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층 대상 예능 콘텐츠의 부상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21. 10. 27. 14: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중장년층 대상 예능 콘텐츠의 부상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젊은 층이 TV를 떠나면서 중장년층이 방송매체의 주 이용자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9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대의 32.9%, 20대의 47.1%가 TV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대 이하의 젊은 층의 경우 TV를 이용하는 사람이 절반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30대와 40대는 73.7%와 79.3%가 TV를 이용하고, 50대 이후 연령층의 TV 이용률은 90% 이상이었다. TV 이용이 50대 이후의 연령대에 집중되는 반면 20-30대의 젊은 층은 TV를 떠나는 현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방송사들의 타깃 시청자층은 20-49 연령대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광고주가 구매력 있는 젊은 층을 선호한다는 점과 젊은 이미지를 만들려는 방송사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그러나 2019년 방송사의 전략은 조금 달랐습니다. 주요 시청 층으로 떠오른 중장년층을 본격적으로 겨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전국노래자랑, 출처 : 디지털KBS

 


예전에도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방송 콘텐츠들이 있었습니다. <가요무대>(KBS), <시니어 토크쇼 황금연못>(KBS), <전국 노래자랑>(KBS) 등이 대표적인데, 공영방송에서 제작되고 주변 시간대에 편성되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중장년층을 목표 시청자로 하고, 중장년층들의 취향을 반영하며, 중장년층만이 즐기는 콘텐츠들이었던 것입니다.


2019년에 편성된 중장년층 대상 콘텐츠들은 중장년층뿐 아니라 여러 연령대에서 광범위 하게 즐기는 콘텐츠로 부상했습니다. 주변 콘텐츠가 아닌 중심 콘텐츠로 자리 잡기 시작한 것입니다. 중장년층이 주요 타깃이지만 전 연령대에서 고루 사랑을 받는 콘텐츠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남자의 자격>(MBC)과 <꽃보다 할배>(tvN)는 대중성을 확보한 중장년 콘텐츠의 원조라 할 수 있습니다. <남자의 자격>은 중년 남성들이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루었으며, <꽃보다 할배>는 연예계 어르신들의 배낭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중장년층 대상 콘텐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예능감을 더한 참신하고 유쾌한 포맷으로 주목받았던 프로그램들입니다.

중장년층 대상 콘텐츠가 새롭게 부상하는데 기여를 한 것은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이다. TV 예능에서 경쟁력 있는 포맷으로 주목받는 ‘오디션 장르’에 ‘트로트’라는 중장년 취향의 음악 장르를 결합하여, 전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습니다. <내일은 미스트롯>은 트로트의 주된 소비층이 아닌 젊은 세대까지 끌어들이면서 트로트 신드롬을 만들어냈고, 젊은 층의 문화로 치부되던 팬덤 열풍을 중장년층으로 확산시키면서 2019년에 가장 주목받는 콘텐츠가 되었습니다. 
<내일은 미스트롯> 신드롬의 여파로 이후 <보이스트롯>(MBN).

 

최애엔터테인먼트 , 출처 : MBC

 


<최애엔터테인먼트>(MBC), <내게 ON 트롯>(SBS Plus), <트롯전국체전>(KBS), <트로트의 민족>(MBC), <트롯신이 떴다>(SBS) 등 트로트 예능 콘텐츠가 다수 제작되었습니다. SBS <불타는 청춘>도 주목할 만합니다.

 

<불타는 청춘>은 중년 스타들이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리얼리티 포맷으로, 등장인물들이 서로를 알아가고 그 안에서 이른바 ‘썸’을 타면서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젊은 스타들이 주로 출연했던 리얼리티 포맷 <패밀리가 떴다>(SBS) 혹은 <짝>(SBS)의 형식을 버무려서 중장년층이 주인공인 포맷으로 재탄생한 것입니다. 이밖에 중년 스포츠 스타들이 조기 축구에 도전하는 <뭉쳐야 찬다>(JTBC)와 낚시에 도전하는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채널A), 대한민국 남편들의 일탈기를 다룬 <궁민남편>(MBC)은 중년 남성에 의한, 중년 남성을 위한 콘텐츠라 할 수 있습니다.

