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모델러가 되고 싶어요!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2. 4. 25. 09:31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이 름 : 장 정 민

 

주요 경력
2007년~현재 웨타디지털 시니어 모델러(아바타, 혹성탈출, 프로메테우스 등 다수 제작)
2005년 Sony Pictures Imageworks(스파이더맨 3에서 베놈 등 여러 가지 모델 제작)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Wild Brain(Need for Speed-Underground 씨네메틱, 광고 등 제작
2002년 AAU(Academy of Art University) 졸업. 게임 Midnight Club 씨네메틱 제작에

처음 모델러로 참여

 

“각 개인이 갖고 있는 달란트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미술가 집안에서 태어나 화가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어요. 자라면서 부모님과는 다른 길을 가고자 디자인 분야를 선택하게 됐죠. 하지만 사물을 재해석해서 그려내는 그림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새롭게 창조해내는 디자인 능력은 남들보다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정민 씨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재학시절에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진로에 대한 고민, 그리고 유학
그는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그림만큼은 항상 남보다 앞선다고 생각했지만 재능 있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 대학에서는 자신이 가진 능력이 뛰어나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니까 자신감도 떨어지더군요. 물론 그런 것들을 깨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대학시절 내내 방황 아닌 방황을 했죠.”

 

그러던 중 그는 한 편의 영화를 보고 가슴에 작은 소용돌이가 일었다. 1993년 스필버그 감독의 <쥬라기 공원(Jurassic Park)>이었다. “모든 사내아이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어렸을 때 ‘괴수’가 나오는 영화를 좋아했죠. 어렸을 때 부모님과 스카라 극장에서 같이 봤던 <죠스(JAWS)>는 잊을 수 없어요.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방학 때마다 개봉하는 모든 영화는 다 보러 다녔던 할리우드 키드였죠.”

 

그는 <쥬라기 공원>을 보고 나서 컴퓨터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 지 해답을 찾기 힘들었고 국내에서는 힘들다는 판단이 들어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미국으로 유학길에 올랐다. “그 당시만 해도 무작정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면 <쥬라기 공원>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AAU(Academy of Art University)에 입학했죠. 그런데, 막상 컴퓨터 애니메이션이란 분야를 공부해 보니 또 다시 많은 갈래로 길이 나눠지더군요.”

 

▲ 6,500만 년 전의 거대한 공룡들을 스크린으로 재현해 엄청난 관심을 모았던

<쥬라기 공원>은 장정민 씨의 CG 아티스트로서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작품이다.



“AAU에서 처음 1년 동안은 죽어라고 그림만 그렸습니다. 한 가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처음 학교에 들어갔을 때 만났던 분 중에서 이상준 선배가 있었어요. ILM(Industrial light and Magic)에 컨셉 아티스트로 일했던 분인데, 우연하게 학교에서 누드모델을 놓고 크로키를 하는 데모를 보게 됐고, 그 분의 포트폴리오도 볼 수 있었죠. 순간 ‘신세계를 봤다고 해야 할까요?’ 1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인체의 동작과 특징, 강약을 조절해내는 실력에 저도 모르게 입이 딱 벌어졌죠.”

 

그는 나름 홍대에 들어가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지만 미국에 유학을 와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선배와 너무나 비교가 되는 실력에 어떻게 하면 저렇게 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상준 씨는 ILM에서 <스타워즈(Star Wars)> 같은 굵직굵직한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지금은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에서 컨셉 아티스트로 일하고 있다.

 

“그 동안 그려왔던 건 정지되어 있는 물체를 몇 시간 동안 그려오는 훈련을 해왔는데, 짧은 시간 안에 인체를 그려내면서 몇 시간 동안 그린 것보다 훨씬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에 대한 충격은 좀처럼 가시질 않았습니다. 현실적으로 미래에 대한 두려움도 생기기 시작 했구요.” 하지만 그는 다른 한편으로 주변에서 자신의 모토가 될 수 있는 분들이 더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분들을 찾고 그 분들이 했던 길을 답습하기 시작했다.

