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차불피(樂此不疲), 좋아서 하는 일은 아무리 해도 지치지 않는다는 사자성어다. 흔히 일러스트레이터는 수십 개의 직장에 수십 명의 상사를 모시며 작업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한다. 프로젝트마다 각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범위 내에서 그들이 상상하는 이미지와 작가가 구현하고 싶은 작품과의 교집합을 찾아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난한 조율 과정마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즐거움이라는 행복한 일러스트레이터 이승정을 만났다.


▲ 사진1. 작가가 그린 밤도깨비 야시장 마스코트가 들어간 포스터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에 가면 가장 먼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존재가 있다.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흥을 돋워주는 야시장의 마스코트 밤도깨비가 그 주인공이다. 귀엽고 친근하면서 해맑아 보이기까지 하는 이 도깨비 캐릭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궁금했는데 페스티벌에 꼭 맞는 화려함과 낙천적인 작가의 색이 어우러져 탄생한 것이었다.


Q. 어떻게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나?


A. 학창 시절 디자인을 전공해서 처음에는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했다. 디자인 회사에서 1년 반 정도 일하면서 일러스트 작업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우연히 사보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게 되었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디자인할 때와는 다른 재미를 스스로도 느끼게 되었다. 디자인 작업보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났고 그 시간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그러는 사이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사직을 결정한 뒤 본격적으로 그림 그리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Q. 활동하면서 가장 힘들고 괴로웠을 때를 뽑자면 언제인가?


A. 최근 6개월 동안 진행해온 월간엽서를 쉬게 되었다. 특별한 주제 없이 진행해온 작업을 전체적으로 보충하고 제대로 된 컨셉과 목표를 가지고 진행하고 싶어 잠깐의 휴식기를 갖기 시작한 것이 여름이었는데 벌써 겨울이 되어버렸다. 매달 그려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잠깐은 여유로움을 만끽했지만, 곧 스스로와의 약속을 어긴 것 같아 몹시 괴로운 6개월을 보냈다. 불편한 마음이 큰 휴식 기간이었지만 더 좋은 작품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었다고 다독이고 있다.


Q. 월간엽서란 어떤 프로젝트인가?


A. 편집디자이너를 그만두면서 ‘내가 정말 그리고 싶은 그림을마음껏 그리자’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 달에 세 종류씩 ‘내가 생각한 그림을 엽서로 만들어보자’고 나와 약속했다. 판매 목적도 아니고 전시 목적도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내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리는 프로젝트였다. 그렇게 개인적인 목표로 시작한 작업이었는데 좋아해주는 팬이 생기고 블로그를 통해 구매하는 사람도 생겼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는 홍대 Object 매장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했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


A.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위에서 이야기한 월간엽서 중 2014년 9월 엽서 ‘하고싶은말’이다. 월간엽서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그린 작품이라 별다른 고민 없이 편하게 작업했다. 영화를 보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서 행복한 기분으로 임했다. 그렇게 작업하는 방법이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Q. 반대로 가장 마음에 들지 않은 작품이 있다면?


A. 월간엽서도 그렇고 청탁에 의한 삽화나 포스터 작업도 그렇지만 그릴 때는 항상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그리고 작업을 끝내는데 막상 결과물이 나오면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 눈에 보인다. ‘색은 왜 이렇게 썼을까, 이걸 왜 여기 배치했을까, 저기다 그렸으면 더 예뻤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곤 한다. 완벽하게 자신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그린 작가가 있을까?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최선을 다한 나 자신에게 만족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사진2. 일러스트레이터 이승정


Q. 일러스트레이터로 살기에 작업 환경은 어떠한가?


A. 요즘 열정페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일을 시작하면서 새삼 와 닿을 때가 있다. 직장 생활과는 다른 차원으로 나의 열정과 노력을 강요받는 일이 많다. 특히 열정페이를 강요받는 문화예술인 가운데 일러스트레이터는 유독 다른 영역보다 갑이 아닌 을로 자리한다. 글을 쓰는 작가, 화가도 아닌 일러스트레이터는 한국에서 능력을 인정받아도 좋은 대우를 받기 힘들다.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범위 내에서 작업을 해야 하고, 텍스트의 부속품이라는 인식이 많아 정당한 대가를 받기 힘들다. 더 나아가 “대충 하나 그려줘!”라는 말을 쉽게 듣기도 한다. 작가에게 결코 유쾌할 수 없는 말인 거 같다. 이러한 인식을 심도 있게 바라볼 때인 것 같다.


Q. 다채로운 색감에 독특하고 기발한 작품이 많아 보인다. 특별히 선호하는 작업 스타일이 있는지?


A.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작가마다 다양한 스타일이 있겠지만 나는 현실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그림보다는 공상의 세계를 재치 있게 그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자유롭게 상상하고 표현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고 정답이 없으니까 정말 무한대의 시도를 해볼 수 있어서 좋다. 나는 정해진 답이나 주제가 너무 분명할 때 오히려 그리기가 어려운 것 같다. 이런 경우 반짝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넣고 싶어도 망설여지는 부분이 생긴다. 


Q.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하는 특별한 슬럼프 극복 비결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일정을 정확하게 지켜야 하는 작업인데 시간의 압박을 느껴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일단 작업대에서 멀리 나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뭘 하려고 하면 더 생각이 엉키는 것 같아서 무념무상으로 아무하고도 이야기하지 않고 시간에 날 맡긴 채 정말 가만히 있는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덜컥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어떻게 푸는 것이 좋을지 실마리가 보이기도 한다. 이번에 6개월 정도 충전할 수 있는 기간을 가지면서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그러는 동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며 다 비우고 나니 또 하나씩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Q. 나의 생각을 100% 담아낼 수 없는, 클라이언트와의 조율이 필요한 창작업이다. 그렇다고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한 환경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러스트레이터의 길을 가는 이유

는 무엇인가?


A. 질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조율하는 과정에서 속상할 때도 있고, 일방적으로 시간을 정해서 맞춰달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타인의 생각을 이해하고 내 그림으로 녹여내며 다 같이 만들어 간다는 느낌이 있어 좋다. 그렇게 해서 하나의 책이나 작업이 완성되는 거니까. 나뿐만 아니라 작업에 참여한 사람들 모두 조금씩 포기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들과 조율해나가는 것도 재미있는 과정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서 그런지 보람과 희열이 마음에 큰 안식을 준다. 


▲ 사진3. 엽서를 그리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승정


Q. 일러스트레이터로 살면서 꼭 지키고 있는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시간 약속! 마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고 한다. 일반 직장생활이라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작업 특성상 쉽게 안 풀리는 경우가 있다. 도와줄 사람도 없고 대신할 사람도 없다. 너무 힘든 나와의 싸움이지만 오로지 내 능력이 반영된 그림의 퀄리티만으로 신뢰감이 결정되므로 어떻게든 시간 내에 최대한의 완성도를 선보이고자 한다. 그리고 삽화 작업은 의뢰한 곳에 대한 정보와 텍스트에 대한 이해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좋은 그림이 나오질 않는다. 그래서 새로운 작업을 시작할 때면 내가 작업해야 하는 대상에 대해 꾸준히 공부한다.


Q. 작가에게 창작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다.


A. 나에게 그림 그리는 작업은 일이라는 생각보다는 어릴 때 하던 인형놀이를 하는 기분이다. 인형을 놓고 뭘 입힐까 고민하고 집을 만들어주고 요리를 해주던 행동들이 지금 내가 하는 일러스트 작업과 다를 것 없다는 생각이다. 어떤 프로젝트라도 주제가 있고 내용이 있다. 나는 거기에 나의 상상을 더해 꾸미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꾸미냐는 것은 다 내 몫인데, 어느 공간에 어떤 색을 입히고 어떻게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다 보면 인형놀이를 하던 그때와 다를 바 없이 재미있다. 내가 상상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만들어낼 수 있어 뿌듯하고 행복하다. 일러스트레이터란 자신의 생각을 선명하게 담아 보여줄 수 있는 창작자라고 생각한다. 한때 그저 ‘남들 눈에 예뻐 보이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적이 있다. 내가 그리고자 한 세계가 아니라 보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취향을 좇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괴로운 적도 있는데 지금은 그런 고민을 끝내고 흔들림 없이 온전히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창작자가 되려고 노력 중이다. 


 ⓒ 출처

K-contents VOL. 17호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술의 시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연말연시입니다. 술 좋아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무엇일까요? 소주, 막걸리 등을 많이들 생각하시겠지만,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마신 술은 바로 맥주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한 해 동안 소주를 1인당 62.5병 소비하는데 반해 맥주는 148.7병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물론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는 특유의 폭탄주 문화로 인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 보다는 도수가 낮으면서, 즐길 수 있는 술을 찾는 문화로 바뀌고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보고서였습니다.


이렇게 도수가 낮은 술을 찾아 마시는 문화가 퍼지고 있는 와중에, 대세를 눈치라도 챈 것처럼 의미 있는 잡지 하나가 창간되었습니다. 바로 국내 최초의 맥주 잡지 ‘비어포스트’입니다.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수제 맥주와 수입 맥주에 대해 다루는 이 잡지는 창간 초기부터 맥주 애호가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잡지입니다. 그래서 수입/수제 맥주의 매력 포인트와 전문 잡지에 대한 지식을 여쭈어보고자 비어포스트의 발행인 ‘이인기’님을 인터뷰하고 왔습니다.


Q. 안녕하세요! ‘비어포스트’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비어포스트는 대한민국 최초의 맥주잡지입니다. 기존의 우리가 알고 마시던 단순한 맥주들만 존재하던 우리의 맥주 산업이 최근 이삼년 동안 많이 다양해졌습니다. 그 다양한 맥주 이야기와 스토리를 어느 매체든 하나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진1 국내 최초의 맥주 전문 잡지 <비어포스트>


Q. 소주와 소맥이 지배하고 있는 한국의 술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굉장히 지혜로운 문화입니다. 반어적인 대답일 수 있는데, 맥주 맛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맛있게 먹기 위해 맥주에 다른 무언가를 타먹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게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이니까요. 그래서 맥주에다 양주도 타먹고 소주도 타먹고 한 것이죠. 소비자 나름대로는 다양하고 맛있게 소비한 것입니다. 이건 맥주 회사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에요. 왜냐면 우리나라의 맥주 역사는 양대 회사가 독식하고 있기에 R&D가 필요 없었습니다. 라벨만 바꿔서 내도 시장 점유율 80퍼 이상을 가져가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기들 나름대로 섞어 마신 것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굉장히 지혜로운 방법이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제조자 입장에서는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구요. 그리고 그러한 최근 소비자들의 맛의 다양성에 대한 니즈가 크래프트 비어라는 것에 맞춰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Q. ‘마시고 죽자’는 문화에서 ‘즐길 만큼만 마시자’는 문화로 이행되는 중이라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수입/수제 맥주가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A. 소주와 맥주를 타 먹는 건 빨리 취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소주를 마시기엔 괴롭고 맥주만 마시기엔 맛이 없었죠. 그런데 섞어 마셔보니 마시기도 편하고 빨리 취하는 거예요. 이는 사실 술 자체를 즐기는 게 아니라 술을 이용해 다른 분위기를 만들려는 2차적인 목적이었던 것입니다. 이건 맥주가 온전히 주인공이 안 돼서 그렇습니다. 그 세계를 모르는 것이죠. 그 음식 혼자 얼마나 맛있는데요. 맛있으면 그거만 먹습니다. 그런데 맥주만 가지고 안 되는 거예요. 결국 음료의 주체로서 역할을 못 한 겁니다. 그러나 해외를 다녀오거나 유학 갔다 온 사람들이 최근에 늘어났습니다. 그들은 해외맥주에 대한 경험이 있어서 그게 너무 맛있었던 거예요. 최근 수입맥주가 증가하는 것은 사람들의 미각적 깨달음이 있다 보니 맞아 떨어진 결과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잔을 마셔도 맛있는 음료 맛있는 맥주를 마시고 싶으니까요. 또 도수가 높기에 한잔만 마셔도 충분히 기분이 나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맥주 스스로 주체적 음료로 가는 과정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진2 인터뷰를 했던 한 수제 맥주집의 벨기에 식 수제 밀맥주 ‘Snow White Ale'


Q. 본격적인 수입/수제 맥주 문화는 아직 어색할 수도 있는데, 그 특징을 설명해주세요.


A. 한마디로 말하자면 맥주에 향기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향기를 좇습니다. 차도 그렇고 술도 그렇고 향기 때문에 마시는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 맥주는 향기가 없었습니다. 그냥 탄산의 톡쏘는 맛과 시원한 맛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수입맥주나 수제맥주를 마셔보면 각 맥주마다 향이 다릅니다. 그 향기에 쫓아가는 거예요. 와인도 마찬가지지만 맥주는 원래 환경의 변화, 온도 기타 등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향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걸 즐기는 것입니다. 그 향기를 즐기는 문화가 점점 퍼지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그 향기를 좀 더 재미있게 마실 수 있을까하는 여러 가지 책 중 하나가 바로 비어포스트입니다.


Q. 창간호를 내셨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어떤 분야든지 세상에 없던 걸 만들어내는 일은 굉장히 힘들고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래서 되게 고생도 많이 했지만 이 비어포스트를 만든 사람들과 도와준 사람들께 되게 고맙습니다. 우리는 다 각자의 일을 하면서 멀티플레이 하는 사람들이에요. 그 분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습니다. 이게 세상에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연내 발행을 목표로 꼭 만들자 하고 계획을 세웠지만 이게 가능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마치 세상에 예쁜 아이가 태어난 느낌이에요. 그걸 어떻게 키우는 건 부모의 마음이라 할 수 있는데, 부모로서 아름답고 멋지게 키우고 싶습니다.


▲사진3 <비어포스트>의 ‘이인기’ 발행인


Q. 국내 최초의 맥주 잡지를 기획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계기는 단순해요. 맛있는 걸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내가 맛있는 걸 먹고서 친구에게도 ‘이게 맛있다’고 구두로 전달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먼가 남겨보자 싶었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에 볼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했습니다. 요즘 소셜 미디어도 있고 한데, 그것도 좋지만 인쇄매체로 발행되는 것이 하나 필요하겠다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에 유통되는 잡지의 형태로, 시의성도 반영하면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를 만들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비어포스트를 만들었다.


Q. 잡지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월간지로 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단 대한민국 최초의 맥주 잡지라고 주장하려면 적어도 월간지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회하고 있기는 해요. 월간지는 마감이 끝나면 또 마감이 다가옵니다. 오늘도 세 번째 배치에 대한 회의를 했어요. 일이 너무 많습니다. 아무래도 각자의 일을 하면서 콘텐츠를 생산하니까요. 하지만 그만큼 맥주에 대해 할 이야기도 많습니다. 그래서 월간지가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시의성을 따져볼 때 월간지로 발간하여 지속적으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왜냐면 우리나라에서 맥주는 불모의 영역이니까요. 그래서 그거를 이야기 하려면 적어도 일 년 열두 달 정도는 새 콘텐츠가 나와 줘야 사람들에게 계속 이야기 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진4 <비어포스트>의 ‘이인기’ 발행인


Q. 다른 출판물이나 언론과 비교했을 때 전문잡지만의 산업적인 특징은 무엇이 있나요?


A. 산업적인 측면에서 인쇄 잡지의 비즈니스 모델은 밝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잡지는 누가 생각해도 사양산업이니까요 하지만 대한민국에 없던 분야이기에 만드는 의미가 있습니다. 최근의 잡지 경향을 보면 전문지는 수요가 있습니다, 그만큼 덕후들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죠. 향후에는 덕후가 키워드입니다. 덕후는 살아남을 수 있어요. 왜냐면 전문가니까요. 전문가인데, 소비도 하는 전문가입니다. 지금 맥주뿐만 아니라 맥주와 관련된 사람들, 비즈니스 등 다양한 맥주의 키워드가 있어요. 문화적인 측면 이런 걸 다루려고 만든 것입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는 재미없는 분야일 수도 있지만 덕후의 관점에서 보면 큰 의미가 있을 수도 있다.


