 유통한다거나 해서 수익을 거두는 것이 쉽지 않겠다 싶었죠. 그렇다면 일종의 콘텐츠를 이용한 수익화는 어떨까하고 생각해봤어요. 우리에겐 아직 ‘한류’라는 원동력이 있고 한류 ‘팬’과 그들이 관심을 가질 ‘상품’, 이 3가지를 잘 디자인하면 수익이 발생할수 있는 구조로 만들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죠.”


   수익화(Commerce)다. 콘텐츠‘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는 사라졌다. 제작비는 증가했지만, 콘텐츠에 대한 지불 비용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 대체 가능한 것들이 너무 넘치는 탓이다. 그래서 콘텐츠‘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물론 ‘독보적’인 콘텐츠로 유료서비스를 지향하기도 한다. 단, 이때의 독보성은 ‘투자’가 동반되어야 한다는데 어려움이 있을 뿐이다.


   넷플릭스가 유료일 수 있는 건 60억 달러나 되는 제작비용의 힘이고, 뉴욕타임스가 유료인 건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그들만의 시각으로 기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일단 몇 개의 유료 서비스가 선택되고 나면 나머지는 무료 시장에서의 경쟁이다. 문제는 방송사업자인 SBS가 수익화에 대한 경험치가 낮다는데 있다. 뭔가 특별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


   “실험이죠. 내부에서도 외부에서도 우린 실험이라고 말해요. ‘확실한 건 없지만 그 가능성을 두고 실험을 하고 있다’고 말이죠.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 ‘맞춤형 실험’을 하는 거죠. 일명 베트남식 실험과 인도네시아식 실험을 말이죠.”


   실험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지상파 방송사업자가 실험을 이야기한다. 솔깃해졌다. 의자를 당기고 허리를 폈다. 


   “우리끼리는 베트남식 모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일단 유명 시간대를 차고 들어갔어요. 공동제작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가 제작을 전담하고 상대는 시간대를 주었죠. 수익화에 적당한 프로그램을 고민하다가 <오 마이 베이비>(SBS)가 떠올랐죠. 이 프로그램을 베트남에서는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로 이름을 바꾸어서 진입했어요.

   베트남의 경제 수준이 대략 1인당 4,000~5,000달러(GDP 기준) 정도예요. 딱 결혼, 출산, 육아 이 세 가지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점이죠. 더구나 베트남도 우리식의 유교 문화권이라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거든요. 그러니 유아용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일단 시즌 1이 끝난 상태인데, 동시간대 1위를 하긴 했어요.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았죠. 물론 돈은 10원도 벌지 못한 상태이긴 해요. 제작비, 협찬, 광고, 편성비 등을 모두 감안하면 손해를 보지 않은 게 어딘가 싶죠.”




   수익화를 하겠다고 했다. 동시간대 1위를 했다. 그런데 돈은 10원도 벌지 못했다? 그런데 표정은 밝다. 이게 무슨 조화인가 싶었다. 당장 간접광고(PPL)나 협찬광고를 넣어도 제법 괜찮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을 텐데, 무리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씩 웃는 표정에서 뭔가 있는 것 같았다. 이건 장기 포석이다.


   시즌 1에서는 수익화를 ‘못’한 게 아니고 ‘안’ 했죠. 노골적으로 가봐야 좋을 것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어떤 제품군이 어떤 가격대에 들어가면 좋을지를 파악하는 정도의 실험은 했어요. 반응을 보았죠. 현지 GS와 파트너를 맺었는데, 방송 끝난 후에 콜센터의 반응을 확인했었거든요.

   시즌 1을 보니 수익화가 가능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죠. 시즌 2에서는 편성 편수도 확대하고 제작비도 올렸어요. 조금 달려 봐도 되겠다 싶었죠. 최종 목표는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라는 이름의 육아용품 체인 프랜차이즈를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 신뢰도 확보가 프로그램의 우선 목표죠. 최소한 제작비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제한적인 의미에서 협찬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을 벗어나면 안 되는 이유기도 하죠.”


