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무협 소설은 여러 장르문학 중에서도 신규 독자의 유입이 가장 더딘 분야로 분류됩니다흔히 무협 소설을 서구 판타지 장르에 비견해 동양 판타지라 일컫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꽤 의미심장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어쩐지 젊은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손쉬운 비유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정통 판타지 장르와 명확한 대구를 이루면서 무협 소설의 본질을 정확히 드러낸 말이기 때문입니다.

우선 무협지에는 정통 판타지처럼 특정한 세계가 존재합니다무림(武林혹은 강호(江湖)라 불리는 중원 대륙이 무대이며이곳은 늘 무()를 수단으로 협()을 목적으로 삼는 이들의 각축장이 됩니다다양한 파벌이 이합집산(헤어졌다가 만나고 모였다가 흩어짐)하는 문파의 개념은 작품마다 달라지기도 하지만대체로 구대문파를 중심으로 한 정파와 그에 대항하는 사파의 대립무공을 얻고 단련하는 일련의 체계나 과정은 거의 모든 무협지의 공통 근간을 이룹니다. 물론 작가가 창조한 새로운 개념들이 각 작품의 개성을 나타내기도 하지만기존 정통 무협지의 배경과 설정을 이해하지 않고는 작품의 재미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주로 젊은 무협 소설 독자들이 퓨전 무협을 애독하는 것은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코미디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굳이 중원협이라는 무협의 3요소를 알 필요도 없습니다정파와 사파가 모종의 이유로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유로운 변주나아가 장르에 대한 기만까지 가능해집니다중국 작가 초신우의 만화 <무모협지>는 정통 무협과는 무관하게 무림이라는 이()세계를 우리 세계와 합일시키는 코미디입니다쉽게 말해 무협지의 애독자가 아니라 일반적인 현대 독자의 눈으로 바라본 무협 세계를 그린 작품입니다.

목야방의 방주 풍성모는 절정의 무공을 지녔음에도 외모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젊은 나이에 대머리가 된 탓에 나름의 고충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래도 여기는 무공이 최고인 무협 세계가 아니던가요. 그래서 풍성모의 고민도 곧 색다른 걱정거리로 치환됩니다예컨대 그는 거구에 대머리라는 외모 때문에 외부인들에게 방주가 아닌 2인자때로는 일개 방파원으로 오해받기 일쑤입니다부방주 당가위가 무림인에게 외모는 중요치 않다며 그에게 진정으로 존경의 마음을 표한들 콤플렉스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습니다특유의 아름다운 은발을 찰랑거리며 말하니 무슨 위로가 될까요이윽고 방주의 고민에 동참하고자 방파원들 모두 삭발을 했더니 정파 무림인들은 그 속도 모르고 이들을 향해 괘씸하다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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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처럼 피를 묻힌 놈도 스님이 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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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의 기본이 의외성이라면 <무모협지>에는 상식을 깨는 캐릭터예상 외의 전개엉뚱한 상황완전히 상반된 요소들의 결합이라는 코미디의 기본 요소들로 그득합니다. 캐릭터들은 온통 무협이라는 상식을 깨는 데 집중합니다. 발모제를 찾아 헤매는 풍성모만이 아니라 다른 무협인의 실상 또한 늘 예상 밖입니다예컨대 대외적으로는 마교(魔敎)’ 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실상은 생활고에 허덕이질 않나평생 무공에만 힘쓴 나머지 소양이 부족한 이는 늦은 나이에 학업에 매진 중입니다.

무림인이라더니 정작 중요한 일은 관아즉 공권력에 이양하기도 하며호기롭게 술을 마신 무인들이 학업을 위해 일찍 술자리를 파하며 더치페이를 합니다엉뚱한 상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여자만 있는 흑락당에 잠입한 소림파 밀정 여초희의 외모는 다른 여성들 사이에서 무척 도드라짐에도 불구하고 정작 그의 발목을 잡은 것은 남성의 듬직한 외모가 아니라 남자라 생리 휴가를 쓸 필요 없는 눈에 띄는 근면함이었습니다또한마교 자석당의 당주 돈모는 강호화타라는 명의로 일컬어지는데 사실 그의 특기는 심리치료입니다. 무림 세계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심리치료를 언급하는 것부터가 황당하지만 현재는 마교주의 조급증을 자폐증으로 바꿔놓은 탓에 숙청대상의 신세가 됐습니다.

이렇듯 무림인을 현대의 생활인처럼 묘사한 듯한 기이한 상황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만으로도 꽤 특별한 웃음을 선사하지만 <무모협지>는 기어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이를 위해 여타의 개그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과장된 표정이나 동작은 철저히 배제합니다. 시종 진지한 표정과 행동으로 우선 무림 세계를 견고히 구축하는 것이 <무모협지>가 추구하는 개그의 발단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곧 무림인답다 싶은 진지한 언행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수려한 그림은 여기에 더더욱 가파른 간극을 더하기 마련입니다.

외모에 대한 편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점차 무협이라는 장르를 전복하는 것으로 발을 넓히는 중입니다. 예컨대 무림인으로 행세만 한다고 온전히 무림인으로 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파를 운영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하고 그래서 다른 한편에서는 무협과는 무관한 사업에도 힘쓸 수밖에 없습니다게다가 그 사업이라는 것도 네 칸짜리 훠궈 냄비를 앞세운 요식업입니다. 무림인이라고 해서 사기꾼의 얄팍한 술수에 빠지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행인들에게 통행세를 뜯는 악당들을 혼내주기는커녕 오히려 순순히 통행세를 내는 것도 납득이 갑니다. 직접 길도 내고 나무도 심어서 통행세를 받겠다는데 어쩌겠나요? 모두 무협이라는 장르의 눈이 아니라 일반적인 현대인의 눈으로 바라본 상황 일색입니다.

단지 대머리 놀리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현재 풍성모만이 아니라 여러 인물과 장소상황을 통해 동시다발적으로 무협 장르의 상식과 설정을 이리저리 주무르며 뒤집고 비트는 중입니다물론 대머리는 여전히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개그 코드 중 하나입니다. 발모제를 향한 풍성모의 집착이 계속되는 한 이것을 쉽사리 놓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탈모를 중심에 둔 외모 비하 개그는 상대적으로 금세 희석되는 편입니다외모에 대한 편견을 통해 갖가지 착각과 오해로 파급되는 개그도 재미있긴 합니다그러나 무엇보다 작품의 핵심은 캐릭터 모두를 진지한 무림인으로 두고도 처음부터 이들을 일반적인 강호의 틈바구니에조차 놔두지 않으려는 강렬한 악취미에서 찾는 게 옳을 것입니다. 이야기 전체 구조는 길게 가져가는 가운데서도 한 회마다 단락을 짓는 완결형 에피소드를 지향하기에 각 캐릭터의 포지션마다 무협 장르의 요소요소를 뒤튼 재기는 더욱 돋보입니다. 진지한 무림인들로 판을 벌여놓았으니 하나둘 만남을 주선하고 계속해서 세를 확장하는 것만으로도 무협이라는 견고한 세계를 전복하기엔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조금은 괴상하고 너무나도 진지한 강호인들이 꽤 생경한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이유입니다.

