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의 무한 확장! 웹툰과 웹소설의 영상화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20. 7. 22.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웹툰과 웹소설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되고 있습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의 자회사인 스튜디오N과 카카오M을 설립해 IP 기반 영상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재탄생된 작품들은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가고 있습니다.

 

 

웹소설의 웹툰화

 
 
웹소설의 성장과 미디어믹스

 

웹소설은 1편에 3~5분 정도의 짧은 시간 내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스마트폰 열람에 최적화된 형태의 콘텐츠입니다. 다양한 창작자와 소비층이 유입되고 규모가 빠르게 확장되는 방식의 웹소설의 대중화가 진행되면서 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출처 : (좌) 교보문고 / (우) MBC 홈페이지

 

웹소설은 드라마화와 웹툰화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웹소설 원작 드라마는 웹소설의 원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출판에 기반한 로맨스 장르소설 <해를 품은 달>(2005/2012) 등의 성공적인 드라마화의 전례를 배경으로 합니다.

 

출처 : (좌) 네이버 시리즈 / (우) KBS 홈페이지

 

같은 로맨스 장르의 웹소설인 <구르미 그린 달빛>(2014/2016) 또한 드라마화로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습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2014년 윤이수 작가가 네이버 웹소설에서 연재를 시작해 131회에 걸쳐 약 5,000만 뷰 이상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 소설은 2015년 열림원 출판사에서  5권이 하나의 세트로 출판 되었으며 이어 2016년엔 TV 드라마화 하여 높은 시청률을 달성했습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경우, ‘웹소설 > 오프라인 소설 > TV 드라마화’라는 흐름으로, 다매체 미디어 믹스 작품의 시초가되기도 했습니다.

 

 

2018년 한해 방영한 드라마 100건 가운데(일일 드라마・단막극・특집・리마스터링 제외) 23건은 웹소설이나 웹툰을 원작으로 했거나 리메이크 작품이었습니다. 이러한 사례 중 웹툰화를 중요하게 포함하는 또 다른 웹소설 미디어 믹스의 성공사례로 <김비서가 왜 그럴까>(2013/2016)를 들 수 있습니다.

 

출처 : (좌) 교보문고 / (중) 카카오 페이지 / (우) tvN 홈페이지

 

카카오 페이지 웹소설인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웹툰화된 후, 다시 드라마화되는 과정의 또 다른 전형을 보여주었습니다. 웹소설의 웹툰화는 단지 하나의 IP 확장이 아니라 대자본이 요구되는 영상화 이전에 콘텐츠 IP의 잠재력을 측정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었습니다. 웹소설로 시작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인기를 얻자 웹툰으로 제작되어 웹소설 200만, 웹툰 600만 명의 독자를 끌어모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드라마 역시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하며 15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드라마가 흥행하자 원작 웹소설・웹툰의 독자 수가 다시 치솟아 누적 매출액 100억 원을 기록했고, 판권이 수출되는 등 ‘IP 가치 사슬’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와 같이 웹소설 > 웹툰 > 드라마/영화/게임 제작의 순차적 미디어 믹스는 흥행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동시에 IP 전체의 시장성 확장을 가져오는 긍정적인 발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웹콘텐츠 플랫폼의 웹소설과 웹툰 동반 서비스

 

출처 : (좌) 카카오 페이지 / (우) 네이버 시리즈

 

웹소설의 성장과 함께 카카오 페이지, 네이버 시리즈 등 포털 기반의 웹콘텐츠 플랫폼들은 웹소설과 웹툰 메뉴를 함께 제공하는 전략을 취하면서 동반 성장의 바탕을 마련하였습니다. 따라서, 웹툰과 웹소설은 독자 타겟의 유사성과 저비용의 빠른 미디어 믹스 가능성을 바탕으로 동반 성장하는 원천 웹콘텐츠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웹콘텐츠 IP 관리 회사의 설립

 

2018년과 2019년 상반기 동안 네이버, 카카오 등 주요 포털 기반 웹툰 기업들과 레진엔터테인먼트 서비스 플랫폼 기업들이 각각 다른 투자 방식과 기업 형태 전략으로 자사의 웹툰 IP 관리 영상제작 투자 및 영상제작을 직접 전담하는 회사를 설립하고 활발한 활동에 나섰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자회사 형태로 2018년 8월 드라마 제작사인 스튜디오N을 설립했고, 레진엔터테인먼트도 2018년 11월 제작사 레진스튜디오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드라마・영화 제작에 나섰습니다. 이들보다 앞서 카카오는 2017년 5월 CJ 계열의 드라마 제작사를 인수해 메가몬스터로 사명을 바꾸고 카카오M의 자회사로 편입했습니다.



스튜디오N의 활발한 제작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2018/2019)는 네이버 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의 자체 제작 작품입니다. 이 드라마는 네이버 웹툰에서 누적 조회수 8억 뷰를 기록했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것으로, 웹툰 업체의 자회사 IP를 활용해 직접 제작한 첫 사례입니다. 스튜디오N은 이 외에도 <여신강림림>, <스위트홈>, <비질란테> 등 다양한 웹툰 IP로 드라마·영화를 제작할 계획입니다.

 

 

카카오M과 메가몬스터

 

2019년 1월, CJ ENM에서 방송 부문을 책임져 왔던 김성수 대표를 카카오M 대표이사로 영입했습니다. 이는 드라마・영화 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카카오M의 자회사 메가몬스터는 2019년 7월 KBS와 손잡고 2020년부터 매년 1편씩  드라마를 제작해 방영하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작품은 미스터리물 웹툰인 <망자의 서>로 연내 방영될 예정입니다.

 

 

레진엔터테인먼트와 탑툰

 

레진엔터테인먼트는 레진코믹스 작품 <밤치기>를 오리지널 독립영화 작품으로 선보여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 감독상, 2018년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DP 개의 날>, <초년의 맛>, <우리사이느은>도 영상 판권 계약을 맺었습니다.

탑툰을 운영하는 탑코는 2017년 드라마와 영화 제작법인 <이야기동맹>을 만들어 직접 영상화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엔씨소프트의 버프툰

 

                                                           출처 : SBS 뉴스

2019년 10월, 엔씨소프트(NC) 웹툰 플랫폼 버프툰과 SBS콘텐츠허브가 웹툰・드라마 IP 제휴 MOU를 체결했습니다. 양사는 버프툰 웹툰과 SBS 드라마 제휴를 통하여 새로운 IP가 탄생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웹툰의 영상화

 

 

웹툰 드라마화

 

2018년은 웹툰 원작 드라마가 제작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편수의 작품이 제작되었고 호응을 받은 작품도 많았던 해입니다. 웹콘텐츠 IP 관리 회사의 잇따른 설립 영향으로 웹툰 원작 드라마의 양적인 면과 질적인 면 그리고 성과의 모든 측면에서  전성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출처 : (좌) 네이버 시리즈 / (우) OCN 홈페이지

 

스튜디오N은 2019년 상반기에만 네이버 웹툰 원작 드라마 <타인의 지옥이다>, <쌉니다 천리마 마트>를 높은 시청률의 기록 속에 선보였고 앞으로도 10편 이상의 드라마 제작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웹툰 원작 드라마 제작의 확장은 유튜브, 게임, 넷플릭스 등에 더 익숙한 1020 시청자층과 교감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TV 채널들의 요구와 웹툰 IP를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는 플랫폼사 측의 미디어 믹스 확장 전략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웹툰 원작의 드라마 제작 추세는 전문 IP 관리사의 설립 및 활동과 함께 이후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출처 : (좌) 아르테팝/더오리진 인스타그램 / (우) MBC 홈페이지

 

웹툰 원작 드라마의 양적 성장과 성공사례가 축적되는 가운데, 웹툰 원작 드라마는 형식과 작품성에도 새로운 시도를 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웹툰 ‘어쩌다 발견한 7월’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2019)는 하이틴 로맨스의 전형적인 콘텐츠의 매력을 가진 작품이면서도 만화적인 표현과 영상적인 표현의 장점을 잘 녹인 참신한 드라마로 평가 받았습니다.

 

출처 : (좌) 네이버 시리즈 / (우) tvN 홈페이지

 

<타인은 지옥이다>와 <쌉니다 천리마 마트>의 경우, 원작 팬들이 원작에 대해 간직하고 있는 인상과의 일치와 영상 드라마 고유의 표현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두 가지 요구를 모두 만족시킨 작품입니다.

 

 

출처 : (좌) 다음 웹툰 / (우) 넷플릭스 트위터

 

출처 : (좌) 네이버 시리즈 / (우) 넷플릭스 트위터

 

넷플릭스에 의한 웹툰 원작의 드라마화도 주목할 만한 사례를 내놓았습니다.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원작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충분한 사전제작 기간을 통해서 잘 재현했습니다. 또한, 웹툰 '신의 나라:버닝헬'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킹덤>은 한국적인 사극 배경의 소재가 좀비물이라는 국제적인 장르와 결합하여 가치 있으면서도 TV 드라마가 하기 어려운 시도를 완성도 높게 제시했습니다.

 

 

 
 
웹툰 원작의 영화화

 

출처 : (좌) 다음 웹툰 / (우) KMDb(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2006년 강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한 <아파트>를 효시로 하여 많은 웹툰들이 영화화 되어 왔습니다. 윤태호 작가의 <이끼>와 <내부자들>도 영화화 되어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순끼 작가의 <치즈 인더 트랩>은 드라마와 동시에 영화화 됐고, <패션왕>, <희생부활자>, <강철비> 등 다양한 웹툰이 스크린으로 옮겨졌습니다. 

 
 
 
출처 : (좌) 네이버 시리즈 / (우) KMDb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신과 함께-죄와 벌>(2017)은 200억 원대의 자본이 투자된 대작으로, 2018년 2월 12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427만 명을 기록하며 한국 영화 누적 관객 수 2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신과 함께>의 사례는 웹툰 원작이 적절한 기획 및 투자와 함께 영화 흥행과 영상산업 확장의 중요한 동인이 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사례입니다.

 

 

출처 : Marvel 홈페이지

 

한편, 마블 코믹스의 '마블 세계관'을 통한 IP 활용 확장의 지속적인 성공은 한국의 웹툰 IP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세계관 중심의 IP를 관리하려는 벤치마킹 사례가 생겼으며, 미디어 믹스와 투자 및 외부협력을 체계적으로 수행하는 전문 기업 중심으로 진행하려는 흐름이 형성되었습니다.

 

 

출처 : 와이랩 홈페이지
출처 : OCN 유튜브

 

와이랩(YLAB)에서 제작된 웹툰 속 주인공들이 하나의 세계관에 등장하여 이야기가 전개되는 '슈퍼스트링 프로젝트'와 OCN 드라마 캐릭터를 활용한 웹툰 <오리지널씬>을 통해 선보인 'OCN 유니버스'는 이러한 세계관 중심의 IP 프로덕션의 주요한 사례입니다.

 

 

 

네이버의 스튜디오N과 카카오의 카카오M은 IP 관리 전문기업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IP 확장의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는 자본 집약적이고 다국적 시장을 목표로 할 수 있는 영화 제작에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으며, 동시에 영상 제작화의 성공을 계기로 원작으로 나온 다른 미디어 믹스 작품의 열람과 매출을 다시 일으키는 재조명 효과가 점점 트랜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나아가 원작이 없는 작품은 호기심과 주목을 끌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아예 ‘원작’을 찾습니다. 방영되는 도중 드라마 원작을 찾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웹툰이나 웹소설 원작부터 찾는 역전 현상이 일어난 것입니다.

 

 

 

웹툰 원작의 게임화

 

출처 : (좌) 네이버 시리즈 / (우) WONCOMZ 유튜브

사회 전반적으로 웹툰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상승하면서, 웹툰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에 대한 관심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갓 오브 하이스쿨>, <노블레스>, <전자오락수호대> 등 웹툰 원작 게임의 흥행사례가 하나둘 등장하면서, 뒤를 잇는 신작들이 제작과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2017년 10월, 카카오게임즈와 네이버웹툰이 웹툰 IP 기반 모바일게임 공동 사업 제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점은 향후 출시될 신작들의 행보에 기폭제가 될 것입니다. 웹툰시장과 게임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각 사의 플랫폼을 통해 동시 채널링 서비스와 공동 마케팅 프로모션을 전개할 경우, 상당한 파급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입니다. 치열한 모바일 게임시장 경쟁에 내몰린 국내 게임업계가 원천 콘텐츠로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는 ‘웹툰’ IP를 적절히 활용하여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캐릭터 마케팅의 시너지 효과는?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20. 7. 15.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국내 캐릭터산업의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12 2,0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 성장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7.8%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산업의 발전은 모바일 메신저, 게임, 웹툰, 애니메이션 등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과 그 궤를 같이 합니다.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미디어 플랫폼이 범용화되면서 캐릭터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캐릭터는 소비자의 연령, 성별에 크게 구애를 받지 않는 친근함, 친숙함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부드럽게 전달합니다
캐릭터 고유의 독특한 이미지는 소비자와의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시키며 이는 자연스럽게 캐릭터 마케팅의 상품, 서비스, 캠페인과 연결됩니다.  

