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웃을까."

 

몇몇 철학자들은 이 질문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습니다. 프로이트, 베르그송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철학자들도 ‘웃음’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도대체 웃음은 무엇이며, 사람들은 언제, 왜 웃게 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의 논의를 다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웃음은 사회적인 것이다’라는 주장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웃는다는 건 특정한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러한 웃음의 특성에 관하여 베르그송은 웃음이 한 사회의 습속이나 관념과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사회적 몸짓’이라고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뜬금없이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어떤 개그만화를 읽으며 내가 똑같은 질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만화를 읽은 사람들은 왜 웃는 걸까?” 단지 만화가 재미없어서 이 질문을 떠올렸던 건 아닙니다. 

이 만화를 읽다가 지하철에서 웃음이 터져 민망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만화였지만, 개인적인 호불호와 별개로 이 만화가 웃음을 유발하는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개그 웹툰 <오늘의 순정망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시즌1 완결)

 

△ 이미지 출처 : 오늘의 순정망화Ⓒ손하기 네이버웹툰

 

 

웹툰 <오늘의 순정망화>는 기승전‘병’이라는 ‘병맛물’ 장르 만화의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취하지만, 이전 병맛물과 달리 이를 순정만화에 응용하면서 인기를 끈 만화입니다<오늘의 순정망화>는 만화 속의 만화라는 메타적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만화의 주인공 ‘가야’가 작중에서 연재되는 학원물 로맨스 웹툰 <오늘도 빙글뱅글!>(이하 <빙글뱅글>)을 읽다가 웹툰 속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의 착오로 가야는 서바이벌 장르의 웹툰 속으로 들어가 정글에서 5년간 살게 됩니다. 정글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장르 요정들의 추측을 깨고 가야는 남다른 생존력을 보이며 오래 살아남지만, 모기로 인해 정글에서의 삶을 ‘강제 종료’ 당합니다.이후 가야는 본래 웹툰 신이 의도했던 웹툰 <빙글뱅글>의 세계로 들어옵니다. 

 

강인한 생존력에 야생에서의 기술까지 갖춘 가야는 누구도 건드릴 수 있는 막강한 인물이 되어, 타인으로서는 감히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입니다.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같이 밀실에 갇히는, 그래서 로맨스의 감정선이 생겨나는 상황에서도 가야는 침착하게(?) 천장을 타고 오르거나 벽을 부숴 탈출하고 학교 옥상에서는 텃밭을 일궈 농사를 짓습니다. 문제는 <빙글뱅글> 만화의 장르가 역하렘 순정만화인데에 있습니다. <빙글뱅글>의 남자주인공들은 작품에 난입한 가야를 여성 주인공으로 착각한 듯 모두 한눈에 반해버립니다. 여기에서부터 바로 망한 순정만화, 순정‘망’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가야는 역하렘 로맨스 장르라는 웹툰 본연의 배경에 영향 받지 않겠다는 듯, 그 어떤 로맨스의 위기(?)가 닥쳐오더라도 특유의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옵니다. 재벌 남학생의 부모가 쫓아와 가야에게 돈이 든 흰 봉투를 내미는 장면까지 등장하는데, 그런 사건에서도 가야는 오히려 음흉하게 웃으며 공돈을 두둑이 챙겼다고 기뻐합니다. 

 

말하자면, 가야는 다가오는 로맨스의 계기들을 있는 힘껏 쳐서 장외로 날려버리는 캐릭터입니다흥미로운 건 가야가 로맨스를 격렬하게 회피하는 장면들 자체가 로맨스의 클리셰를 넘어 마치 순정만화가 오랫동안 그려 온 클리셰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또 웃음을 유발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순정‘망’화로 하여금 일반 대중들에게 ‘순정만화’가 어떤 만화로 기억되고 또 수용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작중 웹툰인 <빙글뱅글>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은 학원물 역하렘 순정만화의 대표작 <꽃보다 남자>를 오마주하고 있지만, <오늘의 순정망화>는 독자들에게 있어 단지 <꽃보다 남자>가 아니라 순정만화 장르 전체를 오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집니다.순정만화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종종 소년만화와 달리 순정만화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형용사로도 동원됩니다. 주로 연예계 기사에서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이라는 수식어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때 순정만화는 8등신으로 늘씬하며 조각 같은 외모를 그린 작화의 만화를 뜻합니다.

 

순정만화에서나 볼법한 아름답고 완벽한 외모를 지닌 이들에게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하다”라고 언급되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꼭 순정만화 같다’는 말도 간혹 발견됩니다. 이 어휘는 두 가지 맥락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앞서 든 것과 같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개연성이 떨어지고 우연성이 짙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게 무슨 순정만화니?’와 같은 용례로도 쓰입니다. <오늘의 순정망화>의 경우에는 주로 후자, 즉 순정만화의 스토리텔링은 개연성이 떨어지며 우연성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선입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터넷 서점

 

<오늘의 순정망화>를 바탕으로 이해할 때, 순정만화는 개연성 없이 우연적인 사건에만 의존하며 순정만화의 여성 주인공들은 가야와 정반대로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할 힘이 없고 사건에 늘 수동적으로 휩쓸리는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닙니다. 순정만화의 여성 주인공들은 비단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이라는 말로만 그저 뭉뚱그릴 수 없을 만큼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사랑, 연애를 넘어 오히려 운명과 대담히 맞서 싸우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아르미안의 네 딸들>), 사랑을 위해 자신의 계급을 포기하며 새로운 세상과 맞닥뜨리고(<북해의 별>), 비밀스럽게 간직해 온 오랜 사랑을 위해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낸 여성도 있으며(<설희>), 우연적인 사건을 마주하면서도 특유의 명랑함으로 자기 자신에게 맞게 사건을 재기발랄하게 소화해내는 캐릭터(<궁>) 도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터넷 서점

 

 

물론 <오늘의 순정망화>에 등장하는 로맨스의 클리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우연적인 마주침과 몇몇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들이 순정만화에서 재현된 적도 있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이는 순정만화의 것만은 아닙니다<오늘의 순정망화> 4화에서는 남성 캐릭터 ‘고구려’의 비서가 ‘1364개의 전문서적(인소)와 244개의 영상자료(드라마)를 분석’하여 서민-재벌 간의 로맨스 패턴을 도출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비서가 직접 언급하는 바처럼, 로맨스와 관련된 클리셰들은 2000년대 초반을 휩쓸었던 인터넷 소설(<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과 로맨스 주제의 드라마(<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등) 등에서도 주로 재현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순정망화>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클리셰는 말하자면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이지, 순정만화가 지닌 클리셰라고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그러나 그런 클리셰들이 ‘순정만화’의 것으로 쉽게 용인되고 수용되며 또 희화화되는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문제는 오히려 하나로 포괄할 수 없는 거대한 스펙트럼의 서사들을 모두 ‘순정만화’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게 된 것에 있다고 보입니다. 결코 ‘순정’하지 않았던 순정만화들까지도 순정만화라는 이름 아래 독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나마 순정만화를 보는 독자들의 기대에 맞아떨어진 일부 작품군들 <꽃보다 남자> 등이 더 강력하게 ‘순정만화’로서 독자들에게 각인되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같은 클리셰를 재생산하는 몇몇 작품들을 ‘순정만화’라고 더욱 견고한 관념으로 이해되었을지 모릅니다.물론 이것은 논증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반가웠던 것은, 월간 《기획회의》 7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룬 ‘순정만화 리부트’ 코너에서 코너명 자체가 ‘순정만화’를 적시하고 있음에도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순정만화’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한 칼럼이었습니다. 해당 칼럼에서는 순정만화 대신 시종일관 여성만화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순정만화가 지금껏 얼마나 많은 만화를 ‘순정’ 안에 가두어왔는지를 안다면, 지금 우리가 섣불리 ‘순정만화’라는 이름을 쓸 수 없는 것만은 자명합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오늘날 순정만화가 오로지 예쁘거나 혹은 클리셰 범벅의 로맨스만을 의미하는 현상은 결코 개별 만화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이라면 그 숱한 논쟁과 기나긴 시간 동안에도 순정만화라는 이름을 ‘청산’하지 못한 비평계에 물어야 할 것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기성 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조경숙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2018년 기준, 연간 9억 3천만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한 미국의 코믹스 산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 출판, 유통, 판매되는 코믹스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출판, 유통되는 디지털 코믹스 시장으로 나누어집니다. 코믹스 시장은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되는 종이책 코믹스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코믹스의 독자층도 있어 점유율의 일정 부분(약 10%)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는 디지털 코믹스의 하위 개념으로 보는 웹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미국 최초 디지털로만 출판된 마블의 인피니트 코믹스 (출처: www.nytimes.com)

 

 

디지털 코믹스란 디지털 방식으로 출판 및 유통되는 모든 코믹스를 일컬으며, 일렉트로닉 코믹스, e 코믹스, e-코믹스, ecomics 등 다양한 명칭으로 표현됩니다.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출판되는 모든 종류의 코믹스를 총칭하는 큰 의미로 사용되는데요. 웹툰, 모바일 코믹스, 웹 코믹스를 디지털 코믹스의 하위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중 한국의 웹툰과 가장 유사한 개념 또는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은 웹 코믹스로, 100% 일치하는 의미로 사용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웹툰은 웹 코믹스를 비롯한 디지털 코믹스와 (1)페이지 분절 등과 같은 출판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연속적인 컷이 사용되며 (2)모바일 플랫폼으로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지고 (3)애니메이션 효과 또는 배경음악을 삽입할 수 있어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코믹스에 대해서 알아보고, 주요 코믹스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8년, 미국 코믹스 매출 최고의 해

 

 

미국은 일본의 뒤를 잇는 글로벌 만화산업 2위의 국가로 일본과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전 세계50%를 차지하는 큰 시장입니다. 미국 코믹스 산업에 대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를 수행한 코믹스 전문 웹사이트 코미크론닷컴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코믹스 매출은 10억 9500만 달러로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조사의 수치는 종이 출판과 디지털 다운로드로 인한 매출을 모두 합한 것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북미 지역(미국과 캐나다)에서 기록된 코믹스 판매수입입니다.

