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억대 연봉을 받던 40대 변호사가 장난감을 갖고 놀기 위해 퇴직했습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팬에서 마니아로오타쿠와 덕후그리고 키덜트로 변화했습니다부정적으로 인식되던 오타쿠 문화가 덕후와 키덜트 문화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선 사와야가 몽크의 ‘절규’를 레고블록으로 표현한 작품 ⓒGKMS

 

뉴욕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40대의 변호사 네이선 사와야가 어느 날 회사에 사표를 던졌습니다이유를 들은 회사는 황당해했습니다그가 밝힌 퇴직 사유가 장난감과 놀겠다여서입니다그가 말한 장난감은 어린 시절부터 갖고 놀던 레고블럭입니다그는 다른 아이들이 그렇듯이 5살에 레고를 처음 만났습니다하지만 다른 아이들과는 다르게 놀았습니다엄마가 반려견을 사주지 않자 레고로 반려견을 만들었다그리고 자동차와 헬기건물로 확장해갔습니다그는 레고를 가지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뭐든지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대학에 입학하고변호사가 돼서도 이를 멈추지 않았습니다그리고 마침내 인터넷에 레고 관련 사이트를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이 웹사이트에서 네이선 사와야가 만든 레고 조립을 본 방문객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대상을 레고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그는 밤을 새워 레고를 조립하기 시작했습니다어떤 때는 주문이 폭주해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되자 그는 레고 전문가로 나서기 위해 과감하게 사표를 던졌습니다.

 

The Art of the Brick by Nathan Sawaya

 

초기에 네이선 사와야는 집세도 못내는 건 아닐까 염려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13년 뒤 레고블록 최고 예술가가 됐습니다. 세계를 돌며 열고 있는 순회전시회에는 연간 200만 여 명이 방문합니다. CNN은 꼭 봐야 할 전시회로 꼽았으며, 미국 백악관에도 전시됐습니다. 애들이 갖고 노는 레고에 집중한 덕분에 이제 세계적인 아티스트 반열에까지 올라 높게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네이선 사와야는 키덜트 문화를 예술의 경지로 올린 대표적인 인물입니다애들이 갖고 노는 레고를 어른들이 선호하는 것을 키덜트 문화라고 하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습니다이는 덕후와 키덜트 문화가 응집된 사례인데요. 키덜트 문화는 국내만이 아니라 이미 세계적인 현상임을 알 수 있습니다.

 

 

팬 → 마니아 → 오타쿠 → 덕후

 

덕후는 한 가지에 매우 열광하는 사람을 말합니다일본어 오타쿠(オタク)’에서 비롯됐는데요. 원래 당신을 뜻하는 2인칭 대명사입니다하지만 어느새 한 대상이나 분야에 마니아 이상으로 빠져드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변모했습니다단계로 구분하면 좋아하는 정도가 가장 낮은 단계가 팬이고그 다음이 마니아마니아보다 훨씬 강한 것이 오타쿠입니다.  오타쿠를 우리말로 오덕후로 부르다가 덕후로 줄여 부르고 있습니다파생어로 십덕후가 있는데오덕후는 덕후 정도가 오(5)라면 십덕후는 10정도여서두 배나 더 강한 셈입니다. 공자는 무엇을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고 했습니다팬에서 마니아로 다시 오타쿠그리고 덕후로 진화한 것은 문화 가치가 변함을 뜻합니다팬 문화 탄생은 자신의 기호를 적극적으로 표현한 20세기인들의 자아 표현을 상징합니다.

