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놓고 사는 다양한 인물들의 유쾌한 에피소드를 다룬 <놓지마 정신줄>(글 신태훈, 그림 나승훈)! 2014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방영되었고, 인기에 힘입어 작년에는 두 번째 시즌도 나왔는데요. 이를 비롯해 웹툰과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제작이 점점 물살을 타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몇 작품을 중심으로, 웹툰,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미디어 믹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까요?

 


웹툰의 애니메이션화는 여러 차례 진행되어 오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1년,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의 일상 에피소드를 다룬 <와라! 편의점>(지강민)은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많은 호응을 얻었죠. 또한, 네이버 웹툰 <미호이야기>(혜진양)와 <쌉니다 천리마 마트>(김규삼)는 경기도 만화, 애니메이션 육성사업을 통해 단편으로 제작된 적이 있고, 강풀 원작 <타이밍>은 작년 말 애니메이션 영화로 개봉되기도 했습니다.


▲ 사진 1 애니메이션화된 인기 웹툰 <노블레스>의 주인공 라이

  

네이버 웹툰의 1세대이자, 가장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웹툰 <노블레스>(글 손제호, 그림 이광수)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노블레스>는 820년 만에 눈을 뜬 라이제르와 부하 프랑켄슈타인이 유니온이라는 조직에 대항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탄탄한 스토리와 함께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만큼, 많은 사람이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 있기를 기대했던 작품이었는데요. 노블레스 애니메이션 <노블레스 - 파멸의 시작>은 40분간의 단편으로 제작되었고, 2015년 하반기, 부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에서 공개되어 DVD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노블레스> 본편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이 작품에는 주인공 라이와 늑대인간 무자카의 관계가 악화된 이유가 담겨 있습니다. 웹툰에서 등장하지 않는 숨겨진 이야기인 만큼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해 보이는데요.


또한, 최근 <노블레스 어웨이크닝(NOBLESSE AWAKENING)>이라는 제목으로 노블레스의 본편 애니메이션도 공개되었습니다. 라인 웹툰에서 공개된 이 영상에는 본편 첫 시즌에 해당하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요. 다만 제작사는 일본의 프로덕션 I.G로, 국내 제작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 동영상 1 <마음의 소리>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웹툰계의 터줏대감 <마음의 소리>(조석)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다고 합니다.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7분의 짧은 러닝타임으로, 총 78화 분량이 될 것이라고 하는데요. 2016년 안에 만나볼 수 있을 거라고 하니, 애독자로서 기대가 큽니다. 하지만 웹툰 특유의 독창적 연출을 애니메이션에서는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웹툰이 애니메이션화 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렇듯 다양한 웹툰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있는데요. 이에는 클립 영상의 소비가 증가하고, TV 방영 대신 DVD 판매를 유통 창구로 사용해 수익을 확보하는 등 여러 배경이 있었습니다. 또한, 웹툰의 인지도와 완성도가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는 것 역시, 웹툰의 애니메이션화를 가능케 한 요인이 되겠죠?

 


웹툰뿐 아니라 게임 시장에서도 애니메이션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임 제작 회사 넥슨은 올 12월, 게임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세 작품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르피엘 - 6개의 운명>, <엘소드 - 엘의 여인>, <클로저스 : Side Blacklambs> 이렇게 세 작품이 각각 12분씩 12부작(아르피엘 11분)으로 제작된다고 하는데요. 탄탄한 이야기 구조에 이끌려 이 게임을 접하게 된 기존 사용자들도 있지만,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넥슨의 대표 간판 게임에 비하면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넥슨은 이 세 가지 게임을 애니메이션화의 대상으로 선택한 걸까요?



▲ 사진 2 넥슨에서 애니메이션화를 결정한 <아르피엘>, <엘소드>, <클로저스>

 

작품을 고르는 데에서 넥슨은 게임의 인지도보다 애니메이션화 하기에 가장 적합한 스토리에 더욱 주안점을 두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는 인기 있는 게임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기존 사용자들로부터의 수익을 얻기 위한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역으로, 애니메이션을 게임의 홍보책으로 활용해, 그를 시청한 사람들을 자연스레 게임으로 유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직접적 수익을 바라지 않되, 온라인 게임에 더해지는 관심을 통한 부수적인 이점을 누리는 것입니다. 최근 모바일 시장의 강세와 함께 상대적으로 주춤한 온라인 게임 시장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흐름이 점점 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키즈 콘텐츠에 집중되어 있던 국내 애니메이션 흐름에서 벗어나, 청소년층 이상을 타겟으로 한 작품이 다수 등장한다는 사실 또한 많은 기대를 얻고 있는데요. 하나의 IP(Intellectual property right, 지적 재산권)를 다양한 분야에 활용함으로써 IP 고유의 가치도 높이고, 연계된 산업 모두에 윈윈(win-win)으로 다가올 수 있는 웹툰-애니메이션-게임의 미디어 믹스. 아직 제작, 유통 부문이 모두 열악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이러한 시도들이 커다란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웅진

사진 1 웅진

사진 2, 3, 4 넥슨

동영상 1 네이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2016년, 우리 콘텐츠의 방향은? - 제3차 K-컬처 정책포럼

상상발전소/현장취재 2016.02.04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콘텐츠의 모습은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예전까지만 해도 마이너한 장르였던 1인 미디어가 크게 두각을 드러내기도 하고, 가족을 소재로 한 예능이 유행했다가 어느새 요리를 소재로 한 예능이 모든 채널에서 방영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 속, 과거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길을 전망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지난 1월 28일, 제 3차 K-컬처 정책포럼이 코엑스에서 열렸습니다. 올해 처음 열리는 K컬처포럼이니만큼 이번 포럼은 2015년 결산과 2016년 전망을 주제로 열렸는데요. 융복합 ‘빅킬러 콘텐츠’와 중국 충칭,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글로벌 ‘빅킬러마켓’이 만나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담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원장님의 기조연설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포럼. 많은 이들이 참석해 콘텐츠에 대한 열정을 나타내주었고, 저 또한 그 열정을 여러분께 전달해드리기 위해 다녀왔는데요! 제 3차 K-컬처 정책포럼의 현장, 함께 살펴볼까요?



▲ 사진 1. 강경석 산업분석팀장


본격적으로 포럼이 시작되었습니다. 미래를 전망하기 위해선 과거를 알아야겠죠? 과거, 즉 2015년 콘텐츠산업 결산에 대해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강경석 산업분석팀장님께서 발표해주셨습니다. 우리 콘텐츠 산업은 대부분의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요.


만화 분야의 경우, 웹툰이 다른 장르의 원천시나리오로서 각광 받으며 웹툰의 OSMU 전성 시대가 열렸습니다. 또한 ‘레진코믹스’, ‘탑툰’ 등 19금 전략을 바탕으로 한 유료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합니다.


음악 분야에서는 <쇼미더머니>, <복면가왕>, <무한도전> 가요제 등 방송을 통해 선보인 ‘방송 음원’이 음원 매출의 51%를 차지하는 등 방송의 힘이 주목되었습니다. 한편 <뉴스룸> 방송을 통해 공개된 음원 불법사재기 논란의 이슈화로 음원 ‘순위 조작’이라는 얼룩진 현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영화 분야에서는 <국제시장>, <암살>, <베테랑>의 3개 작품이 1000만 관객을 동원한 반면 230편 이상이 100만도 달성하지 못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러한 양극화 현상 심각화는 분명 타파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한편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는 어린이와 3040대의 가족 세대를 겨냥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애니메이션 흥행에 2030세대의 선호가 필수가 되었다는 변화를 보였습니다. <인사이드아웃>과 <미니언즈>는 그 대표 사례죠?


방송 분야에서는 웹콘텐츠, 특히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이용이 본격화되면서 여러 콘텐츠의 유통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1인 미디어와 MCN 산업의 성장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게임 분야에서는 e-스포츠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데요. 2015년 ‘롤드컵’을 시청한 전세계 시청자수는 3억 3,400만명이었다고 하니, 정말 놀랍죠? 한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양극화가 심각해졌습니다. TV광고마케팅 경쟁이 심각해지면서, 소규모 개발사몰의 몰락과 대형게임사의 시장 장악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지식정보 / 디지털콘텐츠 분야에서는 카카오택시, 배달서비스앱 등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겹치는 O2O 시장이 확장되어가고 있다는 점 등이 주목받았습니다. 공연/뮤지컬 분야에서는 메르스 여파로 침체된 공연계에 활로 모색을 위한 공연티켓 1+1사업이 있었는데요. 정책 시행 이후 연극, 뮤지컬 판매량이 전년대비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습니다.


캐릭터 분야에서는 ‘캐릭터’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 <스타워즈7>의 극장 수입은 1조였지만, 파생상품의 수입은 6조였다고 합니다. 또한 캐릭터브랜드 <라인프렌즈>가 중국에서 3시간 만에 15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어들였다고 하니,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2016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콘텐츠를 주도할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윤호진 정책개발팀장님께서 2016년 콘텐츠산업 10대 트렌드에 대해 발표해주셨는데요. 트렌드 1부터 10까지 함께 살펴볼까요?



▲ 사진 2,3. 윤호진 정책개발팀장


1. 이젠, 웹테이너(Webtainer)라 전해라

다양한 웹콘텐츠의 인기로 웹을 통해 재능과 끼를 마음껏 펼치는 이른바 ‘웹테이너(웹 + 엔터테이너)’의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디어 사업자들을 포함해 사람들의 관심이 유통되는 콘텐츠 뿐 아니라, 이를 생산하는 엔터테이너에게로 가기 시작하면서 그들 자체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요. <냉장고를 부탁해>의 김풍, <마이리틀텔레비전>의 이말년 등은 온오프를 종횡무진하는 웹테이너 선구자들이죠. 또한 아프리카TV와 유튜브의 스타들인 대도서관, 양띵, 윰댕 등의 BJ들은 지상파를 넘나들며 여러 플랫폼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있습니다.