 

미국 코믹스 시장은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2012년 판매수입이 반등하며 꾸준히 성장했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약 2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2018년 미국 코믹스 산업의 판매수입을 판매 채널에 따라 분석하면, 코믹스 전문 리테일스토어에서 판매 수입이 총 5억 1천만 달러로 가장 높고, 일반 서점이 4억 6500만 달러로 그 다음이며, 3위가 디지털 다운로드로 1억 달러의 판매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 북미지역 연간 코믹스 매출 추이와 판매 통로별 매출 비율 (출처: www.comichron.com)

 

판매수입의 채널별 점유율은 2014년부터 크게 변동된 부분은 없으나, 코믹스 전문 리테일스토어의 경우 판매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디지털 유통 판매 채널의 경우 큰 변동 없이 일정하게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판매수입의 출판 형태별 점유율은 그래픽노블이 6억 4500만 달러, 종이 출판된 코믹스는 3억 6천만 달러, 디지털 코믹스가 1억 달러 순서로 차지했으며, 디지털 코믹스의 경우 역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 비중에 큰 변동 없이 일정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수치의 분석에서도 알 수 있지만 “디지털 코믹스”는 판매채널(디지털 유통)인 동시에 포맷(디지털출판)으로 인식되는 이중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IP로서 할리우드와 협업하며 승승장구

 

미국 코믹스 산업의 성장과 발달은 할리우드와의 협업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코믹스산업은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다수 보유한 산업으로서 영화 산업방송미디어 산업게임 산업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교류해왔습니다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로 대표되는 그래픽노블 장르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영화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원작 코믹스의 존재를 알렸으며코믹스의 IP 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온라인 통계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9년 사이 약 25년 동안 미국에서 극장 개봉한 영화가 어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Movie Resource) 살펴보았을 때 가장 수익성이 있었던 그룹은 “Based on Comic/Grapic Novel”로 그래픽노블 또는 코믹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수입이 평균 9879 만 달러로 가장 높았습니다.

 

△ 영화 원작에 따른 평균 박스오피스 수입(1995년-2019년) (출처: www.statista.com)

 

이 수치는 2016년까지 집계했던 통계와 비교했을 때 변화를 보였는데요. 2016년까지의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수입(평균 9630 만 달러)을 가진 이야기는 스핀오프”(속편전편 등 존재하는 이야기에서 파생된 시리즈)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까지 약 5년이 지나는 동안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 마블>, <블랙 팬서> 등의 영화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큰 수입을 벌어들이면서 그래픽노블/코믹스가 바탕이 된 영화들의 수입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디즈니 산하의 마블 스튜디오에서 주로 제작하는데, 이 영화들이 1995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적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박스오피스 수입은 184 억 2천만 달러였으며, DC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49억 1천만 달러의 평균 수입을 영화당 기록했습니다코믹스가 원작인 영화들이 평균적으로 벌어들이는 전 세계 수입(극장 수입부가판권 수입머천다이즈 등 IP 를 통한 수입 포함)은 920억 8500만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코믹스 퍼블리셔/플랫폼

 

"코믹솔로지(comiXology)"

 

<폴리곤>이 미국 최대의 디지털 코믹스 소매점이라고 소개하는 코믹솔로지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입니다. 디지털 출판만을 전문으로 하기에 특정 출판 브랜드와 연결된 브랜드 독점형 서비스가 아닌 디지털 포맷의 코믹스를 유통하고 출판하는 망라형 디지털코믹스 플랫폼인데요. DC, 다크호스다이너마이트, IDW, 이미지라이온 포지마블발리언트 등 미국 내 크고 작은 퍼블리셔들이 코믹 솔로지를 통해 코믹스를 디지털 포맷으로 유통하고 있으며각각은 개별 출판브랜드만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는 개별 플랫폼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코믹솔로지는 2007년 온라인 코믹스 팬 커뮤니티로 시작된 웹사이트 기반의 플랫폼으로 코믹스 리스팅, 리테일러툴(코믹스 소매서점을 상대로 제공하는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툴), 코믹스 출판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요.  2013년 9월 기준, 코믹솔로지를 통한 디지털 코믹스 다운로드 수 2억 권을 기록했고 2014년 아마존닷컴에 인수됐습니다. 코믹솔로지는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코믹스 콘텐츠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처럼 전통적인 미국 코믹스 산업의 출판사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물론, 도쿄팝(Tokyopop)처럼 일본의 망가를 번역하여 미국 시장에 유통하는 퍼블리셔들도 진입해있는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입니다. 

 

마블 디지털 코믹스 언리미티드

 

△ Marvel Comic Books (출처 : Marvel - Marvel Comics)

 

마블 디지털 코믹스 언리미티드는 200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마블 코믹스 전용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마블 코믹스가 출판한 거의 모든 코믹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로, 월 정액 9.99달러에 2만 권 이상의 마블 코믹스의 무제한 감상이 가능합니다. 



마블 코믹스는 디지털 독점콘텐츠를 보유하고 출판하는데마블의 디지털 독점콘텐츠를 볼 수 있는 통로는 이 서비스가 유일합니다. 마블 코믹스는 2012년 <Avenging Spider-Man>을 종이로 인쇄해 출판하면서디지털특별판을 만들어 코믹스 단행본의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디지털 독점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것은 디지털 플랫폼도 알리고 디지털 플랫폼 가입자도 늘리는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

 

△ DC 유니버스 홈페이지 (출처: www.dcuniverse.com)

 

DC 코믹스는 디지털 출판에 가장 늦게 참여한 퍼블리셔로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을 통해서 독자적인 DC 코믹스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이 다른 코믹스 퍼블리셔의 플랫폼과 비교해 뛰어난 점은, 믹스뿐 아니라 TV 프로그램영화 등 DC 코믹스가 IP로써 기반이 되어 만들어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DC 코믹스는 독자적인 플랫폼 DC 유니버스를 만들기 이전까지는 미국의 3대 전자책 서점인 아마존킨들애플 아이북스반즈앤노블의 누크를 통해서 DC 코믹스를 디지털 판매했습니다.

 

이미지 디지털 코믹스 스토어, 다크호스 코믹스

 

그 외 기타 코믹스 플랫폼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이미지 코믹스는 미국의 기성 코믹스 퍼블리셔 중에서 최초로 DRM(디지털 권리 관리 기술)없이 디지털 출판을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구매한 콘텐츠에 대해 원하는 형태로 소유하고 소비할권리가 있다고 이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이미지 디지털 코믹스 스토어에서 소비자는 PDF, ePUB, CBR, CBZ 등 자신이 사용하는 전자책 리더, 태블릿 등의 장비에 호환 가능한 파일 포맷을 선택하여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신 시티>의 작가로 유명한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노블을 출판한 다크호스 코믹스는 2011년 PC, iOS, 안드로이드 장비에서 접근하고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디지털 스토어를 런칭했고, 이 스토어는 2천 편 이상의 코믹스의 프리뷰를 무료로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콘텐츠산업동향 2020년 03호를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지옥사원> 인간다운 것은 좋은가?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20. 3. 25.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인간적인 것과 비인간적인 것"

 

 

단어에도 좋고 나쁨이 있습니다. 본뜻과 상관없이 좋은 이미지를 가진 단어가 있는가 하면 까닭없이 비호감인 단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간적’, ‘비인간적’이라는 단어가 그렇습니다. 단어의 본 뜻만 놓고 보면 ‘사람다운 성질’이 있거나 없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만, 본능적으로 인간적인 것은 좋은 것, 비인간적인 것은 나쁜 것으로 인식되고는 합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Humane(인간적인)이라는 단어는 긍정적으로, Inhumane(비인간적인)이라는 단어는 부정적으로 인식됩니다. ‘짐승 같다’는 말을 비난의 의미로 쓰는 것도, 아름답다는 뜻의 ‘미(美)’가 붙은 ‘인간미’라는 단어가 존재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렇다면 인간답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그리고 그것은 왜 좋은 걸까요?네온비, 캐러멜 작가의 <지옥사원>에서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이며, ‘인간답다는 것이 왜 좋은 것인가에 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집니다그리고 이러한 질문은 가장 비인간적인 존재이자 철저한 외부자인 ‘악마를 통하여 제기됩니다.

 

"<지옥사원> 내(內) 악마의 설정"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네온비, 캐러멜 다음

 

불지옥을 배경으로 사악한 표정을 짓고 있는 종교적인 악마에서, 파우스트를 졸졸 따라다니는 다소 미련한 악마에 이르기까지, 악마는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하게 묘사됩니다. 특히 현대에는 <악마와 계약연애>처럼 매력적인 외향을 가진 남자 주인공이나 <데스노트>에서처럼 철저한 방관자의 모습으로 개성 있게 변주되기도 합니다.<지옥사원>의 경우에는 악마의 설정이 다소 이중적으로 설정되어 있습니다지옥에서의 악마들은 인간과 다른 바 없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지옥 대장 크루페논은 악마가 소멸하면 슬퍼하고, 하급 악마 루테로스는 자신의 우상인 악마 쿼터를 동경합니다. 심지어 상급 악마끼리 서로를 질투하고 견제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인간과 마찬가지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반면에 지구에 내려와 인간의 몸속으로 빙의한 악마는 지옥에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입니다인간에 빙의된 악마는 ‘공감능력과 측은지심은 없고오직 욕망만이 남아서 철저히 그 욕망의 달성만을 위해서 행동하는’ 존재로 묘사됩니다. 인간으로 따지면 반사회적 행동장애를 가진, 소시오패스 같은 존재입니다. 실제로 반사회적 행동 장애 환자의 경우 어떠한 행동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이는 공감능력의 결여에 기인합니다.

