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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발전소/KOCCA 행사

한글, 대한민국을 그리다

by KOCCA 2012. 7. 6.

 


 사람이 말을 시작한 것이 언제부터 일까요? 이것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말을 기록해 온 문자의 역사는 6천 년을 넘지 않죠. ‘문자’는 오랜 기간에 걸쳐서 만들어지고, 사회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합니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의 문자는 ‘신의 선물’로 불리기도 하지요.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글은 특별해요! 일정한 시기에 특정한 사람에 의해서 새로운 문자가 만들어졌고, 그것이 한 나라의 문자로 사용한 것은 한글이 유일합니다. 한글은 과학적으로 체계적으로 만든 ‘인간의 발명품’이죠.

 

 

작년에 방영했던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기억하시나요? 이 드라마는 기존의 사극과는 조금 달랐죠. 대부분의 사극이 한 인물의 서사에 초점을 맞추고 상대편과의 세력싸움에 주목했다면, <뿌리깊은 나무>는 여러 인물들이 ‘훈민정음(한글)’을 놓고 복잡하게 얽혀있었습니다.

 

▲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포스터

 

 물론 세종이 그 전개에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었지만, 정기준(가리온), 강채윤, 소이, 이신적, 심종수 등의 다양한 인물이 등장해 이야기 전개를 도왔죠. 그리고 그 가운데에 ‘훈민정음’이 있었습니다. 백성의 입장(강채윤)과 사대부의 입장(밀본)에서 바라본 ‘훈민정음’의 힘. 우리의 글자인 ‘한글’의 창제와 그 반포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오늘날 ‘한글’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특히 밀본(密本)의 수장으로 나왔던 정기준은 이렇게 말했죠.

 

 

 과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도 글자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배우고 사용하기 쉬운 글자, 한글. 한글 역시 강한 힘을 지니고 있죠.

 

특히 문화의 시대인 오늘날, 한글은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그 위상을 드높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면 K-pop은 단순히 음악적 측면을 넘어서 우리나라의 많은 문화를 알리고 있습니다. 처음 K-pop은 독특한 음악스타일, 화려한 군무 등이 부각되며 퍼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해외의 많은 K-pop 팬들은 K-pop특징으로 “한국어만의 매력”을 꼽기도 하였죠. 그들은 K-pop을 좋아하게 되면서 ‘한글’을 공부합니다.

 

▲ 지난 4월 23일자 KBS 2TV <안녕하세요> 샤이니 대만팬이 능숙한 한국어를 구사하였다.

 

 저는 예전에 KBS 2TV 월요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를 보다가 놀란 적이 있었는데요. 가수 샤이니의 ‘태민’ 때문에 돈이 자꾸 없어진다는 사연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가수 샤이니의 대만 팬이었죠. 대만에서 중학교 선생님이라던 그녀는 MC들과 통역 없이 이야기할 정도로 한국어 대화가 가능했고, 직접 사연을 쓸 정도로 한글 사용에 능숙하였습니다. 그녀뿐만 아니라 객석에 있던 노란 머리의 외국 소녀도 MC의 질문을 알아듣고 우리말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신기했어요.

 

 ▲ 한류스타 장근석의 트위터에 일본팬이 한글로 멘션하고 있다.

 

그리고 요즘은 한국 연예인들에게 한글로 트위터 멘션을 보내는 외국 팬들의 모습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한류는 우리의 다양한 문화를 함께 파급시키는 놀라운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류의 뒤에는 언제나 한글이 따라다니죠.

 


 지난 2011년,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는 6개월간 한국을 방한한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유럽 등 20여 개국 외국인 52명을 대상으로 한국의 디자인 및 한국 문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습니다. 그 중 ‘세계 언어 중 다양한 디자인이 가능하면서 돋보이는 언어’부문에서 한글(23.4%)이 영어(29%) 다음으로 높게 조사되었습니다. 이 결과는 아무래도 K-pop의 영향이 크겠죠?

 

▲ 한글을 이용한 디자인의 예

 

 실제로 한글은 많은 곳에서 디자인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미 다양한 예술분야에서 한글을 접목한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도자기에도, 옷에도,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온갖 소품에도 한글은 ‘문자’를 넘어 ‘디자인’으로 존재하고 있죠.

 

▲ 한글 글자 마당의 배치 ⓒ 한글마루지

 

최근에는 ‘한글’을 이용해 장소를 디자인하기도 합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는 ‘한글 글자 마당’이라는 곳이 있어요. 이곳은 국민이 직접 쓴 글씨인 11,172자로 공원을 디자인하였습니다. 자음과 모음을 이용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요. 한글의 제자원리를 반영해서 배치하였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적 경관과 시각적 요소를 담아내기 위해서 주춧돌을 이용하였고, 한국 전통 경관 요소인 담장의 패턴을 형상화하였다고 하네요.

 

자세한 이용 방법은 한글마루지(http://urban.seoul.go.kr/Marugi/main.jsp)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세종’은 ‘한글’을 버리지 않습니다.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요?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특별자치시(이하 ‘세종시’)에 관해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거 아시나요? 세종시 내 행정구역과 마을, 도로, 공공시설 등의 명칭이 순우리말로 지어진다고 합니다.

 

 

 

▲ 세종시 도로명 ⓒ 세종시대


 예를 들자면, 도로명의 경우 ㄱ~ㅎ 등 14개 초성자음 순으로 ‘겨레로’, ‘나눔로’, ‘다붓로’ 등으로 도로명을 부여했습니다. 이러한 명칭들은 국민이 제안한 순우리말 명칭 중 명칭제정자문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선정되었다고 합니다.


 세종시는 도시 이름에 걸맞게 ‘한글’을 통해서 도시 브랜드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여러 도시가 새롭게 개발되고 있죠? 편리한 교통이나 걸어서 갈 수 있는 공원, 그리고 깨끗한 거리. 이제 그들이 갖추어야 하는 것은 바로 문화! 여기서 세종시는 ‘세종’을 믿고 ‘한글’을 갖춘 거죠!

 

 사실 순우리말 명칭이 뭐가 대단할까 싶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도시 내 주요 시설 이름에 대대적으로 순우리말의 이용을 시도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해요. 충분히 세종시만의 이미지를 갖추는 데에 ‘한글’은 도움이 되겠죠?

 

 

 독창적이고 과학적인 것. 바로 요즘 사회의 흐름이자 한글의 특징이에요. 세계화와 국제화를 말할 때, “한국적인 것이 가장 국제적이다”라고 흔히들 말하죠? 귀에 박히도록 들은 말이라 그렇지, 정말 맞는 말입니다. 국내시장뿐만 아니라 외국시장까지 공략하는 한류 드라마, K-pop의 모든 기본은 한글입니다.

 

우리가 아주 익숙해서 잘 모르고 있을 뿐이지, 한글은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한글의 힘은 강합니다. 아무리 ‘영어’없이는 안 되는 사회가 되었다지만, 그래도 한글은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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