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캘리그래피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2.02.24 11:16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 캘리그래피: 전통서예와 디지털의 문화산업적 결합 -




박 선 영 (996크리에이티브랩 소장)

 

 

최근 눈에 띄게 한글이 주목 받고 있다. 한글 관련 보도와 행사가 이전보다 훨씬 빈번하게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과거 한때 훈민정음과 한글 창제의 우수성이 강조되는 경향이었다면 이번에는 한글 캘리그래피의 활성화, 한글패션쇼의 해외소개, 다양한 한글상품의 출시 등이 그것이다.



- 컨셉코리아 FW 2012 디자이너 이상봉 패션 프레젠테이션중 -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반 대중이나 디자이너에게 있어 한글은 영어에 밀려 늘 소외되어 왔다. 쓰기 문화의 쇠퇴와 더불어 판본체, 궁서체 위주의 전통 한글서예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정체됐으며, 한글 글꼴의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나타내지 못한 결과가 한글의 소외로 이어졌던 것이다.

그러나 캘리그래피의 활성화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일깨워 주었으며 한글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포스터뿐만 아니라 제품 패키지에서 길거리 간판에 이르기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그것을 증명하는 중이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의 사전적 의미는 ‘손으로 쓴 아름다운 문자’이며, 서예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명확한 디자인 의도와 콘셉트에 맞는 글자,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통 서예와 구분이 된다.
글자 자체가 하나의 이미지나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의 상징성을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아날로그적 느낌과 독특하고 창조적인 표현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기에 다양한 목적과 감성에 맞게 활용되고 있다.
현재 한글 캘리그래피는 문자의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역할확대로 활자의 이미지성을 파악하게 되었다는 점과 손의 촉각성 회복, 동양적 감성과 미적 정서에 맞는 표현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 받고 있다.

 

모든 것이 차고 넘치는 과잉의 시대에 여백과 정감이 넘치는 한글 캘리그래피는 울고 웃으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캘리그래피는 이미지적인 성향이 강해 독립적인 의미를 갖기보다, 다른 콘텐츠와 연결하여 그것을 대변하는 존재로까지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글자에 감정을 호소해야 하는 광고, 제품, 영화, 패션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그 이유는 주어진 주제에 맞게 쓰인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글씨라는 점, 그리고 한글이 가지고 있는 글꼴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감성이 묻어나는 글꼴로 표현하는 데 있다.

 

 

 

      1 영화<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2 롯데주류 처음처럼                 2-1 배상면주가 산사춘

 

많은 사람이 한글 캘리그래피 열풍의 진원지로 지목하기도 하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의 영화타이틀 이후 캘리그래피는 ‘처음처럼’, ‘참이슬’, ‘산사춘’ 등 갖가지 주류의 얼굴을 바꿨고, 디자이너 이상봉의 옷 위에 수 놓여 세계인의 이목을 빼앗기도 했다. 현재 캘리그래피는 영화 포스터, 광고, 간판, 패키지, 북커버, 패션과 인테리어, 환경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한글 캘리그래피가 감성을 자극하며 아름답고 시선을 끌 수 있다면, 문화가 담겨있는 디자인요소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글은 스토리텔링이 명확한 소재로써 세계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우수한 우리 문화이다.
지금보다 한글이 더 사랑받기 위해서는 캘리그래퍼, 서예가, 디자이너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한글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리는공동 연구와 노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한글의 독특함만을 가지고 해외에 진출한다 해서 성공적인 제품이 될 리는 없다. 아무리 독특한 형태라 해도 문화적 배경이나 우수성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면 그 나라 글씨가 적혀있는 옷을 사서 입지 않을 것이다. 해외 진출 이전에 우리의 문화의 우수함을 알리고 신뢰를 쌓는다면 그 후에는 자연스러운 구매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3 이상봉 한글컬렉션 패션쇼                        4 필묵 한글문화상품 컵받침

 

 

 5 행남자기+유라 아트 시리즈 에스프레소 커피잔

 

한글 캘리그래피는 일상생활에 접목된 실용성과 콘텐츠산업에 접목된 상업성, 문화환경에 접목된 예술성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
이제는 이러한 한글의 가치를 과학적, 철학적 차원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글자의 미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까지 찾을 때라 생각한다. 예술 작품이나 문화상품, 생활용품 및 문화환경 등에서 한글을 아름답게 꾸미고 활용하는 일은 과학적 가치만큼이나 중요한 일이 될 수 있다.

한글문화산업의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환경 조성을 위한 국가정책지원이 필요하다. 아울러 한글 상품화를 위한 기업의 마케팅, 관련 분야 전문 작가들의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지속한다면 한글은 국가의 문화경쟁력과 이미지로 부상할 것이며, 국가의 위상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



한글은 우리 국가와 국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해주며 인류 역사상 비교할 대상이 없는 지적 성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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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