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유튜브 시장은 말 그대로 포화 상태입니다. 더 이상의 이윤 창출이 어려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레드오션에 가깝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레드오션은 기존의 셀럽(셀러브리티의 준말)’과 더불어 이미 TV에서 심심찮게 얼굴을 비추던 유명인들이 시장에 들어서며 초래된 결과인데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 셀럽들의 "유튜브 셀럽이 되고 싶어" ' 

 

셀럽들이 유튜브에 뛰어들고 있는 모습은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 소유자인 CJ ENM이 온갖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송출하기 시작했던 당시를 떠오르게 만듭니다. 가장 큰 차이는 하나. 그 시기에 지상파 방송국의 주요 인력들은 종편이나 CJ ENM으로 향했습니다. , TV에서 TV로 이동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TV가 아닌유튜브라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 인력이 우르르 몰린 상황입니다.
 
과거 종합편성채널이나 대형 케이블 채널은 많은 지상파 PD들에게 연봉을 훨씬 높게 주겠다거나, 더 나은 작업 환경을 제공해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하지만 지금 유명인들이 유튜브로 향하는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비롯해 사업가 겸 방송인 백종원, TV에서조차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톱 배우 강동원이나 각 방송사의 간판 PD 등 수많은 유명인들이 유튜브를 병행한 지 오래입니다. 유시민, 홍준표와 같은 유명 정치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TV를 보는 사람이 줄었고지상파 TV 채널의 시청자보다 지상파가 만든 유튜브 채널을 시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현재 이들은 TV라는 플랫폼 자체에 의문을 갖고 유튜브로 모여 들고 있습니다. 게다가 각 방송사마다 편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할 말이 많고 보여주고 싶은 것이 많은 연예인과 방송인정치인들은 넘쳐나는 게 현실입니다. 매일 같이 새로운 연예인들이 경쟁자로 등장하고, 거꾸로 유명인이 된 유튜버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연예인들의 수명을 위협할 정도입니다.

 

▲ 이미지 : (좌) 백종원의 요리비책 유튜브 화면 캡처, (우) 모노튜브 강동원 편 유튜브 화면 캡처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이들에게 유튜브는 매우 이득이 되는 플랫폼입니다. TV에 나오는 유명인으로서의 입지유튜버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동시에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의 공식 계정을 통해 업로드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나 전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의 <TV홍카콜라>처럼 뚜렷한 정치색을 지닌 인물들은 TV에서와 달리 자신의 사상에 관해 거침없이 털어놓습니다. JTBC <썰전>과 같은 예능형 시사 프로그램이 지상파의 정치 토론 프로그램보다 인기를 끌었고, 이제는 <알릴레오> <TV홍카콜라>의 시대 입니다. 방송 심의에 상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유튜브 정치 콘텐츠들이 “<썰전>보다 재미있습니다는 평을 듣습니다. 콘텐츠를 올리자마자 시청자 수 100만 명을 달성한 백종원처럼 TV에서 미처 다루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펼칠 공간이 필요한 사람이 있고아이돌 그룹 빅스의 엔처럼 입대 전에 미리 제작해둔 콘텐츠를 올리며 팬서비스를 제공하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결국 제작 시간예산이나 방송 심의 규정 등과 관련해 제약이 따르는 환경을 벗어나 편안하게 나만의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유튜브로 이들이 모여든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 이미지 : (좌)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우) TV홍카콜라 유튜브 캡처

 

유명인들이 브이로그 콘텐츠나 각종 상업적인 리뷰 콘텐츠들을 편안하게 만들 수 있는 공간이 유튜브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유튜브를 통해 스타가 된 사람도 많지만, 기존에 TV와 스크린을 통해 대중을 만나던 연예인과 방송인들도 개인 콘텐츠를 올려 호응을 얻으며 광고주들의 부름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TV 방송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은 자신이 협찬을 받은 상품에 관해 직접적인 홍보를 하기 어렵습니다. 간접광고와 관련된 법적인 제재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또 시청자들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사업을 홍보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에 불쾌함을 토로하는 사례도 잦습니다. 하지만 튜브 플랫폼 안에서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도리어 연예인들이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입는 옷 브랜드를 소개하거나 즐겨 먹는 음식을 광고하는 일은 매우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이런 환경은 명인들이 광고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스스로를 홍보할 수도 있게 됩니다.  대형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사실 요즘은 TV 광고보다 SNS와 유튜브를 통한 홍보 효과가 더 커서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 셀럽들을 섭외하는 편이라며 이런 점을 아는 연예인들도 SNS 유지를 깔끔하게 하거나, 영상 리뷰 콘텐츠나 브이로그를 꾸준히 올리면서 광고 섭외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 동영상 : AKMU 이수현 유튜브 <맛있는데 저칼로리! 전설의 역설레시피 대공개│Weight Loss Meal Plan>

 

콘텐츠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유명인들의 모습을 유튜브를 통해 볼 수 있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아이돌 그룹 멤버의 팬인 경우에는 그가 코인노래방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는 모습이 담긴 브이로그를 보며 심리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습니다.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보고 멋지다는 생각이 들면, ‘먹방을 주제로 한 유명 TV 프로그램 게시판에 캐스팅을 요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상 속에서 다채로운 취미 생활을 즐기는 모습이 오히려 팬들에게는 해당 아이돌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스타일리스트 겸 방송인 한혜연은 백종원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려 인기를 끌었습니다. 한혜연은 MBC <나 혼자 산다>를 포함해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스타일링 노하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그가 유튜브를 통해 보여준 매장털기와 같은 콘텐츠들은 브랜드를 직접 언급할 수 있고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보다 스타일링 노하우를 전수하는 데에만 시간을 투자합니다. TV에서 아쉬움을 느낀 시청자들이 스마트폰으로 한혜연 스타일링을 검색했을 때그들은 보다 실용적이면서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노하우를 접할 수 있게 됐습니다.

 

[탱구vlog] 올리브영+배스킨라빈스+소소한 탕진잼

 

어떤 이들에게는 유명인들의 유튜브 진출이 악재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입니다방송사들은 TV 송출용 프로그램과 유튜브 게재용 콘텐츠를 동시에 고민해야 하고스브스뉴스(SBS), 룰루랄라 스튜디오(JTBC)와 같은 유튜브 채널의 유지관리 전략까지 마련해야 합니다. 여기에 이미 유튜브가 레드오션이 되었다는 점을 인지한 기존 유튜버들의 한탄도 적지 않습니다. 배우 강동원이나 가수 태연의 브이로그가 일반인의 브이로그보다 주목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데요. 유튜버 A씨는 그냥 일기장이라고 생각하고 브이로그를 올리기는 하지만, 연예인들이 너무 많이 하다 보니 나 같은 일반 유튜버들은 더 자극적인 콘텐츠를 만들어야 주목을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 그래도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 많은데 나만의 방향성은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또 다른 유튜버 B씨는 말합니다. 유명인의 유튜브라고 해서 반드시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다. 결국은 이 또한 콘텐츠의 질과 관련한 싸움이 될 것이다.” 이미 시장은 커질 만큼 커졌고거기에서 자리를 잡느냐 도태되느냐는 유명인일반인을 떠나 모두의 일이 됐다는 뜻입니다. 

 

 박희아(대중문화 저널리스트)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방송트렌드&인사이트 20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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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세계적으로 미디어 산업이 동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튜브와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플레이 같은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이 경쟁하며 플랫폼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기존 방송과 확연히 다른 콘텐츠로 독자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플랫폼이 있습니다. 바로 브이라이브(V LIVE)입니. 네이버에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서비스하고 있으며, 10대와 20대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이고 줄여서 V이라고도 합니다.
 
최근 브이라이브는 방탄소년단(BTS)의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 공연을 글로벌 독점 생중계하며, 그 역량을 세계에 알렸는데요. 지난 6 2일 오전 3 30(한국시간)부터 유료로 방송한 BTS 웸블리 공연은 최다 동시접속자수 14만명을 기록했습니다. 미국과 일본, 대만, 중국 순으로 해외 구매 비중이 높았습니다. 이날 브이라이브는 공연장에서 직접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고품질 음향과 끊김 없고 매끄러운 고화질 중계로 BTS 글로벌 팬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브이라이브는 K팝과 같은 한류를 바탕으로 하는 글로벌 스타 플랫폼입니다. 브이라이브 한아름 리더(본부장)를 만나 브이라이브가 만들어가는 새로운 미디어 산업과 콘텐츠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 콘텐츠 창작자가 주인공이 되는 플랫폼 ' 

 

 

2015 5 1일 네이버는 VTF(테스크포스팀)를 조직해 브이라이브 출시를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첫 서비스는 7 31일에 베타 버전으로 출시됐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VTF 시작부터 함께 하며 지금의 브이라이브를 성공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스타 플랫폼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는 주인공인 셈인데요. 한아름 리더는 2011 3월부터 네이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제휴 업무를 담당하다가, ‘스타 라이브 라는 컨셉을 갖고 준비한 브이라이브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V팬십(Fanship) 조직에서 서비스 기획과 운영, 제휴 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 브이라이브의 한아름 리더

 

한아름 리더는 브이라이브는 동영상 라이브 기술을 기반으로 스타와 팬을 연결하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커뮤니티 서비스라며 특히 스타를 포함한 콘텐츠 창작자가 주인공이 되는 플랫폼으로이들의 글로벌 진출과 성장을 위해 기술과 데이터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이를 위해 올해 3빅데이터 기반의 멤버십 프로그램인 팬십을 구축했습니다 현재 팬십은 아이돌 뿐 아니라 뮤지션과 배우 등 다양한 분야의 셀럽까지 44개 팀이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팬십은 가입한 팬에게 콘서트 티켓 예매와 스페셜 라이브 영상, 오프라인 이벤트 초대 등의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입니다.

브이라이브 팬십은 선미 스트레이 키즈’, ‘청하’, ‘KARD’를 시작으로 뮤지션, 웹오리지널드라마 등 팬덤이 모여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확장해가고 있습니다. 또한 현재 총 9팀의 베트남 스타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태국, 일본 등 글로벌 스타들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 해외 이용자 71%, 여성 이용자 92% ' 

 

 

▲ 이미지 : 브이라이브 채널 보유 그룹, 브이라이브 공식 홈페이지 캡처

 

누가 브이라이브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을까요? 2019 7월 기준 브이라이브 이용 통계에 따르면 해외 이용자가 71%, 24세 미만 이용자가 84%, 여성 이용자가 92%로 나타났습니다. 이같은 이용자 분포는 글로벌 스타를 중심으로 하는 방송 콘텐츠라는 특성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6월까지 브이라이브를 가장 많이 감상한 해외 국가는 일본(14.1%), 필리핀(8.1%), 미국(8%), 인도네시아(6.3%) 입니다. 또 댓글을 이용해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해외 국가는 일본(9.6%)이며, 스타를 가장 적극적으로 팔로우하는 해외 국가는 인도네시아(12.4%)입니다. 지난해 브이라이브를 가장 많이 감상한 해외 국가는 필리핀, 일본, 미국 순이었으며, 댓글로 가장 활발하게 참여한 곳은 중국이었습니다.

▲ 이미지 : 지난 6월에 진행된 BTS 웸블리 공연 라이브 화면. ⓒ브이라이브

 

한아름 리더는 브이라이브는 팬의 참여가 매우 적극적이라며 팬들이 자발적으로 영상을 각국 언어로 번역해 자막을 넣고 있다. BTS 채널의 경우 최대 59개 언어로 번역될 정도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팬들은 스타의 영상을 보면서 하트를 무한으로 누를 수 있습니다. 스타를 향한 팬심을 보여주는 이 하트의 2019년 상반기 누적 수가 925억 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스타 콘텐츠를 사랑하는 글로벌 1020 여성 이용자가 브이라이브의 주요 타깃 이용층으로,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브이라이브를 이용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2019년 상반기 브이라이브 영상 재생 회수, 약 17억 회 ' 

 

 

브이라이브가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지 거의 4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브이라이브의 콘텐츠 수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2019 6 30일 기준으로 누적 채널 수 1234, 누적 콘텐츠 수 127270, 앱 누적 다운로드 수 약 7763만 회를 기록했습니다.  2019 상반기 브이라이브 영상 재생 회수는 약 17억 회인데요. 재생 수 탑10에 포함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대만, 베트남, 필리핀, 중국, 말레이시아. 가장 인기 있는 채널은 무엇일까요. 구독자 수가 가장 많은 채널은 방탄소년단으로, 7월말 기준 1509 3934입니다. 나라별 인기 채널은 7월 월간 기준 한국은 플레이리스트, 인도네시아는 X1, 미국과 일본, 필리핀은 BTS로 확인됐습니다.

브이라이브는 구독자 수 외에도 영상 재생수와 하트 수, 채널 방문율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해 일간/주간/월간, 국가별 채널 순위를 정하고 있습니다. 일부 데이터는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팬들과 소통을 자주하는 스타들의 채널이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 이미지 : 베트남 정규 음악 프로그램인 '브이 하트비트'를 보기 위해 현장에 모인 베트남 팬들. ⓒ브이라이브

 

브이라이브가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유료콘텐츠로 수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대표적인 유료 콘텐츠 상품으로는 스타와 팬을 이어주는 글로벌 커뮤니티플랫폼 팬십 브이라이브플러스(V LIVE+), ‘응원봉’, ‘스티커 이 있습니다.

브이라이브에서 최고 프리미엄(유료) 콘텐츠는 무엇일까요? 7월 월간 기준으로 지난 6월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진행된 BTS 월드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in Wembley Stadium입니다. 시리즈로는 2016년부터 매년 시즌을 하나씩 출시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본보야지 시리즈가 누적 판매수가 가장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료콘텐츠에 대한 저항이 높은 편인데, 브이라이브에서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아름 리더는 브이라이브는 스타와 스타를 가장 좋아하는 팬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며 스타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거나 색다르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자신이 열광하는 콘텐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이용자가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V LIVE] BTS WORLD TOUR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in Wembley Stadium Live Streaming at V LIVE+!