 

 이종범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기 간행물 <지금, 만화 VOL.12>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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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드디어 2015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2015년을 맞이하여 주목할 만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 예정에 있는 몇몇 작품이 있지만, 그중에서 몇 가지를 선택하여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과 <타이밍>입니다. 특이하게도 이 두 작품은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둘 다 원작을 바탕으로한 일본과의 공동제작 애니메이션입니다.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은 2010년 5월 3일부터 2011년 5월 9일까지 KBS2TV를 통해 방영되었던 동명의 TV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TV 판과 똑같이 제작은 우리나라의 제이엠애니메이션과 일본의 사테라이트(SATELIGHT) 가 맡았으며, <마크로스>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카와모리 쇼지(河森正治) 감독이 원안을 맡은 것으로 2009년 일본 방영 당시부터 한일 양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작품입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여아 대상의 변신물 애니메이션처럼 보이지만 변신과 관련된 탄탄한 설정과 몰입도 있는 내용전개, 그리고 일반적인 상업애니메이션에서 찾아보기 힘든 깊이 있는 주제의식이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비록 아주 많은 팬을 거느린 작품은 아니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2011년 초 극장판 제작에 관한 소식이 처음 들린 이후 3년 뒤인 2014년 12월 18일에 드디어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 줄거리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평화로운 도시 아름드리시(市)에는, 생물학자인 용해요 박사가 개발한 변신 콤팩트 ‘쥬로링’을 사용하여 동물로 변신하는 능력을 가지고 동물과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는 ‘쥬로링 동물탐정단’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아름드리시에서 열렸던 반려동물 콘테스트에서 입상한 동물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동물탐정단은 새끼고양이를 구조하다가 우연히 이 사건을 알게 되고 그 범인을 찾아내려 한다.


그러나 탐정단이 사건의 실마리를 잡아가는 동안에도 동물들은 계속 사라지고 결국 마지막으로 남은 말(馬)도 사라져 버리고 만다. 현장에서 말을 데려갔던 범인의 희한한 정체 때문에 어리둥절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괴도 뷰티배트’의 편지까지 날아들면서 사건은 더 알 수 없는 지경에 빠지고…. 과연 쥬로링 동물탐정단은 사라진 동물들을 되찾을 수 있을까?



▲ 사진1 <쥬로링 동물탐정>의 원안자 카와모리 쇼지 감독(가운데)과 제이엠애니메이션의 정미 대표(오른쪽)가 

2013년 부천국제학생애니메이션페스티벌(PISAF)에서 관객들 앞에 나선 모습



<쥬로링 동물탐정>이 한일합작으로 만들어지게 된 것은 카와모리 감독과 정미 대표의 각별한 인연이 바탕이 되었다고 합니다.



▲ 사진2, 사진3 탐정단의 모습

(탐정단은 한 번에 완전히 동물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도중에 ‘쥬로링 모드’라는 중간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이것은 카와모리 쇼지 감독이 <마크로스> 시리즈에서 보여주었던 ‘3단 변신’ 설정에서 기원한 것입니다.)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적인 한일합작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작업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놀라운 것은 극장판의 경우 시나리오도 우리나라에서 대부분 작업이 되었다는 것인데요. 사실 <쥬로링 동물탐정>은 TV 판 시절부터 수준 높고 꼼꼼한 현지화(localization)로 지금까지도 공동제작 애니메이션 가운데 이 부분에서는 최고로 극찬받는 작품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화의 현지화뿐만 아니라 시나리오의 현지화까지 이루어진 것입니다. 물론 이 작품의 세계관 자체가 현실세계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등장인물의 대사나 상황전개 등을 곱씹어 보면 시나리오를 일본에서 작업한 <쥬로링 동물탐정> TV 판이나 다른 공동제작 애니메이션과는 색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제작의 주체가 바뀌었지만 TV 판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하므로 TV 판을 재미있게 보셨던 분들도 큰 이질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또한, TV 판의 주제의식인 ‘동물 사랑’의 메시지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반려동물에 관해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키워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은 더욱 공감하면서 감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사진4 사건을 앞두고도 티격태격하는 탐정단이 과연 범인과 동물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제이엠애니메이션과의 인터뷰


​Q1.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에 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합니다.

​A1. 모험, 서스펜스, 필름 누아르, 코미디 장르인 애니메이션으로 상영시간은 75분입니다. 보이는 화면은 예쁘고 전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소소한 재미와 메시지가 있는 영화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2. 작품의 제목이 특이하게 느껴지는데, 원래 TV판을 방영하기 전에 설정되었던 제목은 일본판 제목인 아냐마루 탐정 키루밍쥬(あにゃまる探偵キルミンずぅ)와 비슷한 ‘동물탐정 키루밍쥬’였다가 바뀐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A2. 사실 2010년 TV 판 방영 전에 제목으로 많은 의견이 오고 갔습니다. 보통 영화나 애니메이션이나 초기와 최종 제목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저희도 같은 경우입니다. 처음에는 공동제작 작품이니 국가와 관계없이 통일된 어감으로 가자고 생각했으나, KBS 방영을 준비하면서 국산의 애니메이션의 특징을 좀 더 살리면서도 직관적인 제목을 생각하다 보니 <쥬로링 동물탐정>이 되었습니다. ‘쥬로링’이 극 중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이고 마치 변신 주문과 같은 역할을 하다보니 이 단어를 만들 때 매우 많은 고민을 했는데요. 쥬로링은 영어로 동물을 뜻하는 ‘zoo’에 조사 ‘~(으)로’, 그리고 귀여움을 강조하기 위한 ‘~링’이라는 세 글자의 조합입니다. 한마디로 “동물로 (변신)!” 이라는 뜻입니다.


Q3. <쥬로링 동물탐정> TV 판을 보면서 작품의 내용이 ‘인간화된 동물 캐릭터’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동물이 인간과는 다른 방식으로 보고 느끼고 생각한다는 과학적인 측면과 생명체 사이의 평등에 관한 이야기 같은 철학적인 측면도 갖추고 있음에 놀랐습니다. 이는 작품으로서 단순히 재미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이를 사회적인 운동으로 확산시킬 의도가 담겨있었나요?

A3. 물론입니다. TV 시리즈가 방영되었을 때 동물을 사랑하고 동물과 같이 살아가자는 취지의 러브펫 캠페인(Love Pet Campaign)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와 같이 저희는 환경보호나 반려동물, 유기동물에 매우 관심이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쥬로링 동물탐정> 캐릭터들이 환경보호, 동물보호의 한국 대표 마스코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5 추리물을 골자로 한 변신 모험물이라는 기본 내용과 설정 안에서 보여주는 새로운 이야기로 일종의 

외전 격인 작품이 되었습니다.



Q4. <쥬로링 동물탐정>이 국내 작품들 가운데서는 인지도가 적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TV 판이 2011년 종영한 뒤 거의 3년 반 정도 지났습니다. 그래서 기존 TV 판의 팬을 극장으로 불러모으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극장판이 기존 팬들의 기대치를 만족하면서도, 작품을 새로 접하시는 분들에게도 친절한 내용이 될 수 있을까요?