Q. 앞으로의 홍보방안 및 계획은 무엇인가요?


A. 잡지를 만드는 초창기이다 보니 만드는 일이 많아 홍보를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많이 홍보하고 있고, 가능하면 로열티 높은 사람들의 네트워크를 많이 형성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불특정 다수를 위한 유명하고 공공적인 영역에 까지 홍보하기에는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들, 즉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해서 비어포스트를 보면 적어도 맥주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길 수 있게 하고 싶습니다.


Q. 독자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어떤 분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맥주 한 잔 마시는데 왜 이리 복잡하냐고 말이죠. 저도 100% 동감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마셔온 맥주는 ‘그냥 마시면 됐던 맥주’ 입니다. 꽃을 볼 때 꽃이 가진 향기와 꽃이 가진 가시까지도 이해하면 더 아름다울 수 있듯 맥주도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더 아름다워 보일 수 있어요. 홉과 몰트, 효모, 물 등의 작용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가다 보면 맥주를 훨씬 더 맛있는 음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어포스트를 통해 맥주가 조금 더 맛있는 음료로 독자들에게 다가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술은 인류가 농경사회로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발전시킨 하나의 문화입니다. 알싸한 목 넘김 뒤에 찾아오는 흥겨움을 한 방울 즐기기 위해 인류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나오는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술을 빚었습니다. 그에 따라 쌀이 많이 나오는 동양은 소주, 청주, 막걸리 등을 빚어 마셨고, 과일이 풍부한 남부유럽은 포도를 활용한 와인을, 춥고 척박했던 북유럽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보리를 활용한 맥주를 만들어 마셨습니다. 그래서 술은 한 문명과 지역의 특색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음식문화이자 역사책입니다.


비어포스트는 인류의 역사가 담긴 음식문화를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승화시킨 잡지입니다. 콘텐츠가 꼭 세상에 없던 내용을 담고 있어야만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독특한 문화의 깊은 면을 이끌어내 자신들만의 목소리로 세상에 알리는 것도 하나의 콘텐츠입니다.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진입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취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에 따라 술도 천편일률적으로 마시던 한정된 주류에서 벗어나 다양한 주류가 각광받고 있습니다. 어쩌면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수입/수제 맥주가 주목받는 것도, 비어포스트가 창간된 배경이 만들어진 것도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주는 오늘날의 문화를 반영하고 있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류의 역사를 반영하는 술의 특성은 오늘날에도 유효하고, 비어포스트가 가지는 전문잡지로서의 강점은 기대가 큰 바입니다.


가는 해가 아쉽고 오는 해가 반가운 연말연시이기에 모두들 술을 많이 마실 것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도 지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받아들이는 기대감을 한 잔의 술에 담아 마시는 자리가 몇 개 약속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쁘거나 슬플 때 우리의 곁에서 좋은 친구가 되어주는 게 술이지만, 지나치면 건강한 삶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술을 먹되 술에 먹히지 말라. 술을 즐길 때 꼭 필요한 지혜입니다. 술 많이 마시는 연말연시, 모두들 과음하지 않고 건강하고 즐거운 음주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진출처

-표지 한림대학교 김민규 촬영

-사진1~4 한림대학교 김민규 촬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드디어 마지막 작가님입니다! 항상 많은 분량과 높은 퀄리티로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휴재 없이 반년동안 만화를 연재를 한 엄청난 신인 작가가 있습니다. 이번에 인터뷰 할 작가님은 바로 네이버에서 ‘호랑이형님’을 연재 중이신 이상규 작가님입니다. 이상규 작가님은 다른 작가님들보다 늦게 웹툰에 입문을 하게 되었는데 게임회사에서 일을 하시다가 만화를 그리는 꿈을 이루기 위하여 과감하게 꿈을 쫓아간 소설이나 드라마에 나올법한 멋진 분이십니다. 이제 만나러 가~ 봅시다!!


Q1.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작가님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호랑이형님을 연재중인 작가 이상규라고 합니다. 저에게 호랑이형님은 첫 작품입니다. 현재 완결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22015년 오늘의 우리만화 문체부 장관상을 수상 받으셨고 15년 3월부터 작품 정식 연재를 시작하셨는데 그 때의 느낌과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연재 결정은 작년에 되었습니다. 연재를 막 시작하려고 12월부터 고민을 했었습니다. 베스트도전에 있는 작가들을 보니 저보다 잘하는 분들도 많으셔서 많이 불안했습니다. 회사를 나오고 퇴직금으로 2년 동안 어시스트와 함께 단 둘이 작품 연재를 했었는데 정식연재 통보를 받고는 엄청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약 정말 끝까지 안 되었다면 원래 일을 했었던 게임업계 쪽으로 다시 되돌아가야하나 라는 생각이 함께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결국 연재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쁘네요.


Q3다른 작가들보다 늦은 데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 번의 휴재 없이 계속해서 연재를 하고 계시는데, 혹시 작가님의 연재하실 때 힘드셨던 적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야기를 풀어내고, 매주 연재를 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보니 심리적으로 부담감이 무척 큽니다. 같은 11시간을 앉아 일을 하더라도 게임 작업에서 그림을 그리는 일과 만화 연재를 위해 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비교를 해보았을 때 체력적 소모가 무척 다릅니다. 항상 마감이 극한으로 아슬아슬하게 되다보니 그런 것일 수도 있겠네요.


Q4웹툰 한 편를 그리는데 일주일을 어떻게 보내시나요?


일주일이 걸려 마감을 무사히 마치면 잠시 동네 슈퍼마켓에 다녀오는 것 외에는 따로 외출을 하지 않습니다. 물론 마감으로 인해 많이 힘들다는 것이 있긴 하지만 저는 아직까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무척 재미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것이 일이기도 하지만 유일한 취미이기도 해서 그림을 그릴 때 이 장면에서는 어떤 연출을 할까 어떤 요소를 더해볼까 라는 고민을 많이 합니다. 


Q5호랑이형님 작품이 작가님의 첫 작품이라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웹툰을 그리시게 된 것인가요?


저는 만화를 그리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출판사에 제 원고를 제출해보았는데 미끄러지고 결국 게임회사에 취직을 했는데 그렇게 십여 년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도 만화가가 되겠다라는 꿈은 계속 갖고 있었습니다. 꿈을 위해 약 10년 정도 다닌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대단히 큰 결정이었습니다. 제 인생을 바꿀 큰 결정이라 2년 동안 계속해서 고민을 해왔습니다. 하지만 그 기나긴 고민을 하는 시간동안 일을 끝마치고 집에 돌아와 원고를 만들려고 해봐도 한 장면조차 그려지지 않길래 그 때 퇴사를 결심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퇴사를 하고 나니 원고가 술술 만들어졌습니다.


▲사진1. <호랑이형님>의 주인공 '산군'


Q6. 호랑이형님을 어떻게 하다가 그리시게 된 것인가요? 원래 호랑이를 좋아하시는지, 작가님에게 호랑이형님이란 어떤 작품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제가 연재하고 싶은 작품은 소년액션만화였습니다. 그리고 소재는 좀 신선한 것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찾다보니 서유기를 다시 각색해볼까도 고민을 했었고, 한국의 고유한 이야기를 다뤄볼까도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찾다보니 한국에는 호랑이의 이야기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호랑이 이야기는 조사를 해도 해도 끝이 없을 정도로 무척 많았지만 대부분이 완성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산 속에 호랑이가 많이 살고 있었던 덕에 어중간한 요괴 이야기보단 호랑이가 잡아간다, 산 속에 호랑이가 산다 등 다양한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호랑이를 그리기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호랑이를 그리다보니 연재물로 그릴 수 있는 퀄리티가 아니라서 제 나름대로의 디자인을 거쳐서 제 디자인이 녹아있는 호랑이를 그려냈습니다. 실제로 웹툰을 보면 몸집이 커다란 호랑이부터 다양한 호랑이가 등장을 하게 되며 제가 만화로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만들기 위해 호랑이의 줄무늬도 단순화를 시켰습니다.


▲사진2. <호랑이형님>의 전투신


그렇게 디자인을 거친 뒤 ‘내가 과연 이 그림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가진 채 1회 분량을 만들어보았는데 3개월이 걸렸습니다. 일주일마다 연재하는 웹툰 제작에 3개월이 걸렸는데 어쩔까 생각을 하다가 일단 ‘네이버 도전만화’에 무작정 연재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브 원고로 그려두었던 4회분을 모두 소진하고도 제 연재 능력을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한편 한편을 약 10일씩 작업 기간을 걸쳐 그려냈습니다. 정식 연재할 때까지 말입니다. 그렇게 해서 정식연재를 하고 있는데 세이브 원고가 바닥나버려서 일주일에 한편씩 정말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Q7. 작품을 연재할 때 즐겁게 만족을 하며 연재를 하고 계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마감이 아니더라도 하루 종일 그림을 그리면서 즐길 수 있습니다. 연출하면서 생각하는 것을 직접 그리다보니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마감이 정해져 있다 보니 마감을 위해 생각을 해두었던 연출이나 소소한 재미를 넣지 못할 때는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한 화 한 화를 그리면서 기승전결이 뚜렷해야하는데 너무 액션에 치중하다보니 제가 생각한 것과 조금씩 다르게 될까봐 염려가 큽니다. 마감이 문제입니다.


Q8. 작가님은 웹툰을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전 아직도 만화와 웹툰의 큰 차이점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출판만화를 그릴 때 정해진 틀이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그러한 제한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출판만화가 흥했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그릴 수 있는 길이 있다 보니 소재나 내용이 무척 풍부해졌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누구에게나 기회가 생긴 것이죠.


Q9. 작가님이 좋아하시는 웹툰과 작가님에게 큰 의미를 안겨다준 영화나 만화들은 무엇인가요?


드래곤볼을 처음 보았을 때 그 기분을 아직도 못 잊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드래곤볼을 보긴 하지만 연출이나 장면을 연구할 때 보는 것이지 그 때 만큼의 강한 느낌을 받진 못하고 있습니다. 확실한건 드래곤볼 이후로 보았던 만화들은 그다지 저에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습니다.

영화는 터미네이터2가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나쁜 적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아군이었고 하는 그런 반전의 재미가 그 때 그 순간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Q10. 현재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제대로 된 루트를 걸어오지 않아서 만화지망생들에게는 조언을 해주기 힘들지만 20, 30대 들에게는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어떠한 일을 하던 일을 시작하면 오래 동안 일을 하게 될 텐데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지 말길 바랍니다.


오래 동안 경력도 쌓은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평소부터 꿈 꿔왔던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이상규 작가님의 인터뷰였습니다. 출판이 되는 인쇄만화에서 웹툰으로 시대가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관심이 있는 일반인들도 모두 만화를 그려서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그 만큼 누구에게나 길이 열려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지는 하나의 작품인지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들은 이상규 작가님처럼 즐겁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계신가요?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2000년에 데뷔하신 이후로 꾸준한 작품 활동으로 독특하고 환상적인 세계관과 작품 세계를 펼쳐 오신 김연주 작가님! <소녀왕>, <플라티나>, <Nabi>에 이어 이제는 <펠루아 이야기>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순정 만화가로 자리매김하셨습니다. 이번 대한민국 만화 대상 수상을 축하하며 작가님과 파티의 김성희 편집기자님을 모시고 특별한 인터뷰 자리를 가질 수 있었는데요. 꼭 작가님의 작품처럼 발랄하고 유쾌하신 작가님 덕에 아주 화기애애한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시선 집중! 김연주 작가님의 팬이라면 꼭 궁금해 하실 내용들을 사심 듬뿍 담아 물어 보았습니다.


▲영상 1. ‘펠루아 이야기’ 트레일러 영상



▲사진 1. ‘펠루아 이야기’의 두 주인공, 오르테즈와 아시어스.



Q. 작가님이 만화가로 데뷔하신 지 벌써 15년인데, 처음 만화가가 되길 꿈꾸셨던 것은 언제인가요? 또 그러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A.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했어요. 좋아했는데, 그림은 잘 못 그려서 만화가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안했어요. 그래서 그냥 취미로 그리다가, 직장생활을 하는데 회사를 다니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야근이랑 휴일도 나가야 했고 좋아하는 일도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이왕 힘들 거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겠다고 느껴서 만화가가 되기로 준비하게 된 거죠. (웃음) 그런데 그때는 제가 어려서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만약에 회사를 이삼년 더 다녔으면 현실에 안주해서 만화를 안했을 수도 있었어요. 그땐 신입사원의 객기로 그랬던 것 같아요. 퇴직금도 못 받았거든요. (웃음) 회사를 그만두고 만화를 한 이년 정도 준비했어요. 연습장 만화 같은 걸 굉장히 많이 그렸어요. 밤을 새기도 하고. 그때가 제가 정말 열심히 그리던 때였던 것 같은데, 그렇게 하면서 굉장히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연출의 흐름이나. 형식 같은 건 만화 작법서를 보면서 공부했어요.


그렇게 공부해서 출판사에 들고 갔었죠. 가서 깨지고. (웃음) 아직도 기억나는 게 그 때 ‘윙크’에 남자 팀장님이 계셨는데 제 만화를 굉장히 열심히 봐 주시고는, 재미는 있는데 원하는 그림체에 비해 제 그림 실력이 떨어진다 말씀하셨죠. 그 이야기를 듣고 터덜터덜 돌아왔던 생각이 나요. 그 다음엔 다른 출판사에 갔죠. (웃음)


Q. 그 때의 결단 덕분에 저희가 지금 이렇게 작가님의 작품을 즐길 수 있게 된 거로군요(웃음) 작가님은 지금까지 개성적인 그림체와 세계관으로 확실한 자기 색깔을 만들어 내셨는데요. 이런 작품 세계의 밑거름이 된 작품이나 롤 모델이 있으시나요?


A. 제가 데뷔할 때만 해도 그림체가 개성적이라는 이야기는 안 들었어요. 그 땐 흔한 그림체였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요즘 트렌드가 바뀐 것 같아요. 트렌드는 바뀌었는데 전 그대로라서 그림이 개성 있어진 것 같아요, 지금. (웃음) 밑거름이 된 작품은 워낙 만화를 비롯해서 좋아하는 게 많으니 이것저것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어릴 땐 순정 만화는 안 봤어요. 순정만화보다 메카닉 만화를 좋아했어요. 어릴 때는 막 연애하는 것보다 로보트 나오는 게 더 재밌었거든요. 만화 작가로는 김진 작가님을 매우 좋아했어요. <바람의 나라>도 좋아하구요.