 

인생의 은인과 캐릭터 모델로서의 삶
“아무리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한다고 해도 기본기는 인체와 사물, 동물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들을 공부하고, 연구하고, 어떻게 움직이는 지에 대해서 인지하려고 애썼죠. 건빵바지에 워커하나 무거운 화판을 어깨에 메고 이 건물, 저 건물로 옮겨 다니면서 그림을 그리는 일에만 전념했어요.” 그는 애니메이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에 학교수업 외에도 거의 매일같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공짜 워크숍을 찾아다니면서 화판을 놀리지 않았다.

 

“그렇게 1년을 보내고 나서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만지기 시작했을 때, 제 인생에 큰 변화를 준 은인인 김세룡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죠. 그 분은 같은 학교출신이기도 했지만 한국인으로서는 모델러로는 처음 ILM에서 일하셨어요.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디지트로브란 VFX 스튜디오의 수장으로 계시죠. AAU 출신으로 메이저 비주얼이펙트 스튜디오에서 모델러로 일하고 있는 한국 분들은 거의 이분의 제자라고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그 역시 모델링이 단순히 컴퓨터로 조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웠고 애니메이션과 모델링의 차이점도 깨닫게 됐죠. 특히 그는 해부학과 구조를 연구하면 좋은 모델링이 나온다는 조언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며, 자신이 모델러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한 번은 제자들에게 열심히 공부할 것을 당부하면서, 그 분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너희들은 하루에 얼마동안 컴퓨터를 붙잡고 있냐? 내 경우에는 하루에 8~9시간 회사에서 일하고, 저녁에 매일같이 너희들을 가르치면서 3~4시간을 또 컴퓨터를 붙잡고 있다. 너희들이 내 위치에 오려면 그보다도 더 많은 노력을 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이죠. 그 순간 몸에 작은 전율이 흘렀습니다. 그 말씀이 현재의 저를 있게 만든 동기부여가 됐죠.”

그는 그날부터 눈을 뜨면 컴퓨터를 켜고 작업을 했다. 학교에 가서 수업이 끝나면 또 다시 자정까지 작업하는 등의 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1년을 공부와 작업에만 매달리고 나니 남들이 인정해주는 위치에 서게 됐다고 말한다. “현재 ILM 크리처 수퍼바이저로 있는 홍정승 선배가 당시 제 사형이었는데요. 취업한 후에 술자리를 하면서 ‘그때 네 실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더라!’라며 격려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모델러라면 떼려야 뗄 수 없는 ‘해부학’
그는 모델링 공부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해부학이었고, 도대체 인체가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모델링은 하면 할수록, 레퍼런스를 찾으면 찾을수록 보이는 않는 곳에 대한 호기심이 이어지고 했어요. 어떤 움직임을 할 때 어떤 근육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에 대한 공부가 중요했죠. 영화나 게임 안에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이기 위해서는 모델링이 구조적으로 완벽해야, 움직일 때 제대로 된 형태가 나오거든요.”

 

그는 VFX 업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어떤 지식을 기초로 해서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좋은 눈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했던 것이 자신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열어줬고 말한다. 학창시절에 수학은 단지 공식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고 응용할 수 있어야 문제가 풀린다는 것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 웨타디지털 2012년 오스카 파티에서 왼쪽부터 모델러 노응호, 이선진, 그리고 장정민씨

▲ 시간이 날 때면 차고에서 가구를 만들고 페인트칠을 하면서 보낸다.


“저와 같은 크리처 모델러에게는 해부학 책은 보물 1호라고 할 수 있죠. 제가 작업하는 공간의 책장에는 많은 인체와 동물 관련 해부학 책과 레퍼런스들이 꽂혀 있습니다. 특정 동물을 만들 때는 ‘동물의 왕국’ 같은 프로그램들의 클립들을 많이 찾아보기도 하구요. 대부분의 스튜디오들이 사용하는 마야(Maya)나 머드박스(Mudbox) 같은 프로그램들을 사용하고 있지만 특정하게 사용하는 툴이나 기법은 없습니다.”

