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서(PD)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사람입니다. 라디오나 일부 텔레비전 프로그램은 PD가 감독을 겸하거나 연출까지 담당하기도 합니다. 영화 제작 PD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요? 김지혜 아토 대표를 만나 영화 ‘우리집’이 만들어진 과정과 제작 PD의 역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영화 제작 PD는 무슨 일을 할까요? 또 감독과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으로 영화 앞에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감독이나 스타 배우입니다. 그래서 일반 관객들은 영화 제작 PD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심지어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는 스텝들도 PD가 뭘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영화 제작 PD는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것을 담당합니다. 특히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는 상업영화는 PD 역할이 더욱 큽니다. 아이템을 기획하고 개발하며, 기획에 맞는 감독과 배우, 스텝들을 연결합니다. 또 예산을 세워 투자를 유치한 다음 제작까지 마무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영화를 개봉하는 것까지 PD의 일입니다.

 

 

■ 관객에게 선물이 되는 영화

 

그런데 예산이 적은 독립영화에서는 PD의 역할이 조금 달라집니다. 작은 영화에서 PD는 막내가 하는 일부터 가장 중요한 예산 결정까지 모든 걸 다 해내야 합니다. 영화 촬영장에 떨어져 있는 쓰레기도 줍고, 영화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직접 구매하기도 합니다. 영화 규모에 따라 배후의 조종자에서 만능 일꾼이 되는 셈입니다.

김지혜 아토 대표는 상업영화를 하다가 ‘아토’라는 영화 제작사를 차렸습니다. 아토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의 기획 전공자 4명이 만든 프로덕션 회사입니다. ‘아토는 순우리말로 선물이란 뜻입니다. 김 대표는 “관객에게 선물이 되는 영화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지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아토는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에 관한 영화를 많이 만들어 왔습니다. 김지혜 대표는 “아토 구성원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아직 결혼을 안 해서 그런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린아이에 가깝다"라며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이 이렇게 되면 안 되지 않나’라고 얘기하고 싶어 그런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구니스’, ‘주만지’, ‘ET’ 같이 아이들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의 경험은 대부분 처음 겪는 경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팩트가 크고 순수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어릴 때는 특히 내 이야기를 해 주는 듯한 느낌이 흥미로웠다"라고 말했습니다.

 

 

 

■ '우리집' 탄생 비화

 

아토가 처음 만든 작품인 ‘우리들’은 우발적으로 기획됐습니다창립 당시 미장센 영화제에 참석했다가 윤가은 감독이 PD를 구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요윤 감독과 동기였던 이진희 아토 공동대표가 함께 영화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입니다김 대표는 “우리들 이후 윤 감독은 한국 영화계의 모든 투자사로부터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유명해졌다"라며 “그러던 중 윤 감독이 ‘왜 아토는 함께하자고 제안하지 않느냐’고 먼저 물었고 이렇게 해서 다시 윤 감독과 함께 만든 영화가 우리집”이라고 ‘우리집’ 탄생 비화를 밝혔습니다.

 

 

올해 개봉한 ‘우리집’은 처음엔 여자 중학생을 주인공으로 설정했습니다착하고 성격이 좋은 아이지만 오지랖이 넓은 캐릭터입니다주인공 윗집에 다른 아이가 이사를 왔는데아이의 몸에 상처가 있는 걸 발견하고, 윗집에 가정폭력이 있음을 깨닫고 그 아이를 구하는 이야기로 구성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설정을 가진 영화 미쓰백 개봉했습니다미쓰백 다른 점을 갖추고 다시 제작에 나서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습니다결국 처음 기획은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무산됐습니다. 이후 윤 감독이 다른 ‘우리집’ 시나리오를 아토에 들고 왔습니다.

‘우리집’은 붕괴되고 있는 자신의 집을 지키려는 아이의 고군분투기가 펼쳐지는 영화입니다. 이혼하려는 부모님을 막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결국 실패합니다.

 

■ '괜찮아, 실패할 수 있어'

 

김 대표는 “윤가은 감독과 우리집을 통해 전하고 싶었던 말은 ‘실패해도 된다’는 것”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결말이 우울하고 현실적이라서 싫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반대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출발점이라 생각했다”면서 “어떤 사람은 주인공의 시도가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은 성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김지혜 대표는 “우리집은 첫사랑 같은 쓰린 실패지만 그 사람을 단단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성장담”이라며 “‘괜찮아, 실패할 수 있어. 내가 원하는 걸 다 할 수는 없어. 그래도 어쨌든 삶은 이어지니까, 다시 힘내서 살아가면 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는 “이 영화를 부모님들이 보면 좋겠다 생각하며 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영화 연출에서 부부 싸움을 할 때 아이들이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그는 “하나(주인공)의 오빠인 찬희는 부모님 일은 부모님들이 알아서 할 일이고,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인 공부에만 몰두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어린 하나는 부모님의 갈등을 어떻게든 매듭지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면서 “찬희 같은 애들도 있지만 하나 같은 애들도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들이 이런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묻고 얘기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지혜 대표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도입부를 꼽았습니다. 영화가 시작함과 동시에 부모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는 하나의 얼굴이 단독 클로즈업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데요아침부터 부모가 부부 싸움을 하고 있는데오빠는 학교에 가야 한다며 돈을 달라고 요구합니다. 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하나가 꺼낸 첫 마디는 ‘밥 먹어’입니다.

김 대표는 “주인공 하나는 부모님을 돕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다가 밥상을 차리고 함께 밥을 먹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면서 “마찬가지로 오빠도 공부에 집착하는데, 이유는 부모님을 만족시킬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역배우 촬영 수칙 9가지

 

윤가은 감독은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끌어내기 위해 색다른 시도를 했습니다. 2~3개월 동안 아이들과 자주 만나며 상황극 놀이를 했습니다예를 들어 아이들에게 ‘반에서 너희를 괴롭히는 아이에게 장난전화를 한다면 어떤 말을 할 거야?’라고 물은 뒤, 실제로 장난전화를 해보는 방식으로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놀이를 하며 알게 된 아역 배우의 성격과 캐릭터를 참고해, 시나리오도 이에 맞게 수정했습니다. 김 대표는 상황극 놀이는 심리학이나 연극 쪽에서 주로 사용하는 기법인데스트레스를 풀어줌과 동시에 극에 빠져들도록 만들어준다면서 더불어 배우에게 알맞게 시나리오를 수정해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윤 감독과 아토는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역배우 촬영 수칙’도 만들었습니다. 총 9개로 구성된 촬영 수칙은 아이들의 보호자가 되기 신체 접촉 주의하기 ▲ 언어 사용과 행동에 신경 쓰기 칭찬을 할 때는 배우로서의 태도와 집중력에 맞추기 촬영장에서 혼자 충분한 시간을 갖도록 돕기 촬영에 집중하도록 돕기 건강 문제에 신경 쓰기 안전 문제 각별히 주의 멋진 거울이 되기 등입니다.

김 대표는 “지금껏 영화를 제작하면서 아이들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쉽지 않았다"라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는 영화를 만들면서 정작 만드는 과정에서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항상 리마인드 시켜줄 수 있는 수칙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 만들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솔직히 내가 잘 지켰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다만 윤 감독은 스스로 수칙을 못 지켰다고 했지만 직접 본 사람 중에는 최고로 잘 지킨 사람”이라고 회상하며 말했습니다.

 

 

 

저예산 영화가 좋은 점

 

김 대표는 영화 제작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예산 문제를 꼽았습니다. ‘우리집’ 바로 전에 제작했던 영화 ‘용순’은 예산이 부족해 아주 힘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일반적으로 영화를 만들 때 최저로 잡는 예산이 1억 원 수준인데용순을 1억 원으로 제작했습니다반면 우리집 약 5억 원의 예산으로촬영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진행했습니다다행히 국내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기관에서 저예산 영화에 대한 지원책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어작품성이 좋으면 시드머니를 1~2억 원 가량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상업영화와 달리 창작자 의도대로 만들 수 있고, 상업영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작품을 제작할 수도 있습니다.

 

 

저예산 영화가 갖고 있는 고민은 영화를 다 만든 뒤 개봉과 마케팅에서 두드러집니다. 김지혜 대표는 “대다수 저예산 영화는 제작사와 감독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라며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없어 개봉관 확보와 마케팅에 어려움이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저예산 영화는 해외 진출을 필연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우리들’은 베를린 영화제를 비롯한 해외 영화제에 많이 초청되고, 상을 타면서 홍보가 뒤늦게 이뤄졌습니다.

김 대표는 “거장으로 인정받는 홍상수 감독과 김기덕 감독도 처음에는 저예산 영화를 찍고, 해외에서 주목을 받은 뒤 한국으로 돌아와 작품 활동을 했다”면서 “저예산 영화 제작사는 열정적인 영화 마케터와 배급사를 찾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N콘텐츠 14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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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지난 9월 18일 푹(POOQ)과 옥수수(oksusu)가 통합해 웨이브(WAVVE)로 새롭게 출범했습니다. 이날 웨이브는 최근 성장세를 이어 2023년 말 유료가입자 500만 명연매출 5000억 원 규모의 서비스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이어 2023년까지 총 30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투자도 진행할 계획입니다또 신규 가입자가 3개월간 월 4,000원에 베이직 상품(월 7,900)을 이용할 수 있는 론칭 기념 프로모션도 시작했습니다.



웨이브는 온라인을 통해 방송과 영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입니다웨이브에 따르면 지상파방송(이하 지상파)과 종합편성방송(이하 종편등을 실시간시청과 다시보기(VOD)를 통해 무제한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 통합패키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또 드라마와 예능 같은 주요 프로그램의 방송이 시작되면 바로 퀵VOD로 제공하는 편의성에 이용자 호응이 높은데요웨이브 주 소비층은 30대가 가장 많고, 20, 40대 순입니다. 이처럼 웨이브는 이용 층이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웨이브 이태현 대표와 함께 웨이브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웨이브가 만들어갈 미래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글로벌 사업으로 압도적 경쟁력을 갖춰갈 것이라면서 국내 OTT산업 성장을 선도하고글로벌 시장에도 단계적으로 진출하며 콘텐츠 파트너들과 함께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웨이브는 한국의 넷플릭스로 기대를 받고 있으나 규모면에서 많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푹의 연간 영업이익이 13억 원 정도인데넷플릭스의 연간 이익은 1조 원에 달합니다. 닐슨코리아클릭에 따르면 2019년 8월 기준 넷플릭스는 국내 이용자가 186만 명으로 1년 전 42만 명에서 4.4배 급증했습니다. 웨이브도 출범 전후로 상승세입니다. 모바일빅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9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에서 웨이브가 264만 명으로 넷플릭스 217만 명을 앞질렀습니다.

 

▲ 이미지 : 이태현 웨이브 대표

 

웨이브가 출범함에 따라 콘텐츠 강자인 CJ ENM과 종편채널 JTBC가 9월 17일 OTT 합작법인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티빙을 기반으로 새로운 OTT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전략인 것인데요. 이처럼 웨이브는 국내 OTT 시장에 큰 변화를 몰고 오고 있습니다. 이태현 웨이브 대표를 만나 웨이브가 만들어갈 국내 OTT와 영상 콘텐츠 시장의 미래를 살펴봤습니다.
 


이태현 대표는 KBS 프로듀서로 재직하면서 교양과 다큐예능선거방송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습니다. 2016년부터 콘텐츠사업국장을 맡으며본격적으로 콘텐츠 유통에 뛰어들었는데요이 대표는 푹에서 OTT가 미디어 산업의 미래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웨이브 대표는 매우 무거운 자리다하지만 주요 미션을 성공시킨다는 확고한 의지로 도전에 나섰다고 밝혔습니다그는 지난 1월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푹과 옥수수를 통합한 대규모 OTT를 출범시키자고 합의한 뒤, 5월에 대표로 취임해 조직을 정비하며웨이브 출범을 준비했습니다.