Q. 좋아하는 만화는 메카닉이었는데 왜 순정만화를 그리게 되셨나요?


A. 메카닉 그리기는 너무 힘들어서요. (웃음) 하려면 3D 같은 걸 배워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한 번 만들어서 여러 방향에서 쓸 수 있게.


Q. 연재를 오래 하다 보면 작품을 기획하거나 에피소드를 기획할 때 슬럼프도 많이 오셨을 것 같아요. 이럴 때는 어디서 영감을 얻거나 극복하시나요?


A. 슬럼프는 매달 마감할 때마다 늘 오는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조금씩 쉬어 주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리프레쉬가 필요한 거니까요. 아무것도 안 하고 멍하니 있는 걸 좋아해요. 약간 멀리했다가, 마감이 다가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는 거죠. 집중력이 굉장히 좋아져요.(웃음)


Q. 순정만화 팬으로서, 만화가 그려지는 과정이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그리면서 가장 즐거운 과정과 힘든 과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요즘은 웹툰이 많이 나오면서 컴퓨터 작업을 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 저는 펜터치까지는 수작업으로 하고 톤만 컴퓨터로 해요. 일단 데생을 하고, 펜터치를 하고, 지워서 스캔해서, 그걸 컴퓨터로 톤 작업을 해요. 콘티는 따로 안 짜고 데생을 하면서 한꺼번에 같이 해요. 이게 콘티를 짜고 데생을 하고 펜터치를 하는 게 같은 그림을 계속 그리는 거잖아요. 전 그렇게 못 하겠더라구요. (웃음) 그래서 한꺼번에 하고 있습니다. 시간은 데생이 제일 오래 걸려요. 제일 힘들기도 하구요. 데생을 제대로 해야 펜터치가 제대로 되기 때문에 제일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과정은 단행본 수정할 때를 제일 좋아해요. 단행본 수정하면서 원고 퀄리티가 올라가는 게 보일 때. (웃음)


김성희 편집기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 건, 아무리 단행본 때 수정으로 퀄리티를 높인다곤 하지만 머릿속에 완성된 이미지가 있지 않으면 그렇게 할 수 없어요. 그냥 톤을 더 바르시는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웃음) 허용된 시간이 더 있다면 하려고 했던 게 이런 모습이라는 끝이 명확하게 있다는 건데 그게 신인 작가들에게는 없는 것이거든요. 이걸 만들어 가는 것도 오랜 노하우죠. 


▲사진 2. 김연주 작가님과의 인터뷰 현장


Q. 어시스트는 따로 안 두고 계신가요?


A. 저는 혼자 작업하고 있어요. 한 번도 어시스트를 써 본적은 없어요. 제가 남한테 일을 잘 못 시키겠더라구요. 제가 톤 붙일 때 까다로운 면이 있어서 그걸 일일히 지시하느니 제가 하는 편이 낫겠다 싶어서. (웃음) 그리고 요즘은 어시스트 할 실력이면 웹툰 베스트도전 등을 통해 자기 만화를 그리지 않을까요? 요즘은 문하생, 어시, 그런 시대가 아닌 것 같아요. 문하생은 남의 것을 그려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을 듯해요. 물론 기본기를 배울 순 있겠지만 그게 지금 시대에 얼마나 유용한지도 모르겠고. 요즘은 작법 같은 거 알 수 있는 방법도 많으니까요.


Q. 최근 많은 출판 만화 작가 분들도 웹툰 플랫폼에 진출하고 계시고, 작가님의 많은 작품 역시 현재 네이버N스토어나 리디북스 등을 통해 디지털화 되어 제공되고 있는데요. 혹시 작가님은 웹툰 등 다른 플랫폼에 진출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또한 작가님이 생각하는 잡지 연재 출판 만화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A. 웹툰은 기회가 된다면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접근성이 좋으니까 독자들이랑 만날 기회가 많죠. 그래도 주간 연재는 못할 것 같아요. 일단 아직은 하고 있는 게 있으니까 확실하게는 모르겠어요. 출판 만화의 매력은 종이책의 매력인 것 같아요. 책장을 넘어갈 때의 텀 같은 게 만화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어릴 때부터 만화를 종이로 보다 보니 그것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아요.


Q. 만화가로서 김연주 선생님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일단 길게 가고 싶어요. 오래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 같아요. 올해 작품한지 십 오년이 된 것 같은데, 제가 십 년 후에도 만화를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거든요. 체력적인 문제 같은 게. 그래서 오래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대박도 좀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웃음)



Q. <펠루아 이야기>는 어디서 영감을 얻은 작품인가요?


A. 사실 영감을 얻었다기 보단, 사실 로맨스 쪽에서는 굉장히 흔한 스토리 라인이잖아요. 결혼을 하고, 사이가 안 좋다가, 점점 좋아지는 이런 이야기. <펠루아 이야기>를 그리기 전에 소재가 겹치는 지 한 번 살펴봤더니 거의 태반이 그런 얘기더라구요! (웃음) 하지만 반면에 또 흔하니까 그만큼 사람들이 좋아하는 얘기 같기도 해요.


Q. 흔한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펠루아이야기>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A. 다른 이야기와 다른 게 있다면, 아마 남자주인공의 성격 아닐까요. 다른 만화들을 보니까, 남자주인공들이 부인을 엄청 구박하더라구요. 츤데레(쌀쌀맞지만 은근히 챙겨주는 성격을 칭하는 말)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데 우리 아시어스는, 아주 상냥하고…(웃음) 그 부분이 좀 매력적이지 않을까.


▲사진 3. ‘펠루아 이야기’의 오르테즈와 아시어스 


Q. <펠루아 이야기>에는 오르테즈와 아시어스, 쥴스, 녹스 등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데요. 이러한 캐릭터의 이름, 그리고 성격은 어떻게 정하신 건가요?


A. 저는 캐릭터를 먼저 만드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고 나서 그 후에 캐릭터를 만들어요. 그렇다보니 그 이야기에 맞는 캐릭터를 만드는 것 같아요. 이야기에 어울리는 성격이 나오는 거죠. 캐릭터의 성격이나 이름을 지인들에게서 따오는 작가 분들도 많지만 저는 그러진 않아요. 이름 같은 경우는 책 같은 것에서 마음에 드는 이름을 찜해뒀다가 써먹는 게 많아요. 그리고 제가 아무래도 만화를 오래 해서 그런지, 캐릭터를 그리면 얘가 대충 어떤 어감의 이름이겠다 싶은 느낌이 와요. 그렇게 이름을 정하죠. 


Q. 특정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를 ‘최애캐’라고 하죠!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작품들을 통틀어 작가님의 최애캐는 누구인가요?


A. 너무 어려운데요…? 사실 가장 좋아하는 특정 캐릭터는 없어요. 다들 비슷비슷하게 좋아해요. 그래도 한 유난히 정이 가는 한 인물을 고르라면, <플라티나>의 제닌을 꼽고 싶어요. <펠루아이야기>에서는 아시어스를 제일 좋아해요. 쥴스는 제일 좋아한다기 보단, 귀여워요!


Q. 이그레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처음엔 이그레인이 싫었는데, 나중에는 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가더라구요.


A. 사실 저도 이그레인을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독자 분들이 다들 엄청 싫어하셔서 놀랐어요. 거의 ‘내 친구의 연적’ 같은 느낌으로 싫어하더라구요(웃음) 이그레인의 사정을 첨엔 저만 알고 있었다 보니까, 독자들이 처음에는 꼬리치고 있다고만 생각한 게 아닐까요(웃음)


▲사진 4. ‘펠루아 이야기’의 여주인공 오르테즈와 라이벌 이그레인


Q. 저는 <펠루아이야기>에서 녹스가 이야기한 ‘남자들이 못 잊는 건 첫사랑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야. 나의 청춘, 나의 순수, 나의 열정.’이라는 말이 정말 인상 깊었는데요. ‘첫사랑’에 대한 작가님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A. 사랑은 그 순간, 그러니까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첫사랑이란 건 처음 누군가를 사랑했던 기억이고 추억이기에 아름답고, 훨씬 순수하고, 오래 기억에 남고 그런 게 아닐까요.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지금 현재 사랑하고 있는 것,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제가 여자라서 그런 대사를 쓴 건지도 모르겠어요. 어떤 만화를 봤는데 남자에게는 첫사랑이 계속 따라다니는 유령으로 나오더라구요. 그렇게 살다가, 결혼해서 애가 생기니까 그제야 없어져요, 그 유령이. 그걸 보면 아, 남자의 첫사랑은 정말 그런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자들은 조금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긴 해요.


Q. 김연주 작가님의 작품 중에는 장편이 많죠. <소녀왕>이 전 8권, <플라티나>가 전 14권, <Nabi>가 현재 19권 발행 중에 있습니다. 이렇게 긴 호흡을 가지고 창작을 할 때의 장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먼저 장점은, 제가 쓰고 싶은 얘기를 계속 쓸 수 있다는 거예요. 원래 스토리라는 게 쓰다보면 많이 늘어나고 곁가지도 생기고 그러잖아요. 그런 걸 다 그릴 수 있어서 좋죠. 단점은, 그러다가 한 번 산을 타면 문제가 생긴다는 거죠. 한 번 삐끗하면 수습하기 힘들어져요. 전체를 한 번에 볼 수 없기 때문에 그 때 그 때 길을 잘 찾아가야 하는 게 어려운 것 같아요.


Q. <Nabi>의 경우 벌써 19권인데, 완결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A. 아마 20권이나 21권 쯤에서 끝나지 않을까 싶지만, 약간 고민이긴 해요. <나비>는 지금까지 중 가장 길게 끌어간 작품인데, 이 작품으로 이렇게나 왔네요(웃음)


Q. <펠루아 이야기>는 녹스의 등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흥미진진해지는 것 같은데요. 얼마나 길게 쓰실 생각이신가요?


A. 잘 모르겠어요. 더 그려봐야 알 것 같은데. <펠루아 이야기>는 이야기 자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늘릴 수 있겠더라구요. 이건, 약간 좀 봐야 될 것 같아요. 그리다가, 안되겠다 싶으면 그만두고...(웃음)


Q. 김연주 작가님의 작품은 대부분 판타지나 시대적 요소가 바탕이 되는데요. 판타지는 세계관을 비롯해 더 그리기 어려울 것 같은데, 이를 고수해 오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또한 혹시 현대를 배경으로 한 일상물을 그려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A. 현대 일상물로 가게 되면, 현실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만약 학원물을 그린다고 하면, 주인공들이 야자를 하고 학원을 가고, 다 이럴 것 같으니까. 직장생활을 그려도 야근만 할 것 같고. 그런 현실을 쉽게 못 넘어갈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제 작품이 그렇게 복잡한 세계관을 짜는 것도 아니라서…(웃음) 판타지라고 해도 현실을 바탕으로 하고 다른 요소들을 몇 가지 넣고 조금 설정을 보탠 정도라, 어렵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현실을 배경으로 하면 동시대 현대인들이 다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고증이 더 어렵지 않을까요?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만화 같은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굳이 만화로 현실을 나타내고 싶진 않아요. 사실 현실을 그리는 건 잘해주시는 다른 작가 분들도 많구요!


Q. 그렇다면 현재 연재되는 <Nabi>와 <펠루아 이야기> 이후에는 앞으로 어떤 작품을 그려보고 싶으신가요? 그리고 예전에 단편 <성 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을 길게 연재해보고 싶다고도 말씀하신 적이 있으신데, 이에 대해 지금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A. 사실 저는 몇 년 전부터 현대 배경의 능력자물이나 아니면 19, 20세기 배경의 추리물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추리물은 어려워서 본격 추리물은 못할 거 같고, 약간 일상 추리물 있잖아요. 그런 걸 해보고 싶어요. <성 도체스터 학원 살인사건>은 이제는 못할 것 같아요. 거기 있는 설정이 <펠루아 이야기>로 넘어온 것도 있잖아요. 거기는 남녀주인공의 약혼이고, 여기는 결혼이고. 이렇게 소재가 겹치다보니 못 그릴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걸 변형시켜서, 아까 얘기했던 19세기나 20세기 배경의 남자 기숙사 학교 추리물을 그려볼까. 이런 생각은 있어요. 여기에는 소프트한 느낌의 브로맨스가 들어가지 않을까 해요. 하지만 이 작품이 언제 나올지는 몰라요. 사실 추리 소설을 굉장히 많이 읽고 있긴 하지만, 추리는 정말 힘든 장르예요.(웃음)


▲사진 5. 김연주 작가님과의 인터뷰 현장



Q. 마지막으로 이번 대한민국 만화대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국내, 또는 국외의 많은 만화가 지망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요즘은 웹툰 같은 플랫폼이 많이 생기면서, 데뷔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런데 일단 일을 하게 되면 연습을 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데뷔하기 전에 기본기를 확실히 연습을 할 수 있으면 좋겠고, 데뷔 자체를 목표로 하기 보다는 좀 멀리 보면서 작품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어요. 데뷔만을 목적으로 하면 머지않아 밑천이 드러나거든요. 


김성희 편집기자: 작가님 말씀에 공감을 하는 게, 데뷔는 어렵지 않게 하고 데뷔 했다는 것에 자신감을 가지고 작품을 시작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재를 한다는 게 하다 보면 자신의 바닥이 보이는 힘든 작업이고, 중간에 그걸 보완할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작품을 하나 하거나 중간에 그만두거나 도태되는 경우를 많이 봤고, 그게 안타깝더라구요. 재능이 무르익지 않은 상태에서 너무 빨리 나온 느낌? 그래서 작가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김연주 작가님과의 인터뷰를 마쳤는데요! 호기심 가득한 눈을 빛내면서도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작가님을 보며, 어떻게 동화 같으면서도 특유의 아련함을 자랑하는 작품들이 나올 수 있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순정만화가로 15년 동안 꾸준히 사랑 받아오셨고, 내일이 오늘보다 더 기대되는 김연주 작가님. 올해 대한민국 만화대상에서 수상하신 만큼, 내년에는 더욱 더 좋은 모습으로 독자들과 만나실 수 있길 기대합니다!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짜자안~ 세 번째 인터뷰 대상자는 바로 글로벌 작품 <파동>의 두 분 작가님들 최해웅, 박성우 작가님이십니다!! 우리가 책으로 볼 수 있는 인쇄만화를 시작으로 요즘에는 PC나 모바일로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는 웹툰까지 만화는 계속해서 발전을 해왔습니다. 인쇄만화를 시작으로 지금은 웹툰까지 제작하고 계시는 만화의 역사를 함께한 인물이신 박성우 작가님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93년도에 데뷔한 박성우라고 합니다. 사실 저도 90년도에 게임 개발과 애니메이터를 꿈꿨습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취미로 하고 있었던 만화를 하게 되었네요.


▲ 사진 1. 작가님은 게임을 제작하기 위해 취미로 그림을 시작했을만큼 게임의 매니아다.


Q2. 먼저 현재 최해웅 작가님과 연재하시고 있는 파동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제가 그 동안 판타지 만화를 많이 그려왔지만 이런 류의 판타지 작품은 처음이라 새롭다라는 느낌을 받아서 최해웅 작가님과 함께 연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소재가 무척 신선했었죠. 


