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더'가 아닌 '게임 프로그래머'를 키우는 것이 꿈

상상발전소/칼럼 인터뷰 2012.02.09 17:49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지난 10여 년간 우리나라의 게임 시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다양한 플랫폼들이 개발되어왔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은 온라인 중심이었던 게임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오며 국내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게임 개발 1세대로 현재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플레이빈의 서제원 팀장을 만나, 게임 프로그래머의 포지션에서 맞는 패러다임의 변화와 게임 프로그래밍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이 름 : 서 제 원

<주요경력>

현재 플레이빈 팀장
2010 지플래닛 클라이언트 팀장

2009 SK 아이미디어 파트장 2006 위메이드 '창천' 파트장

2002 감마니아 코리아  2001 윌로우 소프트

  

"게임 개발 경력만 15년 정도가 됩니다. 게임 개발 1세대라고 볼 수 있겠네요. 시작은 뜻이 맞는 사람들과 조그맣게 창업을 하면서부터입니다. 패키지 게임을 만든다고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타이틀은 완성했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좋지 못했지요."

첫 출발이 과감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회 입문을 회사에서 조직의 일원으로 사회를 탐구하고 적응하는 단계를 거친다. 그런데 그는 사회에 바로 창업으로 발을 내딛었다. 과감한 선택을 하게끔 만든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창업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소규모 팀이었습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과 시작해서 타이틀을 개발하였지요. 그 당시 소규모 팀의 모습이 지금의 게임 회사들의 초기 형태였습니다. 그렇게 한두개의 타이틀을 출시하고 큰 회사로 발전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한 것이지요. 저는 비록 출시한 타이틀이 잘 되지 않아 회사는 접었지만 전혀 두렵지 않았던 시절이에요 그만큼 패기와 도전정신이 충만했었으니까요."

 
그렇게 사회의 쓰고 값진 경험들을 한 그는 회사를 이직하면서 대학시절 전공을 살려 프로그래밍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다.


"처음 게임 개발에서 포지션은 기획이었었습니다. 그러다 회사를 정리하고 이직하면서 대학시절 전공을 살려 프로그래밍을 하게 되었지요. 비주얼랜드라는 회사에 입사해서 온라인 채팅 게임을 기획부터 프로그램, 클라이언트 서버까지 두루 섭렵하였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했어요. 온라인게임도 2D RPG부터 시작해 다양한 장르를 개발했습니다."

 



트렌드의 흐름을 타는 변화

 

게임 개발1세대로 시작해 국내 게임 개발의 정점인 온라인 게임 개발부터 현재의 모바일 게임까지 전 장르를 소화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트렌드에 변화를 느꼈습니다. 예전에 패키지 게임을 만들던 시절,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출시되었을 때 국내 패키지 시장은 사라지고 온라인 게임으로 넘어가던 시기에 현장에 있었습니다. 최근에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앱스토어 같은 시장이 조성되고 큰 흐름이 전환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온라인 시장이 죽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새로운 또 하나의 시장이 조성되는 큰 흐름을 느껴서 스마트폰 게임에 관심이 쏠리게 되었지요. 트렌드 변화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오게 되었습니다."

 

  

 

게임 비주얼에 관련된 인터뷰이들은 많이 만나 보았지만 상대적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은 수가 적었다. 그만큼 본인들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 작업자의 특성이 강한 파트이기도 하다.

"게임의 파이프라인 상에서 기획자는 설계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래픽 개발자는 그 설계도를 보고 재료를 만드는 사람이 되겠고요. 프로그래머는 그 설계도와 재료를 가지고 조립을 하는 사람이라고 이해하시면 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메인의 역할로 저렇게 구분 짓기는 하지만 현장에서 경험을 쌓으며 느낀 것은 프로그래머라 할지라도 설계부터 제조 완성까지 전반적으로 참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설계를 할 때도 게임의 스펙을 정하고 볼륨감을 정해야 합니다. 기술적인 난제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부품을 만들 때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줄 아는 프로그래머가 현실에서의 게임 개발 프로그래머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게임 산업 속 프로그래머와 기획자의 포지션은 겹쳐있는 부분이 많다. 그에게 기획자와 프로그래머의 역할이 산업 속에서 어떻게 구별되어지는지 물어보았다.

"기획자의 역할은 설계담당입니다. 그런데 보통 프로그래머하시다 기획하는 분들이 많지요. 저의 경우는 반대로 기획에서 프로그램으로 전환을 했고요. 장단점이 있습니다. 프로그래밍으로 출발해 기획자가 되신 분들은 볼륨이나 스펙을 저할 때 경험을 바탕으로 설계할 수 있고요. 반대로 저와 같은 분들은 프로그램의 트렌드를 잘 캐치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도 트렌드가 존재하거든요. 게임이 계속해서 변하듯이 기술도 함께 변하고 있거든요. 스마트폰 게임만 보더라도 얼마 전까지 단순한 게임들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고퀄리티의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기존의 경험을 토대로 프로그래머들이 놓치는 기획이나 그래픽 부분들도 캐치를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프로그래머들의 일반적인 문제로는 단순히 코딩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말 게임을 잘 알고 만드는 프로그래머는 드문 것 같습니다."