A4.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기존 팬들은 아마도 저희를 양치기 소년처럼 생각했을 겁니다. 개봉한다고 해놓고 몇 번이나 일정이 변경되었으니까요. 저희로서는 처음 도전하는 극장용 애니메이션 작업이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시행착오도 많았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기존 팬들을 만족하게 하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일 거라는 생각에 머리를 쥐어뜯기 일쑤였죠. 그럼에도, 극장에서 이 작품을 봐주신다면 여러모로 TV 판과는 굉장히 다른 매력과 재미를 느끼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희는 새로 접하는 관객은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처음 기획에 들어갈 때부터 기존 팬을 위한 부분과 새로운 관객을 위한 부분을 명확히 구분하고 들어갔으니까요.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예쁜 영화를 만들고자 했는데, 그런 면에선 잘 표현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Q5. TV 판이 ‘동물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세계의 모습’이나 ‘동물과 사람의 관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면 극장판에서는 ‘사람’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극장판을 통해서 강조하고 싶었던 주제의식이 무엇이었나요?

A5. ​맞습니다. 사람에 좀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결국, 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나 봐주시는 분들 모두 ‘사람’이기 때문이죠. 동물들은 있는 그대로 좋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야 동물도 결국 사람도 잘살 수 있고 이 세상이 아름다워지는 거니까요.



▲ 사진6 극장판 <쥬로링 동물탐정>의 한 장면



Q6. 극장판이 얼핏 보기엔 TV 판에서 많은 내용을 가져온 것처럼 보이는데 세부적으로는 조금씩 다른 부분도 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들이 입고 다니는 교복의 생김새가 TV 판과 극장판에서 다르더라고요. 이런 부분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 같은 것이 있을까요?

A6. 교복 하시니까 생각난 건데 원래 저희가 겨울 개봉 예정이어서 처음에는 동복을 입게 하는 설정으로 작업했습니다. 개봉시기와 계절감을 맞추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작업을 하다 보니 예상과 다르게 여름방학 개봉 예정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하복으로 힘들게 싹 바꿨죠. 그런데 또다시 겨울방학으로 개봉 일정이 확정되었는데, 작업 일정과 예산 때문에 춘추복과 하복이 적절히 섞여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 사진7, 사진8 극장판에서 달라진 교복의 생김새



Q7. 보통 한일합작 애니메이션은 시나리오 등의 기획 주요 사안을 일본에서 진행하고 작화나 후반 작업을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는데 <쥬로링 동물탐정> TV 판도 마찬가지 순서를 밟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극장판에서는 제작과정 중 핵심적인 부분도 우리나라에서 많이 맡았다고 알고 있는데 어떤 부분인가요? 어떤 이유로 그런 부분도 맡을 수 있게 된 건가요?

A7. <쥬로링 동물탐정> TV 시리즈에서도 제작진 표기를 보시면 잘 아시겠지만, 캐릭터 설정만 일본에서 하시고 원안 및 시나리오, 배경설정, 콘티 등을 한국과 공동으로 작업했습니다. 그래서 방통위로부터 국산 제작 인정을 받을 수 있었죠. 이번 극장판 역시 일본에서 투자에 참여했고 처음 기획 부분에서는 협력이 있었으나 95% 이상 모든 제작과정을 한국에서 작업했습니다. 시나리오 구성도 한국 작가들과 작업했죠.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이엠애니메이션 정미 대표님의 한국 애니메이션 극장판 제작에 대해 굳은 의지와 일본 공동 제작사인 사테라이트 그리고 원작자인 카와모리 쇼지 감독과의 돈독한 신뢰관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한국이 주도한 작품은 한일합작 작품 중 최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Q8. 예전부터 우리나라와 해외 업체가 공동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개봉하거나 방영하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특히 그중에서 <쥬로링 동물탐정>처럼 한일합작 애니메이션의 경우 다른 나라와의 작품과 비교하며 애니메이션 마니아층의 관심도가 높은 편입니다. 그런데 이런 한일합작 애니메이션들이 일각에서는 부적절한 현지화나, 시나리오 등의 기획 주요 사안을 일본에서 진행하는 것 때문에 “사실상의 일본 애니메이션 하청이다.”라는 비판을 듣기도 합니다. 공동제작 애니메이션이 진정 ‘공동제작’ 애니메이션이 되기 위해서, 한국에서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꼭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8. 역시 기획 단계에서부터의 참여가 중요합니다. 시나리오부터 콘티, 연출 등에서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저희의 이전 작품이었던 <태극천자문>의 경우에도 시나리오부터 모든 부분을 한국과 일본이 협의해서 결정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참여만 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라 작품에 국가적 특색을 같이 포함하도록 하였습니다. 단적인 예로는 우리나라 사람과 일본 사람이 같이 나오는 설정이 있었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되도록 국가 색을 없애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지화 과정을 거치지 않게 말입니다. 지금까지는 합작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일본 쪽 스타일이나 정서에 치우친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쥬로링 동물탐정> TV 판도 현지화에 공을 들였지만, 정서 부분에서는 예외라고 할 수 없었는데 이번 극장판에서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서 우리만의 스타일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 사진9 캐릭터들의 새로운 면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Q9. 일본에서도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본에서는 언제쯤 볼 수 있게 될까요?

A9. 현재 해외 배급 문제를 계속 논의하고 있는데 아직 구체적인 개봉 일정이 확정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도 일본에서의 반응이 너무나 궁금합니다.


Q10. 팬 중에는 <쥬로링 동물탐정> 두 번째 시즌을 기다리시는 분도 계십니다. 혹시 후속작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A10. 후속 시즌 기획은 이번 극장판의 관객 수에 달려있다고 봐야겠죠. 관객 반응이 좋아야 <쥬로링 동물탐정>의 대중성과 잠재력을 확인받는 셈이니까요. 이번 극장판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는 것이 1차 목표이고, 이후에 극장판 시리즈 또는 후속 TV 시리즈 어느 쪽으로 이어갈지는 조금 더 의논을 해봐야겠습니다.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 많은 사랑과 관심 그리고 입소문 부탁합니다.


<쥬로링 동물탐정>은 개봉 12일째였던 2014년 12월 30일 관객 수 24,977명을 끝으로 종영되었습니다. 생각보다, 그리고 다른 한국 장편 애니메이션의 예와 비교해 봐도 빠른 종영에 기자도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은 아닙니다. 현재는 일본 및 중국 개봉을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며 VOD 서비스도 추진되고 있으므로 극장에서 보지 못하신 분들도, 그리고 해외에 있는 팬 여러분도 충분히 관람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혹시 쥬로링 동물탐정을 극장판으로만 보신 분이시라면 TV 판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각 등장인물의 상세한 이야기와 이 작품 특유의 깊은 주제의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TV 판은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등에서 재방영 중이며 일부 웹사이트에서는 블루레이급 화질의 유료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타이밍>은 웹툰 작가로 유명한 만화가 강풀이 2005년 6월 10일부터 같은 해 11월 7일까지 다음에서 연재했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제작은 우리나라의 효인엔터테인먼트와 베데코리아, 그리고 일본의 유한회사 쿠마가 맡았습니다. 지금까지 강풀의 수많은 만화가 영상화되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타이밍>이 최초입니다. 그와 동시에<타이밍>은 지금까지 제작된 우리나라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중에서 최초로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와라 편의점>(2009, 2011), <미호이야기>(2011), <쌉니다 천리마마트>(2011),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2012), <놓지마 정신줄>(2014), <럭키 미>(2014), <룬의 이야기>(2014), <발광하는 현대사>(2014), <파페포포>(2014)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 있었지만 모두 TV용 시리즈 애니메이션이거나 단편 애니메이션이었던 것입니다.