 

예민한 감각을 가진 현견이라는 등장인물이 악마 쿼터가 빙의된 인간을 두고 고순무는 소시오패스야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설정을 뒷받침 해 줍니다. 다소 이중적인 이러한 설정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인간과 악마라는 존재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이 인류애를 발휘하는 대상이 인간에 국한되어 있듯이 악마로서도 공감이나 측은지심은 악마에게만 발휘되는 성질의 것인 셈입니다악마에게 인간은 양계장의 닭과 같은 존재이므로 측은지심을 가질 까닭이 없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악마는 불행 구슬(작품에서 악마가 사용하는 연료이자 식량)을 얻기 위해서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인간이 달걀을 수거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인간과 악마의 비교 분석을 통한 인간다움의 고찰"

 

<지옥사원>은 이렇게 인간과 상이한 존재인 악마 ‘쿼터 고순무라는 인간의 몸에 빙의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쿼터에게 빙의를 당한 인간은 행동이나 사고방식에서 보통의 인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외향은 인간과 다르지 않지만실체는 악마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차이를 인지하는 것이 인간다움에 관한 고찰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있는데악마인 쿼터에게는 없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쿼터에게는 무엇이 없기에 보통의 인간과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 41화, Ⓒ네온비, 캐러멜 다음

 

무엇이라 꼭 집어 말할 수는 없는 그 차이의 실체가 ‘인간성이며쿼터는 그 인간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의 인간과 다른 행동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러한 인간성의 결여가 ‘도덕성’의 부재로 표현됩니다. 본인의 욕망을 위해서 다른 인간이 저축해 놓은 돈을 허락 없이 쓴다든지, 트럭에 치여 죽은 모녀를 보며, 희생자가 본인이 아닌 것에 안도하는 식입니다. 게다가 인간을 경제적 능력에 따라 높은 등급과 낮은 등급으로 구분한다든지 하는, 인간이 했다면 뭇매를 맞았을 말도 스스럼없이 합니다.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고, 간단한 수준의 도덕성도 학습되지 않은 전형적인 소시오패스의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간단한 수준의 도덕성은 작품이 중반부로 가면서 악마도 충분히 흉내 낼 수 있게 됩니다. 그 이후 악마는 도덕성보다 좀 더 고차원적인 ‘예의’를 학습합니다. 예의는 특정 공동체에 따라서 특이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보편적인 도덕보다 복잡합니다.인간과 구별되는 악마의 특성이 ‘도덕성과 예의의 결핍이라는 점은 인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합니다도덕성과 예의가 인간다움 그 자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간다움의 한 측면을 대변한다고는 볼 수 있는 셈입니다.

 

 

"지옥에서 온 소크라테스"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 45화, Ⓒ네온비, 캐러멜 다음

 

그렇다면 <지옥사원>에서 쿼터는 도덕과 예의를 어떠한 방식으로 학습했을까요? 놀랍게도 악마는 소크라테스의 문답법을 이용하여 주변인에게 끊임없이 질문합니다. ‘왜 일면식도 없는 사람의 죽음을 애도해야 하는지’, ‘그것이 단순한 감정 낭비 이상의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원래 그런 것이라면 선량한 인간의 죽음을 이용하는 악인들은 왜 존재하는지’, ‘인간이라고 다 똑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닌데 어째서 타인의 죽음에 ‘슬픔’을 느끼는 것이 인간적인지‘ 등 쿼터는 연이은 의문을 제기하며 인간다움의 본질을 파고듭니다.쿼터의 질문을 받은 인간은 그럴듯한 논리를 들어 설명하려 노력하지만결국 모든 대답의 끝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그리고 ‘응당’ 그래야 한다는 대답뿐입니다소크라테스가 그랬듯이대답하는 사람을 아포리아(Aporia: 막다른 골목)로 몰아가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것은 과연 좋은 것인가?"

인간답다는 것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주체가 비인간적인 존재이자 철저한 외부자인 ‘악마’라는 점도 흥미롭지만더 흥미로운 점은 인간다움에 대한 악마의 결론입니다인간답다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독자에게 쿼터의 결론은 다소 충격적입니다

“인간답다는 것은, 개인을 사회에서 도태시키는 ‘약점’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결론이 쉬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은 ‘높은 등급’의 사람과 ‘낮은 등급’의 사람이 명료하게 구분되는 회사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쿼터의 말에 따르면 회사란 평범한 인간들에게 악마 같은 능력을 원하는 곳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를 창립한 '정진저' 회장 자체가 악마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지옥사원 82화, Ⓒ네온비, 캐러멜 다음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결론이 회사에서만 통용되는 것은 아닙니다인간적인 모습은 회사 밖에서도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모습은 고순무에게 빙의한 쿼터가, 애인인 송아리의 부모님에게 결혼 허락을 받는 자리에서 잘 나타납니다. 인간다운 고순무가 못 미덥다는 이유로 결혼을 반대하던 송아리의 부모님은, 쿼터의 비인간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결혼을 승낙합니다. 인간다움은 이 사회에서 손해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인간다운 고순무의 귀환을 바라는 사람은 애인인 송아리뿐인 것 같습니다. 어쩌면 쿼터의 말이 맞는지도 모  막연히 좋은 뜻으로 쓰였던 인간다움보다는, 잘 갖춰진 무기가 되는 비인간성이 현대 사회에서 더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인간다움이
이 세상에 필요한 이유"

 

그런데도 네온비, 캐러멜 작가는 이 지구상에 인간다움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 같습니다그래서인지 시즌 1의 막바지에 가장 인간적인 '고순무'의 영혼은 가장 비인간적인 골드그룹 회장 '김중규'의 몸으로 들어갔습니다인간적인 것이 좋은 것이라면서 왜 비인간적일수록 높은 등급이 되기 쉬운지에 대한 질문에는 여전히 대답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송아리가 말한 것처럼 이 세상이 아직 굴러가는 이유는 '인간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즌 2에서는 인간다운 고순무에 의해서 더 좋게 바뀔 골드그룹을 기대해 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조아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 이미지 출처 :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네이버 영화

 

좀비 콘텐츠로 최초의 대중적 성공을 거둔 영화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9) 이후 반세기가 훌쩍 넘었습니다. 그 사이 좀비물은 좀비를 단순히 ‘산 자’와 ‘죽은 자’로 구분하는 공포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스펙트럼의 세계관과 장르로 진화해왔습니다. 범람하는 좀비물 홍수 속에서 또 하나의 물방울이 된 웹툰 <좀비가 되어버린 나의 딸>(이하 <좀비딸>)이 앞 무서 나온 수많은 좀비물과 다른 차별점이 있을지 의심부터 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좀비딸>은 우리가 좀비물에 대해 ‘이미 너무 잘 안다’는 익숙함 이면의 빈틈을 교묘하게 파고들어, 그것을 즐기는 새로운 관점을 낳습니다.

 

위선의 틈을 침투하다

 

△ 이미지 출처 : <진격의 거인>, 애니플러스 공식 페이지 ⓒHajime Isayama

 

<좀비딸>은 주인공 ‘이정환’이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 사태로부터 멀쩡히 살아남은 인류 사회 속에서 좀비가 된 딸 ‘이수아’를 몰래 키운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가장 흔한 좀비 영화 포맷은 좀비들이 창궐한 바깥 세상의 공격을 스스로 차단하고 고립된 주요 인물들이 하나둘 죽게 되는 형태였습니다안전한 ‘안’과 위험한 ‘밖’으로 구분한 이 같은 공간적 이분법은 위협의 존재가 좀비가 아닌 경우(대표작으로 소설 <안개>(1980), 만화 <진격의 거인>(2009))에도 마찬가지로 이어졌습니다. 반대로 <좀비딸>의 공간적 특성은 좀비라는 위험 요소를 완전히 제거하려는 세상으로부터 좀비를 보호하는 장소로 재정립됩니다. 정환이 좀비를 보호하려는 이유는 매우 단순합니다. 그가 바로 자신의 딸이기 때문입니다. 좀비 바이러스의 위험으로부터 세상을 지키겠다는 대의가 아닌거꾸로 좀비를 박멸하려는 세상으로부터 좀비가 된 딸 수아를 죽이지 않고 지키겠다는 이기적인 선택이 주인공의 명분이 된다는 점부터 <좀비딸>은 다소 이상합니다그리고 솔직합니다.



많은 좀비물이 알면서도 핵심 서사에서 배제하는 중요한 사실은좀비가 변화 직전까지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자애인이고친구였다는 과거’입니좀비물에 등장하는 대다수 인물은 좀비로 변해버린 이의 죽음을 일찍 받아들이면 들일수록 생존 가능성이 커집니다. 좀비의 생사나 과거에 얽매인 캐릭터는 주변 인물로서 줄거리에서 조기 퇴장하게 되거나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기 마련입니다. 이와 같은 설정에 익숙해진 독자들은 자연히 좀비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지켜낸 주인공에 공감할 수밖에 없습니다이들은 좀비로 상징화된 타자에 대한 위험 요소를 적극적으로 제거합니다나 자신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과 전 인류를 지킨다는 명분입니다.



하지만 <좀비딸>에서 독자의 관점은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주인공과 그의 가족이 좀비 바이러스의 희생자로서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위협 대상이자 제거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와 주변의 위험을 무릅써서라도자기 딸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정환의 굳은 의지는 마치 세상의 안전을 위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것만이 정답인 양 묘사하는 클리셰의 위선을 비판합니다.

 

윤리의 틈을 침투하다


<좀비딸>의 전개가 크게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앞서 강풀의 웹툰 <당신의 모든 순간>(2010)은 그동안 다른 작품들이 대놓고 다루지 않았던 좀비로 변해버린 사람과 변하지 않은 사람 간의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동시에 생산성이 거세된 좀비 사태 이후의 일상을 다룸으로써 좀비로부터의 생존 밖의 생존 문제도 함께 건드렸습니다모래 인간의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2012)는 고민의 여지를 좀 더 확장했습니다. 좀비 바이러스 치료제의 개발 이후에도 치료대상자와 치료받지 못할 대상자로 좀비들을 구분했고좀비로 변했지만 치료대상이 되지 못한 주변인을 사람으로서 죽게 할 것인지좀비로서 몰래 살아남게 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그렸습니다. <좀비딸>의 고민 역시 존재에 대한 것에서 출발해 그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로 나아갑니다.