V LIVE에서 영상을 시청해 보세요!

www.vlive.tv

 

브이라이브에서 최고 프리미엄(유료) 콘텐츠는 무엇일까요? 7월 월간 기준으로 지난 6월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진행된 BTS 월드투어 ‘LOVE YOURSELF: SPEAK YOURSELF’ in Wembley Stadium입니다. 시리즈로는 2016년부터 매년 시즌을 하나씩 출시하고 있는 방탄소년단의 본보야지 시리즈가 누적 판매수가 가장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유료콘텐츠에 대한 저항이 높은 편인데, 브이라이브에서는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아름 리더는 브이라이브는 스타와 스타를 가장 좋아하는 팬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며 스타를 새로운 방식으로 만나거나 색다르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자신이 열광하는 콘텐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이용자가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 K팝에서 K콘텐츠로 ' 

 

 

브이라이브는 스타와 팬 간에 소통과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며, 다양하고 새로운 방송 포맷을 개발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포맷이 눕방과 먹방인데요. 한아름 리더는 창작자들이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 포맷을 시도하고 있고, 이를 모두에게 공유하고 있습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올해는 카우치토크라는 신규 포맷을 선보였는데, 귀여운 동물들과 함께하는 스타의 모습에 팬들이 즐거워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미지 : 브이라이브 이용자가 BTS 웸블리 공연 라이브를 모바일로 보고 있다. ⓒ브이라이브

 

최근 브이라이브는 아이돌 라이브 방송 외에도 글로벌 1020 여성들이 즐길 수 있는 브이 오리지널 콘텐츠 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10대들이 좋아하는 웹드라마 에이틴’, ‘연플리와 같은 여러 가지 학원, 로맨스 웹드라마들을 브이라이브에서 최초로 공개하고 있는데요. 한아름 리더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도 폭발적인 팬덤이 형성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브이라이브는 K팝뿐만 아니라 K콘텐츠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습니다.

 

 

 

' 뛰어난 기술력으로 전 세계 이용자 사로잡아 ' 

 

 

브이라이브가 세계의 1020 이용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는 데에는 네이버의 기술력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2015년 방탄소년단이 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라이브 방송을 했던 적이 있다당시 스마트폰 라이브 시도는 매우 신기한 기술이었지만 열악한 네트워크 상황으로 인해 화질이 좋지 않았다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올해 6월에는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방탄소년단 공연을 4K화질로, 성공적으로 라이브 중계하며 글로벌 팬들로부터 큰 환호를 받았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웸블리 방탄소년단 공연을 통해 역동하는 기술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고체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브이라이브는 더 생생하고, 생동감 있는 라이브 콘텐츠 제공을 목표로 4K 이상의 화질 고도화와 사운드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실감형 콘텐츠가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가상현실(VR) 기술 적용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올해 3분기에 VR기기로 브이라이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VR전용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아름 리더는 "술 고도화를 통해 마치 내가 거기 있는 것 같은’ 현장감을 경험하고스타와 팬이 더욱 생생하게 연결될 수 있는 라이브 플랫폼을 구축해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응서 머니투데이방송 기자 gopoong@gmail.com 사진 성혜련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N콘텐츠 12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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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OCN, OCN 유니버스로 마블(Marvel)의 세계관에 도전하나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9.10.28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작품을 꼽을 수 있다. 여기서 마블의 사례는 중요한데, 이는 단지 성공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오리지널 씬>의 트랜스 미디어적 특성을 이해할 준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씬>은 케이블 방송사 OCN의 드라마를 웹툰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매체 전환의 방향이 주로 웹툰에서 영화·드라마로 쏠려있지만, 영화·드라마에서 웹툰으로의 매체 전환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장산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 이전의 이야기> 사례처럼 제작사들은 홍보를 목적으로 웹툰이라는 매체를 택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오리지널 씬>도 예외가 아니어서 작품 후기는 <오리지널 씬>이 OCN의 기획 작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브랜드 웹툰은 일반적으로 특정 영화·드라마의 서사를 요약하고 소개하는 형태를  가집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씬>은 원작의 서사와 세계를 단순히 반복하지 않고 오히려 확장합니다. <나쁜 녀석들>의 우제문, <블랙>의 블랙, 강하람, <보이스>의 무진혁, 강권주는 팀을 결성해 <구해줘> 백정기와 <보이스> 모태구의 범죄를 해결합니다. OCN 드라마의 여러 주인공을 한 작품에 모아 새로운 세계관 속에 배치해 마블 유니버스 같은 OCN 유니버스를 구축한 것입니다. 이 비유는 의례적 수사가 아닌데 실제 OCN 측에서는 “OCN 오리지널이 추구하는 DNA를 담고, OCN만의 독보적인 유니버스를 그리고자 이번 웹툰 연재를 기획하게 됐으며, 탄탄하게 형성돼 있는 2030세대 팬들이 웹툰에 열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 이미지 : OCN <오리지널신> 공식 이미지

 

 

 

 

' OCN과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 

 

트랜스 미디어라는 용어는 1991년 ‘마샤 킨더’가 하나의 캐릭터가 여러 매체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으며, 이후 ‘헨리 젠킨스’의 <컨버전스 컬처>를 통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젠킨스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이란 ①다양한 미디어 플래폼을 통해 공개되며 ②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이바지를 하며 ③각 프랜차이즈(콘텐츠)의 진입은 자기 충족적이어야 하는데, 영화를 보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여서 어떤 상품이든지 전체 프렌차이즈로의 입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트랜스 미디어의 의미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면 'One Souce Multi Use(이하 OSMU / 하나의 원천으로 여러 분야에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 개념과 비교해볼까요? OSMU와 트랜스 미디어 모두 매체 전환이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전자는 각색을 통해 원작의 서사를 동일하게 반복하는 반면에 후자는 각 매체에서 독립된 서사를 전개하면서 원작의 세계를 확장합니다. 다시 말해 트랜스 미디어는 미디어 간을 횡단하여 외연을 확장하고, 서사와 세계를 증식시켜 내연을 확장합니다. 

 

▲ 동영상 : Marvel’s Avengers: A-Day | Official Trailer E3 2019 (출처 : 공식 유튜브)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Marvel Cinematic Universe'(MCU)의 작품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블의 사례는 중요한데, 이는 단지 성공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오리지널 씬>의 트랜스 미디어적 특성을 이해할 준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마블’에 관해 논의해볼까요? 마블의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동력은 MCU라는 세계관입니다. 이 때 주목할 점은 MCU가 여러 작품을 하나로 합치는 서사의 문제를 넘어 보다 본질적으로 산업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마블 코믹스의 만화 작품에 기반하여,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를 중심으로 영화와 만화 등으로 작품을 공유하는 가상 세계관. 작품의 플롯이나 설정, 캐스팅, 캐릭터를 공유하고 각 작품마다 다음 작품에 대한 복서니나 지난 작품의 연관성이 기저에 깔려 있어 마블의 세계관을 이해가능

 

▲ 이미지 : 마블의 <어벤져스 앤드게임>, <아이언맨> <토르 라그나로크> 공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MCU 세계관을 구성하기 위해선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 같은 캐릭터 소유권, 즉 지적재산권(이하 IP)의 확보가 전제돼야 합니다. 마블의 경우 MCU 이전에 이미 5,000여 개의 IP를 보유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IP의 진정한 상업적 가치를 깨달은 건 영화산업 진출 이후부터입니다. 마블은 그동안 대량으로 판매했던 IP를 적극 회수하고 이때 헐크, 토르,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와 같은 어벤저스 핵심 멤버들을 대거 확보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마블은 디즈니의 자회사로 편입되는데 그 결과 만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트랜스 미디어의 산업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자본과 트렌스 미디어의 친연성. 이 관점에서 OCN은 마블과 유사한 위상을 가집니다. OCN의 모기업 CJ E&M은 방송, 게임, 영화, 음악 등을 아우르는 종합콘텐츠 기업으로서 트랜스 미디어를 위한 최적의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OCN은 장르물의 명가라 불릴 만큼 범죄 수사 장르에 특화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무엇보다 2010년 <신의 퀴즈>를 시작으로 이후 <보이스>,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 전담반 TEN> 등에 시즌제를 도입습니다.

 

▲ 이미지 : OCN,강형규 <오리지널씬2> 코믹북 티저 이미지 (출처 : tving)

 

이 시즌제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일반 드라마는 작품 종영과 함께 캐릭터가 사장되는 반면 시즌제의 경우 캐릭터의 인지도를 유지함으로써 드라마 IP의 가치를 증대시킵니다. 드라마 캐릭터를 활용하는 <오리지널 씬> 역시 이러한 IP 유지와 관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다만 이 기획에서 추가로 주목할 점은 트랜스 미디어 매체 ‘웹툰’의 특성입니다. 최근 웹툰은 서사의 측면에서 원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지만 <오리지널 씬>은 역으로 재현 매체의 관점에서 웹툰의 다른 장점을 부각합니다.

웹툰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아 새로운 시도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또한 전문 유통 플랫폼 및 고정 독자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신규 독자를 확대하기에 유리합니다. 실제로 <오리지널 씬>은 공개 10시간 만에 조회 수 10만을 넘어섰으며 이후에도 누적 조회는 2018년 12월 기준으로 470만을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웹툰은 매체 확산에도 용이해서, OCN은 웹툰 <오리지널 씬>을 출판만화로 출간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3~4분가량의 TV 웹툰을 제작해 OCN, 카카오TV 등에 방영합니다. 

 

 

 

 

' 세계관이 아닌 캐릭터 '  

 

 

강형규 작가는 드라마 <보이스>의 모태구의 최후를 웹툰 <오리지널 씬>에 고스란히 옮겨놓았습다. 모태구는 무대 위 주인공처럼 어둠 속에 홀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지와 운동의 변증법 전개 속에서 처참히 난자당하다 결정적 처벌의 순간에 종교화 이미지의 일부가 됩니다. 이 장면은 만화의 미학이 잘 구현된 각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만화로 전환하는 과정이 이처럼 모두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가령 <오리지널 씬>은 등장인물의 외형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습니다. 작가는 이에 대해 각 인물을 드라마 주인공의 이미지를 토대로 그리다 보니 만화 특유의 이미지 디자인이 어렵다고 토로습니다. 이것은 정확한 지적인데 우리의 뇌가 실제 대상보다 만화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바로 만화의 과장된 표현 때문입니다. 

 

▲ 영상 : OCN <오리지널 신> 공식 유튜브 영상

 

<오리지널 씬>에서 과잉된 흰색 이미지의 백정기와 퇴폐적인 흡혈귀 이미지의 모태구가 유독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물론 다수의 미디어를 오가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통일된 캐릭터의 이미지는 필수적이어야 합니다. 만화와 드라마의 동일한 캐릭터를 비교하는 <오리지널 씬>의 광고에서 볼 수 있듯 만화 캐릭터와 드라마 배우의 싱크로율은 높습니다. 하지만 씽크로율과 별개로 만화 캐릭터를 한 작품에 모으면 외형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만화 캐릭터가 현실 이미지에 가까워진다고 해서 반드시 캐릭터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것은 현실 이미지를 어떻게 만화 이미지로 옮겨야 하는가의 문제인데, 여기서 만화 캐릭터는 현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세부를 생략하는 동시에 특정 부분을 강조하는 ‘카툰화’를 적절히 적용해야 합니다.

 

▲ 이미지 : 다음카카오 웹툰 <오리지널 씬> 주요 베스트 댓글 (출처 : <오리지널 씬> 웹툰 구독자 댓글 캡처)

 

이렇게 작화 문제를 파고드는 것은, <오리지널 씬> 캐릭터가 현실과 기호로 구성된 이미지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더 나아가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인 ‘캐릭터’ 를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이 사실에 누군가는 의아해할지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언급할 때는 마블 유니버스와 같은 통합된 세계를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야기가 먼저이며 그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다름 아닌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거대한 이야기라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할 때 개별 콘텐츠의 관계성이 중요한데,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캐릭터의 교차 및 중복 등장입니다. 즉 캐릭터를 어떻게 유지하고 관계 맺을지의 문제가 세계관을 구축하고 통합하는 문제보다 더 본질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시모프와 발자크의 작품을 비교해볼까요? 세계관 통합에 주력한 아시모프는 <로봇> 시리즈 역사와 <파운데이션> 시리즈 역사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서사보다 세계관을 설정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SF작가 듀나도 지적했듯 설정을 끊임없이 설명하고 수정하는 따분한 강의가 돼버립니다. 그러나 세계가 아닌 캐릭터에 집중한 발자크는 이와 다릅니다. 발자크는 각 작품의 인물을 다른 작품 속에 다시 등장시키는 ‘인물 재출현 기법’으로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재현합니다. 그 세계는 설계도 같이 정교히 조직되진 않았지만, 세계의 공백은 오히려 결점이 아닌 장점으로서 독자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냅니다. 

 

 

 

 

' <오리지널 씬>의 OCN 유니버스 '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캐릭터’ 입니다. 이 관점에서 <오리지널 씬>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고 연결했는지를 살펴볼까요? 강형규 작가의 세계는 유화(油畵) 같습니다. 어두운 색조가 지배하지만 한편으로 매끈한 화면에선 광채를 발합니다. 차갑고도 선명하게 그려진 이 상상의 도시에서, 작가는 사이비 교주, 검사와 경찰 그리고 신비한 능력자를 차례로 배치해 OCN 유니버스를 창조합니다. 이 통합된 세계는 과잉된 범죄와 불가사의한 심령이 공존하는 여기와는 또 다른 우주입니다. 그러면 <오리지널 씬> 시즌 1은 OCN 유니버스를 성공적으로 창조한 걸까요? 아닙니다. ‘캐릭터를 혁명하다’라는 기획 자체는 옳았지만, 캐릭터 중심의 창작 방법론은 아직 미숙합니다.