 

 

불타는 청춘, 출처 : SBS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가 증가하면서 부부 예능 포맷도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
TV조선의 <얼마예요?>는 인간이 살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돈과 숫자로 환산해주는 내용의 토크쇼인데, 주로 부부 출연자가 등장하면서 부부 간의 갈등을 유쾌하게 다루는 예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유명인 부부를 중심으로 그들의 삶을 관찰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찾아가는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SBS)과 <아내의 맛>(TV조선)도 부부 예능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중장년층 대상의 예능 콘텐츠가 다수 제작되고 주목을 받은 데에는 종합편성채널의 영향이 적지 않습니다. 도입 초반에 뉴스 시사 장르에 주력하던 종편들이 첫번째 재승인 과정을 거치면서 예능 포맷에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고, 그 성과가 조금씩 나타난 것입니다. 종편은 주요 시청자층인 중장년층을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중장년층 대상 콘텐츠 포맷을 기획하고 제작했으며, 이러한 도전은 지상파 채널을 비롯한 방송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장년층 대상 예능 콘텐츠의 부상이 갖는 의미는 단지 중년층에 의해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전 연령대의 대중에게 폭넓게 소비되는 점입니다. 예능 콘텐츠의 본질은 대상 시청층이 누구인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유쾌하고 즐거우면서도 진정성 있게 우리들의 삶을 담아내는가에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방송영상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인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Girls Generation, 女러모로 콘텐츠시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 12. 4.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지난주에 방영되었던 <내 딸, 금사월> 속 ‘유느님’의 1인 3역 연기 보셨나요? 국민MC 유재석이 화가·수행비서 등 여러 역할을 코믹하게 소화해 화제가 되었는데요. 이렇듯 화려한 변신은 화제가 되기 마련입니다. 유느님의 무궁무진한 변신처럼 드라마에서, 각종 콘텐츠에서 여러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데요. 이들은 바로 콘텐츠 속 ‘딸’들입니다. 이들은 드라마 그리고 예능에서 변화무쌍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딸’과 관련된 콘텐츠의 범람 시대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모로 여성에 대한 콘텐츠가 늘어난 요즘, 이런 방송 트렌드에 대해서 좀 더 살펴보고, 관련 콘텐츠들은 어떤 게 있는지 함께 보실까요?



▲ 사진1. KBS <해피선데이 -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진2. 아기얼짱 재은이 ‘기싱꿍꼬또’ 영상 캡처본


딸과 관련된 콘텐츠 하면 우리의 사랑짱과 지온이를 탄생시켰던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그램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추성훈, 엄태웅 등 많은 딸바보 스타들이 등장했습니다. 빅뱅의 지드래곤과 사랑이가 함께 나오는 영상은 ‘G-DRAGON 딸바보 예약’으로 많은 화제를 낳기도 했습니다.


딸바보는 자신의 딸을 각별히 아끼는 아버지를 가리키는 신조어인데요. 관찰예능과 육아예능이 대세가 되며 귀여운 스타 2세들에게 시청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딸바보’ 탄생의 배경이 되었습니다. 자식에 대한 애정은 예나 지금이나 변치 않았지만, 관찰예능이 트렌드가 되며, 딸바보 신드롬도 생겨난 것입니다.