 

△ 이미지 출처 : <웜 바디스 Warm Bodies>(2013), 네이버 영화

 

좀비의 개념과 형태는 그것의 탄생 이래 다양하게 변화됐습니다. 초기에는 영화 장르에서 다양한 분화를 보였습니다. 오래전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영화 속 좀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물리적으로 신선한 좀비 형태와 움직임은 영화 <28일 후>(28 Days Later)나 <월드워 Z>(World War Z)와 같은 작품에서, 주제 측면에서는 <웜 바디스>(Warm Bodies) 등의 작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말하자면 과거 영화의 전통 좀비는 지능이 낮고 인간과 공존할 수 없는 근대적인 좀비이고요즘 작품의 좀비는 더 나은 지능을 갖추고인간과 공존할 수도 있는 21세기형 좀비입니다후자는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유동적으로 존재합니다일종의 유체로서의 좀비는 바우만(Zygmunt Bauman)의 말마 따다 액체화된 후기 근대 사회나 사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위선의 틈을 파고들어 살아남은 <좀비딸속 수아의 모습은 근대 좀비와 분명히 다릅니다오히려 먹고자 하는 욕구에 충실한 전통 좀비에 가깝습니다다른 점이 있다면, 무조건 ‘식육’에만 충실한 것이 아니라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고 살고자 하는 ‘본능’을 갖춘 야생 짐승과 비슷하다는 사실입니다. 단지 내 선택으로 누군가를 죽고 살리는 차원을 넘어서, 해당 존재를 다시금 규정하고 그에 대한 마땅한 행동 양식을 다시금 고민하게 하는 본작의 긴 여정은 좀비물 세계관의 윤리관 자체를 다시금 고민하게 합니다. ‘그들은 더는 사람이 아니(7화)’라는 대통령의 선언과 실제로 가족이 아니라는 확증은 이 작품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수아를 살리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평범하게 키우려는 정환의 선택을 무조건 무모하고 잘못된 것으로 여겼던 독자들은 도리어 그와 같은 노력에 따라 점차 변화하는 수아의 모습을 보며 혼란을 느낍니다.

 

진지함의 틈을 침투하다

 

작품 설정을 현실로 고스란히 옮긴다면 정환이 윤리적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좀비딸>은 개그와 일상이라는 장르 및 소재 비틀기를 통해 무거운 세계관과 철학적인 주제를 우회하고 시종일관 희극의 색채를 유지합니다24시간 지속하는 생존 위협으로 인해 일상이 제거된 다른 좀비물과 달리 본작은 오로지 평범한 하루를 영위하려는 노력과 현실 밀착형 소재가 스토리의 핵심을 이룹니다. 굵직한 위기의 순간들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이는 도리어 매번 싱거운 결말을 맞이하고, 절대 심각한 수준까지 치닫지 않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좀비딸Ⓒ이윤창, 네이버웹툰

 

국가 재앙 수준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아는 성인 남성인 아버지나 다른 인물들에게 손쉽게 제압되거나, 작은 체구의 할머니 ‘김밤순’, 고양이 ‘애용이’도 힘으로 이기지 못합니다. 드물게 결정적인 위기가 발생해도 우연한 행운이 뒤따르거나 수아가 의외성을 보임으로써 사건이 해결됩니다도입부 이후 좀비의 피 튀기는 인간 살육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합니다좀비 장르에는 이미 많은 개그물이 존재합니다이들은 대체로 좀비화된 세계를 희화함으로써 좀비에 의한 희생과 거꾸로 좀비를 사냥하는 행위를 웃음거리로 만듭니다. 이는 좀비 개그물 특유의 문학적 허용이지만, 일부 비 장르 팬에게는 도저히 웃을 수 없는 잔인한 유머이기도 할 터. <좀비딸>은 다행히 설정상 수아가 작품 내 유일한 좀비로서 더는 유혈 낭자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습니다. 내 딸이 세상에 하나 남은 마지막 좀비라면?’이라는 작품을 대표하는 대외적 슬로건은 비극성을 강화하는 극적 도구가 아닌 도리어 세계관의 위험성을 완화하는 안전장치입니다.



다양하게 등장하는 다른 작품의 노골적인 패러디 장면도 작품의 무게감을 낮추는 데 한몫합니다. 정환의 친구 ‘동배’에게 공격을 가하는 13화 속 좀비 감염자와 그의 강아지는 <포켓몬스터>의 주인공 ‘지우’와 ‘피카츄’를 패러디한 것이며, 16화의 동배 회상 속 수의사는 MCU 영화에 종종 카메오로 등장했던 마블엔터테인먼트의 전 명예회장 스탠 리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마을 이장이 무기로 쓰는 골프채 ‘3번 아이언’은 영화 <빈집>(2004)에서 사용된 폭력의 수단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 텍스트를 적극적으로 차용해 변용을 가하는 서사극 기법은 독자의 몰입을 방해해 이 작품이 외적으로 약점이 될 수 있는 윤리 차원의 고민으로부터 한 걸음 벗어나고 있습니다.

 

일상의 틈을 침투하다

 

장르물은 장르 독자의 몰입을 유도하기에 용이하고 그 문법과 미학이 뚜렷해 설정이나 내러티브 구성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명확한 장르성 탓에 누구나 가볍게 소비하기는 힘들다는 단점도 있습니다이는 인터넷만 된다면 스마트폰 및 각종 미디어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쉽게 즐길 수 있는 웹툰 자체의 속성과 대치됩니다. <좀비딸>은 좀비물의 익숙하고도 특수한 속성을 비틀어 장르 팬의 관심을 사로잡는 초 장르성을 띠고 있습니다동시에 그 이야기를 집학교농촌 등 평범한 배경 속 무겁지 않은 일상에 녹여내는 장르적 일탈을 선보이기도 합니다이를 통해 작품의 독자층은 비 장르 팬의 범주까지 확장되며, 좀비 이야기의 범주는 일상의 틈까지 침투하게 됩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기성 부문 가작 자유 평론  정병욱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분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은 단순 팬심을 넘어 나만의 개성과 관심사를 드러내고, 우리의 일상에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매년 큰 사람을 받으면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캐릭터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28%나 상승한 3억 8117만 달러 규모의 수출액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지난시간에 이어 캐릭터 이용자 실태 중 캐릭터 구매 현황 등에 대해 알아볼텐데요. 캐릭터 상품 소비자들은  1년 간 어떤 상품군을 가장 많이 구매했는지 함께 살펴볼까요?

 

캐릭터 상품 구매 횟수, '식품/음료/의약품' 군 가장 높아

 

△캐릭터 상품군별 연간 구매 횟수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캐릭터 상품군별 연간 구매 횟수는 `식품/음료/의약품'이 6.4회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문구/팬시(4.3)', `도서/음반(3.9)', `출산/유아동 용품(3.9)', `인형로봇 등 완구(3.3)', `키덜트/하비제품(3.2)', `게임/오락 용품(3.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 이어 `식품/음료/의약품' 구매 횟수가 가장 높았는데요.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연간 구매 횟수가 증가한 가운데, 특히 `출산/유아동 용품(+0.8회)', `식품/음료/의약품(+0.5회)', `게임/오락 용품(+0.5회)', `미용/뷰티 용품(+0.5회)'에서의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컸습니다. 

 

캐릭터 상품 구매 고려사항, 캐릭터 호감 51.6%

 

△캐릭터 상품 구매 시 고려사항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캐릭터 상품 구매 시 고려사항(1+2순위 기준)으로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51.6%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캐릭터 디자인(외모)(46.4%)', `상품의 품질(29.3%)', `캐릭터 인지도/인기(27.8%)'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령별로 '3~4세(59.2%)'. '5~9세(62.1%)'에서 '캐릭터에 대한 호감'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요. '10세 미만'에서는 정서적 요인인 호감이 높은 반면, '10세 이상'에서는 인지적 요인인 외모나 품질, 인기 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캐릭터 상품 구매 목적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추가로 캐릭터 상품 구매 목적을 알아보았는데요. 주된 목적으로는 `본인 소유' 73.0%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자녀 선물용(27.4%)', `가족 외 타인 선물용(18.2%)', `자녀 이외 가족(형제자매/부모) 선물용(14.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이와 반대로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격이 비싸서' 30.0%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낭비라고 생각해서(27.7%)', `관심이 없어서(16.1%)', `마음에 드는 상품이 없어서(13.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전년 대비 `가격이 비싸서'라는 응답은 4.5%p 증가한 반면, `낭비라고 생각해서'라는 응답은 5.6%p 감소하였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 10명 중 7명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율은 74.6%로 나타났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경험율은 소폭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년대비 0.8%p 증가하였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주 이용 상황은 '메신저 이용 시'가 73.6%로 가장 높았습니다. '메신저 이용 시' 모바일 캐릭터 상품을 주로 이용한다는 답변은 매년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1년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빈도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또, 최근 1년간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빈도는 `거의 매일'이 22.8%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일주일에 3~4(20.9%)', `일주일에 1~2(14.5%)', `2~3개월에 한 번(14.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주일에 1번 이상 이용(구매)하는 빈도는 58.2%로 전년 대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월평균 결제 비용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그렇다면 이들이 모바일 캐릭터 상품 구매를 위해 얼마정도 소비하는지 알아볼까요? 모바일 캐릭터 상품 월평균 결제 비용은 `1천원~3천원 미만' 응답 비율이 39.7%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500원 미만(22.8%)', `3천원 이상(19.6%)', `500원~1천원 미만(18.0%)'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500~1천원 미만결제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3천원 이상결제 비율은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연령별로는 '15세-19세(23.4%)'에서 '3천원 이상' 결제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모바일 캐릭터 상품 구매 이유? `귀엽고 예뻐서'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 이유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그렇다면 사람들은 모바일 캐릭터 상품을 왜 구매하는 것일까요? 모바일 캐릭터 상품 이용(구매이유(1+2순위 기준)로는 `귀엽고 예뻐서'가 57.3%로 가장 높으며그 다음으로 `재밌어서(40.9%)', `친근해서(33.0%)', `나의 상황을 반영해서(32.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전년도에 이어 `귀엽고 예뻐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대한민국 캐릭터 이용자 실태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일상 속에 녹아있어 우리와 떼어낼 수 없는게 캐릭터가 아닌가 싶은데요. 귀엽고 예쁘지만, 나의 취향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캐릭터'. 대한민국 캐릭터에 대한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손해로서의 임신과 출산