 

▲ 이미지 출처 : 태권V 피규어 이마트 트레이더스 행사 이미지

 

그러나 사람들은 마니아보다 더 강한 오타쿠를 부정적으로 인식했습니다. 좋아하는 것에만 광적으로 집착해 다른 사람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이들로 간주했습니다또 사회성이나 대인관계가 잘 되지 않아 남에게 불편을 주는 존재로 생각했습니다하지만 이런 오타쿠 개념이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오덕후 나아가 덕후로 진일보했습니다. 한 가지에 완전히 빠져들지만 단순히 빠져드는데 머물지 않고 자신이 가진 지식이나 역량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로 거듭났습니다자신만의 것을 고집하고 폐쇄적인 문화에 집착을 보이는 것과 거리가 있는, 사회적이고 대인관계도 갖춘 존재로 거듭난 것입니다.

 

▲ 영상 : 키덜트 문화로 대표되는 '베어브릭' 콜렉터의 영상

 

여기에는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문화 통로와 채널이 디지털 기술로 가능해진 점도 주요했습니다키덜트 문화도 같은 맥락입니다어린이 감성이라고 이상하게 취급하거나 백안시하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도 꿋꿋하게 키덜트 감성을 유지하고 이것을 발전시킨 이들이 있었습니다키덜드(Kidult)란 어린이(kids)와 어른(adult)이 합쳐진 말로 아이의 감성을 지닌 어른을 말합니다초기에는 키덜트 감수성을 미성숙한 어른이라고 규정했습니다성숙해야 할 어른이 어린이 제품에 집중하는 정신적인 퇴행으로 바라봤다심지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약한 어른쯤으로 간주하기도 했습니다정신의학계에서는 피터팬 신드롬과 견줘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덕밍아웃

 

이런 부정적인 인식은 사회문화가 성숙되며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어갔습니다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적인 위안을 얻기 위한 문화적 행동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문화다양성으로 인식이 바뀌고 개인의 문화 취향을 당당하게 밝혀도 용인되는 문화공화정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이에 촉매 역할을 한 것은 디지털 기술과 플랫폼의 발달입니다숨겨오던 키덜트 감수성이 인터넷을 통해 소수가 아니라 다수에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이에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사회와 융합하기 시작했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면서 덕밍아웃이라는 말이 유행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덕밍아웃은 덕후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행동입니다무엇보다 배우 심형탁이 스스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의 덕후라는 것을 밝히면서 많은 이들이 덕밍아웃에 나섰는데요스타가 덕밍아웃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습니다하지만 오히려 그의 행동에 마니아 팬이 생기며 더 유명세를 얻는 사회분위기가 만들어졌습니다키덜트 정서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폄하할 게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셈입니다.

 

▲ 이미지 출처 : 건담 상징 3가지 색상의 트러콜로 어글리슈즈. ⓒ휠라코리아

 

2000년대 중반에는 키덜트 문화가 단지 추억이라는 복고 문화 안에 있었습니다예컨대 어린 시절에 갖고 놀던 장난감이나 프라모델 조립하기딱지와 인형 놀이를 연상시켰습니다극장에는 로보트 태권V가 상영되고관련 피규어가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미국에는 미키마우스와 찰리브라운스누피심슨가족 등이 있습니다또 일본에서는 헬로키티와 포켓몬스터더 거슬러 아톰과 건담빨간머리 앤이 소환됐습니다장난감으로는 피규어 뿐만 아니라 프라모델, RC레고미미의 인형놀이 등이 키덜트 문화의 중심으로 부상했습니다여기에 슈퍼마리오로 대표되는 가정용 콘솔게임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키덜트는 진화한다

 

이제 키덜트는 단순히 과거의 향수에만 머물지 않습니다과거는 물론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고 키덜트 정서와 감성을 건드리고 담아내는 매개물을 계속 창출합니다때로는 색다르게 진화합니다어른과 아이 모두 갖고 싶은 드론이 대표적입니다또 슬라임과 나노블럭피젯 토이(피젯큐브피젯스피너피젯스틱), 카오마루 볼 등이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스파이더맨과 캡틴아메리카 피규어.