 

잘 만들기 위해서 유념해야 하는 것

 

그렇다. 기계언어에 능통한 단순 '코더'는 많다. 그러나 그의 말을 빌리면 '게임 프로그래머'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가 생각하는 게임을 정말 잘 만드는 프로그래머는 어떤 사람인걸까?


"코딩을 잘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그러나 게임적인 감각을 게임에 녹여낼 수 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어요. 개발사들이 굉장히 많고 개발 프로젝트가 많은데 세상에 나오는 게임들의 숫자가 적다는 게 어찌 보면 이런 부분들의 반증일수도 있고요."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기술적으로 특화되어있고 그래픽 쪽과 비교했을 때 크리에이티브는 떨어지지만 기계언어, 기술에 능통한 직업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 또한 센스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프로그래머에게는 어떠한 센스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픽으로 예를 들면 그래픽 디자이너이지만 원하는 퀄리티를 연출하기 위해 직접 쉐이더 코더를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픽이 어떻게 하면 더 돋보이고 게임의 재미요소를 극대화할 수 있는지의 기획 감각도 있어야하고요. 그래픽적인 것들이 배경과 캐릭터와 라이팅이 적절히 조화되게 프로그램을 짤 수 있는지, 조작감, 타격감을 최대한 살려낼 수 있느냐의 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늘 강조해도 과하지 않은 자질이 센스라고.

 

개발자는 전원이 게임 개발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픽, 기획, 프로그램의 각 파트들은 본연의 역할을 잊어버리지 않되 전체적인 것을 볼 수 있는 감각이 있어야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각들은 정의를 내리기에 애매하고 실체 또한 명확하지도 않다.

 

     



"게임에 대한 감각은 정의를 내리고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을 드리면 예전에 그래픽에 관심이 있어서 맥스 프로그램을 열심히 공부했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그램에 관한 매뉴얼은 통달했어도 머릿속에서 그렸던 오브젝트를 구현하는 데는 한계에 부딪히더라고요. 제게 부족했던게 바로 감각이었던거죠. 맥스를 잘 다룬다고해서 훌륭한 디자이너라고 말할 순 없잖아요."

 

 

온라인, 스마트폰 프로그래밍의 매력

 

그는 올해로 게임 개발 15년을 넘어서고 있다. 국내 게임 산업 속 개발자의 산 증인이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두루 섭렵한 그이기에 두 가지 개발의 매력과 장단점을 물어보았다.

"게임적인 부분만 말씀드리면 온라인은 깊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볼륨감도 크고요. 단점이라면 대중성에서 약간 마니악하게 가고 있는 것 같아요. 남녀노소가 쉽게 즐기기에는 다소 거리감이 있지요. 반대로 스마트폰 게임은 대중성이 뛰어나죠. 단점으로는 깊이 있는 게임을 만들기에는 제약사항이 있습니다. 최근엔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지만 첫째로는 테크니컬한 부분이에요 플랫폼 자체에 한계가 있기에 조작이나 여러면이 제약된 상태에서 콘트롤 해야 합니다. 둘째는 개발환경이 아직은 미흡합니다. 스마트폰 게임은 빠른 시간 내에 다작을해서 수익환급을 빨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서 대작을 만들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지요."

 

그는 온라인 게임과 스마트폰 게임 양쪽 모두 재미있고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그중 스마트폰 게임 개발을 선택한 것은 대중과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였다.

"게임을 개발하는 일도 서비스업종입니다. 대중적인 게임으로 누구나 쉽게 편하게 할 수 있는 걸 만들고 싶었어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게임을 해보고 즐거워하면 우리 개발자들에게 그것도 만족이에요. 현재 저희 회사에서는 개발팀이 3개가 있고 20여종 정도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현재 제가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게임은 '삼국지 영웅대전'이고요. 이전에는 2차 세계대전 게임을 오픈해서 국내 앱스토어 4위에 랭크되었습니다. 그래서 삼국지 영웅대전에 거는 기대도 나름 큽니다. '삼국지 영웅대전'은 스마트폰 게임 쪽에서도 규모감이 있는 게임이에요."

삼국지 영웅대전은 스마트폰 게임 중에서도 대작에 가깝다. 그래서 개발기간도 1년 정도 소요되었으며 투여된 인원도 8명 정도이다.

 

 

15년, 실무에서 손을 떼지 않고 달려왔다. 게임 산업 1세대들의 나이가 아직 많지 않다. 그렇기에 그들도 늘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그를 뒤따르는 중추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로 불안감이 늘 뒤따른다. 그래서 그의 존재는 수 많은 후배들과 지망생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실무에서 제 또래중 손을 놓지 않은 사람들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게임 개발을 계속 하고 싶습니다. 그런 모습을 후배들에게 계속해서 보여주고 싶고요.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제가 현장에서 쌓아온 노하우도 후배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게임 강국이기는 하지만 후발주자들이 많이 따라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훌륭한 개발자들을 양성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많은 도전을 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 발전하잖아요. 제가 먼저 이 착오들을 겪었기에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좋은 개발자들이 많이 나와 게임강국으로의 입지를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저마다의 꿈을 가지고 게임 프로그래머에 도전하는 사람이 많다. 도전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어떤 것도 그냥 얻는 것은 없다. 포기하지 않고 자기 꿈을 이루기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할 것이다.

"천재보다 노력하는 사람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믿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함께 노력하면 훌륭한 게임프로그래머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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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