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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9.29 에이전시의 제작사화와 스튜디오의 확대

 

웹툰, 에이전시 제작사화

 

 

창작 환경의 다층화, 다변화의 양상 중 가장 주목할 변화는 에이전시의 제작사화와 스튜디오의 확대입니다. 에이전시(agency)는 ‘대행, 중계’를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입니다. 한국에서는 1990년대 연예 분야에서 먼저 에이전트 시스템이 등장해 정착했고, 이후 스포츠 등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한국의 연예 에이전트 시스템은 연예인을 보조하는 매니지먼트 시스템에서 시작해 출연, 계약 등에 이르는 업무를 담당하는 에이전트 시스템, 그리고 신인을 발굴해 육성하는 교육 시스템을 아우르고 있습니다.

만화의 에이전트 시스템은 기존 매체 중심의 ‘창작 → 제작 → 유통 → 소비’ 구조가 아닌, 웹툰 IP를 활용해 다양한 비즈니스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2010년대 이후 등장해 급격히 확산되었습니다. 2000년대 이후 모바일 만화나 온라인 만화에 만화를 공급하는 CP(Content Provider)사가 등장했습니다. CP사는 작가와 작품을 계약하고 유통 권리를 취득해 여러 매체에 독점적으로 공급하거나 중복으로 공급했습니다. 2019년 현재 에이전시에서도 수행하고 있는 기 본적인 사업 영역입니다.

 

다음웹툰과 네이버웹툰, 출처 : 웹툰로고


2013~2014년 웹툰이 유료화되고 비즈니스 모델이 정착하면서 에이전트 시스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하였습니다. 2012년 다음웹툰과 네이버웹툰에서 완결작 유료화와 미리보기 등의 수익 모델이 등장하였습니다.  2013년 9월 카카오페이지가 만화, 웹툰, 웹소설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변경한 이후 2014년 10월 기다리면 무료(기다무)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며 폭발적으로 트래픽과 수익이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이 시기에 에이전트 시스템도 확대되고 있었습니다.

2009년도에 설립된 에이전시 투유엔터테인먼트의 사례를 보면, 설립 이후 스포츠신문을 중심으로 여러 플랫폼에 웹툰을 공급해 수익을 올린 후 2013년 웹툰 IP를 관리하며 2차적 저작물 사업을 진행하는 투유드림을 설립하여 법인으로 전환했습니다. 2015년 투유드림은 보유한 웹툰 IP의 영상화를 진행했습니다. 

 

2015년 웹드라마 <아부쟁이 얍>, 드라마 <슈퍼대디 열>, 2016년 영화 <통 메모리즈>, 2018년 드라마 <애간장>, 영화 <독고 리와인드>, 2019년 드라마 <아이템>이 방영되었다. 2017년부터는 카카오페이지에 웹소설 원작 웹툰(노블코믹스)을 서비스하기 시작해, 2017년 <악녀는 변화한다>를 시작으로 2019년에는 <악역의 구원자>를 서비스했습니다.

 


투유드림의 사례처럼 웹툰 에이전시는 2013~2014년 이후 적극적으로 에이전트 시스템을 도입해 기획, 제작 단계로 나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신작 기획 능력이 확장되고, IP 비즈니스의 확장을 경험한 후 에이전시들은 내부에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투유드림의 경우 2017년 10월 24일 악어스튜디오를 자회사로 설립하며, 악어스튜디오의 사업영역은 웹툰 채색과 후반 작업(“국내 유명 작가의 작품들을 체계적인 과정으로 배경, 채색 등 써포팅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웹툰 제작(“네이버/ 카카오페이지/ 시리즈/ 탑툰/ 투믹스 등을 통해 서비스되는 웹툰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출판 만화의 웹툰 컨버팅 작업(“국내외 유명 출판 만화를 컬러 웹툰화 하고 있습니다.”), 로컬라이징(“국내외 유명 작품을 현지에 맞게 편집하고 있습니다.”)으로 구분됩니다.