 

 

 

지상파와 통신사가 손을 잡은 이유

 

런데 푹과 옥수수가 통합되면 무엇이 좋을까요서로 다른 성격의 지상파와 통신사가 하나로 융합될 수 있을까요이에 대해 이태현 대표는 지상파와 통신사가 손잡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서로의 장점이 모여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뛰어난 제작역량을 갖춘 지상파그리고 마케팅과 투자유치에서 막강한 역량을 보유한 통신사가 힘을 합쳤다고 설명했습니다실제로 지난 4월부터 SK텔레콤 모바일 고객을 대상 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전개해 웨이브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월정액 유료가입자가 많은 푹과 프로야구 같은 실시간방송에 강점이 있는 옥수수가 만났습니다기존 푹 서비스에 프로야구 멀티뷰가상현실(VR) 같은 5GX 콘텐츠도 추가했습니다월정액 기본상품에 영화미드 최초공개 시리즈오리지널 VOD 등을 포함하며고객유치를 위해 콘텐츠 투자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OTT서비스는 단순한 플랫폼 사업을 넘어 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기기로 이어지는 전후방 사업과 소비재문화 콘텐츠 수출의 교두보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그만큼 웨이브의 움직임이 국내 미디어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과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을 가진 우리나라는 OTT 이용환경이 매우 좋아온라인으로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 대세가 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제공 : 웨이브

 

이태현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은 무대가 전 세계라는 점에서이를 활용한 문화콘텐츠가 관련 산업에 미치는 파급력 또한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며 넷플릭스나 유튜브 같은 글로벌 유통 플랫폼과 방송사가 제작투자와 해외유통을 위해 협업한다. 하지만 해외 플랫폼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우리 산업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넘어서 스스로 지속성장할 수 있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야이를 통해 국내의 더 많은 CP(콘텐츠공급자)들이 손쉽게 해외 이용자들과 만나고더 많은 수익을 통해 다시 국내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이 대표는 웨이브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다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콘텐츠와 소비재까지 세계로 연결시키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밝혔습니다.

 

 

 

국내 OTT시장의 새로운 질서

 

디즈니플러스애플TV플러스, HBO맥스아마존프라임비디오 등 글로벌 OTT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OTT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오리지널 콘텐츠에 강한 디즈니플러스 같은 기업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이에 이태현 대표는 웨이브나 CJ+JTBC 연합 등 국내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OTT에 투자하는 추세에서 국내 주요 CP들이 대단위로 글로벌 OTT에 콘텐츠를 공급하기는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글로벌 OTT의 국내 시장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그는 게다가 넷플릭스는 디즈니와 HBO 같은 주요 CP파트너가 경쟁자로 돌아서는 리스크가 생길 것이라며 앞으로 국내 OTT 시장이 혼조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 이미지 : 웨이브 이용자 화면 캡처

 

실제 웨이브가 출범하면서 다른 OTT들도 규모화에 고심하고 있습니다에브리온TV나 텔레비 같은 업체는 사업을 중단했습니다작은 규모로는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이태현 대표는 “앞으로 대형 OTT가 통합으로 경쟁을 주도하며 시장을 키워갈 것”이라며 “웨이브가 콘텐츠 투자 경쟁까지 촉발시키며 방송사와 제작사까지 연관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넷플릭스·디즈니에 맞서는 웨이브의 전략

 

넷플릭스는 이미 세계시장에 진출대규모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규모의 경제를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습니다웨이브가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에 맞설 수 있을까요전문가들은 웨이브의 국내 콘텐츠 경쟁력에 해법이 있다고 말합니다이태현 대표는 넷플릭스는 콘텐츠 투자와 기술 투자 등 배워야 할 점이 많지만 웨이브는 국내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특히 매일 업데이트 하는 국내 인기 드라마와 예능 서비스는 글로벌 사업자가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자체 콘텐츠 선호도가 매우 높은 국가로방송과 영화, K팝 등 문화콘텐츠 역량이 세계에 내놔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초기에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습니다콘텐츠가 아무리 많아도 국내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드라마와 예능이 없었기 때문인데요그러다 국내 방송드라마를 공급 받으면서 국내에서 넷플릭스 가입자가 크게 성장한 것으로 웨이브는 보고 있습니다그만큼 OTT성공에 로컬콘텐츠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웨이브는 이처럼 경쟁력 높은 국내 방송콘텐츠를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설 계획입니다이 대표는 국내 방송콘텐츠는 OTT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해외에서도 유효할 것이라며 실제 지상파 드라마는 일본부터 중동지역까지 활발하게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이미지 : 지난 2019년 8월, BCWW 2019에서 발표 중인 이태헌 대표

 

웨이브는 국가별 환경분석을 통해 필요하면 현지콘텐츠도 보강하면서 해외에서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단순히 K콘텐츠의 인기만으로 웨이브가 진출에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는 없기 때문인데요. 웨이브 vs 유튜브·넷플릭스·왓챠플레이·티빙웨이브는 국내에서 유튜브와 넷플릭스왓챠플레이티빙 같은 서비스와 경쟁해야 할텐데요. 과연,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티빙의 CJ ENM 콘텐츠왓챠플레이의 평점 연동 서비스 같이 각 서비스가 가진 강점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요?
 


이에 이태현 대표는 유튜브의 영향력은 막강하지만 유료OTT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아니다라며 유튜브와 경쟁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이어 그는 지상파+종편+해외시리즈 같은 메이저 CP 콘텐츠를 가장 풍부하게 보유한 웨이브의 경쟁력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며 여기에 웨이브 오리지널 제작과 퍼스트런 시리즈 수급을 계속하면 확고하게 최고 자리를 굳힐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경쟁 업체를 의식하기보다 웨이브가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설명입니다.
 


게다가 웨이브는 대중적으로 검증된 지상파와 종편 콘텐츠를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에 비교하면 오리지널’ 콘텐츠가 매일 수십 편씩 생기고 있는 셈입니다. 또 다른 서비스는 채널별로 월정액 상품에 가입해야 합니다하지만 웨이브는 유일하게 통합패키지를 제공합니다한 번 가입으로 모든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웨이브 제공

이 대표는 이용자 호응이 높은 통합패키지는 킬러서비스라며 올해 준비하고 있는 총 제작비 100억 원대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 같은 웨이브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려가며콘텐츠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선로코-녹두전은 KBS 제작 프로그램이지만 웨이브가 100% 투자해, 100% 유통권한을 갖습니다. 이에 따라 조선로코-녹두전은 OTT 중 웨이브에서만 볼 수 있습니다끝으로 유료콘텐츠 이용에 대해서 이 대표는 “아직 유료 OTT 시장이 개척기와 성장기 사이에 있다고 본다”며 “여전히 콘텐츠에 대한 비용 지불 의사가 낮은데, 그 이유는 세계 최저수준의 유료방송 요금, 불법 다운로드 같은 여러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웨이브가 목표한대로 성장해 나간다면 국내 OTT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며앞으로 유료이용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N콘텐츠 13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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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수많은 공공기관들이 유튜브 채널 개설에 나서고 있지만 흥행에는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이 가운데 한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유튜브 채널이 특유의 드립력으로 눈길을 끌며 개설한 지 약 5개월 만에 구독자수 6만여 명을 모았는데요최근 핫하게 떠오른 충주시의 TV’ 이야기입니다공공기관 홍보 채널을 넘어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눈길을 끌고 있는 충주시 홍보맨. 비결은 무엇일까요?

 

 

' 공무원이자 유튜버가 되다 ' 

 

충주시의 공식 유튜브 채널 TV’는 올해 4월 문을 열었습니다. 충주시청 홍보팀 김선태 주무관이 운영을 맡고 있는 채널인데요그는 이전에도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서 재치 넘치는 포스터 이미지로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유튜브를 통해서는 그야말로 충주시 공무원만이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Q. 첫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는 페이스북 포스터 제작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처음에는 정보 전달 위주로, ‘깔끔하고 예쁘게’ 가 보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게 그렇게 콘텐츠를 만들 능력이 없었다는 겁니다이대로는 흥행이 안 되는 거예요한 달 정도 시행착오 과정을 거치니 내 색깔대로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처음에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상부와 충돌이 많았어요충돌이 아니라 저의 일방적인 아픔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습니다그래도 흥행을 위해서는 안 되겠더라고요제 식대로 밀고 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저의 콘텐츠 업로드를 시도하고노력했습니다.

 

 

 

Q. 페이스북 말고 유튜브를 운영해야겠다고 생각하신 이유가 있나요?


페이스북이 하향세에 접어들고 나서 시간이 꽤 지났기 때문에 이제 유튜브로 건너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굳이 페이스북을 고집할 필요는 없었지요게다가 저희의 페이스북은 이미 유명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바이럴 마케팅 효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충주시 페이스북이 이미 브랜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거죠.
 

 

 

Q. 유튜브를 통해 홍보하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는 시정 홍보입니다하지만 시정 홍보는 유튜브뿐만 아닌 홈페이지오프라인 포스터현수막신문 기사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하고 있어요이보다는  번째 목적인 충주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저희 같은 작은 지자체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어요. ‘청주와 헷갈리는 경우도 많고요젊은 층의 인지도도 낮죠지금은 SNS를 자주 이용하거나 온라인 정보에 빠른 사람들은 충주시를 알 겁니다. 저는 그런 것을 원합니다. 충주시를 브랜드로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충주시를 열려있고 깨어있는 곳으로 인식하면 시 관광이나 인구 유입기업 유치 등 여러 방면에 도움이 되겠지요.

 

 

 

 

' 표준에서 벗어나다, 충주시 유튜브의 B급 감성 ' 

 

 

Q. 공무원이라고 하면 ‘정석’, ‘표준’과 같은 단어가 떠오르는데, 이런 부분에서 벗어나고자 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미지 : 충주시 유튜브 화면 캡처

SNS나 유튜브는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어요물론 공무원들 대부분은 정석이나 표준에 따라야 하는 업무가 많습니다일단 많은 공공기관 유튜브 채널의 조회수가 너무 낮습니다. 정석을 깨야 성공한다고 생각했고, 일단 유튜브 채널 운영을 맡았으면 성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Q. 유튜브 시청자들은 충주시 채널에 어떤 점에서 반응하는 것일까요?


보통 지자체’ 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와 반대기 때문에 더 관심 가져주시고 재밌어하시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말단 공무원인 제가 시장실에 가서 노는 겁니다. 그런 상황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유튜버는 우선 재밌어야 하고 솔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희는 대본대로 가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Q. 충주시 공무원만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잘 찾으시는 것 같은데, 콘텐츠 기획은 어떻게 하시나요?


재밌는 소재를 먼저 찾고홍보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식이 많습니다시정 홍보를 목적으로 두고 방법을 찾으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아요재밌는 소재나 상황을 설정해 놓고 거기에 어떻게 시정 홍보를 녹일까이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콘텐츠 기획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습니다계속 어떤 것이 재미있을까’ 생각하는 수밖에요.

 

 

 

Q. ‘저퀄리티’와 ‘B급 감성’의 경계는 무엇일까요?

조커 특집 2편 (Korean Joker ep.2) l 뮤직비디오 촬영


우선 ‘B급 감성은 진짜여야 합니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게 진짜 그런 성향이 있어야 해요억지로 따라하려고 하면 안 됩니다솔직함이 중요합니다우리 이렇게 밖에 못해’ 이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진짜 모습이고, B급인 것 같아요거기에 한 스푼의 센스를 넣는 거죠하지만 수위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재미를 위해 무리수를 두면 안 된다는 거죠.