<타이밍> 줄거리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서 의문의 연쇄 자살사건이 벌어진다. 이 고등학교의 선생님 박자기는 어머니가 무당인 인물로 신내림을 거부하고 무병에 시달리는데, 꿈에서 거대한 참사를 미리 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고등학교 옥상에서 사람들이 일렬로 자살하는 듯한 영상을 꿈에서 본 박자기는 사건을 막기 위해 방법을 모색한다.


그런데 박자기 외에도 학교와 학교 주변에는 박자기처럼 특별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모두 시간을 조종하는 초능력자로, 시간을 멈출 수 있는 학생 김영탁, 10초를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아내와 아이의 목숨을 살리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시달리는 강민혁, 10분 뒤의 미래를 보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장세윤 등이다. 이렇게 각각 다른 능력을 갖춘 이들이 모여 학교에서 벌어질 참사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출처: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에서 발췌 및 수정


 

▲ 사진10 박자기 선생과 사람들은 연쇄 자살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이 작품이 애니메이션화 된다는 소식이 알려진 것은 앞서 소개한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 보다 더 이른 2010년이었습니다. 한국 웹툰의 애니메이션화를 지지하는 의견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상황에서 <타이밍>의 애니메이션화 소식은 많은 사람의 기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러나 2012년 초, 지상파의 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제작이 무산되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웹툰의 극장용 애니메이션화를 절실히 기대하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이것은 오보였습니다. 사람들이 더는 이 작품의 애니메이션을 볼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하던 와중에도, 제작은 조용하게 진행되었으며 드디어 2014년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반에 처음 공개되었습니다.



민경조 총감독과의 인터뷰


Q1. <타이밍> 애니메이션 작업을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된 건가요?

A1. 기자님께서 생각하셨던 대답하고는 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제가 <오디션> 극장판을 작업하고 정말 어려울 적에 효인엔터테인먼트 김명숙 대표님의 도움으로 부족한 작품이지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오디션> 작업이 끝난 이후 저는 장편 애니메이션 작업은 다시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어느 날 김 대표님께서 원작 <타이밍> 단행본을 검토해 보시라면서 건네주고 가셨습니다. 처음에는 안 한다고 했다가 원작을 보고 나니 ‘이건 이제까지 국내에서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장르다! 이거 한번 해봐야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강풀 작가님의 인기도도 익히 알고 있었고 작품의 인지도를 고려할 때 투자유치도 어렵지 않으리라고 판단하여 기획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상업 애니메이션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 상업적인 면을 안 볼 수는 없었지만, 작품을 보니 강풀 작가님의 이야기와 필력이 굉장하셨습니다. 그래서 이것까지만 내가 한번 도전해봐야겠다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2. 2012년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그만 이 프로젝트가 무산되었다는 식으로 나왔을 때 곤란을 많이 겪으시지 않으셨나요?

A2. 원래 그 프로그램에서 인터뷰 요청을 했을 때, 한국 애니메이션에 대한 투자라던가 애니메이션 산업 현장의 여건이 어려우니까 활성화를 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인터뷰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방영되는 내용을 보니까 완전히 망한 것처럼 나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담당자에게 수정해달라고 요청해서 재방영분부터는 정정되어 나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때 타격이 상당히 컸습니다. 스태프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졌고요. 주변에서 별별 이야기가 다 돌더라고요. 심지어 정부 관계부처에서도 이게 어떻게 된 거냐고 물어오기도 했었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애니메이션 현실이 안 좋다'고 기사가 나가는 거니까 그쪽 입장에서도 상당히 긴장되는 부분이거든요. 덕분에 선후배들한테 밥은 많이 얻어먹었어요. 불쌍하다고. 


하지만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이야기하고 그랬지 공식적으로 해명하고 그러지는 않았어요. 요새 보면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등등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와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거기에 일일이 대응해서 해명하는 게 상당히 힘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스태프들에게 “누가 뭐라고 하든 최선을 다해서 일단 완성하면 이런 얘기는 쏙 들어간다. 그런 데 신경 쓸 시간에 작품에 신경 쓰고 작업에 매진하는 게 더 낫지 않나.” 하고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 사진11 <타이밍>의 한 장면



Q3. 그 말씀대로 <타이밍>이 결국 완성되어 지난해 열린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일반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저는 당시 갈 수가 없어서 보지는 못했는데, 관객과 평단의 반응이 어땠나요?

A3. 그때 100% 완성한 것은 아니고,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보완할 부분을 나중에 보완할 생각이었습니다. 저희가 그때 GV(관객과의 대화)를 세 번 했는데, 오신 분들께서 대부분 원작의 팬들이셨던 건지 GV때는 반응이 좋았고 비판적인 의견보다는 우호적인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GV가 끝난 뒤에 여러 관객에게 “어떻습니까? 저희에게 솔직하게 얘기해 주세요. 저희가 이대로 개봉할 게 아니라 수정을 해서 개봉하고 싶은데 여러분의 의견을 반영하고 싶습니다.”하는 식으로 물어봤었어요. 그리고 여러 계층의 관객이나 지인들을 모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Q4. 그때 원작자인 강풀 작가님과 같이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풀 작가님께서 제작에 직접 참여하셨나요?

A4. 강풀 작가님은 처음 캐릭터 디자인을 할 때 저희가 만든 캐릭터를 보시고 조언을 해 주시고는 그 이후로는 제작에 관여하시지 않았어요. 완성되면 영상으로 보시겠다고 하셔서 그날 관객들과 같이 처음으로 같이 보신 겁니다. 그리고 그날 GV도 강풀 작가님과 같이했었습니다. 그렇게 1차 GV가 끝나고 호텔로 같이 돌아오면서 이런 부분은 이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식으로 작가님의 조언도 받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작품을 잘 풀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들리는 이야기로는 많이 만족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5. 일각에서는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A5. 저는 그런 의견을 직접 보지는 않았는데 스태프가 그런 의견을 봤다는 이야기를 사석에서 했었습니다. <타이밍> 원작이 워낙 방대합니다. 이걸 처음에는 80분짜리로 만들려고 했는데 지금은 100분 가까이 돼요.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그걸 다 하려고 하니까 원작을 압축시켜서 진행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내부시사를 할 때마다 원작을 보신 분도, 안 보신 분도 섭외해서 시사가 끝나면 가장 먼저 묻는 말이 “내용이 어렵지 않습니까? 이해가 됩니까?” 였습니다. 근데 그분들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어렵지 않다고 말씀해 주셨어요. 내용 중에 시간에 대한 부분에서 헷갈리는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은 저희가 수정 작업을 통해 추가 작화를 집어넣는 식으로 보완했습니다. 더빙 또한 수정 보완했고 나머지 줄거리 부분은 여러 사람이 봤는데 어렵다는 얘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 사진12 <타이밍>의 한 장면



Q6. 이 작품이 일본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보통 한일합작 애니메이션 하면 일본의 원안이나 원작을 가지고 일본 쪽에서 주도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타이밍>의 경우 우리나라의 원작을 가지고 우리나라에서 주도적으로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일본 업체와 같이 작업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작품을 만들 때 일본 쪽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합니다.