 

아이언맨 같은 캐릭터는 비록 오래된 마블 캐릭터지만 어벤져스 시리즈가 흥행을 하면서 다시 확장해 부활했습니다이제는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 키덜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주자가 됐습니다. 키덜트 정서가 새롭게 생성되는 근원은 옛날처럼 텔레비전이나 극장신문잡지가 아닌 온라인 공간입니다스마트 모바일을 대표하는 소셜미디어(SNS)입니이곳에서 동심을 자극하는 캐릭터가 이모티콘으로 새로운 키덜트 역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예컨대 카카오프렌즈와 라인프렌즈는 과거 캐릭터는 아니지만 세대를 불문하고 이 시간에도 키덜트 정서를 자극하는 아이콘으로 많은 파생 상품을 만들고 있습니다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해 물리 공간에서도 교감을 이어갑니다키덜트 상품 수입국에서 이제는 우리의 키덜트 상품들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습니다온라인에서 이모티콘으로 친숙하게 만들며 키덜트 감성을 환기하고이것이 다양한 제품이나 상품과 결합해 해외와 오프라인으로 진출합니다글로벌과 디지털 융합으로 가능해진 현상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키덜트를 겨냥해 이를 패션과 액세서리생활용품침구류에 적용하고 있습니다캐릭터업계와 뷰티패션산업리빙스타일편의점 등 일반 기업의 콜라보가 대세인데요예컨대 2019년 6월 휠라는 건담의 명장면과 캐릭터가 담긴 그래픽 티셔츠건담을 상징하는 3가지 색상의 트러콜로(레드화이트블루어글리슈즈취향 맞춤 연출 모자 등을 선보였습니다주방과 가전제품으로까지 콜라보가 확장되고 있습니다가전제품에는 영화 스타워즈의 마스코트 알투디투(R2-D2)’ 로봇의 모양과 소리를 담은 로봇 청소기가 등장했습니다스파이더맨과 캡틴아메리카아이언맨 캐릭터 디자인의 작은 냉장고도 나왔다스누피와 찰리브라운 같은 캐릭터를 넣은 냄비나 그릇도 키덜트 주방용품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없어진 시대

 

전문 매장도 등장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건담베이스를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 올 어바웃키덜트’, ‘원피스’ 공식 카페 카페 드 원피스’, 도토리숲뽈랄라백화점, DJI플래그십 스토어무민(MooMin) 공식 카페 ‘Moomin&Me(무민앤미등입니다무엇보다 당장 구매할 수 없더라도 작품처럼 전시회장을 통해서 다양한 키덜트 제품이나 캐릭터 상품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 이미지 : 캐릭터라이선싱페어 2019 현장

 

뮤지엄과 테마파크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2014년부터 열리고 있는 서울 키덜트페어가 대표적인데요. 또 키덜트&하비엑스포, 경주키덜트뮤지엄 등이 있습니다. 범위를 좁히면 건프라엑스포, 둘리뮤지엄, 캐릭터라이선싱페어(Character & Licensing Fair), 피규어갤러리도 있습니다. 이렇게 온라인에만 있던 키덜트가 오프라인 공간으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직접 접촉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시대 흐름이 반영되고 있는 셈입니다. 이렇다 보니 백화점에서 어린이용 장난감 매장 비중과 면적이 줄고키덜트 공간이 늘고 있습니다실제 대형 유통매장에서도 키덜트들이 찾는 드론이나 피규어프라모델 매출은 늘고어린이용 장난감 매출은 줄고 있습니다