2. 보다 현실처럼, 더욱 생생하게 : 실감콘텐츠의 본격화

집에 가만히 앉아서도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면 믿으실 건가요? 입체감과 고화질을 바탕으로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현장감과 실재감을 제공하는 실감영상 콘텐츠(R-contents)가 확산되고 있는데요. 모바일, 게임콘솔, TV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제공되고 있답니다. 또한 증강현실, 가상현실을 통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게임 뿐 아니라 뉴스, 다큐멘터리, 스포츠 중계 등에서도 시도되고 있으며, 드론, 360도 카메라 등 촬영기구 등의 가격 인하 등으로 확산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3. 웹툰노믹스의 만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다

웹툰이 대중화된 것은 한참 된 이야기이고, 포털 중심에서 플랫폼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각종 플랫폼에서 사랑받고 있는데요. 웹툰의 OSMU 전성 시대가 열리면서 2차 부가가치를 내기도 하고, 브랜드 웹툰이나 엡툰을 이용한 간접광고가 증가하는 등 웹툰의 수익 원천이 다양화되고 있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웹툰노믹스’가 만개한 것이죠. 이러한 웹툰의 경제적 가치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시키려는 시도들도 있었습니다. 레진코믹스는 일본, 미국 사이트를 개설했고, 탑툰은 대만으로 진출했습니다. <마음의 소리>, <신과함께>, <노블레스> 등은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는 웹툰이죠. 이러한 웹툰의 글로벌 시장 공략은 2016년에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랍니다!


4. 게임 IP 활용, 온오프 장르경계를 넘나들다

웹툰 <갓오브하이스쿨>이 게임으로 개발되는 등 다른 콘텐츠와 게임의 연계가 활성화, 다양화되고 있는 지금, 이제는 게임 IP를 활용한 사례 또한 보이고 있습니다. 뮤지컬 <묵화마녀 진서연>은 게임 <블레이드앤소울>을 가지고 만든 뮤지컬이고, 넥슨에서는 <아르피엘>, <엘소드>, <클로저스>를 활용한 애니메이션 제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게임은 온오프라인 간, 콘텐츠 장르간 융복합의 새로운 주체로 부각되어 더욱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5. 상품에 친근감을 입히다, 캐릭터 콜라보레이션

캐릭터의 힘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요! 이모티콘의 이용이 일상화됨은 물론, 캐릭터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개선되면서 이용 연령층 또한 확대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사회 각 영역에서 캐릭터 이용은 보다 보편화될 전망입니다. 갤럭시 아이언맨 에디션, s오일의 캐릭터 ‘구도일’ 등 캐릭터 마케팅은 많은 기업에서 각광받고 있고, 타요버스, 고양고양이 등 2015년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도 캐릭터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이미지를 구축했는데요. 이러한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2016년에는 캐릭터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겠죠?


6. 분산된 플랫폼의 시대, 마이크로 콘텐츠(micro-contents) 전쟁

구글에서는 ‘한국인이 향후 마이크로 모먼츠 시대를 주도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이크로 모먼츠(micro-moments) 시대란 소비자가 알고 싶고, 하고 싶고, 사고 싶은 욕구를 모바일 기기를 통해 즉시 충족하는 시대를 말하는데요. 모바일 중심 콘텐츠가 확산되고, 콘텐츠를 구매에서 렌탈하는 경향으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경향은 빠르게 우리 삶 속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또한 쪼개고 나뉘어져 다양한 플랫폼에 유통되는 마이크로콘텐츠를 소비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도 하답니다!


7. 레드 머니의 확산, 레드 콘텐츠의 역습

한국 콘텐츠에 대한 중국 자본의 지속적 유입과 영향력이 증대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친 중국 자본 투자액은 약 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고, 중국에서는 넷마블게임즈, 영실업, 초록뱀미디어 등 국내 콘텐츠 기업의 지분을 인수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에 장악당하기 보다는 그것을 활용해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잘 세워야 할 것이라고 윤호진 팀장님은 말씀하셨습니다.


8. 아날로그 소비로의 복귀, ‘오감’에 충실해지다

디지털 시대이지만 종이책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중고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편안하게 책을 읽고 다양한 문화상품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변신한 대형서점은 스마트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거라 할 수 있습니다. 홍대 웨스트브릿지, 압구정 핑가스존 등은 복고형 음악감상공간을 통해 ‘청각’ 또한 아날로그로 복귀하고 있으며, ‘후각’, 즉 향기를 통한 힐링이 널리 퍼지면서 대한민국은 향기에 빠져 2015년을 보냈습니다. 그에 힘입어 2015년 하반기 디퓨저 판매량은 302%로 급증했다고 하네요. 이렇게 디지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오감을 활용해 느끼는 소비가 활성화되고 있답니다.


9. 콘텐츠와 비즈니스의 결합, 커머셜 콘텐츠의 확산

콘텐츠 따로, 비즈니스 따로였던 시대는 가고, PPL, 네이티브 광고, 브랜디드 콘텐츠 등 콘텐츠 자체에 광고, 마케팅, 구매, 결제가 녹아 있는 브랜디드 콘텐츠가 확대되었습니다. 패션 웹드라마에서는 배우들이 입은 패션 아이템 정보를 함께 제공하고 직접 구매로 연결시키며, 키즈방, 먹방, 게임방, 뷰티방 등의 BJ 콘텐츠들과 상품이 연계되어 마케팅이 진행되기도 합니다. 또한 메시지를 콘텐츠 형태로 제공하는 네이티브 광고가 광고 효과를 높이기도 하죠. 이러한 커머셜 콘텐츠는 마케팅 효율성을 제고하지만, 지나친 상업화는 콘텐츠에 대한 신뢰와 품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이기도 합니다.


10. 한류 확산 전략의 재구성, 세밀하게 강력하게

지금 한류는 일본의 혐한류 지속과 중국의 위협적 성장으로 인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바탕으로 계속해서 한류의 확산을 주도해야 합니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기 위해 멀티 아방가르드, 즉 이종간의 교배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며, 이를 시장규모, 한류 호감도, 전략적 중요성에 기반을 두고 주요 시장을 거점화해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것 또한 한류 확산의 키입니다.



▲ 사진 4. 종합 토론 현장


글로벌 콘텐츠산업의 이슈와 전망, 그리고 콘텐츠 분야 소비 동향과 전망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 후 콘텐츠 산업 전문가들의 토론이 시작되었는데요!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그중 몇가지 주목할 만한 이야기를 꼽아보았습니다!


음악 분야에서는 CJ E&M 음악사업부문의 안석준 대표님이 ‘음악콘텐츠를 뛰어 넘어 K-Fasion 등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패키지로 연관시켜 노출시킨다면 외부에서 우리 K-pop에 대한 관심을 더 지속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현재 강조하고 있는 융복합 콘텐츠에 더해 맥락 속에서 즐기는 K-콘텐츠가 지속과 확산의 키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답니다.


게임 분야에서 웹젠의 천삼 실장님은 ‘정부 부처와 유저들이 동참해 인디게임이 살아남을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2015년 결산에서도 언급했듯, 모바일게임은 현재 빈익빈부익부의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데요. 언제부터인가 유명 연예인들을 내세운 게임 광고가 증가했고, 그렇지 않은 게임은 이름조차 제대로 알 수 없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의 타파가 시급합니다.


만화 분야에서,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박석환 교수님은 ‘웹툰은 컬러와 에피소드 기반의 스토리 컨텐츠로, 미국형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과 일본형 만화를 좋아하는 이들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는 컨텐츠’라며 웹툰이라는 한국의 독자적 형식을 해외에도 알릴 수 있도록 힘써야한다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융복합 분야에서 지디넷 미디어연구소 김익현 소장님은 네이티브 광고 등 ‘콘텐츠’를 활용한 것들에 대해 우려를 이야기하셨는데요. ‘콘텐츠답게 포장하면 이용자가 열광할 것이란 건 착각이며, 기술적 투자가 선행되어 콘텐츠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이야기하셨습니다.


긴 시간 동안 모두가 자리를 지킨 채 콘텐츠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했던 제 3차 K-컬처 정책포럼. 유형에서 무형으로 소비가 변화하고 있고,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콘텐츠의 형식들이 어느새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콘텐츠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다가와 있으며, 우리도 모르게 하루에도 몇 십 개, 몇 백 개의 콘텐츠를 접하며 살아가는데요. 과연 2016년이 이번 포럼에서의 전망대로 잘 흘러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봐주세요!


Ⓒ 사진 출처

표지, 사진 1-4. 직접 촬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저는 해마다 연말이면, 이번엔 어디에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살지 고민하고는 합니다. 이때, 저의 판단 기준은 케이크 자체가 아닌, 케이크와 함께 증정되는 '캐릭터 상품'입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연말이 되면 캐릭터 인형에 대한 이야기와 '인증샷'들로 SNS가 떠들썩하기도 한데요.


이처럼,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캐릭터 상품'은 베이커리나 패스트푸드점의 주요 프로모션 전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입니다. 본질을 뛰어넘는 캐릭터의 힘이죠. 지난 주말, 우리가 이토록 좋아하는 캐릭터들이 한곳에 모였다고 하는데요. 바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코엑스가 주관하는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5>입니다. 12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코엑스 C·D1 홀에서 진행되었던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5>, 올해는 국내외 300여 개의 캐릭터, 그리고 800여 개의 부스가 마련되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데요. 제가 방문했던 페어 첫날, 개막식과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해드리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에 맞추어 빨간색 산타복을 입고 무대에 오르신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님께서는 "해마다 7월에 진행되던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가 메르스 때문에 연기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12월에 개최되었는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추어 개막하게 되어 뜻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 사진 1.  크리스마스 시즌 분위기에 맞춰, 산타복을 입고 개회사를 진행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원장님.