Q3. 박성우 작가님께서는 혼자서 연재도 해보시고, 이렇게 최해웅 작가님과도 연재를 해보셨는데, 서로 도와가며 작품을 만들면 어떤 좋은 점이 생기는지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작품을 함께 만들게 되면 그림을 담당하는 사람이 그림에 더욱 집중을 하게 되고, 이야기를 담당하는 사람이 이야기를 더 신경쓰게 되다보니 작품의 퀄리티가 상승하게 됩니다. 1+1=2가 되면 무척 좋은 작품이 탄생이 되지만 사실상 1+1=2가 되는 것이 힘들어요. 그래서 더욱 노력을 하고 신경을 써가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힘을 쓰게 되죠. 그리고 협업 같은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작업을 하게 되다보니, 책임감을 갖고 작업을 하게 됩니다. 저 한 명 때문에 다른 분들이 피해를 입으면 안되니까요.


Q4. 레진코믹스 뿐만 아니라 네이버 웹툰에도 ‘마루한 구현동화전’이라는 작품을 연재 중이신데 힘드시진 않은지, 일주일에 작업을 어떻게 하시는지 일과가 궁금합니다.


오랜 시간 작업한 만화가분들은 보통 그림을 그리는데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기 때문에 그림 작업을 하는 시간보다 콘티를 짜는데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립니다. 오히려 경험이 적은 작가들은 이 반대겠죠. 작가의 그림체가 늘 같으면 세련미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겠지만 그래도 잘 그린 그림은 잘 그렸다고 평가는 받습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맥락이 늘 같으면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직결되므로 콘티나 아이디어는 무엇보다 중요하게 느껴지죠. 지금도 20대 독자분들이 어떤 내용을 좋아할지에 대해 끝없이 공부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콘티를 짤 때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프라모델을 만들면서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외부 자극이 있으면 아이디어가 잘 떠오르게 되네요.


▲ 사진 2.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만들었던 프라모델들


Q5. 현재 중국과 일본 아시아 지역에서 ‘파동’을 연재중이신데, 아시아뿐만 아니라 바다건너 해외까지 목표를 두고 있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중국과 미국 같은 나라에 비해 한국의 시장은 무척 작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전 세계 여러 독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죠. 이건 만인의 목표일겁니다. 인쇄된 책이 아닌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이제 해외로 책을 출판하지 않아도 인터넷을 통해 다들 볼 수 있으니 옛날에 비하여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고 생각이 됩니다.


Q6. 1993년부터 3년간 연재하셨던 ‘8용신전설’을 보고 느낀 점인데, 잉크로 직접 그려서 출판을 하던 만화에서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로 보여지는 웹툰을 하면서 시대의 흐림이 많이 바뀌었다라고 느끼셨을 텐데, 인쇄만화에서 웹툰으로 넘어오기까지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아직 웹툰을 시작한지 2년 밖에 되질 않았지만요. 출판사와 인쇄소, 유통과정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는데 지금은 디지털로 5분 안에 보내는 시대다보니 무척 편해졌습니다.


직접 수작업으로 만화를 그리고 스크린 톤으로 배경을 씌우던 시절에 국내에 얼마 없는 A3 스캐너를 구입했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장비가 고장이 나버려서 A3 스캐너를 사용할 수 없는 사태에 놓인 적이 있었습니다. 수리를 맡기려고 했더니 수리기간이 일주일이 걸린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죠. 왜냐하면 제가 그 당시 주간연재를 하고 있어서요. 어떻게 해서든 마감을 해야하는 입장에서 큰 고민을 했었습니다. 결국 숲에서 건물로 들어가 다시 숲으로 나오는 스토리를 다시 짜서 건물로 들어가는 부분을 삭제해버리고 오직 숲에서만 이야기가 진행되도록 변경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캐릭터를 디지털(타블렛)로 작업을 했습니다. 그 동안 제가 10여 년간 작업을 하면서 제 펜의 끝을 보며 작업을 했는데 모니터 화면을 보면서 그림을 그리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만화를 마감한 뒤에 나중에 수정작업을 거쳤지만 2일 만에 마감을 가까스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로 ‘사람도 연구하기 나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스캐너를 사용하지 않고 계속해서 디지털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게 더욱 합리적이었으니까 말이죠.


Q7. 젊은 나이에 만화가가 되시고 지금까지 만화를 계속 그리는걸 보면 정말 만화를 사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만화나 영화가 있다면 무엇인지 간략하게 소개해주실 수 있나요?


만화로는 ‘기생수’가 생각이 나네요. 이 만화는 제 인생 만화 중 하나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그 당시만 해도 ‘이런 만화도 있구나.’ 라는 충격을 주었습니다. 지금 제가 봐도 굉장히 우수하다고 생각되는 만화입니다. 꼭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영화로는 ‘어바웃 타임’이 생각납니다. 평행우주론과 과학적으로 평가를 하면서 감상하는 것이 아닌 단순히 멜로영화로 감상을 하면서 인생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영감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어바웃 타임 같은 영화는 정말 평생 동안 기억 속에 남을 영화라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자극적이고 액션이 넘치는 영화를 좋아했던 어릴 적에 제가 감명 깊게 본 최고의 오락영화는 ‘터미네이터2’ 였습니다.(웃음)


Q8. 앞으로 대한민국의 만화는 어떻게 변화할 것 같나요? 만화계의 살아계시는 역사이자 현역이신 박성우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제가 볼 때는 만화 시장은 글로벌화가 될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제가 일본에서 연재를 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일본은 확실히 인구가 많아서 놀이 문화가 잘 형성이 되었습니다.

일본 사람들이 어렸을 때부터 이러한 환경 속에서 자유로운 생각을 갖고 자라와서 이런 작품들을 만들 수 있다라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반대로 김연아와 박태환과 같은 능력있는 선수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한국에는 인재가 많이 있습니다. 일본은 환경이 이런 작품과 문화를 만들었다면 대한민국은 인재들이 많이 있어서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대한민국의 각종 지원과 문화와 환경이 그 인재들을 뒷받침 해준다면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봅니다.


Q9. 마지막으로 박성우 작가님을 사랑하는 독자들과 만화지망생들에게 말씀을 전해주세요!


제가 볼 때에는 웹툰이라는 것이 나오고 난 뒤부터는 만화를 그리기 위한 환경이 좋아지고 접근성도 좋아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무리 진입장벽이 낮아졌다고 해서 깊이 생각하지 않고 막연하게 쉽게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출판되는 만화도 웹툰도 모두 통틀어서 만화라고 불리는 것 같이 책임감을 갖고 시작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여기까지 박성우 작가님의 인터뷰였습니다. 우리가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을 하는 만화에도 정말 많은 노력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시대는 변화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만화도 단순히 매니아들만이 즐기는 하나의 취미가 아닌 하나의 콘텐츠로써의 문화로 인정을 받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불어 대한민국의 만화 산업이 발전을 해서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만화가 널리 알려졌으면 합니다.



공간이나 물질에서 생긴 주기적인 진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위로 멀리 퍼져나가는 현상, 파동을 아시나요? 이 과학적 현상을 활용하여 멋진 한 편의 웹툰을 그려내신 작가님을 오늘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뵈었습니다. 바로 최해웅 작가님이십니다! 일본, 중국 등 다양한 해외진출을 통해 오랜 경험을 쌓아오신 최해웅 작가님께서는 이번 작품 파동을 통하여 대한민국 만화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그 구체적인 작업 과정과 작가님의 향후 계획. 그리고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할까요?



Q1. 2015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 부문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고교 졸업 후 한 25년만에 처음 받는 상입니다.( 웃음) 매우 감동적이고요. 그동안 상과 인연이 없었는데, 이렇게 좋은 상을 받는다니 울 것 같네요.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후 부모님께 효도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문화부 장관상을 받는다는 것에 정말 기뻐하셨거든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상이고, 현재 제게 매우 상징적이고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Q2. 1999년 <루프>로 데뷔하신 지 약 16년 정도 지났습니다. 작가님께서는 만화 작가로 활동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고, 또 어떤 점이 가장 즐겁고 행복하셨나요? 


제일 힘든 것은 만화를 제작할 때마다, 마감하는 시간까지 힘듭니다. 노동력이 매우 많기 때문이죠.  책상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순간 저는 제가 ‘만화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마감을 하고 책상에서 내려와 앉는 순간 ‘나에게 만화가 천직이구나. 만화를 그리기 잘 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사실 만화는 그릴 때마다 싫고 그리고 나면 좋아요. 그래서 천직이 아닐까 싶어요. 그리고 오랜 시간 만화를 그려온 것에 대해 이렇게 상을 받는다고 생각하고, 이것이 제게 위로가 되네요.


Q3. 하나의 작품을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는 취재 기간이 있을 텐데요. 지금까지 어떤 분야의 취재가 가장 기억에 남으시나요? 


판타지 만화의 경우는 크게 취재가 없고요. 보통은 책이라든지 물리학 전문가를 통해 간단한 취재를 합니다. 가장 재밌는 취재는 <약선> 만화 같이 요리만화를 준비할 때의 취재가 가장 즐거운 것 같아요. 많은 요리를 먹을 수 있다는 것과 거기에 대한 비하인드라든지 사람과 얽혀있는 이야기 같은 것이 재밌고 기억에 남아요. 


Q4. 중국과 일본 등 한국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에서 계속적인 활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글로벌 콘텐츠가 작가들에게 큰 가치를 가져다주기 때문입니다. 이제 세상은 콘텐츠의 시대이고, 보다 더 넓은 시장이 한국을 넘어선 해외에 있기 때문에 계속 해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5. 일본에 진출하신 시기를 2007년으로 알고 있습니다. 고단샤의 휴대폰용 만화 브랜드 MiChao! 에서 <약선>이라는 요리 만화를 연재하셨는데, 일본 활동 당시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편집자와 직접 바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과 내가 전하고자 하는 말의 방향성에서 벗어날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그리고 소통의 차이로 인한 번역의 질 문제와 만화를 일본 고유의 정서로 현지화 할 수 없었다는 점 또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제가 소재 판타지로 선택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때문이기도 했어요. 판타지라는 소재는 다른 소재에 비해 문화적 차이가 많이 드러나지 않으니까요.


Q6. 일본 만화시장과 한국 만화시장의 차이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에서 말했듯이 일본은 주로 출판 위주의 시장인 점과 한국은 웹 만화 시장인 것의 차이도 있고, 규모의 차이도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 만화시장이 매출 6000억을 넘어서고 있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파생되는 2차 가치까지 생각하면 더 큰 시장이 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곧 있으면 일본과 같은 선진국의 만화 시장과 나란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 사진 3. 즐거운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시는 작가님


Q7. 어떤 특정한 해외 시장을 목표로 연재를 할 생각도 있으신가요?


파동 시즌2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장르를 판타지를 선택한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꿈이지만, 제가 아닌 후배에게서라도 <해리포터>같은 작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국가 산업에까지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Q8. 주로 모험 및 어드벤쳐물을 많이 다루시는 것 같아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작가 개인 자체가 철딱서니가 없습니다. (웃음) 만화가는 철들면 인생을 내려놔야한다 라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엔 결국 만화로 그려내는 꿈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생각하는 기본 독자는 15-16세에 두고 있어요. 그런 컨텐츠를 기본으로 삼고 있구요. 그들에게 기본적으로 줄 것이 결국 꿈이라는 거죠. 그래서 어드벤쳐물과 모험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꿈을 심어주기에 딱 



Q9. 레진코믹스에 연재하신 <파동>은 초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음모세력에 맞서는 내용으로 알고 있습니다. <파동>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파동>은 제가 고등학교 물리시간에 공명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거 뭔가 재밌을 것 같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구상했던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작품으로 기획한 것은 23-4살 때였고, 그로부터 10여 년 후에 세상에 나온 것이죠.


▲ 사진 4. <파동> 표지


Q10. 작가님께서 <파동>의 스토리를, 그리고 박성우 작가님께서 그림을 맡으셨는데, 두 분이 협업을 하시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았나요?


협업에서 가장 좋은 건 제가 그림을 안 그려도 된다는 것이죠. 작업이 훨씬 쉬웠다는 것이  가장 큰 부분입니다. 혼자서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할 때는 정말 바쁜데, 스토리만 쓸 때는 시간적 여유가 생겼어요. <파동>을 시즌제로 제작할 생각인데요. 파동 시즌2는 다른 작가님, 송진우 작가님과 함께 연재할 예정입니다. 


Q11. 주로 작품의 영감을 어디서 얻으시는지 궁금해요!


영감 같은 경우엔 도서관. 도서관에서 작업을 많이 합니다. 제가 모르는 타 분야의 전문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알기 위해 서점이나 도서관을 많이 찾고 여기서 책을 읽으면서 작품의 영감을 얻죠. 그리고 다른 작가님의 만화를 볼 때도 많은 영감을 얻곤 하죠.


Q12. 캐릭터에 보통 자신이나 주변인물을 투영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파동의 주인공은 어떤 인물로부터 투영된 결과물인지가 궁금합니다.


주인공 같은 경우는 제 개인적인, 어두운 부분을 많이 투영하게 됐죠. 사실은 작가들은 주위 인물들에게 본인의 캐릭터 많이 오버랩 하긴 하죠. 그치만 제 자신을 제가 제일 잘 아니까 제 자신을 많이 투영해서 감정이입 같은 부분이 용이한 것 같습니다.


Q13. 유년기에 영향 주셨던 작품은 뭐가 있으세요?


공포의 외인구단이 재미있었어요. 그 작품을 통해서 주인공들이 어떤 갈등 통해 꿈 이뤄가는 모습이 좋았고요 이런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제 만화 주요 키워드가 ‘꿈’이라고 생각합니다.


Q14. 좋은 스토리라인을 뽑기 위해 작가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소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학교에서도 많이 이야기하지만, 우리나라 작가들 문제점은 ‘인문학의 부재’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가치에 대해 많이 알아야하고 많은 경험들이 필요합니다. 책상 위에서 쓰는 스토리는 한계가 있어요. 책을 많이 읽으시길 권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세요. 결국은 이야기를 만들려면 다른 사람 이야기를 많이 들어야죠. 가장 저렴하게 가장 효율적인 이야기 소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 한달에 한 권 이상 꼭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다보면 좋은 스토리가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책이 중요하다. 작가는 얇지만 두루두루 많이 아는 지식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15. 일본에서 특히 많은 활동을 하신 걸로 알고있습니다. 혹시 일본에서 작업하실 때와 한국에서 작업하실 때 환경 상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현재는 사실 우리 한국 작가님들은 작업 환경 같은게 경제적인 부분에서 많이 좋아졌죠. 그런데 경제적인 부분은 정말 뺴놓을 수 없습니다. 연재를 시작하고 히트를 치면 어마어마한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한국도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작업적 환경 면에서는 열악해요. 작가의 가치 역시도 동반 상승 했으면 좋겠습니다!


Q16. 세계 시장 속에서 한국 작품만의 강점 혹은 특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한국 작품만의 강점은 요 근래 자유로운 발상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작업을 통해 개인의 영역을 많이 발산하고 꿈을 꿀 수 있는 시스템이 많이 구축되고있는 단계입니다. 웹툰 등을 통해 많은 작가들이 나오면서 새로운 발상과 재미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천편일륜적인 모습도 있죠. 그래서 시스템 안에 들어가지 않고 차별화된 작품울 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Q17. 아직 만화나 만화 스토리의 원류는 '일본' 혹은 '미국'이라는 인식이 세계에 많이 깔려있는 것 같아요. 한국 만화들이 세계 무대에 당당히 서기 위해 무엇이 가장 시급할까요?