 

경기 악화와 소비자심리지수 위축 등으로 상품의 유용성과 더불어 심리적 위안이나 재미를 찾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술 발달에 따른 상품 품질의 평준화도 소비자들로 하여금 물질적인 편익보다 상품이 전달하는 경험과 정서적 가치에 더 주목하도록 이끕니다. 여기에 소비력을 갖춘 키덜트(kidult)와 화제가 되는 현상을 체험한 후 이를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나누려는 적극적인 소비자의 등장은 캐릭터 마케팅의 깊이를 더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의 인기

 

캐릭터 마케팅의 주를 이룬 것은 인기 캐릭터와의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입니다.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은 대중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의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내는 한편, 브랜드의 이미지를 새롭게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게임, 식품, 면세점, 백화점, 화장품, 의류, 가전, 셀러브리티, 편의점, 주류, 스포츠 용품 등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출처 : 동원 F&B 유튜브

 

출처 : 카페 낢진 인스타그램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에는 인기 있는 만화, 애니메이션, 웹툰, 게임 캐릭터와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캐릭터들이 주로 활용됩니다. <뽀롱뽀롱 뽀로로>, <포켓몬> 등의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어벤져스>를 필두로 하는 마블스튜디오 캐릭터, <낢이 사는 이야기> 등의 웹툰 캐릭터, <배틀그라운드> 게임 캐릭터 아이템 등이 다양한 산업 분야와 활발한 연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출처 : 카카오프렌즈 인스타그램

 

출처 : 라인프렌즈 홈페이지

 

모바일 메신저 이모티콘 캐릭터 기업인 라인프렌즈와 카카오IX도 자사의 인기 캐릭터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이하 IP)을 다각도로 활용하여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양사는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자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할 뿐만 아니라 식품, 패션, 뷰티 등 여러 산업 분야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캐릭터산업의 성장과 함께 라인프렌즈는 2016 1,010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8 1,973억 원까지 증가했습니다. 카카오IX 2018 1,05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5 100억 원대 매출 대비 10배의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주었습니다.    

 

 

출처 : 라인프렌즈 홈페이지

 

출처 : 라인프렌즈 홈페이지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은 캐릭터와 해당 캐릭터를 활용하는 상품 및 기업 모두의 윈-윈 관계를 지향하는 전략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라인프렌즈가 방탄소년단(BTS)과 제휴해 제작한 캐릭터 BT21을 들 수 있습니다. 라인프렌즈는 방탄소년단의 글로벌한 인기를 바탕으로 BT21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려는 팬들을 국내외 라인프렌즈 스토어로 끌어들였습니다. 2017 12월 라인프렌즈 뉴욕 매장에 BT21을 처음 공개할 당시 3만 명이 방문했고, 2018년 일본 하라주쿠 매장에서는 3월 한 달 동안 1 5,000명이 방문했습니다.

 

 

출처 : 라인프렌즈 홈페이지

 

BT21 캐릭터는 인천공항공사의 마케팅에 활용되기도 했는데요.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의 핵심 수요층인 아시아 및 미주 지역의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 Generation, 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와 방탄소년단의 주요 팬층이 일치한다는 판단 아래, BT21 캐릭터들이 인천공항의 여러 장소를 즐기는 장면을 담은 홍보영상을 온오프라인으로 내보냈습니다. 이러한 홍보영상들은 인천공항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팬이 아닌 소비자들이 BT21을 통해 방탄소년단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성공적인 컬래버레이션은 상품의 판매와 홍보에 기여할 뿐 아니라, 캐릭터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마케팅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캐릭터는 다양한 상품, 콘텐츠, 미디어를 넘나들며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분산된 캐릭터 이미지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캐릭터와 소비자들이 맺는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 가능하도록 만드는 일의 중요성도 커졌습니다

 

 

 

브랜드 캐릭터에서 캐릭터 브랜드로

 

 

출처 : 하이트진로 홈페이지

 

출처 : 농심 홈페이지

 

기업이 캐릭터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또 다른 방법은 기업 혹은 상품의 브랜드 캐릭터를 만드는 것입니다. 브랜드 캐릭터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널리 알려진 미쉐린 타이어의 브랜드 캐릭터 비벤덤은 19세기 말에 만들어졌습니다. 하이트 진로 소주의 두꺼비, 농심 너구리 라면의 너구리 등도 대표적인 브랜드 캐릭터입니다잘 만들어진 브랜드 캐릭터는 명확하고 차별적인 이미지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함으로써 상품 구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합니다.
최근의 브랜드 캐릭터 마케팅이 기존 사례와 다른 점은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형성하고 제품을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캐릭터 자체에 초점을 맞추어 IP 활용 사업을 다각도로 전개한다는 점인데요. 기업의 입장에서 캐릭터는 마케팅 수단을 넘어 그 자체로 주요한 사업 확장 영역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출처 : 국민카드 인스타그램

 

몇 년 전부터 캐릭터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시행한 은행카드 업계는 어벤져스, 포켓몬, 핑크퐁 등 기존 캐릭터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는 한편, 브랜드 캐릭터를 자체 제작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 신한은행 블로그

 

출처 : 카카오뱅크 홈페이지

 

KB국민은행의 깨비별비리브와 친구들, 신한은행의 SOL Explorers, 우리은행의 위비 프렌즈, NH농협은행의 올원 프렌즈, SH수협은행의 Hey! 프렌즈 등이 그 사례입니다. 특히 카카오프렌즈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캐릭터 마케팅으로 한 달 만에 300만 계좌 돌파 등 단기간의 성과를 거둔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은행카드 업계가 캐릭터를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출처 : 배달의 민족 유튜브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에서도 브랜드 캐릭터가 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배달이, 신세계 백화점의 푸빌라, 현대백화점의 흰디, CU편의점의 헤이루 프렌즈, 이마트의 토이킹덤 프렌즈, 일렉트로맨, 삼양식품의 호치와 친구들, 롯제제과의 빼빼로 일레븐, 쵸니, 말랑카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출처 : 삼양식품 홈페이지

 

출처 : 토니모리 인스타그램

 

다양한 경로를 통해 캐릭터를 노출하는 작업은 캐릭터의 세계관을 형성함과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와 세계관도 넓히고 자연스레 사업 영역도 확장됩니다. 삼양식품의 '호치와 친구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삼양식품은 다양한 미디어와 콘텐츠를 활용하여 호치와 친구들을 알렸습니다. 초기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라면의 정수> 웹툰을 연재했고, 2016년부터는 삼양식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인형탈을 쓴 호치가 등장하는 같은 제목의 동영상 시리즈를 공개했습니다. 2018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호치와 친구들을 활용한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뷰티 브랜드 토니모리와 컬래버레이션한불타는 에디션화장품을 내놓는가 하면, 패션브랜드 TNGT와 손잡고 불닭볶음면의 패키지 디자인을 활용한 티셔츠도 출시했습니다. 이는 브랜드 캐릭터 호치가 불닭볶음면이 아닌 곳에서도 고유한 캐릭터 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하나의 캐릭터 브랜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출처 : 넷마블 TV 유튜브

 

출처 : 스푼즈 인스타그램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또 다른 한 축은 게임 업계입니다. 3N이라 불리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넥슨이 모두 최근 몇 년 사이에 캐릭터시장에 합류하고 있습니다. 인기 게임 IP를 보유한 게임사들의 캐릭터 사업 진출은 기존 팬과의 관계를 공고히 하고, 새로운 팬층의 유입을 꾀하며 브랜드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동시에,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2018 4월 게임업계 최초로 오프라인 상설 매장인 넷마블 스토어를 개장했습니다. 엔씨소프트도 2018년 캐릭터 브랜드 스푼즈를 선보이며 본격적으로 캐릭터 라이선싱 사업에 나서며 다양한 산업 분야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넥슨은 2018년 오프라인 상설 매장 네코제 스토어를 선보이며 넥슨 자체 브랜드 상품과 함께 팬들이 넥슨 게임 속 캐릭터, 세계관 등을 활용하여 만든 2차 창작물을 판매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기업들이 단순한 홍보를 넘어, 보다 적극적인 사업화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라인프렌즈와 카카오IX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을 바탕으로 캐릭터 사업을 전개하는 것처럼 자체적인 유통망과 자체 브랜드(PB, Private Brand) 상품을 플랫폼처럼 활용합니다. 그리고 웹툰, 애니메이션, 유튜브 동영상, 게임, SNS 등을 활용해 스토리텔링을 시도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확장하는 캐릭터

 

다변하는 미디어와 플랫폼, 범람하는 정보 속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은 점차 희소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캐릭터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이끌어내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세계관을 넓히는데 유용하기 때문입니다성공적인 캐릭터는 소비자들과 맺는 장기간의 애착관계 속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환기시킵니다. 나아가 캐릭터는 브랜드 이미지를 변화시키고 확장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심지어 브랜드 밖에서 독자적인 생명력을 갖추기도 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많은 기업들은 캐릭터에 브랜드의 콘텐츠를 담는 것을 넘어 캐릭터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는 알 수 있습니다이는 결과적으로 기업의 브랜드를 풍성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캐릭터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ZipCon] 꼭 봐야 할 인생 웹툰 4선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20. 4. 30.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5월 5일까지 진행되는 완화적 사회적 거리두기, 모두 잘 지키고 계신가요? 주말 나들이 대신, 평일 저녁 약속 대신 일찍 귀가하여 드라마나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정주행하고 계신 분이 많은데요. 오늘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천하는 꼭 감상해야 할 '인생웹툰'을 추천해드리겠습니다.

 

수상한 포차, 하지만 사람 냄새나는 <쌍갑포차>

 

△ 이미지 출처 : 다음 웹툰 ⓒ배혜수 작가

 

늦은 밤, 낯선 곳에 나타난 의문의 포장마차. 그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로 주로 서민상을 그린 웹툰 <쌍갑포차>. 선과 악 그 사이에 서있는 손님들에게, 쌍갑포차 주인은 인과응보로 인한 갈등과 해결을 해줍니다. '2017 만화대상 문체부장관상'을 받은 <쌍갑포차>는 다가오는 5월에는 드라마화 예정이 되어 있기도 한데요. 에피소드마다 완벽한 기승전결을 갖추고 있으며 감동과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입니다. 드라마화가 되기 전, 미리 원작을 예습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인생의 막바지, 발레에 도전할 수 있을까? <나빌레라>

 

△ 이미지 출처 : 다음 웹툰 ⓒHUN/지민 작가

 

70의 나이, 그동안 꿈꿔왔던 발레에 도전하다! 오랜 친구의 죽음에 그동안 하고 싶었던 발레를 시작한 심덕출 할아버지. 그리고 발레리노 이채록의 흥미만점 발레리노 도전기가 시작됩니다! 70살 노인과 방황하는 스물셋 청춘이 발레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는 감동 스토리, <나빌레라>! '2018 만화대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한 우수 작품이기도 한데요. 절대 이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우정 스토리를 함께 볼까요?

 

눈에 보이는 검은색, 그 정체는? <병의 맛>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하일권 작가

 

학교에서 친한 친구 하나 없고 공황장애가 있는 변이준. 이준의 눈에는 다른 사람은 보지 못하는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흰색의 사람 형태를 한 것은 이준을 '용사님'이라 부르며 도음을 주거나 위로의 말을 해주고 검은색의 형태가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은 이준이 자유자재로 다루고 있으나 다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데요.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없이 억지로 학교 생활을 하는 중2 이준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이순'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친구가 없던 둘은 서로에게 점점 가까워 지게 됩니다. 10대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2019 만화대상 문체부 장관상'에 빛나는 하일권 작가의 작품, <병의 맛>을 추천합니다.

