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하건대 2015년 XTM에서 방송한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이하 <수방사>)를 즐겨봤습니다고백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부도덕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를 보면 “남자가 꿈꾸던 공간이 아내 몰래 현실이 된다! 집에 들어가도 할 것이 없는 남자, 화장실만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인 남자,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준 남자들이 ‘집’을 통째로 점령한 아내를 향한 대공습을 시작한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젠더 이슈가 부상한 2019년에는 만들어질 수 없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이전에도 시청할 때 상당한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제작진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당구낚시 등 취미 생활을 접고 집에는 들어와 있는데 답답함을 호소하는 남자들의 의뢰를 받아 아내가 장시간 외출한 사이에 남자들이 원하는 취미 공간을 만들어줍니다프로그램은 거실을 헐어내어 당구장을 만드는 과정과 아내가 언제쯤 돌아올지를 살피는 장면을 교차하며 긴장감을 만듭니다남자가 당구장으로 완벽하게 빙의한 거실에서 큐에 초크 질을 합니다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그때 MC들이 이제 아내가 곧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얼굴이 순식간에 굳습니다이 표정을 많이 봐왔습니다어릴 적 화장실에서 공예로 만든 성냥 덩어리에 불을 붙이고 망을 보며 불타는 모습을 쳐다볼 때 그 표정입니다

 

▲ 이미지 출처 : xtm 수방사2 공식 페이지

 

당시 결혼생활 4년 경력의 저는 이 말도 안 되는 프로그램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집에 들어와 대충 옷을 던져놓고 침대에 한참 누워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어야 쉴 시간이 주어졌습니다밥을 먹고 나면 TV를 보고 싶었지만, 접시가 쌓여 있는 싱크대로 가 고무장갑을 껴야 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집안일을 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항상 ‘지금’ 하라고 했습니다. 집이 내 집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니 <수방사>가 일종의 일탈 대리만족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내는 이 프로그램을 보며 낄낄거리는 저를 보며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그건 그렇게 불장난을 해도 언젠가는 그런 것들을 멈추고 성장할 것이라는 어른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시간이 흐르며 차츰 사춘기는 지나가고 그런 일탈의 감정이 얼마나 유치한지 깨닫게 됩니다. <수방사>는 집이 아내의 공간이라 규정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집은 파트너가 거의 부재한 상황에서 홀로 일상을 지켜야 하는 전투의 공간입니다책임이 있는 곳에 권리가 생기는 것이고 그렇게 아내는 삶을 지탱하며 낯선 공간을 자신의 집으로 만듭니다정작 무책임한 남자는 그 공간에서 결국 게스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손님은 결코 주인처럼 편안한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아내가 ‘지금’ 일을 하라고 주문한 것은 그 일을 미루게 되면 결국 그 일을 할 사람이 아내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집안일은 반반씩 하는 것이라 굳게 믿은 만큼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논리적으로 동의하지만, 육체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세상 무서운 게 습관이란 것 입니다. 집안일에 무지하고 무능한 자가 개조되는 데는 아주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매일 집안일을 그래도 꾸준히 해 나갔고 차츰 낯선 공간을 내 집으로 만들어 갔습니다그리고 그런 책임감 아래 신뢰가 생기니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자유를 느꼈습니다.

육아의 영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자연 출산을 하며 아내 옆에서 바싹 붙어 앉아 육아를 감당하다 보니 엄마가 육아 능력자가 되는 건 호르몬의 도움을 받은 모성애가 아니라 나 아니면 저 아이 큰일 난다 싶은절박감에서 오는 책임감 때문이었습니다옆에서 낑낑거리며 육아도 해 나가면 아빠도 엄마 못지않은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육아의 과정에서 제가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라는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아내가 그런 대접을 받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두가 당연한 일이라 했고 부족하다 싶으면 나무랐습니다아내로선 억울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수방사>는 남자가 답답함을 느낀다고 징징거리는 마음은 위로하면서도 정작 집안과 밖 어디에도 내 공간을 허락받지 못한 아내의 삶을 위로하려 들지 않습니다. 남자의 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제작진은 아내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려 아이의 방을 더 예쁘게 꾸며주겠다는 되먹지도 않은 솔루션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남자의 고통에 예민하며 여자의 고통에 둔감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입니다나아가 상의하지 않고 중대한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는 방식은 가부장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재연한다는 점에서 불쾌함을 낳았습니다그런데도 조금의 변명거리는 남아있습니다.