   베트남 시장에 프로그램을 매개로 한 ‘유아용품’ 사업을 하겠다는 의미다. 아마존 등이 수익화를 위해서 미디어를 활용했다면, 미디어를 활용해서 수익화를 하겠다는 방향성이다. 그렇다고 무모하진 않다. 직접 소매업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프랜차이즈를 하는 정도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거칠게 정리하면 베트남 식은 프로그램을 활용한 모델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싶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는?


   “인도네시아는 베트남 식으로 접근할 수가 없었어요. 환경이나 조건이 베트남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거든요. 무엇보다 프로그램을 진입시키는 비용이 너무 비쌌어요. 베트남 시장은 감당할 만한 편성료였지만, 인도네시아는 인구가 많은 만큼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시장이라서 우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였어요. 2시간에 수십억 원을 지불하고 프로그램을 진입시킬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프로그램이 아닌 채널 진입으로 합의를 했죠. 우리만의 모델, 바로 홈쇼핑 모델을 차용해서 말이죠.”


   비용 때문에 프로그램도 진입하지 못했는데, 채널로 진입하기로 했다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채널 진입 비용이 더 저렴하다는 이야기인데, 그게 가능하냐는 질문이 당장 머리에 맴돈다. 



   “인도네시아 1위 홈쇼핑 사업자가 레젤(Lejel)[각주:4]이에요. 레젤은 위성 채널을 빌려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도달 가구만 약1,400만 가구인데다 프로그램 채널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위치해서 시청자를 유인하는 거죠. 더욱이 레젤은 당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사업자예요. 상상이나 했겠어요? 수만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인도네시아인데 당일 배송이라뇨? 물론 품목이 한정되어 있긴 하지만 엄청난 일이죠. 이 레젤과 파트너를 맺었어요. 그리고 우리 채널을 무료로 주겠다고 제안했죠. 그들은 프로그램 채널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끼워넣어 시청자를 유인하기 위해서 프로그램 채널이 필요하고, 우린 수익화를 할 수 있는 사업자가 필요했으니 나름 윈-윈(win-win)이었던 거죠. 그렇게해서 시작한 서비스가 <SBS-인>(SBS-IN)이에요. 최근에는 인도네시아의 모든 콘텐츠 권한을 <SBS-인>에 먼저 주기로 결정했어요. 소위 콘텐츠 판매 수익을 포기한 거죠. 그만큼 수익화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어요. 숫자를 밝힐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해서 확보한 매출액의 일정 지분을 우리가 갖기로 했죠. 일종의 매출 배분인 셈이에요.”


   이 모든 일이 1년도 채 안 되는 시간에 벌어진 일이다. 중국 시장이 어려워지자마자 신속히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다. 원래 희던 머리가 더 백발이 되고 불면증에 시달렸을지도 모를만큼 고민이 컸을 것이다. 심지어 향후 이 모델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도 없다. 실험이란 미명하에조직 내부에서 양해를 해 주긴 했겠지만, 인도네시아 등에 단순히 콘텐츠를 판매했을 때의 예상 수익보다 결과가 좋지 못했을 경우 돌아올 반발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무엇을 만들기는 힘들어도, 만들어진 것을 부수는 건 쉬운 일이니.


   기존 사업자들이 역량과 능력이 없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고 본다. 조직 내의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에 신사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그래서인지 김혁 센터장은 ‘실험’이란 단어를 반복적으로 강조했다. 원대한 목표는 있지만, 그 길을 위한 작은 실험. 그래서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는 실험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홈쇼핑과 연계시키는 모델은 태국 등 인근 국가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이제 세 번째 모델인 미국이 남았다.