 

바다 괴수와의 인류 전쟁, 결말은 ? <심해수>

 

△ 이미지 출처 : 투믹스 ⓒ이경탁/노미영 작가

 

해수면이 높아져 더 이상 육지를 찾아볼 수 없는 지구에서 바다 괴수 '심해수'를 상대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인류 생존의 이야기 <심해수>. 2019 만화대상 문체부장관상을 받은 이 작품은 흔치 않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재(종말에 대한 불안을 재현하고 놀이와 미학으로 승화한 문법)'로 극도의 몰입도와 긴장감을 유발하는데요. 빌딩섬에서 심해수와 맞서 싸우는 이들의 분투기, <심해수>는 읽다 보면 하루가 끝나 있을 지도 모르는 작품인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자신있게 추천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추천하는 웹툰 4작품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여러분의 취향에 꼭 맞는 웹툰은 무엇인가요? 또 여러분이 감상한 웹툰 중 인생웹툰은 무엇인가요? 웹툰으로 누구나 일상을 풍요롭게! 네모칸 속 감동과 재미를 담은 웹툰에 대한 지원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함께하겠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좋은 작품은 작가가 그 모든 것을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제목에 이미 내용과 긴밀하게 연결된 다중 의미와 관점을 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지훈의 시 <승무속 첫 번째 연과 마지막 연을 맺는 구절을 제목으로 빌려온 웹툰 <나빌레라>가 그렇습니다승무를 추는 승려의 모습을 묘사한 나비로다라는 뜻의 우리말이 우아하게 담긴 이 시구 나빌레라에는그것이 나비일까?’ 의심하는 조심스러운 추측과 나비로구나!’ 깨닫는 확신이 공존합니다동시에 익숙지 않은 이 표현 속 정적인 명사 ‘나비’가 마치 형용사와 동사처럼 이어지면서 나비가 춤을 추는 모습을 생생하게 연상시키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주인공 ‘삼덕출’이 현실의 제약과 사람들의 의심을 뿌리치고 꿈을 실현하는 작품 속 비상의 과정은 제목이 함의한 위 세 가지 관점을 순차적으로 거치며 그려집니다.

 

어른의 의심하는 눈, 그건 나비일까?

 

△ 이미지 출처 : <나빌레라> ⓒ다음웹툰

 

<나빌레라>의 줄거리는 70세 노인 심덕출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그동안 하고 싶었던 발레에의 도전을 별안간 선언하며 시작됩니다사람들은 덕출의 흔치 않은 결정의 진정성을그것의 성공적인 실현 가능성을 의심합니다. ‘노인의 몸으로 왜 하필 발레일까?’ ‘그게 가능하기는 할까?’ 심지어 본작 관련하여 독자가 처음 갖는 관심도 ‘노인의 발레 이야기’라는 핵심 설정에 관한 호기심에 가깝습니다. 덕출의 장남 ‘심성산’은 그러한 작품 안팎의 극대화된 의심을 대표해 아버지의 결정에 대한 반대 의사를 구체적 행동으로까지 표출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자기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덕출이 당장 원하지 않는 합가까지 속히 실행하려고 합니다. 성산은 겉으로 보기에는 소위 말하는 효자의 조건을 갖추었습니다좋은 대학을 나와 번듯한 직장에 들어갔으며일찌감치 가정을 이뤘습니다부모님을 자주 찾아뵙고두 분이 편안한 노후를 맞이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하지만 그는 결정적으로 아버지를 자기 삶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은 채 제 생각 안에 가두고 있으며, 아버지가 그토록 원하는 발레에 관한 이해마저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에게 자신의 의견만이 정답인 양 정해진 선택을 강요하는 어른처럼 말입니다.



덕출의 결정을 의심하고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산의 생각은 ‘남성 노인은 발레를 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라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사실 성산만의 것이 아닙니다. 작품 밖에도 분명 존재하는 ‘무용은 여성적’이라는 편견은 지난 전통에 근거합니다. 오랜 역사 동안 남성의 전유물이었던 무용은 19세기 근대에 들어선 후 반대로 남성적인 신체 활동이 체육으로 한정됨으로써 오롯이 여성의 것으로 배분되었습니다여성 혹은 여성성을 타자화객체화된 존재로 구별하는 구시대의 폭력은 자연스럽게 여성적 활동으로 간주된 발레마저 구별했습니다성산은 스스로 고백했듯이 발레에 관해 잘 모릅니다. 자식 세대인 그는 아버지보다 나이만 어릴 뿐 주체가 보고, 객체가 보이는 식의 종속 관계로 굳어진 지난 세기의 편견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구세대를 대표하는 인물입니다. 이는 성산이 대표하는 대한민국의 현 아버지 세대가 발레를 실제 공연보다는 미디어 보도를 통한 이미지로만 수용한 까닭도 큽니다이로 인해 예술이 현대사에 들어선 지 100년이 지나 동시대 예술로 소비되고 있는 오늘날에도무용이 여전히 철저히 보이는’ 객체에 머물러 있는 작품 내 편견은 그럴듯한 안티 테제가 됩니다.



이와 같은 인식은 발레 행위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발레를 객체로 인식하는 사람들의 사고로는 발레를 하는 이의 신체 역시 객체입니다객체는 절대 스스로 기능하거나 가치를 발휘하지 못합니다반드시 다른 무언가로 교환된 후에야 비로소 의미를 지닙니다. 다른 자녀들과 함께 발레 단장 ‘문경군’마저 최초에 심덕출에게 대신 권했던 등산과 에어로빅 등은 ‘건강’으로의 교환 가능성이 큰 건전한 취미생활이지만, 발레는 그마저 결과를 확신할 수 없기에 그저 다른 이에게 부끄럽게 보이는 ‘짓’이나 ‘꼴’(3화)에 불과하게 됩니다.


성산과 비슷한 수준은 아니지만 덕출을 걱정하는 여타 인물들의 소극적 의심은 발레나 성 역할에 대한 차별보다 노인 신체에 대한 구별 및 억압과 관련 있습니다. 꾸준한 운동으로 다져진 덕출의 신체는 웬만한 젊은 사람 못지않은 체력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대개 노인의 몸이 젊은 사람보다 훨씬 연약하고 쉽게 망가진다는 통계적 의심은 반드시 그러하다는 기정사실이 되어 사람들의 의심을 더욱더 자라게 합니다. 이는 비단 실질적인 신체 능력이나 그것과의 관련성과 무관하게 노약자의 생산성을 무조건 무시하는 가속화된 현대 산업화 세계의 속성을 고스란히 반영하기도 합니다신체의 물리적 능력이 생존에 직결되었던 고대와 다를 바 없이현대에서도 활력과 변화를 구현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추앙받는 이높은 가능성과 성장 동력을 가진 이는 주로 젊은 사람들로 평가됩니다.



지금도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N포세대’, ‘소확행’와 같은 용어의 무게를 젊은 세대에게만 한정할 수 없는 까닭입니다. 오히려 앞선 생애를 통해 이미 많은 것을 누렸고 지니고 있다는 인식으로 인해노인 세대는 자기 지향성에 대해 더욱 가혹한 무시를 당하기도 합니다실제로 덕출은 비단 자연적인 노쇠만이 아니라 알츠하이머병(이하 치매)까지 안고 있었고이는 사람들의 눈에서 점차 가셨던 의심을 더욱 증폭하는 결정적인 장치가 되었습니다그의 바른 생활 습관이나 운동으로도 늦출 수 없는 불가항적 질병으로서의 치매는 단지 성산만이 아니라, 작중 모든 인물과 독자의 눈에마저 의심을 드리우게 했습니다. 어쩌면 덕출은 ‘무대에 서지 못할지도 모른다’라고. ‘날아오를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늙음’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모든 것에 익숙해진다는 것 같다”(1)는 작품 속 덕출의 첫 내레이션은 도전을 앞둔 그가 익숙함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다지는 말이었지만거꾸로 반복되는 좌절에 익숙해져 발레에 대한 단념을 재촉하는 말로도 언제든 뒤바뀔 수 있습니다실제로 덕출은 무대를 코앞에 두고 공연을 포기하게 됩니다(55). 여러 차례 부침을 거쳐 쌓아올려진 의심이 최고조에 달해 덕출의 도전이 가장 큰 위기를 맞이하는 순간입니다.

 

아이의 확신하는 마음,
‘그건 나비로구나!’

 

덕출의 도전에 대한 보편적인 편견으로부터 제반 의심을 거두고 성공을 확신하는 일은 개별 인물 간 상호 믿음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자식들의 반대에 부딪힌 덕출과 가장 가깝게 지내며 그에게 결정적 도움을 주는 인물은, 현실에서는 뜻밖이라 할 수 있는 손자뻘의 ‘이채록’ 입니다. 경국의 지시로 파트너를 이루게 된 덕출과 채록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위기 상황에서 연대하며 서사를 이끌어갑니다생판 남이었던 청년과 노인 두 사람이 점차 마음을 열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긴밀한 관계 설정은 작위적이지만 설득력이 높기도 한데이는 두 캐릭터가 여러모로 상호 거울상 같은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일흔을 며칠 앞둔 덕출은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느라 막상 좋아하는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만 했던 인물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온라인서점 예스24 홈페이지

 

반대로 스물셋의 채록은 비록 가난하지만 하고 싶은 축구와 발레에 도전할 수 있는 재능과 기회가 일찌감치 주어졌던 인물입니다. 덕출에게는 가족이 있었지만 발레가 부재했고, 의지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의 관계마저 멀어진 채록에게는 발레가 있었지만, 가족이 부재했습니다. 한편 두 사람이 만나게 된 시점에 덕출은 막상 하고 싶었던 발레에 도전하는 그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가족이 없었고, 채록은 하고 있던 발레에 대한 의지와 희망이 조금씩 희미해지던 터였습니다. 그런 덕출이 채록의 매니저이자 제자가 됨으로써 발레를 할 수 있게 되고, 채록은 할아버지에게 발레를 가르치고 그를 보살피는 살뜰히 보살핌으로써 다시금 가족애를 느끼고 목표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으니, 두 사람은 서로의 빈자리를 꼭 들어맞는 천생연분인 셈입니다.

 

덕출의 가족 및 그와 채록이 함께 하는 대안 가족 이야기가 사건과 관계의 중심을 이룬다는 점에서, <나빌레라>의 장르는 분명 휴먼 드라마입니다. 하지만 서로 대칭의 속성을 지닌 두 인물이 반강제로 관계를 맺고 비슷한 꿈과 열정을 공유하며 함께 성장한다는 스토리 구조나 소중히 여기는 가치를 공유하며 서로 다른 인물들이 절대적인 믿음을 나눈다는 비현실적 설정은 소년만화나 성장물에서 자주 반복된 요소이기도 합니다. 덕출이 성인이지만 그의 일상이 직장이나 생산 활동에서 벗어난 노인이라는 점에서, 또한 그가 미성년처럼 어른들의 편견이나 신체의 불가항력에 대항해 새로운 꿈에 도전하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소년만화 속 주인공과 유사해 보이기도 합니다. 초반에 덕출을 반신반의하다가도누구보다 그를 신뢰하고 절대적인 지지와 도움을 주게 되는 채록의 존재 역시 소년만화 속 주인공의 조력자 역할과 판박입니다이들은 절대 논리적 판단이나 현실적인 가능성을 잣대로 꿈과 우정 같은 순수한 가치를 재단하지도그것의 배신을 의심하지도 않습니다아이가 부모를 신뢰하듯 절대적인 믿음을 보입니다. 작품 말미, 덕출이 목표로 삼았던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어가는 위기의 순간에 서로를 향한 믿음은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급격히 악화한 치매 증상으로 인해 스스로 공연 당일 무대에 오르길 단념한 덕출을 채록은 재차 설득합니다. 덕출이 모든 것을 다 기억하고 해낼 수 있으리라는 강한 믿음으로. 이 같은 신뢰는 연쇄적으로 작용해 다른 캐릭터에게도 전염됩니다. 경국에게 소리치는 채록의 모습, ‘하고 싶다잖아! 할 수 있어요! 허락해 주세요!(55화)’은 어린아이가 쓰는 생떼에 가깝지만, ‘우리만 하는 소극장 공연 아니(55화)’라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던 경국도 결국 채록을 해낼 것을, 채록과 함께 덕출이 해낼 것을 믿어 보입니다. “사람이 언제 초라해지는 걸까?”라는 질문에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하고 믿는 순간(13화)’이라고 자답했던 덕출이, 스스로 포기했고 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그 무대를 채록의 반복된 설득에 다시 용기를 얻고 도전하는 순간 ‘나는... 정말... 발레가... 발레가 하고 싶어(55화)’으로 이어지는 장면은 소년만화에서 익히 보아온 수미상관적 연출입니다.