저출생 고령화 시대에 아이들은 점점 줄고, 이 틈새를 키덜트가 문화 산업 전반에 파고드는가 싶더니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사실상 어른과 아이의 구분이 없어진 시대인 것인데요. 키덜트 문화 현상은 동심이라는 정서가 남녀 세대 불문이라는 점을 더 확증하며 보여주고 있습니다어쩌면 모든 콘텐츠에서 동심을 먼저 생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특히 요즘 사람들은 상품에서 기능을 넘어 그 안에 담긴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저성장과 불확실성 시대가 이어질수록 키덜트는 세대를 통합하고 융화시키는 문화코드로 자리할 것입니다. 콘텐츠만이 아니라 산업경제에서도 큰 역할을 하는 주류문화로 거듭나며 21세기를 장식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레고 덕후 변호사처럼 개인이 소비자를 넘어 적극적인 크리에이터로 거듭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더 보편화될 것입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N콘텐츠 14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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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표지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6'이 진행 중인 코엑스 부스

  

 사진1,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6'이 열리는 코엑스 정문

 

2016713일부터 17일 총 5일간. 코엑스 A, B홀과 그랜드볼룸 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코엑스가 주관한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6’이 진행되었습니다. 수많은 캐릭터들과 발전하는 캐릭터시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던 5일간의 이야기. 지금부터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사진2, 20세기 캐릭터

 

캐릭터하면 어떠한 생각이 먼저 드시나요? 캐릭터의 사전적인 의미를 보면, ‘1. 소설이나 연극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 또는 작품 내용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의 개성과 이미지. 2. 소설, 만화, 극 따위에 등장하는 독특한 인물이나 동물의 모습을 디자인에 도입한 것.’ 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소설, 연극, 만화 등의 콘텐츠의 등장하는 등장인물 및 등장인물의 이미지를 캐릭터라고 지칭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등장인물이라는 것에 머물지 모르겠지만, 최근 캐릭터는 등장인물의 모습을 넘어서 큰 영향력을 가진 콘텐츠의 한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것이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의 발전되어가는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15주년을 맞이하는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는 전년 대비 56% 증가한 125천여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해 주셨습니다. 기존의 영·유아, 가족 단위 관람객은 물론, 청소년과 성인들도 행사장에 많이 방문하였습니다. 이는, 캐릭터 소비세대가 확장되고 있는 트렌드를 보여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람객의 확장은 최근 키덜트 문화의 발전을 보여주는 동시에, 아트 토이, 페이퍼 토이 등 최근 사람들에게 이슈화된 문화의 모습을 잘 담아낸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진3 키덜트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마블 아이언 맨

 

사진4, 페이퍼토이, 웹툰작가 조석

 

이렇게 캐릭터 문화가 발전해 가고 있는 것을 방증하듯, 올해 행사에는 넷플릭스 · 락앤락 · 롯데제과 · 현대백화점 등 국내외 빅 바이어들이 대거 참여하였습니다. 현장 비즈매칭 상담건수는 총 1,204, 상담금액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약 6,0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해외 캐릭터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나라만의 캐릭터도 그만큼 세계적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유아 및 어린이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얻은 부스는 역시 뽀롱뽀롱 뽀로로’, ‘플라워링 하트등의 인기캐릭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아이코닉스와 터닝메카드상품을 선보인 초이락 콘텐츠 팩토리, 어린이 장난감 제조업체 영실업,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인 대원 미디어 등 국내외 대표 캐릭터 기업들이 모인 기업홍보관이었습니다. 이렇게 큰 기업뿐만이 아니라, 아마추어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 뉴웨이브존역시 아트마켓을 연상케 하는 부스 구성과 아기자기한 작품 전시 등으로 최고 흥행을 도출, 역량 있는 신진작가들을 발굴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존의 캐릭터들의 인기는 유지하면서 신진 캐릭터들을 발굴하는 두 마리의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캐릭터 페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5, 뽀롱뽀롱 뽀로로

 