<수방사>에서 남자들은 왜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취미 생활을 위해 산과 들, 동네를 나도는 대신 집으로 들어와 무모한 작전을 시도했을까요? 이 프로그램은 당위에 동의하면서도 그것에 부적응 하는 남자들의 과도기적 모습을 전제로 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유아기를 넘어 사춘기로 접어든 남자들에 대한 연민을 자극합니다나의 아내는 집안일과 육아에 무능하면서도 뭐든 해보겠다고 끙끙거리는 남편을 동정했습니다. 답답함과 기특함이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의 양면적인 감정 아니었을까요?

 

 

남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집안일에 헌신하고 육아에 책임감을 느끼고 달려드는 일은 나름 전대미문의 길이자 모험의 길입니다선의가 충만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7년에 저는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당시 막내를 낳아야 하는 아내 옆에서 5살, 3살 두 아이를 전담 마크해야 하는 육체적으로 혹독한 시간이었지만 정신적으로 혼란을 느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주는 낯섦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을 넘어 본격적으로 세상과 격리되어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서늘하게 느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이렇게 살아도 될까요? 응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야….’ 계속 자문자답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가 독박육아의 고통을 글로 쓰면서 치유했고 영화 속 주인공 역시 같은 방식으로 치유의 길에 들어섭니다.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시간이고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나다운 것인지그리고 나답게 살기 위해 어떤 것을 감당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저 역시 육아휴직 때 낯설고 답답하고 벅찬 감정들을 소화하고 싶어 몸부림쳤습니다. 브런치가 때마침 제안을 해줘서 매주 한 편의 육아 에세이를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바쁜 가운데 아내가 한 시간을 허락하면 도서관에 가서 마음을 정신없이 쏟아내곤 했습니다얼마나 많이 생각했는지 말이 줄줄 흘러나왔고 쓰고 나면 그렇게 홀가분해질 수 없었습니다그런 시간을 보낸 후 육아 에세이를 낼 기회도 얻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 yes24 인터넷 서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 페미니즘 탐구 모임 부너미에서 낸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를 읽으며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무거운 짐을 지며 돌봄 노동을 하는 기혼 여성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갔습니다. 제 고민이 기존의 답을 버리고 새 답을 찾는 과정이라면 엄마들의 고민은 답 없는 세상에서 답을 찾아내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무게가 어떠하든 남자든 여자든 결국 마음속을 드러내고 써 내려가야 살 것 같고 살 방법도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와중에 새로운 모습의 이야기가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닥터베르의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는 남자의 시선으로 낯선 육아 현실을 이해하려는 몸부림남성 육아가 말로만 장려되는 한국 사회에서 돌봄 노동에 뛰어들며 느끼는 부담감페미니즘이 시대정신이 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서 부부 관계를 새롭게 만들며 느끼는 심정 등이 잘 담겨있습니다공학박사로 현실을 논리적으로 설명해보려는 재치 있는 장면이 우선 관심을 끕니다. 어떻게든 주어진 자극을 이성적으로 해석하려 시도할수록 그 모든 것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더 확인하게 되는 초반 이야기가 흡인력을 줍니다. 이 이야기가 진정성을 지니는 건 어느 아빠의 육아 구경기임시 체험기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육아에 깊이 들어가면서 느낄 수 있는 진한 경험들이 공감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라며 고통의 등가성을 외치기보다는 ‘제대로 사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라는 담담한 고백을 품고 있어 웹툰 한구석에 슬쩍 앉아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육아 환경에 놓일 때 끼적인 것들은 처음에는 남자라는 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시작하지만 한참 시간이 지나 육아에 푹 빠져 살면 사람으로 느끼는 일반 감정으로 수렴하게 됩니다이런 이야기가 등장했다는 것은 아직 육아가 젠더 관점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이제 그 간격이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반가운 건 대중적으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아빠 육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랫동안 불모지인 남성 육아의 길이 더 빨리 더 번듯하게 닦일 것 같습니다.