A6. 김 대표님께서 더 잘 아시겠지만 제가 아는 범위 안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효인엔터테인먼트가 지금까지 일본과 많은 작업을 같이 해 왔습니다. 일본 쪽 파트너인 유한회사 쿠마의 쿠마베 쇼우지(隈部昌二) 대표님과 김 대표님과의 관계도 있고요. 쿠마베 대표께서 <타이밍>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을 보시고 큰 관심을 보이셨고 그 후 일본에서 모바일 서비스까지 이어졌습니다. 아마 그 탄력을 받아서 합작이 수월히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작업을 전체에서 어느 정도 맡았는지 정량적으로 몇%냐 따지기는 힘들지만 한 40% 정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스토리보드를 40~50% 정도 일본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했고 레이아웃이나 동화 같은 것도 그쪽에서 30~40% 사이로 한 것 같습니다. 그 외 기획개발, 디자인, 음악, 효과, 녹음 등을 모두 우리나라 스태프들이 다 했습니다.


​그리고 작품 제작에서 저희 모든 스태프가 일본 스태프들과 회의를 할 때 직접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줬었습니다. 연출 라인과 작화 라인에서 어떻게 작업하라는 지침을 저희가 제시해 주고, 거기에 맞춰서 작화 부분을 전부 일일이 확인했어요. 수정도 당연히 많이 했는데, 물론 그쪽에서 해온 걸 저희가 일일이 다 수정할 순 없어서 미세하지만 튀는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캐릭터디자인은 티저영상하고는 상당히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는 약간 옛날 스타일 비슷한 캐릭터였는데 지금은 많이 정리된 상태입니다. 이미 보신 분들은 아마 다들 좋아하셨던 것 같습니다. 액션도 마찬가지고요.


Q7. 지금까지 <26년>(2012), <이웃사람>(2012), <그대를 사랑합니다>(2011), <순정만화>(2008), <바보>(2008), <아파트>(2006) 등 강풀 작가의 여러 웹툰이 영화화되었는데, 모두 실사영화였습니다. <타이밍>이 강풀 작가의 만화로서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화 되는데요. 만화라는 특성에는 좀 더 맞을 수 있어도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서 실사영화보다 애니메이션은 비주류인데 애니메이션으로 영화화하게 되었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으신가요?

A7. 부담은 상당히 큽니다. 원작이 상당히 인기 있는 데다가 강풀 작가님의 필력이 있죠. 게다가 실사영화 같은 경우에는 배우의 힘이 있지만, 저희 같은 경우는 모든 것을 그림을 그리든가 디자인을 해서 가야 해서 힘든 면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줄거리를 어떻게 제한된 시간 안에 녹여내서 힘있게 이끌어 나갈 수 있느냐 하는 부분도 부담됩니다. 그런 부분들은 말도 못 합니다. 저희 스태프 전체가 거기에 대해서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였으니깐요.


▲ 사진13 한국종합무역센터 건물인 것으로 보이는 배경



Q8. 제가 작년 초에 썼던 기사하고도 연관이 있는데, <타이밍>에서도 실제 장소가 등장하나요?

A8. 민혁이네 집 같은 경우 신대방역 뒤쪽에 실제로 있는 골목길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학교 같은 경우도 모 고등학교에 직접 찾아가서 교실, 과학실에서 옥상까지 작품 속에 나오는 장소는 전부 다 헌팅을 했고, 아래쪽이 좀 틀리긴 했지만, 무역센터도 등장합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모든 장소에 대해서 거의 다 헌팅을 해서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현대 이야기니까 건물 하나를 하더라도 참고를 해야 하거든요. 작품 속에 나오는 장소 중에서 서울에 있는 장소는 사진과 비교해도 비슷할 정도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항상 작품을 만들 때, 하다못해 외계의 이야기를 한다고 해도 헌팅을 합니다. 그게 기본 뼈대, 기초가 있는 상태에서 모양을 바꿔놓는다던가 하는 것이어야지 채워 놓고 나서 불안정하게 보이면 안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저는 항상,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장소를 찾고 최대한 살리면서 거기에 변형을 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작업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헌팅을 꼭 합니다. 사람들이 애니메이션이면 그냥 그리면 되지 무엇을 헌팅을 하느냐고 말하고는 하는데 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작품에 대해 헌팅을 꼭 합니다. 그 안에서 창조가 나오는 것이니깐요. 그래서 저는 후배들한테도 항상 헌팅을 하라고 강조합니다.



▲ 사진14 <타이밍>을 연출하신 민경조 감독은 <장금이의 꿈 시즌2>(2007), <오디션>(2009) 등의 총감독을 맡으셨고 최근에는 <미술탐험대>의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습니다.



Q9. 민경조 감독님께서는 2009년에 내놓으신 <오디션> 이후로 장편 애니메이션으로는 <타이밍>이 두 번째인데요. 2000년대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을 2편 이상 연출하신 분이 손에 꼽을 정도라 감회가 새로우실 것 같습니다.

A9. 사실 그런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후배들이 상당히 많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 아카데미나 대학 졸업자들, 그리고 독립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시는 분들이 계속 늘어날 것입니다. 상업 애니메이션도 있고 독립 애니메이션도 있고, 규모가 큰 작품도 있고 작은 작품도 있고. 다양성이죠. 이렇게 볼 적에 제가 선배나 후배들이 안 했던 작품, 안 하는 장르를 내가 한다는 생각은 조금 있을지 모르지만 몇 편째다 이런 건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Q10. <타이밍>을 만들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나요? 원작과는 다른, 감독님만의 해석이나 주제의식 같은 게 들어갔나요?

A10. 저희가 작업을 처음 시작할 때 스태프 중 한 명이 저희 작품의 포인트는 무엇으로 하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저는 “어쨌거나 드라마다. 이 작품 장르가 스릴러고 미스터리지만 그래도 드라마가 살아야 한다. 그러니까 그림이 조금 모자라더라도 드라마를 놓치면 안 된다.”라고 답했습니다. 드라마의 전달이 제대로 된다면 원작을 안 보신 분들이 느끼실 수 있는 난해함 같은 문제가 줄어들 것입니다. 그리고 극의 흐름이 밑도 끝도 없이 토막토막 나오면 보기에 상당히 불편합니다. 또 출판이라는 건 독자들이 감정적인 면을 주관적으로 느끼게 됩니다. '이 부분은 감동적이다, 이 부분은 섬뜩했다.' 하는 식으로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은 그렇질 않습니다. 작품을 보면서 느끼는 차이는 약간씩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중심을 가져갈 수 있는 게 바로 드라마고 그게 바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주제 의식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원작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원작을 기본으로 해서 드라마적으로 충실하게 끌어갔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사진15 <타이밍>의 한 장면



<타이밍>은 현재 개봉을 위해 배급사를 선정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정확히 언제 개봉하는지는 지금으로써는 알 수 없지만 이미 작품은 완성되어 있으므로 완성에 대한 걱정 없이 하루빨리 극장에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쥬로링 동물탐정 극장판>과 <타이밍>에 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최근에 개봉예정인 작품이 몇 가지 더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생각보다 맑은>과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새로운 악당의 습격>입니다. 