이어서 무대에 오른 박인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님께서는 "캐릭터 산업은 타 장르와 융합 창출이 가장 쉬운 분야"라면서, 캐릭터 산업에의 기대감을 나타내셨습니다. 또한, "내년에는 생활 속 다양한 캐릭터 발굴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캐릭터 공모전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우리 삶 속 곳곳에 캐릭터가 스며들도록, 그리고 한국에서 더 나아가 전 세계인에게 우리 캐릭터가 사랑받을 수 있도록 정부 역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개회사와 환영사가 끝난 이후, 하스브로의 Claire Gilchrist 아시아 부사장님께서는 "캐릭터 성공의 비밀! 라이선시에 있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하셨습니다. 하스브로는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등 미국의 탑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디즈니, 마블 등 유수의 캐릭터 업체와 협력관계에 있는 회사인데요. 하스브로는 캐릭터 산업에만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인 '라이선스'를 통해 패션업계·출판계·영화·TV 애니메이션까지 진출하고 있다고 해요. 캐릭터 페어 중에 개봉하는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리고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될 <Robot in Disguise>의 이야기를 들으며, 하스브로야말로 차관님께서 강조하셨던 타 장르 간 융합 창출의 모범이 되는 기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사장님의 연설이 끝난 후,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의 개최를 축하하는 공연이 이어졌는데요. 토끼 캐릭터인 하트래빗과 함께 탄생한 '캐릭터 걸그룹'이죠. "하트래빗걸스"가 무대에 오르자, 깜찍하고 앙증맞은 무대에 모든 관람객들은 무장해제된 듯 무대에 빠져들었습니다. 이후 정품 사용을 서약하는 핸드프린팅 행사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명실상부 한류 아이돌, 인피니트와 마마무가 참여해서 자리를 빛냈는데요. 인피니트와 마마무는 이날 정품 캐릭터 사용을 몸소 실천하고 홍보하는 "캐릭터 사랑 수호천사"로서 위촉받고, 각 멤버들을 똑 닮은 캐릭터를 선물 받기도 했습니다.


▲ 사진 2. 축하공연 중인 하트래빗걸스 


▲ 사진 3. 캐릭터 정품사랑 핸드프린팅 서약식



개막식이 끝나고 나서 페어를 둘러보니, 코엑스 C홀과 D1 홀을 가득 채운 캐릭터 기업관·차세대 캐릭터관 부스에서는 각종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체험형 프로그램이었는데요. 부모님과 함께, 각종 캐릭터 상품을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가 많았습니다. 이날 어린이들은 부모님과 함께 종이를 접고, 풀을 붙여서 <안녕 자두야>의 자두 캐릭터 페이퍼토이를 만들기도 했고요. <로봇트레인>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직접 변신시켜보기도 했습니다. 또한, 밑그림을 따라 크레파스로 채색하면서, 직접 캐릭터 에코백을 만들어보는 구름빵 부스에서도 유쾌한 웃음소리가 이어졌답니다.


▲ 사진 4. 부모님과 함께 <안녕 자두야>의 자두 캐릭터 페이퍼 토이를 만들고 있는 어린이들 


▲ 사진 5. <구름빵> 캐릭터 에코백을 만들기 위해 크레파스로 색칠하고 있는 어린이들


또한, 이번 페어는 개성 만점 캐릭터들이 총집합한 볼거리 역시 풍성했는데요. 평소 TV에서 주로 접하던 캐릭터들이 눈앞에서 펼치는 멋진 공연을 보기도 하고, 좋아하던 캐릭터들이 한 곳에 전시되어 있는 모습에 오랜 시간 동안 진열장 앞을 떠나지 못하는 어린이들이 무척이나 많았습니다. 페어를 찾은 어린이들이 활기차게 뛰어놀 수 있는 플레이존 역시 곳곳에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라바> 부스의 볼 풀에서 어린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모습은, 요즘 아동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라는 키즈카페를 보는 듯했습니다. 조그맣게 제작된 <꼬마버스 타요>를 타고 스피드를 즐기는 어린이들의 표정 역시 무척이나 밝았고요. 스크린을 이용해서 캐릭터 게임을 즐기는 어린이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다트 게임을 배우는 어린이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하기도 했습니다.


▲ 사진 6. <출동! 슈퍼윙스>의 캐릭터들이 펼치는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관람객들 


▲ 사진 7. 캐릭터 서적을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었던 <아이러브캐릭터> 부스 


▲ 사진 8. <터닝메카드> 진열장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관람객들.

<터닝메카드>는 온라인 쇼핑사이트 옥션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장난감 판매량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 사진 9. 실제와 똑 닮은 아기 인형의 모습에 신기해하는 어린이 관람객


▲ 사진 10. <꼬마버스 타요> 위에 올라타고 레일 위를 달려보는 어린이들


▲ 사진 11. 인기 만점! <라바> 부스에 마련된 볼 풀


풍성한 선물을 받을 수 있는 이벤트 존은 역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부스 중 하나였어요. 아이코닉스가 운영했던 <뽀롱뽀롱 뽀로로> 부스에서는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뽀로로 산타에게 소원을 비는 엽서를 쓰고 있었는데요. 추첨을 통해 당첨되어 자신이 쓴 사연이 읽힌 어린이는 무대에서 큰 선물을 받아가며, 함박웃음을 지었습니다. CJ E&M 부스에서는 <요괴워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맞혀서 선물을 받으려는 어린이들의 열기가 뜨거웠고요. 룰렛을 돌리면 뽀로로가 그려진 음료수를 받을 수 있었던 팔도 부스 역시, 줄이 짧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 사진 12. '뽀로로'가 그려진 상품을 획득하기 위해 줄을 서서 룰렛을 돌리는 참가자들


▲ 사진 13. <요괴 워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맞추기 위해 손을 든 어린이.


이처럼 즐거운 곳에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이 빠질 수는 없겠죠?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에서는 다양한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풍성하게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캐릭터 인형으로 만들어진 대형 캐릭터 크리스마스트리 앞은, 산타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는 친구들로 계속 붐볐습니다. 캐논코리아 부스 역시 크리스마스 소품을 배경으로 관람객의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고요.


가장 인기가 많았던 것은 역시, '걸어 다니는 포토존', 캐릭터 인형들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산타복을 입었던 뽀로로, 캐릭터에 빙의된 듯 시종일관 캐릭터와 꼭 맞는 제스쳐와 인사를 선보였던 <쿠키런>의 블랙베리맛 쿠키, G BUS TV를 통해 특히 경기도지역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캐릭터로 자리 잡은 <스푸키즈>의 프랑키 등, 개성 만점 캐릭터들은 줄곧 장내를 누비며 어린이들과 인사를 하고, 같이 사진 촬영을 하고, 캐릭터 퍼레이드에도 참여했는데요. 함께 사진을 찍다 보니, 짧은 거리를 이동하는 데에도 무척 많은 시간이 걸릴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습니다.




▲ 사진 14-16. 행사장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는 스태프들이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고,

부모님들이 직접 자녀들의 모습을 담기도 했다.



▲ 사진 17-18. 관람객들에게 인사하고, 함께 사진을 찍으면서 높은 인기를 구사했던 캐릭터 인형들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5>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그리고 경기콘텐츠진흥원 부스도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하는 정품사용홍보관 부스에서는 똑 닮은 캐릭터들을 보면서, 어떤 캐릭터가 진품인지를 가려내려는 참가자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고심 끝에 버튼을 눌렀지만, 틀렸다고 빨간 불이 표시될 때! 탄식을 내뱉으면서도, 성인들조차 분별하기 어려운 위조품의 퀄리티에 새삼 놀라는 참가자들이 많았어요.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는 볼 풀을 마련해서 어린이들이 뛰놀 수 있도록 하고, 포스트잇을 붙여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들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개장한 지 몇 시간 되지 않았음에도 트리가 완성되고, 참가자들의 사진이 테이블에 빼곡히 채워질 정도로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 사진 19.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운영한 정품사용관 홍보부스.

정품과 가품을 구별해내기 위해 꼼꼼하게 살펴보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 사진 20. 포스트잇을 붙여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사진을 촬영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던 경기콘텐츠진흥원 부스.


행사장 곳곳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다 보니 하루가 훌쩍 가버렸는데요.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며 폴짝폴짝 뛰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저 또한 동심으로 돌아간 듯 들뜨기도 했고요.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하는 말에 귀 기울이면서 저 또한 오랜만에 마냥 신나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캐릭터는 분명,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존재입니다. 캐릭터 상품에 자꾸만 시선이 가는 것은, 예쁘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이죠.


이러한 심미적인 기능 외에도, 캐릭터는 시선을 끄는 존재이기에 메시지를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같은 교통규칙이더라도, 줄글로 되어있는 안내판보다는 <로보카 폴리>의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규칙이 귀에 더 쏙쏙 들어오는 거처럼요. 이번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5>는 한국, 그리고 더 나아가 전 세계를 집중하게 하는 캐릭터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서울 캐릭터·라이선싱 페어 2015>의 현장 이야기는 앞으로도 상상발전소에 계속 이어질 예정인데요.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상상발전소를 계속 주시해 주세요!


