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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2.01 B급 감성 콘텐츠의 인기, 솔직하고 가볍고 본능적인 즐거움

B급 문화는 주류에서 벗어난 하위문화로 사회 기득권에 대한 저항과 풍자의 성격을 지니 면서도 재미를 중요시하는 문화를 말합니다. B급 감성은 B급 문화에서 비롯된 단어로서, 주류에 속하는 고상하고 세련된 감성이 아닌 다소 유치하지만 솔직하고 가볍고 본능적인 즐거움 을 추구하는 감성을 뜻합니다. 이는 주류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나만의 즐거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자유분방함이 반영된 감성이기도 합니다.

 

 

B급 감성의 대표주자 '펭수'

 

자이언트펭, 출처: 자이언트펭 유튜브

EBS의 캐릭터 ‘펭수’는 B급 감성의 대표 주자로 2019년에도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 EBS의 어린이 예능 프로그램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에서 활동을 시작한 펭수는 <자이언트 펭 TV>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본격적인 인기를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펭수는 직장인의 대통령, 어른들의 뽀로로라는 애칭을 얻으면서 성인을 위한 캐릭터로 2019년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습니다.

 

2019년 인플루언서경제산업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인플루언서상’을 받고, 12월 31일 제야의 종 행사에도 참여하는 등 펭수의 영향력은 컸습니다. 펭수의 활약은 방송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로도 이어졌으며 달력, 다이어리, 이모티콘 등 다양한 굿즈 판매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었습니다.

 

펭수의 인기 비결은 격식을 차리지 않고 수직적 관계에 신경을 쓰지 않으며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거침없이 내뱉는 자유로운 영혼의 B급 감성에 있습니다. EBS 사장 이름을 아무렇지도 않게 부르고, 외교부 장관을 ‘대빵’으로 호칭하고, EBS에서 잘리면 KBS에 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직설적이고 당당한 발언은 사람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권위를 가볍게 무시하고 기성세대에 대한 불만을 거리낌 없이 표출하는 발언들이 다소 무례해 보이지만, 그러한 무례함이 불편하기보다는 속 시원하게 다가온 것입니다. 1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다양한 연령대의 펭수 마니아들은 펭수를 좋아하는 이유로 ‘권위에 맞서는 펭수의 당당함’, ‘윗사람에게는 강하고 약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러운 강강약약의 면모’, ‘자극적이지 않은 건 전한 유머’와 ‘도전정신’ 등을 꼽습니다.

 

 

방송 콘텐츠에서의 B급 감성 인기

 

개그콘서트, 출처 : 연합뉴스

 

B급 감성의 인기는 방송 콘텐츠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예전에도 예능 장르의 콘텐츠에서 B급 감성에 소구하는 내용은 종종 접할 수 있었는데, <무한도전>(MBC)이나 <1박2일>(KBS), <개그 콘서트>(KBS)의 몇몇 에피소드가 그것입니다. ‘유플래쉬’와 ‘뽕포유’ 코너를 통해 놀이처럼 가볍게 음악에 접근했던 <놀면 뭐하니>(MBC)는 가볍고 유치하지만 친근하고 편안한 즐거움을 전달했습니다.

 

또한, 2019년에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방송되었던 <마이 리틀 텔레비전 V2>(MBC)는 1인 미디어의 B급 감성을 반영하여 방송에서 허용되는 해학과 유머의 수위를 넘나드는 즐거움을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신서유기>(tvN)는 키치(Kitsch)한 감성을 전달하면서 인기를 이어갔으며, <신서유기 외 전: 삼시세끼-아이슬란드 간 세끼>는 5분 분량의 콘텐츠로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즐거움을 제공했습니다.

 

라끼남, 출처 : 유튜브

 

<라끼남(라면 끼리는 남자)>(tvN) 역시 대표적인 B급 감성의 예능 콘텐츠라 할 수 있는데, <아이슬란드 간 세끼>와 마찬가지로 5분 내외 정도의 러닝타임을 갖습니다. 짧은 편성 시간을 갖는 콘텐츠들은 유튜브 플랫폼으로 쉽게 전환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며, 이러한 점을 살려 나중에는 유튜브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기도 했습니다.

 

B급 감성에 소구하는 트렌드는 예능 콘텐츠에만 머물지 않고 드라마에도 반영되었습니다. <쌉니다 천리마마트>(tvN)가 대표적인 예 입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쌉니다 천리마마트> 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의 요소와 B급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도 드라마적 연출력 이 돋보였던 콘텐츠로서 가볍고 유쾌하고 풍자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고품질 웰메이드 드라마를 감상한다는 느낌보다는 움직이는 웹툰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키치 장르의 감성을 잘 담아낸 드라마입니다.

 

방송사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하는 유튜브 전용 콘텐츠에서 이러한 B급 감성이 더 욱 자유롭게 유감없이 발휘되었습니다. JTBC의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한 <워크맨>과 <와 썹맨>은 30대 이상의 직장인을 타깃으로 하는 콘텐츠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워크맨>은 선을 넘는 캐릭터 장성규가 활약했으며, <와썹맨>은 JTBC의 예능 프로그램 <사서고생>의 스핀 오프 사례로서 지오디(GOD)의 멤버 박준형의 돌발적이면서도 솔직한 캐릭터가 주목을 받았습니다.

 

방송의 B급 감성은 방송 콘텐츠의 플랫폼 이동을 용이하게 했으며, 유튜브 플랫폼의 가 벼운 B급 감성이 반대로 방송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습니다. ‘B급 감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 로 방송과 1인 미디어의 교류와 소통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2020년 방송영상 산업백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