   “동남아시아와 달리 미국은 OTT로 진입해요. KCP(Korea Content Platform)라는 하나의 프로젝트로 상품명은 코코와(KOCOWA)예요. 이미 한류 기반의 OTT사업자들이 기반을 닦아놓은 시장이니, OTT로 밀고 가도 되겠다 싶었죠. 이미 시청자의 경험과 습관은 만들어졌으니까요. 다만 기존의 OTT 서비스 대비 경쟁력을 확보해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죠. 불법 서비스들도 있지만, 합법 서비스들도 있으니까요. 한류 콘텐츠가 유통되는 OTT를 분석해보니 흥미로운 것이 있더라고요. 백인들을 대상으로는 유료로 서비스를 해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고, 한인이나 아시아인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서비스를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유료 서비스를 가더라도 우리 플랫폼은 무료와 유료 서비스를 모두 제공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무료와 유료를 같이 간다? 훌루(Hulu)는 아예 광고가 있는 무료 버전과 광고가 없는 유료 버전으로 구분해서 제공했다가 최근 들어 유료 버전으로 서비스를 단일화했다. 옥수수(OKSUSU)에서도 개별 프로그램을 광고 있는 무료 버전과 광고 없는 유료 버전으로 구분해서 제공하긴 했지만, 유료 전환율이 그다지 높지 않았다. 그런데 단일 서비스에서 유료와 무료를 같이 제공한다는 것이 어떤 기대 효과가 있을까?


   “코코와가 진입하는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불법 서비스를 정리하는 것이에요. (이 부분에서 김혁은 단호했다.) 또한 불법서비스 이용자를 우리 서비스로 유인해야하는 과제도 있죠. 

   그래서 고민 끝에 나온 것이 24시간 한정 무료 서비스인 ‘Taste 24’예요. 일단 본방송 후 24시간 동안은 무료로 다시보기를 제공하는 거죠. 다만 자막 등이 제공되지는 않아요. 하루가 지나면 해당 프로그램은 자막이 붙은 유료 서비스로 전환됩니다. 이렇게 3주 동안 유료로 제공되고나면 다시 자막이 붙은 상태에서 무료로 제공돼요. 유료에서 무료로 윈도우를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무료에서 유료로, 다시 무료로 윈도우를 조절하는 거죠. 부지런하기만 하면 이용자는 무료로 볼 수 있어요. 지난 7월 17일부터 시작했어요. 아직 성과를 판단하기는 시기상조지만 나름 괜찮아요. 그리고 1일 상품권도 마련해 두었어요. 마음만 먹으면 몰아보기를 할 수도 있는 거죠.”


   한쪽에서는 불법 사업자를 토끼 사냥하듯이 몰고, 다른 한쪽에서는 가입자들이 들어올 공간을 터주는 전략이다. Taste 24에 맛을 들이고 나면 결국 한발, 한발 유료 서비스에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을 했을 터고, 지금도 그 데이터를 꼼꼼히 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근원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한류콘텐츠만으로 구성된 플랫폼’의 한계다. 방송은 영화에 비해서 국지적 상품의 성격이 강한 일종의 갭 마켓(Gap market)이다. 국내 방송서비스의 품질이 올라오면 해외 콘텐츠의 소비가 줄어드는 현상이 일어나는 시장이다.

   그러니 장기적으로 한류 콘텐츠만으로 구성된 서비스는 스스로 발목을 잡는 그림일 수도 있다. 한류 콘텐츠로 시작하되, 장기적으로는 해당 국가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진화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물론 이 모든 것의 결정은 타이밍이긴 하지만 말이다.