저 같은 경우엔 일본에서도 작가 생활을 6년 정도 작업을 했는데 다른 분들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가장 좋은 답은 콘텐츠의 질이죠. 그리고 장르도 중요한 것 같아요. 로맨스라던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는 글로벌 판타지가 필요해요. 일상 만화가지고는 사실 세계화가 참 힘들잖아요.




Q18. 작가님에게 ‘만화’란?


만화란? 제 삶입니다. 저의 기반을 쌓아줬던 훌륭한 직업이고, 벗어날 수 없고 벗어나기 싫은 제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Q19. 작가님과 같이 훌륭한 만화작가가 꿈인 지망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제가 제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인데요. 만화작가는 혼자서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지치기가 쉽습니다. 그러므로 될 수 있으면 강한 멘탈을 가지는 것이 중요해요. 꾸준히 하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으니 포기하지 말 것, 그리고 옆을 보지 말고 위를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옆에 보게 되면 수많은 경쟁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위에 있는 자기 꿈을 볼 수 있는 직업관을 가지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그러면 언젠가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Q20. 작가님의 앞으로의 계획 내지는 목표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일단 <파동 시즌2>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서 판매될 수 있는 작품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제 포부입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데, 제자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또, 세계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21. 마지막으로 한콘진으로 삼행시 한 번만 부탁드려요..! 


한 : 한국 콘텐츠 진흥원은 대한민국의

콘 : 콘텐츠의 모태로

진 : 진격하는 한국 작가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다. 


제가 생각하는 한콘진의 포지션을 담았어요! 정말 오래 고민한 문장입니다. 한콘진이 정말 세계 밖으로 쭉쭉 뻗어나가는 한국 콘텐츠를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 사진 5. 포즈를 취해주신 최해웅 작가님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오랜만의 인터뷰라서, 그리고 최근에 휴재를 공지한 후 여유 있을 때 이루어진 인터뷰라서 기분이 무척 좋다고 말씀하시던 서수경 작가님! 안산시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는 예정했던 시간을 훨씬 넘겨, 장장 두 시간 반 동안이나 이어졌는데요. 질문을 하나 할 때마다 “저 질문에 답하는 거 정말 좋아해요!” 하면서 해맑게 웃으시던 만취(서수경)작가님 인터뷰, 지금 공개합니다!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먼저 간략한 본인 소개와 작품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만화에 취하다, ‘만취’를 예명으로 쓰고 있는 만취작가입니다. 지금 올레마켓 웹툰에 <냄새를 보는 소녀>를 2년 반째 연재하고 있습니다.


▲ 사진 1. 만취작가님과의 인터뷰가 이루어졌던 안산시의 한 카페.

이날 작가님은 “사진 촬영이 있는 줄 몰라서, 가발을 준비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셨다. 


Q2. 작가님께서는 어떤 계기로 만화가를 꿈꾸게 되셨나요? 어떤 작품에 영향을 받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가장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작품은 단연 <원피스>에요. 수많은 캐릭터들이 모두 다 다양하고, 액션 연출도 속 시원하고, 시사적인 이야기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모든 요소가 골고루 갖춰진 작품이죠. <원피스>를 읽으면서 ‘내가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사람들에게 이런 느낌을 줄 수 있다면’이라는 바람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게, 제가 만화가라는 직업을 택한 계기이기도 합니다. 일단 대학교는 국어국문학과를 가서 시나리오 수업을 많이 들었고, 제가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어서 만화학원을 1년간 다녔어요. 낮에는 베이커리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샌드위치를 만들고, 밤에 만화를 그리던 게 불과 2년 전, <냄새를 보는 소녀> 연재를 시작할 때의 일이에요. 


만화가가 된 다음도, 다른 작품을 틈틈이 보고 있어요. 지금은 천계영 작가님 작품!! 작가님께서 20년 전부터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서 작업하셨다는 것, 그림 스타일이 꾸준히 바뀌는데도 만화는 여전히 상큼한 감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게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저도 독자의 입장에서 즐겨보고 있어요. 또한, 윤태호 작가님 또한 빼놓을 수 없는데요. 스토리작가들이 원하는 지향점인 것 같아요. 또한, 작품 <미생>이 기존 만화 팬들 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을 모두 포용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잡았잖아요. ‘내가 정말 열심히 준비한다면, 만화를 보지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인정받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작품으로 보여주신 분이고요. 아마 저를 포함해서, 많은 스토리작가 분들께 그런 의미일 거에요.


요즘은 제 스토리가 복잡해지면서, 스토리툰 대신 <마음의 소리> 같은 일상툰을 주로 보는 편이에요. 스토리툰과는 또다른 매력이 있는데, 그때그때 정서를 환기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 작가님께서도 일상툰에 도전하실 계획이 있나요?


아, 그건 아니고요. (웃음) 사람마다 맞는 장르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서나래 작가님의 <낢이 사는 이야기>나 난다 작가님의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면 몽글몽글한 그림체에서 여유가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저는 뭔가 스토리를 엮어서 퍼즐을 만들고 싶어해요. 컷을 무조건 채우고 싶어 하거든요. 아마 작가마다 일상툰이나 스토리툰에 맞는 기질이 있는 것 같아요.



Q3. <냄새를 보는 소녀>는 독특한 설정으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는데요. 한 번 들으면 누구나 호기심을 가질만한 설정, 어떻게 생각하시게 되었나요?


네이버웹툰 <봉천동 귀신>을 접했을 때, 사실 굉장히 놀랐어요. 소리도 나고, 움직이기도 하니깐 ‘컴퓨터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이제 다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럼 컴퓨터가 아직 표현하지 않은 감각은 뭐가 있을까 하고 고민해봤어요. 후각이 있더라고요. 그런데 컴퓨터에서 냄새를 풍길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냄새를 표현하고 전달할 방법을 찾다가, ‘냄새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문득 떠올랐어요. 그리고 나서 냄새를 볼 수 있다면 어느 장르에서 가장 유용할까 하고 이어서 생각했더니, ‘수사물’이라는 답이 나오더라고요. ‘나에게만 보이는 범인’, 소재가 흥미로워 보이지 않나요? (웃음) 기본적인 설정은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어요.


▲ 사진 2. 서수경 작가의 대표작품, <냄새를 보는 소녀>의 기본 설정.

주인공 ‘새아’는 냄새를 맡지 못하는 대신에, 눈으로 냄새 입자를 볼 수 있다.


Q4. ‘냄새’를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표현할지 결정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첫 화를 예로 들어보자면, 휘발유나 오징어는 구체적인 이미지로 표현되는데.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는 ‘티트리 향’은 하트로, ‘아황산가스’는 독특한 표식으로 표시되는데요. 이렇게, 형태가 명확하지 않은 물체를 나타내는 표식은 어떻게 생각하시는 건가요?


아, 저는 그 기체에 대한 설명을 먼저 읽어요. 아황산가스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맹독성 기체로 분류되어 있고, 잘못하면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적혀있죠. 그러면 금지마크 비슷하게 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해요. 가장 일반적인 금지마크를 먼저 그려보고. 조금 더 디자인이 들어가면 좋을텐데, 하면서 금지마크의 원형을 삐쭉빼쭉하게 그려보죠. 이렇게, 설명을 먼저 읽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나올 때까지 계속 그려봐요.. 사실, 너무 생각이 많으면 오히려 별로인 것 같아요. ‘냄새’ 모양이 복잡해서 좋을 게 없어요. 어차피 공기 중에 널리 퍼져야 하고, 같은 모양이 엄청 많이 등장해야 하기 때문에, 냄새 자체의 모양이 복잡하면 그림이 너무 지저분해지거든요. 외곽선이 뚜렷하고, 최대한 단순한 게 좋아요.


▲ 사진3. 작가님께서 예로 들어 설명해 주셨던 '아황산 가스' 기체의 표식, 인체에 유해한 맹독성 기체인 만큼,

'금지 표시'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질문에 있었던 티트리는…(웃음) 여주인공 새아의 부모님이 생전에 악취를 다루는 일을 하셨기에, 살균효과가 있는 티트리 향을 새아에게 종종 뿌려주셨어요. 부모님을 사고로 잃은 후에 새아가 처음 보게 된 향이 티트리에요. 그러면서 부모님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분홍색 하트모양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죠. 문제는, 최근에 티트리 향을 쓰는 컷이 많아지면서 만화가 ‘하트 뿅뿅’이 되어간다는 거에요. 남자주인공 평안에게 티트리 향이 들어간 향수를 만들어서 선물하는 장면에서, 남자주인공에게 하트가 가득 전달되는 장면은 너무 메시지가 직접적으로 전달된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근데 뭐, 이제 와서 모양을 바꿀 수도 없고(웃음). 그래서 요즘은 색을 좀 죽여서 작업하고는 해요. 


▲ 사진 4. 남자주인공 ‘평안’이 새아가 만들어준 향수를 시향하는 모습. 새아는 향수를 만들 때 본인이 좋아하는

티트리 향을 탑노트로 이용했는데, 티트리 향의 표식이 ‘하트’라는 데에서 뜻밖의 문제가 발생했다고 한다.


Q5. <냄새를 보는 소녀>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연재되었습니다. 초기 에피소드와 지금 에피소드를 비교해보면, 그림체도, 인물 성격도 조금씩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어요. 의식적으로 변화를 주신 건가요, 아니면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변화한 건가요?


그림 스타일은 절대 의도적인 변화가 아닙니다.(웃음) 최근 그림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반응 중에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투박하고 좀 모자란 구석이 있더니, 점점 예뻐지고 잘생겨진다. 일반인처럼 느껴졌는데, 어느 순간 연예인처럼 변하고 있어서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사실 저는 그 댓글을 읽고 굉장히 의아했어요. 나는 예전부터 미남미녀를 그리고 있었는데 하하하하하. 그 댓글을 읽고 나서, 예전 그림체를 찾아봤는데, 제가 보기에도 조금 투박하더라고요. 아마 같은 인물을 몇 년 동안 그리다 보니, 이제야 균형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제가 느끼지 못하는 부분까지 찾아내서 피드백을 주시면, 감사하죠.


그에 비해, 캐릭터는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평안이가 여기서 어떻게 자신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호텔에 들어간 새아를 보기 위해서 고민하던 평안이가 호텔 옆방으로 들어가 발코니로 나와서 새아를 만나는 최근 장면은 새벽 다섯 시까지 고민했던 장면이에요. 여기서 평안이가 새아를 데리고 나오기는 해야 하는데, 저도 답이 없더라고요. 평안이가 극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을 대사 하나하나, 디테일 하나하나 세심하게 작업했죠. 평안이가 감정적으로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평안이는 성장하고 있습니다. (웃음)


Q6. <냄새를 보는 소녀>는 주인공 새아가 부모의 원수를 갚겠다는 큰 흐름 속에서, 세부적인 에피소드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작가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결말 부분이나 세부적인 인물설정은 다 짜놓고 시작했는데, 중간과정은 만들어가면서 하거든요. 설득력 있게 결말까지 데려가는 중간과정이 문제였죠. 


독자 분들, 또는 주변 분들은 “콜렉터” 에피소드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이야기해요. 실제로, 콜렉터와 염미형사 캐릭터를 잡으면서 제가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어디 가서 작가님이라고 하면 스스로를 받아들일 수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복합적인 성격의 인물을 만들어내면서, 그리고 인물의 출생부터 사망까지를 그려보면서 새로운 재미를 느꼈어요. 그리고 그 후에 새아와 평안이 캐릭터 역시 좀 균형이 잡혔죠.


그런데, 사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법정 에피소드’라고 불리는 “올가미, 동아줄” 에피소드에요. 원래는 만화에 법정 씬을 넣을 생각이 없었어요. 문제는 그 전 에피소드에서, 새아가 콜렉터를 죽여야만 그 동굴 같은 곳을 빠져나올 수 있게 이야기가 진행되어 버린 것이죠. 사람을 하나 죽여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진행할 수는 없었어요. 어떻게든 독자들이 여주인공 새아를 납득할 수 있도록 장치가 필요했죠. 저는 그 과정으로 법정에서 새아가 재판 받는 이야기를 선택했어요. 새아의 행동이 정당했는지를 변호사와 새아와 검사의 입을 통해서 표현했어요. 그리고, 이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조향사 타부의 등장도 법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죠. 아직은 비중이 적지만, 타부는 앞으로 중요한 키로 등장할, 무척이나 매력적인 캐릭터거든요. 굉장히 많은 전환이 이루어졌기에, “올가미, 동아줄”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 타부가 이후 중요한 인물로 등장하는 군요. 말이 나온 김에, <냄새를 보는 소녀>의 향후 전개 방향을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타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면, 너무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요.(웃음) 지금 만화에서는 타부라는 그 인물 자체에 대한 설명은 아직 없고, 대신 타부가 만든 향수만 등장한 상태인데요. 타부가 현재 만드는 향수는 향이 좋다기 보다는, 사람들에게 말을 거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런 향수들을 만든 타부의 성장 과정이나 배경 등 모든 설정을 다 잡아놓은 상태인데요. 지금 진행 중인 마약 조직에 대한 이야기를 빨리 마무리 한 후, 타부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야죠. 아무래도 ‘냄새’를 다루는 웹툰이다 보니깐, 향을 만드는 사람인 조향사 이야기도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전개될 것 같아요. 그리고, 조향사 타부와의 에피소드를 통해서 새아가 앞으로 나아갈 진로를 정하면서 이 만화도 끝이 날 것 같습니다.


▲ 사진 5. 후반부에 주요 인물로 등장할 예정인 조향사 ‘타부’


Q7. 현재 만취작가님은 올레마켓에 <냄새를 보는 소녀>를 주 2회 연재하고 계십니다.


- 주 2회 연재를 결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좀 더 빠르게, 더 많은 이야기를 다루기 위함이죠. 한 화에 담을 수 있는 전개나 감정이 너무 적더라고요. 저는 등장인물들의 감정도 다루고 싶고, 이야기도 전개하고 싶고,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거든요. 초기에는 혼자 작업하다가, 중간에 어시스턴트를 한 명 구한 후부터는, 주 2회로 늘려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 작가님의 작업주기, 또는 작업 스타일이 궁금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작업이 이루어지나요?


한 주에 저는 두 번 업로드를 하니깐, 1화 ·2화라고 편의상 부를게요. 마감은 업로드 전날이에요. 1화 스케치를 그려서 전달하면, 그걸 받은 어시스턴트 분이 채색하고 배경 작업을 진행하죠. 그 동안 저는 2화 뎃셍 및 스케치를 진행하고 있고요. 목요일쯤 1화 그림을 다시 받아서 인물의 머리카락을 작업하고, 대사를 타이핑하고, 최종 편집한 후 금요일에 1화를 마감해요. 토요일 업로드가 완료되면 일단 독자들의 반응을 좀 보다가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스토리와 콘티를 짜죠. 그러다보면 일요일에 어시스턴트 분이 작업하던 2화를 저에게 넘겨주시는데요. 그러면 똑 같은 과정으로 제가 마무리해서, 월요일에 마감하죠. 


- 아하,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이네요. 그러면, 작가님께서는 그리실 때 특별히 신경쓰는 부분이 있나요?