ⓒ 사진 출처

사진 1-3. 한국콘텐츠진흥원 홍보협력처 제공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 만화가들이 모여서 대작을 탄생시키는 작업실과 만화박물관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죠. 바로, 부천만화영상진흥원에서 201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대통령상에 빛나는 박용제 작가님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박용제 작가님께서는 자신의 작품 <갓 오브 하이스쿨>이 장르를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고마워 하시면서도, 진지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해주셨는데요. 박용제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만나볼까요?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 사진1.질문에 성심껏 답해주시는 박용제 작가님


안녕하세요, 박용제입니다. 저는 2008년 <쎈놈>으로 네이버 웹툰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등단했습니다. 지금은 동일 사이트에 <갓 오브 하이스쿨> 만화를 연재하고 있고요.

현재 연재 중인 작품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해보자면, 우선 기본적으로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웹툰이고요(웃음). 그 다음에 액션 만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강한 적을 쓰러뜨리면 더 강한 적이 나타나고, 또 그 적을 쓰러뜨리면서,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그렇게 적과 맞서 싸우면서,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만한 동료도 만나고, 우정도 다져가고, 전형적인 소년 만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Q2 전작 <쎈놈>과 현재 연재 중인 작품 <갓 오브 하이스쿨>은 모두 액션 장르물입니다. 

- 전작에 비하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갓 오브 하이스쿨>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무엇이 있을까요?


궁극 액션 웹툰…?! 하하하하. 처음 <갓 오브 하이스쿨>을 연재하면서,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싶었거든요. 원하는 곳까지, 끝까지 치달아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그게 전작 <쎈놈>과 달라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첫 작품 <쎈놈>을 연재할 때는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과 예술성을 쏟아 부었던 것 같아요. 작가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작가주의를 표방하기도 했고요. 소위 말하자면, ‘각 잡고’ 그렸던 거죠. 그러다보니 문제점이 발생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이 점점 무거워진다는 거였어요. 후반부 작업을 하면서 ‘만화라는 장르는 이것보다 가볍고 자유로워야 하지 않을까’, ‘자기만족을 위한 작품이 아닐까’하면서 반성을 해봤습니다. 너무 무리하면서 작업을 하니깐 건강상으로도 무리가 왔고요. 그래서 <갓 오브 하이스쿨>을 시작하면서는 전반적으로 힘을 빼고, 가볍고 재미있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 액션물에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가님께 영향을 미친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만화에 처음 빠지게 된 계기는 역시 <드래곤볼>입니다. 그걸보면서, 이런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는데요. 아무래도 만화라는 장르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드래곤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액션 장르로 그 관심이 이어진 것 같아요. 액션이 많이 등장하지만, 스토리 전체로 보면 소년만화라고도 할 수 있겠죠. 

국내 작품 중에서는 이명진 작가님의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을 즐겨봤어요. 또한 문정후 작가님의 <용비불패>역시 즐겨봤는데요. 요즘 작가님께서 <고수>를 연재하시면서 좋은 평을 받아서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양재현 작가님의 <열혈강호>역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 박용제 작가님만의 액션 씬 연출 노하우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콘티를 많이 짜는 것이 제 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제가 짠 콘티의 1/3 정도거든요. 일단 300%의 콘티를 짜서, 그 중 베스트 컷만 추려서 100%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콘티를 계속 보면서, 어떤 컷을 택하면 독자들에게 긴박감과 몰입감이 전달될 수 있을 지 무척 많이 고민합니다. 


Q3 작가님의 작업 싸이클은 어떻게 되나요?


<갓 오브 하이스쿨>이 금요일에 업로드되기 때문에, 마감은 목요일 저녁 여섯 시에요. 마감이 끝난 직후부터 금요일까지는 최대한 휴식을 취합니다. 잠도 자고, 밀린 영화도 보고요. 그리고 토요일부터는 다시 콘티 작업에 들어가요. 저는 콘티를 짤 때, <나이트런>을 연재했었던 김성민 작가님이랑 같이 짜는데요. 일단 대략적으로 짰던 서로의 콘티를 보고, 피드백도 해 주고요. 일종의 스터디 그룹 같은 셈이죠. 대략적으로 짜놓은 콘티를 계속 다듬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콘티를 확장하며 변형해봅니다. 어떤 방향이 가장 좋을까 계속 고민하는 것이죠. 그리고 늦어도 화요일 저녁부터는 작화 작업에 들어가요. 사실 콘티를 짤 때는 계속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잠도 좀 많이 자는 편이에요. 그런데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그림을 그릴 때는 이미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현실로 구현해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면 시간까지 최대한 줄여가면서도 분량을 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육체적 노동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랄까요(웃음) 그래도 어떻게든 평균 수면시간은 여덟 시간 정도로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초반에 체력을 많이 소진해버리면, 후반부에 들어서 삶이 무척이나 피폐해 지거든요. 특히 장기연재의 경우에는 체력이 후반부 작품 퀄리티에도 영향을 미칠 때가 많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4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보니, 댓글도 엄청 많이 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작가님께서는 댓글을 잘 챙겨보시나요?


초반에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어봤어요. 그런데 <갓 오브 하이스쿨> 중간부쯤 됐을 때 깨달은 건데, 제가 댓글에 ‘휘둘리고’ 있더라고요. 댓글에 한번 얽매이기 시작하면, 그 프레임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다시 말하자면, 독자들이 원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독자들이 바라는 대로 작품을 진행하면 독자들이 좋아할까요? 아니요, 100% 실망합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자신이 상상한 것 그 이상의 것을 원하거든요.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독자들이 여기까지 이해하고 있구나, 이런 것을 파악하기 위해 댓글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Q5 <갓 오브 하이스쿨>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게임으로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 게임 제작 단계에 직접 참여하셨다면, 어떤 부분을 담당하셨나요?


게임은 올해 5월에 출시되었지만, 사실 게임 제작을 시작했던 것은 5년 전부터예요. <갓 오브 하이스쿨>연재 초반부부터 게임화를 계획했던 것이죠. 최근 화에서 “진모리가 사실 제천대성이었다” 이런 설정이 드러났는데요. 지금이야 이런 설정이 알려졌지만, 게임 제작에 막 돌입했을 때는 5년 전에는, 한창 1부가 연재 중이었어요. 물론 게임 시나리오에서 만화보다 먼저 이런 사실이 등장하면 안 되겠죠.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게임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제작자들은 알고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앞으로의 시나리오나 흐름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는 것까지, 저는 딱 그 정도만 참여했습니다. 지금 나온 결과물은 몇 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만들었던 게임이라는 점을 유저 분들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사진 2. 전생을 깨달으며 각성한 <갓 오브 하이스쿨>의 주인공 진모리. 자신의 작품 안에 <서유기>를

독특한 시선으로 녹여낸 박용제 작가님의 시도는 많은 호평을 받았다.


- 게임을 직접 해보신 적 있는지, 그리고 게임을 해보셨다면 그 소감이 궁금합니다.


물론 해봤습니다. 감동적이었죠. 제가 만들었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만화를 그리면서, 이렇게 움직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그대로 재현한 부분도 신기했고요.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구현해 낸 것도 신기했어요.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차트 상위권에 꾸준히 있는 것을 보니깐 좀 더 복합적인 감정이 떠올랐는데요. <갓 오브 하이스쿨>이 웹툰이란 미디어에서, 게임이라는 미디어로 장르를 옮겨갔는데도 여전히 통한다는 것이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수 년 간 고생을 정말 많이 했던 게임 개발자들의 노력에 감사하기도 했고요.


▲ 영상 1. <갓 오브 하이스쿨> 홍보 영상 – 버스 정류장 편


Q6 게임도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열쇠고리나 피규어 등 캐릭터 상품 또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갓 오브 하이스쿨> 캐릭터의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던 것이 그 비결 같아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마련인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심도 있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한 명 만드는 것보다는, 재미있고 단순한 캐릭터를 수백 명, 수천 명 만드는 것을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갓 오브 하이스쿨>은 그런 제 성격을 잘 반영한 작품이죠. 작품을 보면, 대결에서 패배한 캐릭터는 곧바로 사라지거든요. 오히려 등장인물이 복합적이지 않아서, 지하철에서 짧은 시간 동안 웹툰을 넘겨보는 독자층에게 잘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 짧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캐릭터, 그리고 주인공을 모두 포함해서요. 작가님께서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제가 만든 캐릭터는 모두 다 소중하고 애틋하죠. 그래도 굳이 한 명을 꼽아보자면, 요즘 가장 감정이입 하고 있는 캐릭터는 한대위에요. 예전에는 진모리에게 가장 애착이 강했는데, 요즘은 한대위와 유미라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이들의 입장을 더 심층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사진 3. 작가님이 요즘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캐릭터라고 밝힌 ‘한대위’.


Q7 요즘 콘텐츠사업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OSMU(One Source Multi Use)인데요. <갓 오브 하이스쿨>은 원작 만화에서 머무르지 않고, 캐릭터 상품과 게임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 트렌드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OSMU 콘텐츠로서 확장 범위에 대한 작가님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이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마지막 꿈은 역시, TV 방송용 애니메이션 제작이죠. 제가 그린 만화가 TV에서 방송되는 것을 본다면 그보다 더 큰 꿈은 없을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제작은 제 마지막 꿈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사진 4. <갓 오브 하이스쿨> 열쇠고리. <갓 오브 하이스쿨>의 캐릭터는 열쇠고리, 피규어, 타투스티커, 공책 등 다양한 캐릭터상품으로 개발되면서, 웹툰 캐릭터 OSMU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Q8 <갓 오브 하이스쿨>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후에 구상 중인 다른 작품이 있는지, 현재 작품과는 어떤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의 향후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사실 어떤 작품을 진행하면서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른 문제인데요. 저는 지금 연재 중인 <갓 오브 하이스쿨> 말고는 완전히 백지 상태에요. 이 작품이 지금 막 클라이맥스에 치닫고 있는데, 다른 작품을 구상할 여력은 없죠. 비행기에 비유해보자면, 비행기를 이륙시키고 안정 고도해 진입시키는 것까지는 잘 조종했는데, 이제 가장 큰 문제인 착륙하는 시기가 남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비행기 사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착륙시잖아요. 지금 작품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 동안 벌려놓았던 모든 것들을 잘 주워 담으려고 하고 있어요 하하하.