최근 캐릭터 산업의 융·복합은 이슈화 되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입니다. 맥도날드나 롯데리아와 마리오, 원피스 등 다양한 캐릭터 산업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해피밀 대란. 헬로키티와 엘지트윈스, 도라에몽과 롯데자이언츠, 뽀로로와 엔씨다이노스 등 국내 인기스포츠인 야구와 캐릭터의 융·복합 등의 모습이 우리 사회에 자리 잡고 있고,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사진6, NC다이노스와 계약을 맺은 뽀로로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여 이번 캐릭터페어에서는 문화창조융합벨트 Cel 기업관등 다양한 부스가 구성되었습니다. 뮤지컬과 캐릭터의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준 캘 조르바를 비롯하여 캐릭터 생활용품을 선보인 코스코이’, 꼬마해녀 몽니 매릭터로 제주은행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아트피큐식음료, 뷰티, 금융 등 다양한 분야와 접목하여 캐릭터 산업이 무한한 확장성을 지닌 산업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사진7, 뮤지컬 캣 조르바 포스터

 

최근 이러한 융복합의 최고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포켓몬 고입니다. 증강현실이라는 기술과 포켓몬이라는 콘텐츠·캐릭터로 현재 전 세계적인 이슈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포켓몬고가 실행된다는 속초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떠나면서 난데없는 속초행 만차 등의 사태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이만큼 캐릭터가 갖는 힘은 사람을 행동까지 유도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진8, 포켓몬 고

 

과거에 캐릭터는 분명 영·유아기, 어린이에게 초점이 맞춰진 산업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영·유아기, 어린이들의 타겟을 넘어 청소년, 성인들까지 점차 발전하고 있는 것이 캐릭터 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송성각 원장님은 토종 캐릭터들이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라고 이번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에서 말을 하셨습니다, 우리도 이제 세계적인 캐릭터의 발전. 캐릭터의 힘을 가지고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캐치프라이즈인 대한민국 영토, 콘텐츠로 넓힌다!” 라는 말처럼, 전 세계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콘텐츠, 그 중에서도 캐릭터가 세계화에 발맞추어 성장할 것이라 기원하며. 캐릭터 라이선싱 페어 2017을 기다리며. 앞으로 더 캐릭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사진출처

-표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진1 직접촬영

-사진2 네이버캐스트 20세기 캐릭터 아이콘

-사진3~5 직접촬영

-사진6 NC다이노스 홈페이지

-사진7 현대예술관 홈페이지

-사진8 POKEMON GO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애니메이션의 인문학적, SF적 배경 설정 (3)
:최신의 학설이나 시사 사건을 도입한 애니메이션 작품


선 정 우 (출판기획사 코믹팝 대표, mirugi.com 운영)
 
  

■ 다양한 애니메이션 작품의 사례
『프랙탈』의 경우에는 원안 담당으로 평론가로 유명한 학자 출신의 소설가 아즈마 히로키를 직접 기용했다는 특이성이 있다 보니 길게 다뤘으나, 일본의 만화/애니메이션이 새로운 학문적 경향을 도입하거나 최신의 과학적 연구 결과, 혹은 국제 관계의 변화 등을 다룬 경우는 그리 드물지 않다. 거슬러 올라가면 로봇애니메이션 『마징가 Z』에서 악역인 닥터 헬이란 인물은 미케네인의 고대 유적에서 발굴한 로봇을 이용하여 세계 정복을 노린다. 미케네 문명은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에 위치한 미케네에서 기원전 1600~1100년경에 발달한 문명인데, 1952년에 미케네 왕궁, 1971년에 문자가 기록된 점토판 등이 발굴되었다. 『마징가 Z』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서 1972년 12월 3일부터 방영되었으니, 1971년의 점토판 발굴 뉴스를 비롯한 미케네 문명에 관한 정보가 작품에 반영되었으리라 짐작된다. 1979년 4월 방영된 『기동전사 건담』은 또 어떤가? 이 작품의 시작은 우주에서 지구로 ‘스페이스 콜로니’를 낙하시켜 엄청난 폭발을 일으키는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스페이스 콜로니의 개념은 1969년 미국 프린스턴 대학 교수 제라드 오닐이 제창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는데, 1974년 뉴욕타임즈 신문에 게재되면서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오닐 교수의 저서 『우주식민섬─1990년 완성 “제 2의 지구” 계획』이 일본에 번역 출판된 것은 1977년이다. 그로부터 단 2년만인 1979년 4월 『기동전사 건담』에 이 스페이스 콜로니(우주식민지) 개념이 도입된 것이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 일본에 실제로 제작된 초대형 ‘건담’의 모형.