 

 

 

 

' 운영 과정에서의 고충 ' 

 

 

Q. 유튜브 채널에 ‘안티’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99%가 좋아하는데 1%가 안 좋아해요. ‘장난하는 거냐’, ‘이 시정 홍보가 뭘 표현하고자 하는 거냐’라는 분들입니다. 물론 ‘100%’를 만족 시킬 수는 없습니다다만 저희는 이 같은 의견에 많이 휘둘릴 수밖에 없습니다방송국과 다른 공공기관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수위 조절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됩니다. ‘드립’ 하나하나도 고민하면서 올립니다.

 

 

 

Q. 자유롭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게끔 한 상부의 결정도 놀랍게 다가옵니다.

 

▲ 이미지 : (좌) 고구마 축제 포스터, (우) <시장님이 시켰어요! 충주 공무원 VLOG> 유튜브 캡처

실적이 나와서 신뢰를 얻었습니다고구마 축제옥수수 축제 콘텐츠가 성공하고 나서 상부의 간섭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물론 조직이다 보니 조언 정도는 있었습니다하지만 제가 결정권을 받아놓으니 채널 운영이 한결 수월했습니다아무래도 리더가 깨어있어야 합니다조직은 잘 바뀌지 않아요위에서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Q. 유튜브 콘텐츠 기획의 거의 모든 부분을 담당하시는데, 고충은 없으신가요?

 

▲ 이미지 : <홍보맨 구속, 슬기로운 감방생활 / 충주구치소 1편> 유튜브 캡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운영 비중을 많이 낮추고 유튜브 위주로만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처음에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도 없어서 힘들었습니다누가 가르쳐 준 것도 아니고요. 첫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습니다요즘도 틈틈이 책을 보며 공부하고 있어요다행인 건어차피 우리 콘텐츠가 ‘B이라는 겁니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유튜브를 통한 지자체 브랜딩 ' 

 

 

Q.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다른 지자체에 조언을 해주신다면?

 

국내 최초 하수처리장 먹방ㅣ극한공무원 1탄

‘결재를 어떻게 받느냐’, ‘어떻게 소재를 자유롭게 채택하느냐’는 문제로 고민들을 많이 하십니다. 저도 투쟁은 해봤지만 뾰족한 답은 없습니다결재를 받는다고 무조건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과욕을 부리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한 지자체에 유튜브 채널이 8~9개 되거나 굳이 필요 없는 SNS 홍보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담당자들의 역량은 한계가 있어요제일 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해서 집중해야 합니다.

 

 

 

Q. ‘유튜브에 맞는’ 콘텐츠는 어떤 콘텐츠라고 생각하세요?

지자체 홍보 차원에서 말씀드리면, ‘솔직한’ 콘텐츠입니다홍보를 할 때 다들 좋은 말만 하잖아요그건 거짓말입니다. 저는 그런 것을 지양하고 반대로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축제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좋다고만 하지 말고 반대로 태클을 걸어보는 거예요. ‘이거 지난해에도 했던 것 아닌가요?’, ‘주차 공간이 불편한 것 같은데요?’처럼홍보물들이 천편일률적이고 너무 많다 보니 똑같이 하면 아무도 안 봅니다.

 

 

 

Q. 지자체 유튜브 콘텐츠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지방 소외 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생각합니다도시의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입니다나중에 지역끼리 비교 대상이 되었을 때 내가 한 번 더 들었던, 호감으로 다가왔던 이름이라면 선택되는 데 훨씬 유리할 것입니다. 반갑기도 하고요그런데 조회수 같은 것은 측정이 되지만, 2차 홍보 효과는 확인하기 힘듭니다. 2차적인 것들을 정확히 재볼 수는 없겠지만 상당히 큰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Q. 지자체 콘텐츠가 흥행하려면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요?

 

'흥행’ 부분에서는우선 재미있어야 합니다. 브랜딩 측면에서는 재미있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고튀어야 합니다여기하면 무엇이라고 바로 떠올라야 해요. ‘충주시’ 했을 때 포스터’, ‘유튜브가 떠오르듯 말입니. 저는 튀는 콘텐츠로 충주시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홍보맨이나 유튜브만 언급되는 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충주시가 언급됐으면 합니다.

 

 

 

Q. 그렇다면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소재 측면에서는 홍보맨 청문회’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욕은 많이 먹겠지만요그래서 조심스럽습니다장기적인 목표는 기초/광역지자체 포함해서 ‘1’ 유튜브 채널이 되는 것입니다더 욕심을 부리자면 ‘10만 구독자가 목표입니다.

 

 

 박예슬(편집부) 사진. 박시홍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방송트렌드&인사이트 20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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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펭-하
눈치 챙겨
김명중은 내 거야!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셀러브리티는 누구일까요? 스위스에 불시착해 요들 송을 배우고, 한 방송국 사장님의 이름을 거침없이 부르며 우주 대스타를 꿈꾸는 펭러브리티(펭귄+셀러브리티)'펭수'입니다. 펭수는 EBS의 TV 프로그램으로 <자이언트 펭 TV>에 등장하는 캐릭터인데요. 현재 EBS 연습생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크리에이터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합니다.

 

 

▲ 이미지 : <자이언트 펭 TV> 이미지 캡처 ⓒ EBS

 

<자이언트 펭 TV> 속 펭수는 EBS 소속 연습생인 만큼 항상 교훈을 주는 바른 이미지 캐릭터는 아닙니다. 어린이에게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교과서적 캐릭터를 탈피해 일명 '깨방정'을 떠는 모습이나, 거침없는 표현과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하는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지난 11월 13일, 카카오톡에서 선보인 카카오 이모티콘 '10살 펭귄 펭수의 일상'은 최단기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고, 방송계는 물론 영화계까지 펭수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산업계의 주목이 펭수에게 집중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 속, 펭수는 앞으로 어떻게 나아갈까요? <자이언트 펭 TV>기획한 이슬예나 PD를 만나 펭수와 콘텐츠산업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 보았습니다.

 

 

콘텐츠 人사이트 : 이슬예나 PD는?
<자이언트 펭 TV> 기획 및 연출
동댕 유치원>,
<하나뿐인 지구> 연출 등을 맡아온 EBS 대표 프로그램을 다수 기획

 


Q. <자이언트 펭TV>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나요?

 

 

EBS가 교육적이고 긍정적인 브랜드이지만시청자와의 정서적인 유대감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모님의 선택으로 EBS를 시청하고초등학생이 되어 자기 의사가 생기고부터는 ‘EBS는 동생들이 보는 채널로 인식하는 것이 아쉬웠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부모님이 선택해서 보는 채널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기존과 무조건 다르게라고 생각했습니다. 

 

▲ 이미지 : <자이언트 펭 TV> 이미지 캡처 ⓒ EBS

더불어 왜 EBS를 동생들이 보는 채널이라고 생각할까?’, ‘부모님이 선택하는 채널이 되었을까?’를 생각했을 때 교훈적인 메시지가 강하고 착하고 올바른 캐릭터 등 정형화된 틀을 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발적이고 재미있는 주인공,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르침보다는 소통귀엽고 착함보다는 개성 있고 자유분방한 이런 캐릭터의 주인공이 나오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Q. 이처럼 펭수의 자유분방한 캐릭터는 <E 육대> 에피소드에서 가장 잘 드러났다고 생각하는데요. E 육대의 기획 배경이 궁금합니다.

 

초등학생만 되어도 어른들이 보는 예능을 선호하게 되는데요. 저는 반대로 성인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어린이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적은 수였지만 <자이언트 펭 TV> 유튜브를 모니터링하다 보면 초반부터 2030 세대의 반응을 볼 수 있었는데요. 저희는 이들을 코어 팬덤이라고 생각했고, 펭수가 2030에게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육대 1부] 번개맨, 뿡뿡이, 펭수까지 EBS 인기 스타 총출동! #이육대 #이벤저스

어린이 중심이 아니라 가족 단위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뚝딱이나 번개맨 등 EBS의 오래된 캐릭터도 다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수도 연습생인데 아이돌 육상대회에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상을 했는데요생각해보니 EBS에 이미 스타 선배들이 있고이 캐릭터들과 다 함께하는 자리를 만들어보면 재미있는 그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2030 세대가 어렸을 때 보았던 EBS의 캐릭터와 펭수가 다 같이 모여서 하면 아이어른 모두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그렇다면 <보니,하니>와 같은 예능형 유아 방송이나 <출동! 슈퍼윙스>같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펭수'라는 캐릭터를 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 이미지 : <자이언트 펭 TV> 이미지 캡처 ⓒ EBS

현재 유튜브 콘텐츠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이유는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되어 그 콘텐츠를 이끌어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별도의 각본이나 연출이 있고 그걸 토대로 연기자가 연기하는 것인 아니라, 크리에이터 본인이 자신의 취향이나 재능, 의지를 바탕으로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데요. 구독자들은 콘텐츠에서 우러나오는 크리에이터의 진정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형화된 스튜디오 프로그램이나 픽션을 토대로 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펭수'가 크리에이터가 되어 다양한 현장에서 자유로이 소통하는 콘텐츠를 기획했습니다. 

 

 

 

Q. 그렇다면 <보니,하니>와 같은 예능형 유아 방송이나 <출동! 슈퍼윙스>같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펭수'라는 캐릭터를 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선제작진이 2030세대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린이 콘텐츠를 만들 때 어려웠던 것이 우리(제작진)가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인데어린이들이 이것을 좋아할 거야’, ‘이것이 필요할 거야’라고 추측하면서 콘텐츠를 만들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펭수는 저희 스스로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잘 된 것 같습니다.

 

▲ 이미지 : <자이언트 펭 TV> 이미지 캡처 ⓒ EBS

펭수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설적으로 표현하는 편입니다. 아무리 자기표현을 강조하는 시대라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출하거나 상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며 사는 사람을 보기 드문 것이 현실입니다. 펭수는 그런 우리의 욕망을 대신 표현해주고 마음을 대변해주는 존재가 된 것 같습니다. 또, 펭수가 자기 멋대로인 것 같지만 사실은 마음이 한 없이 따뜻한 친구라서 펭수를 보며 '힐링'하는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웃음)

 

 

 

Q. <자이언트 펭 TV>는 TV보다 유튜브에 특화된 콘텐츠라 생각하는데요. 유튜브를 공략 전략이 있나요?

 

펭수, 부산 팬 사인회 그 뜨거운 현장 공개

저는 TV 콘텐츠가 유튜브로 전환됐을 때 중점을 두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소통'이라고 생각하는데요. TV 방송에서는 시청률이라는 수치를 얻을 수 있으나 시청자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어떤 피드백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반면에 유튜브는 소통의 공간으로서 구독자들이 펭수에 대한 느낌이나 자유로운 아이디어를 주고 빋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펭수가 화제가 되기 전부터 댓글도 열심히 모니터링하고,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오프라인 팬사인회 등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실제로 시청자의 피드백으로 만들어진 에피소드가 있나요?

 

EBS 옥상에서 뚝딱이 선배님을 만났다 (feat. 역대급 깜짝손님)

옥상에서 뚝딱이를 만나는 콘텐츠는 E 육대 방송 이후 많은 분들이 뚝딱이에 관심을 가져주셔 만들게 되었습니다. '대선배 뚝딱이'의 이미지를 활용하다 보니 틀딱이라고 불리게 되어 굉장히 안타까웠기도 한데요그래서 서둘러 둘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보통 팬들이 말해주는 것과 제작진의 아이디어가 겹칠 때가 많습니다. 최근에 펭수는 펭수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콘셉트로 펭수의 정체를 알아보는 콘텐츠를 만들었는데요많은 분이 펭수를 순수하게 펭귄으로 보지 않고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지켜주고 싶어 하는 팬들의 마음을 반영해서 만든 에피소드입니다.