 


 

글 김신완 | 육아 에세이 <아빠가 되는 시간>의 저자. MBC PD.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는 TV 예능 프로그램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5년째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엄마 없이 48시간 동안 홀로 아이를 돌보는 아빠의 모습에서 육아의 고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시청자는 초보 아빠의 육아 도전기를 응원하고 아이의 성장과 그들의 일상에

열광한다. 연예인보다 더 많은 관심을 끈 리얼리티 육아 예능, 그 힘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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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형지(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파일럿 프로그램 방영 당시, 아직은 아빠 중심의 육아가 낯설었던 우리 사회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2013년 11월에 정규 방송으로 편성되었다. 프로그램은 특별한 연예인 아빠가 아닌 여느 평범한 가정 속 아빠의 모습을 공개했다. 육아가 낯설고 힘든 아빠, 친구 같은 아빠, 재미있는 아빠. 그렇게 시작한 아빠 육아가 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렀고, 여전히 인기다. 지난 2015년 2월 1일 방송 시청률이 최고 19.8%를 기록했고, 2018년 현재까지 동 시간대 시청률 1위(12월 2일 기준)를 유지 중이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표방하면서 다양한 아빠 육아의 모습을 자연스럽고, 일상적인 모습으로 꾸려갔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모범적인 아빠의 모습을 출연진에게 강요하지 않았다. 엄마 없는 낯선 환경에서 아이와 아빠는 나름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바랐고, 밀착 카메라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았다. 그 과정에서 아빠도 아이도 점점 성숙하고 성장했다. 일만 하던 아빠가 가족 안에 있는 모습이 편안해지고, 익숙해졌다. 시청자는 이런 아빠와 아이를 응원하면서, 그들의 모습을 자신들의 가정에 투영하기 시작하였다.

 

프로그램은 유교문화를 관습적으로 강조해 온 한국 육아 문화의 변화 움직임을 반영, 가정에서 아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그려냈다. 주 5일제 근무환경의 정착과 아빠의 가정 내 정주시간 확대, 여가활동 장려,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및 남성의 육아 휴직 장려라는 사회 제도적 변화에 방송이 능동적으로 대처해 순기능을 담당한 것이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는 1만 명을 돌파했다. 남성의 육아 휴직이 허용된 1995년 이후 약 20여 년 만의 성과다. 정책적으로도 ‘아빠의 달1)’ 제도를 마련해 아빠의 육아 휴직에 따른 가정 내 소득 감소 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덕이다.

 

급속한 경제발전 속에서 가정 밖의 역할에 충실했던 아빠가 가정 안으로 들어오기가 좀 더 수월해진 것이다. 남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전환과 여성의 사회진출 확산으로 가정 내 맞벌이가 자연스럽게 ‘맞육아’로 이어지게 되었다. 더불어 방송도 아빠가 육아하면서 ‘가족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what to do for my family)’를 알려주는 데 일조하고 있다.

 