작은 서비스 하나를 이용하려 해도 이용약관에 동의를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제공하는 개인 정보의 양이 많을수록, 그리고 더 여러 곳에 정보를 제공할수록 클릭해야 하는 동의 버튼도 늘어납니다. 죽 늘어선 동의 버튼을 습관적으로 클릭하다 보니 문득 이러한 생각이 듭니다. 내가 단 한 번이라도 이용약관을 읽어 본 적이 있었던가?한 번도 없습니다. 온갖 종류의 개인 정보를, 그것도 휴대폰 번호 같은 고유 식별번호까지 제공하면서 그 정보를 어디에서 어떻게 쓰는지 한 번도 자세히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손해를 위해서 긴 약관을 읽는 것은 경제적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동의 버튼을 클릭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크지만, 그에 비하여 감내해야 하는 손해는 작다고 생각합니다. 즉, 동의 버튼을 클릭함으로써 방대한 서비스를 이용(이익) 할 수 있는 반면에, 개인정보가 유출되면 기껏해야 스팸 전화 빈도가 늘어날(손해) 뿐이라고 판단한다는 것입니다.문제는 무심코 클릭한 동의 버튼이 예상보다 큰 손해로 돌아왔을 때 생깁니다. 뒤늦게 이용약관을 읽어보지만 있을법한 손해를 사전에 경고하는 문구는 여지없이 기재되어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사전에 이용약관을 숙지한다고 해서 모든 손해를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위험성을 사전에 인지하고 충분히 숙고한 후 내리는 판단이 후회가 덜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제껏 우리는 이렇게  ‘동의 버튼을 누르듯이’ 아기를 낳아왔는지도 모릅니다. 아기가 주는 기쁨(이익)은 크지만 임신 기간 동안 감내해야 하는 것(손해)은 막연히 감수할만한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 손해의 기간이 10개월로 유한하다는 이유로 외면해 왔는지도 모릅니다. 쇼쇼 작가의 <아기 낳는 만화>는 이렇듯 평가절하 되었던 임신 및 출산 기간, 즉 ‘손해’ 부분에 집중합니다. 작품 초입에 나왔듯이, 임신에 대하여 아는 것이라고는 ‘대박적으로 대단’하다는 것 밖에 모르는 독자들에게, 이용약관을 적나라하게 풀이해 주며 임신과 출산 과정에서 어떠한 손해까지 감당해야 비로소 이익을 누릴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몰입감 있는 약관의 해석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아기낳는 만화>

 

특히 그 풀이가 철저하게 쇼쇼 작가의 경험에 의존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작가가 직접 겪었던 경험담을 풀어내는 방식은낯선 이의 경험을 나의 지인이 겪었던 경험으로 변모시킵니다. 나와는 상관이 없었던 타인의 사건을, 내 인생의 경계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셈입니다. 물론 작가의 경험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정보의 완결성이나 보편성은 다소 감소합니다. 임신 중 겪을 수 있는 질환들이 각양각색이지만 쇼쇼 작가가 겪어보지 않은 질환은 아무리 있을 법한 것이라도 작품에서 철저하게 배제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지인이 겪은 일이므로 사건의 농도는 더 짙습니다. 다시 말해, 쇼쇼 작가처럼 가진통으로 입원하는 것이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내 지인이 겪은 일이므로 나도 임신 중 입원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무의식중에 하게 되는 셈입니다.작품이 시간적 순서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몰입감을 높입니다. 이 작품은 정보를 병렬식으로 나열하여 제공하기보다는 임신 전 경험에서 출발하여 임신 초기-중기-말기-출산 그리고 출산 후 산후조리원 경험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순차적으로 보여 주는 구성 방식을 취합니다결과적으로 독자는 마치 임신한 지인의 소식을 듣는 것과 같은 몰입을 하게 됩니다. 작품 초입에 이미 무사히 아기를 출산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작품 말미로 갈수록 쇼쇼 작가의 무탈한 출산을 기원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순차적 구성에 기인합니다. 이렇듯 <아기 낳는 만화>는 작가의 경험에만 집중하여 이용 약관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합니다잠재적 위험성을 빠짐없이 설명하기보다는독자가 이용약관에 몰입하도록 함으로써 임신과 출산이 가진 손해의 측면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으로서의 산모

 

다시 동의 버튼의 경우로 돌아가볼까요. 이제 이용약관에 나와 있는 위험성은 충분히 숙지했습니다. 서비스의 이용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서 어떠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지도 알았습니다. 여기서 더욱더 근본적인 질문이 생깁니다. 애당초 왜 나의 개인 정보를 수집하려 하는걸까요?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개인’ 정보임에 주목해 본다면, 나라는 개인의 정보에 경제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개인이 결정하는 소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며마케팅에 개인의 정보를 이용하는 것이 이윤 창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비라는 행위가 행복 추구를 위함이라고 가정한다면, 소비’ 의 단위가 개인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은 행복의 단위가 개인으로 바뀌고 있다고도 확장할 수 있습니다즉 국가나 가족 같은 ‘우리’의 행복보다는,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 쪽으로 시대가 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어느 쪽의 행복 총량이 큰지에 관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행복 추구의 단위가 개인으로 전환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추세가 되었습니다근로자는 이제 회사의 행복을 위하여 노동하지 않으며, 며느리는 가족의 행복을 위해 더는 인내하지 않습니다다. 공동체의 행복보다 개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쪽으로의 전환은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아기 낳는 만화>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행복이 우선시되었던 때에는 덮어놓고 감수하는 것으로 치부되었던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서산모라는 개인은 적잖이 손해를 본다는 점을 끊임없이 상기시켜 줍니다개인의 행복을 위해 이익과 손해를 정확하게 저울질을 할 수 있도록 산모가 감내해야 하는 손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게다가 이러한 손해를 마땅히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취급하지도 않습니다. 실제로 <아기 낳는 만화>는 산모라는 개인이 받는 크고 작은 부당한 대우에 대한 비판을 끊임없이 제기합니다일례로 산모의 배를 함부로 만지는 행위에 관한 부분을 들 수 있습니다다른 이의 배를 함부로 만지는 무례한 행위가, 유독 산모에게는 참작된다는 점을 들어, 그동안 우리 사회가 산모의 개인적 측면을 무시해 왔다는 점을 꼬집고 있습니다.

 

불편하지만 불쾌하지 않도록

 

△ 영상 출처 : EBS '아기낳는만화' 작가 쇼쇼의 진짜 임신 이야기

 

이러한 측면은 공동체의 행복을 우선하는 전통적 가치관을 가진 독자들을 불편하게 하기도 합니다공동체의 행복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저출산이라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기 낳는 만화>가 연재될 당시에는 비출산을 장려하는 만화라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 이러한 독자들에게는 산모라는 개인 측면의 손해를 어필하는 것이 이기적으로 비칠 뿐입니다. 이러한 불편을 그나마 경감시키는 것은 이 만화의 작화입니다.

 

<아기 낳는 만화>에서는 작가를 포함한 모든 인물이 동물로 표현됩니다산모에게 무례를 범하는 사람들도그에 대한 비판을 제기하는 산모도 전부 동물 캐릭터로 표현함으로써 특정 연령대나 성별로 비난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더불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면 다소 불쾌했을 수도 있는 여러 질환도 단순화하여 표현되었습니다. 작화로 모든 비판을 면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작화로 인하여 또 다른 갈등이 생기는 점은 미연에 방지한 셈입니다.

 

진(gene)과 밈(meme)의 대결

사실, <아기 낳는 만화>는 유전자와 ’(문화 유전자: meme)의 충돌에 의한 산물이라는 측면에서도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리처드 도킨슨은 그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유전자와 밈의 개념을 대비한 바 있는데, 생식의 과정을 통하여 유전자가 전파되듯이, 사회적 모방의 과정을 거쳐 ‘밈’이라는 일종의 문화 유전자가 전파된다는 개념입니다. 출산은 가장 익숙한 유전자 전파의 과정이며개인의 행복을 우선하는 트렌드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밈입니다특히 수억 년간 이어온 유전자 전파의 욕구를 고작 몇십 년 된 밈에 의지한 이용 약관으로 딴지를 걸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이제 이용약관은 다 읽었습니다.약관에 명시된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동의 버튼을 클릭할 것인지는 독자의 몫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부문 우수상 지정 평론  조아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분의 최애(최고로 애정하는) 캐릭터는 무엇인가요?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은 단순 팬심을 넘어 나만의 개성과 관심사를 드러내고, 우리의 일상에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통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좋아하는 캐릭터는 매년 큰 사람을 받으면 산업 성장을 이끌고 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9년 상반기 콘텐츠 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캐릭터산업은 전년 동기 대비 28%나 상승한 3억 8117만 달러 규모의 수출액을 달성했다고 합니다. 모바일 플랫폼 성장과 함께 등장해 다양한 상품으로 모두를 사로잡은 네이버 라인프렌즈와 카카오프렌즈 등 국민에게 큰 사랑을 받는 캐릭터는 무엇인지, 또 소비자는 어떻게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38.7% 캐릭터 콘텐츠 일주일에 1번 이상 이용

 

△최근 1년 캐릭터 콘텐츠 이용 빈도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최근 1년간 캐릭터 콘텐츠 이용 빈도는 `2~3개월에 한 번' 32.3%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거의 매일(17.9%)', `1개월에 한 번(14.8%)', `1개월에 2~3(14.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주일에 1번 이상 캐릭터 콘텐츠를 이용하는 비율이 38.7%로 증가 추세입니다

캐릭터 콘텐츠 이용 빈도를 세부 그룹별로 살펴보면, `남성(19.5%)' `여성(16.4%)'보다 `거의 매일' 이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연령별로 `15-19(26.1%)'에서 `거의 매일' 이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성과 연령을 교차하여 살펴보면, `10-19세 남성(23.6%)', `20-29세 남성(21.1%)', `3-9세 여성(22.9%)', `10-19세 여성(23.6%)'에서 `거의 매일' 이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지역별로는 `강원/제주(14.6%)' 지역 거주자에서 `거의 매일' 이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국내외 캐릭터 인지도 1순위, 카카오프렌즈

△국내외 캐릭터 인지도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국내외 캐릭터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1+2+3순위 기준) `카카오프렌즈' 37.4%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뽀롱뽀롱 뽀로로(31.9%)', `짱구는 못말려(13.3%)', `포켓몬스터(10.6%)'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 이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인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최선호 캐릭터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최선호 캐릭터 조사 항목에서 현재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카카오프렌즈' 26.8%(1+2+3순위)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뽀롱뽀롱 뽀로로(10.5%)', `짱구는 못말려(5.3%)', `마블(4.4%)'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최선호 캐릭터도 역시 전년도에 이어 `카카오프렌즈'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캐릭터 선호 이유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최선호 캐릭터를 좋아하는 이유(1+2순위 기준)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가 66.5%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캐릭터가 익숙해서/자주 봐서(40.6%)', `캐릭터의 행동이 좋아서(31.4%)', `캐릭터가 등장하는 콘텐츠가 좋아서(21.7%)'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 이어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가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 어떻게 처음 알게 됐나요?