 

 

 

Q. 펭수의 거침없는 화법이 펭수의 포인트인데요. 제작진이 필터링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나요?

▲ 이미지 : <자이언트 펭 TV> 이미지 캡처 ⓒ EBS

최대한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에 현장에서 '컷트!'를 외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편집이나 자막을 통해 조금 다듬는 편입니다. 팬 분들이 주시는 피드백을 펭수가 열심히 모니터링하며 펭수만의 선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또한, '정치적 색깔이나 사회적 편견에서 자유롭고,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조롱하지 않는 선한 웃음을 주자'는 것이 모든 제작진과 펭수가 합의한 원칙입니다. 10살 펭수에게 어려운 이야기이긴 하겠지만, 펭수도 마음으로 잘 이해하고 있어서 크게 실수하는 부분은 없습니다. 

 

 

 

Q. 펭수는 방송 콘텐츠를 넘어 캐릭터 콘텐츠로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한국 캐릭터 콘텐츠 시장에서 펭수의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혹시 해외 진출 계획도 있나요?

 

저희 제작진도 펭수도 이런 인기가 반갑고 기쁘지만, 불과 세 달 전에는 구독자가 2만이었습니다. 구독자분들의 무한한 사랑으로 현재는 93만 명으로 5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지금 너무 큰 목표를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펭수는 그동안 많은 변화를 겪었기 때문에 힘든 부분이 있고 챙겨야 할 것, 정리해야 할 것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 이미지 : <자이언트 펭 TV> 이미지 캡처 ⓒ EBS

농담으로 ‘우리 넷플릭스까지 가볼까?’ 하고 장난을 치긴 했지만, 일단 지금 충실하게 할 수 있는 것들, 늘어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어떻게 더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가에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당장 규모를 키우는 것보다 지금의 인기가 한순간에 꺼지지 않도록오래오래 많은 분에게 웃음과 힐링을 줄 수 있는 친구로 남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지금까지 <자이언트 펭 TV> 기획자, 이슬예나 PD를 만나 보았는데요.  EBS의 아이돌을 넘어 이제는 어른, 아이 구분 없이 국민에게 사랑받는 최애 캐릭터 '펭수'로 거듭나길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응원하겠습니다! 펭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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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돼서 기부를 못 한다"는 말은 옛말! 최근에는 많은 돈으로 거창하게 기부하는 것이 아닌, 일상생활 속에서 쉽고 흥미로운 방법으로 기부를 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기부 금액'보다는 '기부를 하는 방식'을 중요시하고 있는 셈입니다.


'퍼네이션(Funation)'은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의 합성어로, 부담스러운 기부 방법이 아닌 쉽고 재밌는 방법으로 기부를 하는 새로운 기부문화인데요. 대표적으로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한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와 이용자의 걸음 수만큼 일정 금액의 후원금이 쌓이는 '건강기부계단'이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산타브라더스는 'Everyday Christmas'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컨셉의 아트토이 판매 수익금을 빈곤아동 지원에 힘쓰고 있는 곳입니다. 오늘은 (주)산타브라더스의 서현기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Q. 창업을 결심하시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유럽 여행 중 영국에서 ‘레드노우즈(Red Nose)’라는 장난감과 이를 활용한 기부 축제를 접하게 되고, 영감을 받아 국내에도 좋은 의미를 가지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굿 토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허니돌프’를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국 빨간 코의 날(Red Nose Day)이란? 영국 국민의 80% 이상이 참여하는 기부의 날. 1파운드 가격의 빨간 코를 사면 그 수익금이 기부되는 형식. 이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행사에 참여한다. 빨간 코 모양의 쿠키나 장난감 판매, 네일아트 등으로 수익금을 모으기도 하고, '1파운드 감량에 1파운드 기부'같은 공약 실천도 진행한다.

 

 

 

Q. 서비스 소개와 특징, 그간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허니돌프’라는 세계 최초 O2O 피규어를 제작하는 ‘산타브라더스’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허니돌프’는 기존의 피규어들이 수집, 장식용에만 그치는 것과 다르게, 전용 모바일 앱과 연동이 가능하여 구매한 허니돌프를 등록하여 개인 쇼케이스에 전시도 하고, 산타컴퍼니, 산타월드 등 다양한 게임 요소까지 결합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산타 행성으로부터 지구의 크리스마스를 사수하기 위해 전 세계 곳곳에 파견되었다는 컨셉으로 제작된 이번 시즌 1 허니돌프는 각 나라의 ‘국기’를 모티브로 총 20가지 종류의 ‘허니돌프’가 제작되었는데요. 현재 20가지 종류를 모두 모으시는 분들에게는 원하시는 국가의 왕복항공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10월 초에 구글플레이에 ‘허니돌프’ 전용 어플이 출시되었고, 앱스토어에는 현재 승인 대기 중으로 이번 달 안으로 승인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시 초기이다 보니 아직까지 판매를 통해 큰 수익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며,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재발주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창업발전소’는 어떻게 접하게 되셨나요? 또, 현재 지원받고 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2주 전에 창업발전소를 통해 멘토님을 소개받게 되었는데요. 피규어 관련 사업 경험이 있으신 분이라 현재 저희가 가지고 있는 창업 아이템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조심해야 되는 부분 등을 세심하게 잡아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현재 저희 산타브라더스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협약을 맺어 허니돌프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무연고 아동과 결손 아동들에게 지원하고 있는데요. 향후에는 수익금의 50%까지 지원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허니돌프’의 IP를 잘 성장시켜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캐릭터로 성장시키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어떤 사업을 하든 간에 사업을 하다 보면 잘 풀릴 때도 있고, 안 풀릴 때도 있는데요. 잘 풀릴 때도 항상 ‘불안함’을 가져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비하면 저는 지금 제품도 나오고, 어플도 출시되고, 판매도 이뤄지고 있으니 정말 잘 풀리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항상 ‘불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불안함’이 사람에게 주는 부정적인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불안감’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멘탈 관리 능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주)산타브라더스는? ' 

 

시즌별로 제작되는 아트토이 '허니돌프'를 통해 고객이 선물을 받는 대상이 됨과 동시에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가 되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국내에 재미와 감동이 함께하는 퍼네이션 문화를 확산시키는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고객들은 '허니돌프' 수집에 따라 다양한 보상(굿즈, 항공권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허니돌프 구매금은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과 MOU를 체결, 앱에 등록된 허니돌프를 HP(허니돌프 포인트)로 환산해 전액 소외 아동을 돕는 데 사용합니다. 이렇게 산타브라더스는 허니돌프를 사회적 가치까지 지닌, 진정한 소셜 피규어로 브랜딩하고 있습니다.

 

 

 

' 창업 발전소(콘텐츠 스타트업 리그)는?

 

 

▲ 2017년 창업 발전소 성과 발표회 사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창업 발전소 <콘텐츠 스타트업 리그>는 가능성 있는 예비창업자를 발굴해 실제 창업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다양한 장르와 기술이 융합 가능한 콘텐츠 전 분야에 걸쳐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는데요. 음악, 영상, 공연, 디자인, 광고, 출판, 패션, 융복합 콘텐츠 등 콘텐츠 관련 전 분야의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누구나 지원 가능합니다.

지원 내용으로는 
창업 자금 및 맞춤형 집중 멘토링 프로그램, 네트워킹, 홍보 등을 지원하며 탄탄한 창업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창업 지원 자금의 규모로는 2019년 기준 1차 지원금은 팀당 2,000만 원 지원(20개 팀 내외 선발), 2차 지원금은 선발팀 대상, 프로그램 종료 후 점검 평가를 통한 최대 500만 원 내외의 추가 창업 자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습니다.

맞춤형 집중 멘토링은 수요 조사를 반영한 1:1 심화 멘토링과 분야별/장르별 수요 조사를 반영한 집체 멘토링, CKL 비즈센터 해외 진출/ 기술/ 투융자/ 법률/회계 지원 등 컨설팅을 연계해 예비 창업자의 사업분야에 맞는 맞춤형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창업 발전소 스타트업 기업이 더 궁금하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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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산업혁명과 지리상의 발견이라는 역사적 사건 이후, 인류의 생활양식은 눈부신 변화를 일궈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 역사 이래 볼 수 없었던 급격한 기술의 진보,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일궈낸 막대한 생산량은 인간의 삶과 사회에 전에 없던 번영을 가져왔고, 이는 오늘날까지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략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치는 이러한 대격변의 시기를 벨 에포크라고 부릅니다. 프랑스어로 아름다운 시절이라는 의미를 가진 벨 에포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많은 것들이 개발되고 널리 전파된 시기로 유명합니다. 수세식 변기, 철도망, 전신과 전화, 비행기 등 근대적 도시의 생활양식을 좌우하는 많은 것들이 이 시기에 태어났습니다. 기술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낙관이 전 유럽을 지배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희망찬 미래에의 조망이 넘치는 이 시기를 많은 대중문화콘텐츠들이 다루곤 합니다. 80년대 순정만화의 대표작이었던 <캔디 캔디>1차대전 직전의 영국을 배경으로 풍요로운 당시 영국의 일상사를 담고 있었습니다. 쥘 베른의 유명 모험 소설 『80일간의 세계일주』는 본격적으로 이 시기부터 대중화되기 시작한 증기선과 기차 등을 통해 세계일주를 80일만에 해내는 모습이 이야기의 중심에 들어옵니다. 그 밖에도 소설 『소공녀』, 애니메이션 <푸른 바다의 나디아> 등이 대략 벨 에포크 근처의 시기를 중심으로 삼아 이야기를 펼쳐 나갑니다.

 

이미지 출처 : <캔디 캔디>, 『80일간의 세계일주』, 『소공녀』 각 도서 이미지

 

 

2017년에 출시된 PC기반의 도시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인 <어반 엠파이어> 는 유명한 같은 장르의 게임인 <심시티> 처럼 도시를 운영하는 것을 기반으로 하지만, 역사 속의 도시라는 확연히 다른 소재 덕택에 무척 독특한 게임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게임 속에서 플레이어가 운영해야 하는 도시는 시장의 단독 결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의회의 결정을 기반으로 하는데요. 더욱이 시대적 배경이 현대가 아닌 산업혁명 이후의 벨 에포크 시기 유럽입니다.

게임 속 중간중간에 등장하는 신문 기사를 통해 플레이어는 기술이 인간의 삶에 끼치는 영향력의 증대를 절감합니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도시에 가스를 활용한 가로등을 설치하기도 하고, 철도의 등장으로 인해 도시 어느 쪽에 철도역을 설치해야 하는가를 고민합니다. 제지 산업의 확장이 신문의 증대를 부르고, 전화망의 개설이라는 안건을 들고 의회를 설득해야 하는 등 게임은 실제 벨 에포크 시대에 새로 등장하는 기술이 어떻게 현실에 적용되는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 줍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어반 엠파이어> 스크린샷

 <어반 엠파이어> 는 산업혁명이 전 유럽에 퍼져나가는 과정에서 중부유럽 어딘가의

도시국가에 새 기술과 제도가 도입되는 과정을 다룬 도시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늘상 어두웠던 밤이 가스 가로등에 의해 밝아지고, 대량의 화물이 철도를 통해 도시로 유입되면서 산업이 커져가는 현장을 플레이어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잘 짜여진 하나의 구조를 통해 받아들이게 됩니다. 게임이 갖는 특유의 구조는 실제 벨 에포크 시기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직접 그 구조 안에서 자신이 의사결정에 개입하는 방식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과 그 결과를 게임은 게임 매체 특유의 방식을 통해 좀더 직접적으로 모니터 앞의 플레이어에게 제공합니다.