<나빌레라>는 종종 대사 하나 없이 작품 속 인물들의 심리 묘사에 공들인 연출로 작품 밖 독자들의 신뢰를 얻어내기도 합니다발레단을 방문해 무용수의 연습을 구경하며 발을 꼼지락거리는 덕출의 뒷모습(5화)을 통해 발레에 대한 진지한 그의 열정과 의지를 독자에게 재차 확인하게 하고, 하고 싶었던 말을 아버지에게 전하려 전화기를 들었다 놓았다 머뭇거리는 채록의 모습(16화)을 통해서는 할아버지와의 관계 이외의 면에서도 조금씩 성장하는 그의 모습을 독자에게 보여줍니다.


다리를 다친 이후 잠시 좌절했지만 경국의 배려를 통해 깨달음을 얻은 덕출이 지금까지보다 더 잘 해내고 ’(30)다는 말에 가만히 그의 어깨에 손부터 올리는 채록의 행동에서는 이제 덕출을 보듬고 북돋는 보호자 같은 관계로 역전된 그의 믿음직한 면모를 읽을 수 있고길을 잃었던 덕출을 데리러 간 채록이 그에게 다짜고짜 발레 동작을 시키는 장면(33)은 막판 치매 증상에도 덕출이 발레 동작을 쉽게 잊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의 복선이 됩니다. 결국 치매가 중증으로 진행되어 가족들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덕출이 차가운 바벨 봉을 잡고 몸이 기억하는 발레 동작을 해 보이는 장면(에필로그, 후기)은 어떤 대사 없이도 독자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합니다. 이처럼 여러 차례 반복되는 섬세한 장면 연출을 통해 독자는 의심을 버리고 작품과 작가를 순진하게 믿게 됩니다. 그리고 <나빌레라>의 끝에 비참하고 현실적인 비극이 아닌, 아름다운 결말이 있음을 기대하게 됩니다.

 

춤추는 낭만,

나빌레라

 

 

작중에도 언급되듯이 ‘발레는 스포츠가 아닌 예술’(5화)입니다. 예술의 세계는 현실로 쉬이 실현될 수 없는 낭만을 품고 있습니다. 발레는 발끝을 세운 채 수도 없이 튀어 오르고 점프를 하는 등 물 흐르듯 중력에 저항함으로써 비정상적인 동작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일깨웁니다. <나빌레라>가 의심으로부터 확신으로 착실하게 나아가는 서사는 궁극적으로극 중 인물과 독자들에게 마치 발레 동작처럼 비현실적이지만 아름다운 춤을 선사합니다. 현실의 드라마, 드라마적 현실에는 별수 없이 ‘악당’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악인’은 아닐지언정 어느 누군가에게만큼은 분명한 ‘악역’이 되어 주인공 혹은 자신에게 고통과 좌절을 안깁니다.


하지만 <나빌레라>는 그 어떤 인물도 그저 악역에 머무르게 하지 않습니다. 채록을 괴롭히는 동창 ‘성철’에게는 길 잃은 덕출을 챙겨줄 기회를 주고(33화), 덕출의 도전을 촬영하고 이를 자극적으로 편집해 그의 꿈을 웃음거리로 만든 PD 박정서(22화)는 바로 다음 화에 성관에게 사과를 건네게 합니다. 덕출의 도전을 의심하고, 사사건건 심한 말을 쏟아내는 성산마저 그의 뒷모습과 눈물을 조명함으로써 독자에게 그를 이해하게 합니다.

 

△ 이미지 출처 : <나빌레라> ⓒ다음웹툰

 

이들의 반대편에서는 작품 곳곳에 있는 조력자들과 선한 역할을 대변하는 캐릭터들이 작가의 교훈을 대신 전하기도 합니다. ‘자식 번듯하게 잘 사는 거로 부모가 자식 앞에 약자가 돼야(15화)’ 할 이유는 없다고 일갈하는 엄마, ‘어쩌면…. 우리 생각보다 더 많이 원하고 계신 걸지도 모르잖아? 그런 거면 우리가 도움은 못 되더라도 방해는 하지 말자(31화)’고 형제들을 설득하는 막내 ‘성관’. 심지어 가족도 아닌 성산의 친구 민구는 친구 아버지인 덕출에게 ‘부족한 저희 식구들을 대신해서 아버지 친구로 계셔주셔서 정말 감사(19화)’하다 하고, 스승인 경국은 제자 채록에 ‘난 한 번도 널 의심한 적 없어. (중략) 네가 해내 줄 거라고 늘 믿고 있었다(55화)’라며 군말 없이 그의 무모함을 덮어줍니다. 독자의 마음을 대변하고나아가 덕출과 채록 등 주요 인물을 향한 애틋한 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인물들에게 깊은 갈등이나 감정의 골은 절대 생길 수 없습니다이 덕분에 할아버지 덕출과 손자뻘 채록은 자연스레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스승 경국과 제자 채록 사이 불편한 권위주의는 스며들 틈이 없습니다.



<나빌레라>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사건 흐름은 신선하고 창의적인 예술보다는 멋지고 아름다운 이상(理想)’에 가깝습니다그것은 현실에서 흔히 벌어지는 소통의 부재나 오해를 쉽게 발생시키지도 않고설사 그것이 생겨나더라도 오래 끌고 가지 않습니다. 실제 가족이든 덕출과 채록 사이 형성된 대안 가족이든 세대 간 갈등이 먼 나라 얘기가 된 작품 속 세계는 인물들의 휴머니즘적 면모가 그 어디에서보다도 두드러집니다. 이는 모든 사건의 중심이 되는 인물 덕출이 물리적으로 칠순 노인의 몸으로 유연한 몸과 체력을 자랑하고, 스스로 ‘인터넷으로 이런저런 걸 찾아보고(3화)’ 발레단에 들어가며, 스마트폰으로 쉽게 셀카를 찍을 정도로 젊게 사는 인물이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칠십 평생을 허물없이 건실하고 세심하며, 심지어 크게 몸 불편한 곳 없이 시대에 뒤처짐도 없이 영민하게 살아온 노인에게 자식과 주변 인물들은 저마다 그 표현 방식이 다를지언정 같은 애정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웹툰으로서의 장르성은 훈훈한 서사와 설정 위에 미려한 심상을 덧댈 수 있게 합니다. 시종일관 균질한 색온도로 섬세하게 조율한 화풍 위에 세월의 흔적이 드리운 노인의 깊은 주름은 얇고 짧은 선 몇 개로, 생의 최종 장을 보내고 있는 어두운 낯빛은 남들과 다르지 않은 밝고 화사한 톤으로 표현됩니다. 젊은 사람들과 비교해 어딘지 다르고 느릴 수밖에 없는 노인의 동작과 행동은 컷을 읽는 독자 저마다의 상상에 따라 남들과 엇비슷한 양태와 템포에 수렴합니다게다가 이 모든 것은 절대 어색하지 않습니다현실과 다른 작품 속 아이와 같은 낭만은 팍팍한 일상을 대하는 우리의 사고를 나풀대는 춤으로 뒤바꿉니다.

 

나비의 꿈:
‘그건 꿈이었을까?’


작품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주인공의 주체성과 도전 의식이를 중심으로 한 인물들의 성장 및 관계성 회복 등의 주제 의식을 발레라는 예술 형식에 투영함으로써 무척 온건하게 담아냈습니다. 만약 여기서 발레가 없었다면 이는 현실에서 생존권을 포함한 사람답게 사는 삶’에 관한 담론 자체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날 여러 사회문제나 이를 위시한 각종 변혁의 의지를 외면하고 그에 볼멘소리를 내는 보수적 논지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의 삶이면 충분하지 않으냐는 것이는 아버지 덕출에게 지금까지 점잖게 잘 살아(2)’왔는데 이제 와서 왜 그렇냐는 듯 반대하는 성산의 의심과 닮았습니다

 

한 개인이든 개인을 아우르는 세대든 사람됨을 지향하는 주체의 치열한 투쟁은 시대와 집단을 아울러 함께 응원하고 힘을 보태야 할 공공의 혁명으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나빌레라>는 예술을 빌려 투쟁의 가장 우아한 면만을 남깁니다. 덕출의 꿈을 채록보다 먼저 돕고 응원한 경국의 말마따나 비상의 꿈은 ‘추하지 않습니다(30화)’. 안타깝게도 마지막 순간에 덕출은 모든 것을 망각합니다. 발레에 매진했던 마지막 생애는 물론, 지난 70년 세월이 마치 스쳐 지나간 백일몽이 된 마냥 그의 기억에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장자의 ‘나비의 꿈(胡蝶之夢)’ 설화가 주는 교훈처럼 작품을 받아들이는 우리에게는 그것이 현실이든 꿈이든 상관없다는 사실입니다.

 

△ 이미지 출처 : 온라인서점 예스24 홈페이지

 

덕출의 도전이 헛되지 않은 것은 그의 꿈과 도전에 함께 했던 채록과 주변 인물들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 이야기가 추하지 않은 것은 그 의지가 주변 인물에게 남아 이어졌기 때문입니다시 <승무>에는 춤을 추는 승려에 관한 사연이 일절 생략돼 있습니다오히려 그의 춤사위를 바라보는 화자의 시선만이 진한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나의 시절은 너를 만나 다행이고 우리를 만나 꿈만 같구나(56)’ 덕출 한 사람의 소망에서 출발한 <나빌레라>의 이야기는 우리의 것으로 남았습니다

 

누군가는 B급 발레단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각자의 실패와 상처를 안은 아이들을 ‘아직 목표를 가진’ ‘엘리트’로 믿고 그 꿈을 돕는 경국, 채록에 평생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형으로 남겠다(35화)’고 고백하는 성관, ‘해보고 싶은 거 해보고, 가보고 싶은 곳’에 가보며 ‘행복하게 살(7화)’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이어받을 혜진, 게다가 가벼운 농담조나 작품에 대한 불만 하나 없이 댓글에서 함께 울고 웃었던 독자들까지. 덕출의 춤을 지켜본 이들에 의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저마다의 날갯짓이 이어집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기성 부문 가작 지정 평론  장병욱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여러분은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나요? 디즈니 <겨울 왕국>이나 <토이스토리> 혹은 지브리 스튜디오 애니메이션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애니메이션 개봉 소식을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인기 있는 콘텐츠 장르인데요. 상상을 뛰어넘는 다채로운 이야기와 우리 정서에 맞는 '국산 애니메이션'도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산 애니메이션 <언더독>이 프랑스에서 개봉을 앞두며 그 인기를 세계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국산 애니메이션의 매력 그리고 어른들의 마음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국산 애니메이션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이미지 출처 : <신비아파트> ⓒCJENM

 

[레드슈즈 | RedShoes]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이야기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를 모티프로 한 시나리오 <레드슈즈>. 2010년 대한민국 스토리 공모대전 대상을 수상한 작품인데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뒤바뀐 설정에서 시작된 주인공들의 유쾌한 소동과 성장으로 이 시대의 외모 지상자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작품입니다. <레드슈즈>는 제작진의 99%가 한국 아티스트가 참여하였고 국내 기술로 세계 메이저 스튜디오 수준의 완성도 높은 영상미를 연출했는데요. 수려한 외모를 가진 일곱 난쟁이와 입장이 바뀐 백설 공주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신비 아파트 : 고스트볼 X의 탄생 두 번째 이야기]

 

 

 

2018년 11월부터 방영을 시작한 <신비 아파트>는 TV 애니메이션으로 아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작품입니다. 도깨비 '금비'가 살던 동굴에서 봉인된 귀신들이 현실 세계로 빠져나가는 사건이 발생하고, 금비는 이로 인해 과거의 기억을 잃게 됩니다. 하리와 친구들은 현실 세계로 풀려난 500여 년 전 원혼들과 맞서 싸우며, 금비의 기억을 찾아주기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로 인해 밝혀지는 도깨비들의 슬픈 사연. 우리가 몰랐던 도깨비들의 진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브레드 이발소]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된 서울의 한 고급 베이커리. 빵들은 사람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각종 토핑들로 한껏 치장을 하고 진열대에 오릅니다. 한편에는 오븐에 시커멓게 타거나 바닥에 떨어져 머리가 찌그러진 불쌍한 빵도 있습니다. 못난이 빵들은 못생겼다는 이유만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질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하지만 못난이 빵들의 운명은 '브레드 이발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180도 바뀝니다. 천재 이발사 브레드가 기상천외한 헤어스타일로 맛있게 꾸며 주기 때문인데요. 과연 어떤 사연의 못난이 빵들이 이 이발소를 찾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브레드 이발소>에서 이들의 페이스오프(?) 결과를 확인하세요!