출연 연예인이 각자의 방식대로 아이들과 교감하고 함께하는 모습은 주말 오후 가정에서 TV를 보던 아빠 시청자들에게도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은 아빠로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와 무엇을 할지에 대한 일종의 육아 지침서를 제공했다. 아빠 시청자들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무엇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 육아를 보여주는 과정에서 ‘연예인 2세’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연예인의 가정과 2세의 사생활이 그대로 공개되었다. 특별할 것만 같았던 연예인의 삶이 ‘육아코드’와 맞물리면서 우리와 닮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게 방송이 거듭될수록 연예인은 시청자와 가까워졌고, 더 친근해졌다. 게다가 연예인 2세가 커가는 모습에 시청자는 대리만족을 느꼈다. 마치 연예인 지망생이 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을 응원하듯이 시청자는 그렇게 연예인 2세를 향한 팬덤(fandom)을 형성했다. 어린아이의 천진난만함과 순진함, 때로는 귀엽고 영특한 모습이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제 ‘대한민국, 만세!’ 하면 배우 송일국의 아이들 삼둥이를 떠올릴 시청자들이 더 많을지 모른다. 첫 회부터 시청자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던 추성훈의 딸 사랑이는 2016년 3월에 하차한 후에도 매 특집방송마다 출연해 근황을 전할 정도로 인기가 여전하다. 최근에는 ‘언어천재’, ‘허니제조기’ 등으로 인기몰이 중인 축구선수 박주호의 딸 나은이까지, 연예인 2세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연예인에 대한 것 그 이상이다. 이러한 인기는 자연스럽게 그들을 키즈테이너(kids-tainer)로 만들었다.

 

한편에서는 어린 자녀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타인에게 일상이 노출되고, 주변의 과도한 관심 속에 자랄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성장환경을 우려하기도 한다. 아이의 미성숙한 정서와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연예인 2세의 방송 출연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본래의 제작 의도와는 달리 연예인 2세의 스타성에 치중하는 것에 대한 시청자 지적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미지 : 공식 홈페이지 <슈퍼맨 칼럼> 게시판

 


제작진측은 어린 자녀의 방송출연에 대한 시청자의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에 대한 조치로 2014년 7월부터 프로그램의 공식 홈페이지에 <슈퍼맨 칼럼> 게시판을 열었다. 해당 게시판을 통해 교육 평론가 겸 소아정신과 자문의가 회차별 방송에 나왔던 아빠의 육아 방식과 아이의 행동에 대해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포맷은 사실에 기반하기 때문에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락적이고 드라마적인 요소를 극대화하여 재미와 감동을 더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청자에게 사실을 관찰하게 한다. 시청자에게 일종의 관음을 허용한 셈이다. 그렇다면 시청자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무엇을 엿볼까? 육아에 낯선 초보 아빠와 자녀의 좌충우돌 일상에서 시청자는 공감을 느꼈고 밀착카메라에 담긴 아이들의 엉뚱한 돌발행동은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시청자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연예인은 어떻게 살고, 어떤 환경에서 아이를 키우는지, 아이와 어디를 가는지를 관찰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했다. 연예인의 육아용품과 관련 이벤트, 장소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커졌고, 방송에서 노출됐던 육아 및 교육 상품 등이 유명세를 타면서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방송 이후에는 관련 상품에 대한 구매 문의가 SNS에 쏟아졌고, 실제로 방송에 나왔던 상품의 구매 후기를 자신의 SNS에 올리는 시청자도 많았다.

 


이미지 :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결국,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빠의 육아 참여를 독려하는 사회현상을 대변하면서도 리얼리티에 대한 시청자 니즈(needs)를 자극했다. 베일에 감춰진 연예인의 사생활이 육아코드로 시청자에게 노출됐다. 유행에 민감한 시청자는 연예인의 일상을 엿보면서 그들의 육아팁을 얻어내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소비했다. 방송이 직·간접적으로 육아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여한 것이다. 하지만 협찬(PPL) 논란이나 과도한 소비조장, 상대적인 박탈감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은 가족의 롤모델(role-model)을 탄생시켰다.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 그저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연출(play happy families)하는 것에 급급했다면, 지금과 같은 롱런(long-run)은 이루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더욱이 프로그램은 육아 산업(child rearing industry)의 활성화와 키즈테인먼트(kids-tainment)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국내 키즈 산업에 대한 투자가 2018년에 40조 원이 넘어섰을 만큼 관련 시장을 주목하는 기업도 많다.