<오리지널 씬> 시즌 1은 세계관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캐릭터를 한꺼번에 등장시킵니다. 8회라는 짧은 분량 안에 모든 캐릭터를 설명하고 심지어 범죄까지 해결하려다 보니 캐릭터의 개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서사 또한 산만합니다. 마블의 MCU 사례를 보면 이 같은 문제점은 한층 분명해집니다. 처음부터 캐릭터를 집약한 <오리지널 씬>과 달리 MCU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등과 같은 개별 작품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충분히 구축한 후 통합 서사를 본격 진행시킵니다.

 

▲ 영상 : OCN <오리지널 씬> 캐릭터 설명 영상 (출처 : 공식 유튜브)

 

<오리지널 씬> 시즌 1은 불행히도 각 작품의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관 속에 모으기에만 급급했던 안일한 기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후속작 <작은 신의 아이들>, <오리지널 씬> 시즌 2에 들어서는 시즌 1과 달리 러 인물을 새로운 작품 속에 다시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오리지널 씬>의 세계를 한결 매끄럽게 확장해갔습니다. 먼저 1회 분량의 전형적인 브랜드 웹툰 형식인 <작은 신의 아이들>을 예로 들겠습니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씬> 시즌 1보다 훨씬 흥미로운데, <작은 신의 아이들>의 주인공 천재인과 김단이 <오리지널 씬> 시즌 1의 사건 속에서 우제문, 무진혁 등과 조우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캐릭터가 교차되는 장면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을 목격한 독자들은 캐릭터가 단순히 한 작품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이야기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경이감을 느낍니다.

 

 

▲ 이미지 : OCN <보이스>, <구해줘>, <나쁜녀석들 - 악의도시> 공식 포스터

 

인물 재출현 기법은 <오리지널 씬> 시즌 2에서도 작품의 튼튼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오리지널 씬> 시즌 2의 악당은 모태구와 방제수인데, 모태구는 유일하게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 나오는 캐릭터로 두 작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방제수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범죄를 예고하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유발한다. 게다가 각 작품이 이전보다 통합된 세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오리지널  씬> 시즌 2의 서사는 한층 안정감 있게 전개된다. 

캐릭터 외형은 여전히 인지하기 어렵지만 대신 캐릭터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플레이어>팀과 <신의 퀴즈>팀이 모태구와 방제수를 추적하는 과정을 응집력 있게 보여준다. 그래서 시즌 2는 이전보다 캐릭터에 더욱 집중하는데, 살인자 모태구는 강형규 특유의 미형의 캐릭터로 조형되며 <플래이어>팀은 시종일관 활력 넘치는 액션으로 작품에 경쾌한 리듬감을 부여한다. 

 

 

 

' 마블의 역사는 또다시 반복될까 '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흐름을 포함합니다. 콘텐츠가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될 수 있는 시스템, 텍스트를 적극 향유하는 능동적 수용자 그리고 지식재산권 IP를 무한동력 삼아 이윤을 극대화하는 자본. 산업적인 측면을 보다 부각하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자본의 투자가 이루어질 때, 다시 말해 기획력과 매체 확장력을 갖춘 대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질 때 가능한 큰 규모의 창작법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리지널 씬>은 이 정의에 상당히 부합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미지 : (좌) OCN 오리지널 시리즈 <나쁜녀석들> (출처 : OCN), (우) <나쁜녀석들 더 무비>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첫째 OCN은 다량의 드라마 IP를 확보하고 <오리지널 씬>을 통해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 둘째 OCN의 모기업 CJ E&M은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뒷받침할 자본과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라는 점에서, <오리지널 씬>은 확실히 이전 한국의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와 차별화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만화와 대기업 자본의 결합은 향후 만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명과 암 모두를 포함할 거라는 점입니다. 우선 긍정적 결과는 지금까지의 논의 즉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다루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언급했다 생각합니다. 따라서 글의 마지막은 트랜스 미디어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며 끝내려 합니다. 

다시 한번 마블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마블 유니버스의 화려한 세계에 가려진 어두운 과거를 말입니다. 1960년대 마블을 포함한 만화 업계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악명이 높았고 자유계약의 임시고용 제도와 글, 그림, 색채 작가 등으로 세분된 작업은 노동조합 결성의 장애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익명의 작업, 출판사의 IP 소유와 같은 작가의 권리도 크게 제한받았고 심지어 만화의 왕이라 불리는 ‘잭커비’마저도 저작권 반환을 위해 오랜 법적 투쟁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미국의 특수한 사례라 치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마블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IP를 소유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지금 이 시점에 유사하게 반복됩니다. 한국의 마블이라는 칭호는 매혹적이지만 마블의 부정적인 사례까지 따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전에 제기된 질문에 답해보겠습니다. 웹툰의 IP 사업은 비가역적인 미래일까요? 설사 비가역적이라 할지라도 그 미래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자본의 입장에서일 뿐입니다.

 

 

글 오혁진, 만화 평론가로 현재 부산 '이미지 수집자'라는 모임에서 만화, 그림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기 간행물 <지금, 만화 VOL.12>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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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우리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집’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쓰이는 소재입니다. MBC 인기 프로그램 <러브하우스>부터, MBC <구해줘! 홈즈>, TV조선 <이사야사> 등이 그 예로 들 수 있는데요. 방송에서 재현되는 다양한 집은 단순 주거 공간이라는 의미보다는 삶의 변화를 보여주는 데 의의를 가집니다.


 

 

' 기존의 주거 예능과 집의 의미 ' 

 

 

대부분의 사람에게 집은 필수적인 요소로 인식됩니다. 기본적으로 집이란 예로부터 인간의 출생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생물학적인 영역인 동시에,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사회적 규범과 질서를 익히고 외부 세계를 알아가는 사회적 영역이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집은 모든 사적인 행위들이 벌어지는 일상적 영역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주거 공간, 즉 으로 불리는 건축물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의미를 갖습니다. 집은 가질 수 있는 물리적인 대상이지만 개인의 경험과 정서가 결부되었을 때는 존재하면서도 동시에 부재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리의 노숙자나 집시처럼 거처가 불분명하고 정박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집의 의미는 소유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물리적 건축물로서의 집을 소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집에 대한 정서적 경험마저도 없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요?

 

▲ 이미지 (좌) tvN <렛미홈>, 출처 tving / (우) JTBC <내 집이 나타났다>, 출처 JTBC

 

이러한 예시는 집이 한편으로는 구체적인 건축물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감정적 기반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중에서도 집의 감정적인 토대는 대부분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생산됩니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사회적 동물로서의 인간은 가족을 통해 사회적 규범과 질서를 배울 뿐만 아니라 집이라는 공간에서 가족 구성원들과 감정적으로 교류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애정에 기초하고 있는 가족 관계의 특성상 집은 물리적인 공간일 뿐만 아니라 정서적인 공간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집이라는 단어는 지리적 영역을 넘어서 정서적 영역을 포함합니다.

일상적이고 사적인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한 예능은 한국에서 각광받는 프로그램 소재 중 하나였습니다. 2000년부터 방송되었던 MBC <러브하우스>는 다양한 건축가들이 참석해 일반인의 주택을 개조하여 리모델링하는 대표적인 주거 예능이었는데요. <러브하우스>는 가족을 위한 주거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데 중점을 두었고, 리모델링이 파격적일수록 시청자들에게 큰 만족도를 주었습니다. 이 예능은 이성애(異性愛) 가족 중심의 주거 공간을 전형적으로 재현해낸 셈입니다.

 

▲ 이미지 : MBC <러브하우스>의 실제 프로젝트, 출처 : MBC <러브하우스> 갤러리

 

러브하우스가 종영되고 난 뒤인 2016년에 tvN에서 재시도했던 <렛미홈>이나, JTBC에서 2017년 방영했던 <내 집이 나타났다>도 이러한 주거 예능의 연장선상에 있었습니다. 족을 위한 ‘홈 메이크오버’ 형식의 주거 예능은, 리모델링을 통해 일상의 공간을 바꾼다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만족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방송에서 재현되는 집이 우리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주거 공간’의 일관된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한계점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주거 공간’의 ‘전형성’은 사회적 재생산이 일어나는 공간으로서 기능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혈연관계의 인간들이 사적인 공간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는 노동 공간의 일부인) 취사 또한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주거 공간 예능들은 대체적으로 침실ㆍ부엌ㆍ화장실 등으로 대표되는 공간을 부각해왔습니다. 그러나 <러브하우스>가 시작했던 2000년으로부터 19년이 지난 지금 확실히 주거 공간은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이 재현하듯 반드시 ‘이성애 가족’ 중심의 ‘사회적 재생산’이 이루어지는 곳 만은 아닙니다. 1인 주거의 증가뿐만 아니라 다양화된 집의 구성원들이 전면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이젠, 집이 더 이상 ‘정박’이나 ‘정착’의 의미만을 뜻하지 않게 됐습니다.


 

 

' 주거 공간의 다양화 MBC <구해줘! 홈즈> TV조선 <이사야사> ' 

 

MBC <구해줘! 홈즈>는 2019년 3월부터 정규 편성된 예능으로 집을 소개해주고 의뢰인에게 매물을 찾아주는 방식의 주거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이 기존의 주거 예능과 차별되는 지점은, 이미 소유하고 있거나 살고 있던 집에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주거 공간으로의 ‘이동’ 즉 ‘이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는 주거 공간은 우리가 기존에 생각하던 ‘전형적인’ 주거 공간과는 달리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이게 빈집이라고? 없는 게 없는 초!초!초! 풀 옵션!

구해줘! 홈즈 | 집이 어벤져스급? 없는게 없는 초초초 풀 옵션! [추석에도 구해줘! 홈즈] 2019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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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이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집은 일관되지 않는 거주 구조를 보여줍니다. <구해줘! 홈즈>에 나오는 의뢰인들은 단순히 집을 소유하는 대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때그때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집을 원하는 주체로 재현됩니다. 심지어 의뢰인은 연세(일년 치 세를 내고 살아가는 임대방식 <구해줘! 홈즈 6월 16일자-제주도 애월편>)를 구하기도 하고, 언제든지 자신의 필요에 따라 옮길 수 있는 주거 공간을 원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사적 공간’으로 여겨졌던 집과 공적 공간인 일터가 혼합된 방식의 주거 공간을 원하기도 합니다.

 

 

 

여대생 취향 저격! 북유럽풍 인테리어

구해줘! 홈즈 | 여대생 취향 저격! 북유럽풍 인테리어 [구해줘!홈즈] 3부 2019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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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이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의뢰인들은 혈연관계로 이루어진 가족과 함께 사는 주거 방식만을 채택하고 있지 않습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혼자 살만한 월세의 집을 구하는 학생, 반려묘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집을 구하는 신혼부부, 작업실과 주거 공간을 분리해 함께 일하고 일상을 영유하려는 친구들, 제주도에서 일 년간 함께 지낼 룸메이트 등이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입니다. 이는 가족이 아니더라도 집이라는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형태의 구성원들의 범주는 확대되고 있으며, 그것이 일관된 형태가 아니라는 것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s://tv.naver.com/v/10456522

 

53세 방은희 ‘생애 첫 집’ 현재 시세는?

이사야사 | [이사야사 13회] 현재 살고 있는 동빙고 집 시세가 궁금한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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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구해줘! 홈즈>의 주거 공간에서 이전까지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했던 ‘가사 공간’ 즉, 부엌이나 세탁실 등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이전까지 가사 노동은 가족 구성원 중에서도 여성에게만 주어진 역할이었으나, 현재 공적 공간으로 대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특히 편의점, 코인 빨래방, 식당가 등과 가까운 집을 원하는 세대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대변하고 있는데요. 정착보다는 ‘이동’에 초점을 맞춘 주거 예능뿐만 아니라 집의 의미를 ‘주거’의 밖에서 찾는 프로그램 또한 등장했습니다. 6월에 시작한 TV조선 <이사야사>는 심지어 집을 하나의 매물, 즉 ‘돈’으로 치환합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의 물리적, 정서적 공간으로서의 ‘집’을 보여주면서도 경제적 가치로서의 집을 전면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 변화하는 집의 장소성 ' 

 

역사적으로 집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나 개별적으로 매우 중요한 장소로 서술되어왔습니다. 특히 수많은 경험이 축적되고 의미 있는 기억과 경험이 가득하다는 점에서 주거 공간은 정주성을 가진 대표적인 장소라 할 수 있는데요. 이푸 투안(Yi-Fu Tuan은, 미국 지리학자) 인간이 집을 포기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 집이란 “인간에게 매우 친밀한 장소이며 되돌아갈 안식처이자 모험을 해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되는 특별한 장소, 그리고 돌봄의 장”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이미지 : MBC <구해줘! 홈즈>, 출처 : MBC 화면 캡처

 

그러나 이러한 집의 의미는 사회적으로 구성된 이미지의 일부이며, 획일화된 것이 아니라 개별 인간의 주거 행위에 따라 매우 다양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동시에 집은 주거 행위가 탈각되고 경제적 가치로만 잔존할 수도 있습니다. 방송에서 재현되는 다양한 주거행태는 집이 단순히 일관된 공간이 아닌 다양한 삶의 방식과 일상을 담은 장소성을 가진 건축물임을 시사합니다. 주거 또한 변화하는 문화의 일부입니다. 그것이 가족의 범주나 삶의 방식의 변화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현재의 주거 예능이 시사하고 있는 바라 할 수 있습니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책팀 선임연구원)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방송트렌드&인사이트 19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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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tvN ‘아스달 연대기’의 두 주연 배우 송중기와 김지원은 3년 전 KBS ‘태양의 후예’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습니다.  ‘태양의 후예’ 역시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였는데요. 영화 제작사 NEW가 16부작 제작에 총 130억 원을 투입했고, 스타 작가 김은숙이 극본을 맡았습니다. 방영 이후에는 최고 시청률 38.8%를 기록하면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방영 직후 수익만 500억 원에 달하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유발습니다. 군대 제대 후 첫 복귀작으로 ‘태양의 후예’를 선택한 송중기는 초특급 한류스타가 됐고, 김지원도 단숨에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태양의 후예'와 안방 블록버스터 시대

 

ⓒ KBS 2TV <태양의 후예>

한국드라마 역대 최다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아스달 연대기’의 탄생 배경에는 ‘태양의 후예’의 흥행 신화가 있습니다. 단순히 출연진이 겹쳐서만이 아니라, ‘태양의 후예’가 안방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성공 기준을 제시한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후예’는 한국드라마 최초로 국내와 중국에서 동시 공개되면서 드라마의 글로벌화를 주도습니다.