△최선호 캐릭터 최초 인지 경로(매체)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최선호 캐릭터를 처음 인지한 매체로 `TV' 32.2%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모바일 메신저(25.8%)', `온라인 동영상(13.8%)', `SNS(7.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전년도에 이어 캐릭터를 처음 인지한 매체 경로는 `TV'가 가장 높지만, `모바일 메신저', `온라인 동영상', `SNS' 등 온라인/모바일 기반의 매체의 응답을 모두 합치면 46.8%로 TV보다 높은 비중을 차지하였습니다.

△최선호 캐릭터 최초 인지 경로(콘텐츠)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최선호 캐릭터 최초 인지 콘텐츠 경로로 `이모티콘(34.0%)' `애니메이션(33.5%)'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만화/웹툰(15.5%)', `영화(7.5%)'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전년도에 이어 `이모티콘' `애니메이션'을 통한 인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요최선호 캐릭터 최초 인지 콘텐츠 경로를 세부 그룹별로 살펴보면, `여성(40.4%)'이 `남성(27.5%)'보다 `이모티콘'을 통한 인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구매 경험율이 가장 높은 캐릭터 상품, `문구/팬시'

△최근 1년 캐릭터 상품 구매 경향 <2019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

 

최근 1년간 구매한 캐릭터 상품군으로 `문구/팬시'를 구매한 경험이 55.0%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인형, 로봇 등 완구(54.1%)', `패션의류/잡화(24.1%)', `가전/디지털(23.3%)'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도에 이어 `문구/팬시', `인형, 로봇 등 완구'의 구매 비율이 가장 높았습니다. 

캐릭터 상품군별 구매 장소는 인터넷 쇼핑몰 1순위를 차지한 상품군이 6개로 가장 응답 비율이 높은 가운데, 연간 구매 횟수는 식품/음료/의약품이 평균 6.4회로 가장 많았습니다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연간 구매 횟수가 증가하였습니다. 

 

캐릭터 상품 구매 시 고려사항은? 목적은?

 

캐릭터 상품 구매 시 고려사항(1+2순위 기준)으로 `캐릭터에 대한 호감' 51.6%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캐릭터 디자인(외모)(46.4%)', `상품의 품질(29.3%)', `캐릭터 인지도/인기(27.8%)'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캐릭터 상품 구매 목적은 무엇일까요? 주 목적으로는 `본인 소유' 73.0%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자녀 선물용(27.4%)', `가족 외 타인 선물용(18.2%)', `자녀 이외 가족(형제자매/부모) 선물용(14.8%)'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국내 캐릭터 산업에 대한 소비자의 이용실태 현황에 대해서 알아 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여러분이 실제 좋아하는 콘텐츠 순위와 차이가 있나요? 캐릭터 콘텐츠에 대한 형태가 점점 새로워짐에 따라 이용 및 구매 행태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데요. 앞으로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줄 캐릭터를 향해 여러분의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남자에게 결혼은 여자 친구가 밤이 늦었는데 집에 돌아가지 않는 것이고, 여자에게 결혼은 부모님이 남동생을 맡기고 나가셨는데 다시는 안 돌아오시는 것이라 합니다. 나와 같았던 상대가 결국 타인이라는 걸 인정하는 지점. 그곳을 결혼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인간(人間)이라는 말이 사람과 사람 사이인데, 사랑하는 사이마저 서로를 지옥이라고 부르니 지옥이 아닌 곳이 어디 있을까요? 샤르트르의 희곡 <닫힌 방>에서 가르셍은 말합니다.

 

지옥은 바로 타인들이야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지옥 속에 살고 있는 걸까요. “타인은 지옥이다”라는 문장에 우리는 각자의 타인들을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자존재로서, 곧 나 역시 누군가의 타인임을 인지하는 순간, 그 총구가 나의 관자놀이를 향해 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됩니다.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는 이 명제를 증명하는 직유법입니다. 2013년 ‘주택법 시행령’에 의하면 1인당 최소 주거조건은 14㎡입니다. 그러나 고시원은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되어 이를 지킬 의무가 없습니다. 그 결과 현재 고시원의 실면적은 4∼9㎡ 정도가 됩니다. 작품은 갓 상경한 스물다섯 종우가 바로 이 고시원 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웃 간 갈등을 묘사합니다허락된 두 평을 넘어 복도와 부엌샤워장을 나설 때마다 다른 투숙객과의 접촉을 피할 수 없고 종우는 그들을 불쾌해합니다. 7화에서 205호 투숙객 안희중의 라면을 대신 끓여줄 때, 종우와 독자는 그 지점을 제목이 의미하는 지옥이라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나 9화에서 203호실 투숙객인 ‘왕눈이’의 등장으로 작품은 도시괴담으로 흘러갑니다.


 
‘묻지 마 살인’과 ‘인육’이라는 소재는 은유의 ‘지옥’을 재현하는 장치로 사용됩니다. 연재 초기 작품은 <고시원>과 표절 시비가 붙은 적이 있습니다고시원이라는 배경, 살인, 인육이라는 소재, 미쳐가는 주인공, 똑같은 등장인물 구조 등등으로 표절시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출에서 두 작품은 차이를 보이는데요. <고시원>의 연출은 거대한 사건을 명확히 드러내는 방식이라면 <타인은 지옥이다>는 사건을 모호하게 만드는 방식을 채택합니다.



쇼트부터 살펴보면 <고시원>은 롱 숏과 풀 쇼트를 주로 사용해 장소와 인물의 행위를 보여줍니다클로즈업은 대화 장면에서 강조의 목적으로 사용되는 편입니다. 반면 <타인은 지옥이다>는 칸 크기를 고정하고 미디엄 쇼트와 클로즈업 쇼트를 주로 사용해서 행위보다 심리에 집중합니다롱 쇼트와 풀 쇼트는 장소를 설명하는 기능적인 역할만 수행합니다. 대신 지루할 수 있는 연출반복을 피하기 위해 그로테스크한 왜곡을 사용하고카메라의 위치를 규칙성 없이 배치하는 경향을 보입니다웹툰은 일반적으로 대화 장면에서 속칭 ‘대갈치기’라는 연출법을 사용합니다. 이는 A와 B의 대화 장면을 A미디엄 쇼트, B미디엄 쇼트를 교차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이때 중요한 지점에서 칸 크기를 조절하거나 클로즈업을 사용해 강조합니다. 그런데 <타인은 지옥이다>는 대화 장면에서 앵글카메라 위치가 바뀝니다즉 카메라 동선이 불규칙적입니다. 이는 일반적으로 독자들에게 혼선을 빚기 때문에 지양하는 연출입니다그런데 이 작품에선 그 연출이 맞는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그 연출이 종우가 환경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고 이는 작품이 사건의 얼개보단 인물의 정서변화에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로 정보 제공방식을 들 수 있습니다. <고시원>은 주인공 외 타인의 생각과 시점을 초반부터 보여주면서 주인공보다 정보량에서 앞서게 만들어 추리하도록 합니다. 때문에 주인공 현준은 범인이 누구인지 밝히는 능동적인 캐릭터입니다. <타인은 지옥이다>의 경우, 중반까지 이야기의 시점을 주인공 종우에게 고정하고, 그의 속마음만 계속 보여줍니다. 종우 외의 시선은 매 화 마지막 히끼(引き)컷을 위해서만 사용됩니다. 주변인의 사정에는 관심을 주지 않습니다.

 


<고시원>은 주인공과 주변인이란 시점을 변화를 주면서 인물 간 행위의 맞물림을 보여준다면 <타인은 지옥이다>는 오직 주인공의 상황을 체험하게 만드는정서를 중점으로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고시원>은 추리물, 스릴러의 장르에 가깝고 <타인은 지옥이다>는 지옥을 재현하기 위한 공포 장르에 가까운 성격입니다. 만화는 독자들에게 놀람과 충격을 주는 일이 정말 어렵습니다맥루한의 말처럼 만화라는 매체는 정보량이 적어서 독자들이 감정이입을 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수동적인 영화와 달리 만화는 독자의 확실한 이해와 적극적 참여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독자의 상상력을 보충해줄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감정이입을 하도록 만들어야합니다.

 

△ 이미지 출처 : (좌) 네이버 웹툰 고시원, (우) 네이버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

 

따라서 만화는 필연적으로 독자가 주인공보다 더 많은 정보를 갖도록 설정해야합니다. 정보 제공은 두 가지 방식으로 나아갑니다. <고시원>처럼 전체를 이해하도록 하는 방법과 <타인은 지옥이다>처럼 등장인물과 독자의 동일화공감을 노리는 방법입니다. <고시원>은 행위의 정보량을 더 많이 제공하여 서스펜스를 제공한다면 <타인은 지옥이다>는 행위의 정보량은 줄여 서프라이즈를 제공합니다. 히치콕의 말을 빌려 둘을 설명해보겠습니다. 네 명이 포커를 치다가 갑자기 폭탄이 터진다면 서프라이즈가 되지만, 포커를 치는 장면 사이에 시한폭탄의 초침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준다면 그것은 ‘언제 터질지 몰라 긴장하는’ 서스펜스가 됩니다. 한 예로 비밀 공간에 진입하는 장면에서 <고시원>은 인물이 계단을 오르고문 앞에도착하고문을 열고비밀이드러나는 4컷에 구성해 독자들에게 앞으로 벌어진 사건에대해 대비하도록 합니다반면 <타인은 지옥이다>는 인물이 계단을 내려가고 끼이익-’이라는 효과음(사운드 브릿지다음에 비밀이 순간적으로 드러납니다이는 후자가주인공의 숙적을 더욱 미스터리하고 절대적인 존재로 묘사시키기 위함입니다.


