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나요? 디즈니 <겨울 왕국>이나 <토이스토리> 혹은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애니메이션 개봉 소식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인기 있는 콘텐츠 장르인데요. 상상을 뛰어넘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우리 정서에 맞는 '국산 애니메이션'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산 애니메이션 <언더독>이 프랑스에서 개봉을 앞두며 그 인기를 세계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국산 애니메이션의 매력 그리고 어른들의 마음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이미지 출처 : <신비아파트> ⓒCJENM

 

[레드슈즈 | RedShoes]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모티프로 한 시나리오 <레드슈즈>. 2010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데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뒤바뀐 설정에서 시작된 주인공들의 유쾌한 소동과 성장으로 이 시대의 외모 지상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작품입니다. <레드슈즈>는 제작진의 99%가 한국 아티스트가 참여하였고 국내 기술로 세계 메이저 스튜디오 수준의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연출했는데요. 수려한 외모를 가진 일곱 난쟁이와 입장이 바뀐 백설 공주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신비 아파트 : 고스트볼 X의 탄생 두 번째 이야기]

 

 

 

2018년 11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신비 아파트>는 TV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도깨비 '금비'가 살던 동굴에서 봉인된 귀신들이 현실 세계로 빠져나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금비는 이로 인해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됩니다. 하리와 친구들은 현실 세계로 풀려난 500여 년 전 원혼들과 맞서 싸우며, 금비의 기억을 찾아주기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로 인해 밝혀지는 도깨비들의 슬픈 사연. 우리가 몰랐던 도깨비들의 진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브레드 이발소]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된 서울의 한 고급 베이커리. 빵들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각종 토핑들로 한껏 치장을 하고 진열대에 오릅니다. 한편에는 오븐에 시커멓게 타거나 바닥에 떨어져 머리가 찌그러진 불쌍한 빵도 있습니다. 못난이 빵들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못난이 빵들의 운명은 '브레드 이발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180도 바뀝니다. 천재 이발사 브레드가 기상천외한 헤어스타일로 맛있게 꾸며 주기 때문인데요. 과연 어떤 사연의 못난이 빵들이 이 이발소를 찾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브레드 이발소>에서 이들의 페이스오프(?) 결과를 확인하세요!

 

[미니 특공대 X]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군단에 맞선 히어로의 활약! 놀라운 스피드의 소유자 볼트부터 맥스, 새미, 루시까지. 최강의 전사 미니 특공대는 맹수의 힘 X 파워로 한층 더 강력해집니다. 불행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 제노스를 축으로 에피소드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외계인이 등장하는 작품 <미니 특공대>. 강력해진 악에 맞서기 위해선 더욱 강력해져야 하는데요. 과연 미니 특공대는 외계 군단에 맞서 위기에 처한 지구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언더독]

 

 

어느 날 산속에 버려진 개 '뭉치'가 폐가 마을의 유기견들과 산속의 들개들을 만나며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폐가 마을과 산에서 쫓겨나게 된 유기견 무리들은 셰퍼드 견종인 '개코'의 안내로 사람이 없는 동물들의 낙원을 찾아 험난한 길을 떠나는데요. 이들을 추적하는 사냥꾼의 위협을 따돌리고 물리치며 도착한 곳은 개코가 지뢰 탐지견으로 근무하던 DMZ이었습니다. 마지막 관문인 DMZ 철망을 넘어 그들은 무사히 사람이 없는 땅 비무장지대에 안착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여정이 궁금하다면 <언더독>에서 확인해 주세요!

 

지금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애니메이션 다섯 작품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잘 보셨나요? 본 작품들은 재미와 감동은 물론, 2019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까지 갖추고 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슴속에 잊고 있었던 어른들의 동심과 따뜻한 마음까지 불러일으키는 애니메이션. 집콕하며 재미있게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시간을 20년으로 늘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삶도 바뀌었습니다. 아껴 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 운동이 지나가고, 웰빙이 지난 자리에 가성비와 소확행이 찾아왔습니다. ‘좋은 삶, 건강한 삶’을 지향하던 사람들은 이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것, 그리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소비의 방향을 옮기고 있습니다.

 

"고도성장기, 잔치는 끝났습니다."


한국은 7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무서운 줄 모르고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아주 어렸거나 태어나지 않았던 시기인 당시는 현재 세대에겐 말하자면 전설과 같은 시기입니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역사 속 시대와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고도성장기는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경제 때문에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 있던 마지막 시기였습니다이제 인류는 그런 시기를 지나 저성장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저축으로 내 집 마련’ 이 가능했던 마지막 시기에는 저축과 투자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다가올 찬란한 순간이 오늘이 아닌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청년에게 ‘세계’란, IMF로 기억되는 어린시절과 2008년 금융위기로 기록된 경제 침체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새롭게 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1996년 태생)는 저성장을 피부로 느끼며 성장했고, 양극화를 눈으로 보고 자라났습니다. 모험하지 않는다고 꾸짖는 어른들에게, 모험했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세대로 자라났습니다. 다가올 내일은 불안하고, 가장 빛나는 건 나의 오늘인 세대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지금의 안정을, 미래의 행복 대신 현재의 행복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입니다. 고도성장이라는 잔치가 끝난 곳에서, 당연히 사람들은 현재의 행복을 찾습니다. 미래에는 행복이 없거나, 너무나 불확실하거나, 있더라도 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1인 가구의 증가저출산고용불안 등의 여러 사회적 맥락이 작용하면서 고도성장이라는 잔치가 끝난 후에 미래의 가치가 현재의 가치보다 불확실해지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자리 잡은 셈입니다인터넷 문화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웹툰 역시 이런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발 빠르게 반영했습니다. 2014년부터 연재중인 yami 작가의 <일단 질러질렐루야>는 잔치가 끝난 시대현재의 즐거움과 생활의 편리함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를 반영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

 

 

△ 이미지출처 : 일단질러! 질렐루야Ⓒyami 다음

 

고도성장기에 성공했거나적어도 그들을 보고 함께 성장해온 세대에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야심도 없고도전과 노력을 하지 않는 세대로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고스펙 경쟁을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지독한 무기력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합니다독립을 위한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안정적인 가정과 저축할 수 있는 수입이 필요합니다하지만 10년 넘게 지속된 취업난줄어든 안정적인 일자리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일단 질러! 질렐루야>의 등장인물들은 결코 절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작가가 직접 사용해본 물건을 ‘나리’와 ‘닭둘’이라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을 통해 이야기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무기력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인 만큼, 낙천적인 성격의 나리와 현실적인 성격의 닭둘은 현대 청년을 의미하는 메타포입니다. 엘리트로 성장해 대형 로펌에서 일했지만 좋은 직장을 뛰쳐나와 웹툰 작가로 일하는 닭둘은 경쟁과 착취에 지친 청년을부모의 보호 아래에서 자라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나리는 성장할 기회를 잃어버린 청년을 대변합니다작품은 청년세대의 삶을 종합해서 보여주기보다소비라는 측면에서 행복을 논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키워드 중 하나는 덕질입니다작품 속 캐릭터들에게 덕질은 일상의 일부로 등장합니다그리고 작품의 주제가 되는 아이템은 이런 덕질을 윤택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일상에서 쉽게 소비하는 물건을 소개하기보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아이디어 제품’을 소개하는 질렐루야는 소비 키워드를 모두 잡았습니다. 현대 소비의 키워드 중 하나인 ‘가성비’는 곧 ‘똑똑한 소비’로 치환됩니다. 똑똑한 소비는 다시 ‘남들은 모르는 나의 즐거움’으로 자리잡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적은 재화를 들여 최대의 만족을 얻는 방법 자체가 게임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유튜브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이나 글입니다가격 대비 성능이 얼마나 좋은가또 이런 제품은 어떻게 구매할 수 있는가를 가이드해주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단순히 언박싱’ 혹은 리뷰가 아닌 생활 밀착형 소비를 키워드로 잡습니다이를 통해 작품을 보는 독자들은 작가의 소비를 작품을 통해 관전할 뿐 아니라, ‘꼭 필요하진 않지만있으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닭둘과 나리가 ‘질렐루야!’라고 외치는 장면은 당연히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쾌감을 주는 장면입니다. 여기에 나리와 닭둘의 연애담과 작가 특유의 유머가 더해져 독자는 작품을 단순히 제품 소개가 아닌 ‘만화’로 읽게 됩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등장시키기보다 아예 배제하는 과감한 선택은 ‘저성장 시대의 청년’이라는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겐 공감과 정보, 그리고 재미를 주기 위한 판타지로 바뀌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행복한 삶을 지속하려는 방법으로 소비를 선택한 만큼소비로 인한 죄책감은 최대한 덜어냈습니다.

 

"소비로 확실해지는 행복"

 

어떤 관점에서 <일단 질러! 질렐루야>는 실재하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으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IMF와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개인이 피할 수 없는 재난에 가까운 상황은 상수로 존재하고, 이런 상황에서 회피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청년세대는 이런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세대입니다.