 

그는 툴이나 기법, 장비들은 비주얼 이펙트를 만드는데 있어서 편리한 도구지만 아티스트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주얼 이펙트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지, 컴퓨터라는 기계가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델러들은 쉽게 얘기해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사물과 생명들을 컴퓨터로 만들어 내는 일을 합니다. 그 캐릭터들이 영화 안에서 움직이고 말을 하므로 구조적으로 그 움직임들을 표현해 내는데 무리가 없어야 하죠. 사람과 같은 구조의 캐릭터라면 뼈와 근육들의 상관관계, 얼마만큼 움직일 때 이 근육들은 얼마나 이완되고 수축되는지에 대해 알고 있고, 그것이 모델링에 표현이 될 수 있도록 구조를 짜야 하지요.”

 

그렇지 않으면 그 캐릭터는 단지 영화안의 컴퓨터 그래픽일 뿐,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캐릭터가 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웨타디지털에서는 특이하게 샷 작업 맨 마지막에 캐릭터들의 근육움직임이 더 필요한 곳에 모델러들이 일일이 근육들과 힘줄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작업들도 하고 있습니다.”

 

 

▲ 2012년 인천공항에서 딸과 아들

▲ 딸과 함께 보태닉 가든에서 산책하는 모습


 

캐릭터 모델링을 만들고 있는 장정민 씨는 관객들이 어떤 크리처를 보고 ‘저건 진짜 같은데?’ 혹은 ‘그게 CG였어? 실사인줄 알았는데...’ 그런 말들을 할 때 작은 쾌감이 일어난다고 한다. “사람의 눈은 참 위대합니다. 우리가 시각효과가 들어간 영화를 볼 때 사실과 같지 않으면 관객들은 특별한 곳을 찾아내지는 못하더라도 어딘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우리가 줄 곳 보아왔던 일상생활의 움직임과 형태, 색깔들이 틀리게 보여지기 때문이죠.”

 

그는 어떤 디자인이 주어지면 거기에 맞는 레퍼런스들을 작업이 들어가기 전에 많이 찾아보고 연구하는데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인간의 상상력은 자신이 보고 알고 있는 지식에서 파생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 어떤 괴물이나 외계인이 나온다고 하면 그의 움직임은 해부학적으로 말이 되어야 관객들이 볼 때 이질감을 느끼지 않죠.”

 

그는 작업하기 전에 캐릭터에 대해서 그 캐릭터가 할 행동과 성격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는데, 생물학적 레퍼런스를 찾고 보는 것이 캐릭터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한다.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의 움직임은 코끼리에서 따왔죠. 작년에 웨타디지털에서 작업했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에서는 사실적인 침팬지, 고릴라 등 유인원들을 만들어내기 위해 침팬지의 MRI 자료까지 구해서 아티스트들에게 연구 개발을 시켰습니다.

 

<아바타>, 인생의 전환점이 된 영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3D 입체영화 <아바타(AVATAR)>는 장정민 씨의 인생에도 큰 변화를 가져 왔다. 그가 지금의 웨타디지털에 근무하게 된 배경도 이 영화의 CG 작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거의 만 3년이란 기간을 이 영화의 제작에 바쳤죠. 영화 후반작업을 할 때는 집은 거의 잠만 자는 공간이었어요. 캐릭터 모델링부터 의상과 배경 모델 뿐 아니라 페이셜 쉐이프들, 그리고 샷 스컬트까지 거의 다 손을 댔죠. 제가 담당한 부분은 '쯔테이'라는 나비종족의 용사였는데, 주인공인 ‘제이크’와는 상반되는 성격을 가진 캐릭터였죠, 그리고 제이크가 숲속에서 밤에 맞닥뜨리게 되는 바이퍼울프와 그 새끼들, 그리고 늑대들의 페이셜 쉐이프도 제가 했구요.”

 

 

▲ 3D 입체영화의 새로운 획을 그으며 전 세계 열풍을 불러 모았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그 후, 스페셜 에디션이 IMAX 3D 버전으로 재개봉 했었다.