 

이전까지 주로 트렌디 멜로물을 써왔던 김은숙 작가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서사의 범위를 확대하고 신선한 볼거리를 발굴하고자 했습니다. 특전사 대위 유시진(송중기)과 의료봉사단 팀장 강모연(송혜교)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액션과 메디컬, 휴먼 드라마 등 다채로운 서사와 가상의 국가 우루크라는 이국적 공간의 영상미가 폭발적인 시너지를 일으켰습니다. 영국 BBC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태양의 후예’의 인기를 분석하면서, ‘한류의 정점’으로 평하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콘텐츠 산업 경쟁력 강화 핵심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이 작품의 경제적 효과는 1조 원으로 추산됩니다. ‘태양의 후예’ 성공 이후 한국드라마 대작 열풍은 한층 가속화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참여로 시장이 확대된 것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OTT(Over The Top)란?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

 

2018년 제작비 430억 원으로 역대 한국드라마 회당 제작비 최고액을 기록한 ‘미스터 션샤인’(tvN), 회당 제작비 20억 원으로 기록을 새로 경신한 넷플릭스의 한국 최초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등 화제작들의 제작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그야말로 안방 블록버스터 시대가 열렸습니다. 최근의 대작 드라마들은 ‘태양의 후예’의 사례처럼 글로벌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보편적 서사와 참신한 상상력을 결합한 스토리텔링을 개발하고, 발달한 CG 기술을 이용해 영상미에 한층 공을 들입니다. 그리하여 영화 못지않은 종합엔터테인먼트로서 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최대의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하고자 합니다.

 

안방블록버스터 정점에 섰지만 초라한 성적표

 

 

 

보면 볼 수록 신기한 아스달 속 CG!

아스달 연대기 | 보면 볼 수록 신기한 아스달 속 CG! - 아스달 연대기 Part 1,2 완전정복 알고 보면 쓸데 있는 신비한 아스달 연대기는 티빙과 VOD에서 무료로 확인하세요! - [아스달 연대기] part.3 아스, 그 모든 전설의 서곡 9/7 (토) 밤 9시 tvN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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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달 연대기’는 이 같은 안방 블록버스터 시대가 추구하는 야심의 정점에 있는 작품입니다. 캐스팅부터 한국 대작 영화의 멀티캐스팅 전략을 사용습니다. 송중기와 김지원 외에 또 다른 톱스타 장동건과 김옥빈을 합류시켜 스트라이커를 네 명이나 앞세우며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선덕여왕’과 ‘뿌리 깊은 나무’의 사극 거장 김영현·박상연 작가 콤비‘미생’, ‘나의 아저씨’ 등을 성공시킨 tvN 최고의 스타 감독 김원석 PD지, 제작진의 위용도 화려합니다. 장대한 스펙터클을 창조하는 데도 공을 들였습니다. 세트장 건설에 투입된 비용만 120억 원에 달하고, 브루나이 로케이션 촬영이 추가됐으며, 영화 ‘신과 함께’를 3편 가량 만들 수 있는 컴퓨터 그래픽(CG) 분량이 사용습니다. 서사의 스케일도 한껏 키웠습니다. 한국드라마가 한 번도 다루지 않았던 상고시대를 배경으로 수백 년의 시간에 걸친 영웅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정치, 멜로, 미스터리, 액션 등 다양한 장르를 엮어낸 판타지 블록버스터였습니다.

 

 

그리고 6월 1일, 마침내 그 대서사시의 막이 올랐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7월 7일, 파트 2까지의 이야기를 끝낸 ‘아스달 연대기’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었습다. 방영 내내 시청률은 반등 없이 평균 6%대에 머물렀습니다. 얼핏 준수하게 보이나, 방영 전 기대감과 막대한 예산을 고려하면 극히 저조한 결과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완성도를 위해 2달간의 휴지기를 가진 뒤, 9월 7일부터 파트 3에 해당하는 6부작을 마저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벌써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모양새입니다. 당초 예고했던 시즌 2에 대한 기약도 없습니다. 극 중 도입부 내레이션을 담당한 무백(박해준)의 말을 빌려 묻고 싶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거대한 야심을 따라가지 못한 세계관

 

아스달 연대기’는 태고의 땅 ‘아스’에서 펼쳐지는 영웅들의 대서사시입니다. 거대한 흑벽을 경계로 구분돼 있던 아스의 중심지 ‘아스달’과 미지의 땅 ‘이아르크’가 아스달 연맹의 정복 전쟁을 계기로 충돌하는 이야기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아스달의 권력자 타곤(장동건)과 태알하(김옥빈), 그리고 이들에게 침략당한 이아르크의 은섬(송중기)과 탄야(김지원), 네 주인공은 아스달에서 운명적인 대결을 펼칩니다. 가상의 땅을 배경으로 영웅들의 권력 투쟁을 그린 판타지 대서사시라는 점에서, 아스달 연대기’는 방영 전부터 ‘한국판 왕좌의 게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품을 향한 기대감의 표시였던 이 수사는 방영 이후에는 냉소의 수사가 되고 맙니다.

논란은 방영 전 공개된 티저, 공식 홈페이지 설정 소개 등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개되자마자 주요 캐릭터의 콘셉트 포스터와 의상, 배경, 오프닝 영상 등 곳곳에서 ‘왕좌의 게임’을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미국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은 판타지 대서사극의 대명사 같은 작품이기에, 영향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방송이 시작되면서 유사 작품의 목록은 영화 ‘아바타’, ‘아포칼립토’, ‘브레이브 하트’ 등으로 점점 늘어났습니.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어디서 본 듯한 이미지’의 차원이 아닙니다. 유사 작품의 예를 보면 고대, 중세, 미래 등 시간 배경이 다양한데, 이는 투박한 돌도끼와 세밀하게 세공된 금속 장신구가 공존하는 ‘아스달 연대기’ 속 시대불명 혼종 세계의 한계를 말해줍니다. 고증이 어려운 상고시대 판타지라 해도, 그 작품만의 논리적이고 일관된 세계관을 갖추어야 합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시대상을 무분별하게 뒤섞음으로써 비주얼적인 면에서부터 논리적 세계를 구축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이질감만 도드라지는 CG 역시 영상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습니다. 

 

서사의 지평 확대 도전은 긍정적

더 근본적인 문제는 스토리텔링입니다. ‘아스달 연대기’ 가 추구하는 장르는 역사의 기원에서부터 현실 세계와 다른 독자적인 세계관을 토대로 한 하이 판타지(High Fantasy)입니다. 가령 ‘반지의 제왕’은 다양한 종족들의 역사와 문화는 물론 언어까지 치밀하게 창조해 이 장르의 전설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 역시 아스를 지배하는 여덟 신의 신화에서부터 아스의 지도, 그리고 뇌안탈, 이그트, 사람 등과 같은 여러 종족의 존재까지 고유한 세계관을 설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뇌안탈 언어도 만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한국드라마 서사의 지평 확대에 도전한 것 자체는 긍정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이 세계관을 극적 기법이 아닌 내레이션과 대사 위주로 풀어내면서 재미는 반감되고 전달력도 떨어졌습니다. 1회는 아스가 어떤 땅인지, 뇌안탈과 사람이 어떤 종족인지 설명하는 데 소비했고, 2회는 세계관이 제대로 전달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다시 아라문 해슬라 신화, 푸른 객성의 예언, 칸모르의 전설과 같은 낯선 설화를 설명하는 데 바쳐졌습니다. 대하드라마도 아닌 18부작의 2부를 설정 소개에 할애한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렇게 강조한 세계관은 독창적이지도, 매력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출생의 비밀로 상징되는 남다른 운명을 지니고 성장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부터가 다시 전형적인 영웅 판타지로 회귀한 서사입니다. 예언 속 영웅 아라문 해슬라의 후예임이 암시된 은섬이 자신의 정체도 모른 채 자라다가 와한족과 탄야를 구하기 위해 ‘자신의 비밀의 근원’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영웅 서사의 전형적 여정을 따라갑니다. 



부친 살해와 부족 파멸이라는 저주의 예언과 출생의 비밀 때문에 오랫동안 타지의 전장터를 떠돌다가 아스달 연맹 최고의 영웅이 돼 귀환하는 타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입니다. 라마가 기존 영웅 신화의 남성 중심적 질서를 반복하는 동안, 여성 주인공 탄야와 태알하는 대부분의 이야기 속에서 수동적인 운명에 갇혀 있다는 점도 진부한 한계입니다. 12회가 지나도록 태알하는 아버지 미홀(조성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탄야는 끝에 가서야 정령의 춤을 통해 자신을 향한 예언의 의미를 깨닫습니다. 

 

 

작가들의 잃어버린 꿈을 찾아서

‘아스달 연대기’에서 유일하게 흥미로운 설정이 있다면 ‘꿈’에 관한 부분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꿈은 모든 사람이 꿀 수 있는 것이 아닌 특별한 존재들만 만날 수 있는 ‘영능’으로 인식됩니다. 뇌안탈 종족과 혼혈인 이그트는 꿈을 꿀 수 있었으나 사람 종족에서는 샤먼에게만 꿈꾸는 능력이 주어졌습니다. ‘인류가 언제부터 꿈을 꾸기 시작했을까?’라는 궁금증을 드라마적 상상력으로 풀어내는 설정입니다. 


생각해보면 이 작품을 쓴 김영현 작가는 늘 꿈의 서사를 펼쳐왔습니다.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최초의 여성 어의라는 꿈을 향해 가는 여인의 성장기 ‘대장금’, 불길한 운명을 거슬러 이상적인 군주로 성장한 한민족 최초의 여왕 이야기 ‘선덕여왕’, 망국의 시간을 끝장내고 새 나라를 꿈꾼 여섯 인물의 건국기 ‘육룡이 나르샤’까지, 모두 꿈을 품은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아스달 연대기’는 이 ‘꿈의 테마’에 대한 시원적 상상력을 보여주는, 최초로 꿈을 꾸기 시작하는 인류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스달에서의 본격적인 권력 투쟁기가 펼쳐지면서 이 흥미로운 주제조차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맙니다. 

 

‘태양의 후예’ 이후 안방 블록버스터의 성공 계보를 이어간 ‘미스터 션샤인’과 ‘킹덤’은 규모가 커진 이야기 안에서도 작가들의 고유한 개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구한말 격변기를 배경으로 한 미스터 션샤인’은 김은숙 작가의 장기인 로맨스를 중심으로, 제국주의적 탐욕에 저항하는 영웅들의 활약,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희망 등 글로벌 시청자가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선보였습니다. ‘킹덤’ 역시 서구적 소재인 좀비와 죽어서도 신분 질서가 유지되는 조선 시대가 충돌하는 설정을 통해 김은희 작가 특유의 장르적 재미와 사회의식을 조화롭게 녹여냈습니다. 두 작품과 ‘아스달 연대기’의 가장 큰 차이는, 전자와 달리 후자에는 작가 특유의 개성이 사라지고 야심만 보인다는 데 있습니다. 한국드라마는 늘 작가의 예술이었습니다. 자본과 규모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시대에도 작가의 창의성이 살아있는 스토리텔링이 작품의 성패를 결정했습니다. ‘아스달 연대기’의 실패는 블록버스터 시대에 넘쳐날 상업 기획물들 사이에서 작품의 완성도를 가르는 본질적인 가치를 새삼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글 김선영 대중문화 평론가 herland@naver.com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정기간행물 "N콘텐츠 12호"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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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이미지 출처 : KBS <같이 살래요> 공식 포스터


 지난 9월 또 한 편의 주말 가족 드라마가 시청률과 내용 측면에서

모두 ‘훈훈하게’ 마감되었다. 36.9%로 자체 시청률을 경신하며 마감한

KBS의 <같이 살래요>가 그것이다.

21세기의 디지털 시대에 수없이 늘어난 미디어 채널과 소셜미디어로

인구 이동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텔레비전 시청자들은 노령화되어가고 지상파 드라마는

케이블 방송뿐만 아니라, 세계의 명품 드라마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제 텔레비전 드라마는 시청률이 20%만 넘어도 성공을 외쳐야 하는 마당에서

이 정도면 대단한 성공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아직까지 가족 드라마는 한국 방송에서 가장 안전한 보루인가?

-

글. 김수정(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



가족 드라마는 전통적으로 주말 저녁 8시라는 황금시간대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이 전통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방송사로서는 위기감을 가질 만하다. 한국 사회에서 이제 1인 가구는 가장 일반적인 가구 형태(27.9%)가 되었고, 결혼율과 출산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보통 3대 정도가 함께 살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대가족 중심의 주말 가족 드라마도 변화를 겪고 있다. 그럼 과연 무엇이 변화했고 시청자들이 가족 드라마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것이 한국 시청자가 갖고 있는 가족의 의미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어떤 프로그램이 인기라면, 그것은 어떤 측면이든 시청자의 어떤 욕망을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 욕망이든 텔레비전 드라마에 거는 오락적 기대이든 말이다.



드라마는 사회의 가치와 욕망을 창의적 구성을 통해 제시하는 장르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족의 기능과 가족 구성원의 역할은 변하고 있지만, 한국 가족 드라마에는 좀처럼 쉽게 변하지 않는 나름의 문법이 있다. 이 문법은 한국 대중이 갖고 있는 가족에 대한 관념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 문법이 무엇이고, 이것이 현실의 변화를 얼마만큼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은 의미 있다. 그렇다면 기존 한국 가족 드라마의 문법 중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한국 가족 드라마의 문법 세 가지를 꼽으라면, ‘핏줄 찾기’, ‘결혼 로맨스’, ‘재벌 등장’이라 할 수 있다(사실 핏줄 찾기를 빼면 ‘사랑과 재벌’은 거의 모든 한국 드라마의 공식 문법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이 문법에서 가족이란 혈통 중심의 관념과 이미지를 강화한다. 핏줄로 이어진 가족 관념을 토대로 이른바 ‘출생의 비밀’ 모티프가 구성되고, 어찌 보면 한국의 많은 가족 드라마는 핏줄 찾기의 서사에 다름 아니었다.


