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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처음을 기록하다 - 한국 만화사 최초의 작품들

by KOCCA 2012. 9. 2.

 

 


1. 하나. 숫자로 하나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처음을 의미하기도 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최초의 근대 만화가 신문에 실린지 벌써 100년이 넘었습니다. 한국 만화는 다양한 작품들과 장르를 통해 발전해 왔는데요. 이러한 발전의 첫 걸음에는 늘 그렇듯 처음 시작을 한 작품들이 존재하는 법이죠. 1909년부터 시작된 한국 만화 속 최초로 스타트를 끊은 작품들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 최초의 근대 만화

삽화라는 이름의 1칸 시사만화(1909) - 이도영

 

한국 만화의 효시는 1909년 6월 2일 창간된 《대한민보》 창간호에 실린 ‘삽화’(揷畫)라는 이름의 1칸 만화(시사만화)입니다. 이 그림은 수묵화가인 화가 이도영에 의해 그려졌는데요. 1909년 9월 미국에서 발행된 《신한민보》에서 해화(諧畫)라는 이름으로 만화가 실리기도 하였습니다. 대한제국의 종말 상황이 급박해지던 1909년에 등장해 친일파에 대한 고발과 규탄, 항잉 구국정신의 고취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신문이 폐간될 때까지 1년 동안 시사만화를 연재하였습니다.

최초의 '시사만화' 이기도 한 이 작품은 최초의 한국 만화로, 현존하는 한국 만화 중 가장 오래된 만화이기도 합니다.

 

 ▲  이도영이 그린 '이완용의 자부상피'

미련한 놈이 도끼로 나무를 찍다가 도끼자루가 빠져서 제 등에 떨어진다는 의미로,

당시 친일 매국에 앞장 선 앞잡이 이완용을 망신시키려는 은유적 표현이 담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돌베게

 

 

◎ 최초의 한국 4컷 만화/ 만화 창작 이론의 시작

'만화'라는 명칭의 시작 - 김동성

1920년 4월 《동아일보》에 김동성(金洞成)이 <그림이야기>라는 이름으로 4칸 만화를 한국 최초로 발표합니다. 이는 최초의 한국 4컷 만화인데요. 1923년 2월 김동성은 <만화 그리는 법>을  《동명》에 발표합니다. 이는 만화 창작 이론의 효시로, 만화라는 용어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최초의 4칸 만화를 실었던 《동아일보》에서는 1923년 5월부터 투고 만화를 게재하기 시작하였는데요. 이는 신문만화 현상 공모의 효시라고 하네요.

 


◎ 최초의 한국 연재만화

1924년 10월 13일 천리구 김동성에게 만화를 배운 동양화가 심산(心汕) 노수현(盧壽鉉)이 4칸 만화 〈멍텅구리 헛물켜기〉를 《조선일보》 연재하였는데요. 이는 최초의 연재만화, 분업적 만화 창작의 효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멍텅구리 헛물켜기는 김동성이 기획하고 줄거리는 이상협과 안재홍이 구성하습니다. 또한 만화로는 처음으로 영화로 각색되기도 한 작품입니다.

 


▲ 멍텅구리 헛물켜기. ⓒ조선일보 연재

 

 ‘멍텅구리’는 당대 대중적 인기를 얻으며 연극으로 제작되어 수차례 공연되었으며 이필우 감독의 연출로 영화화돼 1926년 우미관과 조선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당시 인기를 끌었던 찰리 채플린, 해롤드 로이드, 버스터 키튼 같은 배우들이 불러일으킨 희극 붐을 타고 제작된 한국 최초의 코미디 영화이기도 한 이 영화는 주인공 ‘최멍텅’ 역으로 당대 최고의 희극배우 이원규가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고 하네요. 필름은 현재 아쉽게도 유실되었고, 스틸사진 한 장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 '멍텅구리 헛물켜기' 한국영상자료원

 

 

◎ 최초의 단행본

현존하는 만화책 중 우리나라 최초의 단행본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은 바로, <토끼와 원숭이(김용환 作, 마해송 원작, 1946년 5월 1일 출간)> 입니다! 1946년 발간된 <토끼와 원숭이>는 독립된 만화책의 형태로는 가장 시대적으로 앞서 있는 자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용환 화백의 또다른 작품인 <흥부와 놀부>는 ‘조선아동만화가협회(을유문화사 산하)’가 발행한 <주간 소학생>에 연재된 만화 중 인기를 끌었던 부분들을 모아 문고판으로 출간한 것인 반면에 <토끼와 원숭이>는 순수하게 만화책 출간을 위해 제작된 만화로써 최초의 단행본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 토끼와 원숭이, 1946년 ⓒ서울조선아동문화협회

 


◎ 최초의 한국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의 최초의 시작은 1956년 개국한 HLKZ TV에 방송된 '럭키치약 CF'라고 할 수 있습니다. '럭키치약 CF' 이후에도 간간히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한 CF가 제작되기도 하였는데요. 한국 최초의 풀 애니메이션은 1960년 신동현 감독에 의해 제작된 진로소주 CF라고 합니다. 부산에 있는 경남극장에서 상영되기도 하였다고 하네요!