 

[미니 특공대 X]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군단에 맞선 히어로의 활약! 놀라운 스피드의 소유자 볼트부터 맥스, 새미, 루시까지. 최강의 전사 미니 특공대는 맹수의 힘 X 파워로 한층 더 강력해집니다. 불행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지구를 침략한 외계인 제노스를 축으로 에피소드별로 다양한 콘셉트의 외계인이 등장하는 작품 <미니 특공대>. 강력해진 악에 맞서기 위해선 더욱 강력해져야 하는데요. 과연 미니 특공대는 외계 군단에 맞서 위기에 처한 지구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언더독]

 

 

어느 날 산속에 버려진 개 '뭉치'가 폐가 마을의 유기견들과 산속의 들개들을 만나며 새로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폐가 마을과 산에서 쫓겨나게 된 유기견 무리들은 셰퍼드 견종인 '개코'의 안내로 사람이 없는 동물들의 낙원을 찾아 험난한 길을 떠나는데요. 이들을 추적하는 사냥꾼의 위협을 따돌리고 물리치며 도착한 곳은 개코가 지뢰 탐지견으로 근무하던 DMZ이었습니다. 마지막 관문인 DMZ 철망을 넘어 그들은 무사히 사람이 없는 땅 비무장지대에 안착할 수 있을까요? 이들의 여정이 궁금하다면 <언더독>에서 확인해 주세요!

 

지금까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애니메이션 다섯 작품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잘 보셨나요? 본 작품들은 재미와 감동은 물론, 2019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작품성까지 갖추고 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기에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슴속에 잊고 있었던 어른들의 동심과 따뜻한 마음까지 불러일으키는 애니메이션. 집콕하며 재미있게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시간을 20년으로 늘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삶도 바뀌었습니다. 아껴 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 쓰자는 아나바다 운동이 지나가고, 웰빙이 지난 자리에 가성비와 소확행이 찾아왔습니다. ‘좋은 삶, 건강한 삶’을 지향하던 사람들은 이제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것, 그리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소비의 방향을 옮기고 있습니다.

 

"고도성장기, 잔치는 끝났습니다."


한국은 7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무서운 줄 모르고 한국의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였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아주 어렸거나 태어나지 않았던 시기인 당시는 현재 세대에겐 말하자면 전설과 같은 시기입니다. 내가 겪어보지 못했거나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역사 속 시대와 별로 다를 것이 없습니다. 고도성장기는 말 그대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경제 때문에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삶이 있던 마지막 시기였습니다이제 인류는 그런 시기를 지나 저성장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저축으로 내 집 마련’ 이 가능했던 마지막 시기에는 저축과 투자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다가올 찬란한 순간이 오늘이 아닌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청년에게 ‘세계’란, IMF로 기억되는 어린시절과 2008년 금융위기로 기록된 경제 침체가 지배하는 곳입니다. 새롭게 경제활동인구로 진입한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중반~1996년 태생)는 저성장을 피부로 느끼며 성장했고, 양극화를 눈으로 보고 자라났습니다. 모험하지 않는다고 꾸짖는 어른들에게, 모험했다가 패가망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세대로 자라났습니다. 다가올 내일은 불안하고, 가장 빛나는 건 나의 오늘인 세대에게 불확실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다 지금의 안정을, 미래의 행복 대신 현재의 행복을 원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너무나 당연한 선택입니다. 고도성장이라는 잔치가 끝난 곳에서, 당연히 사람들은 현재의 행복을 찾습니다. 미래에는 행복이 없거나, 너무나 불확실하거나, 있더라도 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1인 가구의 증가저출산고용불안 등의 여러 사회적 맥락이 작용하면서 고도성장이라는 잔치가 끝난 후에 미래의 가치가 현재의 가치보다 불확실해지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자리 잡은 셈입니다인터넷 문화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웹툰 역시 이런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발 빠르게 반영했습니다. 2014년부터 연재중인 yami 작가의 <일단 질러질렐루야>는 잔치가 끝난 시대현재의 즐거움과 생활의 편리함을 원하는 대중의 요구를 반영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 위해"

 

 

△ 이미지출처 : 일단질러! 질렐루야Ⓒyami 다음

 

고도성장기에 성공했거나적어도 그들을 보고 함께 성장해온 세대에게 지금의 젊은 세대는 야심도 없고도전과 노력을 하지 않는 세대로 보입니다. 그러나 자신을 한계까지 밀어붙이고, 고스펙 경쟁을 지나온 사람들에게는 생각보다 남은 것이 없었습니다. 젊은 세대는 밝게 빛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지독한 무기력에 시달리는 세대이기도 합니다독립을 위한 보증금을 마련하려면 안정적인 가정과 저축할 수 있는 수입이 필요합니다하지만 10년 넘게 지속된 취업난줄어든 안정적인 일자리는 이마저도 녹록지 않게 만듭니다.



그렇기에 <일단 질러! 질렐루야>의 등장인물들은 결코 절망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 작품은 어디까지나 작가가 직접 사용해본 물건을 ‘나리’와 ‘닭둘’이라는 주인공과 주변 인물을 통해 이야기하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무기력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작품인 만큼, 낙천적인 성격의 나리와 현실적인 성격의 닭둘은 현대 청년을 의미하는 메타포입니다. 엘리트로 성장해 대형 로펌에서 일했지만 좋은 직장을 뛰쳐나와 웹툰 작가로 일하는 닭둘은 경쟁과 착취에 지친 청년을부모의 보호 아래에서 자라 세상 물정을 잘 모르는 나리는 성장할 기회를 잃어버린 청년을 대변합니다작품은 청년세대의 삶을 종합해서 보여주기보다소비라는 측면에서 행복을 논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한 키워드 중 하나는 덕질입니다작품 속 캐릭터들에게 덕질은 일상의 일부로 등장합니다그리고 작품의 주제가 되는 아이템은 이런 덕질을 윤택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일상에서 쉽게 소비하는 물건을 소개하기보다,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아이디어 제품’을 소개하는 질렐루야는 소비 키워드를 모두 잡았습니다. 현대 소비의 키워드 중 하나인 ‘가성비’는 곧 ‘똑똑한 소비’로 치환됩니다. 똑똑한 소비는 다시 ‘남들은 모르는 나의 즐거움’으로 자리잡았고, 여기서 더 나아가 적은 재화를 들여 최대의 만족을 얻는 방법 자체가 게임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유튜브와 각종 커뮤니티에서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소개하는 영상이나 글입니다가격 대비 성능이 얼마나 좋은가또 이런 제품은 어떻게 구매할 수 있는가를 가이드해주는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단순히 언박싱’ 혹은 리뷰가 아닌 생활 밀착형 소비를 키워드로 잡습니다이를 통해 작품을 보는 독자들은 작가의 소비를 작품을 통해 관전할 뿐 아니라, ‘꼭 필요하진 않지만있으면 삶의 질이 올라가는’ 아이템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닭둘과 나리가 ‘질렐루야!’라고 외치는 장면은 당연히 이 작품에서 가장 큰 쾌감을 주는 장면입니다. 여기에 나리와 닭둘의 연애담과 작가 특유의 유머가 더해져 독자는 작품을 단순히 제품 소개가 아닌 ‘만화’로 읽게 됩니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를 등장시키기보다 아예 배제하는 과감한 선택은 ‘저성장 시대의 청년’이라는 현실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겐 공감과 정보, 그리고 재미를 주기 위한 판타지로 바뀌었습니다. 작품 속에서 행복한 삶을 지속하려는 방법으로 소비를 선택한 만큼소비로 인한 죄책감은 최대한 덜어냈습니다.

 

"소비로 확실해지는 행복"

 

어떤 관점에서 <일단 질러! 질렐루야>는 실재하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으로 비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IMF와 글로벌 금융 위기라는 개인이 피할 수 없는 재난에 가까운 상황은 상수로 존재하고, 이런 상황에서 회피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현재의 청년세대는 이런 상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세대입니다.



‘플라네타리움’ 에피소드(12화)에서 나리는 닭둘과 가만히 누워 플라네타리움이 만들어내는 우주를 멍하니 바라보다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평생 집을 못 살지도 몰라철이 덜 들었단 소리를 들어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 가고기타도 사서 쳐 보고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도 보고그런 세계에 더 가까이 가고 싶어.” ‘부동산이라는지금까지 나리를 둘러싼 세계가 공고하게 지켜오던 세계는 이미 우리가 닿을 수 없는 너무 먼 곳에 존재하기 때문에지금 내가 즐길 수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면서 살겠다는 선언입니다나리의 이 말은 현재 많은 청년이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기도 합니다.

 

 

<일단 질러질렐루야>는 에피큐리언적인 낙관에서 오는 찰나의 쾌락을 즐기는 자세도데카당스적인 현실 부정과 전위적인 쾌락도 추구하지 않습니다오로지 현실과 그 현실에서 벌어지는 소비그것으로 개선되는 삶의 질에서 즐거움을 추구합니다어떻게 해도 변하지 않고, 자신의 능력으로 바꿀 수 없는 막막한 현실을 인정하되, 그 현실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 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현실의 무거움이 만들어 놓은 무기력의 자리에 빠져 허우적대기보다 내가 지금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능동적인 사고를 채우는, 말하자면 확실한 행복을 위한 소비, 그리고 소비로 확실해지는 행복을 찾습니다.



‘88만 원 세대’, ‘N포세대’ 같은 이름이 붙여져 낙인찍힌 세대는 사실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구시대적 관점에서 보면 무기력하고 포기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청년세대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잔치가 끝난 곳에서 삶의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며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단 질러질렐루야>는 나리와 닭둘의 삶을 통해 잔치가 끝난 시점에 노동자로 현실에 뛰어든 현재의 청년세대를 그리고 있는 만화입니다생활툰의 진화를 바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기성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이재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네이버 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 왔다>는 어릴 적 애착 인형을 떠올리게 하는 작품입니다. 너무 어리지 않았던 초등학생 시절, 부모님의 사정으로 외갓집에서 며칠 밤을 머물렀던 적이 있습니다. 매주 주말이면 찾아뵙던 외갓집은 부모님의 엄격한 교육을 받던 곳과는 달리 어리광을 부리면 맛있는 과자를 두 손 가득 받을 수 있는 일명 무한정 사랑을 듬뿍 받는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 없이 외갓집에서 머무는 밤은 무서웠던 것 같습니다. 익숙지 않던 잠자리였던 탓에 쉬이 잠들지 못했을 때, 애착 인형인 토끼 토토를 가슴에 감싸 안으며 불안한 마음을 달랬던 오래전 기억이 있습니다어릴 적에는 귀엽거나 귀가 긴 동물 인형을 토토라고 부를 만큼 애착 인형에 꽤 빠져있었던 것 같습니다성인이 된지 한참 된 지금도 토끼 인형만 보면 마음속으로 토토라고 부를 정도이니 말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2017년부터 매주 목요일마다 네이버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된 조금은 긴 제목, ‘우리 집에 곰이 이사 왔다’와의 첫 만남은 프롤로그 섬네일(thumbnail)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썸네일 이미지는 핑크색 곰이 물고기를 잡고 있는 이미지인데, 개인적인 취향에 저격당하여 보기 시작했습니다. 인간들의 눈에 보이지 않은 마법의 숲 ‘테바’에서 신장 25cm의 작은 요정 곰의 소개 페이지는 기존의 만화가 아닌 오히려 그림책 같은 느낌이 강했습니다. 2.5 등신의 귀여운 핑크색 곰돌이가 직립보행을 하며 물고기를 잡는데 다행히 대사는 사냥한 생선을 회를 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겠다고 하는 생계형 멘트를 날리는데 유머 코드까지 딱입니다거기다 캐릭터 이름이 내 어릴 적 애착 인형 이름과 비슷한 곰토토랍니다. 요정이면서 직업까지 있는데, 마법의 숲을 지키는 털북숭이 요원인데, 흥이 넘치는 물고기를 꼬기 꼬기 물꼬기~라고 하며 언어유희를 즐기는 풍류를 아는 캐릭터에 한숨에 반해버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곰토토의 몸통 컬러는 연한 핑크색을 가졌지만 작은 두 귀와 연결된 머리와 몸통 후면에 원형으로 이어진 부분은 진한 핫핑크 색입니다. 뒷모습만 보면 핫핑크 색 오뚝이가 곰토토 후면에 박혀 있는 듯한 모습인데 복슬복슬한 솜털 같은 꼬리가 있어서 귀여움을 한층 돋보이게 합니다. 거기다 눈은 가로 눈 일자이며 코는 세로로 짧게 그려져 있는데 다소 심심한 얼굴 보완해 주듯 두 볼에는 연분홍빛 볼 터치가 있습니다. 세상을 전부 초월한 듯한 곰토토의 얼굴을 보면 ‘피식’ 웃음을 유발하는 매력덩입니다.