<어반 엠파이어>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도입만을 다루지도 않습니다. 간간이 발행되는 뉴스 기사를 통해, 발달한 기술이 불러오는 제도와 생활의 변화도 게임은 폭넓게 다뤄 냅니다. 공장의 발달로 부족해지는 노동력을 메우기 위한 아동 노동의 증대, 그리고 이로 인한 노동조합의 결성과 아동노동 금지법과 같은 사회적 이슈 또한 <어반 엠파이어>에서는 중대한 요소가 됩니다. 기술이 이끌어내는 사회 전반의 변화를 폭넓게 체험해볼 수 있는, <어반 엠파이어>가 갖는 가장 큰 의미가 바로 이 지점에 담겨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어반 엠파이어> 스크린샷

<어반 엠파이어>가 다루는 것은 단지 도시행정이나 기술에 머무르지 않고, 제도와 사회로 이어져 나간다. 게임 중간에 등장하는 신문은 산업시대 초기에 문제가 되었던 아동노동의 이슈를 다루고, 노조 설립의 제도화를 이야기한다.

 

 

 

 그런데 이렇게 급격한 기술과 제도의 발전은 단지 벨 에포크 시대의 순간적인 이슈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지점은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기술과 학문의 발전과정에 따른 산물들이 응축된 지점이며, 이를 게임 <문명>은 수 천년의 시간대를 다루는 방식으로 플레이어들에게 풀어냅니다.

게임 <문명>은 인류의 여명기였던 초기 선사시대부터 나노기술을 다루는 미래문명까지를 500개의 턴 안에 풀어내는 역사 시뮬레이션 게임입니다. 가죽옷만 입고 도자기나 간신히 만들던 나의 문명이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여 우주로 로켓을 쏘아올리고 원자력발전소를 가동하는 단계까지를 모두 밟아보는 <문명> 시리즈는 그 장대함과 세세함으로 놀라운 재미를 창출해 게이머들로부터 한 번 잡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의미로 타임머신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폭넓은 인기를 모으는 게임입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문명> 개발사 홈페이지 캡처

<문명5>의 기술 발전 테크트리. 농업에서 시작해 나노 기술까지 실제 인류 역사가

만들어 온 거의 모든 기술과 사회제도를 직접 개발하고 적용할 수 있다.

 

앞선 게임 <어반 엠파이어>에 등장하는 벨 에포크 시대의 기술들은 <문명>에도 동일하게 들어갑니다만, 그 앞 뒤로 이어지는 기술사적 맥락을 다룬다는 점에서 <문명>의 방식은 좀더 역사적입니다. 철도 기술의 등장을 위해 선결해야 할 기술연구로 <문명>은 강철의 제련술을 제시합니다. 강철 제련이 불가능하면 철도를 만들 수 없다는, 기술의 연결성에 관해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단순히 돌을 캐내는 석공술로부터 시작해 청동 제련, 철 제련의 시기를 거쳐 철도까지 이르는 기술 트리는 단순한 기술연계 뿐 아니라 해당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의 경제력, 인구를 통한 산업력, 그리고 그 인구를 뒷받침하는 식량 생산력에 의해 추진됨을 <문명>은 게임 구조를 통해 이야기합니다.

<어반 엠파이어>를 통해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기술문명의 풍요로움이 어떻게 우리 사회에 처음 들어오게 되었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문명>을 통해 그 기술들이 이뤄지기까지 인류는 어떤 역사적, 기술적, 사회적 맥락들을 발전시켜왔는지를 돌아보며 현대 기술의 풍요로움에 대한 역사적 통찰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게임은 한 과정을 구조화함으로써 이러한 변화들을 다른 서사매체보다 깊고 자세하게 드러낼 수 있었지요.
 
그런데, 과연 벨 에포크라는 풍요의 시대는 정말 찬란한 빛으로만 존재했던 것일까요?
빛과 어둠은 언제나 상존합니다. 찬란한 성과와 풍요 뒤에는 누군가의 희생과 눈물이 있을 수 있다는 가정도 중요한 상상일 것입니다. 풍요의 뒷배경을 살피는 것은 그래서 언제나 사회과학과 인문학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하나의 게임은 정확히 벨 에포크의 뒷배경을 다루고 있습니다. 바로 <라지의 챔피언>입니다.

 

 

현대 문명의 근간이 된 풍요와 편리함을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벨 에포크의 중대한 한계는 그러한 풍요가 결국 서구 유럽에 국한되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근대 유럽의 번영과 풍요는 자체의 생산력 증대보다는 제국주의적 확장에서 비롯된 식민지 수탈으로부터 비롯된 바가 더 컸습니다.

벨 에포크 시대를 다룬 소설 <소공녀>는 국내에서는 70년대 일본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유명합니다. 소설 속 주인공은 영국의 비싼 사립학교를 다니는데, 주인공의 아버지는 인도에서 막대한 다이아몬드 채굴 사업을 통해 돈을 벌고 있었습니다. 초반에 주인공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주인공은 사립학교 학생에서 갑자기 하녀로 전락하는 운명을 맞습니다.

재미있는 지점은 주인공 아버지의 직업이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대위 계급의 군인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영국 군인 신분이 인도에서 다이아몬드광산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당시 인도 주둔 영국군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군대의 주둔을 통한 산업적 수탈은 벨 에포크 시기 영국의 풍요로움 뒤에 무엇이 있었나를 증빙합니다.

90년대의 고전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라지의 챔피언> 은 바로 이 시기 유럽이 아닌 인도에 시선을 돌린 게임입니다. 거대한 인도 반도는 영국, 프랑스 등 제국주의 외세에 의해 여러 갈래로 찢겨 나간 상태입니다. 플레이어는 영국, 프랑스, 이슬람 군주, 인도 왕조 등 여러 세력 중 하나가 되어 흩어진 인도 대륙을 다시 통일해야 하는 운명에 놓입니다.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때로는 제국주의 세력이 되고, 때로는 인도 독립을 위해 싸우는 독립 전사가 되기도 합니다. 제국주의 세력으로 플레이할 경우, 인도의 생산력은 제국주의 군대를 키우는 데 쓰였다는 역사적 사실이 플레이어의 컴퓨터 화면에 재현되는 결과를 보게 됩니다.

 

이미지 출처 : 게임 <라지의 챔피언> 스크린샷

고전게임 <라지의 챔피언>은 제국주의 시대 수탈에 시달리는 인도 대륙에서 벌어지는 열강과 민족주의세력 간의

세력다툼을 그린 전략 시뮬레이션이다. 총독부 관저에 걸려 있는 인도 대륙의 지도로

전략상황을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이 시기가 제국주의 수탈의 시기임을 드러낸다.

 

전쟁의 무대를 제국주의 시대의 인도 대륙으로 옮겨놓고 제국주의 유럽이 가졌던 풍요의 뒷배경을 설명하는 역할을 합니다. 게임이 다루는 구조는 어느 맥락에 놓이느냐에 따라 때로는 역사적 사실을 설명하는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는, 기존의 서사매체와는 또다른 메시지 전달 방식이 됩니다.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 유럽의 제국주의는 어떤 식으로든 조금은 해소되었습니다. 그러나 수탈에 기반한 풍요로운 생활방식은 전 세계에 보편적인 생활양식으로 보급되어 오늘에 이릅니다. 역사와 사회를 다루는 많은 콘텐츠들이 때로는 그 시절의 풍요를, 때로는 그 시절의 수탈을 다뤄온 바 있었고, 우리는 그런 콘텐츠들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의 기원과 맥락을 읽습니다.

디지털게임 또한 현대의 기원에 대한 탐색을 버리지 않습니다. 기술문명의 도입시기를 우리는 <어반 엠파이어>를 통해 직접 체험하고, 그 기술적, 제도적 기원을 <문명>을 통해 읽어냅니다. 그리고 이러한 번영의 뒤에 존재했던 수탈의 역사를 <라지의 챔피언>에서 되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정해진 이야기가 아닌, 플레이어가 직접 개입해 선택함으로써 동시대의 사회적 구조가 어땠는지를 체험하는 방법으로서 말입니다
.

당장 우리의 삶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기술과 문화와 제도라는 조건들의 기원을 탐색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의 좌표가 어디인지를 되짚고 그를 통해 더 나은 삶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인문학적 탐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디지털 시대의 삶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된, 디지털게임 또한 그 안에 내포된 의미들을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던지기도 합니다. 게임에 대해 좀더 깊은 사고를 요하는 것은 어쩌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제는 필수교양으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유선주 칼럼니스트의 시시콜콜 드라마] TV 속의 TV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8. 1. 15. 13:43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영화 <우리의 팔도강산> - 이미지 출처 : <우리의 팔도강산> 영화 캡처



1967년에서 72년까지 국책 홍보영화로 제작된 <팔도강산> 시리즈의 성공은 1974 KBS 일일연속극 <꽃피는 팔도강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김희갑과 황정순 부부가 전국에 흩어져 사는 딸과 사위의 근황을 살피며, 각 지방 명소와 산업현장을 찾아가 새마을 운동의 성과를 홍보하는 내용입니다. 영상 자료가 남아있지 않은 드라마 대신 영화를 살피던 중에 72년 작 <우리의 팔도강산>에서 재미있는 스틸을 찾았습니다. 딸과 사위들이 모여 앉은 개량한옥 마루의 상석에 노부부가 자리하고 그들의 머리 위에 텔레비전 수상기가 놓여있죠. 거실 벽면이나 안방에 두는 TV가 익숙한 눈에는 그 자리가 꽤 낯설게 느껴지는데요. 다분히 과시적인 소품으로 쓰인 TV는 여러 명의 자손을 두고 조국 근대화에 감격하는 노인이 누리는 풍요의 상징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수상기 보급률이 낮았던 67년 작 <팔도강산>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TV 3 <내일의 팔도강산>(1971)부터 상당한 존재감을 뽐냅니다. 1편에서 어렵게 살다가 3편에서 살림이 핀 딸네 집 응접실의 눈에 띄는 자리에 커다란 TV가 놓이게 되고, 방송국의 생방송 대담 프로그램에 초청된 노인이 나라의 발전상을 이야기하는 모습이 전파를 탑니다. 팔도의 자손들은 각자의 TV로 그 모습을 시청하는데요. 영화가 TV 매체의 특성을 호들갑스럽게 보여주는 점이 흥미롭기도 하고, 어떤 필요에 의해 시리즈를 TV 연속극으로 옮겨왔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MBC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 - 이미지 출처 : <한 지붕 세 가족> 방송 캡처



TV가 있는 집으로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었던 시절을 지나, 84년에 와서는 흑백과 컬러를 합친 TV 보급률이 89%에 이르게 됩니다. 사치품이었던 TV는 어느덧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86년부터 방영된 일요 아침드라마 MBC <한 지붕 세 가족>에서 문간방에 세 들어 살던 순돌이(이건주)네 ‘비니키 옷장’과 70년대 말에서 80년대 중반까지 유행했던 빨간TV가 눈에 띄는데요. 방 하나에 세 식구가 부대끼며 사는 6년 동안 장롱과 검은색 외장의 컬러텔레비전으로 세간이 변하는 것도 엿볼 수 있습니다.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시즌2> - 이미지 출처 : <식샤를 합시다 시즌2> 방송 캡처



우리가 TV를 보듯, 드라마 속 인물들의 일상에도 TV를 시청하는 모습이 반영됩니다. tvN<식샤를 합시다 시즌 2>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과 먹는 기쁨 사이에서 갈등하는 백수지(서현진) CJ E&M 계열 채널인 OLIVE <테이스티 로드>를 보며 남의 먹방으로 대리만족을 구합니다. 이렇게 캐릭터와 선호하는 방송이 잘 맞아떨어질 때도 있지만, 가공의 방송사나 자사 프로그램만 볼 수 있게 한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SBS 드라마 <하늘이시여> - 영상 출처 : 유튜브



SBS <하늘이시여>에서 TV를 보던 소피아(이숙)가 급사하는 장면도 자사 프로그램인 <웃음을 찾는 사람들>였습니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 - 이미지 출처 : <지붕 뚫고 하이킥> 방송 캡처



TV를 보다가 인생이 예상치 못한 국면을 맞는다면, 웃다 죽어서 퇴장하는 쪽보다 로또가 좋겠죠.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거실의 소파 뒤편에서 마늘을 까던 가사도우미가 별안간 환호성을 지르며 까던 마늘을 흩뿌렸고, 그 길로 집을 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집안 식구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거실 TV의 로또 추첨방송이 가사도우미의 인생을 바꿨고, 그 빈자리를 세경과 신애 자매가 채우게 됩니다.
 