머리카락을 특히 신경써서 작업하고 있어요. 냄새가 흩뿌려지는 장면을 깔끔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는, 냄새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최대한 단순하게 그려야 했어요. 표현 방식을 고민하다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렸던 ‘알폰스 무하’ 전에서 영감을 받았는데요. 머릿결을 일절 표시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처럼 머리카락을 그리는 것이죠. 그리고, 새아의 머리카락이 때로는 눈을 가리기도 하고, 때로는 눈을 안 가리기도 하는데, 그게 작품에서는 무척 중요한 장면이거든요. 그래서 머리카락은 신경써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Q8. 만취작가님은 독자와의 피드백이 활발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댓글을 직접 뽑아서 답해주는 ‘취중잡담’ 코너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요. 독자들의 댓글에, 영향을 많이 받으시는 편인가요?


일단 저는 웹툰이 업로드되면, 30분간 계속 새로고침 하면서 댓글을 쭉 읽어봐요. 내용상 치명적인 실수가 있거나, 오타가 있으면 30분 안에 피드백이 오거든요. 그런 댓글이 없으면 이번 화가 괜찮다, 안 괜찮다 하는 대략적인 반응만 보고 다음 화 스토리 작업을 시작해요. 그리고 다음 작업이 완료되면, 취중잡담 코너를 위해서 댓글을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죠.


▲ 사진 6. 만취작가님은 독자들이 남긴 댓글 중, 여러 개를 선별해서 직접 댓글을 달아주는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만취작가님만의 소통 시스템, <취증잡담>


댓글을 읽으면서, 최근 로맨스 파트가 대폭 늘어났어요. 사실 저는 제가 사람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평생 순정만화는 못 그릴 줄 알았어요. 그래서 <냄새를 보는 소녀> 역시 수사물을 표방했었고, 등장인물 사이의 로맨스는 영원히 없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댓글을 보다보니, 독자 분들은 로맨스를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대사가 좋을지도 생각해보고, 평안이와 새아의 키스씬을 넣어보기도 했죠. 


오타나 로맨스 외에는… 작품 자체에 대한 질문, 특히 ‘냄새’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와요. 예를 들자면, “새아는 망원경이나 현미경으로도 냄새를 볼 수 있나요? 거울을 통해서도 볼 수 있나요?” 하는 질문들이죠. 이런 질문이 많이 올라와서 제가 대답하기 벅차면, 물리학과인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얻어서 해결하고는 해요. 남자친구가 설명해주면, 문과 출신인 제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풀어서 독자들에게 다시 설명하는 것이죠. 제가 가지고 있는 과학 지식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깐,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더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출판만화 시대에는 작가가 보여주는 대로 본다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요즘은 독자가 일방적인 수용자에 머무르지 않아요. ‘도전만화’ 시스템에서는 조회수를 통해서 작가가 정식 데뷔를 하기도 하니깐요. 독자는 ‘내가 키운 만화’, ‘도전만화 때부터 봐온 작가’, 이런 느낌도 갖고요. 독자와 작가가 함께 성장해 나가는 시스템이죠. 댓글, 또는 독자들의 피드백이 갖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가 없어요.


Q9. 웹툰 <냄새를 보는 소녀>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습니다. 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가 시작할 때와 끝났을 때 작가님의 느낌, 그리고 드라마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이 궁금해요.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첫 화를 기다리면서 계속 궁금했던 건 ‘냄새가 얼마나, 어떻게 표현되었는지’ 하는 궁금증이었어요. 저는 냄새를 멈춰있는 그림, jpg 상태로 표현하잖아요. 이게 움직이는 영상물에서는 어떻게 표현될지 정말 궁금했는데, 1화를 보니 CG가 정말 ‘끝판왕’이더라고요. 그래서 안심을 했죠. 문제는, 드라마 제작여건상 후반으로 갈수록 ‘냄새’가 갖는 비중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거에요. 그 점이 가장 아쉬웠죠. 그래도 저는 정말 행복하게 드라마를 시청했고요. 제 작품을 너무나도 잘 표현해주신 드라마 주인공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한 번 더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Q10. 만화가, 또는 웹툰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작품의 초기 설정을 침대에서 떠올린 것처럼, 쓸데 없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생산성 없고 쓸모 없는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만화가에게는 정말 소중한 아이디어가 될 수 있거든요.


Q11. 201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문화체육장관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략한 소감과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부탁드릴게요.


제가 넝쿨 같은 사람이라서요, 주변 사람들이 부목을 대주셔서 여기까지 겨우 온 것 같아요. 만화만 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끼니 때마다 밥 챙겨주시고 딸 챙겨주신 부모님께 제일 먼저 감사드려요. 자취를 했다면, 주 2회 연재는 꿈도 꾸지 못했겠죠. 그리고 자료 수집 과정에서 더 부족한 것 없냐고 계속 물어봐 주시는 올레마켓 담당자 분들께도 감사하고요. 이해 안 될 때마다 저를 가르쳐준 남자친구에게도 고맙고. 그리고 올레마켓웹툰은 홈페이지 메인에 웹툰이 소개되는 포털 사이트가 아니거든요. 일부러 검색해서 찾아오시거나 어플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 모든 번거로운 과정에도 한 주에 두 번씩 꾸준하게 찾아오는 독자 분들, 정말 많이 감사합니다. 


▲ 사진 7. 작가님이 직접 그려주신 축전!


‘너 아직도 그거 연재하냐?’는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하는데, 저는 아직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많이 못했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인상 깊었다는 “콜렉터” 에피소드에는 사실, 냄새 이야기가 별로 들어가지 못했어요. 그런데, 냄새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작품을 어물쩡 끝내버리면 작품을 시작한 의미가 없거든요. 그래서, 남은 부분을 제대로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후반 작업을 위해서, 지금은 작품을 며칠 휴재하고 어시스턴트를 추가로 구하고 있어요.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하고 완결 짓는 걸로, 모든 분들께 꼭 보답하겠습니다.


▲ 사진 8. 인터뷰가 끝난 이후, 작가님께서는 준비해 오신 책에 싸인을 해 주시며

 “앞으로의 작품 전개 방향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 유익한 인터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처음 본 순간부터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하셨죠” 하면서 기자를 꼭 안아주시며 살갑게 대해주셨던 만취 작가님! 모든 질문에 솔직하고 유쾌하게 답변해 주셔서, 질문 하나하나마다 연관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셔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내내 무척이나 감사했는데요. 현재 연재 중인 작품 <냄새를 보는 소녀>에 대한 작가님의 애정, 그리고 컷 하나하나에 들이는 작가님의 정성까지 엿볼 수 있어서, 저에게도 무척이나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총기 반입조차 쉽지 않은 대한민국에서 마약상과의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다면 어떨 것 같냐고 저에게 질문하시면서, 이 부분을 설득력 있게 풀어나가는 것이 지금 현재의 과제라고 하셨는데요. 이 부분이 과연 만화 속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냄새를 보는 소녀>의 향후 이야기에 주목해 주세요. 만취 작가님,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 만화가들이 모여서 대작을 탄생시키는 작업실과 만화박물관이 한데 모여 있는 곳이죠. 바로, 부천만화영상진흥원에서 201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대통령상에 빛나는 박용제 작가님 인터뷰가 진행되었습니다. 박용제 작가님께서는 자신의 작품 <갓 오브 하이스쿨>이 장르를 넘나들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고마워 하시면서도, 진지한 자세로 인터뷰에 임해주셨는데요. 박용제 작가님과의 인터뷰, 지금 바로 만나볼까요?


Q1 안녕하세요 작가님.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 사진1.질문에 성심껏 답해주시는 박용제 작가님


안녕하세요, 박용제입니다. 저는 2008년 <쎈놈>으로 네이버 웹툰에 연재를 시작하면서 등단했습니다. 지금은 동일 사이트에 <갓 오브 하이스쿨> 만화를 연재하고 있고요.

현재 연재 중인 작품에 대해서 조금 더 설명을 해보자면, 우선 기본적으로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서 볼 수 있는 웹툰이고요(웃음). 그 다음에 액션 만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강한 적을 쓰러뜨리면 더 강한 적이 나타나고, 또 그 적을 쓰러뜨리면서, 에스컬레이터 식으로 진행되는 작품입니다. 그렇게 적과 맞서 싸우면서,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만한 동료도 만나고, 우정도 다져가고, 전형적인 소년 만화라고 할 수 있겠네요.


Q2 전작 <쎈놈>과 현재 연재 중인 작품 <갓 오브 하이스쿨>은 모두 액션 장르물입니다. 

- 전작에 비하면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요? <갓 오브 하이스쿨>에 어울리는 수식어는 무엇이 있을까요?


궁극 액션 웹툰…?! 하하하하. 처음 <갓 오브 하이스쿨>을 연재하면서, 무언가에 얽매이지 않고 싶었거든요. 원하는 곳까지, 끝까지 치달아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어요. 그게 전작 <쎈놈>과 달라진 부분이기도 합니다.

첫 작품 <쎈놈>을 연재할 때는 제가 갖고 있는 모든 역량과 예술성을 쏟아 부었던 것 같아요. 작가라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하면서 작가주의를 표방하기도 했고요. 소위 말하자면, ‘각 잡고’ 그렸던 거죠. 그러다보니 문제점이 발생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작품이 점점 무거워진다는 거였어요. 후반부 작업을 하면서 ‘만화라는 장르는 이것보다 가볍고 자유로워야 하지 않을까’, ‘자기만족을 위한 작품이 아닐까’하면서 반성을 해봤습니다. 너무 무리하면서 작업을 하니깐 건강상으로도 무리가 왔고요. 그래서 <갓 오브 하이스쿨>을 시작하면서는 전반적으로 힘을 빼고, 가볍고 재미있게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죠.


- 액션물에 빠지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가님께 영향을 미친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것들인가요?


만화에 처음 빠지게 된 계기는 역시 <드래곤볼>입니다. 그걸보면서, 이런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계속 생각했는데요. 아무래도 만화라는 장르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드래곤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액션 장르로 그 관심이 이어진 것 같아요. 액션이 많이 등장하지만, 스토리 전체로 보면 소년만화라고도 할 수 있겠죠. 

국내 작품 중에서는 이명진 작가님의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을 즐겨봤어요. 또한 문정후 작가님의 <용비불패>역시 즐겨봤는데요. 요즘 작가님께서 <고수>를 연재하시면서 좋은 평을 받아서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양재현 작가님의 <열혈강호>역시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 박용제 작가님만의 액션 씬 연출 노하우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콘티를 많이 짜는 것이 제 팁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은 제가 짠 콘티의 1/3 정도거든요. 일단 300%의 콘티를 짜서, 그 중 베스트 컷만 추려서 100%를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죠. 콘티를 계속 보면서, 어떤 컷을 택하면 독자들에게 긴박감과 몰입감이 전달될 수 있을 지 무척 많이 고민합니다. 


Q3 작가님의 작업 싸이클은 어떻게 되나요?


<갓 오브 하이스쿨>이 금요일에 업로드되기 때문에, 마감은 목요일 저녁 여섯 시에요. 마감이 끝난 직후부터 금요일까지는 최대한 휴식을 취합니다. 잠도 자고, 밀린 영화도 보고요. 그리고 토요일부터는 다시 콘티 작업에 들어가요. 저는 콘티를 짤 때, <나이트런>을 연재했었던 김성민 작가님이랑 같이 짜는데요. 일단 대략적으로 짰던 서로의 콘티를 보고, 피드백도 해 주고요. 일종의 스터디 그룹 같은 셈이죠. 대략적으로 짜놓은 콘티를 계속 다듬으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콘티를 확장하며 변형해봅니다. 어떤 방향이 가장 좋을까 계속 고민하는 것이죠. 그리고 늦어도 화요일 저녁부터는 작화 작업에 들어가요. 사실 콘티를 짤 때는 계속 머리를 써야 하기 때문에 잠도 좀 많이 자는 편이에요. 그런데 수요일이나 목요일쯤, 그림을 그릴 때는 이미 머릿속에 있는 장면을 현실로 구현해내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수면 시간까지 최대한 줄여가면서도 분량을 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육체적 노동이 빛을 발하는 시간이랄까요(웃음) 그래도 어떻게든 평균 수면시간은 여덟 시간 정도로 유지하려고 노력을 많이 해요. 초반에 체력을 많이 소진해버리면, 후반부에 들어서 삶이 무척이나 피폐해 지거든요. 특히 장기연재의 경우에는 체력이 후반부 작품 퀄리티에도 영향을 미칠 때가 많기 때문에, 건강에 각별하게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Q4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보니, 댓글도 엄청 많이 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작가님께서는 댓글을 잘 챙겨보시나요?


초반에는 하나하나 꼼꼼하게 읽어봤어요. 그런데 <갓 오브 하이스쿨> 중간부쯤 됐을 때 깨달은 건데, 제가 댓글에 ‘휘둘리고’ 있더라고요. 댓글에 한번 얽매이기 시작하면, 그 프레임을 벗어날 수가 없어요. 다시 말하자면, 독자들이 원하는 것 그 이상을 보여줄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독자들이 바라는 대로 작품을 진행하면 독자들이 좋아할까요? 아니요, 100% 실망합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자신이 상상한 것 그 이상의 것을 원하거든요.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독자들이 여기까지 이해하고 있구나, 이런 것을 파악하기 위해 댓글을 챙겨보고 있습니다.



Q5 <갓 오브 하이스쿨>은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게임으로 출시되기도 했는데요. 

 - 게임 제작 단계에 직접 참여하셨다면, 어떤 부분을 담당하셨나요?


게임은 올해 5월에 출시되었지만, 사실 게임 제작을 시작했던 것은 5년 전부터예요. <갓 오브 하이스쿨>연재 초반부부터 게임화를 계획했던 것이죠. 최근 화에서 “진모리가 사실 제천대성이었다” 이런 설정이 드러났는데요. 지금이야 이런 설정이 알려졌지만, 게임 제작에 막 돌입했을 때는 5년 전에는, 한창 1부가 연재 중이었어요. 물론 게임 시나리오에서 만화보다 먼저 이런 사실이 등장하면 안 되겠죠. 하지만 그래도, 앞으로의 게임 시나리오를 개발하는 제작자들은 알고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앞으로의 시나리오나 흐름에 대해서 조언을 해 주는 것까지, 저는 딱 그 정도만 참여했습니다. 지금 나온 결과물은 몇 개월 만에 뚝딱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꽤 오랜 시간 동안 시행착오를 겪어가면서 만들었던 게임이라는 점을 유저 분들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 사진 2. 전생을 깨달으며 각성한 <갓 오브 하이스쿨>의 주인공 진모리. 자신의 작품 안에 <서유기>를

독특한 시선으로 녹여낸 박용제 작가님의 시도는 많은 호평을 받았다.


- 게임을 직접 해보신 적 있는지, 그리고 게임을 해보셨다면 그 소감이 궁금합니다.


물론 해봤습니다. 감동적이었죠. 제가 만들었던 캐릭터가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 정말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만화를 그리면서, 이렇게 움직일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그대로 재현한 부분도 신기했고요.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을 구현해 낸 것도 신기했어요. 게임이 인기를 끌면서, 차트 상위권에 꾸준히 있는 것을 보니깐 좀 더 복합적인 감정이 떠올랐는데요. <갓 오브 하이스쿨>이 웹툰이란 미디어에서, 게임이라는 미디어로 장르를 옮겨갔는데도 여전히 통한다는 것이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수 년 간 고생을 정말 많이 했던 게임 개발자들의 노력에 감사하기도 했고요.