아쉬운 점은 <타인은 지옥이다>의 이런 연출이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약해집니다. 3막 구조상 이야기를 마무리 짓기 위해 행위가 드러나야겠지만짙은 안개가 사라지고 노골적으로 사건 묘사에 힘을 씁니다. 사건은 우연성에 기대기 시작하고 약점이 노출됩니다. 고시원 안에서만 살해를 저지르던 203호(왕눈이)가 종우의 고향 선배이자 회사 대표인 재호의 집을 찾아가 재호를 죽입니다. 68화에서는 갑자기 노숙자가 여자 친구인 지은을 해코지하고 이를 본 종우가 노숙자를 폭행합니다. 지은은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며 종우와 다투게 됩니다. 또한 본 사건의 구세주 같았던 군대 후임 창현은 종우를 돕는다고 같이 종우의 고시원에 갔다가 갑자기 잠이 들고 죽습니다.



종우를 다시 고시원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숙적과의 갈등을 해소해야 하는 외적 결말을 위해 작품은 우연성으로 풀어가는 약점을 드러냅니다. 중반까지 작품은 제한된 정보량과 혼란스러운 주인공의 심리로 프레임 밖을 궁금하게 만드는 모호와 기대감이라는 장점이 있었지만후반부에 접어들면서 넓어진 무대를 수습하지 못하고 장점은 단점이 되는 한계를 보입니다결과적으로 ‘타인은 지옥입니다.’라는 선언으로 끝내버렸습니다. 종우는 피시방에서 시비 붙은 고등학생과 자기를 날카롭게 대하는 회사 선임을 폭행하고 웃음 짓습니다. 그리고 “장소가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있는 모든 곳이 지옥이 되고 있었다”라고 자각합니다. 203호(왕눈이)가 자신이 제일 잘하는 것이 분해, 해체, 재조립이라고 말했을 때그 대상은 시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종우의 정신이었습니다.

 

 

203(왕눈이)가 미소 지으며 죽은 것은 종우가 자신과 똑같은 존재가 되었다는 것에 만족한 것입니다하지만 종우가 203(왕눈이)와 똑같이 되었다는 결과에 독자들이 납득할 수 있을까요모호한 열린 결말이 여운이 되지 못하는 것은 후반부 극단적 행위들로 작품이 원래 가진 장점과 주제의식이 소거되었기 때문인데요. 과연 작품은 피해자 윤종우 이외 모습을 제시했을까요? 즉 나 역시 누군가의 타인이라는 사실을 상기시킨걸까요?



사랑해서 함께하는 사람도 서로를 지옥이라고 부릅니다인간은 필연적으로 타인을 통해 욕구를 충족시키려 합니다. “사람은 왜 서로를 못 죽여서 안달인지... 왜 그런 말도 있잖아요? 타인은 지옥이라고” 타인은 나에게 지옥이 되고 나 역시 타인에게 지옥이 됩니다. 그래서 사람은 타인에 대한 무관심을 선택합니다.


본 작품의 연출은 경계의 모호성고립과 소외를 드러내며 우리에게 은유를 던졌습니다후반부를 거둬 생각해보면 우연성의 많은 부분도 고립을 드러내는 은유이며, ‘타인의 지옥이다’의 답은 스스로가 타인의 지옥임을 인정하고 서로에게 조심하고 사랑과 관심을 주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품은 이 형사와 정형사의 두 가지 시선(종우의 살인은 자구책인가 혹은 살인마로 변한 것인가)과 병원에 입원한 종우를 찾아온 미지의 누군가를 묘사하면서 열린 결말로 끝냅니다. 하지만 갑작스런 지옥묘사는 생각하는 여지를 사라지게 했고 열린 결말은 무용한 연출로 보입니다모호한 직유법이라고 밖에 답할 수 없습니다오직 피해자 윤종우만 남은 결말열린 질문에 열린 답변은 존재할까요?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우수상 지정평론,  김건우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고백하건대 2015년 XTM에서 방송한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이하 <수방사>)를 즐겨봤습니다고백이라는 말을 쓴 이유는 이 프로그램이 부도덕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홈페이지를 보면 “남자가 꿈꾸던 공간이 아내 몰래 현실이 된다! 집에 들어가도 할 것이 없는 남자, 화장실만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인 남자,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준 남자들이 ‘집’을 통째로 점령한 아내를 향한 대공습을 시작한다”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젠더 이슈가 부상한 2019년에는 만들어질 수 없는 프로그램이지만 그 이전에도 시청할 때 상당한 죄책감을 느꼈습니다.


제작진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당구낚시 등 취미 생활을 접고 집에는 들어와 있는데 답답함을 호소하는 남자들의 의뢰를 받아 아내가 장시간 외출한 사이에 남자들이 원하는 취미 공간을 만들어줍니다프로그램은 거실을 헐어내어 당구장을 만드는 과정과 아내가 언제쯤 돌아올지를 살피는 장면을 교차하며 긴장감을 만듭니다남자가 당구장으로 완벽하게 빙의한 거실에서 큐에 초크 질을 합니다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그때 MC들이 이제 아내가 곧 도착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얼굴이 순식간에 굳습니다이 표정을 많이 봐왔습니다어릴 적 화장실에서 공예로 만든 성냥 덩어리에 불을 붙이고 망을 보며 불타는 모습을 쳐다볼 때 그 표정입니다

 

▲ 이미지 출처 : xtm 수방사2 공식 페이지

 

당시 결혼생활 4년 경력의 저는 이 말도 안 되는 프로그램을 보며 묘한 쾌감을 느꼈습니다. 집에 들어와 대충 옷을 던져놓고 침대에 한참 누워 있고 싶은데 그럴 수 없었습니다깨끗하게 씻고 옷을 갈아입어야 쉴 시간이 주어졌습니다밥을 먹고 나면 TV를 보고 싶었지만, 접시가 쌓여 있는 싱크대로 가 고무장갑을 껴야 했습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식으로 집안일을 하고 싶었지만, 아내는 항상 ‘지금’ 하라고 했습니다. 집이 내 집 같지 않았습니다. 그런 마음을 품고 있으니 <수방사>가 일종의 일탈 대리만족으로 느껴졌습니다.

아내는 이 프로그램을 보며 낄낄거리는 저를 보며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그건 그렇게 불장난을 해도 언젠가는 그런 것들을 멈추고 성장할 것이라는 어른의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시간이 흐르며 차츰 사춘기는 지나가고 그런 일탈의 감정이 얼마나 유치한지 깨닫게 됩니다. <수방사>는 집이 아내의 공간이라 규정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내에게 집은 파트너가 거의 부재한 상황에서 홀로 일상을 지켜야 하는 전투의 공간입니다책임이 있는 곳에 권리가 생기는 것이고 그렇게 아내는 삶을 지탱하며 낯선 공간을 자신의 집으로 만듭니다정작 무책임한 남자는 그 공간에서 결국 게스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손님은 결코 주인처럼 편안한 마음을 얻을 수 없습니다.

아내가 ‘지금’ 일을 하라고 주문한 것은 그 일을 미루게 되면 결국 그 일을 할 사람이 아내가 되기 때문입니다. 아내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집안일은 반반씩 하는 것이라 굳게 믿은 만큼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논리적으로 동의하지만, 육체적으로 저항했습니다. 세상 무서운 게 습관이란 것 입니다. 집안일에 무지하고 무능한 자가 개조되는 데는 아주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저는 매일 집안일을 그래도 꾸준히 해 나갔고 차츰 낯선 공간을 내 집으로 만들어 갔습니다그리고 그런 책임감 아래 신뢰가 생기니 천천히 그리고 아주 조금씩 자유를 느꼈습니다.

육아의 영역도 마찬가지였습니다자연 출산을 하며 아내 옆에서 바싹 붙어 앉아 육아를 감당하다 보니 엄마가 육아 능력자가 되는 건 호르몬의 도움을 받은 모성애가 아니라 나 아니면 저 아이 큰일 난다 싶은절박감에서 오는 책임감 때문이었습니다옆에서 낑낑거리며 육아도 해 나가면 아빠도 엄마 못지않은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육아의 과정에서 제가 열정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모습을 보며 많은 이들이 칭찬해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좋은 아빠, 좋은 남편이라는 소리를 종종 들었습니다. 하지만 더 혹독한 시간을 보내는 아내가 그런 대접을 받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모두가 당연한 일이라 했고 부족하다 싶으면 나무랐습니다아내로선 억울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수방사>는 남자가 답답함을 느낀다고 징징거리는 마음은 위로하면서도 정작 집안과 밖 어디에도 내 공간을 허락받지 못한 아내의 삶을 위로하려 들지 않습니다. 남자의 공간을 만들어주겠다는 제작진은 아내의 ‘분노’를 누그러뜨리려 아이의 방을 더 예쁘게 꾸며주겠다는 되먹지도 않은 솔루션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우리 사회가 얼마나 남자의 고통에 예민하며 여자의 고통에 둔감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증거입니다나아가 상의하지 않고 중대한 결정을 독단적으로 내리는 방식은 가부장제가 작동하는 방식을 재연한다는 점에서 불쾌함을 낳았습니다그런데도 조금의 변명거리는 남아있습니다.

<수방사>에서 남자들은 왜 아내의 말을 무시하고 취미 생활을 위해 산과 들, 동네를 나도는 대신 집으로 들어와 무모한 작전을 시도했을까요? 이 프로그램은 당위에 동의하면서도 그것에 부적응 하는 남자들의 과도기적 모습을 전제로 합니다그런 의미에서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으로 유아기를 넘어 사춘기로 접어든 남자들에 대한 연민을 자극합니다나의 아내는 집안일과 육아에 무능하면서도 뭐든 해보겠다고 끙끙거리는 남편을 동정했습니다. 답답함과 기특함이 성장 과정을 지켜보는 사람의 양면적인 감정 아니었을까요?