단하게 소개해 드리자면 <생각보다 맑은>은 한국 독립 애니메이션 계에서 주목받는 신예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스튜디오 알로의 한지원 감독이 그동안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 <럭키 미>, <사랑한다 말해>, <코피루왁>, <학교 가는 길>을 모아서 개봉하는 것으로 오는 1월 22일 개봉을 확정 지었습니다. <최강전사 미니특공대: 새로운 악당의 습격>은 동물 캐릭터+전대+자동차+변신로봇이라는 콘셉트로 작년 EBS에서 절찬리에 방영된 <최강전사 미니특공대>의 극장판입니다. 이 작품은 올해 2월에 개봉 예정이라고 합니다. 


몇 해 전부터 극장용 한국 애니메이션의 개봉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TV용 시리즈 애니메이션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이 중심을 잡은 상태에서 조금씩 새로운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비해, 극장용 애니메이션 쪽에서는 신작의 개봉조차도 없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새에 극장용 한국 애니메이션의 개봉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독립 장편애니메이션의 개봉이 늘어나면서 내용이나 장르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비록 지금은 <마당을 나온 암탉>과 같은 몇몇 작품을 제외하고는 아직 흥행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계속된 시도로 경험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소식이 더 많이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효인엔터테인먼트

- 사진1 직접 촬영

- 사진2~9 제이엠애니메이션

- 사진10~13 효인엔터테인먼트

- 사진14 MBC 장금이의 꿈 공식 홈페이지, EBS 미술탐험대 공식 홈페이지, 핫트랙스

- 사진15 효인엔터테인먼트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11월 18일, 세계 콘텐츠의 흐름을 바라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콘텐츠산업 컨퍼런스인 DICON (국제 콘텐츠 컨퍼런스) 2014가 열렸습니다. 19일까지 계속된 이번 행사는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남)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매해 다른 주제를 가지고 개최하는 DICON의 올해 주제는 <진화 : 콘텐츠, 미디어 그리고 크리에이터>입니다. 최근 빅데이터, 웨어러블 컴퓨터 등 기술의 발달은 콘텐츠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콘텐츠산업의 변화가 '진화'로 이어지는 현재 흐름을 주제에 반영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DICON 2014>는 단순히 콘텐츠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콘텐츠에 관심을 두고 있는 모든 이들이 눈여겨볼 행사였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이번 행사가 생소하신 분들, 혹은 미처 행사에 가지 못하신 분들을 위해 상상발전소가 직접 현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 사진1 <DICON 2014> 11월 18일 일정

 


이번 <DICON 2014>는 코엑스 컨퍼런스룸 전체에서 다양한 공간으로 나뉘어 동시에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307호와 308호에서 이원중계로 진행된 개막식에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 홍상표 원장의 개회사와 축사가 있었습니다. 


개회사에서는 현재 격변, 발전하는 콘텐츠산업의 현황과 이를 뒷받침하는 빅데이터, 웨어러블 콘텐츠 등 문화기술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DICON 2014>에서 준비한 최근 콘텐츠 트랜드에 발맞춘 기조강연과 이와 연계된 웹툰,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등의 포럼을 통해 많은 분이 지식과 통찰력을 얻고 가셨으면 하는 바람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축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제 1차관 김희범 차관께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많은 연사분이 참여하실 줄 몰랐다'고 하시며 장내 웃음을 자아내셨습니다. 한편 창조경제를 이끄는 힘으로서의 콘텐츠를 강조하시며, 현재 한국의 콘텐츠 산업은 지속가능 산업으로서의 전환을 앞두고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콘텐츠 산업의 도약을 위해 콘텐츠 제작자들이 지혜를 모아야 하는 한편, 정부는 작년보다 20% 향상된 약 6,2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장려를 할 것이라는 뜻을 표명하였습니다.


개막식이 끝나고 기조강연이 있었는데요. 이번 기조강연은 두 분의 연사가 진행해 주셨습니다.



▲ 사진2 강연을 하고 있는 데이브 파웰



먼저 유튜브 콘텐츠 운영 아시아·태평양 총괄인 데이브 파웰은 '유튜브 크리에이터와 그들의 팬'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였습니다. 자신도 'Shootokyo'라는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창작자(Creator)라 소개하였습니다. 그리고 청중(audience)과 팬(fan)의 차이를 설명하면서 유튜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한 콘텐츠를 보고 채널을 돌리는 청중이 아니라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창작자와 교류하는 팬이라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팬들은 단순한 감상자를 넘어 새로운 유튜브 스타를 찾아내고, 스스로 스타가 되기도 합니다. 즉 유튜브를 비롯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은 팬과 창작자가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곳이 되며, 이때 소통과 모바일이 콘텐츠산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멀티스크린 세상의 게임: 앞서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아마존 앱스토어 게임 BD인 안우성 BD의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이 아마존을 해외 서적 직접구매 사이트 정도로 알고 있지만, 아마존에서도 게임 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였습니다. 현재 주어진 과제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보급된 최근 멀티스크린 환경에서 게임산업이 살아남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어디에서나 게임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콘솔이나 TV 등 특정 환경에 특화된 게임의 경우 스마트폰, 태블릿 등 멀티스크린에 새로이 적응해야 하는 숙제가 생긴 것입니다.




▲ 사진3 각 공간에서의 행사를 알리는 안내판


 

기조 강연 이후에는 각 섹션별로 다른 강연이나 세미나가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참가자들은 관심 있는 분야의 섹션을 선택하여 강연이나 세미나에 참가하였습니다. 최근 콘텐츠 산업의 큰 화두이자 이번 <DICON 2014>의 주제와 관련 있는 4가지 요소(빅데이터, 웨어러블, 스트리밍, 트랜스 미디어) 중 빅데이터와 웨어러블이 각각 DICON1, DICON2 섹션으로서 진행되었습니다. (스트리밍, 트랜스 미디어 색션은 19일에 진행되었습니다.) 


[ DICON1: 빅데이터에서 영감을 ] 섹션에서는 빅데이터가 콘텐츠산업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1부 '콘텐츠와 빅데이터'에서는 미국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 김선호 교수의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주)다음소프트 송길영 부사장의 'Mining Minds - 빅 데이터, 욕망을 읽다.', 더 오차드 설립자인 스콧 코헨의 '음악 산업은 항상 데이터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데이터양이 거대한데, 비즈니스도 그렇게 돼야 하지 않은가?'를 주제로 한 강연이 이어졌습니다. 


2부 '맞춤 콘텐츠의 시작점'에서는 소비자에게 맞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으로서의 빅데이터를 소개하고 그 사례를 제시하였습니다. 미디어 라이트 캐피탈 드라마 제작 총괄 부사장인 조 힙스는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 제작 경험은 빠르게 발전하며 경쟁적인 시장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만드는 우리의 방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주제로 강연하였습니다. 이어 SK플래닛 디지털콘텐츠사업 이재환 부장의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의 스마트한 제공'을 주제로 한 강연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NBC 유니버셜 데이터 사이언스 디렉터인 매튜 에릭 바셋는 '빅 데이터에서 죽는 백만 가지 방법'을 주제로 강연하였습니다.