예전부터 50회에 달하는 장편 드라마가 마지막 엔딩에서 출생의 비밀을 밝히고 부모와 자식이 상봉할 때까지 이미 사정을 다 알고 있는 시청자가 끝까지 인내하며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만큼 드라마가 괜찮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는 일단 보기 시작했으니 따라갈 수밖에 없는 것, 다른 미디어도 많지 않고 가족이 함께 볼 오락이 별로 없던 시절 별 수 없이 텔레비전에 생포된 시청자(Captive Audience)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가족 드라마는 비슷비슷한 문법에 으레 그런 것이려니 하고 보던 시절, 즉 한국 방송이 편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적어도 2000년 이후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혼과 재혼이 많아지고,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높아졌으며 국제결혼도 많은 다문화 시대에 아직도 혈통을 가족의 기본으로 삼는 것은 참으로 시대에 뒤떨어져 보인다. 드라마에서 핏줄 찾기를 방해하는 요인은 주로 사랑과 돈이다. 이 세 요소가 함께 얽히고 여기에 악인이 가세해서 모략이 발생하는 문법이다. 사회에서 팍팍한 경쟁을 치르고 돌아온 주말, 집에서조차 가족 드라마를 보면서 온갖 모략과 악역의 감정을 소화해내는 것은 참으로 고역이라 느껴진다. 아무리 가족 가치가 높은 한국 사회라고 해도 이런 식의 가족 드라마는 변화를 수반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 같다.


족 드라마에서 로맨스는 곧 결혼으로 이어져야만 하나? 결혼으로 맺어진 양 가족을 등장시켜야 갈등이 생기고 서사가 전개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이 통하던 시대는 지났다. 사랑이 곧 결혼이라는 문법은 결혼으로 이뤄진 가정만이 올바르고 정상적인 모습이라는 환상을 초래해, 기성세대가 변화하고 있는 젊은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도 한국 가족 드라마에서 결혼은 절대적인 요소이다. <같이 살래요>에도 네 가족이 등장하는데, 결혼으로 맺어지거나 맺어질 커플이 넷이다. 대부분의 가족 드라마에서 결혼을 둘러싼 갈등이 중요한데, 여기서 부모는 자식의 결혼에 이의 제기자나 결사 반대자로 나타난다. 픽션의 무한한 자유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강요하는 이가 없는데 왜 이렇게 가족 드라마의 변화는 느린 것일까? 부모와 자식의 갈등은 결혼 말고는 없는가? 21세기 한국 가족 드라마에서 부모와 자녀는 왜 아직도 독립된 개인들이 아닌가?


마지막 진부한 문법은 재벌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출생의 비밀이 지속되거나, 주인공 남녀의 결혼이 반대에 부딪히는 것은 대부분 빈부 격차와 연관되어 있다. 재벌은 드라마 제작자에 입장에서 참으로 편리한 시청률 수단인 것 같다. 상위 0.1% 사람들의 삶의 모습으로, 집의 인테리어든 옷이든, 평범한 시청자에게 화려한 구경거리를 던져주고, 또 평범하거나 가난한 주인공과 재벌가 자식의 결혼은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적인 판타지를 제공한다. 게다가 재벌이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그리 행복하지도 않고 오히려 도덕적인 결점 투성이라는 식의 설정도 시청자에게 보상심리를 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재벌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이렇듯 개연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에 재벌이 주인공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현실의 어떤 일면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배금주의가 팽배한 현실에서 재벌이 성공의 상징이며 예전이나 지금이나 ‘돈이 아주 많은 자’를 부러워하는 시청자들의 욕망을 반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드라마는 이 사회를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이분법으로 나누고 또 이들의 갈등을 사랑으로 손쉽게 해소시켜 버림으로써, 계층과 사랑을 벗어난 다양한 관계에 대한 사회적 상상의 가능성을 닫아버린다. 이렇듯 좁은 문법 속에서 한국의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가?



첫째로, 부모는 혈연관계 속에서 자식에 대해 무한 책임을 가진 사람처럼 그려지고, 이것이 빈부라는 계층 차이와 맞물려 희한한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표상한다. 그 표상은, 가진 것이 없는 부모는 항상 죄인처럼 다 큰 자식에게 미안해하며, 사회로부터 설움을 당하면서도 자식에게 헌신을 다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자식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지 못해 자식이 하는 일에 개입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표현된다. 이 속에서 시청자들은, 부모의 헌신을 절절한 모성·부성으로 생각하며, 그 자식이 부모에게 갖는 존경과 감동에 공감하며 이를 가족애라 여긴다. 한편, 드라마 속 재벌 부모 또한 자식에 대한 무한 책임은 마찬가지임에도, 자식에게 경제적으로 특별한 혜택을 주었기에 그들의 미래에 대해서도 마치 권리를 지닌 것처럼 등장한다. 이처럼 물질주의와 가족주의의 기묘한 결합을 보여주는 한국 가족 드라마는, 자식이 성년이 되어도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치 진정한 모성· 부성이고, 본능처럼 당연한 것인 양 제시한다. 이 속에서 독립된 인격들의 만남으로서 부모와 성년 자식의 관계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미지 출처 : (좌) KBS <황금빛 내 인생> & (우) KBS <가족끼리 왜이래>


둘째로, 부모가 자식에게 헌신적이거나 화목할수록, 이 가족의 묘사는 전통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흔한 전형성을 보면, 가난한 집에서 엄마는 밖에서 일하고 집에서도 일하며 돌봄 노동을 해야 하고, 아버지는 ‘가장’이라는 무게를 혼자 짊어지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화목한 재벌 가정에서는 유머감각 있는 아버지가 가족을 이끌고, 어머니는 자애롭고 우아하게 품위를 지킨다. 반면 화목하지 않은 재벌 가정에서는, 권위적인 아버지 앞에서 어머니가 전전긍긍하며 집안일을 수습하는 모습이다. 아버지가 대기업 경영자일 때나 예외적으로, 어머니가 전형적인 가사노동과 감정노동에서 벗어나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들 부모의 관심은 온통 자식들뿐이다.



이러한 드라마 문법들도 시대의 변화에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어떤 변화가 우리에게 호응 받을 수 있고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못한 단점은 무엇인지 드라마 <같이 살래요>를 통해 간략히 짚어보자. 드라마 <같이 살래요>는 부인과 사별 후 수제화를 만들며 가게를 운영하는 네 남매의 아버지인 60대 초반의 박효섭(유동근)과, 그의 첫사랑으로서, 이혼 후 남편이 외도로 낳은 아들을 정성껏 키우는 사업가이자 빌딩을 소유한 이미연(장미희)이 재혼을 꿈꾸며 벌어지는 일들을 가족애로 해결해가는 이야기다. 60대 초반 황혼의 로맨스가 주축이 되면서 새로운 가정이 꾸려지는 과정은 사회 변화와 맥을 같이 하면서, 동시에 노년층이 지배적인 KBS 고정 시청자에게도 매력이 될 수 있는 소재라 하겠다. 이처럼 이 드라마는 두 주인공들의 로맨스와 함께 재혼 과정에 불어난 자녀들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가 그 큰 틀이다. 이 드라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이미연과 의붓아들(김권)은 혈연관계는 커녕 남편이 외도해 낳은 자식이지만, 진정한 신뢰와 배려로 부모 자식 간의 사랑을 가꿔가는 관계로 나타난다. 또한 황혼의 재혼을 통해 서로 다른 배경에서 자란 자녀들이 어떻게 화합하며 가족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준다. 즉, 가족은 핏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임을 드라마는 강조한다. 이는 확실히 지금 시대에 적합한, 변화된 가족관이다.


둘째, 이 가족 드라마는 부모와 자식의 틀에서 벗어나, 황혼의 로맨스를 시작으로 부부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여기에는 그 흔한 배반도, 질투도 없지만, 그럼에도 시청자에게 재미를 줄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자식만을 바라보는 기존 가족 드라마 속 부모의 모습을 넘어, <같이 살래요>는 부모 역시 부부이므로 그들만의 사생활과 감정이 있음을 극의 후반부에 갈수록 강조한다. 부부에게 자식이 전부가 아니며, 부부 자신의 행복 역시 따로 가꾸고 돌봐야 하는 것임을 보여준다. 이는 부모와 자식이 독립된 각각의 존재로서 서야 함을 보여준다. 자식을 위한 무한책임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삶을 사는 부모라야 자식에게도 그들만의 인생이 있음을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극은 이런 관계를 악역이나 비비꼬는 오해 없이 코믹하고 즐겁게 보여주었다.


이미지 출처 : KBS <같이 살래요>


여기서 박효섭의 둘째 딸인 박유하(한지혜)가 정은태(이상우)와 함께 봉사의 길을 떠나는 모습 역시 부부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데 의미 있었다. 즉, 결혼이란 단순히 사랑의 결합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함께 공유하고 실현해 가는 것임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성의 선택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행한 일방적인 양보가 아니라, 믿음과 배려에 기초한 주체적 선택으로 묘사했기 때문이다.


이 극에서는 결혼 커플들이 기존의 가장으로서 남성의 능력이나 여성만의 배려, 순종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직장에서든 사회에서는 각각의 배우자가 자기의 역량을 펼칠 수 있도록 상호 배려하는 모습으로 그려져, 좀 더 주체적인 여성상의 재현이 이뤄졌다. 또한 큰 딸(박선하)이 시어머니와의 관계에서 합리적이면서도 타협과 배려를 모색하려는 모습이나, 둘째 딸(박유하)이 아이 있는 이혼녀라는 자신의 처지를 불리하게 여기지 않으며 자기 사랑에 당당한 모습으로 등장해 기존의 답답하고 당하기만 하는 여성상을 상쾌하게 넘어섰다. 이 점이 30대의 시청자들까지 유인하게 된 요소가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같이 살래요>가 한국 드라마의 문법을 완전히 지워버린 것은 아니다. 정은태 누나(김미경)가 자식이 있는 이혼녀와 결혼한다는 이유로, 동생 결혼을 극구 반대하다가, 그 아이가 동생의 친자임을 알고 마치 ‘본능처럼’ 아이에게 끌리게 되는 모습은 여전히 강고한 가족 혈통주의 관념을 당연한 듯 보여준다. 결국 핏줄로 갈등을 해결하는 전개는 아쉽다고 하겠다. 또한 사돈 될 집의 경제력에 따라 자식의 결혼을 반대하는 병원이사장과 시어머니 우아미의 모습은 물질주의와 자식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여전히 부모의 사랑으로 포장하는 구태의연한 드라마 문법을 반복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밖에서는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인 첫째 딸이 집에서는 주로 시어머니와 더불어 가사노동을 책임지는 모습은 여전히 가사노동이 여성들만의 문제가 되어야 하거나, 슈퍼우먼이 되어야만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에서는 기존 드라마에 비하면 그런 부분을 최대한 절제하였다.


이미지 출처 : KBS <같이 살래요>


이 드라마는 루이체 치매(치매의 일종으로, 환시와 파킨슨병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에 걸린 여주인공(장미희)의 문제를 가족이 모두 발 벗고 나서며 함께 뭉치는데서 정점을 이루고 끝이 난다. 고령화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치매에 대해 가족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까지 전달하며 시대가 요구하는 가족의 사랑을 고려한 점이, 36.9%의 시청률에 기여했다고 본다. 이제 시청자들은 주말드라마에서 핏줄을 둘러싼 계략의 연속과 악역을 위한 악역을 보고싶어하지 않으며, 자식의 결혼에 반대하느라 악쓰는 소리도, 이것들을 야기하는 재벌의 권력도 그만 보고 싶어한다. 최근 드라마들은 판타지물과 추리물, 또는 병원이나 법률 드라마로 전문화되고 있다.


가족 드라마가 하나의 장르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리려면, 적어도 핏줄을 넘어선 가족관, 미혼남녀의 결합 외에도 가족을 이루는 수많은 경우들에 마음이 열려있어야 한다. 또한 가족은 ‘부모’의 이름으로 무한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며, ‘사랑’의 이름으로 자식을 소유하는 것도 아님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같이 살래요>가 어떤 심각한 갈등도 없이 너무 예쁘고 훈훈한 사랑 얘기로 점철된 해피엔딩이라서 현실감이 없다는 비판도 가능하다. 이는 좀 더 현실에 맞닿은 가족 드라마가 주는 재미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에 여러 가족의 모습이 있듯이, 다양한 가족의 가치와 모습을 구현하며 우리의 상상력과 재미를 넓혀주는 가족 드라마들 말이다.




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본문을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주 52시간 근로제', 방송사의 현실과 그 대책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10.15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오는 7월부터 시행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300인 이상 기업은 근로시간 52시간을

넘길 수 없다. 특례업종 또한 26개에서 5개로 대폭 축소되면서, 콘텐츠 업계 대부분이

특례에서 제외됐다. 지상파 방송사는 지난 2월 29일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특례업종에서 제외되었고 '주 68시간 근무'도 1년 이후에는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300인 이상 사업장인 KBS, MBC, SBS 3사는 기존의 경영전략, 제작 관행 전체를

바꾸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경호 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을 만나 분야별, 직종별로 다양하고 특수한 상황을 가진

방송사업장과 노동자들이 직면하게 될 문제점들에 대해 들어보았다

-

글. 박현정(편집부)

 

 

 

보도 파트와 예능/드라마 파트에는 온도 차이가 있습니다. 보도 파트의 경우, 신문사에서 먼저 주 52시간 근무를 시행 하게 되었기 때문에 같은 기자 직종으로서 비슷한 패턴으로 업무방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관행으로 인한 불필요한 대기 또는 과도한 새벽 출퇴근이나 상사의 퇴근에 맞추는 등의 문화는 많이 개선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예능/드라마 파트의 경우에는 아직 체감할 수 있는 큰 변화를 시도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현재 KBS는 기존의 업무방식대로 제작을 진행해보고 실제 근로시간이 얼마나 초과되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단계로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방식의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KBS 정규계약직 대상으로만 진행되고 있어 계열사, 외주제작 스태프 등을 포함하면 초과 근무의 범위는 훨씬 넓어질 것입니다.

