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동지입니다”


(양력 12.22~23일 경)는 24절기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입니다.
만물이 물오르는 동지는 새 생명을 잉태하는 절기이기도 하죠. 동지에는, 만물이 평안하게 소생하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동지 맞이 의식을 거행했습니다. 이 날을 기점으로 낮이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여 양의 기운이 싹튼다고 합니다. 사실상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가 바로 동지이죠.
예전에는 동지를 작은 설이라고 불렀다는데요. ‘태양의 부활’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서양에서도 태양 숭배의 풍속을 이용해서 예수 탄생(25일 크리스마스, 또는 부활절)을 기념하게 했다는 설을 짐작하여 생각해보았을 때, 25일(우리나라 개념: 동지) 뒤 낮이 다시 길어지기 때문에, ‘태양 부활일’로 기념한다는 측면에서는 동•서양이 그 뜻이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짓날에는 뭐니뭐니해도 "팥죽"이 가장 먼저 떠오르죠. 오늘날까지도 “동지를 지나야 한 살 더 먹는다.” 또는 “동지팥죽을 먹어야 진짜 나이를 한살 더 먹는다.”라는 말같은 동지첨치(冬至添齒)의 풍속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팥죽을 먹는다’라는 의미는 보통 경•조사 때 다 같이 모여 팥죽, 팥떡을 먹으며 별탈 없이 건강과 번성을 위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전엔 팥죽을 다 만들면 사당과 각 방, 장독, 헛간 등 집안 곳곳에 놓아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식구들끼리 모여서 먹었습니다. 집안에 있는 악귀를 모두 쫓아낸다고 믿었기 때문인데요.  팥의 붉은 색이 이런 잡귀를 쫓아내는데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팥’은 이처럼 예전부터 벽사의 힘이 있는 것으로 믿어 모든 잡귀를 쫓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동국세시기』에는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의하면 공공씨(共工氏)에게 바보 아들이 있었는데 그가 동짓날에 죽어서 역질 귀신이 되어 붉은 팥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동짓날 붉은 팥죽을 쑤어서 그를 물리친다.”라고 적혀 있다.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사람이 드나드는 대문이나 문 근처의 벽에 뿌리는 것 역시 악귀를 쫓는 주술 행위의 일종이다. 그러나 동짓날이라도 동지가 음력 11월 10일 안에 들면 애동지라 하여 아이들에게 나쁘다고 해서 팥죽을 쑤지 않는다. 또 그 집안에 괴질로 죽은 사람이 있어도 팥죽을 쑤어먹지 않는다고 한다. (@출처: 한국세시풍속사전)


사실 우리 민족은 오랫동안 음력을 쓰던 민족입니다. ‘한 달, 두 달, 다음 달’ 등 날짜와 관련한 주요 용어들, 주요 명절을(설날, 추석 등) 음력으로 계산하여 지내는 것 등만 보아도 음력의 문화가 남아있음을 알 수 있죠.
주기적으로 커졌다 작아 졌다를 반복하는 달은 날을 계산하는데 무척이나 편리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조상들은 음력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농업을 생으로 하는 우리 조상들에게 음력은 농작물을 키우는데 어려움이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 조상은 태양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나눈 24절기를 도입해, 이 둘을 섞은 ‘태음태양력’을 사용합니다.

24절기 1년의 시간적 길이를 24등분하여 각 기간을 정하는 방법인데 바로 오늘, 동지(冬至)를 시작으로 중기,절기, 중기,절기 식으로 나누어 총 24절기로 나누어 나간 것입니다. 


                        

<지구를 기준으로 위(동지) 아래(하지) 오른쪽(추분) 왼쪽(춘분)>


아침과 저녁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을 시작으로 청명(아침이 밤보다 길어지는 날) 곡우, 입하(여름의 시작), 소만, 망종, 하지(태양의 양기가 극에 달하는 시기), 소서, 대서,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 입동(겨울의 시작), 소설, 대설, 동지(밤이 가장 긴 날), 소한, 대한, 입춘, 우수, 경칩을 총 24절기라고 부릅니다. 이 기준으로 농민들은 농작물을 일궈내고 작물을 키워냈을 것입니다.

사계절(24절기)에 맞춰 하루를 생활했던 농민들의 모습은 우리가 학생 때 배웠을(하지만 1~12월 노래는 전부 보지 못했을) ‘농가월령가’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요. ‘농가월령가’의 내용을 보면 조선농민들이 절기 별로 어떻게 농사일을 했는지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農家月令歌
序歌


천지 조판하매 일월성신 비취거다
일월은 도수 있고 성신은 전차 있어
일년 삼백 육십일에 제 돗수 돌아오매
동지 하지 춘추분은 일행은 주축하고
상현 하현 망회삭은 월륜의 영휴로다
대지상 동서남북 곳을 따라 틀리기로
북극을 보람하여 원근을 마련하니
이십사 절후를 십 이삭에 분별하여
매삭에 두 절후가 일망이 사이로다
춘하추동 내왕하여 자연히 성세하니
요순같이 착한 임금 역법을 창개하사
천시를 밝혀 내어 만민을 맡기시니
하우씨 오백 년은 인월로 세수하고
주나라 팔백 년은 자월로 신정이라
당금에 쓰는 억볍 하우씨와 한법이라
한서온량 기후 차례 사시에 맞갖으니
공부자의 취하심이 하령을 행하도다

<농가월령가 http://solarterms.culturecontent.com/>



‘농가월령가’는 조선시대 정학유 (정학유: 조선후기 문인으로 다산 정약용의 둘째 아들) 가 일상적 농민의 삶을 취재하여 적은 글입니다.  해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늘과 땅이 생겨나면서 해, 달, 별이 비추었네.
해와 달은 도는데 일정한 도수가 있고, 별은 돌아가는 일정한 길이 있어서
일 년 삼백 예순 날도 정해진 도수에 돌아오므로,
동지, 하지와 춘분, 추분은 해가 돌아가는 길고 짧음을 헤아려 정하고,
상현, 하현과 보름, 그믐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을 보고 정한다.
대지의 동서남북은 곳에 따라 틀리므로
북극성을 표시하여 멀고 가까움을 알 수 있으니
이십 사 절후를 열두 달에 나누어
매 달 두 절후가 보름마다 들게 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네 철이 오고 가서, 저절로 한 해를 이루나니,
요임금, 순임금과 같이 착한 임금님은 책력 만드는 법을 처음 펼쳐
시를 밝혀 백성에게 맡기시니,
하나라 오백 년 동안은 정월로 달력의 기준을 삼고,
주나라 팔백 년 동안은 열두 달로 달력의 기준을 삼았다.
지금 우리들이 쓰고 있는 책력은 하나라 때 것과 같다.
춥고, 덥고, 따뜻하고, 서늘한 철의 차례가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바로 맞으니,
공자의 취하심도 하나라 때의 역법을 행하려 하였도다.


 [농가월령]은 농사 짓는 이들이 매 월 할 일을 적어놓은 글입니다. 세시 풍속, 놀이, 행사, 음식 등에 대한 소개도 녹아 있어, 우리 민족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의 24절기와 농경생활을 플래시로 담은 영상 한 번 보시면서 동짓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며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한국의 24절기와 농경생활>




+) 보너스


1-12월의 풍경을 그림으로 담은 ‘농가월령도’ 입니다. 1월부터 12월까지 모아놓고 보니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4계절의 멋진 절경이 한 눈에 보이지 않으신가요. (요즘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4계절을 확연히 볼 수 있기가 쉽지 않지만 말입니다. T,T) 멋집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