스마트폰의 보급화와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의 대두로 인해 빅데이터가 콘텐츠 계에서 중요해진 것은 알고 있었지만 DICON 1 섹션을 통해 빅데이터의 활용양상이 이전보다 더욱 다양해진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예로 조 힙스가 제작한 미국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제작자의 주관이 아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감독(데이비드 핀쳐), 배우(케빈 스페이시)를 캐스팅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DICON2: 웨어러블, 증강현실 콘텐츠]에서는 웨어러블, 즉 착용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와 증강현실 콘텐츠에 대해 다룹니다. 웨어러블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예로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 기어가 있습니다. 증강현실 콘텐츠로는 QR코드를 활용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과 현실의 연동이 있겠습니다.


1부 '새로운 콘텐츠 경험'에서는 웨어러블과 증강현실이 콘텐츠 산업에 활용되는 사례를 중심으로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6비욘드 공동 설립자 및 파트너인 사무엘 브레츠필드의 '맨 처음부터 그 이후까지 - 한 회사의 웨어러블 어플리케이션 개발 여정', (주)서커스컴퍼니 박선욱 대표의 '현실 거짓말 그리고 증강현실', 

(주)소셜네트워크 박수왕 대표이사의 '한류를 활용한 증강현실 플랫폼 확산전략' 강연이 있었습니다.


2부인 '엔터테인먼트의 미래' 에서는 1부에서 언급되었던 문화기술 사례를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였습니다. 강원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품전략팀 부장의 '기어 VR : 새로운 즐거움', 버툭스 대표인 잔 지오트 겔룩의 '가상현실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를 주제로 강연이 있었습니다. 마인드플레이 대표 트레 아잠의 강연은 개인 사정상 취소되었습니다.




<DICON 2014>의 주제와 직접적으로 연계된 두 섹션 외에도 글로벌 콘텐츠 기획·제작자 및 지망하는 분들을 위한 섹션인 수출실무워크숍과 할리우드 멘토 세미나가 준비되었습니다. 


 

▲ 사진 4 할리우드 멘토 세미나가 진행 모습



[ 수출실무워크숍: 글로벌콘텐츠의 A-Z ]에서는 콘텐츠의 수출, 즉 해외로의 콘텐츠 배급에 관련한 강연이 있었습니다. 1부 '중국 VOD 서비스'에서는 최근 중국이 문화계에서 영향력 있는 시장으로 발전함에 따라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은 '별에서 온 그대'와 같은 다양한 콘텐츠가 수출되는 현황 및 사례를 분석하였습니다. 투또우 한국 엔터테인먼트 디렉터인 찐성원은 '중국 온라인 플랫폼 내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례 분석 & 여우쿠 투또우 프로젝트 소개'에 대해 강연하였습니다. 이어 '중국 온라인 플랫폼 현황 및 한중 합작 모델 분석'에 대해 아이치이 판권제작관리센터 매니저인 권동예의 강연이 있었으며, 마지막으로 '중국진출 시 고려사항'에 대해 강만석 한국콘텐츠진흥원 전 중국사무소장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2부에서는 '중남미의 드라마 배급'이라는 주제로 강연이 이루어졌습니다. MBC 시사제작국 정길화 책임프로듀서는 '중남미에서의 한류 콘텐츠 수용 가능성'에 대해, (주)유나이티드 미디어 김태정 대표는 '중남미 컨텐츠 시장의 특성'에 대해 말하였습니다.


[ 할리우드 멘토 세미나: 콜라보레이션&파트너쉽 ] 섹션에서는 할리우드에서 일하고 싶은 콘텐츠 제작자와 한국의 콘텐츠를 할리우드로 수출하고자 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섹션의 특징으로는 강연보다 대담 형식의 세미나로 진행된 것입니다.


1부 '다국적 콘텐츠, 할리우드의 선택과 조건'에서는 워너브라더스 수석 부사장인 준오, 빌리지 로드쇼 픽쳐스 마이클 리 부사장이 세미나에 참여하였습니다. 2부에서는 '할리우드의 한국드라마 리메이크, 도전과 전망'이라는 주제 하에 Psyop 총괄 디렉터 킴버 림과 ABC 엔터테인먼트 코미디개발부서 전무이사 세이미 킴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미국 ABC에서 리메이크되어 방영되는 것이 확정된 상황에서 콘텐츠 제작은 세계적 범위로 시야를 확장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 사진 5 <DICON 2014> 등록을 위한 등록 데스크



한편 강연이 진행되지 않는 공간에서는 한국발 글로벌 콘텐츠라 불리는 웹툰을 전시하고, 비즈멘토링을 진행하였습니다. 비즈멘토링은 글로벌 기업의 콘텐츠 전문가와 국내 기업의 1:1 만남이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으로서 프로젝트에 대한 상담은 물론 콘텐츠 산업 네트워크와 앞으로 거래를 위한 비즈니스 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섹션이기도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DICON 2014>의 첫날 풍경을 간단하게 그려 보았는데요. <DICON 2014>에서는 단순히 문화기술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현재 트랜드가 되고 있는 문화기술에 대해 깊이 분석하고 이를 콘텐츠에 활용한 사례를 살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실무자에게는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행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편 콘텐츠 창작, 기획, 배급 등의 꿈을 키우는 수많은 학생도 <DICON 2014>에 참여하였는데요. 각 섹션에서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 대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학생들은 필요에 맞게 듣고 콘텐츠산업에 대한 지식과 요령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이번 <DICON 2014>에 참여한 분들이 미래의 콘텐츠산업 종사자가 되어 콘텐츠의 미래를 빛내주기를 희망해 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DICON 2014 홈페이지

- 사진 1 DICON 2014 홈페이지

- 사진 2 한국콘텐츠진흥원

 - 사진 3~5 직접 촬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대한민국을 웃기고 울린, 파란만장한 코미디언의 역사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 10. 30. 13:5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먹~지~요. 호로록!"


요즘 가장 핫한 ‘대세’ 코미디언을 꼽으라면 단연 이국주를 들 수 있을 겁니다. ‘으리으리’한 여자 이국주는 식탐송으로 스타 반열에 올라 코미디·예능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방송·광고계를 종횡무진하며 코미디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국주와 같은 코미디 스타가 있기까지 한국에는 시대를 풍미하는 수많은 코미디언이 존재해 왔습니다. 대한민국을 웃기고 울렸던 파란만장한 코미디언의 역사를 돌아보았습니다.