 

뒤의 건물들이나 로봇 발치에 보이는 사람들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다. 이 거대한 모형이 부분적으로나마 움직이기도 하고, 매우 리얼하게 건조되어 일본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촬영:임영웅)

 


최근에도 이런 경향은 마찬가지다. 일본에서 2011년 4월 방영된 애니메이션 『C』는, 초능력이나 로봇을 통해 싸우는 것이 아니라 ‘돈’을 무기로 싸우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인간의 ‘미래’를 담보로 거액의 돈을 융자해주는 수수께끼의 단체로부터 받은 돈을 바탕으로, 마치 기업간의 적대적 M&A(인수 합병)처럼 보이는 전투를 행한다. 전투의 승패는 최종적으로 얻은 이익과 손실을 계산하여 총자본이 얼마나 증감되었는지로 정해진다. 만약 총자산이 0 이하로 떨어지면 ‘채무 초과’가 되어 파산=파멸하게 된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그 인물이 담보로 잡혔던 ‘미래’가 사라져 버린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2008년 9월 투자회사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하면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방아쇠가 되었던 사실을 반영하고 있다. 2007년 서브프라임론 문제를 발단으로 미국 주택 경기의 ‘버블(거품)’이 붕괴하면서 리먼브라더스가 그 직격을 받아 2008년 파산한 ‘리먼 쇼크’ 이후 시작된 세계금융위기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크루그먼 교수가 2009년 ‘제 2차 세계 공황’이라고 평가했을 정도로 심각했다. 특히 수출 주도의 경제를 통해 성립되어 있던 일본이 받은 영향은 엄청난 것이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애니메이션 『C』에 반영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작품 제목인 ‘C’란 채무 초과로 파산하는 인간의 규모가 매우 클 경우 국가 단위로 ‘미래’가 사라져 한 나라 전체가 없어지는 것을 뜻하는데, 리먼 쇼크와 함께 국가 채무가 인류 역사상 최고 수준이라는 일본의 현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고 보인다.

국제적인 정황을 반영하는 작품도 적지 않다. 2002년 10월 방송 개시되어 높은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SEED』는, 후속작으로 2004년 10월부터 시작된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와 함께 당시 미국의 이라크 전쟁 문제를 의식한 작품이었다. 작품의 프로듀서가 인터뷰에서 “반전을 테마로 하고 있다”, “재선을 이룬 미국 부시 대통령”, “점점 더 혼미해져가는 이라크 정세” 등의 발언을 통해 명백하게 드러내었다. “시청자가 세계정세를 조금이라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06년 10월 방송 개시된 『코드 기어스─반역의 를르슈』는 세계의 초대국 ‘신성 브리타니아 제국’(아메리카 대륙에 위치)에 점령당해 식민지가 된 일본, 그리고 유럽 대륙에 위치한 E.U.(유로 유니버스), 중국 대륙에 위치한 중화연방 등이 패권 다툼을 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2011년 10월 시작된 『UN-GO(안고)』라는 작품은 얼마 전 국내 일부 매체에서 ‘거북선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지휘’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기사를 써서 화제가 되었는데, 실제로는 1940년대 패전 이후 일본에서 천황 비판이나 패전을 직시하자는 등의 주장을 펼쳐 ‘무뢰파’로 분류되었던 소설가 사카구치 안고의 작품을 바탕으로, 근래에 많은 논란을 일으켰던 테러 조직의 민간인 납치 문제나 신흥종교단체 등 다양한 문제를 그리고 있다.