그 외에도 그는 영화에 등장하는 많은 나비들과 군인들, 폭포들, 석양에서 잃어버린 제이크를 찾는 헬리콥터 사이에 보여지는 나무숲들, 제이크와 ‘네이티리’가 사냥할 때 큰 드래곤에 쫓기는 시퀀스의 절벽들, 그리고 나비 종족의 의상들을 작업했다. 또, 영화 후반부 작업 때는 샷 스컬트 하는 모델러 중에 한사람으로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근육과 힘줄의 움직임 작업에도 참여했다.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은 제이크 아바타가 연구실에서 처음 깨어나서 일어설 때 발이 클로즈업 되면서 바닥에 닿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때 발의 힘줄들의 움직임과 발가락들이 지면과 닿을 때 생기는 형태의 변화들이 제가 샷 스컬트 한 장면이지요. 나비들과 같이 산 정상에서 자기만의 ‘밴쉬(이크란)’을 사로잡는 장면들에서도 힘주어 끈을 당기는 손의 클로즈업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데 그것들도 제가 작업한 샷들입니다.” 그는 다소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장면들에서 프레임별로 움직임에 맞춰 근육들과 힘줄들을 묘사하고 애니메이션 하는 것들이 가장 재미있고 보람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또 웨타디지털에서 작업한 최근작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에서 맡았던 캐릭터, ‘코바’라는 침팬지도 기억에 남는 캐릭터라고 말한다. “소니이미지웍스에서 작업했던 <스파이더맨 3(Spider-Man 3)>의 ‘베놈’의 경우도 좋은 캐릭터였지만 <혹성탈출>의 코바는 연구실에서 사는 원숭이로 과학자들의 여러 실험으로 인해 한쪽 눈이 멀고 손가락 몇 개는 잘려 나가 꼽추가 되어 버린 침팬지이지요. 그래서 사람들에 대한 원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컨셉아트를 봤을 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한 눈에 보기에도 나쁜 남자의 냄새가 물씬 났기 때문이죠.”

 

▲ 43년 만에 CG로 부활한 유인원들은 주름과 눈빛, 정교한 움직임이 사실적으로 그려졌고,

인간들과 벌인 대규모 전쟁 씬도 깊은 인상을 주었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그는 특이하게도 영화에 등장하는 악역 캐릭터에 굉장한 매력을 느낀다고 한다. <혹성탈출>의 경우, 리얼리스틱한 원숭이들이 사람들과의 접촉함에 따라 벌어지는 스토리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그 캐릭터들을 CG로 인식하면 스토리 전개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따라서 웨타디지털의 아티스트들은 모두 진짜 같은 캐릭터 묘사와 움직임이 나올 수 있도록 각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 작업했다고 그는 말한다.

 

“이곳 웰링턴 동물원에서 침팬지 수술을 공개한다기에 실제로 침팬지의 손과 발, 털,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수술에 참관하기도 했어요. 또, 침팬지의 동작과 표정에 익숙해지기 위해 동물원도 여러 번 찾아갔죠, 그래서 더더욱 기억에 남는 작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가족과 같은 웨타디지털의 동료들
현재 웨타디지털에는 시니어 모델러인 장정민 씨 외에도 한국인 모델러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임창의(Lead Lighting Technical Director), 최종진(Lighting Technical Director), 정주연(Previs Artist), 이성균(FX Technical Director), 손현우(Camera Technical Director), 김기현(Camera Technical Director/Motion Editor), 여윤정(Texture Artist), 노응호(Modeller, hair/fur Artist), 이선진(Modeller), 최각규(Modeller), 송나영(Modeller) 씨가 그들이다.

