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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2.14 문화원형 속에서 최고의 연애스캔들을 발견하다 (1)

                                                                     ▲ 대학로 PMC 자유극장 앞

지금 대학로에서는 초연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운 인기를 얻고 있는 연극이 있습니다. 바로 '밀당의 탄생'인데요. 지난 해 11월 중순 첫 선을 보였던 '밀당의 탄생'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객석 점유율 90%라는 기록을세우며, 시즌2 공연을 확정 지었답니다. 그렇다면 추운 겨울날에 대학로 소극장으로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 이면에는 문화원형이 숨겨져 있답니다. 문화원형? 연극과 문화원형의 관계?
대체 무슨 뜻이냐고요? 이제부터 연극 '밀당의 탄생' 이면에 숨겨진 매력들을 함께 찾아나서 보아요.
 

                                                                     ▲연극 '밀당의 탄생' 포스터


[밀당의 탄생-선화공주연애비사]는 연애 전략인 '밀고 당기기'라는 주제를 서동과 선화의 구전설화로 풀어낸 코믹연애사극입니다. 역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동시에 관객들의 감성코드를 충족시킨다고 할 수 있는데요. 연극 '밀당의 탄생'의 첫 번째 매력 포인트는 바로 모든 캐릭터와 배경이 설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입니다.




#1. 설화에서 비롯된 이야기



문화콘텐츠닷컴(http://www.culturecontent.com/) 에서 서동설화를 검색해볼게요.

                                                   ▲ 서동설화에 관련된 내용 (사진 출처 : 문화콘텐츠닷컴)

“선화공주님은(善花公主主隱) 남몰래 사귀어 두고(他密只嫁良置古) 서동방을(薯童房乙) 밤에 뭘 안고 가다(夜矣 夗[卯]乙抱遣去如).
『삼국유사』 기이(紀異) 제2 무왕(武王)조에 전해지는 서동설화(薯童說話)는  백제 무왕이 소년시절, 서동으로서 신라 서울에 들어가 서동요라는 노래를 퍼트려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이하였다는 이야기이죠.  이 서동설화에서 뿌리를 둔 연극 '밀당의 탄생'은 캐릭터나 배경 면에서 우리들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 모두 '선화공주니믄/남그스기/얼어두고/서동 방으로 밤에 몰래 안겨 가다'라는 향가와 이에 얽힌 백제 무왕과 선화공주의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아 기억 속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본래 캐릭터와 배경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이해도 쉬울 뿐더러 큰 공감도 얻을 수 있죠.
바로 이것이 문화원형 창작 콘텐츠의 힘입니다.
 
다시 한 번 문화원형을 정리하자면, 어떤 민족이나 인종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의식이나 행동 같은 문화적 원형을 일컫는 말이에요. 즉, '밀당의 탄생'에서 엿볼 수 있는 것처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구성원들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이야기와 같은 것이죠. 이러한 문화원형은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답니다.
이미 서동설화도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되었고요.

 


  ▲서동설화가 활용된 예. 왼쪽부터 SBS 드라마 '서동요', 서동요 테마파크, 서동ㆍ연꽃축제
(사진출처 : SBS 홈페이지, 충남도청 블로그, 부여문화관광 홈페이지)
 
 

연극 '밀당의 탄생은' 서동설화를 남녀 간의 연애사에 초점을 맞춰 새롭게 해석해 낸 연극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럼 어떻게 해석이 되었나 자세한 스토리를 통해 만나보실까요?


 

#2. 설화와 독특한 현대적 해석이 만났을 때


 

                                           ▲연극 '밀당의 탄생' 줄거리 (사진 출처 : 밀당의 탄생 홈페이지)

우리가 아는 서동설화 속에서 설화공주는 눈부신 미인에 서동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여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연극 '밀당의 탄생'에서는 선화공주가 신라 최고의 연애스캔들의 주인공으로 앙큼하고 발랄한 신라시대 공주로 등장합니다. 첫 등장에서부터 클럽 음악에 맞춰 춤추는 선화공주, 어디 상상이나 해보셨어요?
 