‘플라네타리움’ 에피소드(12화)에서 나리는 닭둘과 가만히 누워 플라네타리움이 만들어내는 우주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평생 집을 못 살지도 몰라철이 덜 들었단 소리를 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가고기타도 사서 쳐 보고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도 보고그런 세계에 더 가까이 가고 싶어.” ‘부동산이라는지금까지 나리를 둘러싼 세계가 공고하게 지켜오던 세계는 이미 우리가 닿을 수 없는 너무 먼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지금 내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면서 살겠다는 선언입니다나리의 이 말은 현재 많은 청년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일단 질러질렐루야>는 에피큐리언적인 낙관에서 오는 찰나의 쾌락을 즐기는 자세도데카당스적인 현실 부정과 전위적인 쾌락도 추구하지 않습니다오로지 현실과 그 현실에서 벌어지는 소비그것으로 개선되는 삶의 질에서 즐거움을 추구합니다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바꿀 수 없는 막막한 현실을 인정하되, 그 현실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 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현실의 무거움이 만들어 놓은 무기력의 자리에 빠져 허우적대기보다 내가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능동적인 사고를 채우는, 말하자면 확실한 행복을 위한 소비, 그리고 소비로 확실해지는 행복을 찾습니다.



‘88만 원 세대’, ‘N포세대’ 같은 이름이 붙여져 낙인찍힌 세대는 사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구시대적 관점에서 보면 무기력하고 포기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청년세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잔치가 끝난 곳에서 삶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며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단 질러질렐루야>는 나리와 닭둘의 삶을 통해 잔치가 끝난 시점에 노동자로 현실에 뛰어든 현재의 청년세대를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생활툰의 진화를 바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기성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이재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네이버 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 왔다>는 어릴 적 애착 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너무 어리지 않았던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의 사정으로 외갓집에서 며칠 밤을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매주 주말이면 찾아뵙던 외갓집은 부모님의 엄격한 교육을 받던 곳과는 달리 어리광을 부리면 맛있는 과자를 두 손 가득 받을 수 있는 일명 무한정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없이 외갓집에서 머무는 밤은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익숙지 않던 잠자리였던 탓에 쉬이 잠들지 못했을 때, 애착 인형인 토끼 토토를 가슴에 감싸 안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랬던 오래전 기억이 있습니다어릴 적에는 귀엽거나 귀가 긴 동물 인형을 토토라고 부를 만큼 애착 인형에 꽤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성인이 된지 한참 된 지금도 토끼 인형만 보면 마음속으로 토토라고 부를 정도이니 말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2017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된 조금은 긴 제목, ‘우리 집에 곰이 이사 왔다’와의 첫 만남은 프롤로그 섬네일(thumbnail)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썸네일 이미지는 핑크색 곰이 물고기를 잡고 있는 이미지인데, 개인적인 취향에 저격당하여 보기 시작했습니다. 인간들의 눈에 보이지 않은 마법의 숲 ‘테바’에서 신장 25cm의 작은 요정 곰의 소개 페이지는 기존의 만화가 아닌 오히려 그림책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2.5 등신의 귀여운 핑크색 곰돌이가 직립보행을 하며 물고기를 잡는데 다행히 대사는 사냥한 생선을 회를 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겠다고 하는 생계형 멘트를 날리는데 유머 코드까지 딱입니다거기다 캐릭터 이름이 내 어릴 적 애착 인형 이름과 비슷한 곰토토랍니다. 요정이면서 직업까지 있는데, 마법의 숲을 지키는 털북숭이 요원인데, 흥이 넘치는 물고기를 꼬기 꼬기 물꼬기~라고 하며 언어유희를 즐기는 풍류를 아는 캐릭터에 한숨에 반해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곰토토의 몸통 컬러는 연한 핑크색을 가졌지만 작은 두 귀와 연결된 머리와 몸통 후면에 원형으로 이어진 부분은 진한 핫핑크 색입니다. 뒷모습만 보면 핫핑크 색 오뚝이가 곰토토 후면에 박혀 있는 듯한 모습인데 복슬복슬한 솜털 같은 꼬리가 있어서 귀여움을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거기다 눈은 가로 눈 일자이며 코는 세로로 짧게 그려져 있는데 다소 심심한 얼굴 보완해 주듯 두 볼에는 연분홍빛 볼 터치가 있습니다. 세상을 전부 초월한 듯한 곰토토의 얼굴을 보면 ‘피식’ 웃음을 유발하는 매력덩입니다.


 

■ 마법의 숲을 지키기 위해 수행 길에 나선 곰토토

 

곰토토 요원의 임무는 마법의 숲을 위협하는 어둠의 숲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인간 세상의 지혜와 문화를 배워오라는 테바국 페하의 명을 받고 인간 세상으로 떠나게 됩니다. 일종의 연수 프로그램을 가게 된 셈이지만 강력한 마법을 쓸 수도 없는지라 그야말로 고행길이 따로 없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잘 집조차도 혼자 구해야 했던 곰토토는 개집에 터전을 잡습니다. 생계는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일당 만 원을 받고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1년이 될 즈음 욕심 많은 개집 주인인 모자는 반려견을 입양하게 되었다며 곰토토를 쫓아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단순히 귀여운 곰 요정의 재미있고 유쾌한 여행기인 줄만 알았는데, 차가운 현실을 녹아 있습니다곰 토토는 복슬복슬한 본인 털에 거품을 내서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마법으로 몸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 온 힘껏 베어 먹은 핫도그를 꼬치에서 올려서 보다 먹기 쉽게 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본인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욕심 많은 일부 고용주에 의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모습은 물론 부동산 계약에 있어서도 임차인 보호를 위한 계약 해지 통보 기간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쫓겨나며, 잘 곳이 없고 추워서 쓰레기 더미에서 노숙하기까지 합니다. 단순히 생활 살아가는 대서 오는 차별뿐만 아니라 이유 없이 곰토토를 괴롭히는 사람들의 모습들도 그려져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곰토토는 집을 홀로 지키고 있는 어린 꼬마 호호군의 집에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인생의 반환점에 접어들게 됩니다.


 

■ 우리는 성장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호호군은 한 부모 가족 자녀입니다. 호호군의 어머니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므로 학교를 다녀온 후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곰토토와 함께 살게 되면서 호호군에게도 변화가 생깁니다곰토토의 아르바이트 경험부터 마법의 숲 친구들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감기가 걸렸을 때 호호군에게 간호를 받으면서 점차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호호군은 곰토토의 털갈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힘들어하는 곰토토를 위로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해 갑니다. 이 둘은 서로 긍정적인 상호 관계를 맺으며 심리적 성장판을 채워가는 따뜻한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는데요어둠의 숲 괴물로부터 마법의 숲을 지키기 위해 12년 동안 어둠의 숲길을 걸으며 걷는 제 2수행길에 있어서 호호군과의 끈끈한 연대가 잘 표현된 부분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식물조차 살지 못한 어둠의 숲길에 호호군의 영혼이 나타나 곰토토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고 외로운 토토에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부분은 호호군의 순수함과 곰토토의 투철한 소명의식이 잘 나타난 부분입니다. 결국, 어둠의 숲을 뚫고 인간 세상에서 상봉한 둘의 모습은 실로 감동적입니다. 호호군은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인이 되었고 곰토토는 험난한 길을 뚫고 와 강력한 요정 파워를 가진 슈퍼 요원으로 거듭나며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운율감 넘치는 대사 구성과 상징적 표현기법으로 매력 만점 캐릭터 탄생

 

이 작품은 요정 곰토토와 8살 소년 호호 군의 눈으로 본 우리의 세상입니다. 이 둘의 대화는 어렵지 않습니다어린이들의 대화처럼 숨이 짧고 긴 문장이 많지 않습니다하지만 그들이 아는 단어로 상황에 대해 풀어서 이야기하며 대화에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자주 등장하여 대화창 자체가 짤막한 운율을 형성합니다. 곰토토는 흥이 넘치는 요정으로도 등장합니다. 좋아하는 복숭아와 함께 온몸을 흔들거리며 춤을 추고 랩 배틀하는 모습이나, 알바로 화장실 청소를 하던 중에도 즉흥곡을 만들어 흥얼거리며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에서 긍정 파워를 얻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또한 곰토토가 인간들에게 상처를 당해 아파하며 흐느끼는 독백에서는 텍스트를 외부 하단에 배치하고 이미지는 줌 아웃으로 곰토토가 왜소하게 보이도록 표현하였는데요. 사회 약자로서 무분별하게 폭행을 당한 곰토토의 외로움과 슬픔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여 쾌활하고 마냥 즐거울 것만 같은 이야기에 굴곡을 주어 캐릭터에 연민이라는 감정을 부여하였습니다.


 

높은 상품성을 지닌 곰토토

 

국내 웹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기존에 영화 및 드라마 외에 유명 브랜드와의 마케팅 제휴까지 다양한 형태로 사업 확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상품화에 있어서 성공한 상품은 많지 않습니다. 인간이 나오는 캐릭터의 경우상품화하는데 있어서 다소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곰토토의 경우상품 제작에 있어서 리스크가 낮은 곰 형상을 하고 있으며까다롭지 않은 체형과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 왔다>는 연재가 완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MD 상품이 출시되어 신촌 현대 백화점을 시작으로 부천신도림명동에서 지방까지 팝업 스토어 형태로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60cm 대형 인형에서부터 털 갈이형 인형과 기본형은 물론 스티치와 스프링 타입 노트와 같은 문구류, 후드를 쓰면 곰 토토로 변할 것 같은 귀를 달고 있는 담요부터 곰토토의 변화무쌍한 표정을 담은 핀배지 그리고 피겨 3종 등 실로 다양한 상품군으로 곰토토 팬덤을 강화시키는 상품으로 무장 하였습니다. 곰토토는 MD 상품뿐만 아니라 곰토토를 육성하는 캐주얼 모바일 게임 출시까지 사업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하지만 소비 타깃이 주로 10대~20대를 겨냥한 상품들이 주류를 이루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호 군과 같은 연령인 어린이 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애니메니션이나 스톱 모션을 통해 곰토토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매체로 거듭나길 기하고 싶은데요. 성인에게도 심적 안정감을 주는 푸근한 곰토토. 웹툰이지만 동화같이 따뜻하고 교훈을 주는 작품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목요일을 목 빼고 기다리던 작품이었습니다. 매 컷을 보며 웃고 울고 기다릴 만큼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작품으로 세상의 수많은 호호군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애착인형 같은 존재이길 바랍니다.