 

▲ 여주인공이 손에 치약을 들고 있는 럭키 치약의 광고 HLKZ TV

 


▲ 진로 소주 CF HLKZ TV

 

 

◎ 최초의 한국 만화전문잡지

1956년 2월(추정)에 만화잡지인 <만화 세계>가 창간되었습니다. 현재 문헌상의 기록이 아닌 제대로 원본이 남아있는 유일한 잡지로써 최초의 만화잡지로 인정받고 있는 잡지가 바로 <만화 세계> 인데요. 현재 잡지의 창간 시기는 1956년 2월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 만화를 통해 다양한 만화들이 연재되고, 많은 만화가들의 등용문이 되어주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잡지의 등장은 당시 조악하게 출판되었던 단행본들이 고급화되어 출판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네요

 


▲ <만화세계> 의 모습

 


◎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한국 최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은 1967년에 진로소주 CF를 제작했던 신동헌 감독에 의해 탄생된 <홍길동>입니다. 제작비 5,400만원의 당시 국내 영화 10개 작품제작비에 해당되는 금액이 들어갔던 이 작품은 손으로 직접 그려진 125,300장의 그림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선녹음/후작화 방식의 풀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30년전 작품 답지 않게 엄청난 고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허나, 안타깝게도 필름은 현재 보존되지 못한 상태라고 하네요.

 

▲ 감수를 맡았던 신동우 화백의 오리지널 콘티 ⓒ영상자료원

 


▲ 홍길동 상영 당시 극장의 모습 ⓒ KBS

 


◎ 최초의 일본 만화 원작의 한국 영화화

 최근 방영되고 있는 <아름다운 그대에게>나 과거 방영되었던 <꽃보다 남자>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죠. 그렇다면 최초로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한국 영화는 무엇일까요? 바로 '외로워도~ 슬퍼도~' 절대 울지 않는 다는 소녀, 캔디의 이야기를 다룬 <캔디캔디> 입니다.

 

▲ 영화 <캔디캔디> 1981년 07.25일 개봉 ⓒ연방영화㈜



동명의 만화 <캔디캔디>의 기존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최선희, 김도희, 엄효정등이 조, 주연으로 출연했다고 합니다. 원작의 내용을 그대로 다루었기에 주인공 이름들 역시 캔디, 안소니로 나온다고 하네요.

 

 

◎ 최초의 한국 TV애니메이션

1987년에 제작된 떠돌이 까치는 국내 최초의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KBS에서 방영된 이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날 80분으로 특별 편성되어 방영되었습니다. 만화가 이현세씨의 작품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까치, 설대포, 엄지, 마동탁, 백두산등의 캐릭터는 여전히 대표적인 한국 캐릭터로 알려져 있죠. 해동중학교에 입학한 까치가 야구 선수가 되는 과정과 더불어 해동 야구부가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애니메이션은 당시 소년들에게 야구 선수의 꿈을 심어주기도 하였습니다.



▲ 애니메이션 <떠돌이 까치>의 스틸컷 ⓒKBS



◎ 최초의 한국 극장용 성인 만화

1994년, 조금은 색다른 한국 애니메이션이 개봉을 합니다. 바로, 최초의 한국 극장용 성인 만화, 블루시걸 입니다.

 

▲ 영화 <블루시걸>의 포스터 ⓒ용성시네콤



1994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최민수, 김혜수, 엄정화등 최고의 배우들이 성우를 맡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하네요. 당시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관심을 모았던 영화라고 하네요.

 

 

◎ 최초의 외국 영화화 된 한국 만화 원작

일본의 동명 만화 <캔디캔디>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나온지 30년 만에 최초로 한국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개봉되었습니다. 바로 형민우 작가의 <프리스트> 입니다. 헐리우드 최초로 국내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이 된 이 영화는 2011년 당시 개봉 첫주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하였다고 하네요. 미국에서 2천 800여개의 스크린에서 개봉되었으며, 흥행 수입만 1천 45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 형민우 원작의 <프리스트>와 영화 <프리스트>의 포스터 ⓒ대원씨아이 ⓒ스크린젬




처음을 기록했던 다양한 작품들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닐 암스트롱의 명언, "That's one small step for a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한 사람에게는 단지 조그만 한 발짝에 불과하지만, 전 인류에게는 하나의 큰 도약이다"처럼 처음을 시작한 작품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 만화, 애니메이션이 백년 넘게 사랑받을 수 있었던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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