 

■ 마법의 숲을 지키기 위해 수행 길에 나선 곰토토

 

곰토토 요원의 임무는 마법의 숲을 위협하는 어둠의 숲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인간 세상의 지혜와 문화를 배워오라는 테바국 페하의 명을 받고 인간 세상으로 떠나게 됩니다. 일종의 연수 프로그램을 가게 된 셈이지만 강력한 마법을 쓸 수도 없는지라 그야말로 고행길이 따로 없습니다. 인간 세상에서 잘 집조차도 혼자 구해야 했던 곰토토는 개집에 터전을 잡습니다. 생계는 햄버거 가게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일당 만 원을 받고 남은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1년이 될 즈음 욕심 많은 개집 주인인 모자는 반려견을 입양하게 되었다며 곰토토를 쫓아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단순히 귀여운 곰 요정의 재미있고 유쾌한 여행기인 줄만 알았는데, 차가운 현실을 녹아 있습니다곰 토토는 복슬복슬한 본인 털에 거품을 내서 화장실 청소를 하거나마법으로 몸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 온 힘껏 베어 먹은 핫도그를 꼬치에서 올려서 보다 먹기 쉽게 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본인의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욕심 많은 일부 고용주에 의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모습은 물론 부동산 계약에 있어서도 임차인 보호를 위한 계약 해지 통보 기간조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쫓겨나며, 잘 곳이 없고 추워서 쓰레기 더미에서 노숙하기까지 합니다. 단순히 생활 살아가는 대서 오는 차별뿐만 아니라 이유 없이 곰토토를 괴롭히는 사람들의 모습들도 그려져 애처롭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곰토토는 집을 홀로 지키고 있는 어린 꼬마 호호군의 집에 이사를 가게 되면서 인생의 반환점에 접어들게 됩니다.


 

■ 우리는 성장한다

 

초등학교 1학년인 호호군은 한 부모 가족 자녀입니다. 호호군의 어머니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므로 학교를 다녀온 후에는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곰토토와 함께 살게 되면서 호호군에게도 변화가 생깁니다곰토토의 아르바이트 경험부터 마법의 숲 친구들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감기가 걸렸을 때 호호군에게 간호를 받으면서 점차 가족의 정을 느끼게 됩니다호호군은 곰토토의 털갈이를 도와주기도 하고 힘들어하는 곰토토를 위로할 줄 아는 아이로 성장해 갑니다. 이 둘은 서로 긍정적인 상호 관계를 맺으며 심리적 성장판을 채워가는 따뜻한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는데요어둠의 숲 괴물로부터 마법의 숲을 지키기 위해 12년 동안 어둠의 숲길을 걸으며 걷는 제 2수행길에 있어서 호호군과의 끈끈한 연대가 잘 표현된 부분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식물조차 살지 못한 어둠의 숲길에 호호군의 영혼이 나타나 곰토토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고 외로운 토토에게 말동무가 되어주는 부분은 호호군의 순수함과 곰토토의 투철한 소명의식이 잘 나타난 부분입니다. 결국, 어둠의 숲을 뚫고 인간 세상에서 상봉한 둘의 모습은 실로 감동적입니다. 호호군은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인이 되었고 곰토토는 험난한 길을 뚫고 와 강력한 요정 파워를 가진 슈퍼 요원으로 거듭나며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운율감 넘치는 대사 구성과 상징적 표현기법으로 매력 만점 캐릭터 탄생

 

이 작품은 요정 곰토토와 8살 소년 호호 군의 눈으로 본 우리의 세상입니다. 이 둘의 대화는 어렵지 않습니다어린이들의 대화처럼 숨이 짧고 긴 문장이 많지 않습니다하지만 그들이 아는 단어로 상황에 대해 풀어서 이야기하며 대화에는 의성어나 의태어가 자주 등장하여 대화창 자체가 짤막한 운율을 형성합니다. 곰토토는 흥이 넘치는 요정으로도 등장합니다. 좋아하는 복숭아와 함께 온몸을 흔들거리며 춤을 추고 랩 배틀하는 모습이나, 알바로 화장실 청소를 하던 중에도 즉흥곡을 만들어 흥얼거리며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에서 긍정 파워를 얻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또한 곰토토가 인간들에게 상처를 당해 아파하며 흐느끼는 독백에서는 텍스트를 외부 하단에 배치하고 이미지는 줌 아웃으로 곰토토가 왜소하게 보이도록 표현하였는데요. 사회 약자로서 무분별하게 폭행을 당한 곰토토의 외로움과 슬픔을 상징적으로 잘 표현하여 쾌활하고 마냥 즐거울 것만 같은 이야기에 굴곡을 주어 캐릭터에 연민이라는 감정을 부여하였습니다.


 

높은 상품성을 지닌 곰토토

 

국내 웹툰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기존에 영화 및 드라마 외에 유명 브랜드와의 마케팅 제휴까지 다양한 형태로 사업 확장이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상품화에 있어서 성공한 상품은 많지 않습니다. 인간이 나오는 캐릭터의 경우상품화하는데 있어서 다소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곰토토의 경우상품 제작에 있어서 리스크가 낮은 곰 형상을 하고 있으며까다롭지 않은 체형과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 왔다>는 연재가 완결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MD 상품이 출시되어 신촌 현대 백화점을 시작으로 부천신도림명동에서 지방까지 팝업 스토어 형태로 상품이 출시되었습니다60cm 대형 인형에서부터 털 갈이형 인형과 기본형은 물론 스티치와 스프링 타입 노트와 같은 문구류, 후드를 쓰면 곰 토토로 변할 것 같은 귀를 달고 있는 담요부터 곰토토의 변화무쌍한 표정을 담은 핀배지 그리고 피겨 3종 등 실로 다양한 상품군으로 곰토토 팬덤을 강화시키는 상품으로 무장 하였습니다. 곰토토는 MD 상품뿐만 아니라 곰토토를 육성하는 캐주얼 모바일 게임 출시까지 사업이 확장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웹툰, <우리 집에 곰이 이사왔다.>켄타 작가

 


하지만 소비 타깃이 주로 10대~20대를 겨냥한 상품들이 주류를 이루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호호 군과 같은 연령인 어린이 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 애니메니션이나 스톱 모션을 통해 곰토토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할 수 있는 매체로 거듭나길 기하고 싶은데요. 성인에게도 심적 안정감을 주는 푸근한 곰토토. 웹툰이지만 동화같이 따뜻하고 교훈을 주는 작품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목요일을 목 빼고 기다리던 작품이었습니다. 매 컷을 보며 웃고 울고 기다릴 만큼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작품으로 세상의 수많은 호호군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애착인형 같은 존재이길 바랍니다.

 

성인에게도 심적 안정감을 주는 푸근한 곰토토. 웹툰이지만 동화같이 따뜻하고 교훈을 주는 작품으로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는 목요일을 목 빼고 기다리던 작품이었습니다. 매 컷을 보며 웃고 울고 기다릴 만큼 소중했고 아름다웠던 작품으로 세상의 수많은 호호군에게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애착인형 같은 존재이길 바랍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가작 자유 평론  김하림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한국은 커플의 나라로 불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한국인이 연애를 하고 있는데요. 삼포세대, N포세대라는 별칭을 가진 2030 세대라 해도 예외는 없습니다. 다른 것들은 포기해도 연애는 포기하지 못하는 게 한국의 청년층입니다. 이만큼 한국 사회에는 현재, 연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정직하게 한국의 연애를 그려낸 작품이 있습니다바로 <유미의 세포들>입니다. <유미의 세포들>은 평범한 30대 직장인 유미’ 가 소개팅을 계기로 남자친구 구웅을 만나 사랑하고 이후 이별을 거쳐새로운 인연인 유바비를 만나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자칫 단순할 수 있는 스토리에서 중요한 차별점이 되는 것은 바로 세포들의 존재입니다. 세포들은 ‘유미’의 머릿속에서 ‘유미’의 감정과 행동을 결정하는 존재로서, 그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에 따라 줄거리가 좌지우지됩니다. 여기서는 유미와 연애상대라는 외적 부분과유미와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내부적 관계를 나누어서 논하기로 합니다.



<유미의 세포들>의 작가 이동건은 작품의 줄거리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주인공 유미가 사랑을 하고 권태기를 맞고 헤어져 또 새로운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여기서 집중해야 할 지점은 주제 선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입니다. 왜 주제를 권태와 새로운 만남으로 정하였는가? ‘유미’는 왜 권태를 겪고 왜 권태로 인해 헤어지며, 왜 이별 후에 새로운 사랑을 만나는가? 이를 알기 위해서는 우선 ‘유미’의 전 남자친구 ‘구웅’과의 연애사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유미’ 와 ‘구웅’은 소개팅으로 만나 교제하게 됩니다. 그러나 ‘구웅’의 이성 친구인 ‘서새이’가 ‘구웅’ 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유미’와의 관계에 훼방을 놓게 되면서 ‘유미’의 연애는 난항을 겪습니다. 이에 대한 ‘구웅’의 미숙한 대처로 인해 ‘유미’는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입게 되고, 그에 이어 ‘구웅’의 계속되는 우유부단하고 미적지근한 태도로 인해 이별을 결심합니다.



영화 <HER>에서 주인공 ‘사만다’는 그의 연인 ‘테오도어’에게 이별을 고하며 ‘테오도어’를 책에 비유합니다. 인공지능인 ‘사만다’에게 그는 책과 같습니다. 학습능력이 뛰어난 ‘사만다’는 ‘테오도어’를 독파해버렸고 이제는 그와 사귀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합니다. 대에 대해 잘 아는 것이에 수반되는 익숙함그것이 권태의 핵심입니다. ‘구웅은 이러한 이유로 유미에게서 권태를 느꼈습니다. 헌데 연애에 있어 권태라는 것은 매너리즘의 의미 그 이상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상대에 대한 익숙함에 더해 그에 수반되는 불성실한 태도가 연애에 권태기가 찾아오는 주된 이유입니다상대에 대한 익숙함으로 인해 그의 소중함을 망각하는 셈입니다.