 

이미지 : 미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젝트 대드(project DAD)>

 

육아프로그램은 다양화된 한국 사회의 가족 구성과 급변하는 육아환경에 대한 제도적 분석과 사회적 대응을 통해 문화적이고 시장 경쟁적인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에 그 성패가 달렸다. 또한, 중국이나 동아시아권 같이 우리와 유사한 문화권을 상대로 콘텐츠 판로를 꾸준히 개척해야 한다. 이미 아빠 육아 콘셉트는 영문화권에서도 시장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6년 11월 미국판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젝트 대드(project DAD)>가 방송되기도 했다.

 

앞으로도 한국식 육아와 리얼리티 예능이 해외 콘텐츠 시장과 문화에 미칠 영향력에 대한 관심과 고민은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 방송 5년째를 맞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앞으로도 아빠의 능동적인 육아 참여라는 사회적 순기능은 물론 미디어 산업과 육아 상품 시장에서 건전한 소비와 성과를 유도하는 ‘순환고리’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군대부터 육아까지, 남자들의 예능이 뜬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4. 12. 30. 13:47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아빠, 군인, 싱글남까지. 2014년 예능은 ‘남자’들이 대세!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나 혼자 산다> 등의 인기 프로그램에는 모두 ‘남자’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특히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인위적인 설정과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출연진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지켜보는 ‘관찰 예능’으로도 그 맥락을 함께 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현실에 최대한 가까운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공감대를 형성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사진1 MBC <진짜 사나이>



먼저 남자들의 예능 그 첫 번째, <진짜 사나이>에서는 남자 연예인들의 병영 체험기가 리얼하게 그려지고 있습니다. 실수를 연발하면서도 군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출연진의 모습은 비교적 군대에 대한 지식이 적은 여성 시청자에게는 큰 웃음과 호기심을, 남성 시청자에게는 공감대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남자들은 ‘다 아는 이야기’, 여자들은 ‘관심 없는 이야기’였던 군대 이야기는 <진짜 사나이>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진짜 사나이>에는 제각기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해 왔는데요. 중년의 힘을 보여주는 '김수로'와 '서경석', 인간미 넘치는 외국인 구멍병사 '샘 해밍턴'부터 엉뚱하고 어리숙하지만 사랑스러운 '헨리', 악마 조교 출신 '천정명' 그리고 이전 멤버인 긍정의 아이콘 '류수영', 열혈병사 '장혁', 아기병사 '박형식' 등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이면서, 각기 다른 매력으로 남심과 여심을 사로잡았습니다.

또한, 프로그램의 인기로 인해 <진짜 사나이>에서 훈련을 받은 부대가 주목을 받기도 하고, 함께 출연했던 일반 병사들까지 덩달아 인기를 끌기도 하며, 군대리아, 전투식량 등 군대음식이 일반시장까지 점령하여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진짜 사나이>는 남자들에게는 자신의 옛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시간을 선사했고, 앞으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청년들에게는 예비 훈련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예능입니다. 어머니들에게는 군대에 보낸 아들을, 여자들에게는 연인을 생각하며 시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양한 세대의 감성 코드를 자극하기도 하였습니다. 

전우애로 똘똘 뭉쳐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는 <진짜 사나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군인들과 그들의 활약상은 앞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 것 같습니다.




▲사진2 MBC <나 혼자 산다>



올해 예능 중 각기 다른 사연으로 혼자 사는 남자들의 삶을 조용히 관찰하는 <나 혼자 산다>도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나 혼자 산다>는 독거남들의 진솔한 일상을 조명하는 독특한 콘셉트로, 황금시간대 방송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지개 회원이라고 불리는 출연진들은 카메라 앞에서 일상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데요. 연예인이라는 화려한 겉모습과 사뭇 다른 소탈한 남자들의 일상의 모습을 거리낌 없이 공개하여 큰 웃음과 공감을 자아냈습니다.