 

성인에게도 심적 안정감을 주는 푸근한 곰토토. 웹툰이지만 동화같이 따뜻하고 교훈을 주는 작품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목요일을 목 빼고 기다리던 작품이었습니다. 매 컷을 보며 웃고 울고 기다릴 만큼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작품으로 세상의 수많은 호호군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애착인형 같은 존재이길 바랍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가작 자유 평론  김하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한국은 커플의 나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이 연애를 하고 있는데요. 삼포세대, N포세대라는 별칭을 가진 2030 세대라 해도 예외는 없습니다. 다른 것들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지 못하는 게 한국의 청년층입니다. 이만큼 한국 사회에는 현재, 연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정직하게 한국의 연애를 그려낸 작품이 있습니다바로 <유미의 세포들>입니다.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30대 직장인 유미’ 가 소개팅을 계기로 남자친구 구웅을 만나 사랑하고 이후 이별을 거쳐새로운 인연인 유바비를 만나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에서 중요한 차별점이 되는 것은 바로 세포들의 존재입니다. 세포들은 ‘유미’의 머릿속에서 ‘유미’의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 존재로서, 그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따라 줄거리가 좌지우지됩니다. 여기서는 유미와 연애상대라는 외적 부분과유미와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내부적 관계를 나누어서 논하기로 합니다.



<유미의 세포들>의 작가 이동건은 작품의 줄거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주인공 유미가 사랑을 하고 권태기를 맞고 헤어져 또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집중해야 할 지점은 주제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입니다. 왜 주제를 권태와 새로운 만남으로 정하였는가? ‘유미’는 왜 권태를 겪고 왜 권태로 인해 헤어지며, 왜 이별 후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가?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유미’의 전 남자친구 ‘구웅’과의 연애사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유미’ 와 ‘구웅’은 소개팅으로 만나 교제하게 됩니다. 그러나 ‘구웅’의 이성 친구인 ‘서새이’가 ‘구웅’ 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유미’와의 관계에 훼방을 놓게 되면서 ‘유미’의 연애는 난항을 겪습니다. 이에 대한 ‘구웅’의 미숙한 대처로 인해 ‘유미’는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되고, 그에 이어 ‘구웅’의 계속되는 우유부단하고 미적지근한 태도로 인해 이별을 결심합니다.



영화 <HER>에서 주인공 ‘사만다’는 그의 연인 ‘테오도어’에게 이별을 고하며 ‘테오도어’를 책에 비유합니다. 인공지능인 ‘사만다’에게 그는 책과 같습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만다’는 ‘테오도어’를 독파해버렸고 이제는 그와 사귀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대에 대해 잘 아는 것이에 수반되는 익숙함그것이 권태의 핵심입니다. ‘구웅은 이러한 이유로 유미에게서 권태를 느꼈습니다. 헌데 연애에 있어 권태라는 것은 매너리즘의 의미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익숙함에 더해 그에 수반되는 불성실한 태도가 연애에 권태기가 찾아오는 주된 이유입니다상대에 대한 익숙함으로 인해 그의 소중함을 망각하는 셈입니다.



권태를 겪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유는 앞서 말한 책의 비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한 책을 다 읽었다고 독서를 그만두어 버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오히려 다른 책에 대한 궁금증이나 갈망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연애 초반에 느낄 수 있는 설렘은 생소함에 기인합니다. 갓 자신의 바운더리 안으로 들어온 사람에 대한 생소함과 거리감이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냅니다이러한 생소함의 전략을 통해 ‘유미’의 마음을 연 것이 바로 ‘유바비’입니다. 그는 ‘구웅’과의 교제 시절부터 ‘유미’의 주변부를 맴돌며 알 듯 모를 듯 ‘유미’에게 친절을 건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유미가 구웅과 헤어지면서 유바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유미와 사귀게 됩니다그는 언뜻 다정해 보이지만 낯설면서 동시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며그것은 유미와 오랜 시간 교제하면서도 지속합니다. ‘구웅’이 익숙함과 권태를 상징한다면, ‘유바비’는 생소함에서 오는 설렘을 나타냅니다(이후 설렘을 의미하는 ‘유바비’는 다른 사람에게 설레게 되어 ‘유미’와 헤어진다). 이렇듯 <유미의 세포들>에서는 연애관계에서 나타나는 만남과 헤어짐의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 모든 연애의 과정을 만든 주역입니다세포들은 유미의 삶 전반을 관장하는 행동대장’ 같은 존재입니다배고픔의 세포 ‘출출이’는 ‘유미’의 식욕을 담당하는, 주요 세포 중 하나이며 ‘유미’가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이성 세포’와 그와는 정 반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감성 세포’ 또한 존재합니다. 인생에 가장 큰 원동력을 관장하는 것은 프라임 세포인데, ‘유미’의 경우 그것은 ‘사랑 세포’입니다. <유미의 세포들이 로맨스 장르인 만큼, ‘유미’ 는 사랑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세포들은 목적대로 프로그래밍이 된 기계들과 같아서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유미를 움직이려 합니다작게는 세수 세포부터 프라임 세포인 사랑 세포까지 유미가 해야 하는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에 있어 자신의 임무를 다합니다세포들은 두 가지 행동 양식을 갖습니다. 어떠한 상황이 닥쳤을 때 몇몇 세포들은 자신의 임무에 따라 ‘유미’를 반응시키려 합니다. 예를 들어 ‘유미’가 노을을 볼 때, ‘감성 세포’는 ‘유미’를 낭만에 젖어 일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한편, 다른 세포들은 ‘유미’가 처한 상황에서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최선 일지를 고민합니다. ‘본심 세포’와 ‘자신감 세포’가 결합한 세포인 ‘신의 한 수’는 유미가 곤란하거나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현명한 결단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세포로, ‘구웅’에게 고마운 마음과 호감을 전하기 위한 방법을 떠올려냅니다. 세포들은 각기 이성의 영역과 감성의 영역을 드나들며 유미의 행동을 결정합니다인과의 관계에서든세포들과의 관계에서든 결국 주체는 주인공인 유미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작품은 유미의 입장에서 인간관계를 바라보며 세포들은 오직 유미를 위해서만 움직입니다따라서 작품은 유미의 행복을 추적하게 됩니다교제 상대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유미’는 꿈속에서 간접적으로 세포들과 만나게 됩니다. ‘구웅’ 과의 연애가 흔들렸을 때, 유미는 본심 게시판에 “웅이는 운명이야”라고 적은 메모가 있는 걸 보고 게시판을 관리하는 세포에게 ‘구웅’이 자신의 남자 주인공 같은 사람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세포는 ‘유미’에게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으며 자신들에게는 ‘유미’만이 주인공이 라고 응수합니다. 또한 ‘유바비’와 이별할 때, 통제력을 잃은 ‘사랑 세포’ 앞에 ‘유미’가 나타나 자신은 연애를 하면 행복해질 것 같았기에 ‘사랑 세포’를 우선시했지만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라며 ‘사랑 세포’를 진정시키고 일반 세포로 되돌려 놓습니다. 이를 통하여 비록 <유미의 세포들>의 장르가 로맨스나 결국 연애는 유미의 행복을 돕는 주변부이지 그의 인생 전부가 연애로 점철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유미의 세포들>은 뛰어난 흡인력을 보입니다. 등장인물이 입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 사실성을 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장점은 타 작품에서도 많이 보이는 특징이나, <유미의 세포들>은 시간의 흐름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돋보입니다보통 캐릭터의 입체성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발휘됩니다싸울 때는 강인하지만 자신의 주변인에게는 다정한 식입니다. 그러나 <유미의 세포들>은 거기에 더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바뀌어 나간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구웅’의 경우 자신이 항상 모든 일에 있어 우선 순위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미’를 만나게 되면서 우선순위는 ‘유미’로 바뀌게 됩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서 ‘구웅’은 다시 ‘유미’에게 냉담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유미’는 ‘구웅’과의 이별을 겪고 일상을 살아가다가 다시 연애를 해야 할 순간이 왔을 때, 높은 관찰력을 습득하게 되며 한층 더 성장합니다. 상황에 따라 시간이 섬세하게 흐르면서 이것이 다시 다른 상황에 영향을 끼치도록 설계하는 것은 고도의 관찰력을 요구합니다이것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때 사용되는 장치가 바로 세포들입니다세포들이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등장인물들이 왜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뒷받침합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역으로 세포들이 ‘유미’만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전지적 유미 시점’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세포들이 주인인 ‘유미’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유미’에게 유리한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세포들과 ‘유미’의 행동은 극중에서 정당성이 부여됩니다. 그러나 ‘유미의 관점 밖에서는 유미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유바비를 먼저 짝사랑하던 유미의 친구 이다’의 사정을 알면서도 유미는 유바비와 사귀기로 결심하고 이다에게 서운한 감정을 품기까지 합니다. 이는 작중에서는 세포들의 관점에서 정당한 일처럼 묘사되지만 다른 시점에서는 전혀 다른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포의 함정’은 작중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로 교묘합니다. 비록 작가가 ‘유미’의 관점에서 스토리를 바라보기를 원하고 있더라도 세포들이 다른 해석의 여지를 막아버리는 장치가 된다면 오히려 스토리의 중심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왜 연애를 할까요왜 유미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까요? 건전하게 자신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은 중요합니다그로 인해 배려와 관찰력, 타인을 포용하는 법을 배우며, 나아가 스스로마저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애가 서사의 중심축이 된다는 점에서 연애중심주의 혐의를 온전히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미의 세포들>은 사랑이 중요한 이유를 위트 있는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이 작품의 의의는 사랑이 밥 먹여주냐?” 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가작 자유 평론 글 손유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사람들은 왜 웃을까."