 


1. 타이트한 제작 환경

 

한정된 제작비와 일정 안에서 편성시간에 맞춰 결과물을 내기 위해서는 기획부터 촬영, 편집, 후반작업까지 여유 있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은 회당 1시간이 훌쩍 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주당 1회 1시간 이상의 방송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모든 단계에서 근로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 다. 제가 알기로, '1박2일' 같은 경우 주당 근무시간이 100시간에 육박합니다. 그런 상태에서 주당 52시간은 고사하고 68시간에라도 맞추고자 한다면 인력을 대폭 확대하거나 방송사 간 협의를 통해 편성시간을 줄인다 거나 하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할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1박2일>촬영장

 

2. 근로시간 측정의 어려움

 

방송 제작 과정은 상황이 다양하고 특수한 경우들도 많아 근로시간의 측정 기준을 세우기가 모호합니다. 만약 지방에서 촬영을 해야 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촬영 현장에 도착해 카메라가 ON-AIR되는 순간이 업무의 시작일까요, 아니면 지역으로 향하는 기차를 타는 순간부터가 업무의 시작일까요? 이 기준은 노동 유형에 따라서도 달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장비가 필요한 조명·카메라 팀과 같은 경우 회사에 가서 장비를 가지고 출발해야 하고, 장비가 필요없는 스태프들은 자택에서 바로 촬영지로 출발할 수 있겠죠.

프리랜서들의 근로시간 측정은 더 어렵습니다. 회차별로 계약금을 산정하고 출장비는 별도 계산하는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노동시간을 측정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시즌에도 방송 관계자들은 살인적 노동을 했습니다. 한달 내내 서너시간씩 쪽잠을 자며 일해야만 하는 스케줄은 주 52시간에 대한 가시적 변화를 체감할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았죠.

 

물론 방송이라는 매체 특성상 불가피하게 일어나는 사건 사고나 대형 이벤트에 대응하는 경우 업무강도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해외 방송사 또한 대형 스포츠 행사가 개최되는 기간에는 업무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정해진 기간 동안 초과 근무를 하고나면 약 2~3일 간의 휴가가 보장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한국의 중계진을 비롯한 제작 스태프들은 국제방송센터(IBC)에서 나오지도 못합니다. 식사도 내부에서 해결하고 관광은 커녕 타국에 가서도 기념사진 한 장 찍지 못하고 돌아오는 안타까운 상황, 그것이 국내 방송 환경의 현실입니다.

 

제작시설 환경 또한 열악합니다. 장르를 막론하고 편집실이 전반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스태프들이 정해진 근로 시간에 노동을 하지 못하고 기다리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편집실 부족, 한없이 늘어지는 대기와 이동 시간과 같은 환경적 열악함이 근로시간 측정의 어려움 뿐 아니라 근로자들의 피로도까지 높이고 있습니다.

 

 출처 : 전국언론노조 SBS본부 노보

 

 

 

방송 관련 노동자들은 각자 처한 환경과 상황이 너무도 다릅니다. 오로지 하나의 기준으로 그 근로성을 판단 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다분해집니다.

 

분야별·직군별로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는 기준을 찾기가 어렵고 다르게 적용하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이는 노사 간 합의뿐만 아니라 노동자 사이에서도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정부의 지침은 ‘노사 간 합의’에 무게가 실려 있으나 사업장의 크기나 노조의 성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다양합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고 힘있는 노조는 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근무시간을 늘릴 수 있겠지만, 노조가 아예 없는 작은 외주제작사와 같은 사업장에는 노측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노동시간 측정이나 근로자성 인정 기준 등은 노사의 합의 의지에 달려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나 고용노동부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방송계 근무자들 중 외주제작스태프, 즉 비정규직 종사자들 중에는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나친 장시간 노동도 문제긴 하지만 업무환경 자체의 개선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사실상 노동시간의 단축은 비정규직 종사자들의 급여와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근무자 본인은더 일해서 급여를 더 받고 싶은데,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이를 실현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죠. 생존의 문제에 직면한 열악한 환경의 노동자에게는 근로기준법 개정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콘텐츠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방송 관련 종사자는 스스로가 본인의 노동시간을 컨트롤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종 특성상 창의성을 요하는 부분이기에 시간 단위, 주 단위로 끊어서 근무하는 방식이 효율적이지도 않고요. 주변의 방송 종사자들에게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의견을 물을 때면, "우리 업무가 그런 시스템으로 가능한가요?"라며 당혹스러워 합니다. 연출자를 포함한 스태프들은 단순히 근로시간을 줄이고 싶은게 아니라 고생한만큼의 보상과 개선된 제작 환경을 보장받고 싶어하죠. 하지만 법적으로 인센티브를 주지 못하게 되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같은 노동조건 안에서 근로시간을 단축하게 되면, 프로그램의 제작 단가를 낮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요구하는 콘텐츠의 질적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프로그램의 제작 단가를 낮추기는 힘든 일이죠. 제작비 절감을 위해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삭감하는 것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고요.

 

그렇다면 근로시간 단축은 곧 과도한 프리랜서의 고용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정규직 노동자의 줄어든 근로시간을 보전하기 위해 외주의 비대화가 계속 된다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점차 줄어들게 되고 정책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방송은 ‘시청자를 위한 서비스’잖아요. 저는 노동조합의 대표이기도 하지만 ‘방송인’으로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원칙은 ‘시청자에 대한 서비스’, 즉 시청자가 볼 권리, 알 권리, 즐길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시청자의 권리 또한 노동자의 삶의 질만큼 소중합니다. 이 두 부분은 겉으로 보기에는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욕구라는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시청자와 마찬가지로 방송인 또한 제작 과정에 있어 콘텐츠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대해 열정이 있으니까요. 쉽지 않은 목표이지만 콘텐츠의 질을 높이면서도 방송관련 종사자들에게 살인적인 노동 강도를 강요하는 현재의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만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측의 선의에 기댈 수 있는 문제가 아닌 제작 환경 자체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어느 하나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현재 이 지점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가 노사 모두의 공통고민입니다.

 

 

 

정부의 기본적인 ‘근로시간 단축’의 목적은 근로시간을 줄임으로써 추가 고용을 창출하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근로시간의 단축에 따라 삭감되는 급여에 대해 어떤 노동자가 적극적으로 동의할까요? ‘급여 삭감 없는 근로 시간 단축’은 불가능한 명제에 가깝습니다. 이러한 모순은 노동자와 노동자, 그리고 노동자와 사용자 간의 합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방송산업이 다시 예외업종에 포함되는 것 또한 영구적인 해결방법은 아닙니다. 노동자의 행복과 콘텐츠의 경쟁력이 병행하려면 제작 환경이 바뀔 수 있는 기준이 생겨야 하죠.

 

이 기준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거대 미디어기업의 시장 독점과 그에 따른 불공정한 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일관된 규제와 진흥정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정부의 정책결정 과정에 방송 산업의 특수성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이미 포화된 국내방송시장에서는 지상파 3사가 노동시간 단축이 유발하는 추가 인력의 수급과 제작비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KBS의 경우도 수신료 인상이나 중간광고 허용 등의 재원마련 방안에 대해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정부에서는 ‘시청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고 판단하고 있어 상황이 더욱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콘텐츠만큼이나 방송 산업에는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와 제작과정의 변수가 존재한다. 이처럼 특수한 사례들을 관통하면서도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대전제'를 도출해내기 위해서는 노사를 넘어 모두가 대화하고 협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용노동부, 방송통신위원회, 사용자, 노동자가 모여 근로 형태 및 제작 환경에 대한 거시적 변화와 구체적 방안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로 근로자와 기업,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종합적 컨트롤타워가 마련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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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꾸준함으로 승부하는 키즈 크리에이터 채널, 마이린 TV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09.03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방 안, 삼각대로 고정시킨 아이폰 앞에서 장난감을 만지며 영상을 촬영하는 한 초등학생.

기획부터 진행, 편집까지 영상 제작의 전 과정에 참여하는 최린 군(12)은 유튜브 채널

‘마이린TV’를 운영하는 베테랑 크리에이터다. 2015년 3월 유튜브(Youtube)에 개설된

마이린TV는 3년 만에 구독자 60만 명을 넘어서며 압도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마이린TV를 공동 운영하고 있는 최린 군의 가족을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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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현정(편집부)

 

 

 

 

마이린TV는 최린 군이 진행자가 되어 정보를 전달하는 채널이다. 아이템은 아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힐리스 운동화, 피젯 스피너부터 남녀노소 좋아하는 슬라임까지 다양하다. 최린 군은 유행 아이템을 선정해 직접 체험 후 리뷰를 하기도 하고, 이색 행사 체험과 유명 유투버 인터뷰까지도 진행한다.

 

Q. 본인 소개를 직접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 채널 마이린TV를 운영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최린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이에요. 다양한 아이템을 저만의 방식으로 리뷰해서 올리고 있어요.


 

Q. 마이린TV 구독자가 벌써 6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그 인기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일단은 꾸준히 활동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2015년에 채널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영상을 찍어 올리고 있거든요. 그리고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를 그 때 그 때 바로 올리니까 더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Q. 끊임없이 아이템을 고민하고 선정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A. 엄마 아빠와 상의해서 정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시청자들 댓글을 먼저 봐요. 시청자들이 원하는 아이템을 댓글로 추천해주시면 그걸 읽고 골라서 반영하죠. 아니면 주변의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해요.

 

 

Q. 콘텐츠 제작 기간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보통 주말에 친구들과 촬영을 하고, 평일에 간단하게 편집해서 올려요. 컷 편집은 저랑 아빠랑 돌아가면서 하고, 자막과 특수효과는 프리랜서 작가분이 해주세요. 가장 중요한 건 제 콘텐츠를 좋아해주는 사람들이에요.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 보고 싶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항상 댓글을 열심히 읽고 소통하죠.

 

 

Q. 시청자들의 반응 중에는 좋은 댓글도 많지만, 간혹 나쁜 말도 있던데 그럴 때는 어떻게 대처하나요?

 

A. 악플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아빠가 악플은 외로운 사람들이 다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유 없는 인신공격이나 욕은 차단하거나 삭제를 해요. 그렇지만 제가 부족하거나 못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 비판은 읽어보고 참고해요.

 

 

Q. 밖에서 알아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친구들이 신기해할 것 같아요.

 

A. 주 시청자인 또래 친구들이 많이 가는 놀이공원이나 워터파크에 가면 아무래도 많은 분들이 알아보세요. 그럴때 학교 친구들이 "우와~" 하고 신기해하죠. 요즘에는 영상을 어떻게 찍는지, 편집은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는 친구들도 있어요.

 

 

Q. 크리에이터 활동을 하면서 뿌듯한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언제나 뿌듯한 건 시청자분들이 선플을 남겨주실 때죠. 영상이 재밌다, 잘 보고 있다, 잘생겼다 등등. 제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때 늘 기분이 좋아요.


 

Q. ‘롤 모델’로 삼고 싶은 크리에이터가 있을 것 같아요.

 

A. 좋은 크리에이터분들이 정말 많지만, 가장 롤 모델로 삼고 싶은 크리에이터는 도티님과 대도서관님이에요. 두분 다 워낙 유명하고 진행을 잘하시는데다가, 인기가 많은데도 겸손하시고 성격도 정말 좋으세요. 특히 대도서관님은 크리에이터 활동에 대해서 제게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Q. 언제까지 마이린TV 활동을 하고 싶나요?


A. 처음 시작할 때는 부모님과 정한 목표인 10년, 고등학교 3학년이 될 때까지라고 했지만 저는 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오래 하고 싶어요. 어른이 되어서도 가능하다면 계속 하고 싶어요.

 

 

Q. 크리에이터 ‘최린’이 이루고 싶은 목표와 이를 위한 계획이 있나요?

 

A.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구독자 100만 명을 달성하고 싶어요. 거창한 계획은 없지만 지금처럼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제가 만들 수 있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는 게 목표에요.

 

 

 

 

마이린TV의 성장에는 최린 군의 크리에이터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든든한 버팀목 ‘엄마 아빠’가 있다. 아버지 최영민(46) 씨와 어머니 이주영(41) 씨는 최린 군의 동영상 촬영과 편집을 함께하며 마이린TV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유튜브를 더 보고 싶은 아이들과 그만 보라고 말리는 부모님의 갈등은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자녀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쪽을 택했다.

 

 


유튜브 채널 개설은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즐겨하던 린이가 양띵님의 ‘감옥탈출’ 영상을 본 후 영상 촬영을 해보고 싶다고 해서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반에는 말없이 장난감을 만지고 노는 걸 찍은 게 전부였어요. 주말에 친구들과 집에서 보드 게임하는 걸 찍고 간단히 편집해서 올리는 정도였죠. 하지만 아이와 같이 구글에서 진행하는 유튜브 키즈데이, 크리에이터 랩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고 거기서 친해진 크리에이터들과 소통하면서 마이린TV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상업적인 목적에 가까운 다양한 키즈 채널이 속속 생겨나면서, 린이가 애정을 갖고 일궈낸 채널이 시류에 묻혀서 잊히지 않도록 제대로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후 좀 더 대중적인 콘텐츠를 서비스하며 마이린TV 채널의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 <마이린TV> 초반 영상 캡쳐


린이가 스탠드에서 혼자 삼각대를 놓고 촬영할 때는 저희가 개입하지 않아요. 다만 일상적 공간에서의 활동이나 상황극은 혼자 진행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빈 구석을 채워주죠. 보통 아빠가 촬영을 하고, 엄마는 스스로 ‘막내 작가’라고 부르며 소품을 챙기거나 보조 출연을 하기도 해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보조출연을 하는 엄마의 인지도도 높아져 스핀오프로 '마이맘TV' 채널도 열었어요.