1인 가족 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이 프로그램은 마치 휴먼다큐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시청자는 출연진들의 모습에서 자신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모습을 발견하고, 크게 공감하곤 합니다. 대한민국 싱글남을 비롯한 나홀로족을 대변하는 <나 혼자 산다>는 안방극장을 공감과 위로로 채우며 따뜻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남자들의 예능 중에서도 요즘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뭐니 뭐니 해도 육아 예능일 것입니다. ‘무공해 청정 예능프로그램’, ‘출산장려 프로그램’ 등의 별칭을 얻으며, 출연하는 아이들은 천진난만한 행동과 말, 예기치 않은 돌발 상황으로 시청자들을 연신 미소 짓게 하는데요.

여기에 상대적으로 아빠와 지낼 시간이 부족했던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여행을 떠나거나 엄마 없는 일상을 아빠와 보내면서 서로 가까워지는 모습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사진3 MBC <아빠! 어디가?>



아빠들의 육아 예능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아빠! 어디가?>는 육아에 어설픈 여섯 남자가 아이들과 낯선 시골 마을로 여행을 떠나 하룻밤을 지내며 맞닥뜨리게 되는, 좌충우돌 이야기를 선보였습니다.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2013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거머쥔 프로그램이기도 한데요.

“왜 때문에?”, “좋은가봉가” 등의 유행어와 짜빠구리 열풍을 일으켰던 <아빠 어디가>는 최근 시즌1에 비해 낮은 시청률로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아이들과 아이들 못지않게 독특한 매력을 가진 아빠들의 등장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아빠 어디가>에는 먹방계의 샛별이자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후, 귀엽고 깜찍하면서도 어린 나이답지 않게 똘똘한 민율,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말괄량이 성빈 등 뚜렷한 개성을 가진 아이들과 아들보다 더한 장난꾸러기 민수아빠, 어딘가 모르게 허술하지만 따뜻한 허당 성주아빠, 무뚝뚝하지만 딸과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동일아빠 등 여섯 아빠가 출연하여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선보였습니다. 

권위적이고 무서운 아빠에서 친구같이 다정한 아빠로, 온실 속 화초 같았던 아이가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며 늠름하고 의젓한 아이로 자라나는 모습 그리고 아이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며 함께 성장하는 아빠들의 동반 성장기는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가슴 뭉클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사진4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육아 예능의 후발 주자로 시작했지만,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달리며 육아 예능의 최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더욱 어려진 아이들의 평균 연령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일상을 선보여 남녀노소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아빠 어디가>와 달리 카메라를 집 밖이 아닌 집 안으로 가져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초보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하는 일상의 모든 것이 소재가 되는데요. 여느 가정과 다름없는 모습과 서투른 아빠들의 고군분투 육아 현장, 그리고 자유분방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모습은 안방극장에 웃음꽃을 피웁니다.

걷지도 못하는 갓난아기였던 쌍둥이 서언, 서준이가 옹알이를 하고, 한국말에 서툴던 사랑이가 능숙한 한국말을 하는 등 하루가 다르게 쑥쑥 커가는 아이들과 기본적인 육아 활동조차 어려워하던 아빠들이 모든 것에 제법 능숙한 모습을 보이며 진정한 아빠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마치 제2의 부모가 된 것처럼 그들과 교감하며 뿌듯함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일하느라 자녀에게 소홀했던 아빠들의 엄마 없는 48시간 동안의 눈물겨운 육아 도전기 <슈퍼맨이 돌아왔다>. 매회 비슷한 일상이 등장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함에 따라 순간순간이 새로움으로 가득합니다. 아이들의 성장만큼 스타가 아닌 부모로 살아가는 아빠의 성장이 기대되는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앞으로도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의미 있는 변화와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사진5 MBC <나 혼자 산다>, MBC <진짜 사나이>,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아빠! 어디가?>



완벽하게 보이는 남자 스타들의 조금은 어설픈 일상의 모습들, 소소하고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대중에서 보다 더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움과 진정성, 스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 단순히 웃음만이 아닌 교훈과 감동까지 전해주는 착한 예능 프로그램. 

내년에도 이러한 예능 프로그램 속 남자들의 활약이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진 출처

-표지 KBS

-사진1~3 MBC

-사진4 KBS

-사진5 MBC, KBS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