SNS에서도 흔하게 딸바보 영상을 볼 수 있는데요. “나 꿍꼬또 기싱 꿍꼬또” 영상으로 화제가 되었던 아기 얼짱 재은이나, 엄마가 대화하며 반복해서 “졓아!” 외치던 예빈이는 수많은 미래 딸바보들을 양성하기도 했습니다. 각종 영상 속 무뚝뚝할 것만 같았던 아빠가 딸의 애교에 몸 둘 바 모르는 모습들은 사람들에게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 사진3. MBC <내 딸, 금사월>


잘 키운 딸 하나, 내 딸 금사월, 딱 너 같은 딸……. 모두 작년과 올해 방영된 드라마 제목인데요. 혹시 공통점 찾으셨나요? 바로 ‘딸’이라는 단어가 드라마 제목으로 들어간다는 건데요. 드라마에서 딸들은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여러 변신과 더불어 흥행 보증수표의 이유 때문인지, 최근 안방극장에는 ‘딸’이 핵심인물인 드라마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그중 현재도 방영 중인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은 총 50부작의 주말드라마인데요. 남편과 시어머니에게 배반당하고 모든 걸 잃게 된 한 여자와 부모의 복수심에 순탄치 못한 채로 삶을 시작하게 된 딸 금사월을 주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내 딸, 금사월>에서는 서로의 딸이 뒤바뀌고, 누군가의 딸이 누군가의 딸을 미워하며 다양한 딸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직도 절반이 남은 지금, 26%가 넘는 시청률로 꾸준히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 사진4. SBS <잘 키운 딸 하나>

 

잘 키운 딸 하나, 라는 말을 보면 가장 먼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라는 표어부터 생각나실 텐데요. 남아선호사상이 지배적이던 시대가 지나고, 남녀성비를 맞추기 위해 정부 정책으로 나온 표어라고 합니다. 이 표어가 나왔을 시대에는 이 문구가 다소 놀라운 문구였는데요. 하지만 최근 행정자치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사회는 남자 인구보다 여자 인구가 많은 여초사회에 돌입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크게 고령화 사회와 출생 성비 불균형의 완화를 뽑는데요. 고령화 사회에 기대수명이 남성보다 긴 여성이 계속 남게 되고, 성별 구분 없이 하나 낳아 잘 키우자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생기며 자연스레 여성 비율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여성 비율이 증가하며, 여성의 사회 진출 또한 활발해졌는데요. 기존의 제한적이던 직업의 선택폭도 넓어져, 다양한 방면에서의 성별 구분 선이 흐려졌습니다.


여성 콘텐츠, 그리고 딸 콘텐츠의 홍수 현상은 한국의 여초현상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은데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여성들이 늘어나며,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여성의 삶에 대해서 다양하게 다루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렇다면 아래에서는 허구의 ‘딸’들이 나오는 드라마에서 더 나아가 실제 ‘딸’들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진5. SBS <아빠를 부탁해>


“누구의 딸이 이렇다더라.”는 얘길 많이 듣지 않으셨나요? 스타 연예인들의 일거수일투족이 화제가 되다 보니 스타 연예인의 자녀 또한 많은 화제를 낳았는데요. 최근 육아 예능에 이어 성인이 된 딸들이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SBS <아빠를 부탁해>와 <유자식 상팔자 – 모녀끼리 이태리 특집>이 있는데요. <아빠를 부탁해>에서는 표현에 서툰 아빠들과 연예인 아버지를 둔 덕에 나름의 고충을 가진 딸들이 출연해 관계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빠뿐만 아니라 ‘딸’인 프로골퍼 박세리 선수가 출연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형성하기도 했지만, 부녀간의 관계를 보여준다는 공통점은 유지되었습니다.


스타와 스타들의 자녀가 나오다 보니 부녀 관찰 예능은 화제를 낳았는데요. 특히 조민기 딸 조윤경과 강석우 딸 강다은은 스타 못지않은 예쁜 외모로 인기를 끌기도 했습니다. 물론 화제가 되다 보니 논란도 많았는데요. 조재현 딸 조혜정은 프로그램 출연 이후 <상상고양이> 웹드라마에 캐스팅돼 ‘금수저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화제도 논란도 많던 <아빠를 부탁해>는 지난 11월 1일 자로 10개월 만에 종영이 되었는데요. 초반에 부녀의 관계 회복이 흥미로웠지만, 계속되는 비슷한 패턴에 지루하다는 평도 많았습니다. 박수칠 때 떠날 수는 없었지만 <아빠를 부탁해> 프로그램은 부녀간의 다양한 스토리를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 사진6. SBS <동상이몽>