 

몇몇 철학자들은 이 질문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습니다. 프로이트, 베르그송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철학자들도 ‘웃음’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도대체 웃음은 무엇이며, 사람들은 언제, 왜 웃게 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의 논의를 다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웃음은 사회적인 것이다’라는 주장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웃는다는 건 특정한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러한 웃음의 특성에 관하여 베르그송은 웃음이 한 사회의 습속이나 관념과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사회적 몸짓’이라고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뜬금없이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어떤 개그만화를 읽으며 내가 똑같은 질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만화를 읽은 사람들은 왜 웃는 걸까?” 단지 만화가 재미없어서 이 질문을 떠올렸던 건 아닙니다. 

이 만화를 읽다가 지하철에서 웃음이 터져 민망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만화였지만, 개인적인 호불호와 별개로 이 만화가 웃음을 유발하는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개그 웹툰 <오늘의 순정망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시즌1 완결)

 

△ 이미지 출처 : 오늘의 순정망화Ⓒ손하기 네이버웹툰

 

 

웹툰 <오늘의 순정망화>는 기승전‘병’이라는 ‘병맛물’ 장르 만화의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취하지만, 이전 병맛물과 달리 이를 순정만화에 응용하면서 인기를 끈 만화입니다<오늘의 순정망화>는 만화 속의 만화라는 메타적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만화의 주인공 ‘가야’가 작중에서 연재되는 학원물 로맨스 웹툰 <오늘도 빙글뱅글!>(이하 <빙글뱅글>)을 읽다가 웹툰 속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의 착오로 가야는 서바이벌 장르의 웹툰 속으로 들어가 정글에서 5년간 살게 됩니다. 정글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장르 요정들의 추측을 깨고 가야는 남다른 생존력을 보이며 오래 살아남지만, 모기로 인해 정글에서의 삶을 ‘강제 종료’ 당합니다.이후 가야는 본래 웹툰 신이 의도했던 웹툰 <빙글뱅글>의 세계로 들어옵니다. 

 

강인한 생존력에 야생에서의 기술까지 갖춘 가야는 누구도 건드릴 수 있는 막강한 인물이 되어, 타인으로서는 감히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입니다.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같이 밀실에 갇히는, 그래서 로맨스의 감정선이 생겨나는 상황에서도 가야는 침착하게(?) 천장을 타고 오르거나 벽을 부숴 탈출하고 학교 옥상에서는 텃밭을 일궈 농사를 짓습니다. 문제는 <빙글뱅글> 만화의 장르가 역하렘 순정만화인데에 있습니다. <빙글뱅글>의 남자주인공들은 작품에 난입한 가야를 여성 주인공으로 착각한 듯 모두 한눈에 반해버립니다. 여기에서부터 바로 망한 순정만화, 순정‘망’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가야는 역하렘 로맨스 장르라는 웹툰 본연의 배경에 영향 받지 않겠다는 듯, 그 어떤 로맨스의 위기(?)가 닥쳐오더라도 특유의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옵니다. 재벌 남학생의 부모가 쫓아와 가야에게 돈이 든 흰 봉투를 내미는 장면까지 등장하는데, 그런 사건에서도 가야는 오히려 음흉하게 웃으며 공돈을 두둑이 챙겼다고 기뻐합니다. 

 

말하자면, 가야는 다가오는 로맨스의 계기들을 있는 힘껏 쳐서 장외로 날려버리는 캐릭터입니다흥미로운 건 가야가 로맨스를 격렬하게 회피하는 장면들 자체가 로맨스의 클리셰를 넘어 마치 순정만화가 오랫동안 그려 온 클리셰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또 웃음을 유발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순정‘망’화로 하여금 일반 대중들에게 ‘순정만화’가 어떤 만화로 기억되고 또 수용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작중 웹툰인 <빙글뱅글>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은 학원물 역하렘 순정만화의 대표작 <꽃보다 남자>를 오마주하고 있지만, <오늘의 순정망화>는 독자들에게 있어 단지 <꽃보다 남자>가 아니라 순정만화 장르 전체를 오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집니다.순정만화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종종 소년만화와 달리 순정만화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형용사로도 동원됩니다. 주로 연예계 기사에서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이라는 수식어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때 순정만화는 8등신으로 늘씬하며 조각 같은 외모를 그린 작화의 만화를 뜻합니다.

 

순정만화에서나 볼법한 아름답고 완벽한 외모를 지닌 이들에게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하다”라고 언급되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꼭 순정만화 같다’는 말도 간혹 발견됩니다. 이 어휘는 두 가지 맥락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앞서 든 것과 같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개연성이 떨어지고 우연성이 짙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게 무슨 순정만화니?’와 같은 용례로도 쓰입니다. <오늘의 순정망화>의 경우에는 주로 후자, 즉 순정만화의 스토리텔링은 개연성이 떨어지며 우연성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선입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터넷 서점

 

<오늘의 순정망화>를 바탕으로 이해할 때, 순정만화는 개연성 없이 우연적인 사건에만 의존하며 순정만화의 여성 주인공들은 가야와 정반대로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할 힘이 없고 사건에 늘 수동적으로 휩쓸리는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닙니다. 순정만화의 여성 주인공들은 비단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이라는 말로만 그저 뭉뚱그릴 수 없을 만큼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사랑, 연애를 넘어 오히려 운명과 대담히 맞서 싸우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아르미안의 네 딸들>), 사랑을 위해 자신의 계급을 포기하며 새로운 세상과 맞닥뜨리고(<북해의 별>), 비밀스럽게 간직해 온 오랜 사랑을 위해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낸 여성도 있으며(<설희>), 우연적인 사건을 마주하면서도 특유의 명랑함으로 자기 자신에게 맞게 사건을 재기발랄하게 소화해내는 캐릭터(<궁>) 도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터넷 서점

 

 

물론 <오늘의 순정망화>에 등장하는 로맨스의 클리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우연적인 마주침과 몇몇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들이 순정만화에서 재현된 적도 있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이는 순정만화의 것만은 아닙니다<오늘의 순정망화> 4화에서는 남성 캐릭터 ‘고구려’의 비서가 ‘1364개의 전문서적(인소)와 244개의 영상자료(드라마)를 분석’하여 서민-재벌 간의 로맨스 패턴을 도출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비서가 직접 언급하는 바처럼, 로맨스와 관련된 클리셰들은 2000년대 초반을 휩쓸었던 인터넷 소설(<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과 로맨스 주제의 드라마(<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등) 등에서도 주로 재현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순정망화>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클리셰는 말하자면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이지, 순정만화가 지닌 클리셰라고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그러나 그런 클리셰들이 ‘순정만화’의 것으로 쉽게 용인되고 수용되며 또 희화화되는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문제는 오히려 하나로 포괄할 수 없는 거대한 스펙트럼의 서사들을 모두 ‘순정만화’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게 된 것에 있다고 보입니다. 결코 ‘순정’하지 않았던 순정만화들까지도 순정만화라는 이름 아래 독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나마 순정만화를 보는 독자들의 기대에 맞아떨어진 일부 작품군들 <꽃보다 남자> 등이 더 강력하게 ‘순정만화’로서 독자들에게 각인되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같은 클리셰를 재생산하는 몇몇 작품들을 ‘순정만화’라고 더욱 견고한 관념으로 이해되었을지 모릅니다.물론 이것은 논증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반가웠던 것은, 월간 《기획회의》 7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룬 ‘순정만화 리부트’ 코너에서 코너명 자체가 ‘순정만화’를 적시하고 있음에도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순정만화’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한 칼럼이었습니다. 해당 칼럼에서는 순정만화 대신 시종일관 여성만화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순정만화가 지금껏 얼마나 많은 만화를 ‘순정’ 안에 가두어왔는지를 안다면, 지금 우리가 섣불리 ‘순정만화’라는 이름을 쓸 수 없는 것만은 자명합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오늘날 순정만화가 오로지 예쁘거나 혹은 클리셰 범벅의 로맨스만을 의미하는 현상은 결코 개별 만화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이라면 그 숱한 논쟁과 기나긴 시간 동안에도 순정만화라는 이름을 ‘청산’하지 못한 비평계에 물어야 할 것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기성 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조경숙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2018년 기준, 연간 9억 3천만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한 미국의 코믹스 산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 출판, 유통, 판매되는 코믹스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출판, 유통되는 디지털 코믹스 시장으로 나누어집니다. 코믹스 시장은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되는 종이책 코믹스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코믹스의 독자층도 있어 점유율의 일정 부분(약 10%)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는 디지털 코믹스의 하위 개념으로 보는 웹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미국 최초 디지털로만 출판된 마블의 인피니트 코믹스 (출처: www.nytimes.com)

