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제작캐릭터와 자체개발캐릭터의 차이점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2. 6. 11.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주문제작캐릭터와 자체개발캐릭터의 차이점


윤 홍 진 ㈜씨툰 디자인실장

 

먼저 ‘주문제작캐릭터’와 ‘자체개발캐릭터’라는 용어부터 명확하게 정의하고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주문제작캐릭터’라 함은 캐릭터 디자인회사가 타사의 제품, 브랜드 및 기업을 대표하는 캐릭터디자인 용역을 발주받아 개발해 주는 형식의 캐릭터이고, ‘자체개발캐릭터’라 함은 디자인회사가 자체적으로 기획하여 개발하여 스토리텔링 등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만들어 내는 자사만의 차별화된 자체브랜드캐릭터를 말한다.

 
주문제작캐릭터와 자체개발캐릭터를 구분하는 이유는 캐릭터개발의 기획의도와 목적이 다르고 개발과정에서의 디자인적인 접근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보통 ‘캐릭터회사’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타사의 캐릭터를 제작해 주는 ‘캐릭터용역회사’와 자사의 캐릭터를 만들어 라이센싱사업을 해나가는 ‘캐릭터라이센싱회사’ 이렇게 두부류로 나뉜다. 전자가 주문제작캐릭터를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면, 후자는 자체개발캐릭터를 만드는 회사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드물긴 하지만 용역과 라이센싱 두가지 영역을 동시에 수행하는 회사도 있다.

 

지금부터 주문제작캐릭터와 자체개발캐릭터를 비교분석함으로써 이 두가지 영역을 각각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중요한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주문제작캐릭터 (캐릭터용역)

주문제작캐릭터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개발을 의뢰한 클라이언트의 의향’이다. 주문제작캐릭터는 개발자 개인의 작품세계를 펼치는 것이 아니기에 클라이언트의 의향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첫단추가 된다. 고객이 캐릭터에 무엇을 담아내기 원하는지 고객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철학이 무엇인지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정확하게 끄집어 내야 한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다음 단계로 고객이 미처 생각지 못한 영역에까지 아이디어와 생각을 전개하여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시안을 제시함으로써 고객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야 한다.

 

 


주문제작캐릭터는 첫단추를 잘못 끼우면 디자인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철저한 시장분석과 벤치마킹, 브레인스토밍의 과정을 통해 탄탄한 기획이 제시되지 않으면 클라이언트의 마음은 사방팔방으로 향하여 시시때때로 기분에 따라 컨펌하는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컨펌하는 사공이 많은 관공서나 대기업의 경우는 더더욱 초기 기획단계에서의 첫단추를 확실하게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탄탄한 기획이 이루어지는 주문제작캐릭터 프로젝트의 절반은 성공한 셈인 것이다.

 

 

 


대한민국정부 주문제작캐릭터 ‘폴리씨캐릭터’


가장 많은 사공이 모여있는 대한민국정부의 SNS소통캐릭터 ‘폴리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업은 컨펌자들이 많은데다 설상가상으로 서로의 상이한 생각들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시 정부의 의향은 ‘국민의 소리를 듣는다’였다. 그래서 소리를 듣는 ‘귀’를 모티브로 하여 시안을 제시해 달라는 의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청사초롱’을 모티브로 만들어달라는 의견, 정부청사를 대변하는 ‘청기와’를 모티브로 형상화해달라는 의견 등.. 매우 상이하고 일관성 없는 요구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정부가 시행하고자 하는 본질인 SNS를 통해 국민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직관적인 필요를 담아내는 방향으로 SNS각 매체를 대표하는 직관적인 아이콘을 담은 편지요정캐릭터로 종지부를 찍게 되었다.

이처럼 주문제작캐릭터의 핵심은 ‘클라이언트의 의향을 정확히 파악하여 한눈에 와닿는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하라’이다.

 


자체개발캐릭터 (캐릭터라이센싱)

자체개발캐릭터를 개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캐릭터가 가지는 고유의 감성과 스토리텔링’이다. 자체개발캐릭터는 특정 기업이나 제품을 대표하는 마케팅홍보수단으로 사용되는 주문제작캐릭터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자체개발캐릭터는 캐릭터가 얼마나 탁월하고 완벽하게 만들어졌느냐보다도 캐릭터가 가지는 감성과 스토리텔링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자체개발캐릭터는 개발자의 작가적인 감성과 감정이입, 가치관에 큰 영향을 받는다. 많은 경우 자체개발캐릭터는 개발자의 분신과 같이 다분히 개발자의 성격과 가치관 등이 고스란히 반영된다. 만약 개발자가 다른 캐릭터를 어설프게 모방하거나 감정몰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금방 티가 나고 차별성을 잃게 된다.

 

 


㈜씨툰에서 자체개발캐릭터로 만든 ‘곰팅이’캐릭터를 예로 든다면 곰팅이는 개발자의 감성과 세계관이 그대로 반영된 작품이다. 곰팅이는 컨셉 자체가 ‘미련할 정도로 착하고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캐릭터’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곰팅이는 억만금을 준다해도 바꿀 수 없는 친아들과도 같은 존재로서 위 웹툰에서도 얼핏 묘사가 되어 있듯이 캐릭터를 통하여 온 세상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진정한 사랑을 알게 하여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은 비전이 있다.


이처럼 자체개발캐릭터는 개발자와 개발회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애착을 통해 생명체처럼 성장해 가기 때문에 끊임없이 스토리를 만들어 주고 성장할 수 있도록 물을 주어야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돈을 벌려는 취지로 자체개발캐릭터를 개발한다면 단기간 수익은 많이 날 수 있어도 롱런하지 못한다. 오히려 장수캐릭터는 수익성이나 사업성 등을 초연한 개발자의 순수한 감성과 몰입이 담겨 있고 캐릭터를 향한 개발자의 사랑이 담겨있는 것이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