 

딸 콘텐츠가 많이 나오는 요즘. 이러한 현상이 새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오히려 더 익숙하게 느껴지는데요. 그것은 딸의 이야기가 우리의 가족 이야기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간 가족을 소재로 한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많았기에, 딸 콘텐츠는 우리에게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낯설게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트렌드는 우리 사회의 여초 현상과도 관련이 있을 수도, 그 외로 여성의 특성상 가정의 다른 측면의 얘기가 가능하다는 점 등의 이유가 있을 텐데요. 분명한 것은 콘텐츠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는 듯하면서도 세분되어간다는 것입니다. 그간 다루지 않았던 딸의 감춰졌던 이야기를 다루고, 다양한 관계를 탐색하며, 바뀐 사회 인식에 맞춤형의 플롯을 구성하여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듯합니다.


딸과 관련된 콘텐츠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데요. 딸 콘텐츠의 유행은 항상 우리에게 인기 있는 가족 콘텐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웃음과 감동을 주는 가족 콘텐츠, 딸 콘텐츠의 변화무쌍한 행보를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사진3. MBC <내 딸, 금사월>

사진1. KBS <해피선데이 - 슈퍼맨이 돌아왔다>

 사진2.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사진4. SBS <잘 키운 딸 하나>

사진5. SBS <아빠를 부탁해>

사진6. SBS <동상이몽>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예능, 부모와 자식의 대화를 이끌어내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 6. 10.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 표지. <아빠를 부탁해> 포스터


누군가 당신의 부모님과 친하냐고 물어본다면, 혹은 당신의 자녀와 친하냐고 물어본다면 뭐라고 대답하실 건가요? 당연히 가깝고 친근한 관계가 부모·자식 관계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많은 가족이 서로에게 숨길 수 없는 거리를 가진 경우가 많은데요. 최근 방영하고 있는 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와 <아빠를 부탁해>는 그런 가족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들에게서 대화와 화해를 끌어냅니다. 당신은 당신의 부모님에 대해, 자녀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계신가요?   



첫 회부터 '공감 예능'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이하 동상이몽)>. 이 프로그램에는 참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지극한 아이돌 팬심에 갈등하는 모녀부터 연락을 문자로만 주고받는 모녀까지 별나지만 익숙한 가족의 이야기들이 펼쳐지는데요. 한지붕 아래 살면서도 가진 생각은 정반대니 말 그대로 동상이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상이몽>은 그러한 갈등을 두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시각으로 부모와 아이 양자의 관계를 조명합니다. 자신은 아이에 대해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오만'했던 부모, 부모님은 제 맘을 알지도 못하면서 잔소리만 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아이. 주인공은 부모 혹은 아이 어느 한쪽이 아니라 그들 모두입니다. 그들은 일방적 이해를 강요받는 대신 서로의 진짜 속마음을 듣고 공감하게 됩니다. 그렇게 잔소리를 일삼는 부모에게는 자식을 걱정하는 애달픈 고민이 있었음을,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주장하는 자식에게는 억눌린 처지에 대한 설움이 있었음을 알게 되지요.


▲ 사진 1.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의 진행자 유재석과 김구라


어른인 부모는 자식의 입장에서 항상 강자입니다. 하지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이 항상 강자의 위치에 있습니다. 서로는 서로 앞에서 약해지고 이는 많은 서운함과 고민을 낳습니다. 이러한 갈등은 빨리 해소되지 않으면 점점 커지게 되는데요. 이때 자신의 눈이 아닌 상대의 관점에서 들여다본 서로의 모습은 각자의 행동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지금껏 서로에게 털어놓지 않았고 그래서 몰랐던 속내를 들으면서, 진심으로 서로에게 공감하게 되기도 하지요. 부분만 보아 왔던 서로의 모습을 더 깊이 알고 이해하는 것, 이는 소통을 불러서 그들의 거리를 좁힙니다.