 

 

남자들의 관점에서 보면 집안일에 헌신하고 육아에 책임감을 느끼고 달려드는 일은 나름 전대미문의 길이자 모험의 길입니다선의가 충만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난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2017년에 저는 육아휴직을 했습니다. 당시 막내를 낳아야 하는 아내 옆에서 5살, 3살 두 아이를 전담 마크해야 하는 육체적으로 혹독한 시간이었지만 정신적으로 혼란을 느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주는 낯섦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간을 넘어 본격적으로 세상과 격리되어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서늘하게 느껴야 하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이렇게 살아도 될까요? 응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거야….’ 계속 자문자답했습니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가 독박육아의 고통을 글로 쓰면서 치유했고 영화 속 주인공 역시 같은 방식으로 치유의 길에 들어섭니다. 나를 표현한다는 것은 내가 누군지 알아가는 시간이고 그래서 어떻게 살아야 나다운 것인지그리고 나답게 살기 위해 어떤 것을 감당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시간입니다. 저 역시 육아휴직 때 낯설고 답답하고 벅찬 감정들을 소화하고 싶어 몸부림쳤습니다. 브런치가 때마침 제안을 해줘서 매주 한 편의 육아 에세이를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바쁜 가운데 아내가 한 시간을 허락하면 도서관에 가서 마음을 정신없이 쏟아내곤 했습니다얼마나 많이 생각했는지 말이 줄줄 흘러나왔고 쓰고 나면 그렇게 홀가분해질 수 없었습니다그런 시간을 보낸 후 육아 에세이를 낼 기회도 얻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 yes24 인터넷 서점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는 것을 실감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엄마 페미니즘 탐구 모임 부너미에서 낸 <페미니스트도 결혼하나요?>를 읽으며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무거운 짐을 지며 돌봄 노동을 하는 기혼 여성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해 갔습니다. 제 고민이 기존의 답을 버리고 새 답을 찾는 과정이라면 엄마들의 고민은 답 없는 세상에서 답을 찾아내야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무게가 어떠하든 남자든 여자든 결국 마음속을 드러내고 써 내려가야 살 것 같고 살 방법도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와중에 새로운 모습의 이야기가 우리 곁에 찾아왔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

 

닥터베르의 웹툰 <닥터앤닥터 육아일기>는 남자의 시선으로 낯선 육아 현실을 이해하려는 몸부림남성 육아가 말로만 장려되는 한국 사회에서 돌봄 노동에 뛰어들며 느끼는 부담감페미니즘이 시대정신이 되어 가고 있는 세상에서 부부 관계를 새롭게 만들며 느끼는 심정 등이 잘 담겨있습니다공학박사로 현실을 논리적으로 설명해보려는 재치 있는 장면이 우선 관심을 끕니다. 어떻게든 주어진 자극을 이성적으로 해석하려 시도할수록 그 모든 것이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더 확인하게 되는 초반 이야기가 흡인력을 줍니다. 이 이야기가 진정성을 지니는 건 어느 아빠의 육아 구경기임시 체험기에 머물지 않기 때문입니다육아에 깊이 들어가면서 느낄 수 있는 진한 경험들이 공감을 자아냅니다. 그리고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다’라며 고통의 등가성을 외치기보다는 ‘제대로 사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다’라는 담담한 고백을 품고 있어 웹툰 한구석에 슬쩍 앉아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를 기다리게 됩니다.

육아 환경에 놓일 때 끼적인 것들은 처음에는 남자라는 정체성에 기반을 두고 시작하지만 한참 시간이 지나 육아에 푹 빠져 살면 사람으로 느끼는 일반 감정으로 수렴하게 됩니다이런 이야기가 등장했다는 것은 아직 육아가 젠더 관점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이제 그 간격이 좁혀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반가운 건 대중적으로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웹툰이라는 형식으로 아빠 육아의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사실입니다. 오랫동안 불모지인 남성 육아의 길이 더 빨리 더 번듯하게 닦일 것 같습니다.

 


 

글 김신완 | 육아 에세이 <아빠가 되는 시간>의 저자. MBC PD.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분은 종이만화와 디지털만화 중 어떤 것을 선호하시나요? 또 장르에 따라 선호하는 만화의 형태가 있으신가요? 과거, 한 손에 들어오는 네모 반듯한 종이만화책은 어느 덧 스마트폰 속으로 들어와 컷툰, VR툰 등 새로운 형태로 재탄생 되고 있는데요.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만화만큼 종이 만화의 인기도 식을 줄 모른다고 합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디지털만화와 종이 만화의 이용자별 이용 행태애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디지털만화, 일주일에 1~2회 감상

 

 

최근 1년 디지털만화 이용 빈도는 ‘일주일에 1~2번’이 24.1%로 가장 높았습니다. 최근 1년 디지털만화 이용 빈도가 주 1회 이상인 경우는 58.0%로 전년과 비슷하게 나타났는데요.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연령별로 `20-24세(28.2%)'에서 `거의 매일'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성과 연령을 교차하여 살펴보면, `20-29세 남성(26.5%)', `20-29세 여성(26.6%)'에서 `거의 매일'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디지털만화 이용자의 디지털만화 주중 감상 시간대는 `오후 8시~자정 이전'이 46.0%로 가장 높고, 주말 감상 시간대 역시 `오후 8시~자정 이전'이 43.6%로 가장 높았습니다. 주중/주말 디지털만화 감상 시간대는 전반적으로 `오후 8시~자정 이전'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은 '남성'보다 '오후 1시~오후6시 이전'과 `자정~오전 6시 이전'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만화 이용 형태별로는 `디지털만화와 종이만화 모두 이용' 응답자들이 `오후 8시~자정 이전'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만화 콘텐츠 이용 빈도별로는 `거의 매일' 이용자에게서 `오후 8시~자정 이전'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디지털만화, 주로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감상

 

 

디지털만화 이용자의 주 이용 장소는 `집'이 79.1%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서 `교통수단(지하철/버스 등)(9.6%)', `사무실(9.4%)'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여성(83.9%)'은 `남성(74.4%)'보다 `집'에서 이용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연령별로 `10-14세(93.1%)'에서 '집'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또한, 디지털만화 이용자의 디지털만화 감상 시 주 이용 기기는 `스마트폰'이 70.6%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는 `PC(데스크탑/노트북)'이 18.6%로 나타났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감상하는 비율은 매년 감소, `PC(데스크탑/노트북)'을 통해 감상하는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즐겨보는 웹툰은? <유미의 세포들>

여러분은 어떤 만화를 즐겨 보시나요? 답자들을 대상으로 즐겨보는 디지털만화 작품 유무를 조사해 본 결과 디지털만화 이용자 중 즐겨보는 만화가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63.5%로 나타났으며, 전년 대비 3.1%p 상승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이 있다면, 이들이 즐겨보는 디지털만화 작품으로는 ‘유미의 세포들’이 8.6%로 가장 높았는데요. 2019년의 경우 `유미의 세포들'이 8.6%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복학왕(8.3%)', `신의 탑(8.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에게 디지털만화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바로 '인기'였습니다. 디지털만화 이용자의 디지털만화 선택 시 고려 기준(1+2+3순위)은 `인기순'이 57.3%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가격(유/무료)(43.9%)', `소재/줄거리(33.4%)' 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와 더불어, 평소 즐겨보는 디지털만화 장르(1+2+3순위)는 `코믹/개그/일상'이 68.3%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순정/로맨스(44.6%)', `드라마(38.0%)'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순위 기준으로는 `코믹/개그/일상(37.6%)', `순정/로맨스/감성(16.8%)', `액션/무협(13.7%)'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웹툰 보다 종이 만화를 선호하는 사람들? 그 이유는?

 

종이만화 이용자들의 종이만화 이용 빈도는 `1개월에 2~3번'이 24.2%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일주일에 1~2번'이 18.1%, `4~6개월에 한 번'이 17.3%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2018년과 비교하여 주 1회 이상 종이만화를 이용하는 비율은 25.5%로, 전년 대비 4.4%p 증가했습니다.

디지털만화와 마찬가지로 종이만화 이용자들의 주 감상 장소는 '집'이 52.9%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만화카페'가 29.2%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집'에서 감상하는 비율은 남녀 모두 가장 높으며, 이외에 `만화카페'는 `여성(33.3%)'에서 이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이 즐겨보는 종이 만화는 무엇일까요? 즐겨보는 종이만화 작품(1+2+3순위 기준)은 `원피스'가 19.5%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 `명탐정 코난' 10.2%, `열혈강호' 7.1%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순위 기준 역시 `원피스(14.8%)', `명탐정코난(5.9%)', `열혈강호(5.0%)'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웹툰과 마찬가지로 종이만화 이용자의 종이만화 선택 시 고려 기준(1+2+3순위 기준)은  `인기순'이
47.0%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소재/줄거리' 43.8%, `장르' 32.5%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1순위 기준으로는 `인기순(30.5%)', `소재/줄거리(17.2%)', `최신작(9.6%)'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종이만화, 왜 구매하는 걸까요?

 

종이만화 이용자 중, 종이만화 구매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8.6%로 나타났으며, 전년 대비 6.7%p 상승했습니다. 종이만화 구매 경험을 응답자 특성별로 살펴보면, `남성(40.0%)'은 `여성(36.9%)'보다 `구매 경험 있음' 응답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종이만화 구매 경험자들의 종이만화 구매 주기는 `2~3개월에 한 번'이 30.4%로 가장 높으며, 그 다음으로 `4개월~12개월에 한 번'이 27.8%, `1개월에 2~3번'이 24.6%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전년년 대비 `1개월에 한번 이상' 구매 비율은 3.0%p 감소했습니다.

 

 

종이만화 구매 경험자들의 종이만화 월 평균 지출 비용을 살펴보니 `1만원 초과~3만원 이하'가 47.4%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요. 2017년 이후 `3만원 초과~5만원 이하' 응답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종이만화 구매 이유로는 `종이책으로 소장, 보관하고 싶어서'가 51.3%로 가장 높으며, 이어서 `종이책을 손으로 직접 만지면서 보는 느낌이 좋아서'가 37.3%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2019 만화 이용 실태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았는데요. 여러분은 디지털만화와 종이 만화 중 어떤 만화를 선호하시나요? 또, 웹툰 만화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종이만화만의 장점이 있을까요? 빠르게 발전하는 만화 산업 속 종이만화와 디지털만화는 각자의 차별점을 가지고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하는 2020년, 한국의 만화산업 기대해주세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