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4일 ~ 6일, 루미나리에 갤러리에서는 2011 만화원작원화프로모션 '만화, 만(漫: Story)과 화(畵: Paintings)'가 개최되었습니다. 만화원화전시회와 만화원작 쇼케이스(토론회와 리셉션)가 열렸던 11월 4일.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스토리산업으로서의 만화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김세훈 교수님과 문화평론가 김봉석님의 발제가 있었습니다.

 

 

쇼케이스에는 많은 작가 분들, 관계자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쇼케이스의 사회는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한창완 교수님께서 맡으셨습니다. 한창완 교수님의 유쾌한 진행으로, 쇼케이스의 분위기는 한층 더 부드러워졌지요.

 



만화, 이제는 스토리 콘텐츠이다.


 

 


먼저, 세종대학교 애니메이션 학과 김세훈 교수님께서 '만화, 이제는 스토리 콘텐츠이다'라는 주제로 한국만화의 미래에 대해 발제를 해주셨습니다. 혼종, 혼합 등으로 해석되는 '하이브리드'는 이제 흔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정보통신이나 기술 분야뿐만 아니라 문화콘텐츠 분야에서도 그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지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들이 서로 결합하고, 경계를 넘나드는 것을 하이브리드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만화원작을 활용한 일종의 매체의 전환이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인기 있는 출판 만화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으로 매체를 전환하며 재생산되고 있지요. 실제로, 만화는 다양한 분야로 콘텐츠를 확장시키고 생산시키는 '기능성'을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 소스입니다.  

문자에 이미지언어가 더해진 만화는, 텍스트로만 이루어진 문학에 비해서 전 세계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에게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매체이기도 하지요. 이렇게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간 만화는, 드라마, 영화, 게임과 같은 영상매체로 재생산시에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일정한 소비자를 확보하게 됩니다. 바로 이러한 점이 만화가 끊임없이 재생산 되는

이유 중 하나일 거예요. 할리우드는 이미 만화를 '코어 스토리', 즉 핵심적인 스토리로 주목하고 있습니다. 드라마 영화, 공연물, 게임 등에 이르기까지 만화 원작이 가진 창조적인 힘이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국내의 앞선 정보기술은 다른 나라에 비해 온라인을 통한 만화의 공급을 쉽게 만들었습니다.  '웹툰'이라는 환경은 신진 작가들에게 등용의 관문이 됨과 동시에, 대중성을 확보할 경우 인기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출판까지 하는 수순을 밟게 하고 합니다. 이미 대중성과 인지도를 확보하였다는 것은 출판의 경우 제작 비용의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이지요.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에도 물론 마찬가지입니다.

만화 콘텐츠는, 상상력과 몰입을 제한 없는 텍스트와 이미지의 조화 속에 구성해내는 장르입니다. 만화는 다양한 형태의 상품으로 개발되고 판매될 수 있는 발전 가능성이 매우 풍부한 콘텐츠이기도 하지요. 또 적은 비용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장소와 연령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계층의 수용자가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현재 우리나라의 만화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웹툰'이라는 온라인 만화의 대중적 관심과 스마트 미디어를 활용한 디지털 만화의 무한한 발전 가능성입니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빠른 속도로 세계화되고 있는 우리의 문화와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고유의 컨셉과 스토리가 있으며, 디지털 강국으로서의 전파력과 영향력에 힘입어 기존의 만화 그 자체로서 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로 재탄생 될 수 있는 창의적 기반을 어느새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도!

매체의 전이와 확장이 반드시 산업적인 성공전략이 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오래전부터 영화나 방송, 공연이나 뉴미디어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의 콘텐츠로 만화는 가장 손쉽게 전환되어 왔지요.

만화를 관련 산업과 호환되는 하나의 매체로 해석하고, 시장을 분석하는 열린 시각과 이에 따른 각계의 입체적인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교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지금은 어느 누구도 명확한 성장 규모를 확신할 수 없겠지만, 만화가 글로벌콘텐츠 리더로서의 자격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매체임에는 틀림이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요.

 

 

 첫 번째와 두 번째 발제 사이에는 한국만화가협회 조관제 회장님의 축사가 있었습니다.


"원로 선생님들과 처음 보는 후배 동료들을 만나 너무 기쁩니다. 지금까지 만화는 여러 학자, 평론가, 정부 관료들께서 '원천 소스'라 이야기 하셨지만 실행에 많이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해줘서, 앞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생각을 하고요. 만화가는 만화만 그리고 사람답게 대접을 받고 살 수 있는 날이 올 때 까지 열심히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만화, 영역을 확장하다.
 