이렇게 극적인 상황이 아니어도 드라마 속 TV 보는 장면 때문에 가끔 묘한 기분에 빠지기도 합니다. TV를 보는 내가 드라마를 허구의 세계에 두듯이, 드라마 속 인물은 TV를 보는 장면을 통해 자신을 실제의 세계에 두려한다는 느낌이 들 때 그렇습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이 “드라마 좀 그만 봐”라던가 “드라마 같은 소리 하고 있네”처럼 드라마를 허구나 현실의 하위로 두는 대사를 주고받으면 드라마 속에 드라마가 있고, 또 그 드라마의 인물들이 보는 드라마가 계속 이어지는 상상을 하기도 합니다. 복수 품앗이를 하는 세 여자의 이야기인 tvN <부암동 복수자들>에도 재미있는 장면이 있습니다. 집에 누워서 식구들과 TV를 보던 홍도희(라미란)는 “아유 못 보겠다. 딴 데 좀 틀어봐. 요새 수요일 날 재밌는 거 한다며 뭐 복수하는 거 있대.”라고 말합니다. 도희가 채널을 tvN으로 돌리면 자신의 거울상을 보게 될 것만 같은데요. 해당 신을 촬영한 시각과 방영 시각의 갭을 뛰어넘어 드라마 속의 시간과 극 바깥의 시간을 일치시키는 트릭인 셈입니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 이미지 출처 :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 이미지 출처 : <응답하라 1988> 방송 캡처



한편, 과거의 어떤 지점을 회고하는 tvN <응답하라> 시리즈는 사건이나 날짜, 시간을 특정하기 위해 TV 시청 장면을 전략적으로 끌어들입니다.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반지하 셋방에 사는 덕선(혜리)이네 가족과 올림픽복권 당첨으로 셋방살이를 벗어나게 된 정환(류준열) 가족의 생활상은 <한 지붕 세 가족>의 순돌이네 단칸방과 흡사하지만, <응팔>의 소품과 TV 속 과거의 자료화면은 훨씬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을 상기시킵니다. 회고를 목적으로 과거의 어떤 시점을 집요하게 모사하는 드라마, 지나고 나서야 그때의 경험과 기억에 의미가 생기는 <응팔> 88년도로 보내 <한 지붕 세 가족>과 나란히 방송한다면 그때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KBS 드라마 <부활> - 이미지 출처 : <부활> 방송 캡처



드라마 속 인물들이 자주 보는 TV 화면을 꼽자면 뉴스나 뉴스 속보 화면이 압도적일 것입니다.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극 중 보도영상을 ‘드라마처럼’ 찍어서 내보낸다면 ‘뉴스와 다르다’는 이물감이 생기지만 대개는 그냥 ‘드라마려니’하게 되죠. 이를 그냥 넘어가지 않은 예로는 2005년 방영된 KBS <부활>이 있습니다. 극에서 중요한 악인이었던 이태준 의원(김갑수)이 비리 혐의로 뉴스에 나오는 장면은 당시 실제 뉴스 화면과 거의 동일한 각도로 촬영되었는데요.



KBS 드라마 <부활> - 이미지 출처 : <부활> 방송 캡처



여기에 더해 <부활>의 마지막 회, 이태준의 최후는 생활정보프로그램 화면의 하단에 ‘한강 투신한 이태준 의원 시신 발견’이라는 간략한 속보 자막으로 처리됩니다. 이전의 드라마라면 저녁 프라임타임의 뉴스 꼭지로 중대하게 다뤘을법한 사건을 낮 시간에 재방송하는 오락 프로그램에 속보 자막을 넣는 식으로 현실감을 획득한 거죠. 지금 보면 별스러울 것도 없는 장면 같지만 <부활> 이후로 드라마 속 보도화면의 리얼리티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부활>을 집필한 김지우 작가는 화면에 잠깐 나오는 신문기사나 광고를 위해 한 면 전체를 써낼 정도로 꼼꼼하게 리얼리티를 챙겼고, 이를 구현하는 박찬홍 감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냥 넘어가던 사소한 장면 하나도 다르게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를 분기점으로 이어지는 다른 드라마들 역시 영향을 받게 됩니다.





‘드라마 속 누군가가 나처럼 TV를 봅니다.’라고 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장면을 떠올리시나요? 이런저런 그림들을 골라보지만, 적적하거나 쓸쓸해서 틀어두는 TV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보는 둥 마는 둥 하면서도 누군가 웃고 떠드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그냥 켜둘 때도 있고, 또 어떤 밤은 TV를 켠 채로 잠이 들기도 하죠.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 그런 장면이 있습니다.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 이미지 출처 : <그냥 사랑하는 사이> 방송 캡처


 JTBC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 - 이미지 출처 : <그냥 사랑하는 사이> 방송 캡처



10년 전, 쇼핑몰 붕괴사고로 작은 딸을 잃은 윤옥(윤유선)은 사철 계절 바뀌는 것 따위 상관없는 목욕탕을 운영하며 늘 같은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지냅니다. 목욕탕 평상에서 TV를 보던 윤옥은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며 큰딸 문수(원진아)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사는 것도 재미없을 땐 이렇게 막 바꿀 수 있음 좋겠다. 그치” “바꾸면 뭐해. 결국 첨 보던 데 볼 거면서” 어떤 날은 TV를 켜둔 채로 혼자 잠든 윤옥을 물끄러미 보던 문수가 엄마 곁에 눕기도 합니다. 일상 속의 TV TV 속의 일상이 겹친다면, 아마도 이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얼마 전 미국 3 TV 방송사인 ABC에서 ‘CMA Christmas’라는 한 시간 반짜리 쇼를 방송했습니다. CMA(Country Music Association)는 미국 내 대표적인 컨트리 음악단체입니다. 레바 매킨타이어라는 중년 여성 가수의 진행으로 요즘 활발하게 활동하는 컨트리 가수들이 스무 팀 가까이 나와서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하게 꾸며진 무대에 오릅니다. 그 노래라는 것이 대개 우리한테도 귀 익은 노래들인데요. 
산타 할아버지 우리 마을에 오시네’ ‘징글벨’ ‘실버 벨’ ‘기쁘다 구주 오셨네 해마다 출연진이 바뀌고 무대도 휘황찬란하게 새로워지지만, 공연의 본질은 변함이 없답니다. 그런데도 황금 시간대에 편성이 되고, 객석은 꽉 차 있습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부터 아직 초등학생도 되지 않은 꼬마들까지 앉아있어요. 
전 그걸 보면서 전통의 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연대감, 그 연대감을 떠받쳐주는 사회적 분위기와 문화적 풍토 말이죠. 미국 내슈빌 여행은 유독 그런 점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기회였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두 곳은 만일 나에게 내슈빌에서 고작 하루의 시간이 주어질 경우 어디를 가봐야 하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는 컨트리 음악이 미국 내에서 갖는 위치와 의미를 알 수 있는 장소를 꼽아달라는 요청에 대한 추천이기도 합니다. 그럼 떠나볼까요?





외국 사람들은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내슈빌도 미국의 대표적인 관광도시이기 때문에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이 있고, 명소들을 이어주는 관광전용 버스들이 있습니다. 이런 코스 중에 절대로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입니다. 건물의 위용도 위용이거니와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찾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아래 사진은 무엇일까요? . 바로 피아노 건반입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외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몇 걸음 더 뒤로 가서 보면 피아노를 본떠 만든 디자인이 뚜렷합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전경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전시관이라는 건 내부의 설계도 중요하겠지만, 이렇게 한눈에 건물의 성격을 알 수 있는 외관도 중요한 요소인 것 같습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입장권 판매소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입장권 판매소를 알려주는 큼지막한 그림 장식물 오른쪽에 보이는 이름 행크 윌리엄스 1940~50년 컨트리 음악의 발전에 큰 공헌을 한 가수 겸 작곡가라고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음악과 역사를 아우른 여행이 시작되고 있음을 예고하고 있죠?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은 올해로 쉰 돌을 맞이했습니다. 1961 CMA에서 컨트리 음악에 공이 큰 뮤지션들을 선발해서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 뒤 6년 만이에요. 당시 컨트리 음악과 관련한 전시물들을 한데 모아서 1967년 지금의 이름으로 명예의 전당 박물관을 함께 문을 연 거죠. 차츰차츰 발전하면서 지금은 이렇게 큰 도시 대형 박물관의 규모에 못지않은 명소가 됐습니다. 

낯선 도시의 여행자들이 갖게 되는 고민 중의 하나가 바로 박물관에 가야 할까 말아야 할까일 것입니다한 도시의 문화유산을 총체적이고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지만박물관 특유의 고루하고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발걸음 하기가 망설여지곤 하기 때문이죠그런 걱정은 내슈빌에선 훌훌 털어버리세요무엇보다도 컨트리 음악의 어제와 오늘그리고 내일까지 두루 조망하는 동시에 미국의 현대 문화사의 궤적을 이해하도록 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줍니다한국에도 오랜 팬들이 있는 전설적인 가수들의 흔적을 찾는 것도 쏠쏠한 재미입니다.



내슈빌 명예의 전당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여느 전시관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상설 전시관 외에 특별 기획전을 연중 다채롭게 운영 중입니다입구에서 입장권을 끊고 올라가는 길에 한 엘리베이터에 탄 할머니들이 속닥이더라고요. “와우앨라바마네.” 그때가 돼서야 앨라바마가 미국의 한 주의 이름일 뿐만 아니라 1980년대 초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던 컨트리 음악밴드라는 걸 알았습니다기획전이라고 해서 항상 오래된 옛날 가수들만 다루지는 않습니다직전 전시의 주인공은 컨트리 음악계에의 잘 나가는 중견이자 중년 부부인 페이스 힐과 팀 맥그로 커플이었거든요.