▲ 영상 1. <갓 오브 하이스쿨> 홍보 영상 – 버스 정류장 편


Q6 게임도 많은 인기를 끌었지만, 열쇠고리나 피규어 등 캐릭터 상품 또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갓 오브 하이스쿨> 캐릭터의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던 것이 그 비결 같아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기 마련인데요.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심도 있고 복합적인 캐릭터를 한 명 만드는 것보다는, 재미있고 단순한 캐릭터를 수백 명, 수천 명 만드는 것을 더 잘 하는 것 같아요. <갓 오브 하이스쿨>은 그런 제 성격을 잘 반영한 작품이죠. 작품을 보면, 대결에서 패배한 캐릭터는 곧바로 사라지거든요. 오히려 등장인물이 복합적이지 않아서, 지하철에서 짧은 시간 동안 웹툰을 넘겨보는 독자층에게 잘 통했다고 생각합니다.. 


- 짧게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캐릭터, 그리고 주인공을 모두 포함해서요. 작가님께서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제가 만든 캐릭터는 모두 다 소중하고 애틋하죠. 그래도 굳이 한 명을 꼽아보자면, 요즘 가장 감정이입 하고 있는 캐릭터는 한대위에요. 예전에는 진모리에게 가장 애착이 강했는데, 요즘은 한대위와 유미라에 감정이입을 하면서, 이들의 입장을 더 심층적으로 그려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사진 3. 작가님이 요즘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캐릭터라고 밝힌 ‘한대위’.


Q7 요즘 콘텐츠사업 트렌드 중 하나가 바로 OSMU(One Source Multi Use)인데요. <갓 오브 하이스쿨>은 원작 만화에서 머무르지 않고, 캐릭터 상품과 게임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면서, 이 트렌드에 가장 잘 부합하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OSMU 콘텐츠로서 확장 범위에 대한 작가님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정말 많은 것을 이뤘지만, 조금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마지막 꿈은 역시, TV 방송용 애니메이션 제작이죠. 제가 그린 만화가 TV에서 방송되는 것을 본다면 그보다 더 큰 꿈은 없을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제작은 제 마지막 꿈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 사진 4. <갓 오브 하이스쿨> 열쇠고리. <갓 오브 하이스쿨>의 캐릭터는 열쇠고리, 피규어, 타투스티커, 공책 등 다양한 캐릭터상품으로 개발되면서, 웹툰 캐릭터 OSMU의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았다/.



Q8 <갓 오브 하이스쿨>이 큰 인기를 얻었는데요. 이후에 구상 중인 다른 작품이 있는지, 현재 작품과는 어떤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작가님의 향후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사실 어떤 작품을 진행하면서 다른 것을 생각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사람에 따라 다른 문제인데요. 저는 지금 연재 중인 <갓 오브 하이스쿨> 말고는 완전히 백지 상태에요. 이 작품이 지금 막 클라이맥스에 치닫고 있는데, 다른 작품을 구상할 여력은 없죠. 비행기에 비유해보자면, 비행기를 이륙시키고 안정 고도해 진입시키는 것까지는 잘 조종했는데, 이제 가장 큰 문제인 착륙하는 시기가 남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비행기 사고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아무래도 이·착륙시잖아요. 지금 작품을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고, 그 동안 벌려놓았던 모든 것들을 잘 주워 담으려고 하고 있어요 하하하.


Q9 2015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만화부문 대통령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략한 소감을 부탁드려요.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기쁩니다. 처음 전해 들었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사실 믿기지가 않아요. 저는 등단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힘들었거든요. <쎈놈>을 준비할 때, 매번 작품 연재가 거절당하면서 ‘나 만화 그려도 되나?’ 하면서 깊은 좌절감에 빠졌을 때가 있어요. 그때, 네이버 연재 허가가 나면서 ‘그래, 나 이제 만화 그려도 되겠구나’ 하면서 자신을 다잡았는데요. 이번 대한민국 만화대상은 ‘너 만화가로서 잘 하고 있어, 너에게 맞는 길을 가고 있어’ 하면서 다독여주는 느낌이랄까요. 너무 큰 힘이 되는 상이고,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의 상이죠. 사실 이 상은 제가 앞서 언급했었던,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님들이 앞서 받았던 상이거든요. 그런 상을 올해 제가 받는다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벅차기도 합니다.


Q 10 만화, 또는 웹툰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만화계는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만 그려낸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좋은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어요. 예전에는 만화가라고 하면 화가의 하위 호환 정도로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정말 어딜 가서도 인정을 못 받는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낍니다. 싸인회를 개최했을 때, 어떤 분들께서 오셔서 그러더라고요. “자식이 만화가를 꿈꾸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고요. 이런 부모님을 볼 때면 ‘이 정도로 인식의 변화가 이루어졌구나’ 싶어서 참 기쁜데요. 그러니 만화가를 꿈꾸는 여러분들께, 포기하지 말고, 많이 생각하시고, 열심히 노력하시고, 좋은 작품을 꼭 구상해보라는 말을 해 드리고 싶어요.


▲ 사진5 <갓 오브 하이스쿨> 스틸 컷


인터뷰 진행 내내, 박용제 작가님께서는 진지하면서도 차분한 태도로 답변을 해 주셨는데요. 덕분에 인터뷰 현장 분위기는 무척이나 훈훈했습니다. ‘만화계는 기회의 땅’이라고 말씀하시는 박용제 작가님을 보면서, 대한민국 만화산업의 밝은 미래를 엿본 듯해서 저 또한 무척이나 설렜는데요. 또한, 조만간 TV를 통해서 <갓 오브 하이스쿨>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박용제 작가님의 대한민국 만화대상 수상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자료제공 : 한국콘텐츠진흥원 만화애니캐릭터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창의력? 잘 놀아야 생기죠”

이수진 ‘야놀자’ 대표 등 전문가 10인 2015 문화예술 10대 트렌드 강연


조영실 | 위클리 공감 기자 


사진1. 야놀자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대한민국은 왜 창의력이 부족할까요? 잘 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이름이 말해주듯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연신 잘 놀아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산업이 전 세계 산업을 지배하는 시대에는 물질적인 것이 아닌 창의력이 혁신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창의력은 잘 노는 데서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문화예술 변화와 현상 공유

정책적 시사점 모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최한 ‘2015년 미래문화포럼’이 11월 6일 대한민국역사문화박물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발표하는 ‘문화예술 10대 트렌드’를 주제로 열리는 미래문화포럼은 관련 분야의 현장 전문가를 초청해 문화예술의 변화와 새로운 현상을 공유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하는 행사다. ‘야놀자’의 이수진 대표는 2부 강연의 연사로 참여해 ‘잘 놀고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야놀자는 숙박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으로 지난해 매출 200억 원, 누적 가입자 280만 명을 달성했다. 본래 위치정보를 이용해 가까운 모텔을 알려주는 것으로 유명해졌지만 최근에는 여행·파티정보 제공, 숙박 프랜차이즈 운영, 창업 지원 등 다양한 놀이문화 서비스를 운영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문화예술 10대 트렌드로 ▶나의 공동체 찾기, 선택적 공유문화 확산 ▶3040세대 90년대 정서를 소환하다 ▶연예인, TV 속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다 ▶여가, 권리이자 의무로 자리잡기 시작 등을 선정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혜인 부연구위원, 프로듀서그룹 도트 박지선 대표, 인하대 예술체육학부 박수정 교수, 일상예술창작센터 김영등 대표 등이 참석해 예술계와 여가문화, 문화 주체 변화에 대해 강연하고 참석자들과 토론했다.


2015년 문화예술 10대 트렌드

1. 우리와 그들의 경계가 민감해지다

2. 나의 공동체 찾기, 선택적 공유문화 확산

3. 3040세대 90년대 정서를 소환하다

4. 예술시장 침체 회복을 위한 쉽지 않은 안간힘

5. 청소년 삶의 질, 어른들의 몫이다

6. 연예인, TV 속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다

7. 안전한가요? 문화예술시설의 안전성의 이슈화

8. 여가, 권리이자 의무로 자리 잡기 시작

9. 융합형 인재를 찾습니다

10. 지역문화진흥, 다음 단계로 넘어가다



[인터뷰] 놀이문화 기업 ‘야놀자’ 이수진 대표



노는 것이 곧 소통

인생 방향성도 키울 수 있어



다운시프트족(급여가 적어도 여가시간이 많은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등 여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늘고 있는 반면, 정작 놀거리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먹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고 여름, 겨울 스포츠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산과 바다도 각 지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여행할 곳이 많고 지역 문화도 그만큼 다양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어디에 어떤 즐길거리가 있는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공부해라’, ‘절약해라’ 등을 강조한 교육이 노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줘 우리 사회의 주요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한 탓이다.”



강연에서 마라톤을 예로 들며 ‘좋은 여가활동이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 일상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것’이라 했다. 논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사내 마라톤 동호회에 참가한 한 직원이 ‘인생이 42.195km의 마라톤이라면, 나는 지금 12.23km 지점을 달리고 있다’고 하더라. 놀면서 자기가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잡게 된 거다.

우리 회사에서는 컬러마라톤, 커플마라톤 등 다양한 마라톤을 즐긴다. 운동을 싫어하는 직원들도 참여하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직원들이 업무일지를 통해 제안하고, 업무일지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유한다. 놀면서 창의력을 개발하고 그 창의력이 더 잘 놀고,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잘 놀다 보니 모텔광고 회사가 놀이문화 전문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이제는 창의력을 활용해 혁신을 꾀하는 시대다. 창의력은 노는 만큼 나온다.”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공간을 조성하는 사업도 하고 있는데.

“모텔은 여행자들이나 지방 출장자, 연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값싼 숙박업소인데도 러브호텔의 이미지가 강한 게 문제였다. 우리는 가구 디자이너와 함께 기존의 어둠침침한 모텔을 리모델링해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모텔인 ‘코텔’을 개발했다. 코텔은 주차장의 가림막, 성인방송 채널을 없앴고 피임용품도 원하는 사람에게만 제공한다. 여행자들이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다이닝룸과 예술품을 관람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도 꾸렸다. 친구나 연인에게는 새로운 놀이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전국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야놀자 트래블’ 앱을 활용해 여행자들끼리 여행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인터넷 여행대학을 운영하는 대학생, 트랙터를 몰고 지방을 여행하는 작가, 어머니와 세계일주를 한 청년 등과 함께 독특하고 재미있는 여행지를 발굴하고 그 경험을 소비자들과 공유할 생각이다.”


잘 쓴다는 것은 뭔가.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

“중요한 건 자신의 결핍을 아는 것이다. 나는 대학 시절 한 달에 10만 원으로 생활하면서 창업 관련 서적을 사는 데 돈을 다 썼다. 열심히 일해도 평생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는 지금 시대에는 자기 자신의 결핍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한 뒤 목적을 갖고 소비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20, 30대는 어린 시절에는 ‘공부해서 성공해라’, ‘돈 아껴 써라’라는 말을 듣고 자랐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모바일의 등장으로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습득하면서 두 가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5년, 10년 뒤면 완전히 후자가 지배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면 교육 환경도 달라지고 산업 규제도 보완돼야 한다. 외국인만 받아야 하는 도심형 민박업에 대한 규제나 모바일 결제 관련 규제 등이 보완돼 전 국민이 더 잘 노는 놀이문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 해당 기사는 11월 16일 발행된 위클리공감 인터뷰 기사를 발췌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우리의 일상 속에 늘 함께하는 ‘한글’. 저는 책을 읽다가 예쁜 표현을 발견했을 때, 또는 외국어 수업을 들으면서 고생할 때마다 한글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는데요. 이토록 소중한 한글이, 최근에는 활자를 벗어나 다른 옷을 입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 덕분에, 한글은 디자인 상품, 게임, 그리고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멋지게 변신했다고 하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했으며, 네이버가 함께 했던 <2015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의 수상작들을 만나보시죠!

(* 디자인 부문 우수상 수상작인<the ㅎ moment>의 정혜림 수상자는 현재 영국에 거주하고 있어서, 인터뷰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영광의 대상 수상작, 어떤 작품일지 궁금하시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학과 학생 4명의 작품, <하눔>이 그 주인공인데요. ‘한 글자’가 가지고 있는 의미를 시각화해서 조명으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보통 무드등에서 볼 수 있는 On/Off 버튼 대신, 독특한 컨트롤러가 있다는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인데요. 제품 하단부에 위치한 3단 컨트롤러를 돌려서 초성, 중성, 종성을 맞추면 조명이 켜진다고 해요. ‘별’이라는 글자의 경우에는, 각각의 컨트롤러를 ‘ㅂ-ㅕ-ㄹ’로 맞추게 되면 불이 들어오는 것이죠. 참신하면서 고급스럽고, 어딘지 모르게 전통적인 기운까지 물씬 풍기는 조명제품 <하눔>의 제작자들을 만나보았습니다.


▲ 사진 1. <하눔>의 하단부 컨트롤러. on/off 버튼 대신, 초성-중성-종성을 조합으로 조명을 켜고 끄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Q. 안녕하세요. 대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일단, 작품명 <하눔>의 의미가 궁금한데요. 어떤 뜻으로 지어진 이름인가요?


A. <하눔>은 ‘한 음’, 그리고 ‘나눔’을 합친 말이에요. 일단 저희는 ‘한 글자’로도 의미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외국어와 차별되는 한글의 특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한 글자의 의미를 시각화해서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시각화에 가장 효과적일 것 같은 조명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요. 그리고 ‘나눔’에는 한글을 모르는 사람과도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한글의 의미를 나눈다’, 또는 컨트롤러 조작에서 ‘한 글자를 초성·중성·종성으로 나눈다’라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Q. 사실 저는 설명을 듣고 너무 설레서, 조명을 실제로 보고 싶었는데요. 아쉽게도 아직 제작 단계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A. 네, 아무래도 저희가 아직 학생이다 보니, 손수 제작은 하지 못했고요. 이제 제작에 들어가야죠.(웃음) 사실 시제품 제작에 앞서, 특허에 대해 먼저 알아보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작과 관련해서는, 일단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 중인데요. 현재로써는 관련 기업과 공동개발, 또는 클라우드 펀딩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도안은 '비'와 '별', 두 글자로 되어 있는데요. 이외에 다른 글자도 추가될 예정인가요?


A. 일단은 조명으로 표현하기 쉽도록, 구체적인 의미의 단어들로 한정해서 생각했는데요. 사실, ‘꿈’ 같은 경우에는 사람마다 각각 다른 이미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추상적인 단어잖아요. 그런 단어들은 구매자가 느끼는 색상과 분위기를 직접 설정해서 조명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 중이에요. 조명과 스마트폰을 연동한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한데, 그 부분은 관련 기술을 더 알아볼 생각입니다.



저는 기사를 쓸 때마다, 초안을 작성하고 나면 맞춤법 검사기를 돌려보는데요. 틀렸다고 표시되는 부분을 볼 때면 물론 ‘아차’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이게 띄어쓰기하는 거였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띄어쓰기를 헷갈리는지, 띄어쓰기는 한글 맞춤법 오류 중에서 약 50%를 차지한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알쏭달쏭한 띄어쓰기 규칙을 ‘몸으로 터득할 수 있는’ 게임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띄어쓰기’해야 하는 곳마다 직접 몸으로 ‘뛰어야’ 하는 게임이라는데요. 김정애·전민영 수상자의 <뛰어쓰기 마라톤> 게임, 함께 알아볼까요?