 


 - 애니메이션 『UN-GO(안고)』의 극장판 영화인 『UN-GO episode:0 인과론』
(2011년 개봉/미즈시마 세이지 감독). (C)「UN-GO」製作委員會
 

 

■ 현실과 애니메이션의 상호 작용
이런 작품들은 전부 현실의 시사 문제나 최신의 과학적, 학문적 성과를 반영하여 만들어졌다. 반대로 애니메이션이 현실에 영향을 미치는 일도 드물지 않다는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국내에도 일본에서 로봇 공학자들이 『철완 아톰』(국내 제목 『우주소년 아톰』)을 보고 로봇을 만들고 싶어 했다든지, 한류 열풍을 불러일으킨 『겨울 연가』의 각본가들이 애니메이션 『캔디 캔디』(국내 제목 『들장미소녀 캔디』)의 영향을 받았고 그 『캔디 캔디』를 비롯한 일본의 ‘소녀만화’(일종의 순정만화)는 영미권의 로맨스소설을 필두로 한 소녀소설의 영향 하에 있었다는 점 등…. 지난 2008년에 일본에서 로봇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자 하는 ‘국제건담학회’를 창립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그때 1만 명이 넘는 학회 참가 지원자가 몰리는 바람에 물리적으로 운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규모가 너무 커져서 중단된 사례도 있었다. ‘국제’ 학회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그때 필자에게도 참가 의뢰가 들어왔었는데, 그밖에도 사회학자나 건축공학자, 경제학자 등이 참가하여 『건담』을 학문적으로 분석하고자 하는 움직임이었던 것이다.
 
 이 글의 1회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런 식으로 작품과 사회가 서로 반영하고 반영되는 구조에 관해서는 굳이 필자가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을 만큼 기본적인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언급되는 사례가 워낙 구태의연한 『아톰』『건담』에 머물러 있는 관계로, 2000년대 이후, 특히 2010년대의 최신 사례를 ‘업데이트’해보려는 것이 본고(本稿)의 목적이다.
 
서양 애니메이션에도 물론 현실은 반영되고 있다. 이란인 만화가가 만든 만화를 원작으로 작가 본인과 프랑스인 연출자가 공동 감독한 프랑스·미국 합작 애니메이션 『페르세폴리스』라든지 2009년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인 독일·프랑스·이스라엘 합작 애니메이션 『바시르와 왈츠를』 같은 사례가 있다. 현실 풍자를 중심으로 하는 『심슨 가족』(1989년부터 방영)에는 시사적인 문제도 자주 다루어진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 압도적인 제작편수=물량에 의해 다양성이 담보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아동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적은 심야 시간대의 TV애니메이션 및 제작비 회수 방법을 다양하게 고려할 수 있는 극장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색다른 시도가 자주 이루어진다. 그 와중에 최신의 과학적, 학문적 성과를 반영한 스토리나 배경 설정이 다양하게 도입되는 것이다.

 

- 왼쪽부터 『페르세폴리스』(2007년 개봉/마르잔 사트라피·뱅상 파로노 감독), 『바시르와 왈츠를』(2008년 개봉/아리 폴먼 감독), 『심슨 가족 더 무비』(2007년 개봉/데이비드 실버맨 감독)의 포스터.


국내에서도 애니메이션 제작이 좀 더 다채널화되고 다양화될 수 있다면 다양한 창작자들이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1년 『마당을 나온 암탉』과 『돼지의 왕』이라는 완전히 다른 방향의 두 작품이 동 시기에 개봉되어 각각의 위치에서 호평을 받은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돼지의 왕』의 연상호 감독은 저예산의 독립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이 유효하다고 믿었고 그것을 실현시켰으며 부산국제영화제 수상과 칸 국제영화제 초청이라는 성과도 얻었다. 그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는 또 다른 방식의 한국 애니메이션이 시도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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