   “아직은 파고 들어갈 시장이 크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콘텐츠까지 수급해서 제공할 생각은 없어요. 그건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업자들의 그림이겠죠. 한류 콘텐츠를 유통하던 드라마 피버(Drama Fever)를 워너브라더스(Warner Brothers)가 인수했고, 비키(Viki)를 라쿠텐(Rakuten)이 인수했어요. 왜 인수했을까요? 여러 자료를 보니, 앞서 말한 레젤(인도네시아 홈쇼핑)이 도달할 수 있는 범위가 대략 1,800만 명 정도 되더라고요. 우리에게 없던 1,800만 명의 시장, 그리고 그들이 한류 콘텐츠를 좋아한다면 당장은 이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맞아요. 해당 국가 콘텐츠 수급 문제 등은 그 이후의 문제인 거죠. 그보다는 한류라는 이름의 시장을 좀 더 단단하고 공고히 만들 필요가 있어요. 적어도 한류 콘텐츠와 관련된 다양한 정보나 서비스를 묶어 내야 하는 거죠. 그래야 장기적으로 한류를 메인으로 하되, 다른 콘텐츠의 수급 문제를 감당할 수 있을 테니까요. 예를 들면 드라마빈즈(Dramabeans)란 서비스가 있어요. 한국드라마의 특정 장면을 현지인이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죠. 예를 들어 김치로 싸대기를 때리고 하는 것 말이죠. 이런 장면이 나오면 누군가에게 물어봐야 그 의미를 알겠죠? 자연스럽게 커뮤니티가 생기고, 답변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해요. 이른바 한류 콘텐츠의 의미를 서로 해석해 주는 거죠. 이렇게 한 발 한 발 의미를 더하다 보면 커뮤니티가 단단해지고, 팬들이 공고해지죠. 그럴수록 다음 그림에 대한 상상력이 힘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이제 슬슬 마무리를 하자. 미처 글로써 드러내지 못하는 내용은 행간을 통해 읽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 시장도 이제는 마이크로 레벨의 미세공정 시대로 접어들었다. 많은 사업자들이 혼란을 겪는 상황에서도 고민을 거쳐 독자적인 전략을 세우고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업자가 있어 다행이다.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는 방송 현안 및 산업 동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심층적인 의견과 다채로운 정보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에 실린 글과 사진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으며, 기사의 내용은 모두 필자 개인의 의견을 따른 것입니다. <방송트렌드 & 인사이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http://www.kocca.kr)에서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 글 및 그림 출처


[방송트렌드&인사이트] 2017년 2호 (Vol11)



  1. Korea Content Wave’의 줄임말로 한국 최신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을 고속, 고화질로 웹과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을 통해 볼 수 있는 플랫폼. [본문으로]
  2. 증권 시장에서 기관 또는 큰손들의 대량매매를 의미. 주식 대량 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시장가격 급등락을 고려해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주주와 매수자는 시장가격에 영향이 없도록 시간외 매매를 통해 거래한다. [본문으로]
  3. 국내 케이블 방송사업자의 영업 이익율이 평균적으로 10%가 넘는다. 투자를 하고 있는 CJ 헬로비전은 대략 7%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 이익율 40~45%의 무게를 이해할 수 있다. [본문으로]
  4. https://lejel.co.id/ [본문으로]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태양의 후예>, 북미·중남미 대륙에서도 통할까?

한콘진, NATPE 2017서 국내 방송 콘텐츠 상영회 개최

 

18<태양의 후예>, <쇼핑왕 루이>, <판타스틱 듀오> 등 공개 상영회 열려

북미, 중남미 등 전 세계 방송 미디어 관계자에게 방송 콘텐츠 총 17편 소개

 

<태양의 후예>, <쇼핑왕 루이> 등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 시청자들의 안방을 찾아간다.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직무대행 강만석) 미국 비즈니스센터(센터장 김철민)18(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방송 콘텐츠 마켓 ‘NATPE 마이애미 2017‘에 참가해 한국 콘텐츠를 선보이는 ‘K-콘텐츠 스크리닝행사를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K-콘텐츠 스크리닝은 북미, 중남미 방송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국 콘텐츠를 소개하는 공개 상영회로, KBS, MBC, SBS, CJ E&M, EBS, JTBC 등 국내 주요 방송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마이애미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렸다.

 

북미 최대 규모 스페인어 방송사인 텔레문도 인터내셔널을 비롯해 브라질, 아르헨티나, 콜럼비아,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주요 방송 미디어 관계자와 소니 스튜디오 등 미국의 주요 콘텐츠산업 관계자들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태양의 후예>, <쇼핑왕 루이>, <판타스틱 듀오> 등 총 17편의 국내 대표 방송콘텐츠가 소개됐다.