 

이미지 출처 : 마이린과 마이맘 <마이맘TV>

 

 

마이린TV 영상을 위해 구비한 장비는 아이폰, 조명, 검정색 천 하나에요. 평소에 저희는 아이 교육에 관해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이에요. 그 과정에서 가지게 된 기본 철학은 무엇이든 ‘아이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지원하자’는 것이었죠. 영상 또한 같은 맥락에서 ‘마이린’의 채널이니까, 부모가 언제까지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린이가 나중에 진행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지원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욕심을 내서 좋은 장비를 구매하고 제작비를 들여 화려한 영상을 만들어 낼 수는 있죠. 하지만 그러한 방식이 내일도, 모레도 가능하다는 보장은 없잖아요. 마이린TV의 운영이 나중에 아이가 부모의 도움 없이도 감당할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이 되었으면 합니다.

 

 

 

 

저희는 린이가 특별한 재능으로 마이린TV를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끼’가 있다기 보다는, 자기만의 ‘방식’을 최대한 살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마이린TV는 그 어떤 채널보다도 타 크리에이터들이 많이 출연한 채널인데요. 린이는 이 과정에서 또래의 친구들이 이해하기 쉽고 친숙하게 정보를 소개하는 ‘리포터’의 역할을 꾸준히 해온 거죠. 한 가지 마이린의 재능을 꼽으라면 ‘성실함’ 이라고 생각해요.

 

 

키즈 크리에이터가 가장 우선적으로 습득해야 할 부분은 재능도, 기술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미디어’라는 본질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추후에 배우면 되지만, 미디어의 특성상 예기치 못하게 발생하는 문제나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과 같은 미디어 운영 속에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훨씬 중요하죠.

 

 

그래서 린이에게 가장 먼저 교육시킨 것이 ‘악플’이었어요. 린이 또래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앞으로 디지털 인간관계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살아갈 세대잖아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유연함이 필수적 요소죠. 면대면이 아닌 특정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는 디지털 시대인만큼, 타인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그들의 목적이나 상황을 아이가 먼저 인지해야 합니다.

 

 


지금 해외에서는 ‘학습 행위’ 자체의 주 도구가 유튜브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의 초기 단계가 벌써 한국에서도 시작되었고요. 재능이나 관심이 직업적 수준에 이르지 않아도 창작과 소통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바로 유튜브입니다. 영상을 찍어서 올리는 행위, 그리고 그 영상을 보는 행위 자체가 친숙한 아이들에게는 유튜브가 최고의 플랫폼인거에요. 유튜브라는 공간 안에서 사실은 아이들 모두가 크리에이터인 시대가 온거죠.

 

 

 

모든 산업에는 긍정성과 부정성이 모두 존재합니다. 어떤 부모님은 아이의 유튜브 시청을 무조건 차단하고, 걱정하시기도 하죠. 그런 분들에게 저는 이야기해요. 과거 우리 모두가 ‘미니홈피’를 했듯이, 요즘 아이들은 모두 유튜브를 하거든요.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자 ‘교육자’의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디지털미디어시대 속 소통 행위는 부모가 더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아이의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플랫폼인데, 부모가 그 분야에 대해 모른다고 해서 무조건 차단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법일까요?

 

 

유튜브를 통한 콘텐츠 제작부터 업로드까지 기술적인 면을 모두 학습할 필요는 없지만, 미디어 리터러시의 관점에서 디지털커뮤니케이션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인지를 하고 계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내 아이가 어떤 좋은 영향을 받는지, 또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 알 수 있고, 지도가 가능한거죠. 부모가 아이들이 어떤 것을 보고 즐거워하는지 알면 아이에게 공감하고 친구처럼 감정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기도 합니다.

 

 

최근 키즈 크리에이터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생각보다 부모님들이 준비가 되지 않은 채로 채널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여아 채널의 경우 악플에 어떤 식으로 대처해야할지 몰라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이런 부분도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아이뿐 아니라 시니어 세대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들만이 갖고 있는 경험이나 지식이 디지털을 통해서 자녀 세대 및 이후 세대까지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구를 몰라서 그렇지, 삶의 깊이로 본다면 오히려 그분들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재료가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부동산, 의학, 법학과 같은 지식 정보도 이제 더 이상 전문가만의 영역이 아니잖아요. 이러한 정보들이 영상창작행위로 이루어진다면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도 단단한 토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리에이터의 연령층이 넓어지면 콘텐츠의 다양성도 더 풍요로워지지 않을까요? ‘종이’라는 물성에 있던 정보와 재미가 ‘디지털미디어’로 넘어오고 있잖아요. 물론 아직은 세상의 다양한 정보들 중 1%도 넘어오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그 속도는 점점 가속화 될거라고 믿습니다.

 

 

연령층도, 플랫폼도 다양해지고 있으니까요. 이제는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올리는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입니다.

 

 

 

 

마이린TV 운영은 단순히 스펙을 쌓는 차원이 아니라 교육적인 측면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초반의 마이린TV 영상은 말없이 손으로 장난감만 만지는 것이 전부였어요. 그러나 채널이 확장되고 활동영역이 넓어지면서 아이가 스스로 리더쉽을 발휘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사실 또래들, 특히 남자아이들 사이에서는 키나 덩치 차이로 우위가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린이가 스스로 채널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효능감은 신체적인 조건인 다른 활동에서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희는 얻는 것이 훨씬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크리에이터 활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미래에 대해 천천히 생각할 수 있겠죠.

 

 

지금은 ‘꿈을 꾸는’ 나이지, 직업 관점에서 미래를 선택하는 나이가 아니잖아요. 때문에 크리에이터 활동도 그 자체가 목적이나 목표라기보다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부모가 가진 경험과 배경 이상의 것들을 습득하고,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는 과정인거죠. 그러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고 다방면에서 관심가질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면, 그 이후는 아이의 선택인거죠. 이제는 특정 부분에 대한 재능을 업으로 삼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변화에 맞춰서 견디는 힘은 ‘인간관계’에서 나온다고 생각을 했죠. 린이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무언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짧지 않았던 인터뷰 시간동안 만난 최린 군은 더없이 의젓하면서도 또래 아이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장난기를 가지고 있는 밝은 모습이었다. 크리에이터 활동 중 “힘들어서 쉬고 싶을 때는 없냐”는 질문에 “내 영상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이 있다”는 애정 어린 답변으로 응수한 꼬마 크리에이터. 아이뿐 아니라 최린 군의 부모님 또한 긍정적 영향이 많다고 했다. 영상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배우고, 무엇보다 가족 간의 대화가 매우 많아졌다는 것.

 

세상의 변화에 대한 수용행위를 넘어 ‘창작행위’로 성장하는 가족의 열정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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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막장 코드 벗은 드라마, 세계는 지금 ‘한드’ 시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08.17 17:3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tvN <시그널>

 

 


미국 ABC 방송에서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드라마 (이미지 출처 : 더 굿닥터)

 

‘X파일’과 ‘프렌즈’. 1990년대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을 일으킨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국내 대중들은 이 작품들을 보며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X파일에선 사회의 불가사의한 음모에 UFO, 외계인까지 박진감 넘치게 다뤄진 걸 보며 감탄했다. 프렌즈는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굳이 울며불며 할 필요 없이 유쾌하면서도 재밌게 그려낸 것에 끌렸다. 사람들은 한국 드라마에서 채울 수 없던 갈증을 그렇게 해소하기 시작했다. 


미드로 시작된 외국 작품에 대한 관심은 점차 다른나라로 확대됐다. 2000년대 들어선 독특한 색채의 장르물이 발달한 ‘일드(일본 드라마)’ ‘영드(영국 드라마)’ 마니아들이 양산됐다. 이 같은 움직임에 방송사와 제작사들은 확산되는 외국 드라마들을 수입하기 바빴다. 수출은 어려웠다. ‘겨울연가’ 등 일부 한국 작품이 큰 인기를 얻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실패하고 말았다. 외국사람들이 한국 드라마 고유의 정서를 쉽게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2018년,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한국은 이제 드라마 주요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나아가 한국 드라마는 한류를 이끄는 대표 콘텐츠가 됐다. 한국 작품의 줄거리와 콘셉트 등 포맷을 그대로 판매해 현지제작하는 방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2015년까지 한해 1~2건에 불과했던 드라마 포맷 수출은 지난해 이후 15건 정도로 늘었다. 또 완성작에 더빙이나 자막을 입혀 수출하기도 한다. 중국, 동남아에서만 일어나는 현상도 아니다. 국내 대중들을 흔들었던 미국, 일본, 유럽 등 드라마 본토에 본격 침투하고 있다. ‘미드’ ‘일드’처럼 국내에서 다른 나라의 드라마가 하나의 문화 트렌드가 됐듯 이제 해외에서도 ‘한드’ 열풍이 불기 시작한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달라진 걸까. 과거와 달리 한 미국 ABC 방송에서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드라마 ‘더 굿닥터.’ 국 드라마가 외국 사람들을 사로잡게 된 비결은 뭘까.

 

 



tvN 드라마 ‘기억’의 일본판이 후지TV TWO에서 방영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tvN 기억)

 

최근 한국 드라마는 포맷 수출뿐만 아니라 완성작도다양한 나라에 판매되고 있다.

 (이미지 출처 : OCN 터널)

 

이 변화의 중심에 선 작품들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우선 미국 ABC 방송에서 새로운 기록을 쓰고 있는 ‘굿닥터’가 있다. 2013년 KBS에서 방영된 이 작품을 리메이크한 미국판 ‘굿닥터’는 시즌1의 큰 인기에 힘입어 원작에도 없던 시즌2를 만들기로 했다. 평균 시청률 1.8%로 최근 3년간 방송된 ABC방송 전체 드라마 시청률 가운데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갑동이’와 ‘미생’도 미국 시장에서 리메이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도 다양한 작품이 진출했다. 2016년 ‘미생’이 후지TV에 제작된 것을 시작으로 ‘시그널’이 KTV, ‘기억’이 후지TV TWO에서 잇따라 방영되고 있다. 이밖에 ‘캐리어를 끄는 여자’ ‘또 오해영’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포맷 수출뿐만 아니라 완성작도 다양한 나라에 판매되고 있다. ‘터널’ ‘보이스’ ‘듀얼’ 등이 모두 글로벌 OTT(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를 통해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에 판매됐다.


이 작품들에서 한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한국 드라마만의 성공 공식처럼 여겨졌던 출생의 비밀이나 불륜 같은 ‘막장’ 코드가 없다는 점이다. 가부장적가치관을 적용한 대가족 중심 작품도 없다. 대신 의학드라마부터 추리극 등 다양한 장르물 드라마가 대거포진해 있다. 


한드 열풍의 성공 비결이 여기에 있다. 출생의 비밀과 불륜, 대가족 드라마는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없었다. 누구나 웃을 수 있는 예능 중심의 포맷 수출이 이뤄져 왔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장르물은 국적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 의학 드라마는 전 세계 단골 소재이며, 추리극은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특화돼 온 분야이기도 하다. 


나아가 한국 장르물만의 장점도 인정받고 있다. 드라마 본토 시장에서도 놀라워할 만큼 신선하면서도 촘촘하게 구성돼 있다. 서장호 CJ E&M 글로벌콘텐츠사업국장은 “한국만의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속도감있는 전개, 흡입력 있는 스토리까지 갖췄다는 평가가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의 주요 코드였던 출생의 비밀과 불륜, 대가족 드라마는

외국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반면 의학이나 추리극 등 장르물은 국적을

불문하고 즐길 수 있다. 특히 한국만의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 속도감

있는 전개, 흡입력 있는 스토리가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처럼 장르물이 진화하게 된 이유는 뭘까. 사회적으로는 국내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콘텐츠의 개인화, 파편화 현상과 맞물려 있다. 기존 시청자들의 작품 선택권은 리모콘을 쥔 부모에게 있었다. 가족 드라마 중심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젠 다 같이 모여앉아 가족 드라마를 보는 경우가 흔치 않다. 오히려 어둡고 무겁다는 이유로 안방극장에서 외면당했던 추리물 등 실험적인 작품을 혼자 몰입해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신인 작가들의 등장으로 장르물은 더 많이 나오고 있다. 기성 작가들은 자신들의 경륜을 담아 가족 드라마에 치중하거나 그들이 만들어놓은 출생의 비밀과 같은 코드를 자주 사용했다. 하지만 미드, 일드 등을 꾸준히 접하며 자라온 신인 작가들은 장르물에 보다 몰두하고 있다. 방송사나 제작사도 콘텐츠의 개인화, 파편화 경향을 감안해 과거와 달리 신인 작가들을 적극발굴하고 있다. ‘비밀의 숲’ ‘터널’ 등 지난해 큰 인기를얻었던 장르물 대부분이 신인 작가들의 작품이었다.

 

 



내용뿐만 아니다. 그동안 제작사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성과와 신뢰도도 큰 영향을 미쳤다. 과거 미드, 일드를 수입했던 시절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드라마 포맷을 수출한 현지 제작사들은 한국에서 과연 작품을 다시 어떻게 제작하는지 눈여겨봤다. 많은 나라의 제작사들이 좋은 작품을 수입하고도 현지화에 실패하는 것과 달랐다. 국내 방송계 관계자는 “자신들의 포맷을 구입한 한국 제작사들이 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높은 제작 수준을 확인했고 신뢰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드라마를 가져다 리메이크할 때 쉽게 현지화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까지 마련했다.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기획부터 제작, 편성, 마케팅, 홍보 전략까지 전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포맷 바이블’을 제작것이다. 작품 당 무려 200~500쪽에 달한다. 