막둥도령 서동의 변신 또한 선화공주 못지 않은데요. 설화에서 서동은 그의 어머니가 연못가에 있는 용과 관계를 맺어 장이를 낳았다고 전해지는데요. 어릴 때 부터 그는 마를 캐다 팔아서 살림을 도와 모두들 그를 서동(마 캐는 아이)이라고 불렸던 것은 모두들 익히 아실 거에요. 이렇게 역사 속에서 착한 캐릭터였던 서동. 하지만 이 연극에서는 바람끼 철철 넘치는 밀당의 절대 고수로 변신합니다. 
 

                                                                  ▲사진 출처 ‘밀당의 탄생’홈페이지



밀당이란 밀고 당기기의 줄임말로 연인들 사이의 심리전을 뜻하는 말입니다. 이 '밀당' 기술이 삼국시대 최고의 고수들이었던 선화공주와 서동의 연애담에서부터 탄생했다는 것이 이 연극의 독특한 해석입니다. 우리가 평소에 알고 있던 설화 속 인물들이 독특하고 코믹하게 재탄생되니 관객석에서는 시작부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는데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것에서부터 빚어나는 새로운 반향과 더불어, 설화 속 인물들이 현대 남녀들의 최대 고민인 '연애사'의 비법을 직접 들려주니 문화원형과 현대의 실로 경쾌한 만남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3. 기타 문화 원형이 활용된 장치들

 


                                                    ▲ 연극 '밀당의 탄생'에서 배우들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
 
서동설화에서 놓칠 수 없는 점이 바로 서동이 아이들에게 부르게 한 동요인데요. 연극 '밀당의 탄생'에서는 서동이 지은 동요는 흥미롭게 연출되었답니다. 저기 사진에서 배우들 손에 들려진 마가 보이시나요? 마를 받은 아이들이 박력 있게 노래를 부르는 장면입니다.
 


                               ▲ 연극 '밀당의 탄생'에서 선보여진 음악들 (사진 출처 : 연극 '밀당의 탄생' 홈페이지)
 
이 외에도 다양한 음악들과 춤이 선보여졌어요. 판소리, 아리아, 랩, 타령 등 우리 전통의 문화원형 음악과
현대 장르가 어우러진 특색 있는 무대가 이어져 연극의 묘미를 더했답니다. 
 



 
 
 #4. 서동설화와 연극 '밀당의 탄생'의 의미
 
서동설화와 연극 '밀당의 탄생'은 모두 서동과 설화공주의 행복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데요. 여러 가지 독특한
연극의 전개를 지나 결국 다시 서동설화 본질로 돌아와 강조하는 점이 있습니다.

                                             ▲문화콘텐츠닷컴에 소개된 선화 캐릭터 (사진 출처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콘텐츠닷컴에 '선화'라는 인물을 검색해보면,  

‘공주가 귀양지를 향해 가는 도중 서동이 뛰어나와 절을 하며 호위를 하겠다고 했는데, 공주는 비록 그가 어떤사람인지 알지 못했지만 마음이 당겨 허락하였다. 남몰래 관계를 한 뒤 그의 이름이 서동이라는 사실을 알고 공주는 동요가 맞다 는 것을 믿게 되었다.'라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설화 속에서도 선화공주는 자신의 마음에 솔직한 면모를 지니고 있는데요. 연극 '밀당의 탄생'에서도 정혼자를 찾지 못했던 선화공주는 결국 처음 마음에 품은 서동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깁니다. 클럽 죽순이, 바람둥이라는 가벼운 겉모습을 보여주었던 연극에서의 캐릭터들도 결국 밀당을 통해 오히려 진심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인간의 '마음' 에 관해 보여주는 것이죠. 서동설화에서나 연극 '밀당의 탄생'에서나 결국 전하고자 했던 것은 진심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선화공주에게 직접 물어볼 수는 없지만, 연극 '밀당의 탄생'을 통해서는 시대를 넘어서 이어져오는 보편적인 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