 

두 번째 발제는 문화평론가 김봉석님께서 '만화, 영역을 확장하다'라는 주제로 맡아주셨습니다. 사례를 중심으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만화 원작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지요.

여름, 겨울 시즌마다 최소 5~6개의 슈퍼히어로 영화가 개봉하곤 하지요. 이러한 흐름은 1990년대 말,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이 성공 한 뒤 10년 정도 계속되어 왔습니다.  그 이전에 흐름이 형성되지 못했던 건 특수효과를 통해서 슈퍼히어로를 리얼리티 있게 그리는 것이, 즉 아이들만의 오락물이 아니라 어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오락물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인데, 이제는 그것이 서서히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지요.

미국의 가장 큰 만화 출판사는 슈퍼맨, 베트맨 등이 있는 DC 코믹스와 엑스맨, 스파이더맨 등이 있는 마블 코믹스. DC 코믹스는 워너브라더스가 모회사이고, 마블 코믹스는 디즈니에 인수되었어요. 80년대 후반~90년대에 들어와서 미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방송국, 영화사, 출판사의 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갔는데, 여기에 만화도 끌어들이게 된 거지요. 디즈니를 예로 들면, 동화 캐릭터들, 픽사의 새로운 디지털 애니메이션에, 마블을 인수하면서 어른들의 오락까지 가지게 된 것!

미국 같은 경우 캐릭터산업이 만화, 영화, 드라마와 게임까지 연결된 모습을 보입니다. 내년에 개봉하는 <어벤저스> 같은 경우 마블사의 토르, 아이언맨, 헐크 등이 모두 등장, '마블 유니버스'를 이루는데, 이러한 것은 게임으로서도 의미를 가집니다. 한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그 세계가 점점 확장되어 가는 거죠. '스타워즈'가 보여준 세계관과 캐릭터를 기반으로 코믹스, 게임, 애니메이션 등이 나온 것이 예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일본은 만화에서 모든 것이 시작되었대도 과언이 아닙니다. 90년대부터 만화를 드라마로 만드는 작품들이 많아졌지요. 미국에서는 슈퍼히어로라는, 스펙터클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들이 기반이 되었다면 일본 같은 경우엔 드라마가 되기 위해 촘촘한 스토리와 시청자의 공감이 반드시 필요했어요.

 
현재 한국 시장은, '웹툰'이라는 장르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엔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가 일본에서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이 있었지요. 웹툰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림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아이디어만으로도 승부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이 대중에게 직접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어떤 경쟁 시스템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웹툰이라는 장르가 점점 더 성장하고, 특히나 영화나 드라마 등의 다른 장르로 옮겨 갈 때 웹툰이 갖는 장점들이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김봉석님은 발제를 마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명지대학교 김정운 교수님의 간단한 말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좀 전에 아들과 주고받은 문자를 '직접' 읽으시겠다고 하신 교수님!  'ㅋㅋㅋ(크크크)' 까지 섬세하게 표현해주셔서, 많은 분들이 빵 터지셨어요.

 

김정운 교수 : 목욕의 신, 알어?

아들 : 하일권 만났어요?

김정운 교수 : 이 그림 사?

아들 : 되면 사요!

김정운 교수 : 오케이.

아들 : 그 사람 내가 엄청 좋아해요. 그 사람이 그린 만화 진짜 죽임. 와우 ㅋㅋㅋㅋ

김정운 교수 : 이테리타올에 그린 그림 내가 사기로 했어.

아들 : 오 ㅋㅋㅋㅋㅋ 대박 잘하셨어유 ㅋㅋㅋㅋㅋ사주는 거에요 나땜에?

김정운 교수 : 응

아들 : ㅋㅋㅋㅋㅋ 어우 감사합니다 아버지


 
 

현대 사회의 사람들이 가장 굶주려 하는 게 '이야기'라고 하죠. 이야기는 시대마다 다르게 구성되는데,  텍스트의 시대를 지나 이제는 '하이퍼텍스트의 시대'. 이 '하이퍼텍스트의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이야기의 매체가 만화 아니겠느냐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어요.  

만화가 21세기 가장 훌륭한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장르가 되지 않겠느냐 말씀하신 김정운 교수님. '만화라는 장르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데에 일을 벌여 나간다고 하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정말 훌륭한 기관이 아니겠느냐, 앞으로 우리 문화 산업이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는 말씀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셨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