 

김철민 한콘진 미국 비즈니스센터 센터장은 이번 행사는 진입장벽이 높은 북미 지역과 중남미 시장을 대상으로 국내 콘텐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회였다앞으로도 리메이크, 포맷 거래 등으로 한국 콘텐츠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달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NATPE 마이애미 2017‘은 올해로 54회를 맞았으며, 프랑스 MIP TV, MIP COM과 함께 대표적인 글로벌 방송 콘텐츠 시장으로 꼽힌다. 한콘진은 NATPE에 지속적으로 참가하며 한국공동관 운영, K-콘텐츠 스크리닝 개최 등으로 한국 방송 콘텐츠를 알리고 방송 콘텐츠의 새로운 트렌드와 수출 전망을 탐색한 바 있다.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비즈니스센터 김철민 센터장 (L.A 323.935.2070)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콘진, 아시아 최대 영상콘텐츠 마켓서 방송한류 위상 높였다!


싱가포르‘ATF 2016’에서 한국공동관 운영국내 23개 방송업체 참가 지원

‘K-포맷 쇼케이스통해 국내 우수 방송 포맷 선봬전 세계 바이어 이목 집중

아시아 넘어 북미, 유럽 등으로 K-포맷 인기 확산 중세계시장 진출 가속화 전망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직무대행 강만석)은 지난 7~9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영상 콘텐츠 마켓 아시아 TV 포럼 & 마켓(Asia TV Forum & Market; ATF) 2016’에서 한국공동관을 운영하고 국내 우수 방송콘텐츠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한국공동관에는 KBS, MBC, SBS, CJ E&M 23개 국내 대표 방송 업체가 참가해 콘텐츠 판매 포맷 수출 공동제작 등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활동을 전개했다. 특히 지상파 3사는 SBS <질투의 화신>, MBC <역도요정 김복주> 등 국내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뿐만 아니라 KBS <화랑> 등 방영을 앞둔 기대작들을 선보여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8일에는 한국의 인기 포맷들을 소개하는 행사인 ‘K-포맷 쇼케이스; Here Comes The Smashing K-Formats’를 개최해 ATF 참가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번 쇼케이스에는 180여 명의 참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MBC, SBS, CJ E&M, JTBC, Tcast 5개 방송사가 참가해 <판타스틱 듀오>, <마이리틀 텔레비전>, <슈가맨> 10개의 포맷을 소개하며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우리나라 포맷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쇼케이스의 진행은 영국 유력 방송트렌드 전문매체 ‘K7미디어대표 케리 루이스 브라운(Keri Lewis Brown)이 맡아 5명의 한국인 패널과 함께 포맷별 특징에 대한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행사 후에는 참석한 바이어들 간의 정보교류를 위한 네트워킹 리셉션이 마련됐으며, 이 자리에서 바이어들 간의 비즈매칭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한편 최근 tvN의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의 판권을 구매해 미국 정서에 맞게 재탄생시킨 미국 NBC<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가 성공을 거두며 국내 포맷에 대한 전 세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디스커버리 라이프 채널에서는 KBS<슈퍼맨이 돌아왔다><프로젝트 대드(Project Dad)>라는 제목으로 지난 11월부터 방영을 시작했다. 또한 SBS<판타스틱 듀오>가 스페인 국영방송 TVE(Televisión Española)에서 내년 초 방영을 확정짓는 등 K-포맷이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에서도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있어 앞으로 세계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글로벌사업본부 김락균 본부장은 방송한류의 저변확대를 위해 우수한 국내 방송 콘텐츠의 해외진출 기반을 구축하고 지원하는데 더욱 힘쓰겠다 고 말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해외사업진흥단 송인정 과장(061.900.6213), 방송산업팀 손태영 주임(061.900.6313)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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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콘진, 美 LA서 ‘K-Story in America’ 개최

상상발전소/공지사항 2016.11.02 10:24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한콘진, LA‘K-Story in America’ 개최


<동네변호사 조들호>, <더블유>,<위기의 범죄자> 등 국내 우수 스토리 10개작 피칭

NBC 유니버설, HBO, 디즈니, 넷플릭스 등 할리우드 관계자 100여 명과

비즈니스 미팅

진출용 스토리 기획 특강 및 현장방문·네트워킹 프로그램 진행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조윤선)와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원장 직무대행 강만석)이 국내 우수 스토리의 성공적인 북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미국 인터콘티넨탈 로스앤젤레스 센추리 시티에서 오늘(2, 현지시간) ‘K-Story in America'를 개최한다.