 

 

디지털 코믹스란 디지털 방식으로 출판 및 유통되는 모든 코믹스를 일컬으며, 일렉트로닉 코믹스, e 코믹스, e-코믹스, ecomics 등 다양한 명칭으로 표현됩니다.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출판되는 모든 종류의 코믹스를 총칭하는 큰 의미로 사용되는데요. 웹툰, 모바일 코믹스, 웹 코믹스를 디지털 코믹스의 하위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중 한국의 웹툰과 가장 유사한 개념 또는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은 웹 코믹스로, 100% 일치하는 의미로 사용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웹툰은 웹 코믹스를 비롯한 디지털 코믹스와 (1)페이지 분절 등과 같은 출판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연속적인 컷이 사용되며 (2)모바일 플랫폼으로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지고 (3)애니메이션 효과 또는 배경음악을 삽입할 수 있어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코믹스에 대해서 알아보고, 주요 코믹스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8년, 미국 코믹스 매출 최고의 해

 

 

미국은 일본의 뒤를 잇는 글로벌 만화산업 2위의 국가로 일본과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전 세계50%를 차지하는 큰 시장입니다. 미국 코믹스 산업에 대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를 수행한 코믹스 전문 웹사이트 코미크론닷컴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코믹스 매출은 10억 9500만 달러로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조사의 수치는 종이 출판과 디지털 다운로드로 인한 매출을 모두 합한 것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북미 지역(미국과 캐나다)에서 기록된 코믹스 판매수입입니다.

 

미국 코믹스 시장은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2012년 판매수입이 반등하며 꾸준히 성장했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약 2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2018년 미국 코믹스 산업의 판매수입을 판매 채널에 따라 분석하면, 코믹스 전문 리테일스토어에서 판매 수입이 총 5억 1천만 달러로 가장 높고, 일반 서점이 4억 6500만 달러로 그 다음이며, 3위가 디지털 다운로드로 1억 달러의 판매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 북미지역 연간 코믹스 매출 추이와 판매 통로별 매출 비율 (출처: www.comichron.com)

 

판매수입의 채널별 점유율은 2014년부터 크게 변동된 부분은 없으나, 코믹스 전문 리테일스토어의 경우 판매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디지털 유통 판매 채널의 경우 큰 변동 없이 일정하게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판매수입의 출판 형태별 점유율은 그래픽노블이 6억 4500만 달러, 종이 출판된 코믹스는 3억 6천만 달러, 디지털 코믹스가 1억 달러 순서로 차지했으며, 디지털 코믹스의 경우 역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 비중에 큰 변동 없이 일정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수치의 분석에서도 알 수 있지만 “디지털 코믹스”는 판매채널(디지털 유통)인 동시에 포맷(디지털출판)으로 인식되는 이중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IP로서 할리우드와 협업하며 승승장구

 

미국 코믹스 산업의 성장과 발달은 할리우드와의 협업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코믹스산업은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다수 보유한 산업으로서 영화 산업방송미디어 산업게임 산업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교류해왔습니다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로 대표되는 그래픽노블 장르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영화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원작 코믹스의 존재를 알렸으며코믹스의 IP 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온라인 통계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9년 사이 약 25년 동안 미국에서 극장 개봉한 영화가 어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Movie Resource) 살펴보았을 때 가장 수익성이 있었던 그룹은 “Based on Comic/Grapic Novel”로 그래픽노블 또는 코믹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수입이 평균 9879 만 달러로 가장 높았습니다.

 

△ 영화 원작에 따른 평균 박스오피스 수입(1995년-2019년) (출처: www.statista.com)

 

이 수치는 2016년까지 집계했던 통계와 비교했을 때 변화를 보였는데요. 2016년까지의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수입(평균 9630 만 달러)을 가진 이야기는 스핀오프”(속편전편 등 존재하는 이야기에서 파생된 시리즈)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까지 약 5년이 지나는 동안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 마블>, <블랙 팬서> 등의 영화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큰 수입을 벌어들이면서 그래픽노블/코믹스가 바탕이 된 영화들의 수입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디즈니 산하의 마블 스튜디오에서 주로 제작하는데, 이 영화들이 1995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적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박스오피스 수입은 184 억 2천만 달러였으며, DC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49억 1천만 달러의 평균 수입을 영화당 기록했습니다코믹스가 원작인 영화들이 평균적으로 벌어들이는 전 세계 수입(극장 수입부가판권 수입머천다이즈 등 IP 를 통한 수입 포함)은 920억 8500만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코믹스 퍼블리셔/플랫폼

 

"코믹솔로지(comiXology)"

 

<폴리곤>이 미국 최대의 디지털 코믹스 소매점이라고 소개하는 코믹솔로지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입니다. 디지털 출판만을 전문으로 하기에 특정 출판 브랜드와 연결된 브랜드 독점형 서비스가 아닌 디지털 포맷의 코믹스를 유통하고 출판하는 망라형 디지털코믹스 플랫폼인데요. DC, 다크호스다이너마이트, IDW, 이미지라이온 포지마블발리언트 등 미국 내 크고 작은 퍼블리셔들이 코믹 솔로지를 통해 코믹스를 디지털 포맷으로 유통하고 있으며각각은 개별 출판브랜드만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는 개별 플랫폼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코믹솔로지는 2007년 온라인 코믹스 팬 커뮤니티로 시작된 웹사이트 기반의 플랫폼으로 코믹스 리스팅, 리테일러툴(코믹스 소매서점을 상대로 제공하는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툴), 코믹스 출판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요.  2013년 9월 기준, 코믹솔로지를 통한 디지털 코믹스 다운로드 수 2억 권을 기록했고 2014년 아마존닷컴에 인수됐습니다. 코믹솔로지는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코믹스 콘텐츠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처럼 전통적인 미국 코믹스 산업의 출판사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물론, 도쿄팝(Tokyopop)처럼 일본의 망가를 번역하여 미국 시장에 유통하는 퍼블리셔들도 진입해있는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입니다. 

 

마블 디지털 코믹스 언리미티드

 

△ Marvel Comic Books (출처 : Marvel - Marvel Comics)

 

마블 디지털 코믹스 언리미티드는 200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마블 코믹스 전용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마블 코믹스가 출판한 거의 모든 코믹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로, 월 정액 9.99달러에 2만 권 이상의 마블 코믹스의 무제한 감상이 가능합니다. 



마블 코믹스는 디지털 독점콘텐츠를 보유하고 출판하는데마블의 디지털 독점콘텐츠를 볼 수 있는 통로는 이 서비스가 유일합니다. 마블 코믹스는 2012년 <Avenging Spider-Man>을 종이로 인쇄해 출판하면서디지털특별판을 만들어 코믹스 단행본의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디지털 독점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것은 디지털 플랫폼도 알리고 디지털 플랫폼 가입자도 늘리는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

 

△ DC 유니버스 홈페이지 (출처: www.dcuniverse.com)

 

DC 코믹스는 디지털 출판에 가장 늦게 참여한 퍼블리셔로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을 통해서 독자적인 DC 코믹스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이 다른 코믹스 퍼블리셔의 플랫폼과 비교해 뛰어난 점은, 믹스뿐 아니라 TV 프로그램영화 등 DC 코믹스가 IP로써 기반이 되어 만들어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DC 코믹스는 독자적인 플랫폼 DC 유니버스를 만들기 이전까지는 미국의 3대 전자책 서점인 아마존킨들애플 아이북스반즈앤노블의 누크를 통해서 DC 코믹스를 디지털 판매했습니다.

 

이미지 디지털 코믹스 스토어, 다크호스 코믹스

 

그 외 기타 코믹스 플랫폼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이미지 코믹스는 미국의 기성 코믹스 퍼블리셔 중에서 최초로 DRM(디지털 권리 관리 기술)없이 디지털 출판을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구매한 콘텐츠에 대해 원하는 형태로 소유하고 소비할권리가 있다고 이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이미지 디지털 코믹스 스토어에서 소비자는 PDF, ePUB, CBR, CBZ 등 자신이 사용하는 전자책 리더, 태블릿 등의 장비에 호환 가능한 파일 포맷을 선택하여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신 시티>의 작가로 유명한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노블을 출판한 다크호스 코믹스는 2011년 PC, iOS, 안드로이드 장비에서 접근하고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디지털 스토어를 런칭했고, 이 스토어는 2천 편 이상의 코믹스의 프리뷰를 무료로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콘텐츠산업동향 2020년 03호를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지옥사원> 인간다운 것은 좋은가?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20. 3. 25.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

 

 

단어에도 좋고 나쁨이 있습니다. 본뜻과 상관없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단어가 있는가 하면 까닭없이 비호감인 단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적’, ‘비인간적’이라는 단어가 그렇습니다. 단어의 본 뜻만 놓고 보면 ‘사람다운 성질’이 있거나 없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만, 본능적으로 인간적인 것은 좋은 것, 비인간적인 것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는 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Humane(인간적인)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으로, Inhumane(비인간적인)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짐승 같다’는 말을 비난의 의미로 쓰는 것도, 아름답다는 뜻의 ‘미(美)’가 붙은 ‘인간미’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렇다면 인간답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것은 왜 좋은 걸까요?네온비, 캐러멜 작가의 <지옥사원>에서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인간답다는 것이 왜 좋은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그리고 이러한 질문은 가장 비인간적인 존재이자 철저한 외부자인 ‘악마를 통하여 제기됩니다.

