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2011] 놀이의 진화 - 인간은 본능적으로 '놀이'에 열광한다

상상발전소/게임 2011. 11. 11. 17:07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안녕하세요! 한국국제게임컨퍼런스, KGC2011 강연 기사를 가지고 찾아온 배지은입니다. :-) KGC 첫 날이었던 7일, 오후 시간 내내 강연과 함께 했는데요. 마지막 강연은 <놀이의 진화>를 주제로 삼아서 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과(게임기획, 게임프로그래밍, 인터랙션 디자인 강의) 김대홍 교수님께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셨습니다.

 

 

       15명을 죽인 찰스 휘트먼, 이 비극의 원인은?

1966년, 오스틴 텍사스 대학에서 찰스 휘트먼이라는 남자의 손에 무려 15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31명이 다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고, 오히려 다정한 남편이자 순종적인 아들이었다는 평가를 받기까지한 이 남자가 이런 살인마가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사람들은 처음에, 그에게 정신분열과 같은 정신적 문제가 있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가진 문제는 바로, 어릴 때부터 단 한번도 '놀이'를 해 본적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의 학대와 틀에 박힌 일정 속에서 그는 그 룰을 한번도 이탈해본 적이 없었고, 오직 단 한번의 이탈이 바로 총기난사였던 것입니다.




      
대체 놀이를 왜 하는가?

이처럼 놀이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살인마저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그런데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은 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쓸 데 없어 보이고, 누군가가 굳이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다들 자연스럽게 놀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놀이'가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생사가 걸려 있지 않은 리허설로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게임도 결국 놀이에서 나왔다

게임도 놀이의 하나인 'Goal-play'(목적이 있는 놀이)에서 나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뒤집어 생각해보면, 사람들이 게임에 열광하는 이유는 게임은 놀이, 즉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관심과 흥미는 지속적인 몰입을 가능하게끔 하죠.

관심과 흥미를 구성하는 요소로 첫 번째, 재미적 요소( 안전<위험, 정상<희한, 평범<독특한 것에 더욱 재미를 느끼는 것.) 두 번째, 심미적 요소( 본능적으로 느끼는 아름다움) 세 번째, 투영적 요소 ( 나와 관련이 있다고 여기는 정도 - 타인<지인<나 ) 등이 있다고 하는데요. 이 세 가지가 고루 꽉 차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가 만든 게임에 '남'이 재미와 아름다움, 자기동일시를 느끼게 만들 수 있나?

정답은 바로 'interaction' 즉 상호작용에 있습니다. 게임개발자는 게임이 이렇게 플레이 되길 원한다는 일정한 방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플레이어는 '이 길의 바깥에는 뭐가 있지?'라는 궁금증을 가지고 엇나가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플레이어에게 지나친 자유를 허락하게 되면, 오히려 플레이어들은 방황하게 되고 곧 게임을 접게 됩니다.

 

 

      Indirect Control

결국 유저가 최고의 재미를 느끼게 만드려면, A라는 행동을 강요하지는 않으면서도 유저가 자연스럽게 A를 하게 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 유저가 보기에는 유저 자신이 A를 '선택'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실제로는 개발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겉으로는 사용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보장하는 것처럼 꾸미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재미'가 생겨나는 것이고요.



      이제, Gamification의 시대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최대의 화두는 바로 Gamification입니다. 해석하자면, 비게임 콘텐츠에서 게임적 요소를 사용하는 것인데요. 우리에게 최초의 놀이는 '생존'이었습니다. 생존에서 시작해서 유희로, 그리고 경쟁하게 되면서 스포츠로, 기술의 발달로 인해 게임으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게임에서 보다 다양한 문화콘텐츠에서도 '놀이'를 차용해서 Gamification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놀이에서 게임으로, 게임에서 산업으로, 산업에서 문화콘텐츠로. 이제 문화콘텐츠에서 무엇으로 변모하게 될까요? 

 
      기술을 초월해서 존재해왔던 '놀이' - 우리에겐 지금 '놀이'가 필요하다
강연을 듣고 나니 인류의 초기 모습에서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 인류에까지 놀이가 미친 긴 맥을 짚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마트한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때문에 너무 많은 업무에 시달리기도 하는 현대의 우리.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인간의 본능과 맞닿아 있는, '놀이'가 아닐까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