내슈빌 상설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 상설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내슈빌 상설 전시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상설 전시관은 대충 둘러보는데도 3~4시간은 걸립니다. 팝 음악에 관심이 많은 관람객이라면 하루가 모자랄 겁니다. 컨트리 음악의 시작부터 지금까지의 발자취를 시대순으로 짚으면서 당대의 이름난 가수와 작사 작곡가 그리고 흔히 세션이라고 불리는 각 악기별 연주인들과 그들의 업적을 상세하게 소개해놓았어요. 당시 나왔던 둥근 레코드 판들이 하늘 저 끝까지 치솟아있는 듯합니다. 음악인들의 생명 줄이나 다름없는 악기, 그들의 체취가 밴 옷, 그리고 한창 잘 나가는 시절의 자동차까지 세세하고 일목요연하게 전시를 하니, 걸어 다니면서 한편의 현대문화사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각 시대별 음악인들의 발자취를 소개하는 사람 키 높이의 패널을 세워놓고 그 안을 통과하도록 한 동선은 전시관 구성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줍니다.



내슈빌 박물관 명예의 전당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번엔 박물관의 핵심 중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명예의 전당으로 가볼까요? 갑자기 호그와트 마법학교에 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1961년부터 이곳에 이름을 올린 전설 같은 음악인들의 얼굴을 새긴 액자들이 둥글게 벽을 채우면서 위로 뻗어있습니다. 그 액자를 찬찬히 둘러보면 익숙한 얼굴들도 보입니다.





내슈빌 박물관 KEENY ROGERS 액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한때 우리나라 유명 커피 광고에도 출연했던, 턱수염 할아버지 케니 로저스가 있습니다.



내슈빌 박물관 DOLLY PARTON 액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케니 로저스의 영원한 음악의 파트너 달리 파튼도 보입니다.



내슈빌 박물관 ELVIS PRESLEY 액자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좀 뜻밖의 주인공이죠? 록큰롤의 전설 엘비스 프리슬리도 보입니다. 컨트리 음악이 지금은 비록 보수적인 미국 백인들의 음악으로 인식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역사적으로는 다양한 인종과 전통을 가진 음악 갈래들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됐다는 걸 말해주고 있는 것이기도 하죠.

케니 로저스나 달리 파튼처럼 현역 음악인들도 있지만, 이 중에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인적 끊긴 밤이 되면, 동상의 주인공들이 유유히 밖으로 나와서 그들만의 한바탕 음악 잔치를 벌이지 않을까, 그런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무엇보다 그렇게 하기 참 좋은 구조로 만들어졌거든요. 제가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떠올려진다고 말한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이제 컨트리 음악의 내일을 볼 수 있는 곳으로 가볼까요?

이곳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화려했던 과거가 오늘로 이어지는 궤적을 치밀하게 정리하고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내일의 컨트리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엿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고민이 압축된 곳이 바로 미래의 음악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객들을 위한 교육 전시공간일 겁니다.



내슈빌 교육 박물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사진의 주인공, 익숙한 얼굴이죠?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팝스타를 꼽을 때 단연 첫손에 꼽히는 테일러 스위프트입니다. 이 노래 하나로 전 세계를 shake off 했던 바로 그 여가수입니다.



Taylor Swift - Shake It Off - 동영상 출처 : 유튜브



그 테일러 스위프트의 이름을 딴 테일러 스위프트 교육 센터입니다. 열두 살 때 기타를 치면서 음악인의 꿈을 키운 그의 음악의 뿌리는 컨트리입니다. 그 자신도 늘 그 점을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지요. 지금은 컨트리 음악을 넘어선 세계적 팝스타가 됐지만, 테일러 스위프는 지금도 종종 컨트리 음악계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이나 특별 콘서트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면서 고향사랑의 모습을 몸소 실천합니다. ‘테일러 스위프트 교육 센터는 컨트리 음악이 단지 특정 계층의 음악으로 머물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공간으로도 느껴집니다. 이곳에서는 어린이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연중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어요.



내슈빌 교육 박물관 내부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이렇게 어린이들을 상대로 내가 쓰고 싶은 노래에 대해서 적어내게끔 하는 코너도 있고요.



내슈빌 전시장 입구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 관객들을 위한 전시장 입구에도 테일러 스위프트의 얼굴이 대문짝만 하게 있는 걸 보면, 테일러 스위프트가 컨트리 음악의 이미지를 젊고 글로벌하게 가꿔가는데 정말 한몫을 하나 봅니다.



내슈빌 전시장 연주기계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쌍방향 전시에는 이처럼 어린이들이 직접 노래를 하거나 드럼 등의 악기를 연주해서 하나의 곡을 연주해서 완성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만들어져 있어요. 특정 갈래의 음악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가족 모두가 음악을 매개로 즐기면서 배울 수 있는 훌륭한 에듀테인먼트 공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내슈빌을 찾는 관광객들이 컨트리 음악 명예의 전당과 더불어 반드시 봐야 할 볼거리로 꼽는 게 바로 그랜드 올 오프리라는 컨트리 음악 쇼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그리고 지금까지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는 컨트리 음악 공개방송입니다. 내슈빌의 라디오 방송국 WSM을 통해 첫 방송이 나간 게 1925년이었으니,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에서 한창 고통스러운 시절을 보낼 때 시작된 셈이죠. 그러니 적절한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랜드 올 오프리는 여전히 월요일 밤 시청률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KBS 가요무대 공개방송과도 좀 성격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가요무대 공개방송은 한국 현대 대중문화사를 상징하는 중요한 콘텐츠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그랜드 올 오프리를 보면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처음에는 테네시주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소박한 음악방송으로 시작했지만, 컨트리 음악인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 역할을 하면서 위상이 높아졌다고 해요. 그리고 세월이 쌓이고 문화 역사적 가치가 더해지면서 이제는 이 쇼 자체가 하나의 미국 음악의 전통을 상징하는 이름이 됐습니다. 그러니 미국인들에게는 내슈빌에 가서 이 쇼를 본다는 것이 미국인으로의(물론 특정한 정치적 지향성과 특정한 인종적 배경에 국한한다는 지적도 타당하겠지만요) 정체성을 확인하는 의식인 듯해요. 저도 그들 사이에 끼어 볕 좋은 따뜻한 5월 중순의 어느 날 그랜드 올 오프리 관람 투어 티켓을 구매했답니다.



내슈빌 공연장 들어가는 길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1000명이 넘는 관객들이 저녁노을빛을 받으며 공연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한때 내슈빌 시내에 있었던 공연장은 지금은 도심에서 30여 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할 정도로 제법 떨어진 교외에 자리 잡았어요. 조금 과장된 표현일지 몰라도 아카데미 시상식 개최지로 유명한 LA의 돌비 극장이나 유명 팝스타들의 공연장인 뉴욕의 메디슨 스퀘어 가든이 부러지 않을 정도로 웅장하면서도 단정한 곳이었습니다. 한 번에 1500명을 수용하니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대극장 정도의 규모를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공연이 열리는 토요일 일요일과 화요일(또는 금요일)이 되면,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요. 



내슈빌 공연장 풍경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관객들 중에는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젊은 부모들도 많았어요 이런 아이들 중에 나중에 제2의 테일러 스위프트가 나올 수도 있겠죠? 컨트리=어르신들의 음악이라는 편견이 확 깨지는 장면입니다.



내슈빌 공연장 내부시설 - 이미지 출처 : 정지섭 기자



공연장 안에는 간이음식점과 기념품점이 잘 갖춰져있습니다. ‘잘 되는 공연장이라는 느낌이 확연해요. 그런데 말이죠. 정말 우리가 흔히 유색인종이라고 부르는 아시아인, 흑인, 히스패닉 등 백인이 아닌 이들은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1500명의 관객 중에 아마 외지인이라곤 저와 저희 가족(아내와 딸) 세명 뿐이었을 거예요. 쇼는 두 시간 반가량 계속됐어요. 이날은 상대적으로 지명도가 높지 않은, 뮤지션들의 무대로 꾸며졌지만, 관객들은 가수의 지명도와 상관없이 미국 문화의 원류를 찾아왔다는 뿌듯함에 젖어있는 듯했어요. 저는 솔직히 그런 분위기에 살짝 압도도 되면서 음악이란 게 참 정치적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미국적 색채가 짙어서 오히려 가장 세계화되지 않은 그런 문화 콘텐츠가 어떻게 가꿔지고 사랑받으며 보존되는지를 지켜볼 수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문화 관련자들이 기회가 되면 한 번 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며..


처음 인사 드린 게 몇 주 전인데 벌써 작별 인사를 드리게 됐습니다. 부족한 글 솜씨와 지식으로 컨트리 음악의 매력을 소개하는 게 역부족임을 느끼면서도, 이 글을 읽으시는 많은 분들에게 미국 문화의 새로운 속살을 알려드리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다면 그것으로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즐거운 성탄과 연말연시 보내세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다큐멘터리 <지금이라는 이름의 선물> (2015) -
 
지난 11 18,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 남현철군의 아버지 남경원 씨는 시신 없는 아들의 관 앞에서 오열했다. 환갑을 앞둔 아들을 먼저 떠나보내야 하는 단원고 양승진 교사의 팔순 노모는 영정을 부여잡고 엄마 가슴에 피가 내린다며 통곡했다. 발인식이 거행된 11 20일은 세월호 참사 1315일째 되던 날이다. 국화, 장미, 안개꽃으로 채워진 아버지의 관 속에 한 통의 편지가 놓여있다. () 양승진 교사의 딸 지혜 씨가 쓴 편지다. 슬픔을 꾹꾹 눌러 담았을 편지 봉투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2014년 봄, TV를 통해 생중계된 가슴 아픈 비극의 시간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소중한 이들의 죽음을 눈앞에서 무력하게 바라봐야 했던 죄책감과 미안함은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은 내상을 남겼다. 세월호는 우리 모두의 상처이고 아픔이다. 우리는 과연 이 슬픔의 강을 어떻게 건너갈 수 있을까. 평론가 황현산은 슬픔을 연대하는 가장 지극한 마음은 기억이라고 말한다.



기억만이 현재의 폭을 두껍게 만들어준다. 어떤 사람에게 현재는 눈앞의 보자기만 한 시간이겠지만, 또 다른 사람에게는 연쇄살인의 그 참혹함이, 유신시대의 압제가, 한국동란의 비극이, 식민지 시대의 몸부림이, 제 양심과 희망 때문에 고통당했던 모든 사람의 이력이, 모두 현재에 속한다. 미학적이건 사회적이건 일체의 감수성과 통찰력은 한 인간이 지닌 현재의 폭이 얼마나 넓은가에 의해 가름된다.”

- 황현산, <밤이 선생이다> 중에서-





다큐멘터리 <지금이라는 이름의 선물>은 소아암으로 짧은 생을 마감한 아들을 추모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게임 개발자 라이언의 셋째 아들 조엘은 한 살에 뇌종양 판정을 받는다. 10개월의 힘든 투병과 치료를 받으며 노력했지만 결국 암이 재발되면서 네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세상과 작별한다. 다큐멘터리는 라이언과 조엘의 힘겹지만 소중한 투병의 기록이자 아들의 생전 모습을 하나라도 더 담기 위해 목소리와 이미지, 아들과 함께 했던 공간들을 디지털로 기록하는 아버지의 마음을 따라간다. 조엘이 떠난 후 라이언은 생전의 기록들을 담은 인디게임을 출시한다. 인디게임이란 개인이나 소규모 그룹에서 제작하는 콘텐츠로서 대규모 투자사나 퍼블리셔가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개발자의 개성과 아이디어가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게임이라는 장르가 상업적이고, 현실도피적인 성향이 강한 면이 있는데 인디게임의 경우 공익적이고 진정성을 살린 콘텐츠도 많다.