Q9 201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대통령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략한 소감을 부탁드려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쁩니다. 처음 전해 들었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사실 믿기지가 않아요. 저는 등단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었거든요. <쎈놈>을 준비할 때, 매번 작품 연재가 거절당하면서 ‘나 만화 그려도 되나?’ 하면서 깊은 좌절감에 빠졌을 때가 있어요. 그때, 네이버 연재 허가가 나면서 ‘그래, 나 이제 만화 그려도 되겠구나’ 하면서 자신을 다잡았는데요. 이번 대한민국 만화대상은 ‘너 만화가로서 잘 하고 있어, 너에게 맞는 길을 가고 있어’ 하면서 다독여주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큰 힘이 되는 상이고,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의 상이죠. 사실 이 상은 제가 앞서 언급했었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들이 앞서 받았던 상이거든요. 그런 상을 올해 제가 받는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벅차기도 합니다.


Q 10 만화, 또는 웹툰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만화계는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만 그려낸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만화가라고 하면 화가의 하위 호환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정말 어딜 가서도 인정을 못 받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싸인회를 개최했을 때, 어떤 분들께서 오셔서 그러더라고요. “자식이 만화가를 꿈꾸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고요. 이런 부모님을 볼 때면 ‘이 정도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졌구나’ 싶어서 참 기쁜데요. 그러니 만화가를 꿈꾸는 여러분들께, 포기하지 말고, 많이 생각하시고, 열심히 노력하시고, 좋은 작품을 꼭 구상해보라는 말을 해 드리고 싶어요.


▲ 사진5 <갓 오브 하이스쿨> 스틸 컷


인터뷰 진행 내내, 박용제 작가님께서는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태도로 답변을 해 주셨는데요. 덕분에 인터뷰 현장 분위기는 무척이나 훈훈했습니다. ‘만화계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씀하시는 박용제 작가님을 보면서, 대한민국 만화산업의 밝은 미래를 엿본 듯해서 저 또한 무척이나 설렜는데요. 또한, 조만간 TV를 통해서 <갓 오브 하이스쿨>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박용제 작가님의 대한민국 만화대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코엑스에서 국제콘텐츠콘퍼런스(DICON)가 한창이던 11월 18일 수요일,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미래정책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인 2015 제2차 K컬처 정책포럼이 동시에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정책포럼은 게임, 방송·음악, 그리고 만화/웹툰·애니/캐릭터, 이렇게 세 가지 세션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요. 각 세션별로 산업 현황을 간략하게 정리한 후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을 제언하고, 이에 관해 토론한 뒤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받는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동 주최하고, 네이버 문화재단이 후원했던 제2차 K컬처 정책포럼.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중심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원장님께서 K컬처 정책포럼의 성격을 정의하는 인사 말씀을 하셨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이 포럼은 연초 신설된 미래정책개발팀을 중심으로, 콘텐츠산업의 이슈와 과제를 발굴하는 자리"라면서, "오늘 제기될 다양한 의견들이 글로벌 빅 킬러 콘텐츠를 위한 국가 정책으로 수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한국인들의 게임에 대한 열의, 그리고 게임 실력은 정말 놀랍습니다. 올해 유럽에서 열렸던 <LoL 2015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결승에서 한국 팀끼리 맞붙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죠. 또한, 개발사가 수개월 동안 개발했던 에피소드와 신규 맵을 단 하루 이틀 만에 모두 클리어하는 유저가 다수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게임산업은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한국의 게임산업은 '생존'이 화두로 떠올랐을 만큼 위기라는 말을 듣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분야가 성장하면서 PC·온라인게임 산업의 성장률은 큰 폭으로 낮아졌으며, 게임산업 인재 채용도 힘든 실정이라고 하네요.


▲ 사진 1. 게임세션 미래정책을 제안하는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이기욱 외래교수


▲ 사진 2. 게임세션 토론 모습. (왼쪽부터 김성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사무국장, 윤준희 한국게임개발자협회장, 권택민 가천대 IT대학원 교수, 이창희 매경게임진 국장, 이기욱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외래교수)


한국게임개발자협회의 윤준희 협회장님께서는 "신규 개발자들은 게임을 만들겠다는 열의를 갖기보다, 게임 회사를 그저 하나의 '직장'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하셨습니다. 또한, 매경게임진 이창희 국장님께서는 신규 국산 온라인게임 출시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머지않은 미래에는 1년 내내 국산 온라인 게임이 하나도 출시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충격적인 전망을 하셨는데요.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개발이 중단되었던 기존 게임들에 대해 새로운 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스텝업 게임 강소기업 지원 정책이 제시되었습니다. 또한, 관련학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잡페어를 개최하고, 인디게임 공모전 등을 통해 게임 다양성을 확보하는 인디게임 인사이트 스트리트 조성 정책 역시 화두에 올랐습니다.


미래를 위한 차세대 블루오션으로는 VR 게임산업 분야가 제시되었는데요. KT 경제경영연구소는 "VR 게임은 일부 얼리어댑터의 전유물로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면서 VR 게임의 대중화를 회의적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나 인지 부조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는다면, VR 분야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엄청난 산업파급력을 지닐 수 있다고 해요. 따라서 아케이드 게임이나 테마파크를 비롯한 더 많은 분야에서 VR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종합적 지원계획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방송산업 분야의 화두는 '저작권'과 '관광산업과의 연계'였습니다. 공정한 콘텐츠 거래와 효율적인 한류를 위하여, 국내 또는 해외에서의 불법 유통되는 방송콘텐츠를 근절하는 것이 필수적인데요. 개별 사업자 단위의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정부 차원에서 K-방송콘텐츠 글로벌 천리안 프로젝트를 통해 이에 대처하기로 하였습니다. 콘텐츠 유통에 대한 모니터링부터 데이터 수집, 그리고 저작권 분쟁에 대한 지원까지 정부가 담당하면서, 효율적으로 저작권을 관리하는 것이죠.


K-드라마 촬영·투어 활성화를 위한 코리아 스튜디오 역시 주목받은 정책인데요. KBS 플랫폼개발사업부의 서지희 부장님께서는 성공적인 사례로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을 언급하셨습니다. 국립공원 내에 지어진 <태조 왕건> 세트장의 관광지화 성공 이후, 이와 비슷한 성격의 시도가 우후죽순 생겨났다고 해요. 그러나 성공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는데요. 무조건 도전하기보다, 더 조직적인 계획에 따라 스튜디오와 세트장이 설립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영화 <해리포터>를 촬영했던 스튜디오, 그리고 드라마 <셜록> 촬영지와 셜록 홈즈 박물관으로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영국의 사례가 떠오르면서,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정책이었어요.


▲ 사진 3. 방송·음악세션 정책 토론 모습. (왼쪽부터 박주연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서지희 KBS 플랫폼개발사업부 부장, 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재범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 이윤혁 LIAK 사무국장, 이종현 마스터플랜 대표)


음악산업에서 가장 강조된 정책은 뮤직비즈니스 루키 육성이었습니다. 케이루키즈와 헬로루키 등 신인 아티스트를 위한 프로그램은 마련되어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 실시하는 음악 비즈니스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해요. 따라서 음악산업 종사 희망자를 파악하고, 교육을 제공한 후 더 나아가 실무 경험까지 쌓을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고 합니다. 


또한, 운영난을 겪고 있는 홍대 인근 소규모 공연장과 지역 거점별 라이브 공연장을 위한 정책 역시 제시되었습니다. '잠'재력 있고 '수'준 높은 라이브 공연장을 지원하는, 라이브뮤직 잠수함 프로젝트인데요. 불과 한 달여 전, 운영난을 견디지 못해 문을 닫은 홍대 인근 공연장 살롱 바다비를 떠올리면서, 이 정책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퍼포먼스가 핵심인 K-POP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음악 영상물 제작지원 프로젝트, K-뮤직 온에어 프로젝트 역시 핵심 과제로 주목받았는데요. 다만, 마스터플랜 이종현 대표님께서는 음악이 공공재가 되어버린 현재 상황을 지적하며, "음악 콘텐츠에 대한 비용을 치르지 않고, 유튜브를 이용해서 음악을 무료로 듣는 상황은 지양되어야 한다"고 조언하셨습니다.



마지막 세션에서는 만화/웹툰, 그리고 애니/캐릭터산업에 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 박석환 교수님께서는 본격적인 3세션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웹툰은 물론 만화의 하위장르에 해당하지만, 웹툰이 한국에서 시작된 데다가 관련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으므로 "만화산업"이 아닌 "만화/웹툰산업"으로 명명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현재 만화/웹툰산업의 화두는 OSMU라고 할 수 있는데요. <미생>, <냄새를 보는 소녀> 등 수많은 웹툰은 원작의 인기를 바탕으로 동명의 드라마가 제작되었습니다. 또한, 게임 <갓 오브 하이스쿨> 역시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올해 출시되었음에도 수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이렇듯, 트렌드가 되어버린 OSMU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하여 만화/웹툰 원작자와 2차 활용을 원하는 창작자를 중개하고, 더 나아가 다양한 유형의 융복합 콘텐츠를 목표로 하는 만화경 프로젝트가 많은 사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또한, 웹툰의 세계진출을 지원하기 위하여 해외 현지에 거점지역을 설정하고 현지 작가·출판사와 적극적은 연계를 꾀하는 글로벌 웹툰 실크로드 구축 프로젝트, 그리고 국제적 규모의 웹툰 글로벌 페어를 개최하는 방안이 논의되었습니다.