권태를 겪고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유는 앞서 말한 책의 비유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한 책을 다 읽었다고 독서를 그만두어 버리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오히려 다른 책에 대한 궁금증이나 갈망이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연애 초반에 느낄 수 있는 설렘은 생소함에 기인합니다. 갓 자신의 바운더리 안으로 들어온 사람에 대한 생소함과 거리감이 역설적으로 긍정적인 감정을 만들어냅니다이러한 생소함의 전략을 통해 ‘유미’의 마음을 연 것이 바로 ‘유바비’입니다. 그는 ‘구웅’과의 교제 시절부터 ‘유미’의 주변부를 맴돌며 알 듯 모를 듯 ‘유미’에게 친절을 건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유미가 구웅과 헤어지면서 유바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유미와 사귀게 됩니다그는 언뜻 다정해 보이지만 낯설면서 동시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띠며그것은 유미와 오랜 시간 교제하면서도 지속합니다. ‘구웅’이 익숙함과 권태를 상징한다면, ‘유바비’는 생소함에서 오는 설렘을 나타냅니다(이후 설렘을 의미하는 ‘유바비’는 다른 사람에게 설레게 되어 ‘유미’와 헤어진다). 이렇듯 <유미의 세포들>에서는 연애관계에서 나타나는 만남과 헤어짐의 메커니즘을 엿볼 수 있습니다. 유미의 세포들은 이 모든 연애의 과정을 만든 주역입니다세포들은 유미의 삶 전반을 관장하는 행동대장’ 같은 존재입니다배고픔의 세포 ‘출출이’는 ‘유미’의 식욕을 담당하는, 주요 세포 중 하나이며 ‘유미’가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이성 세포’와 그와는 정 반대로 행동하게 만드는 ‘감성 세포’ 또한 존재합니다. 인생에 가장 큰 원동력을 관장하는 것은 프라임 세포인데, ‘유미’의 경우 그것은 ‘사랑 세포’입니다. <유미의 세포들이 로맨스 장르인 만큼, ‘유미’ 는 사랑을 통해 인생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세포들은 목적대로 프로그래밍이 된 기계들과 같아서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유미를 움직이려 합니다작게는 세수 세포부터 프라임 세포인 사랑 세포까지 유미가 해야 하는 일들과 하고 싶은 일들에 있어 자신의 임무를 다합니다세포들은 두 가지 행동 양식을 갖습니다. 어떠한 상황이 닥쳤을 때 몇몇 세포들은 자신의 임무에 따라 ‘유미’를 반응시키려 합니다. 예를 들어 ‘유미’가 노을을 볼 때, ‘감성 세포’는 ‘유미’를 낭만에 젖어 일하지 못하게 만듭니다. 한편, 다른 세포들은 ‘유미’가 처한 상황에서 그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최선 일지를 고민합니다. ‘본심 세포’와 ‘자신감 세포’가 결합한 세포인 ‘신의 한 수’는 유미가 곤란하거나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애매한 상황에 처해있을 때 현명한 결단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세포로, ‘구웅’에게 고마운 마음과 호감을 전하기 위한 방법을 떠올려냅니다. 세포들은 각기 이성의 영역과 감성의 영역을 드나들며 유미의 행동을 결정합니다인과의 관계에서든세포들과의 관계에서든 결국 주체는 주인공인 유미입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작품은 유미의 입장에서 인간관계를 바라보며 세포들은 오직 유미를 위해서만 움직입니다따라서 작품은 유미의 행복을 추적하게 됩니다교제 상대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유미’는 꿈속에서 간접적으로 세포들과 만나게 됩니다. ‘구웅’ 과의 연애가 흔들렸을 때, 유미는 본심 게시판에 “웅이는 운명이야”라고 적은 메모가 있는 걸 보고 게시판을 관리하는 세포에게 ‘구웅’이 자신의 남자 주인공 같은 사람이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세포는 ‘유미’에게 남자 주인공은 따로 없으며 자신들에게는 ‘유미’만이 주인공이 라고 응수합니다. 또한 ‘유바비’와 이별할 때, 통제력을 잃은 ‘사랑 세포’ 앞에 ‘유미’가 나타나 자신은 연애를 하면 행복해질 것 같았기에 ‘사랑 세포’를 우선시했지만 이제는 행복해지고 싶을 뿐이라며 ‘사랑 세포’를 진정시키고 일반 세포로 되돌려 놓습니다. 이를 통하여 비록 <유미의 세포들>의 장르가 로맨스나 결국 연애는 유미의 행복을 돕는 주변부이지 그의 인생 전부가 연애로 점철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유미의 세포들>은 뛰어난 흡인력을 보입니다. 등장인물이 입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 사실성을 더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장점은 타 작품에서도 많이 보이는 특징이나, <유미의 세포들>은 시간의 흐름을 활용했다는 점에서 돋보입니다보통 캐릭터의 입체성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발휘됩니다싸울 때는 강인하지만 자신의 주변인에게는 다정한 식입니다. 그러나 <유미의 세포들>은 거기에 더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사람들이 바뀌어 나간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구웅’의 경우 자신이 항상 모든 일에 있어 우선 순위인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미’를 만나게 되면서 우선순위는 ‘유미’로 바뀌게 됩니다. 시간이 더 흐르면서 ‘구웅’은 다시 ‘유미’에게 냉담한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유미’는 ‘구웅’과의 이별을 겪고 일상을 살아가다가 다시 연애를 해야 할 순간이 왔을 때, 높은 관찰력을 습득하게 되며 한층 더 성장합니다. 상황에 따라 시간이 섬세하게 흐르면서 이것이 다시 다른 상황에 영향을 끼치도록 설계하는 것은 고도의 관찰력을 요구합니다이것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 때 사용되는 장치가 바로 세포들입니다세포들이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등장인물들이 왜 그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뒷받침합니다.

 

△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웹툰 ⓒ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작가

 

역으로 세포들이 ‘유미’만을 위해 움직인다는 점에서 ‘전지적 유미 시점’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도 생깁니다. 세포들이 주인인 ‘유미’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고, ‘유미’에게 유리한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세포들과 ‘유미’의 행동은 극중에서 정당성이 부여됩니다. 그러나 ‘유미의 관점 밖에서는 유미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유바비를 먼저 짝사랑하던 유미의 친구 이다’의 사정을 알면서도 유미는 유바비와 사귀기로 결심하고 이다에게 서운한 감정을 품기까지 합니다. 이는 작중에서는 세포들의 관점에서 정당한 일처럼 묘사되지만 다른 시점에서는 전혀 다른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세포의 함정’은 작중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로 교묘합니다. 비록 작가가 ‘유미’의 관점에서 스토리를 바라보기를 원하고 있더라도 세포들이 다른 해석의 여지를 막아버리는 장치가 된다면 오히려 스토리의 중심을 잃게 될 수 있습니다.



왜 연애를 할까요왜 유미는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할까요? 건전하게 자신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타인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은 중요합니다그로 인해 배려와 관찰력, 타인을 포용하는 법을 배우며, 나아가 스스로마저 성장시키기 때문입니다. 물론 연애가 서사의 중심축이 된다는 점에서 연애중심주의 혐의를 온전히 벗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유미의 세포들>은 사랑이 중요한 이유를 위트 있는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이 작품의 의의는 사랑이 밥 먹여주냐?” 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되어준다는 것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신인 부문 가작 자유 평론 글 손유진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사람들은 왜 웃을까."

 

몇몇 철학자들은 이 질문을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습니다. 프로이트, 베르그송 등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음 직한 철학자들도 ‘웃음’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이들은 도대체 웃음은 무엇이며, 사람들은 언제, 왜 웃게 되는지를 연구했습니다

이들의 논의를 다 따라가지는 못했지만, 그중에서도 ‘웃음은 사회적인 것이다’라는 주장만큼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웃는다는 건 특정한 공감대가 있어야 가능합니다. 이러한 웃음의 특성에 관하여 베르그송은 웃음이 한 사회의 습속이나 관념과 연관되어 있으며 따라서 ‘사회적 몸짓’이라고도 설명한 바 있습니다.뜬금없이 ‘웃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건, 어떤 개그만화를 읽으며 내가 똑같은 질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 만화를 읽은 사람들은 왜 웃는 걸까?” 단지 만화가 재미없어서 이 질문을 떠올렸던 건 아닙니다. 

이 만화를 읽다가 지하철에서 웃음이 터져 민망했던 적도 있을 정도로 재미있는 만화였지만, 개인적인 호불호와 별개로 이 만화가 웃음을 유발하는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네이버에서 연재 중인 개그 웹툰 <오늘의 순정망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현재 시즌1 완결)

 

△ 이미지 출처 : 오늘의 순정망화Ⓒ손하기 네이버웹툰

 

 

웹툰 <오늘의 순정망화>는 기승전‘병’이라는 ‘병맛물’ 장르 만화의 전형적인 서사 구조를 취하지만, 이전 병맛물과 달리 이를 순정만화에 응용하면서 인기를 끈 만화입니다<오늘의 순정망화>는 만화 속의 만화라는 메타적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설정은 만화의 주인공 ‘가야’가 작중에서 연재되는 학원물 로맨스 웹툰 <오늘도 빙글뱅글!>(이하 <빙글뱅글>)을 읽다가 웹툰 속 세계로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신의 착오로 가야는 서바이벌 장르의 웹툰 속으로 들어가 정글에서 5년간 살게 됩니다. 정글에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장르 요정들의 추측을 깨고 가야는 남다른 생존력을 보이며 오래 살아남지만, 모기로 인해 정글에서의 삶을 ‘강제 종료’ 당합니다.이후 가야는 본래 웹툰 신이 의도했던 웹툰 <빙글뱅글>의 세계로 들어옵니다. 

 

강인한 생존력에 야생에서의 기술까지 갖춘 가야는 누구도 건드릴 수 있는 막강한 인물이 되어, 타인으로서는 감히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보입니다. 누군가와 부딪히거나 같이 밀실에 갇히는, 그래서 로맨스의 감정선이 생겨나는 상황에서도 가야는 침착하게(?) 천장을 타고 오르거나 벽을 부숴 탈출하고 학교 옥상에서는 텃밭을 일궈 농사를 짓습니다. 문제는 <빙글뱅글> 만화의 장르가 역하렘 순정만화인데에 있습니다. <빙글뱅글>의 남자주인공들은 작품에 난입한 가야를 여성 주인공으로 착각한 듯 모두 한눈에 반해버립니다. 여기에서부터 바로 망한 순정만화, 순정‘망’화가 시작됩니다. 그러나 가야는 역하렘 로맨스 장르라는 웹툰 본연의 배경에 영향 받지 않겠다는 듯, 그 어떤 로맨스의 위기(?)가 닥쳐오더라도 특유의 기지를 발휘해 빠져나옵니다. 재벌 남학생의 부모가 쫓아와 가야에게 돈이 든 흰 봉투를 내미는 장면까지 등장하는데, 그런 사건에서도 가야는 오히려 음흉하게 웃으며 공돈을 두둑이 챙겼다고 기뻐합니다. 

 

말하자면, 가야는 다가오는 로맨스의 계기들을 있는 힘껏 쳐서 장외로 날려버리는 캐릭터입니다흥미로운 건 가야가 로맨스를 격렬하게 회피하는 장면들 자체가 로맨스의 클리셰를 넘어 마치 순정만화가 오랫동안 그려 온 클리셰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또 웃음을 유발하기까지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순정‘망’화로 하여금 일반 대중들에게 ‘순정만화’가 어떤 만화로 기억되고 또 수용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작중 웹툰인 <빙글뱅글>의 세계관과 캐릭터의 기본적인 설정은 학원물 역하렘 순정만화의 대표작 <꽃보다 남자>를 오마주하고 있지만, <오늘의 순정망화>는 독자들에게 있어 단지 <꽃보다 남자>가 아니라 순정만화 장르 전체를 오마주하고 있는 것처럼 받아들여집니다.순정만화는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닐까요? 종종 소년만화와 달리 순정만화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는 형용사로도 동원됩니다. 주로 연예계 기사에서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이라는 수식어를 발견하게 되는데, 이때 순정만화는 8등신으로 늘씬하며 조각 같은 외모를 그린 작화의 만화를 뜻합니다.

 

순정만화에서나 볼법한 아름답고 완벽한 외모를 지닌 이들에게 “순정만화를 찢고 나온 듯하다”라고 언급되는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꼭 순정만화 같다’는 말도 간혹 발견됩니다. 이 어휘는 두 가지 맥락을 갖고 있는데, 하나는 앞서 든 것과 같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개연성이 떨어지고 우연성이 짙다는 의미입니다. 또 ‘이게 무슨 순정만화니?’와 같은 용례로도 쓰입니다. <오늘의 순정망화>의 경우에는 주로 후자, 즉 순정만화의 스토리텔링은 개연성이 떨어지며 우연성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선입관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터넷 서점

 

<오늘의 순정망화>를 바탕으로 이해할 때, 순정만화는 개연성 없이 우연적인 사건에만 의존하며 순정만화의 여성 주인공들은 가야와 정반대로 무언가를 스스로 해결할 힘이 없고 사건에 늘 수동적으로 휩쓸리는 인물들입니다. 그러나 이는 명백히 사실이 아닙니다. 순정만화의 여성 주인공들은 비단 ‘순정만화의 여주인공’이라는 말로만 그저 뭉뚱그릴 수 없을 만큼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사랑, 연애를 넘어 오히려 운명과 대담히 맞서 싸우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아르미안의 네 딸들>), 사랑을 위해 자신의 계급을 포기하며 새로운 세상과 맞닥뜨리고(<북해의 별>), 비밀스럽게 간직해 온 오랜 사랑을 위해 수백 년의 시간을 견뎌낸 여성도 있으며(<설희>), 우연적인 사건을 마주하면서도 특유의 명랑함으로 자기 자신에게 맞게 사건을 재기발랄하게 소화해내는 캐릭터(<궁>) 도 있습니다.

 

 

△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인터넷 서점

 

 

물론 <오늘의 순정망화>에 등장하는 로맨스의 클리셰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우연적인 마주침과 몇몇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들이 순정만화에서 재현된 적도 있었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이는 순정만화의 것만은 아닙니다<오늘의 순정망화> 4화에서는 남성 캐릭터 ‘고구려’의 비서가 ‘1364개의 전문서적(인소)와 244개의 영상자료(드라마)를 분석’하여 서민-재벌 간의 로맨스 패턴을 도출했다고 말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비서가 직접 언급하는 바처럼, 로맨스와 관련된 클리셰들은 2000년대 초반을 휩쓸었던 인터넷 소설(<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과 로맨스 주제의 드라마(<파리의 연인>, <시크릿가든> 등) 등에서도 주로 재현되었습니다. 