 

"<지옥사원> 내(內) 악마의 설정"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네온비, 캐러멜 다음

 

불지옥을 배경으로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종교적인 악마에서, 파우스트를 졸졸 따라다니는 다소 미련한 악마에 이르기까지, 악마는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하게 묘사됩니다. 특히 현대에는 <악마와 계약연애>처럼 매력적인 외향을 가진 남자 주인공이나 <데스노트>에서처럼 철저한 방관자의 모습으로 개성 있게 변주되기도 합니다.<지옥사원>의 경우에는 악마의 설정이 다소 이중적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지옥에서의 악마들은 인간과 다른 바 없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지옥 대장 크루페논은 악마가 소멸하면 슬퍼하고, 하급 악마 루테로스는 자신의 우상인 악마 쿼터를 동경합니다. 심지어 상급 악마끼리 서로를 질투하고 견제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반면에 지구에 내려와 인간의 몸속으로 빙의한 악마는 지옥에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인간에 빙의된 악마는 ‘공감능력과 측은지심은 없고오직 욕망만이 남아서 철저히 그 욕망의 달성만을 위해서 행동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인간으로 따지면 반사회적 행동장애를 가진, 소시오패스 같은 존재입니다. 실제로 반사회적 행동 장애 환자의 경우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이는 공감능력의 결여에 기인합니다.

 

예민한 감각을 가진 현견이라는 등장인물이 악마 쿼터가 빙의된 인간을 두고 고순무는 소시오패스야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설정을 뒷받침 해 줍니다. 다소 이중적인 이러한 설정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인간과 악마라는 존재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인류애를 발휘하는 대상이 인간에 국한되어 있듯이 악마로서도 공감이나 측은지심은 악마에게만 발휘되는 성질의 것인 셈입니다악마에게 인간은 양계장의 닭과 같은 존재이므로 측은지심을 가질 까닭이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악마는 불행 구슬(작품에서 악마가 사용하는 연료이자 식량)을 얻기 위해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인간이 달걀을 수거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간과 악마의 비교 분석을 통한 인간다움의 고찰"

 

<지옥사원>은 이렇게 인간과 상이한 존재인 악마 ‘쿼터 고순무라는 인간의 몸에 빙의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쿼터에게 빙의를 당한 인간은 행동이나 사고방식에서 보통의 인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외향은 인간과 다르지 않지만실체는 악마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인간다움에 관한 고찰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있는데악마인 쿼터에게는 없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쿼터에게는 무엇이 없기에 보통의 인간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 41화, Ⓒ네온비, 캐러멜 다음

 

무엇이라 꼭 집어 말할 수는 없는 그 차이의 실체가 ‘인간성이며쿼터는 그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의 인간과 다른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인간성의 결여가 ‘도덕성’의 부재로 표현됩니다. 본인의 욕망을 위해서 다른 인간이 저축해 놓은 돈을 허락 없이 쓴다든지, 트럭에 치여 죽은 모녀를 보며, 희생자가 본인이 아닌 것에 안도하는 식입니다. 게다가 인간을 경제적 능력에 따라 높은 등급과 낮은 등급으로 구분한다든지 하는, 인간이 했다면 뭇매를 맞았을 말도 스스럼없이 합니다.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간단한 수준의 도덕성도 학습되지 않은 전형적인 소시오패스의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간단한 수준의 도덕성은 작품이 중반부로 가면서 악마도 충분히 흉내 낼 수 있게 됩니다. 그 이후 악마는 도덕성보다 좀 더 고차원적인 ‘예의’를 학습합니다. 예의는 특정 공동체에 따라서 특이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도덕보다 복잡합니다.인간과 구별되는 악마의 특성이 ‘도덕성과 예의의 결핍이라는 점은 인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도덕성과 예의가 인간다움 그 자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간다움의 한 측면을 대변한다고는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지옥에서 온 소크라테스"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 45화, Ⓒ네온비, 캐러멜 다음

 

그렇다면 <지옥사원>에서 쿼터는 도덕과 예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학습했을까요? 놀랍게도 악마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이용하여 주변인에게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죽음을 애도해야 하는지’, ‘그것이 단순한 감정 낭비 이상의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원래 그런 것이라면 선량한 인간의 죽음을 이용하는 악인들은 왜 존재하는지’, ‘인간이라고 다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닌데 어째서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는 것이 인간적인지‘ 등 쿼터는 연이은 의문을 제기하며 인간다움의 본질을 파고듭니다.쿼터의 질문을 받은 인간은 그럴듯한 논리를 들어 설명하려 노력하지만결국 모든 대답의 끝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그리고 ‘응당’ 그래야 한다는 대답뿐입니다소크라테스가 그랬듯이대답하는 사람을 아포리아(Aporia: 막다른 골목)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것은 과연 좋은 것인가?"

인간답다는 것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주체가 비인간적인 존재이자 철저한 외부자인 ‘악마’라는 점도 흥미롭지만더 흥미로운 점은 인간다움에 대한 악마의 결론입니다인간답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독자에게 쿼터의 결론은 다소 충격적입니다

“인간답다는 것은, 개인을 사회에서 도태시키는 ‘약점’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결론이 쉬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높은 등급’의 사람과 ‘낮은 등급’의 사람이 명료하게 구분되는 회사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쿼터의 말에 따르면 회사란 평범한 인간들에게 악마 같은 능력을 원하는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를 창립한 '정진저' 회장 자체가 악마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 82화, Ⓒ네온비, 캐러멜 다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결론이 회사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인간적인 모습은 회사 밖에서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모습은 고순무에게 빙의한 쿼터가, 애인인 송아리의 부모님에게 결혼 허락을 받는 자리에서 잘 나타납니다. 인간다운 고순무가 못 미덥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던 송아리의 부모님은, 쿼터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결혼을 승낙합니다. 인간다움은 이 사회에서 손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인간다운 고순무의 귀환을 바라는 사람은 애인인 송아리뿐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쿼터의 말이 맞는지도 모  막연히 좋은 뜻으로 쓰였던 인간다움보다는, 잘 갖춰진 무기가 되는 비인간성이 현대 사회에서 더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간다움이
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

 

그런데도 네온비, 캐러멜 작가는 이 지구상에 인간다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그래서인지 시즌 1의 막바지에 가장 인간적인 '고순무'의 영혼은 가장 비인간적인 골드그룹 회장 '김중규'의 몸으로 들어갔습니다인간적인 것이 좋은 것이라면서 왜 비인간적일수록 높은 등급이 되기 쉬운지에 대한 질문에는 여전히 대답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송아리가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이 아직 굴러가는 이유는 '인간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즌 2에서는 인간다운 고순무에 의해서 더 좋게 바뀔 골드그룹을 기대해 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조아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 이미지 출처 :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네이버 영화

 

좀비 콘텐츠로 최초의 대중적 성공을 거둔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9) 이후 반세기가 훌쩍 넘었습니다. 그 사이 좀비물은 좀비를 단순히 ‘산 자’와 ‘죽은 자’로 구분하는 공포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세계관과 장르로 진화해왔습니다. 범람하는 좀비물 홍수 속에서 또 하나의 물방울이 된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이 앞 무서 나온 수많은 좀비물과 다른 차별점이 있을지 의심부터 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좀비딸>은 우리가 좀비물에 대해 ‘이미 너무 잘 안다’는 익숙함 이면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그것을 즐기는 새로운 관점을 낳습니다.

 

위선의 틈을 침투하다

 

△ 이미지 출처 : <진격의 거인>, 애니플러스 공식 페이지 ⓒHajime Isayama

 

<좀비딸>은 주인공 ‘이정환’이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 사태로부터 멀쩡히 살아남은 인류 사회 속에서 좀비가 된 딸 ‘이수아’를 몰래 키운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가장 흔한 좀비 영화 포맷은 좀비들이 창궐한 바깥 세상의 공격을 스스로 차단하고 고립된 주요 인물들이 하나둘 죽게 되는 형태였습니다안전한 ‘안’과 위험한 ‘밖’으로 구분한 이 같은 공간적 이분법은 위협의 존재가 좀비가 아닌 경우(대표작으로 소설 <안개>(1980), 만화 <진격의 거인>(2009))에도 마찬가지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좀비딸>의 공간적 특성은 좀비라는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세상으로부터 좀비를 보호하는 장소로 재정립됩니다. 정환이 좀비를 보호하려는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가 바로 자신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좀비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세상을 지키겠다는 대의가 아닌거꾸로 좀비를 박멸하려는 세상으로부터 좀비가 된 딸 수아를 죽이지 않고 지키겠다는 이기적인 선택이 주인공의 명분이 된다는 점부터 <좀비딸>은 다소 이상합니다그리고 솔직합니다.