▲ 사진 4. 애니메이션 분야 주제 발표 중인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 사진 5. 만화분야 토론 모습. (왼쪽부터 박석환 한국영상대 만화콘텐츠과 교수, 이종규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전공 교수, 오태엽 대원씨아이 본부장)


애니메이션/캐릭터산업 분야에서는 캐릭터 창작/유통 클러스터 조성이 시급한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출판사, 인쇄소 등 600여 개 출판 관련 업체들이 입주해있는 파주출판조합단지가 참고 사례로 제시되었는데요. 이처럼 관련 업체들이 모여있으면 정보를 교환하기 쉽고, 운송 비용도 절감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관광명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해요.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한창완 교수님께서는 캐릭터 업체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물류창고, 캐릭터 콜센터, 그리고 연구소에 이르기까지 관련 업체가 한곳에 모여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이날 많은 공감을 얻었던 또 다른 정책은 캐릭터 브랜드 자산가치 평가에 관한 것인데요. 현재 수많은 업체가 자신의 캐릭터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측정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해요.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공신력 있는 캐릭터 브랜드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객관적 수치 정보가 마련된다면, 투자 유치 등에 있어서도 한층 더 유리하겠죠?


이날 K컬처 정책포럼에 참여한 덕에, 콘텐츠산업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시각에서 제시되는 미래 정책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요. 한국의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 정말 많은 분이 산업 현황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최대한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정성을 기울이는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던 기회였습니다. 이렇게 노력하는 정계·학계·언론계 그리고 현업인들이 계시기에, 그리고 발제와 토론을 경청한 참석자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의 장래는 밝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는데요. 이날 제안되었던 모든 정책들이 조금 더 논의를 거치면서 보완되기를, 어려움 없이 실행으로 이어지기를, 그래서 초기의 기대 목표를 꼭 이루어내기를 기대하고 응원합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구름빵>이라는 만화, 여러분은 알고 계신가요? 같은 이름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TV에서 방영한 만화가 큰 인기를 끌게 되면서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소품이나 뮤지컬, 문구 용품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만화는 사실 우리나라 강원도의 강원정보문화진흥원에서 제작했다고 합니다. 즉, <구름빵>의 성공 사례는 지역 콘텐츠 산업이 큰 성공을 이룬 예라고도 볼 수 있겠죠.


지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는 글로컬 콘텐츠 페어가 열렸습니다. 올해 처음 개최된 이 행사는 지역만의 특색을 갖춘 다양한 콘텐츠로 지역 콘텐츠산업을 개발하고 나아가 문화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꾀하기 위해 마련되었는데요. <구름빵>처럼 뛰어난 지역 콘텐츠들이 한자리에 모인 글로컬 콘텐츠 페어의 시작, 상상발전소에서 담아보았습니다. 



설화놀이터, 추억놀이터, 정글놀이터, 상상놀이터, 모험놀이터, 미래놀이터 총 6개의 테마파크로 구성된 글로컬 콘텐츠 페어에서는 총 45개의 지역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아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캐릭터들로 구성된 놀이 공간부터, 부모님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추억의 공간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흡사 놀이공원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 사진 1 글로컬 콘텐츠 페어 입구 


▲ 사진 2 이벤트를 즐기는 아이와 부모


콘텐츠를 단순히 전시하고 그것을 눈으로만 구경하던 다른 행사와는 달리 글로컬 콘텐츠 페어는 남녀노소 누구나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었는데요. 즐겁게 행사장을 누비는 아이들을 보면서 콘텐츠를 수용하고 소비할 이들의 재미까지 고려했다는 점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 사진 3 콘텐츠 기업 투자유치 설명회 입구


글로컬 콘텐츠 페어에서는 이렇게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마주하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함과 동시에 행사 첫날인 8일에 ‘콘텐츠 기업 투자유치 설명회’도 함께 진행했는데요. 이 설명회는 지역 콘텐츠 기업에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콘텐츠 기업 투자 유치 설명회는 오전 IR 피칭 프로그램과 오후 IR 매칭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요. 게임, 스마트 콘텐츠,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한 11개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오전에 진행된 IR 피칭 시간에는 역사 명소와 인물을 반영한 게임, 설화나 전설을 이용해 만들어진 뮤지컬부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콘텐츠 등 새롭고 독특한 콘텐츠들이 각자의 매력을 뽐냈습니다. 오후에 이어진 매칭 프로그램에도 많은 이들이 참여해 정보 교환과 상담을 이어갔습니다.


▲ 사진 4 IR 피칭이 진행 중인 설명회장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은 지역 콘텐츠 산업, 그래서인지 투자를 받지 못하는 양질의 콘텐츠가 발생하거나 반대로 괜찮은 콘텐츠를 투자자가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죠. 그래서 이 콘텐츠 기업 투자 유치 설명회는 지역 콘텐츠 산업 종사자들과 지역 콘텐츠를 주시하고 있는 이들 모두에게 아주 값진 시간이었을 것이라 봅니다.


▲ 사진 5 정보 교환과 상담이 진행 중인 IR 매칭 현장 



또한, 이날은 ‘전국문화산업 정책워크숍’도 함께 진행되었는데요. 지역 문화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이 자리에서는 콘텐츠 관련 종사자들이 함께 지역 콘텐츠 산업의 발전 방향과 그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역 콘텐츠 산업 발전 중장기 로드맵'이라는 큰 주제 아래 △지역 콘텐츠 산업 정책, 흐름 및 쟁점 △ 지역 콘텐츠 산업의 현주소 △지역 콘텐츠 산업 정책의 비전과 전략 △융·복합시대, 콘텐츠산업 글로컬 전략 등에 관한 이야기가 논의되었는데요. 균형적인 문화산업 발전을 통해 지역 콘텐츠가 글로벌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 사진 6 “대한민국 영토, 콘텐츠로 넓힌다”


학창시절, 사회 교과서에서 우리나라의 인구 분포지도를 본 기억이 있으신가요? 수도권과 부산이 유독 두드러지고 다른 지역은 그저 적은 점으로 메워져 있던 그 지도가 어쩌면 문화 콘텐츠 분포 지도와도 같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수도권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콘텐츠 산업 속에서 지역 콘텐츠들은 빛을 발하지 못하거나, 발전의 기회를 얻는 일이 드물죠. 


이 때문에 이번 글로컬 콘텐츠 페어는 지역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아주 소중한 한 걸음이었다고 봅니다. ‘대한민국 영토, 콘텐츠로 넓힌다.’라는 말처럼 지역 콘텐츠 산업 발전으로 대한민국 곳곳에도 우수한 콘텐츠가 널리 퍼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사진 직접 촬영

사진 1-6 직접 촬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9월의 통기타! 이번에는 인터렉티브 웹툰을 개발한 회사 나인픽셀즈의 김정호 대표님이 인터렉티브 웹툰의 결합체 곰툰의 노하우, 그리고 신개념 플랫폼 사업의 전략 파악을 주제로 강의하셨습니다.



만화는 기본적으로 만화책, 이북, 그리고 웹툰, 이 세 가지 형식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우선 만화책은 여러분이 잘 아시다시피 종이책으로 출판되며 두 페이지에 걸쳐 볼 수 있으며 컷으로 스토리를 진행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었죠. 후에 전자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이런 종이책을 전자기기로 볼 수 있는 이북이 탄생했습니다. 만화책 한 페이지씩 출력이 되며 터치로 페이지를 넘기는 형식인 이북은 휴대성이 좋았지만, 전자기기를 따로 구입해야 된다는 부담도 동시에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게 되면서 이러한 고민을 없앤 웹툰이 등장하게 되었는데요, 최근 몇 년간 웹툰은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누구나 가볍게 볼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만화책과 이북과는 달리 세로로 스크롤을 내리며 볼 수 있고, 이북과는달리 모바일, 컴퓨터만 있다면 자유롭게 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요일마다 연재분이 올라오는 형식 또한 우리나라 웹툰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웹툰은 인터넷 공간에서 연재되는 작품이기 때문에, 기술이 발달하게 되면서 그것을 자유롭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정된 형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재미를 독자들에게 주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 중 하나의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인터렉티브 웹툰입니다.




▲영상 1. 인터렉티브 웹툰인 모션코믹스 '곰툰' 소개


인터렉티브 웹툰은 동영상에 익숙한 우리 세대에게 2차원의 그림을 좀 더 생동감 있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든 웹툰입니다. 줌인/줌아웃, 페이드인/페이드아웃 사용은 물론 애니메이팅을 넣어 움직이게 만들고, 색이 바뀌는 컬러 체인지 기법 등 애니메이션 기법을 통해 연이은 컷으로 표현해야 했던 만화 효과를 자연스럽게 영상처럼 표현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 제공하여 만든 웹툰이죠. 나인픽셀즈는 정지된 화면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들에게 터치할 때마다 소리가 나고 움직이는 인터렉티브 웹툰을 소개, 웹툰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었습니다. 최근 네이버와 다음에서도 비슷한 인터렉티브 웹툰을 제공하고 있어 앞으로 인터렉티브 웹툰은 더욱더 독자에게 보일 날이 많아질 것입니다.