 

따라서 <오늘의 순정망화>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클리셰는 말하자면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이지, 순정만화가 지닌 클리셰라고만 보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그러나 그런 클리셰들이 ‘순정만화’의 것으로 쉽게 용인되고 수용되며 또 희화화되는 지금의 상황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어디까지나 가설이지만, 문제는 오히려 하나로 포괄할 수 없는 거대한 스펙트럼의 서사들을 모두 ‘순정만화’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게 된 것에 있다고 보입니다. 결코 ‘순정’하지 않았던 순정만화들까지도 순정만화라는 이름 아래 독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그나마 순정만화를 보는 독자들의 기대에 맞아떨어진 일부 작품군들 <꽃보다 남자> 등이 더 강력하게 ‘순정만화’로서 독자들에게 각인되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같은 클리셰를 재생산하는 몇몇 작품들을 ‘순정만화’라고 더욱 견고한 관념으로 이해되었을지 모릅니다.물론 이것은 논증되지 않은 가설에 불과합니다. 그럼에도 반가웠던 것은, 월간 《기획회의》 7월호에서 특집으로 다룬 ‘순정만화 리부트’ 코너에서 코너명 자체가 ‘순정만화’를 적시하고 있음에도 원고의 처음부터 끝까지 ‘순정만화’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쓰지 않은 한 칼럼이었습니다. 해당 칼럼에서는 순정만화 대신 시종일관 여성만화라고 쓰고 있었습니다. 순정만화가 지금껏 얼마나 많은 만화를 ‘순정’ 안에 가두어왔는지를 안다면, 지금 우리가 섣불리 ‘순정만화’라는 이름을 쓸 수 없는 것만은 자명합니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오늘날 순정만화가 오로지 예쁘거나 혹은 클리셰 범벅의 로맨스만을 의미하는 현상은 결코 개별 만화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잘못이라면 그 숱한 논쟁과 기나긴 시간 동안에도 순정만화라는 이름을 ‘청산’하지 못한 비평계에 물어야 할 것입니다.

 

 

2019 만화평론 공모전 수상작 : 기성 부문 우수상 자유 평론   조경숙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


2018년 기준, 연간 9억 3천만 달러의 시장 규모를 형성한 미국의 코믹스 산업은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 출판, 유통, 판매되는 코믹스와 디지털 플랫폼을 이용해 출판, 유통되는 디지털 코믹스 시장으로 나누어집니다. 코믹스 시장은 현재까지도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쇄되는 종이책 코믹스가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디지털 플랫폼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코믹스의 독자층도 있어 점유율의 일정 부분(약 10%)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그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이는 디지털 코믹스의 하위 개념으로 보는 웹툰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 미국 최초 디지털로만 출판된 마블의 인피니트 코믹스 (출처: www.nytimes.com)

 

 

디지털 코믹스란 디지털 방식으로 출판 및 유통되는 모든 코믹스를 일컬으며, 일렉트로닉 코믹스, e 코믹스, e-코믹스, ecomics 등 다양한 명칭으로 표현됩니다.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디지털 방식으로 출판되는 모든 종류의 코믹스를 총칭하는 큰 의미로 사용되는데요. 웹툰, 모바일 코믹스, 웹 코믹스를 디지털 코믹스의 하위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중 한국의 웹툰과 가장 유사한 개념 또는 비교할 수 있는 개념은 웹 코믹스로, 100% 일치하는 의미로 사용할 수는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웹툰은 웹 코믹스를 비롯한 디지털 코믹스와 (1)페이지 분절 등과 같은 출판 환경이 고려되지 않은 연속적인 컷이 사용되며 (2)모바일 플랫폼으로 접근하기 쉽게 만들어지고 (3)애니메이션 효과 또는 배경음악을 삽입할 수 있어 극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면모를 보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코믹스에 대해서 알아보고, 주요 코믹스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2018년, 미국 코믹스 매출 최고의 해

 

 

미국은 일본의 뒤를 잇는 글로벌 만화산업 2위의 국가로 일본과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전 세계50%를 차지하는 큰 시장입니다. 미국 코믹스 산업에 대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조사를 수행한 코믹스 전문 웹사이트 코미크론닷컴에 따르면, 2018년 미국 코믹스 매출은 10억 9500만 달러로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 조사의 수치는 종이 출판과 디지털 다운로드로 인한 매출을 모두 합한 것으로, 2018년 한 해 동안 북미 지역(미국과 캐나다)에서 기록된 코믹스 판매수입입니다.

 

미국 코믹스 시장은 한때 하락세를 보였으나 2012년 판매수입이 반등하며 꾸준히 성장했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약 2억 달러 이상 매출이 증가했습니다. 2018년 미국 코믹스 산업의 판매수입을 판매 채널에 따라 분석하면, 코믹스 전문 리테일스토어에서 판매 수입이 총 5억 1천만 달러로 가장 높고, 일반 서점이 4억 6500만 달러로 그 다음이며, 3위가 디지털 다운로드로 1억 달러의 판매 수입을 기록했습니다.

 

△ 북미지역 연간 코믹스 매출 추이와 판매 통로별 매출 비율 (출처: www.comichron.com)

 

판매수입의 채널별 점유율은 2014년부터 크게 변동된 부분은 없으나, 코믹스 전문 리테일스토어의 경우 판매 비중이 점차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는데요. 디지털 유통 판매 채널의 경우 큰 변동 없이 일정하게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판매수입의 출판 형태별 점유율은 그래픽노블이 6억 4500만 달러, 종이 출판된 코믹스는 3억 6천만 달러, 디지털 코믹스가 1억 달러 순서로 차지했으며, 디지털 코믹스의 경우 역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판매 비중에 큰 변동 없이 일정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수치의 분석에서도 알 수 있지만 “디지털 코믹스”는 판매채널(디지털 유통)인 동시에 포맷(디지털출판)으로 인식되는 이중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IP로서 할리우드와 협업하며 승승장구

 

미국 코믹스 산업의 성장과 발달은 할리우드와의 협업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코믹스산업은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를 다수 보유한 산업으로서 영화 산업방송미디어 산업게임 산업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교류해왔습니다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로 대표되는 그래픽노블 장르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할리우드 영화화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원작 코믹스의 존재를 알렸으며코믹스의 IP 로서의 가치를 인정 받았습니다.



온라인 통계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1995년부터 2019년 사이 약 25년 동안 미국에서 극장 개봉한 영화가 어떤 원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는지(Movie Resource) 살펴보았을 때 가장 수익성이 있었던 그룹은 “Based on Comic/Grapic Novel”로 그래픽노블 또는 코믹스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의 수입이 평균 9879 만 달러로 가장 높았습니다.

 

△ 영화 원작에 따른 평균 박스오피스 수입(1995년-2019년) (출처: www.statista.com)

 

이 수치는 2016년까지 집계했던 통계와 비교했을 때 변화를 보였는데요. 2016년까지의 통계에서 가장 높은 수입(평균 9630 만 달러)을 가진 이야기는 스핀오프”(속편전편 등 존재하는 이야기에서 파생된 시리즈)였습니다. 그런데 2019년까지 약 5년이 지나는 동안 <어벤져스: 엔드게임>, <캡틴 마블>, <블랙 팬서> 등의 영화가 전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큰 수입을 벌어들이면서 그래픽노블/코믹스가 바탕이 된 영화들의 수입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마블 코믹스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은 디즈니 산하의 마블 스튜디오에서 주로 제작하는데, 이 영화들이 1995년부터 2016년까지 평균적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박스오피스 수입은 184 억 2천만 달러였으며, DC 코믹스 원작의 영화들은 49억 1천만 달러의 평균 수입을 영화당 기록했습니다코믹스가 원작인 영화들이 평균적으로 벌어들이는 전 세계 수입(극장 수입부가판권 수입머천다이즈 등 IP 를 통한 수입 포함)은 920억 8500만 달러에 달합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디지털 코믹스 퍼블리셔/플랫폼

 

"코믹솔로지(comiXology)"

 

<폴리곤>이 미국 최대의 디지털 코믹스 소매점이라고 소개하는 코믹솔로지는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입니다. 디지털 출판만을 전문으로 하기에 특정 출판 브랜드와 연결된 브랜드 독점형 서비스가 아닌 디지털 포맷의 코믹스를 유통하고 출판하는 망라형 디지털코믹스 플랫폼인데요. DC, 다크호스다이너마이트, IDW, 이미지라이온 포지마블발리언트 등 미국 내 크고 작은 퍼블리셔들이 코믹 솔로지를 통해 코믹스를 디지털 포맷으로 유통하고 있으며각각은 개별 출판브랜드만 독점적으로 서비스하는 개별 플랫폼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코믹솔로지는 2007년 온라인 코믹스 팬 커뮤니티로 시작된 웹사이트 기반의 플랫폼으로 코믹스 리스팅, 리테일러툴(코믹스 소매서점을 상대로 제공하는 디지털 세일즈 플랫폼/툴), 코믹스 출판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요.  2013년 9월 기준, 코믹솔로지를 통한 디지털 코믹스 다운로드 수 2억 권을 기록했고 2014년 아마존닷컴에 인수됐습니다. 코믹솔로지는 다양한 장르와 포맷의 코믹스 콘텐츠를 보유한 것으로 유명한데요.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처럼 전통적인 미국 코믹스 산업의 출판사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물론, 도쿄팝(Tokyopop)처럼 일본의 망가를 번역하여 미국 시장에 유통하는 퍼블리셔들도 진입해있는 디지털 코믹스 플랫폼입니다. 

 

마블 디지털 코믹스 언리미티드

 

△ Marvel Comic Books (출처 : Marvel - Marvel Comics)

 

마블 디지털 코믹스 언리미티드는 2007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마블 코믹스 전용 디지털 플랫폼입니다. 마블 코믹스가 출판한 거의 모든 코믹스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로, 월 정액 9.99달러에 2만 권 이상의 마블 코믹스의 무제한 감상이 가능합니다. 



마블 코믹스는 디지털 독점콘텐츠를 보유하고 출판하는데마블의 디지털 독점콘텐츠를 볼 수 있는 통로는 이 서비스가 유일합니다. 마블 코믹스는 2012년 <Avenging Spider-Man>을 종이로 인쇄해 출판하면서디지털특별판을 만들어 코믹스 단행본의 구매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했습니다. 디지털 독점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것은 디지털 플랫폼도 알리고 디지털 플랫폼 가입자도 늘리는 전략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

 

△ DC 유니버스 홈페이지 (출처: www.dcuniverse.com)

 

DC 코믹스는 디지털 출판에 가장 늦게 참여한 퍼블리셔로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을 통해서 독자적인 DC 코믹스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DC 유니버스 섭스크립션이 다른 코믹스 퍼블리셔의 플랫폼과 비교해 뛰어난 점은, 믹스뿐 아니라 TV 프로그램영화 등 DC 코믹스가 IP로써 기반이 되어 만들어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DC 코믹스는 독자적인 플랫폼 DC 유니버스를 만들기 이전까지는 미국의 3대 전자책 서점인 아마존킨들애플 아이북스반즈앤노블의 누크를 통해서 DC 코믹스를 디지털 판매했습니다.

 

이미지 디지털 코믹스 스토어, 다크호스 코믹스

 

그 외 기타 코믹스 플랫폼은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까요? 이미지 코믹스는 미국의 기성 코믹스 퍼블리셔 중에서 최초로 DRM(디지털 권리 관리 기술)없이 디지털 출판을 시작했습니다. 소비자가 구매한 콘텐츠에 대해 원하는 형태로 소유하고 소비할권리가 있다고 이 결정의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이미지 디지털 코믹스 스토어에서 소비자는 PDF, ePUB, CBR, CBZ 등 자신이 사용하는 전자책 리더, 태블릿 등의 장비에 호환 가능한 파일 포맷을 선택하여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신 시티>의 작가로 유명한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노블을 출판한 다크호스 코믹스는 2011년 PC, iOS, 안드로이드 장비에서 접근하고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디지털 스토어를 런칭했고, 이 스토어는 2천 편 이상의 코믹스의 프리뷰를 무료로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 콘텐츠산업동향 2020년 03호를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