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괴담』, 넌 어디서 왔니?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2. 7. 2. 17:46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귀신 이야기도 콘텐츠다

스토리텔링 열풍을 타고 수 많은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그 중 살아남아 뇌리에 꽂히는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콘텐츠 산업의 근간인 스토리텔링이 얼만큼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것이지요.
여름 베스트셀러인 각종 괴담도 마찬가지입니다. 달걀귀신, 도깨비, 처녀귀신, 몽달귀신 등 옛날 귀신들의 자리를 지금은 유로귀신, 지하철귀신이 등이 차지하고 있지요. 이는 현대인들이 과거 귀신보다는 새로운 도시귀신을 더 선호하고 공감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작년 큰 열풍을 일으켰던 옥수역 귀신이 한계령 도깨비보다 인기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귀신 이야기의 최고봉, 학교괴담

그렇다면 귀신 이야기 중 가장 인기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피흘리는 이순신동상, 전교 1등 귀신...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학교괴담을 손 꼽을 것입니다. 학교괴담이「여고괴담」시리즈를 시작으로 「스승의 은혜」,「고死 : 피의 중간고사」 등 매년 새로운 모습으로 영화관에 찾아온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학교괴담에 끌린다는 반증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랜 시간동안 여름날을 함께해 온「학교괴담」. 과연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요?



우리나라의 학교괴담에는 우리나라 귀신이 없다고??

학교괴담의 시작은 대부분 '일본'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답니다. 각종 요괴 이야기가 발달했던 일본의 문화가 일제강점기 때 정비된 근대학교 제도와 접목되어 발생한 것이지요. 물론 이야기를 연구하시는 분들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일본의 귀신 이야기 대부분이 물건에서 요괴가 탄생하는 것을 주요 소재로 삼고있다는 점은 이에 대한 강력한 근거로 꼽고 있습니다. 화장실 괴담 중 변기 속에서 튀어나오는 요괴의 손, 음악실의 베토벤이나 미술실에 걸려있는 모나리자의 눈이 움직인다는 등의 내용이 바로 그러한 예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몇몇 학교 괴담들의 원형 또한 일본의 문화요소가 녹아들어있습니다. 한때 유행한 괴담이였던 '분신사바' 역시 일본에서 유래된 이야기입니다. '분신사바 사파이 오이테 쿠다사이' 라고 불리는 이 주문은 일본의 한 밀교 단체에서 귀신을 부르는 주문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는 '귀신이여 나에게 오라' 는 뜻을 가진 말에 학교괴담을 덧붙여져 만들어진 것이랍니다. 무덤가에 세워진 학교이야기 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문화에서 무덤가 위에 학교를 세운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이고, 옛부터 조상들은 마을에서 떨어진 곳에 무덤가를 형성하였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이야기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입맛으로 바뀌고 있는 학교괴담

학교괴담이 '일본'의 이야기에서 출발했지만, 최근에는 우리 전통 문화와 결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큰 예가 요괴 성격의 괴물을 대신해 한을 품은 귀신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녀귀신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전통적 귀신관념은 대부분 한(恨)의 성격을 품고 있습니다. 공부하다 죽은 귀신, 친구들의 따돌림에 자살한 귀신이 대표적인 사례들이지요.
또한 음기(陰氣)가 가장 왕성한 자시(子時) 전후로 귀신이 출몰한다는 민속적 관념은 12시가 되면 움직이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나타나는 전교 2등 귀신을 통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학교문화와 사회현실을 반영한 귀신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성적으로 얽혀있는「고死 : 피의 중간고사」나 「여고괴담」시리즈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괴담과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스토리텔링 기반으로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학교괴담」. 출발은 다른 나라의 문화에서였지만 점점 우리의 독창적인 콘텐츠로서 발전한다면 앞으로 우리의 학교 귀신들이 전 세계의 여름을 책임지는 날이 머지 않을 듯 합니다. 올 여름, 우리 귀신들과 함께 시원하게 보내보시는건 어떠신가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