▲ 영상 2. 실제 기술을 적용한 곰툰 연애의 이유 1화



▲ 사진 1. 강의 중인 김정호 대표님


실제로 많은 벤처기업들이 웹툰 산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사라지는 기업의 수 또한 적지 않습니다. 이미 대다수의 퍼센트를 대형 포털과 웹툰 사이트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네이버, 다음, 네이트, 올레, 레진코믹스 등이 강호로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강호들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독자들을 끌어들일 만한 ‘차별화’를 간구해야합니다. 차별화는 장르, 유저와의 소통, 타겟 세분화, 수익 모델, 보여주는 방식 등이 있을 텐데요, 나인픽셀즈는 보여주는 방식에서 인터렉티브 웹툰을 차용함으로 차별점을 둔 예입니다. 타겟의 세분화 같은 경우 탑툰이 성인남성 전용 플랫폼을 구축, 성공한 예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익모델에서는 배틀코믹스라는 플랫폼 회사가 적절한 예라고 할 수 있는데요, 게임 회사의 의뢰를 받아 게임 2차 창작 웹툰을 제공, 수익은 물론 게임 마니아층 독자들을 확보하여 타 웹툰과 차별화했습니다. 이러한 차별화를 간구하는 것과 동시에, 좋은 작품을 끌어들이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시스템이 편리해도, 사이트 디자인이 좋아도 결국 작품이 좋지 않으면 독자들을 끌어들일 수 없기 때문이죠. 마케팅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플랫폼 사이트는 마케팅에 중점을 두어 많은 홍보를 해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때문입니다.


▲ 사진 2. 강의를 듣는 청중들


2시간 동안, 인터렉티브 웹툰과 플랫폼으로서의 웹툰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욱 성장이 기대되는 웹툰 산업, 어떤 참신한 발전을 일구어 열매를 거두게 될지 궁금합니다!


◎ 사진, 영상 출처

사진 1, 2 한국콘텐츠진흥원

영상 1, 2 유튜브 곰툰 공식채널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인포그래픽으로 보는 웹툰의 역사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15.07.30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고전을 새롭게 해석한 <인문학 웹툰>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15.07.15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만화로 그린 ‘그리스 로마 신화’를 좋아하던 소년이 있었습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신들이 진짜 있다고 믿어서 그들을 신앙으로 삼고 싶어 할 정도였으니 정말 푹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가 고전 중의 고전이라는 사실은 나중에 알았겠지만 소년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는 옆집 아저씨가 들려주는, 다가가기 편한 옛날이야기였습니다. 어느덧 소년이 성인이 되고 대학교 전공 수업을 들을 때였습니다. 교수님이 수업을 끝내며 학생들에게 건넨 말씀이 있었는데 바로 ‘대학생이면 그리스 로마 신화는 꼭 읽어보아라.’였습니다. 신화 속에 담긴 다양한 인간군상의 모습에서 스토리텔링의 생명력과 삶의 지혜를 터득하라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소년은 책을 읽어보고자 수업이 끝나고 교내 도서관에 갔습니다. 그러나 어릴 적 읽었던 그리스 신화 만화책을 생각하며 신화집을 펼쳤을 때 들었던 생각은 ‘어렵다’였습니다. 등장인물 이름이 외국어라 외우는 것이 힘들었고, 내용도 만화책으로 읽는 것처럼 직관적으로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현대인은 지적으로 바쁩니다. 말 그대로 지식노동자인 현대인은, 삶의 전반이 지식과 정보로 가득합니다. 여기에 스마트 디바이스까지 더해져 우리가 마주한 지식의 양은 전 지구 급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결국 너무 많은 정보 속에서 우리는 피로감을 호소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인문학이 열풍입니다. 대세에 민감한 우리는 바쁜데 ‘인문 고전’이라는 거대한 벽까지 넘고자 노력하지만 난해한 단어와 심오한 철학 앞에서 맥없이 주저앉습니다. 수 천 년을 살아남은 인류 지성의 결정체를 겨우 몇 십 년 사는 우리가 단기간에 온전히 이해하기는 분명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인문학 공부를 게을리 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래서 인문고전을 틈틈이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색다른 방법은 아닙니다. 어린이들도 접할 수 있는 방법이니까요. 다들 눈치 채셨겠지만 첫 문단의 이야기는 저의 일화입니다. 어린 저도 고전에 빠져들게 했던 마법 같은 방법, 바로 <인문학 웹툰>입니다.




“저 포도는 시어서 분명 맛이 없을 거야! 그러니 저렇게 높은 곳에 달려있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여우와 포도’에서 여우가 한 말입니다. 나무 꼭대기에 달린 포도를 먹기 위한 시도가 모두 물거품이 되자 ‘맛이 없을 것’이라 자기합리화 하는 여우의 모습을 통해 화자는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 대상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풍자합니다. 이 이야기는 인류가 낳은 위대한 스토리텔러 ‘이솝(Aesop, Aisopos)’이 만든 이야기입니다. 노예출신인 이솝은 특유의 화술과 재능으로 자유인 신분이 되어 살해되기 전까지 유려한 이야기를 남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부 그가 순수하게 창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손길을 거친 우화가 약 700편정도 된다고 학자들은 보고 있습니다.


 웹툰 <아이소포스>의 내용 중 일부. 위쪽부터 등장인물 브리세우스, 이솝


<아이소포스>는 영어식 발음인 ‘이솝’의 그리스어 발음입니다. 웹툰 <아이소포스>는 정직한 제목대로 우화작가 ‘이솝’의 일대기를 그린 웹툰입니다. 이솝이 주인 야드몬의 노예가 된 과정과 노예로 살던 어린 시절, 야드몬의 손에서 탈출하여 스스로 자유를 찾아가는 과정은 독자들의 감정이입을 자극합니다. 특히 이솝이 자유인이 되는 과정을 역사의 소용돌이와 엮어 대서사시처럼 잘 묘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당시 그리스의 문화적 배경과 역사, 정치적 상황을 섬세하게 표현하는 점에서 볼 때 스토리작가가 작품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듯 세세한 그림 작가의 독특한 그림체는 그림체가 점점 획일화 되어가는 만화시장 속에서 또 다른 감상 포인트입니다. 우리가 아는 ‘이솝우화’의 각 이야기들이 탄생한 배경을 엿볼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개인적, 정치적 갈등 속에서 지혜롭게 갈등을 풀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이솝의 지혜에 감탄사가 나오며, 우리는 어떻게 갈등을 해결해야할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소포스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570505&weekday=wed



‘셜록 홈스’는 명탐정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천재 탐정 ‘셜록 홈스(Sherlock Holmes)’의 이야기를 담은 ‘아서 코난 도일 경’의 추리소설입니다. 인문고전이라고까지 부르기에는 애매하지만, 130년이라는 세월동안 추리문학과 사회에 끼친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는 데에는 손색없습니다. ‘셜로키언’이라는 팬덤까지 만들 정도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셜록 홈스는 오늘날까지도 영화, 만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리메이크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추리 장르에 큰 영향을 미친 명작답게 원작과 다른 방향으로 재구성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인공의 성별을 바꾸는 것은 기본이고, 배경을 조선시대로 바꾼 작품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영국 BBC사에서 ‘셜록(Sherlock)’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드라마를 내놓아 세계적으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웹툰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 중 일부. 왼쪽부터 등장인물인 존 왓슨, 셜록 홈스


웹툰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은 영국 드라마 ‘셜록’과 마찬가지로 원작을 독창적인 기준에서 재해석 한 작품입니다. 작중 배경이 근대화 된 영국인 것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각 국가명과 그 특징을 독특하게 바꾼 것, ‘마법’이라는 장치를 도입한 것과 셜록 홈스의 라이벌 ‘모리어티 교수’를 개인에서 단체로 바꾼 것은 이 작품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또한 셜록 홈스의 조수 ‘존 왓슨’과 ‘레스트레이드 경감’의 성별과 나이를 바꾼 것은 독자들이 작품에서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 작품은 크게 두 개 시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시즌은 작가의 독창적인 스토리인 반면 현재 연재 중인 두 번째 시즌은 ‘빨간 머리 연맹’이라는 동명의 원작 작품을 작가들 고유의 색을 입혀 새롭게 만든 작품입니다. 한편, 작가들은 원작을 재해석 하더라도 작품 속 당대의 역사적 분위기나 외교관계 등을 어느 정도 차용하였습니다. 이 같은 점 때문에 원작 팬들도 이들의 재해석을 응원하고 있으며, 원작을 모르는 사람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sherlock



왕조국가에서 왕의 제위기간동안 일어난 일을 기록한 것을 ‘실록’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공식적으로 실록을 기록한 것은 고려시대부터이나, 문서화 되어 전해지는 실록은 ‘조선왕조실록’이 유일합니다.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 조선시대의 역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자가 아니고서야 그렇게까지 읽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전체 실록의 수가 오늘날 단위 기준으로 800권이 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 책들을 읽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선조들이 행했던 업적에서 영감을 얻거나 그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역사를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웹툰 <조선왕조실톡> 중 일부


웹툰 <조선왕조실톡>은 일반인도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 작품입니다. 역사 속 인물들이 모바일 메신저를 이용해 대화를 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역사적 사건이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입니다. 또한 실록에 기록된 정사(正史) 뿐만 아니라 당시에 떠돌아다니던 야사(野史)까지 접할 수 있어서 읽는 재미가 배가됩니다. 혹자는 역사를 너무 픽션화 하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웹툰 말미에 작가가 사실과 픽션이 무엇인지 명시 해놓고 있으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작품을 읽다보면 선조들이나 현대인들이나 과오를 범하는 점은 같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더 이상의 실수가 없도록 역사에서 교훈을 찾아야 합니다. 이 웹툰처럼 사람들이 역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조선왕조실톡 http://comic.naver.com/webtoon/list.nhn?titleId=642598&weekday=wed