 

올해로 4회를 맞는 K-Story in America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 웹툰 등 국내 원천 스토리를 북미 드라마·영화 제작사와 투자사 등에 소개하는 프로젝트 피칭 행사로, 피칭 후에는 1:1 비즈니스 상담을 통해 판권 수출 및 공동제작 등 향후 사업안에 대한 논의도 진행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MBC <더블유>KBS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비롯해 3D 애니메이션 <드래곤 더 키드>, 한국과 중국에서 연재 중인 웹툰 <위기의 범죄자> 등 총 10개 작품이 참가해 미국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한다.

 

□ ▲현실과 웹툰 세계를 오가는 신선한 소재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드라마 <더블유> 연극 <Everybody Wants Him Dead>는 미국에서 리메이크를 추진할 계획이며, 웹툰 원작의 <위기의 범죄자>, <민백두 Universe>, <바스키>는 드라마와 영화 상용화를 위한 판권 거래를 시도한다.


옴니버스 공포 스릴러 영화 <십이야: 깊고 붉은 열두 개의 밤 Chapter 1> 글로벌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을 목표로 기획된 <Ondal-The Idiot and the Princess Pyeong-gang><드래곤 더 키드> 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도 피칭에 참가해 한국 스토리의 위상을 높일 예정이다.

 

‘K-Story in America'에는 넷플릭스(Netflix), ABC, 디즈니(Disney), 소니(Sony) 등 할리우드 주요 방송사와 스튜디오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드라마 리메이크, 영화 공동제작, 소설·웹툰의 영상화 판권 계약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 김상현 본부장은 아시아를 관통하는 문화사회적 이념이 잘 녹아있는 K-스토리의 강점을 부각시켜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앞으로도 해외시장에서 K-스토리의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토리창작기반팀 이지혜 주임 (02.2161.0042)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 OST 강동윤 음악감독 인터뷰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6.10.26 14:44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박보검 노래하면서 정말 행복해 하더라고요"

「구르미 OST 강동윤 음악감독 인터뷰」


"박보검이 노래에 대한 이해도와 습득력, 표현력 등이 너무 뛰어나서 아주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강동윤 음악감독 인터뷰 중


예명 '개미'를 사용하는 강동윤 감독 '태양의 후예' OST를 감독하고 드라마 '비밀', '펀치', '드림하이', '내 남자의 여자' 등의 OST에도 참여하였습니다.


박보검이 참여한 구르미 그린 달빛 OST '내 사람'


"보검이는 노래하면서 정말 행복해하더라고요. 보통은 한 소절씩 나눠 끊어서 녹음하게 되는데요, 1시간 걸려서 한 파트 완성해 놓았는데 '저 한번만 죽 불러보고 싶어요'라고 요청했어요"


강 감독은 공들여 나눠서 부른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완성되었다고 소개했습니다.


"시대적 배경은 조선시대, 실존인물인 효명세자. 사극의 장를를 바탕으로 하고 있죠. 사극에는 음악적인 톤이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그때도 청춘 남녀간의 사랑에는 이런 풋풋함이 있지 않았을까?'

"과감히 지금의 가요스타일과 또 영어가사르 ㄹ넣는 등의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내 사람'은 인기 가수들의 신곡이 쏟아지는 가운데서도 지난 11일 공개 직후 음악차트 상위권에 랭크되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우수크리에이터 발굴지원사업의 멘토로 참여하고 있는 강동윤 음악감독


OST 산업이 커지면서 음악감독이 되고자 희망하는 많은 후배들에게 강동윤 감독은 이렇게 조언했습니다.


"영상음악은 영상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를 음악으로 정확하게 표현하는것. 음악감독은 음악감독으로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주인공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이 보고 들으며 마음의 귀를 활짝 열어놓으세요!"

강동윤 음악감독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경복궁 야간기행과 함께하는 구르미 그린 달빛 팬사인회 현장

상상발전소/kocca영상 2016.10.21 2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화면 밖으로도 뿜어져 나오는 매력! 구르미 그린 달빛 배우들의 매력을 담은 구르미 그린 달빛 팬사인회 현장을 공개합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