 

 

▲ 2010년 웨타지지털 내에 파크로드포스트에서 열린 한국영화제 <포화속으로>

상영회에서(왼쪽부터 모델러 노응호, FX 이성균. 그리고 장정민 씨. 그 옆으로 현지 청년,

카메라 TD 손현우, 지금은 한국으로 간 프리비스 윤동현, 프리비스 정주연 양)

 

 

“이곳에서 근무하는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경력자이기 때문에 특별하게 부딪히는 부분은 없어요. 각 프로젝트마다 매일 ‘데일리’라는 회의를 통해 서로 간의 의견과 크리틱을 주고받으면서 조율해 나가곤 하죠.” 그는 매주 금요일에 한국 사람들끼리 함께 식사를 하고, 서로간의 경조사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뉴질랜드의 환경에 맞춰서 같이 배낚시를 가기도 하고, 전복을 따러 가기도 합니다. 사방이 바다라 여기저기 전복이 나는 곳이 많거든요. 제 경우에는 휴가 기간에 혼자 가구를 만들기도 하죠. 최근에는 아들이 돌이어서 한국인 가족들이 모였는데 딱 30명이더군요. 나름 한국인 아트스트들과 재미있게 지내고 있습니다.”

 

▲ 뉴질랜드에 있는 집 앞에서 딸과 함께

집들이용 홍보사진 포즈

▲ 2011년 웨타디지털에 있는 한국인

아티스트들과 함께 한 낚시

 

최근 미국 경기가 침체되는 등 CG 아티스트들의 일감이 줄어들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는 웨타디지털은 예외라고 했다. 또, 미국과 달리 각 스튜디오들이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가 뉴질랜드로 건너온 이후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일복 하나는 정말 차고 넘치도록 많은 것 같습니다. 매년 해외 인력들을 충원하기도 하구요.”

 

한편, 그는 CG 분야에서 그것도 모델링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좀 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 경우에는 캐릭터 모델링을 제일 좋아합니다. 그 외에는 하드 써페이스 모델링이나 배경 모델링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가 될 수 있죠. 각 분야별로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부족하고, 어떤 부분을 더 공부해야 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는 캐릭터 모델링은 해부학이 필수 학문이인데, 작년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컴퓨터 애니메이션 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커리큘럼에 해부학이 없는 학교들이 있었다며 아쉬워했다.

 

“우리가 만드는 캐릭터들은 실제 영화상에서 움직이는데, 모델러라면 당연히 뼈와 근육들의 구조와 어떻게 연계되어 움직이는지 당연히 꿰뚫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 지식이 없는데, 제대로 된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죠.” 그는 처음 CG 작업을 시작했던 때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할 것도 당부했다. 또한 자신의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좋은 스승을 찾아보는 것도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2010년 가족들과 함께 코스튬을 하고 ‘라운드더바인’이란 와이너리 생산지에서 와이너리를 일주하는 걷기대회 참석했을 때

▲ 2008년 말, 영화 <피아노>의 배경인 뉴질랜드 피하 비치에서 가족들과 함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캐릭터들을 만들고 싶어요!
“현재 피터 잭슨이 감독하는 반지의 제왕 프리퀄인 <호빗>은 올해 개봉을 목표로 열심히 작업 중입니다. 또, 내년에 개봉할 예정인 수퍼맨 영화인 <맨오브스틸> 작업도 한창이죠. 현재 공개할 수 있는 프로젝트는 이 정도구요, 비공개로 라인업된 영화들도 몇 편 있습니다.”

 

그가 참여한 작품들 중에는 최근 CG 작업을 끝내고 곧 개봉을 기다리는 기대작들이 꽤 있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프로메테우스>와 <아브라함 링컨: 뱀파이어 헌터> 등이다. 그가 제작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국내에서도 개봉해 관심을 모은 수퍼히어로물 <어벤저스>도 웨타디지털의 작품이다.

 

“현재 웨타디지털에서 시니어 직급이라 영화에서 좀 더 멋있어 보이는 캐릭터의 작업을 맡고 있지만 비주얼 이펙트가 주된 영화에서 중요하지 않은 CG 작업은 없어요.” 좋은 프로젝트를 만나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캐릭터 작업들을 계속하고 싶다는 그의 꿈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기대한다.


 


■ 글 _ 박경수 기자 twinkaka@naver.com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