▲ 사진1 대세 코미디언 이국주




▲ 사진2 MBC 코미디 프로그램 <웃으면 복이 와요> 를 관람 중인 방청객, ▲ 사진3 구봉서와 배삼룡



“힘들고 서글픈 이들에게 웃음거리를 줄 수만 있다면, 비실 비실이어도 좋고 천대받는 광대여도 좋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삼룡이가 되고 싶다.” -배삼룡 저 『한 어릿광대의 눈물젖은 웃음』 中


힘들고 가난했던 시절, 웃음으로 서민의 시름을 달래준 코미디계의 대부들이 있습니다. 격동의 시대, 이름 석 자만으로도 대한민국을 웃게 한 구봉서, 배삼룡, 서영춘 등의 희극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일제 강점기부터 1960년대 악극 무대, 라디오 등에서 만담, 노래, 연기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던 코미디언 1세대는 TV 개국과 함께 막이 오른 TV 코미디로 활동 무대를 옮겨 본격적으로 시청자들에게 코미디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1969년 MBC 개국 당시 지방 유랑극단 무대에 섰던 코미디언들을 모아 만든 프로그램인 <웃으면 복이 와요>는 우리나라 방송에서 코미디 장르를 본격화했으며, 안방극장 최고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는 이미 극단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었던 구봉서, 배삼룡, 서영춘 등을 비롯 이기동, 권기옥 등의 희극배우들이 총출동하여 안방극장을 누볐고, 송해와 박시명, 서수남과 하청일, 장소팔과 고춘자 등의 명콤비들이 등장하여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구봉서와 배삼룡은 동갑내기 단짝으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주었는데요. 바보 캐릭터의 원조인 배삼룡은 걷어 올린 바지에 특유의 개다리춤을 선보이며 소박하고 친근한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고, 똑똑한 얌체 역할이었던 구봉서는 웃음의 이면에 슬픔이 묻어 있는 연기를 펼치며 당시의 많은 초등학생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으로 꼽을 만큼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시대의 아픔과 가난으로 응어리진 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어릿광대들은 그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해학과 풍자를 안겨주었으며,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시름을 덜고 웃음꽃을 피게 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활약으로 인해 한국 코미디는 성장하여 전성기를 맞이하기 시작했습니다.




▲ 사진4 '코미디의 황제' 이주일



70년대 말, 한국 코미디 역사에 길이 남을 한 인물이 등장하게 되는데요. 남다르게 못생긴 이주일은 신선한 충격과 함께 안방극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일으켰습니다. 그는 악극단에서 활동하며 오랜 무명 생활을 거친 뒤 TV로 무대를 갈아타면서 나이 마흔 살이 넘어서야 빛을 본 늦깎이 스타입니다.


못생긴 외모 콤플렉스를 장점으로 이끌어낸 이주일은 TBC <토요일 전원 출발>, MBC <웃으면 복이 와요>와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못생겨서 죄송합니다”, “뭔가 보여드리겠다니깐요”, “콩나물 팍팍 무쳤냐” 등의 유행어를 남겼고, 수지큐(Susie Q) 음악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며 뒤뚱거리는 ‘오리춤’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 잡으며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못나서 억울했고, 못나서 출세한 그는 3,700만 국민들의 친구였으며, 80년대를 주름잡는 코미디의 황제로 군림하였습니다.

 


▲ 사진5 80년대 코미디의 전성기를 함께한 <유머 1번지>


 

또한, 80년대에는 이주일을 비롯한 많은 코미디언의 등장으로 코미디언의 전성기가 도래했습니다. 구봉서와 배삼룡이 활약했던 정통 코미디 시대와는 달리 정밀한 대본과 짜인 구성에 따라 짧은 호흡의 코미디를 선보이는 방식이 주를 이루었고, 더욱 다양한 장르의 코미디가 펼쳐졌습니다.


이 시기에는 KBS <유머 1번지>, <쇼 비디오 자키>, MBC <코미디 대행진>,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과 같은 프로그램들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으며, 처음으로 개그맨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최초의 개그맨 전유성, 바보 캐릭터로 배삼룡의 뒤를 이은 심형래, “잘 될 턱이 있나”라는 유행어로 유명한 시사 개그의 달인 김형곤 외에도 이경규, 최양락, 이봉원, 서세원 등의 스타들이 인기몰이를 했습니다.


남자 스타들을 물론 여자 스타들도 대거 등장했는데요. 서민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김미화, 능수능란한 말발의 이성미,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인 이경실을 이어 박미선, 이영자, 조혜련 등이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속속들이 등장하여 남다른 끼와 재치로 무대를 장악하며 그녀들의 파워를 과시했습니다.




▲ 사진6 국민MC 유재석과 강호동



1990년대에는 정통 코미디가 퇴보하고 버라이어티 쇼와 같은 새로운 장르의 코미디가 주류를 형성하면서 더욱 빠른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10~20대가 트렌드를 이끌고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계층으로 부상함으로써 신세대적 감각을 지닌 코미디언들이 새로운 웃음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던 김국진, 뛰어난 즉흥대사로 예상치 못한 웃음을 자아내는 남희석, 편안하고 재미있는 진행의 김용만, 남다른 말재간과 기막힌 애드리브를 선보이는 신동엽 등의 인물이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또 지금까지도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이휘재, 서경석과 이윤석, 김제동, 유재석, 강호동, 박수홍 등의 코미디언들이 모두 90년대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80년대부터 인기를 이어온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을 비롯하여 KBS<슈퍼선데이>, SBS <기쁜 우리 토요일> 등의 프로그램이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고, 2000년대에 들어서 MBC <느낌표>와 <무한도전>, KBS <해피선데이>, SBS <일요일이 좋다> 등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 사진7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KBS <개그콘서트>



하지만 아무리 ‘버라이어티 쇼’가 대세를 이루었던 시대라 하더라도 정통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가는 프로그램 역시 존재하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KBS <개그콘서트>는 박준형, 박성호, 정종철, 심현섭, 김준호, 김대희 등의 코미디언들이 출연하여 한국 코미디를 주도하였고, 한국 코미디계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도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방영 당시 <개그콘서트>와 양대 산맥을 이루었던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역시 컬투, 김신영, 양세영 등의 코미디언들이 전면에 나서 웃음을 전도하였고, 최근에는 차별화된 콘텐츠로 특색 있는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는 tvN <코미디 빅리그> 등의 프로그램들이 여전히 정통 코미디의 방식을 유지해 나가며 존재하고 있습니다.

 


▲ 사진8  tvN <코미디 빅리그>


 

한국의 코미디는 반세기의 역사 동안 한편으로는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늘 사회적 비난과 멸시의 대상이 되어 ‘천박’한 장르로 취급받아 왔습니다. 이러한 이중적인 사회의 시선을 견뎌내며 한국의 코미디는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여 대중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 있는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구봉서, 배삼룡부터 유재석, 강호동까지 우리의 코미디언들은 시대의 흐름과 함께 하며 웃음에 목마른 대중의 곁에서 끊임없이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고, 숱한 응어리로 얼룩진 사람들의 마음을 풍자와 해학을 통한 공감으로 풀어주었습니다. 웃음을 위해서 어떠한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이 있기에 대한민국의 웃음은 계속될 것입니다. 


 

ⓒ 사진출처

- 표지 MBC <무한도전> 제공

- 사진1  tvN <코미디 빅리그> 제공

- 사진2,3,4 MBC 제공

- 사진5 KBS 제공

- 사진6 MBC <무한도전>,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제공

- 사진7 KBS '개그콘서트'  제공

- 사진8 tvN <코미디 빅리그> 제공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