스무 해가 넘는 시간을 함께 지내도 어색한 사이가 부녀 관계입니다. 한 지붕 밑에 산 기간은 길어도 함께 보낸 시간이 적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요. <아빠를 부탁해>는 거리를 극복하고 서로와 친해지고 싶은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최근 등장한 아빠들의 예능이 주로 어린 자녀의 육아에 맞추어져 있었다면, 이젠 그 시기를 다 지나 보낸 황금기의 딸과 황혼기의 아버지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것인데요. 추억의 부재를 메우고자 하는 그들 사이에는 엄청난 어색함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벽을 넘으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끈끈한 친밀감이 찾아오게 됩니다.


▲ 사진 2. SBS <아빠를 부탁해>에서 모여 있는 부녀들


성년이 되어도 부모 앞에서는 여전히 아이일 뿐인 딸과 이러니저러니 해도 역시 최고인 아버지. 그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지금껏 서로 알지 못했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무심한 말 뒤에 있었던 눈물을 보기도 하고, 애교 속에 숨겨진 결핍을 보기도 하지요.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은 서로에게 가까워집니다. 가까워질수록 더 깊게 관심을 두게 되고, 서로를 진심으로 궁금해하는 것에서 소통은 출발하게 됩니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가 가족임을, 그들 사이에 끈끈한 사랑이 있음을 점점 짙게 느끼게 됩니다.



▲ 사진 3. <동상이몽>에서 대화를 나누는 가족


전통적인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권위로 이어지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소통으로 이어지는 관계입니다. 세대 간의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십 년만 지나도 강산이 변하는데, 부모님의 황금기와 자식들의 황금기 사이에는 몇 번의 강산이 변했을까요? 사회는 점점 열려가고 가치관은 계속 변화하며, 이는 가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은 당연하고도 긍정적인 흐름입니다.


너무도 달라졌기에 그들은 서로가 항상 궁금합니다. 부모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비추어 자식을 이해하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분명히 다르고, 자식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의 말이 괜한 고집으로 느껴질 뿐입니다. 부모와 자식은 보호와 자립 사이에서 제 위치를 찾는 것을 어려워하고, 그 사이에서 강제적 권위는 벽으로 작용할 뿐입니다. 결국엔 관리가 아니라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 반항이 아니라 이해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것이 바로 ‘소통’입니다. <동상이몽>을 비롯한 프로그램들은 이러한 소통의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 사진 4. <아빠를 부탁해>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이경규와 딸 예림


변화하는 가족은 변화하는 사회 전체와도 맞물려 돌아갑니다. 이는 가부장적 가정에 존재하던 정해진 성 역할을 거부하게도 하는데요. 자식을 담당하는 것은 어머니, 생계를 담당하는 것은 아버지라는 전통적인 가족관. 이는 아버지와 자녀 사이에 벌어진 거리를 고착화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변화하는 성 역할에 맞춰 아버지와 양육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이는 성년이 된 자녀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빠를 부탁해> 역시 그런 질문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저 묵묵히 돈을 벌며 뒤에서 뒷받침해 주는 아버지, 혹은 뒷모습만 보여 주며 가족의 생계를 앞으로 끌고 나아가는 아버지가 아니라, 내 옆에서 내 말을 들어주고, 나와 시간을 나누는 아버지가 변화하는 가족에 필요한 모습이었던 것이지요.


오늘도 지지고 볶느라 눈물을 글썽이는, 혹은 서먹함에 입을 다물어버리는 수많은 가족. 이렇든 저렇든 그들의 목표는 ‘행복’입니다. 가족은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 존재합니다. 수많은 갈등도 모두가 서로가 필요하기에, 서로가 행복하기를 빌기에 존재합니다. 지금 부모님에게, 혹은 자녀에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어서 달려가 마음을 여는 한 마디를 건네 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 출처

표지. SBS <일요일이 좋다 - 아빠를 부탁해> 공식 홈페이지

사진 1.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공식 홈페이지

사진 2. SBS 홈페이지

사진 3. SBS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공식 홈페이지

사진 4. SBS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