에이전시는 웹툰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개별 작품의 저작권 ‘대행, 중계’에서 작품‘기획・개발’ 단계로 나가며 웹툰 제작에 필요한 여러 인력들을 직접 고용하거나 자회사로 설립하는 방향으로 전문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즉, 에이전시는 에이전트 시스템을 운영하는 동시에 제작 기능을 수행하며 직접 IP를 확보하는 쪽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에는 카카오페이지의 ‘노블코믹스’의 성공과 2019년부터 네이버웹툰이 도입한 ‘네이버 믹스7’이 있습니다.


노블코믹스는 웹소설 원작 웹툰을 부르는 카카오페이지의 브랜드명입니다. ‘1장 1절 1. 웹툰 IP의 확장과 융합을 위한 제작의 전문화’에서 살펴본 것처럼, 웹소설 원작 웹툰은 2015년 카카오페이지가 노블코믹스를 서비스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웹소설 원작 웹툰은 많은 원작 팬덤의 유입으로 초기 미리보기 수익과 함께 요일 연재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합니다. 

 

프로모션과 높은 순위로 인해 웹소설 원작 팬덤이 아닌 독자들이 유입되고, 이들은 다시 웹소설 독자로 전환되어 수익의 쌍끌이 효과가 나타납니다. 2015~2016년 웹소설 원작 웹툰 <황제의 외동딸>과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높은 인기 이후 2018년 <나 혼자만 레벨업>의 폭발적 성공으로 웹소설 원작 웹툰 제작 수요가 폭발했습니다. 

 

나혼자만레벨업 티저영상, 출처 : D&C WEBTOON Biz 유튜브

웹소설 원작 웹툰은 원작 저작권을 구매하고, 미리보기를 위해 많은 사전 제작을 진행해야 하며, 제작 단계에서는 웹소설 팬덤의 기대치를 충족하기 위해 후반 작업에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때문에 개인 작가의 작업보다는 제작사 구조에서 사전 투자를 통해 진행됩니다. 이를 위해 인력 구조도 변화합니다. 웹소설 원작을 찾고, 저작권을 계약하는 단계에서 기획 프로듀서가 필요하고, 원작 계약 후 각색 작가가 필요합니다. 각색 작가는 웹소설을 시나리오 형태로 각색하거나, 콘티 형태로 각색합니다. 각색이 끝나면 작화 작가가 참여합니다. 작화 작가가 작화와 컬러, 후반 작업을 모두 진행하기도 하지만 작화 이후 컬러와 후반 작업을 분리하기도 합니다. 


개인 작가의 작품과 달리 웹소설 원작 웹툰은 데이터가 축적되며 수익을 예측할 수 있게 되어 자본을 축적한 에이전시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카카오페이지는 내부에 제작 스튜디오를 구축하거나, 자회사로 스튜디오를 세우거나, 기존 스튜디오에 투자를 시행하며 적극적으로 노블코믹스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네이버웹툰이 도입한 네이버 믹스 7은 “신선한 장르와 스토리를 수혈할 수 있는 전문 웹툰 에이전시 7개 회사 ‘네이버 믹스 7’을 선정해 ‘도전만화’와 ‘베스트 도전’이라는 기존 사전 연재 평가 프로세스를 생략해주는 익스프레스(express) 시스템”입니다. “선정된 에이전시들은 독특한 장르와 경쟁력 있는 작가들을 선별하게 되는데, 이런 모형에서 본격적으로 실험하게 된 창작 시스템이 웹툰 스튜디오 시스템”입니다.

 

한류now 2021년 9+10월호, 출처 : KOFICE


한창완 교수는 <한류NOW>의 기고에서 한국의 주요 웹툰 스튜디오 현황을 총 38개 회사를 정리하며 “단순 프리랜서 어시스턴트가 아닌 파트별 정규직 작가로 분업 작업”을 기준으로 제시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재담미디어나 와이랩, 투니드엔터테인먼트, 만화가족, YJ코믹스 같은 흔히 ‘에이전시’로 분류되는 회사뿐 아니라 서울미디어코믹스(전 서울문화사)나 대원씨아이와 같은 전통적인 출판사, 그리고 펀치스튜디오, 스튜디오 질풍과 같은 전문 스튜디오까지 모두 웹툰 스튜디오로 분류됩니다.

 

국내 주요 웹툰 스튜디오 현황, 출처: <한류NOW> 2020년 7+8월호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