다큐멘터리 '지금이라는 이름의 선물'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영화



That Dragon, Cancer - Official Release Trailer – 이미지 출처 : 유튜브



That Dragon, Cancer - Official Release Trailer – 이미지 출처 : 유튜브



인디게임 <댓 드래곤 캔서(that dragon cancer)>는 조엘의 힘겨운 투병 기록이다. 그러나 시종일관 슬픔이 주제는 아니다. 생전의 밝은 웃음소리와 가족의 애정이 담긴 시선, 조엘이 머물던 침대와 햇살 가득한 병원복도 등 게임을 하는 내내 따뜻한 감성이 흐른다. 게임 속 조엘은 얼굴이 없는 캐릭터로 재현된다. 누군가 상실의 아픔을 지닌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과 추억을 경험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기 때문이다. 조엘을 살리기 위한 가족들의 간절한 기도가 신의 영역이라면, 아들을 위해 가상의 현실을 창조한 아버지의 게임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암이라는 무겁고 슬픈 싸움을 게임이라는 장르로 개발하는 것에 대한 세상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그러나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 했던 아들의 웃음소리, 울음소리, 동작 하나하나를 새겨 넣은 아버지의 게임이 던지는 메시지는 오직 하나다.





That Dragon, Cancer - Official Release Trailer – 이미지 출처 : 유튜브



2017년의 시간이 저장된 달력도 이제 마지막 장에 이르렀다. 한 해의 마무리를 해야 하는 시점에 서면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을 돌아보게 되는 것은 다만 계절의 탓만은 아닐 것이다. 삶을 찬찬히 바라보고 사유할 수 있는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가는 거센 물살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중한 사람을 떠난 보낸 누군가는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붙잡기 위해 오늘도 사투를 벌이고 있다. 다큐멘터리 <지금이라는 이름의 선물>은 현재의 폭을 두껍게 해주는 기억의 저장소이다. 다큐의 이야기가 게임이 된 <댓 드래곤 캔서>는 그 소중한 기억 속을 유영하도록 도와주는 안내 책자이다. 누군가를 잃어버린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어깨가 되어준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방 안을 한 번 둘러보세요. 바닥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에 장판을 자로 접어 올리거나 바닥재와 비슷한 색으로 두른 몰딩이 보일 텐데요. 이 부분을 걸레받이라고 합니다. 물걸레로 바닥을 닦다가 젖은 걸레가 벽지에 닿아서 때가 타지 않도록 보호하는 용도로, 한국의 주택은 대개 걸레받이 시공이 되어있습니다. 침대나 소파, 식탁을 쓰지 않던 시절에는 모든 생활이 방바닥에서 이루어졌고, 하루에도 수차례 방을 쓸고 닦아야 했던 생활습관이 주택에 남은 거죠. 가사노동의 부담을 대부분 여성이 지다보니 허리를 굽히고 방걸레질을 하는 모습은 오랫동안 전업주부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을 거쳐 중앙일보에서 연재된 정운경의 시사만화 <왈순 아지매>는 주로 남성이 주인공인 신문 만평들 속에서 흔치 않게 여성을 전면에 세운 사례인데요. 60년대에 시작되어 2002년 연재종료 무렵까지 방걸레질을 하는 컷은 꾸준하게 반복됩니다. 정치문화사회에 관심이 많은 왈순 아지매는 집회에 나가 피켓을 들거나 당국에 전화로 항의하는 능동적인 시민 캐릭터였지만, 동시에 걸레질은 여성의 일이라는 편견 안쪽에 있기도 합니다. 성실한 보통 주부의 특징을 포착해서 압축하고 간략화한 표현이 한편으론 가사노동을 여성의 일로 한정하는 성 역할의 고정관념을 만들어내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스테레오타입들은 대중문화의 창작자와 수용자가 속한 시대의 관습을 반영하고, 또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폐기되거나 수정되어왔는데요. 드라마 속에서 걸레질 장면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왈순 아지매 - 이미지 출처 : 1972. 04. 01. 경향신문 7면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는 다양한 가사노동과 각각의 절차를 꼼꼼하게 짚어 왔습니다. 1991년 방영당시 최고 시청률 64%를 기록한 MBC <사랑이 뭐길래>는 가풍과 생활양식이 다른 두 집이 사돈을 맺으면서 교류하고 서로 영향을 받는 이야기입니다. 욕실이 없는 재래식 화장실을 쓰고 연탄을 때는 구옥에서 살림을 하는 여순자(김혜자) 2층짜리 단독주택에서 최신 가전제품을 쓰는 한심애(윤여정). 30년 만에 재회한 여고 동창인 두 사람은 만날 때마다 신경전을 벌이고, 서로 성격이 이상해졌다고 빈정거리기도 하죠. 얼핏 보기엔 순자는 고생하고 심애가 호강하고 산 탓에 둘의 대화가 자꾸 어긋나는가 싶지만, 드라마는 누가 낫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상당한 양의 가사노동을 반복해서 보여줍니다.

여기에 더해 <사랑이 뭐길래>는 주부들이 겪는 감정노동을 예리하게 짚어냅니다. 식구들을 억압하는 구두쇠 남편의 비위를 맞추던 순자가 폭발하고불평불만을 늘어놓다가도 시어른들 기척이 있으면 금세 웃는 낯으로 바꾸며 살아온 심애가 무너지듯 주저앉는 순간은 단지 육체적으로 힘이 들어서가 아닙니다순자네 살림은 파출부가 돕고 심애네는 식구들이 가사노동을 분담하지만누군가를 돌보는 일에 따르는 긴장은 순자와 심애가 다 떠안고 있죠두 사람의 성격이 변한 이유를 찾는다면 30년 세월 동안 반복된 감정노동이 원인일겁니다특히 꼬인 심사를 감추지 못하고 말로 내뱉고야 마는 순자의 성격은 방걸레질을 하는 모습에서도 자주 나타나는데요. 국가와 민족을 들먹이며 일장연설을 하는 남편 앞에서 부산스럽게 방을 닦거나쥐고 있던 걸레를 패대기치며 이죽거리는 김혜자의 연기는 방걸레질 장면 하나에도 오래 묵은 스트레스를 담아냅니다.



MBC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 - 이미지 출처 : 사랑이 뭐길래 24, 25회 화면 캡처





당시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장면이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보일 때도 있습니다. 92년 방영된 <아들과 딸>은 남아선호사상으로 인한 가족갈등을 그린 드라마였습니다. 이란성 쌍둥이인 귀남(최수종)만 애지중지하는 어머니에게 모진 구박을 당하던 후남(김희애)은 가출해서 서울로 향합니다. 온갖 고생을 하던 후남은 출판사에서 일하며 야간대학을 졸업하고 작가로 등단해 자전적 소설을 펴냅니다. 온화한 성품의 검사 석호(한석규)와 결혼해 자그마한 아파트에 신혼살림도 꾸리게 되죠. 사회적으로도 성취하고 개인적인 행복도 누리게 된 후남은 신문을 보는 석호 곁에 방걸레를 쥐고 다가앉아 (바람 잘 날 없는 친정식구들과 달리) 자기만 편하게 지내게 된 것 같아 민망하다고 말을 붙입니다. 석호는 다정한 목소리로 후남을 격려하죠. “후남씨가 뭐가 편해요. 선생님 하랴, 작가 하랴, 주부 하랴, 며느리 하랴, 아내 하랴, 딸 하랴 얼마나 바빠요.”

후남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석호는 유약한 귀남과 비교되며 이상적인 남편으로 인기가 높았는데요석호의 말대로 다방면으로 바쁜’ 아내와 이를 잘 알고 있는 남편의 관계는 맞벌이하는 현대적인 젊은 부부의 상에 가까운 반면두 사람의 대화는 방걸레를 든 아내와 신문을 읽는 남편이라는 전형적인 구도로 재현됩니다70년대를 배경으로 삼았던 점을 고려해야겠지만지금 보면 아침에 아내와 함께 출근하는 석호가 가사 일은 나누지 않는 점이 눈에 들어옵니다자신을 배려하는 좋은 남자와 결혼했어도 가사노동은 후남의 몫이라는 것아이러니일까요리얼리티였을까요?



MBC 드라마 아들과 딸 - 이미지 출처 : 아들과 딸 63회 화면 캡처





시대가 바뀌고또 달라진 생활상을 반영하는 드라마들은 일상의 가사노동을 수행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그려내기 시작합니다남들처럼 평범하게 매일 반복해서 가사노동을 하는 남자가 미디어에 워낙 드물게 등장하다 보니 오히려 그 평범함에 방점이 찍히기도 하는데요. 2013년 방영된 SBS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주인공 오은수(이지아)의 친정아버지인 병식(한진희)이 걸레질 하는 장면이 그렇습니다아내가 시장에 간 사이걸레로 안방 구석구석을 훔치는 모습은 극 전개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 그저 일상 삽화일 뿐인데요바로 그 때문에 갖는 힘이 있습니다어쩌다가 한 번 생색을 내려고 하는 걸레질이 아니라 쭉 그렇게 살아왔구나 싶은 거죠김수현 작가가 극중 가장 상식적인 인물이며점잖은 중년 남성인 병식에게 방 걸레를 쥐어 준 까닭도 남자의 가사노동을 당연하고 평범한 일상에 포함시키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짐작합니다. <사랑이 뭐길래>에서 아침마다 아내 순자에게 세숫물 수발을 들게 하던 병호(이순재)가 마당 수돗가에 쪼그려 앉아 쌀을 씻기까지 55(최종회)가 걸렸던 것과 비교해 봐도 재미있습니다.



SBS 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 - 이미지 출처 : 세 번 결혼하는 여자 15, 32회 화면 캡처





JTBC 드라마 밀회 - 이미지 출처 : 밀회 6회 화면 캡처



앞서 <아들과 딸>에서 걸레질 하던 후남이 이야기를 드렸는데요. 2014년 방영된 JTBC <밀회>에는 김희애를 위해 걸레질을 하는 남자가 있습니다. 장판의 터진 부분을 테이프로 기워놓은 누추한 방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을 깨끗한 자리에 앉히려고 방걸레질을 하는 선재(유아인)의 뒷모습은 혜원(김희애)에게 깊은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타인과의 관계를 거래로 맺고 자신까지 도구로 삼았던 혜원은 혈연도, 고용관계도 아닌 누군가 호의-부담을 느끼고 보상을 치러야 하는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저 앉을 자리를 마련해 준 마음에 어떻게 응해야하는지 몰랐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독학으로 피아노를 공부해 입지가 없는 선재에게 자신 역시 앉을 자리를 마련해주려고 한 일들은 대부분 재단의 힘이나 거래로 쌓아올린 특권을 이용한 것들이었죠.
그 친구는 그저 정신없이 걸레질을 했을 뿐입니다.” 재벌가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비리에 연루되었던 혜원. 그녀가 자신의 잘못들을 받아들이는 법정 최후 변론에서 난생 처음 누군가가 자신을 위해 헌신하는 순간이었다며 선재의 걸레질 장면을 복기하는 까닭은, 아마도 같은 종류의 헌신으로 밖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 겁니다.
 
27년 전 드라마부터 최근작까지, 드라마 속의 걸레질 하는 장면 몇 가지를 살펴보았는데요. 꼭 걸레질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어떤 장면이 고정된 성 역할을 답습하거나 이를 반전하며 희화화 하지는 않는지. 지금 널리 통용되는 표현이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지 생각하며 드라마를 보면 과거에는 문제가 없다고 여겨졌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은 표현들,  진보하거나 도리어 퇴행한 사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영화나 만화, 광고로 확장할 수도 있죠. 대중문화는 우리의 편견과 고정관념을 반영하고, 또 우리는 대중문화를 통해 편견이 굳어지기도 하는데요. 이를 더 낫게 만드는 방법 역시 상호작용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따져 묻고, 평가하고,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길 바라는 이유입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