많은 좀비물이 알면서도 핵심 서사에서 배제하는 중요한 사실은좀비가 변화 직전까지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자애인이고친구였다는 과거’입니좀비물에 등장하는 대다수 인물은 좀비로 변해버린 이의 죽음을 일찍 받아들이면 들일수록 생존 가능성이 커집니다. 좀비의 생사나 과거에 얽매인 캐릭터는 주변 인물로서 줄거리에서 조기 퇴장하게 되거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기 마련입니다. 이와 같은 설정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자연히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켜낸 주인공에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들은 좀비로 상징화된 타자에 대한 위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합니다나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 전 인류를 지킨다는 명분입니다.



하지만 <좀비딸>에서 독자의 관점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과 그의 가족이 좀비 바이러스의 희생자로서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위협 대상이자 제거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와 주변의 위험을 무릅써서라도자기 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정환의 굳은 의지는 마치 세상의 안전을 위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만이 정답인 양 묘사하는 클리셰의 위선을 비판합니다.

 

윤리의 틈을 침투하다


<좀비딸>의 전개가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앞서 강풀의 웹툰 <당신의 모든 순간>(2010)은 그동안 다른 작품들이 대놓고 다루지 않았던 좀비로 변해버린 사람과 변하지 않은 사람 간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동시에 생산성이 거세된 좀비 사태 이후의 일상을 다룸으로써 좀비로부터의 생존 밖의 생존 문제도 함께 건드렸습니다모래 인간의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2012)는 고민의 여지를 좀 더 확장했습니다.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의 개발 이후에도 치료대상자와 치료받지 못할 대상자로 좀비들을 구분했고좀비로 변했지만 치료대상이 되지 못한 주변인을 사람으로서 죽게 할 것인지좀비로서 몰래 살아남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그렸습니다. <좀비딸>의 고민 역시 존재에 대한 것에서 출발해 그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로 나아갑니다.

 

△ 이미지 출처 : <웜 바디스 Warm Bodies>(2013), 네이버 영화

 

좀비의 개념과 형태는 그것의 탄생 이래 다양하게 변화됐습니다. 초기에는 영화 장르에서 다양한 분화를 보였습니다. 오래전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영화 속 좀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물리적으로 신선한 좀비 형태와 움직임은 영화 <28일 후>(28 Days Later)나 <월드워 Z>(World War Z)와 같은 작품에서, 주제 측면에서는 <웜 바디스>(Warm Bodies) 등의 작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말하자면 과거 영화의 전통 좀비는 지능이 낮고 인간과 공존할 수 없는 근대적인 좀비이고요즘 작품의 좀비는 더 나은 지능을 갖추고인간과 공존할 수도 있는 21세기형 좀비입니다후자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유동적으로 존재합니다일종의 유체로서의 좀비는 바우만(Zygmunt Bauman)의 말마 따다 액체화된 후기 근대 사회나 사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선의 틈을 파고들어 살아남은 <좀비딸속 수아의 모습은 근대 좀비와 분명히 다릅니다오히려 먹고자 하는 욕구에 충실한 전통 좀비에 가깝습니다다른 점이 있다면, 무조건 ‘식육’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살고자 하는 ‘본능’을 갖춘 야생 짐승과 비슷하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내 선택으로 누군가를 죽고 살리는 차원을 넘어서, 해당 존재를 다시금 규정하고 그에 대한 마땅한 행동 양식을 다시금 고민하게 하는 본작의 긴 여정은 좀비물 세계관의 윤리관 자체를 다시금 고민하게 합니다. ‘그들은 더는 사람이 아니(7화)’라는 대통령의 선언과 실제로 가족이 아니라는 확증은 이 작품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수아를 살리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평범하게 키우려는 정환의 선택을 무조건 무모하고 잘못된 것으로 여겼던 독자들은 도리어 그와 같은 노력에 따라 점차 변화하는 수아의 모습을 보며 혼란을 느낍니다.

 

진지함의 틈을 침투하다

 

작품 설정을 현실로 고스란히 옮긴다면 정환이 윤리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좀비딸>은 개그와 일상이라는 장르 및 소재 비틀기를 통해 무거운 세계관과 철학적인 주제를 우회하고 시종일관 희극의 색채를 유지합니다24시간 지속하는 생존 위협으로 인해 일상이 제거된 다른 좀비물과 달리 본작은 오로지 평범한 하루를 영위하려는 노력과 현실 밀착형 소재가 스토리의 핵심을 이룹니다. 굵직한 위기의 순간들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이는 도리어 매번 싱거운 결말을 맞이하고, 절대 심각한 수준까지 치닫지 않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좀비딸Ⓒ이윤창, 네이버웹툰

 

국가 재앙 수준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아는 성인 남성인 아버지나 다른 인물들에게 손쉽게 제압되거나, 작은 체구의 할머니 ‘김밤순’, 고양이 ‘애용이’도 힘으로 이기지 못합니다. 드물게 결정적인 위기가 발생해도 우연한 행운이 뒤따르거나 수아가 의외성을 보임으로써 사건이 해결됩니다도입부 이후 좀비의 피 튀기는 인간 살육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좀비 장르에는 이미 많은 개그물이 존재합니다이들은 대체로 좀비화된 세계를 희화함으로써 좀비에 의한 희생과 거꾸로 좀비를 사냥하는 행위를 웃음거리로 만듭니다. 이는 좀비 개그물 특유의 문학적 허용이지만, 일부 비 장르 팬에게는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잔인한 유머이기도 할 터. <좀비딸>은 다행히 설정상 수아가 작품 내 유일한 좀비로서 더는 유혈 낭자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습니다. 내 딸이 세상에 하나 남은 마지막 좀비라면?’이라는 작품을 대표하는 대외적 슬로건은 비극성을 강화하는 극적 도구가 아닌 도리어 세계관의 위험성을 완화하는 안전장치입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다른 작품의 노골적인 패러디 장면도 작품의 무게감을 낮추는 데 한몫합니다. 정환의 친구 ‘동배’에게 공격을 가하는 13화 속 좀비 감염자와 그의 강아지는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지우’와 ‘피카츄’를 패러디한 것이며, 16화의 동배 회상 속 수의사는 MCU 영화에 종종 카메오로 등장했던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전 명예회장 스탠 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이장이 무기로 쓰는 골프채 ‘3번 아이언’은 영화 <빈집>(2004)에서 사용된 폭력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 텍스트를 적극적으로 차용해 변용을 가하는 서사극 기법은 독자의 몰입을 방해해 이 작품이 외적으로 약점이 될 수 있는 윤리 차원의 고민으로부터 한 걸음 벗어나고 있습니다.

 

일상의 틈을 침투하다

 

장르물은 장르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기에 용이하고 그 문법과 미학이 뚜렷해 설정이나 내러티브 구성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명확한 장르성 탓에 누구나 가볍게 소비하기는 힘들다는 단점도 있습니다이는 인터넷만 된다면 스마트폰 및 각종 미디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는 웹툰 자체의 속성과 대치됩니다. <좀비딸>은 좀비물의 익숙하고도 특수한 속성을 비틀어 장르 팬의 관심을 사로잡는 초 장르성을 띠고 있습니다동시에 그 이야기를 집학교농촌 등 평범한 배경 속 무겁지 않은 일상에 녹여내는 장르적 일탈을 선보이기도 합니다이를 통해 작품의 독자층은 비 장르 팬의 범주까지 확장되며, 좀비 이야기의 범주는 일상의 틈까지 침투하게 됩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기성 부문 가작 자유 평론  정병욱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분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은 단순 팬심을 넘어 나만의 개성과 관심사를 드러내고, 우리의 일상에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매년 큰 사람을 받으면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캐릭터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28%나 상승한 3억 8117만 달러 규모의 수출액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지난시간에 이어 캐릭터 이용자 실태 중 캐릭터 구매 현황 등에 대해 알아볼텐데요. 캐릭터 상품 소비자들은  1년 간 어떤 상품군을 가장 많이 구매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캐릭터 상품 구매 횟수, '식품/음료/의약품' 군 가장 높아

 

△캐릭터 상품군별 연간 구매 횟수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캐릭터 상품군별 연간 구매 횟수는 `식품/음료/의약품'이 6.4회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문구/팬시(4.3)', `도서/음반(3.9)', `출산/유아동 용품(3.9)', `인형로봇 등 완구(3.3)', `키덜트/하비제품(3.2)', `게임/오락 용품(3.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 이어 `식품/음료/의약품' 구매 횟수가 가장 높았는데요.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연간 구매 횟수가 증가한 가운데, 특히 `출산/유아동 용품(+0.8회)', `식품/음료/의약품(+0.5회)', `게임/오락 용품(+0.5회)', `미용/뷰티 용품(+0.5회)'에서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캐릭터 상품 구매 고려사항, 캐릭터 호감 51.6%

 