그동안 드라마는 예능에 비해 현지화 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려 수출이 어려웠다. 특히 우리와 정서가 많이 다른 미국, 유럽은 대사의 사소한 부분까지 고쳐야 해 더 오래 걸렸다. 이를 그들보다 먼저 경험해 봤던 한국 제작사들은 현지화 때문에 속도가 늦어질까봐 포맷 수입을 꺼리던 문제를 적극 해소하고 나섰다. 배우 오디션 진행 과정, 사전 인터뷰 질문지, 카메라 위치, 조명 등 매우 디테일한 요소까지 바이블에 넣어 준다. 원작자로서 해외 제작사에 직접 가 기본 틀을 잡아주는 ‘플라잉 PD(flying PD)’도 있다. 플라잉 PD는 직접 국내 제작진을 인터뷰해 해외 제작사 측에 도움이될 만한 정보들을 담아 전달하기도 한다.

 

 



tvN의 인기 드라마 ‘시그널’은 일본으로 판권이 수출됐다. (이미지 출처 : tvN 시그널)

 

한드의 높아진 위상은 캐스팅만 봐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방영되는 ‘시그널’과 ‘기억’엔 유명 스타들이 출연한다. 과거 한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엔 잘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캐스팅됐던 것과 상반된다. 일본판 ‘시그널’에서는 영화 ‘너와 100번째 사랑’ 등으로 큰 인기를 얻은 사카구치 겐타로가 배우 이제훈이 맡았던 프로파일러 형사를 연기한다. 김혜수가 연기했던 차수현 형사 역할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 ‘라이어 게임’에 출연한 기치세 미치코, 조진웅의 이재한 형사 캐릭터는 드라마 ‘갈릴레오’에서 열연한 기타무라 가즈키가 맡는다. 일본판 ‘기억’에선 배우 이성민이 맡았던 주인공 변호사 역할로 일본 대표 중견배우이자 드라마 ‘47인의 사무라이’ 등에 나왔던 나카이 기이치가 나온다. 


이 파급력은 앞으로 더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넷플릭스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터널’ ‘보이스’처럼 완성작을 넷플릭스에 판매하게 되면 한 번에 많은 국가에 소개될 수 있다. 넷플릭스가 진출한 190개국 전부에 작품을 판매할 수도 있고, 장르물 수요가 큰 지역만 골라 집중적으로 선보일 수도 있다. 국가별로 하나씩 계약을 맺고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여러 국가를 설정할 수 있어 최근 국내 드라마 관계자들이 많이 선호하고 있다. 


드라마 본토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만 수출이 한정돼 있을 때는 다른 나라에 재판매될 확률이 낮았다. 이들 지역의 콘텐츠에 관심을 두는 글로벌 제작사들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은 드라마 본토에 해당하는 만큼 많은 제작사들이 눈여겨본다. 심지어 남미, 중동과 같은 지역에서도 콘텐츠를 살핀다. 예를 들어 미국판 ‘굿닥터’를 본 중동의 한 드라마 제작사에서 또 판권을 사갈 수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포맷 컨설팅그룹 더포맷피플의 미셸 로드리그 대표는 “재확산이 가능한 시장으로 가는 게 드라마 등 콘텐츠 수출의 핵심”이라며 “이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간다면 보다 많은 국가에 한국 작품이 퍼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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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2018년 한국시트콤 시장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8.08.13 18: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미지 출처 : MBC 거침없이 하이킥

2018년 한국 방송 드라마시장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작품을

쏟아낼 태세다. 그만큼 드라마 방영 시간이 많아졌고, TV 외에도 드라마를

방영하겠다고 나선 플랫폼이 많아졌다. 이런 흐름 속에 시트콤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한때는 매일 저녁 시간 온가족의 웃음을 책임져주거나 심야에

‘성인 코드’를 강화해 찾아오던 그 시트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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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고은(연합뉴스 문화부 기자)



 이미지 출처 : TV조선 너의 등짝에 스매싱


시트콤(Sitcom)은 시추에이션 코믹 드라마(Situation Comedy)의 약자다. 이름에 콘텐츠의 성격이 집약된다. 에피소드 위주의 시추에이션(상황)이 강조되고, 코미디가 두드러진 드라마인 것이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시트콤이라는 단어가 방송가에서 사라졌다. tvN <감자별2013QR3>(2013~2014) 이후로 추정된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TV조선 <너의 등짝에 스매싱>을 통해 오랜만에 시트콤이라는 단어가 부활했다.

 


<너의 등짝에 스매싱>은 전통적인 시트콤의 공식을 따랐다. 우선 제작진부터 ‘시트콤’이라 규정했고, 일주일에 나흘, 월~목 오후 8시 전후 저녁 시간에 30분 분량으로 방송됐다. 스튜디오 세트 녹화를 중심으로 촬영이 진행됐으며 웃음을 강조한 뚜렷한 개성의 캐릭터들과 회별 완결되는 코믹한 에피소드가 이어졌다.

 

 

그간 방송사들은 시트콤과 유사한 양식의 코믹 드라마를 선보이면서도 시트콤이라는 말 대신 ‘예능 드라마’, ‘초미니 드라마’라는 용어를 내세웠다. SBS <초인가족>, KBS2 <프로듀사>, <최고의 한방>, <마음의 소리>, MBC <보그맘> 등이 그러한 예이다. 모두 시트콤이라 불리길 거부했지만, 시트콤과 상당 부분 교집합을 이룬 작품들이었다.

   

이미지 출처 : SBS <초인가족> KBS2 <프로듀사>

   

이미지 출처 : MBC <보그맘> <마음의 소리> <최고의 한방>

 

방송가에서는 시트콤이라고 규정하면 일반 드라마보다 광고 단가가 낮다는 점, 제작진이 코미디보다는 드라마에 방점을 찍기를 원한다는 점 등으로 시트콤이라는 말이 사라졌다고 분석한다. 또 과거 시트콤은 예능국에서 예능 PD들이 만들었던 터라, 드라마국에서 비슷한 형식의 드라마를 만들어도 드라마 PD들이 시트콤이라 불리길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다보니 시청자는 시트콤으로 받아들이는데 제작진은 시트콤이 아니라고 하는 촌극이 발생한다.

  


올해도 4월 현재, 시트콤이 <너의 등짝에 스매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4월 17일 막을 내린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나, 3월 28일 끝난 MBN <연남동 539>도 방송가에서 시트콤으로 분류됐다. 웃음으로 무장한 시추에이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으라차차 와이키키> 제작진은 “시트콤이냐 아니냐가 중요한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모든 작품은 시청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 시청자가 시트콤으로 받아들였으면 시트콤이 맞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다만, <으라차차 와이키키> 스스로 시트콤이라 말하지 않은 데는 스튜디오 녹화 위주로 제작하지 않았고, 웃음 효과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야외에서 ENG 카메라로 촬영했고, JTBC의 미니시리즈 편성 시간에 방송을 했다는 점 등이 기존 시트콤과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미지 출처 :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하지만 <으라차차 와이키키>가 코믹한 캐릭터가 강조된 에피소드 형 드라마이기 때문에 시트콤으로 보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시트콤도 드라마 아니냐. 우리가 시트콤이라 불리길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형식적인 면에서 시트콤과 일반 드라마의 중간지점에 놓인 시트콤형 드라마 정도 지점에 있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이런 흐름에서 볼 때 ‘시트콤인 듯 시트콤 아닌, 시트콤 같은’ 작품은 계속해서 나올 전망이다. 제작진의 작품 분류에 대한 고민에 상관없이 시추에이션 코믹 드라마와 같거나 유사한 형태의 드라마는 중단 없이 만들어져 온 셈이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전통적인 시트콤 제작방식과 형식에 조금씩 변형과 실험을 가한 작품들이 나왔을 뿐이다.

 

 

변화는 필요하다. 그 이유는 <너의 등짝에 스매싱>에서 찾을 수 있다. TV조선이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방송한 <너의 등짝에 스매싱>은 0.4~0.5%의 시청률에 머물다 3월 1일 막을 내렸다.

  

이미지 출처 : SBS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SBS의 <순풍 산부인과>,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 뚫고 하이킥>,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을 통해 국내 시트콤 전성기를 이끌었던 ‘시트콤의 대가’ 김병욱 PD의 신작이라는 이름표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김 PD와 함께 시트콤의 전성기를 구가했던 박영규와 박해미를 중심으로 권오중, 황우슬혜, 이현진, 엄현경 등 유명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지만, 1.333%(닐슨)에서 출발한 시청률은 50부가 방송되는 동안 0.2%대까지 추락하는 등 힘겨운 상황을 이어갔다. 대다수 케이블 프로그램이 시청률 1%를 넘기기 힘들지만, 대대적인 관심 속에 출발한 작품으로서는 굴욕이다.


 

물론, TV조선이라는 채널의 한계도 컸다. 젊은층이 TV를 이탈한 시간대인 평일 오후 8시 편성도 불리했다. 하지만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답습과 반복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김병욱 PD가 예전에 했던 작품의 캐릭터와 구조, 스타일에서 달라진 점이 없었다는 것이다. 여전히 각 캐릭터 플레이에서 오는 재미가 쏠쏠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올드’하게 느껴지는 것을 지울 수 없었다는 평가다. 주요 출연진과 캐릭터가 과거 작품과 겹치는데 새로운 한방이 없었다.

 

이미지 출처 :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


반면, JTBC <으라차차 와이키키>의 화제성은 높았다. 4월 17일 마지막 회 시청률이 2.081%(닐슨)였으니, 케이블채널이라고 해도 좋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젊은층의 구미를 당겼다. 주연을 맡은 김정현, 정인선, 이이경, 고원희, 손승원, 이주우의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이들 청춘 6인방이 펼친 유쾌한 이야기와 코믹 연기는 입소문을 낳았다. 

 

 

후속작 스케줄 문제 탓이기도 했지만 그런 입소문 덕에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인기작이나 할 수 있는 4회 연장을 했고, 20회로 종영하면서는 시즌 2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지금 시대에 맞는 청춘 시트콤의 탄생이라는 평가다.

 


‘사기를 당해 전재산을 날린 후 돈 많은 안사돈 집에 얹혀사는 처량한 가장의 이야기’(<너의 등짝에 스매싱>)는 온가족을 겨냥한 코미디라고 해도 개연성이 떨어지는 반면, 좌충우돌 청춘 남녀(<으라차차 와이키키>)의 코미디는 밤 11시 시청자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자연스럽게 시트콤이 세대교체 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순풍 산부인과>(1998~2000)까지 가지 않더라도, <거침없이 하이킥>(2006~2007)과 <지붕뚫고 하이킥>(2009~2010)으로 각각 24.2%와 27.6%(닐슨)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김병욱 PD식 작법은 이제 한발 뒤로 물러나게 됐다. 반면 <으라차차 와이키키>는 신예들이 만들었다. ‘겨우’ 1~2%의 시청률이지만 케이블채널임을 고려할 때 가능성의 씨앗은 뿌려졌다.



전통적인 의미의 시트콤은 제작진의 노동 강도가 엄청나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좋은 콘텐츠로 각광받았다. 매회 웃음으로 완결을 지어야하는 대본을 일일극처럼 뽑아내는 일은 가히 살인적인 작업이다. 그러나 일단 코믹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자리 잡으면 일반 드라마보다 적은 제작비로 인기를 끌 수 있다는 장점에 방송사들이 한때 시트콤을 앞 다퉈 편성했었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더는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제작진을 혹사해서 일일 시트콤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런 대본을 써낼 작가 풀(Pool)이 적고, 향후 촬영현장에 주 52시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일일 시트콤은 더 이상 가성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MBN <연남동 539>


<연남동 539>를 만든 MBN 김재훈 드라마부 팀장은 “과거와 같은 형태의 시트콤은 '하이킥' 시리즈가 사실상 마지막이 아니었나 싶다”며 “온 가족이 저녁 시간에 둘러앉아 시트콤을 보던 시대도 지나갔고, 웹콘텐츠 등 시트콤을 대체할 다른 콘텐츠들이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시트콤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획과 포맷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한다”며 “어떤 지점에서든 과거의 시트콤과는 다른 새로운 뭔가를 보여줘야할 때”라고 말했다.

 


<초인가족>을 내놓은 SBS 김영섭 드라마본부장도 “‘시트콤은 이래야 한다’는 게 아니라 ‘이런 게 시트콤’이라고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내용과 형식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있지 않으면 시트콤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과거 ‘야동 순재’처럼 발칙하고 독특한 캐릭터, 재미있는 캐릭터로 무장하는 것은 필수이고 거기에 젊은 층을 사로잡을 새로운 포인트를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지 출처 : SBS <초인가족>


시트콤의 묘미는 치고 빠지는 재미, 현실의 실시간 풍자 등에 있다. 개연성 높은 에피소드를 통해 현실감을 높이면서 웃음을 줘야 하는 동시에 과장과 왜곡, 생략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창조한 코믹한 캐릭터가 살아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큰 줄기의 드라마도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공정을 거쳐야 한다. 국내 시트콤의 쇠퇴에는 이러한 시트콤을 요리할 인력이 부족한 점도 컸다.

 


<으라차차 와이키키>를 방송한 JTBC 관계자는 “코미디는 작가나 연출자 입장에서 어려운 장르”라면서 “시트콤이 계속 만들어지던 과거에도 성공한 작품은 사실 그리 많지 않았다. 성공한 시트콤 연출자로 김병욱, 김석윤, 송창의 PD 정도를 꼽을 수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만큼 시트콤은 잘 만들기가 어려운 장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으라차차 와이키키>처럼 코미디를 잘 쓰는 작가와 연출자가 결합할 경우 새로운 시트콤은 언제든 탄생할 수 있다”면서 “그러한 재능은 항상 어디엔가는 있기에 어떻게 찾아내 결합시키느냐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은 그 어느 때보다 신진 작가와 연출진에게 기회가 열린 해다. 여기저기서 새롭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새로운 형태의 시트콤이 탄생할 여건은 마련됐다. 누가 다음 타자가 될 것인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