 


▲ 사진 2-3. <뛰어쓰기 마라톤> 게임 화면.


Q. 우수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두 분 소개 먼저 부탁드릴게요.


A. 네, 저희는 둘 다 IT 계열에 종사하는 회사원입니다. 이번 공모전 소식은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서 알게 되었어요.

 

Q. ‘띄어쓰기’와 ‘뛰어 쓰기’. 마치 언어유희를 이용한 듯 절묘한 아이디어 같은데요. 사실, 저희 블로그 기자단에게도 유용한 게임일 것 같아요. 주요 소비자층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사실, 서점에 갔을 때 유아 서적 코너를 갔다가 우연히 떠올린 아이디어에요.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기획 초기에는 미취학 아동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개발된 게임을 막상 전시해보니, 가볍게 도전했던 어른들도 많이 틀리더라고요.(웃음) 그래서 가장 쉬운 1단계에서 저희도 헷갈리는 5단계까지, 저희가 느끼는 난이도에 따라 한글 맞춤법을 단계별로 분류해봤어요. 어린이, 어른, 그리고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에게도 유용한 게임이 되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Q. <뛰어쓰기 마라톤> 게임은 현재, 어느 정도 완성된 상태인가요?


A. <뛰어쓰기 마라톤>은 몸을 이용하는 피지컬 게임(Physical Game)이에요. 점프 버튼을 눌러서 뛰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가 발판 위에서 쿵 뛰어야 하는데요. 게임에 필요한 외부 발판과 게임 파일은 이미 준비된 상태입니다. 사실, 외부 발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조금 거추장스러울 것 같아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생각해보기도 했는데요. 그래도 점프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는, 몸으로 직접 뛰는 게 학습효과가 더 높을 것 같았어요. 덤으로 다이어트 효과도 얻을 수 있고요.(웃음)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면, 나중에는 외부 발판이 필요 없는 '모션 인식 게임'으로 발전시키고 싶기도 합니다. '엑스박스'나 '닌텐도' 같은 게임 콘텐츠 회사와 협력해서 하루빨리 제품을 출시하고 싶어요.

 


한평생을 살면서 가장 많이 쓰게 되는 말,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바로 자신의 ‘이름’이죠. <세상에서 가장 귀한>은, 곧 태어날 손자의 이름을 짓기 위한 할아버지의 노력을 그려냈다는데요. 이야기 부문 우수상에 빛나는 이수연·박미연 수상자를 만나볼까요?


▲ 사진 4. <세상에서 가장 귀한> 책표지

 

Q. 두 분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공모전은 어떻게 알게 되셨나요?


A. 안녕하세요. 저희는 홍익대학교 영상대학원에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 학교가 콘텐츠코리아 랩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2015 한글 창의 공모전> 소식을 알게 되었어요.


Q. 작품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습니다.


A. 사실, 갓 태어난 조카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구상했던 이야기에요. 이번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수정 과정을 조금 거쳤고요. ‘이름’은, 단순히 다른 사람과 구분 짓기 위한 것이 아니잖아요. 그보다는, 이 아이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겠다 하는 부모님의 소망과 가치관이 담겨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귀한 손주의 이름을 짓기 위한 할아버지의 노력을 통해, 가족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또한, 이름을 짓는 과정을 한약 달이는 과정에 비유해 보았는데요. 약재를 모은 후 '엑기스'만을 짜내어 정성스럽게 달이는 과정, 그리고 한글 자·모음을 결합해서 이름을 결정하는 과정. 비슷하지 않나요?


Q. 할아버지가 과연 어떤 이름을 지어주셨을지 너무나 궁금한데요. 혹시, 작품에서 밝혀지나요?


A. 아니요.(웃음) 이름을 저희가 정하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이름이 한정되어버리잖아요. 모든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자기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고, 작품은 열린 결말로 결정했습니다.


Q. 아, 그렇군요. 동화책은 언제쯤 만나볼 수 있을까요?


A. 거의 90% 이상 완성된 것 같은데요. 저희는 이 작품을 통해 유아용 그림책을 만드는 출판사 창업까지 바라보고 있어서, 기존 회사와 연계하기보다는 저희가 직접 출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고요. 지금은 출판 견적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12월쯤, 작품을 전시하는 동시에 출판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에요.



▲ 사진 5-6. <2015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자들의 모습


국내 거주자뿐만 아니라 외국 거주자도 참여할 수 있었다는 점, 그리고 기술적 한계로 인해 시제품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아이디어가 뛰어나다면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번 공모전은 ‘열려 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아이디어가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공모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저는 이번 수상자들의 도전 정신과 기발한 아이디어에 한 번 더 감탄했는데요. 이번 <2015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 수상작들이 하루빨리 정식으로 상품화가 되어서, 더 많은 사람이 다양한 형태의 한글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1-4. 네이버 한글한글 아름답게 (http://hangeul.naver.com/2015/award)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영국’ 이 다섯 나라의 공통점을 알고 계시나요? 이 나라들은 바로 ‘세계 5대 문화 콘텐츠 강국’입니다.⃰ 이들이 만든 콘텐츠는 전 세계로 수출되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습니다. 문화 산업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이들 5개국이 가진 국가 브랜드의 힘을 이야기 합니다. 자본력과 특유의 자유로운 문화를 가진 미국, 신화가 아직 살아 숨 쉬는 일본, 장대한 대륙의 역사를 가진 중국, 장인의 나라 독일, 신사의 나라 영국처럼 말이죠. 이 5개국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콘텐츠는 그런 자국의 독특한 면모를 잘 담아내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여러분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열정, IT기술, 정, 분단 등 다양한 이미지가 있지만 5대 콘텐츠 강국처럼 명확하게 생각나는 단어는 아쉽게도 없습니다. 실제로 남북한을 구분 못하는 외국인도 있고,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있는 나라라는 평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가 브랜드가 없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세계인의 심장을 뛰게 할 이야기 DNA가 분명히 있습니다. 다만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숨어있어서 찾지 못한 것일 뿐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는 이런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 빛나게 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지역콘텐츠지원팀’입니다. 그래서 동행했던 문정숙 영문기자님과 함께 이번 ‘콘텐츠 영재 만들기 상상체험관 2015’의 숨은 주역 ‘지역콘텐츠지원팀’의 조하섭 팀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 「2014 해외 콘텐츠시장 동향조사 1.총괄편」. 2014.12.31.


Q1. 안녕하세요 팀장님! 이번 콘텐츠 영재 만들기 상상체험관이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혹시 기획의도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A. 콘텐츠의 생명력은 상상입니다. 사실 민담, 설화 등 상상을 모태로 하는 스토리는 지역에 상대적으로 더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수도권 집중이 심합니다. 콘텐츠도 수도권 집중이 심해서, 지역의 콘텐츠를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놓치고 있는 콘텐츠들을 발굴하고 싶고, 국내를 넘어 세계로 나아가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지역 콘텐츠들을 노출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부스별로 난잡하게 홍보하는 것 보다는 스토리를 엮어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태초에 신화가 있었으니 신화부터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에는 지구와 인류가 생기기 시작했으니 정글과 모험을 통해 상상하고 미래로 가는 커다란 테마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 어울리는 콘텐츠를 넣었습니다. 저는 이 과정을 별자리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밤하늘의 별도 저마다 이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걸로 부족하기 때문에 별자리로 엮어 더 의미 있고 파급력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우리의 지역 콘텐츠들은 하나하나 보면 괜찮지만 파급력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스토리를 엮어 지역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 하고 싶었습니다.


▲ 사진1. 활쏘기를 체험하는 어린이 방문객들


또 이왕이면 어린이들이 체험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어린이들과 부모님께 유익함을 동시에 만족시키면서요. 어린이야말로 미래 콘텐츠의 주역이고, 그들에게 이 스토리가 이런 기획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을 처음부터 깨닫게 하긴 무리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접하면서 즐거움을 얻을 수 있고, 이 때 생긴 관심과 번뜩이는 영감으로 응용 놀이를 만들던가, 부모님께 새로운 제안을 할 것입니다. 부모님들은 그런 자녀의 모습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아이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알아보고 인정해준다면 아이들의 재능을 찾아주어야 하는 부모의 역할을 다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놀고 재미있게 즐기며 아이의 관심분야를 찾다보면 우리 행사목표에 다가서지 않을까 싶습니다.


Q2. 글로컬이라는 말이 대부분 생소할 텐데, 처음 접하는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세요.


A. 글로컬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입니다. 지역(로컬)에 있는 것을 잘 엮어 글로벌하게 만들자는 의미로 쓰였고, 만들어진지는 몇 년 되었습니다. 물론 이 개념은 저희가 만든 것은 아닙니다.


▲ 사진2. 행사장 내 비치된 병아리 부스를 체험하는 어린이


Q3. 지역콘텐츠는 가능성이 많아 보이는데, 팀장님이 생각하는 가능성과 글로컬 콘텐츠의 부가가치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많은 사람들이 지역콘텐츠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촌스럽다’, ‘열악한 환경’, ‘자금난’입니다. 일부는 사실이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다릅니다. 저도 처음에는 정말 그런가 싶었지만 어느 날 아니라고 확신했습니다. ‘지역은 힘들어요, 열악해요, 없어요.’가 아닙니다. 지역은 너무 많습니다. 다만 커튼에 가려져 있고, 그림자 진 것일 뿐이죠. 커튼을 열어주고 햇빛을 보게 해주기만 해도 되는데, 이걸 가능케 하는 게 언론의 힘일 수도 있고 약간의 돈을 지원하는 작업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지역 콘텐츠를 부흥시키고자 하는 목적으로 이 행사를 개최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획자가 지역에 있는 것들을 스토리텔링으로 엮어 이야기를 만들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재미있게 받아들이면 그것이 바로 산업적으로 파급되는 것이라 보고요. 지역 콘텐츠의 스토리가 전문가를 통해 계속 살을 입을 수 있고, 발상의 전환을 할 수 있어야 튼튼한 콘텐츠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사진3. 공룡 발자국으로 유명한 경상남도의 공룡 캐릭터 상품 진열대


Q4.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역콘텐츠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보여주어 관광지가 개발 된다던가 콘텐츠 관련 상품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 맞습니다. 콘텐츠는 그 자체의 힘보다는 관광과 지역 특산물, 음식 등과 연계해서 융합되어야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드라마, 영화 등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외 부가적인 것까지 영역과 시장을 넓혀야 합니다. 하나의 캐릭터가 나오면 그걸 응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현장이 있으면 관광 상품을 만들고, 먹을 것을 주제로 했으면 음식이 전 세계로 퍼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산업입니다. 


OSMU라고 10여 년 전에 만들어진 개념이 있습니다. One Source Multi Use의 약자인데, 맞는 말이라고 보지만 저희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S가 Story일 수도 있다고 말이죠. 그동안 S가 Source 라고 계속 접하고 들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Source는 좀 막연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을 소스라고 하는데, 이런 것들이 생명력 있고 상상력 풍부한 ‘스토리’를 담고 있으니 Story가 더 구체적으로 접근한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4. 체험 부스에서 직접 콘텐츠를 체험해보는 관람객들


Q5. 테마파크 형식의 이벤트를 향후에도 조성하실 생각이신가요?


A. 조성해야 합니다. 다만 예산이 수반되는 문제라 정부와 같이 협의를 해가면서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Q6. 지역 콘텐츠 아이템들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스토리가 많이 필요했겠네요.


A. 그렇죠. 그래서 지역에 있는 것을 발굴해내려면 지역의 진흥기관들을 만나야 합니다. 지역 지자체 공무원들과 계속 만나면서 우리가 돌출하고 싶은 것들을 제안하고 선발해 달라 부탁하고, 놀이터에는 어떤 것을 놓으면 좋을지 의논합니다. 이런 사전협의를 몇 차례에 걸쳐 했습니다. 이를 지역에서 받아 스토리로 엮은 거죠. 우리가 혼자서 기획해서 이거 따로 저거 따로 하기에는 부족하니까요. 지역에서도 뜻이 있어야 합니다. 함께 가야 시너지가 있지 혼자 이끈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에서도 많이 고마워하고, 자기들이 만든 지역 콘텐츠를 이런 큰 무대에서 노출할 수 있으니 서로 좋은 거죠. 지역 콘텐츠 없이는 우리 콘텐츠가 더 성장할 수 없습니다.


▲ 사진5. 콘텐츠 제작자를 꿈꾸는 어린 아이들의 소망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한국콘텐츠진흥원장님의 의지가 적힌 소원 쪽지


Q7.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신가요?


A. 행사장 내 정책홍보관에서도 알 수 있지만, 지역콘텐츠지원팀에서는 올해 새로 지역의 콘텐츠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제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홍보관에는 지역의 좋은 콘텐츠를 토대로 잘 수행하고 있는 22개의 과제를 간략히 소개하고 있죠. 이 과제들이 아이들에게 “엄마와 할아버지의 고향에 이런 것이 개발되고 있네?” 하고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도 한 후, 엄마와 할아버지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면 “나 그거 알아요!” 하며 자꾸 지역콘텐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해주는 요소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영토, 콘텐츠로 넓힌다!’라는 문구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콘텐츠로 언제든지 경제영토를 넓힐 수 있다는 의미이니까요. 우리는 그 동안 좁은 영토에 한정된 자원이 있다고 생각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 간척사업이었죠. 그러나 간척으로 인해 환경이 훼손된다는 등 부정적인 견해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 문장은 자연을 훼손시키던 간척의 개념을 뒤집은 것입니다. 우리의 콘텐츠가 세계로 영역을 넓혀나가는 모습을 상상하면 신나고 재미있습니다.


사진6. 행사장 내 비치된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홍보관


이웃나라이자 세계 2위의 콘텐츠 강국인 일본이 대표적 글로컬 콘텐츠 강국입니다. 일본은 전 국토에 아직 신화와 설화가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주인공인 신을 모시는 축제 ‘마쓰리’가 전국에서 매일 열리고는 합니다. 일본의 콘텐츠 제작자들은 이런 숨은 이야기들을 발굴하여 콘텐츠로 만든 후 세계시장에 내놓습니다. 숨은 이야기는 그 콘텐츠에 독창성을 불어넣습니다. 그리고 세계인들은 그런 일본의 독특한 콘텐츠에 열광하고, 소비합니다. 결국, 본을 오늘날의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나게 한 것은 지역의 다양한 소재를 소중히 생각하는 자세였습니다.


▲ 사진7. 함께 취재했던 문정숙 영문기자님과 인터뷰에 응해주신 지역콘텐츠지원팀 조하섭 팀장님


이번 콘텐츠 영재 만들기 상상체험관은 지역 문화의 글로벌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장이었습니다. 특히 전시장 입구에서 보이는 ‘대한민국 영토, 콘텐츠로 넓힌다!’라는 문구는 세계로 뻗고자 하는 우리 지역 콘텐츠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의지를 잘 담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문화를 즐기는 곳이 있다면 그곳은 우리의 새로운 문화, 경제적 간척지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우리도 다 파악하지 못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그 이야기들이 어쩌면 ‘콘텐츠화’라는 새 옷을 입었을 때 전 세계인들이 환호하는 이야기로 탈바꿈 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도 주위를 돌아보세요. 여러분 동네에 전해지던 사소한 전설이 세계를 유혹하는 스토리가 될 수 도 있습니다.


ⓒ사진출처

-표지 직접촬영

-사진1~7 직접촬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