△캐릭터 상품 구매 시 고려사항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캐릭터 상품 구매 시 고려사항(1+2순위 기준)으로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51.6%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캐릭터 디자인(외모)(46.4%)', `상품의 품질(29.3%)', `캐릭터 인지도/인기(27.8%)'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 '3~4세(59.2%)'. '5~9세(62.1%)'에서 '캐릭터에 대한 호감'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요. '10세 미만'에서는 정서적 요인인 호감이 높은 반면, '10세 이상'에서는 인지적 요인인 외모나 품질, 인기 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캐릭터 상품 구매 목적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추가로 캐릭터 상품 구매 목적을 알아보았는데요. 주된 목적으로는 `본인 소유' 73.0%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자녀 선물용(27.4%)', `가족 외 타인 선물용(18.2%)', `자녀 이외 가족(형제자매/부모) 선물용(14.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이와 반대로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격이 비싸서' 30.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낭비라고 생각해서(27.7%)', `관심이 없어서(16.1%)',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어서(13.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전년 대비 `가격이 비싸서'라는 응답은 4.5%p 증가한 반면, `낭비라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은 5.6%p 감소하였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 10명 중 7명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율은 74.6%로 나타났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율은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대비 0.8%p 증가하였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주 이용 상황은 '메신저 이용 시'가 73.6%로 가장 높았습니다. '메신저 이용 시' 모바일 캐릭터 상품을 주로 이용한다는 답변은 매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1년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빈도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또, 최근 1년간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빈도는 `거의 매일'이 22.8%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일주일에 3~4(20.9%)', `일주일에 1~2(14.5%)', `2~3개월에 한 번(14.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주일에 1번 이상 이용(구매)하는 빈도는 58.2%로 전년 대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월평균 결제 비용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그렇다면 이들이 모바일 캐릭터 상품 구매를 위해 얼마정도 소비하는지 알아볼까요? 모바일 캐릭터 상품 월평균 결제 비용은 `1천원~3천원 미만' 응답 비율이 39.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500원 미만(22.8%)', `3천원 이상(19.6%)', `500원~1천원 미만(18.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500~1천원 미만결제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3천원 이상결제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연령별로는 '15세-19세(23.4%)'에서 '3천원 이상' 결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구매 이유? `귀엽고 예뻐서'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이유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그렇다면 사람들은 모바일 캐릭터 상품을 왜 구매하는 것일까요?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이유(1+2순위 기준)로는 `귀엽고 예뻐서'가 57.3%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재밌어서(40.9%)', `친근해서(33.0%)', `나의 상황을 반영해서(32.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전년도에 이어 `귀엽고 예뻐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대한민국 캐릭터 이용자 실태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일상 속에 녹아있어 우리와 떼어낼 수 없는게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요. 귀엽고 예쁘지만, 나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 대한민국 캐릭터에 대한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손해로서의 임신과 출산

작은 서비스 하나를 이용하려 해도 이용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제공하는 개인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여러 곳에 정보를 제공할수록 클릭해야 하는 동의 버튼도 늘어납니다. 죽 늘어선 동의 버튼을 습관적으로 클릭하다 보니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이용약관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한 번도 없습니다. 온갖 종류의 개인 정보를, 그것도 휴대폰 번호 같은 고유 식별번호까지 제공하면서 그 정보를 어디에서 어떻게 쓰는지 한 번도 자세히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손해를 위해서 긴 약관을 읽는 것은 경제적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동의 버튼을 클릭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크지만, 그에 비하여 감내해야 하는 손해는 작다고 생각합니다. 즉, 동의 버튼을 클릭함으로써 방대한 서비스를 이용(이익) 할 수 있는 반면에,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기껏해야 스팸 전화 빈도가 늘어날(손해) 뿐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입니다.문제는 무심코 클릭한 동의 버튼이 예상보다 큰 손해로 돌아왔을 때 생깁니다. 뒤늦게 이용약관을 읽어보지만 있을법한 손해를 사전에 경고하는 문구는 여지없이 기재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사전에 이용약관을 숙지한다고 해서 모든 손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충분히 숙고한 후 내리는 판단이 후회가 덜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껏 우리는 이렇게  ‘동의 버튼을 누르듯이’ 아기를 낳아왔는지도 모릅니다. 아기가 주는 기쁨(이익)은 크지만 임신 기간 동안 감내해야 하는 것(손해)은 막연히 감수할만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손해의 기간이 10개월로 유한하다는 이유로 외면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쇼쇼 작가의 <아기 낳는 만화>는 이렇듯 평가절하 되었던 임신 및 출산 기간, 즉 ‘손해’ 부분에 집중합니다. 작품 초입에 나왔듯이, 임신에 대하여 아는 것이라고는 ‘대박적으로 대단’하다는 것 밖에 모르는 독자들에게, 이용약관을 적나라하게 풀이해 주며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어떠한 손해까지 감당해야 비로소 이익을 누릴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몰입감 있는 약관의 해석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아기낳는 만화>

 

특히 그 풀이가 철저하게 쇼쇼 작가의 경험에 의존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작가가 직접 겪었던 경험담을 풀어내는 방식은낯선 이의 경험을 나의 지인이 겪었던 경험으로 변모시킵니다. 나와는 상관이 없었던 타인의 사건을, 내 인생의 경계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셈입니다. 물론 작가의 경험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정보의 완결성이나 보편성은 다소 감소합니다. 임신 중 겪을 수 있는 질환들이 각양각색이지만 쇼쇼 작가가 겪어보지 않은 질환은 아무리 있을 법한 것이라도 작품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지인이 겪은 일이므로 사건의 농도는 더 짙습니다. 다시 말해, 쇼쇼 작가처럼 가진통으로 입원하는 것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내 지인이 겪은 일이므로 나도 임신 중 입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게 되는 셈입니다.작품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몰입감을 높입니다. 이 작품은 정보를 병렬식으로 나열하여 제공하기보다는 임신 전 경험에서 출발하여 임신 초기-중기-말기-출산 그리고 출산 후 산후조리원 경험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 주는 구성 방식을 취합니다결과적으로 독자는 마치 임신한 지인의 소식을 듣는 것과 같은 몰입을 하게 됩니다. 작품 초입에 이미 무사히 아기를 출산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말미로 갈수록 쇼쇼 작가의 무탈한 출산을 기원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순차적 구성에 기인합니다. 이렇듯 <아기 낳는 만화>는 작가의 경험에만 집중하여 이용 약관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합니다잠재적 위험성을 빠짐없이 설명하기보다는독자가 이용약관에 몰입하도록 함으로써 임신과 출산이 가진 손해의 측면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으로서의 산모

 

다시 동의 버튼의 경우로 돌아가볼까요. 이제 이용약관에 나와 있는 위험성은 충분히 숙지했습니다. 서비스의 이용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서 어떠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지도 알았습니다. 여기서 더욱더 근본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애당초 왜 나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려 하는걸까요?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개인’ 정보임에 주목해 본다면, 나라는 개인의 정보에 경제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이 결정하는 소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며마케팅에 개인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비라는 행위가 행복 추구를 위함이라고 가정한다면, 소비’ 의 단위가 개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은 행복의 단위가 개인으로 바뀌고 있다고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즉 국가나 가족 같은 ‘우리’의 행복보다는,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쪽으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어느 쪽의 행복 총량이 큰지에 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행복 추구의 단위가 개인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추세가 되었습니다근로자는 이제 회사의 행복을 위하여 노동하지 않으며, 며느리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더는 인내하지 않습니다다. 공동체의 행복보다 개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쪽으로의 전환은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아기 낳는 만화>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행복이 우선시되었던 때에는 덮어놓고 감수하는 것으로 치부되었던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산모라는 개인은 적잖이 손해를 본다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줍니다개인의 행복을 위해 이익과 손해를 정확하게 저울질을 할 수 있도록 산모가 감내해야 하는 손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손해를 마땅히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아기 낳는 만화>는 산모라는 개인이 받는 크고 작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제기합니다일례로 산모의 배를 함부로 만지는 행위에 관한 부분을 들 수 있습니다다른 이의 배를 함부로 만지는 무례한 행위가, 유독 산모에게는 참작된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산모의 개인적 측면을 무시해 왔다는 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불편하지만 불쾌하지 않도록

 

△ 영상 출처 : EBS '아기낳는만화' 작가 쇼쇼의 진짜 임신 이야기

 

이러한 측면은 공동체의 행복을 우선하는 전통적 가치관을 가진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공동체의 행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저출산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기 낳는 만화>가 연재될 당시에는 비출산을 장려하는 만화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 이러한 독자들에게는 산모라는 개인 측면의 손해를 어필하는 것이 이기적으로 비칠 뿐입니다. 이러한 불편을 그나마 경감시키는 것은 이 만화의 작화입니다.

 

<아기 낳는 만화>에서는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인물이 동물로 표현됩니다산모에게 무례를 범하는 사람들도그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산모도 전부 동물 캐릭터로 표현함으로써 특정 연령대나 성별로 비난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더불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면 다소 불쾌했을 수도 있는 여러 질환도 단순화하여 표현되었습니다. 작화로 모든 비판을 면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작화로 인하여 또 다른 갈등이 생기는 점은 미연에 방지한 셈입니다.

 

진(gene)과 밈(meme)의 대결

사실, <아기 낳는 만화>는 유전자와 ’(문화 유전자: meme)의 충돌에 의한 산물이라는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리처드 도킨슨은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와 밈의 개념을 대비한 바 있는데, 생식의 과정을 통하여 유전자가 전파되듯이, 사회적 모방의 과정을 거쳐 ‘밈’이라는 일종의 문화 유전자가 전파된다는 개념입니다. 출산은 가장 익숙한 유전자 전파의 과정이며개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트렌드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밈입니다특히 수억 년간 이어온 유전자 전파의 욕구를 고작 몇십 년 된 밈에 의지한 이용 약관으로 딴지를 걸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이제 이용약관은 다 읽었습니다.약관에 명시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동의 버튼을 클릭할 것인지는 독자의 몫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부문 우수상 지정 평론  조아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