책 속에 답이 있음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동의할 것입니다. 그 점을 알고 있던 인류 지성들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을 것을 숱하게 권했습니다. 한때는 책 한권이 부의 상징이기도 했고, 목숨과도 같은 가치를 가졌습니다. 그래서 독서에 목말랐던 사람들은 책을 읽다 끌려가 고초를 치르기도 했고, 모든 사람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활자를 발명하기도 했습니다. 조상들이 지식의 독점과 맞서 싸운 덕분에 두루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요즘, 그들의 열망과 반대로 사람들은 책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역사상 가장 많은 지식을 손에 쥐고 있는 세대임에도 현대인은 그 지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고전에 담긴 지식과 지혜를 잊지 않도록 여전히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콘텐츠 제작자입니다. 책을 읽기 싫어하면 그 속의 지식이라도 접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 순간에도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제작자 가운데에는 웹툰작가도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누구나 스마트 디바이스를 손에 쥐고 다니는 요즘, 웹툰도 그만큼 접하기 쉬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웹툰이 승승장구 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인문 고전을 주제로 웹툰을 그리는 작가들의 임무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그들 덕분에 인문 고전 독서를 시작하는데 거부감과 피로감이 많이 줄었습니다. 독서는 대단한 것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 즐겁게 읽을 수 있는 것부터 즐겨도 됩니다. 제가 독서에 관심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한권의 만화책 덕분이었습니다. 쉬운 것부터 시작하세요. 일단 시작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사진출처

-표지 네이버 웹툰 <조선왕조실톡>(수‧일 연재, 작가: 무적핑크, 제작협력: Ylab)

-사진1,2 네이버 웹툰 <아이소포스>(수 연재, 글: 김양수, 그림: 도가도)

-사진3,4 다음 웹툰 <셜록 : 여왕폐하의 탐정>(금 연재, 글: 고경오, 그림: 곡)

-사진5,6 네이버 웹툰 <조선왕조실톡>(수‧일 연재, 작가: 무적핑크, 제작협력: Ylab)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만물과 세상사에 꾸준히 지속되는 것이 없음을 표현하는데 이만한 말도 없습니다. 불같은 사랑도 권태기가 오기 마련이고, 영원히 함께할 것 같던 젊음은 다가오는 주름살에 놀라 저만치 달아납니다. 새로 계획한 습관도 유지하기 힘들때가 많죠. 그만큼 한결같기는 힘든 것이고, 지속한다는 것은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한 분야에서 40년을 변함없이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 어떨까요? 동료 만화가들이 꿈을 포기할 때에도, 군사정권의 외압이 들어올 때에도, 만화 시장이 정체기를 맞았을 때에도 그는 꾸준히 만화를 그리고 만화만을 위해 살았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 총 215편. 한국 만화계의 거장 혹은 전설이라 부르는 허영만.예술의 전당에서 전시하고 있는 ‘허영만展-창작의 비밀’(이하 허영만전)을 직접 방문해봤습니다.



▲사진 1 연보별로 분류된 허영만 작가의 저서들


허영만전 전시장에 처음 입장하면 작가가 40년간 출판했던 모든 책들이 연보별로 나란히 진열되어 있습니다. 흡사 소형 만화방의 규모와 맞먹는 광경을 보면 작가의 만화에 대한 열정을 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전시된 책 사이사이에는 해당 연도의 역사적 분위기가 작가의 작품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작가의 첨언이 보입니다. 그 역사적 증언을 간간히 읽으면서 작품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한편의 역사 다큐멘터리를 몸소 체험한 느낌을 받습니다. 책장 앞에는 종이로 작가의 실제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을 형상화한 작품이 있습니다. 마치 우여곡절 많았던 그의 만화 인생을 표현하는 듯한 작품입니다. 


▲사진2 허영만 작가의 작품 215편


조형물 옆에 위치한 벽에는 허영만 작가가 그동안 연재했던 모든 작품의 제목들이 허영만 작가의 자필로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부끄러울 정도로 많이 했습니다.’라는 말로 맺음 짓는 이 벽에서 우리는 한 작가의 숨기고 싶은 과거와 영광을 느낄 수 있습니다.



2014년을 강타했던 ‘미생’과 인기 웹툰 ‘이끼’의 윤태호 작가가 허영만 작가의 문하생이었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 허영만전에는 독특하게도 윤태호 작가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윤태호 작가를 아끼던 허영만 작가의 제자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전시실 초입에 붙어있는 허 작가의 친필 메모와 벽에 옮겨 놓은 글귀를 읽어보면 허영만 작가가 윤 작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시대는 당신들의 것이다.’라는 말 이후 ‘윤태호에게 지지 않겠다.’로 끝나는 글귀는 제자를 북돋우면서도 한 편으로 제자를 라이벌로 인정하는 스승의 따뜻한 응원 메시지입니다. 스승의 응원 글귀 뒤에 펼쳐진 전시실에는 윤 작가가 문하생 시절 그렸던 그림들과 현업 웹툰 작가로 등단한 이후 그렸던 작품들이 나란히 전시되어 ‘포스트 허영만’에 대한 기대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사진3 허영만 작가가 윤태호 작가에게 남긴 메모 글귀



‘허영만의 더 깊숙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회의 몸통이라 생각합니다. 이곳은 허영만 작가의 삶에 대해 진솔하게 서술한 전시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대가의 삶은 어떨지 궁금해 합니다. 이 전시실에서는 허영만 작가의 일과표와 일상 사진, 화실 사진을 전시해 놓음으로써 사람들의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이 전시실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작가의 일과표와 일대기입니다. 작가의 일과표를 바라보면 작가의 40년 만화 인생이 이 일과표 14,000여장이 쌓인 결과라는 생각이 들어 대단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술’과 ‘낮잠’을 좋아하는 작가의 인간적인 면도 읽을 수 있어 친근감도 접할 수 있습니다. 사람 키만 한 크기의 종이에 숫자로 요약한 작가의 일대기 앞에서는 괜스레 숙연해집니다. 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는 열정이, 90세가 될 때 까지도 현역으로 남겠다는 의지가 몸으로 전해지기 때문입니다. 메모지와 명언으로 가득한 화실의 전경과 현장 취재 사진들에서 프로로서의 면모를 접할 수 있는 한편, 작가의 일상 사진들과 일에 집중하느라 자식과 보낸 시간이 없었음을 아쉬워하는 글귀에서 허영만 작가도 우리네 아버지들과 같은 한 집안의 가장임을 느낄 수 있어 마음 한 구석이 푸근해집니다.


▲사진4 허영만 작가의 일과표



이번 전시회가 남다른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바로 작가의 원화를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각시탈 원고와 작가의 원화 중 엄선된 원화를 전시해 놓은 전시실이 그것입니다. 그 중 각시탈 원고는 작가의 자료실에서 40년 만에 발견되어 의미가 큰 바, 각시탈 원고만을 위한 전시실을 따로 갖추었습니다. 초입에 붙은 1권의 첫 컷부터 하나하나 읽어가다 보면 어느덧 전시실 말미에 있는 마지막 컷이 다가오는 게 원망스럽습니다. 원화 전시실에 걸린 작품들도 작가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대담한 터치가 잘 드러난 수작들이어서 보는 눈이 즐겁습니다.


▲사진5 각시탈 분장을 한 사람(가운데) 



마지막 전시실인 ‘만화 레시피’에서는 만화의 창작과정을 허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을 통해 배워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곳에는 작가가 실제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모델의 액정태블릿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태블릿이란 컴퓨터 입력장치 중에 하나로, 넓은 패드나 특수 액정, 전자 펜을 이용하여 컴퓨터에서 마치 손으로 필기하는 것과 같은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장치입니다. 관람객은 이 액정태블릿 위에 직접 그림을 그려보면서 오늘날의 만화/웹툰 창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기자가 취재 했던 날에는 꼬마 숙녀 예술가 한 분이 작품을 그리는데 심취해 있어서 액정태블릿을 직접 체험해 볼 수는 없었습니다. 대신 전시관 바깥 ‘제 3전시실’에 비치된, 실제 만화가들과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애용하는 태블릿을 써보면서 작가들의 창작의 고통을 대리 체험해 보았습니다. ‘만화 레시피’ 전시실에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허영만 작가의 최신 연재 웹툰 ‘커피 한 잔 할까요?’를 읽을 수 있는 뷰어와 인쇄물입니다. 


▲사진6 허영만 작가가 연재중인 ‘커피 한 잔 할까요?’



▲사진7 허영만 작가의 다짐


영화 ‘역린’에도 나와 유명해진 중용 23장에는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옵니다. 노력하는 사람이 결국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이는 역으로 노력하기가 세상을 바꾸는 것만큼 힘들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노력한다는 것은 자신과 싸운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싸우는 것은 가장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의 단점을 가장 잘 아는 적이 우리 자신이기 때문입니다. 허영만 작가는 40년 세월 동안 자신과 부단히 싸웠습니다. 혹독한 외압과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 포기하자는 마음의 유혹을 뿌리친 허 작가는 그 결실로 한국 만화계의 거장이라는 지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거장의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허영만 작가는 후배 작가들의 전진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자극하고 배울 것을 찾고 있습니다. 전시장에 걸린 허영만 작가의 일대기 속에는 40년 간 작가가 화실에서 외로이 싸워온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 하시나요? 기자는 인정하기 싫지만 허영만 작가의 일대기 앞에서 ‘아니요’라고 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기부여가 필요한 분들은 지금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전시장으로 달려가 작가가 쌓아온 시간과 노력의 결과물 앞에서 압도되어 봅시다. 그리고 전시실에 설치된, 작가의 화실 촬영 영상을 보면서 한 인생의 전쟁터가 들려주는 소리 없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봅시다. 쉼 없이 달려왔고 지금도 현장에서 뛰고 있는 허영만 작가님의 열정에 존경을 표합니다.


*위 기사는 다음주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下> 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 출처

- 표지 ‘허영만展-창작의 비밀’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