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캐릭터산업의 시장 규모가 2018년 12조 2천억 원 이상 매출을 달성하고 연평균 7.8%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마케팅이 증가하면서 캐릭터는 소비자의 일상 속에 매우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습니다. 과거 캐릭터는 주로 TV 애니메이션이나 만화를 기반으로 아동 완구, 문구류 등의 상품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현재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맞물려 이모티콘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해 ‘보조적 관계’에서 ‘대등적 관계’로 변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는 브랜드와 캐릭터 굿즈에 대한 인식의 변화입니다. 주로 유아동을 위한 간식 식품에 끼워팔던 장난감의 형식에서 벗어나 캐릭터 굿즈를 앞세운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이 캐릭터를 만들어내고 이를 이용한 굿즈를 상품과 함께 판매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본래 상품 자체보다 무료 또는 적은 금액으로 끼워팔고 있는 캐릭터 굿즈를 위한 구매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한정판 굿즈 구매에 성공한 소비자들이 SNS를 통해 ‘인증샷’을 업로드하고 만족감을 표현하면서 이러한 마케팅을 더욱 확산시켰습니다. 맥도날드에서 진행했던 피규어 증정 이벤트 당시, 매장 앞의 긴 대기 행렬을 보여주는 인증샷들이 SNS에 잇달아 올라온 것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캐릭터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각종 플랫폼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새로운 시도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일상 속 캐릭터 중심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것입니다.

 

* 출처 : 맥도날드 페이스북

 

특히 개개인의 일상이나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SNS 플랫폼은 소비자들이 즐 기는 캐릭터 관련 문화가 가장 다양하게 소개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각종 콘텐츠들이 가장 빠르게 제공되는 공간으로서 SNS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캐릭터산업 역시 SNS를 통해 다양한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으며 기업에서 운영하는 계정과 더불어, 소규모 및 일인 창작자의 캐릭터 또한 캐릭터산업의 틈새시장 확장에 역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변화하는 캐릭터 플랫폼 안에서 발전하고 있는 캐릭터산업의 틈새시장에 대해 살피고자 합니다.

 

 

SNS 중심의 새로운 캐릭터 생태계

 

캐릭터와 관련된 SNS 중에서는 특히 웹툰 콘텐츠 계정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흔히 ‘인스타툰’으로 대표되는 작품들은 계정 팔로우가 증가함에 따라 작가의 퍼스널브랜드로 성장합니다. SNS 웹툰의 장르 또한 다양하여 일상툰부터 로맨스까지 다양한 작품들이 등장해 독자들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 가능합니다. SNS 웹툰은 주로 대형 플랫폼의 아마추어 게시판에 연재되었던 작품들이 SNS로 자리를 옮겨온 것으로 해시태그에 기반한 노출 및 공유가 가능한 플랫폼의 장점이 적극 활용됩니다.

 

* 출처 : 며느라기 인스타그램 @min4rin / 취준생일기 인스타그램 @yoonee3326

작가가 능동적으로 팬덤을 만들고, 팬덤이 정식 연재를 넘어 수익을 창출하는 SNS 콘텐츠 생태계는 개인 작가들에게 창작 영역의 다각화를 통해 또다른 수익 구조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SNS에서 연재되는 작품들로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지만, 자체적인 단행본 출간 및 각종 상품 출시를 통해 작품 속 캐릭터가 활용된 다양한 사업 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SNS 캐릭터 상품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플랫폼의 특성상 소규모로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자금을 확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팬덤은 오랜 시간 작품을 감상하고 작가를 응원해온 충성도 높은 독자이자 오랜 SNS 이웃으로서, 펀딩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출처 : 사쟈툰 페이스북

펀딩에 성공한 작가들은 이를 발판으로 캐릭터를 활용한 사업의 영역을 넓혀갈 기회를 얻습니다. 사자솜 작가의 <사쟈툰>의 경우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1,400% 이상의 후원 달성을 시작으로 이후 꾸준히 펀딩을 통한 캐릭터 상품을 제작했습니다. 작품의 메인 캐릭터인 사쟈와 또 다른 캐릭터인 토란이 캐릭터를 활용한 각종 상품들이 여러 차례 펀딩에 성공한 이후, 온라인스토어 등으로 판매 영역이 확장되었으며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지는 등 사업화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 출처 : 무슨만화 작가 ooo 인스타그램 @3_ooos

역시 SNS에서 <감자일기>를 그리는 감자 작가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인형 및 파우치 등의 캐릭터 상품을 출시했고 280% 이상의 후원을 얻어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진행한 두 번째 펀딩 역시 의류 상품 등과 함께 270% 이상의 후원을 달성했습니다. 이와 같이 펀딩에 성공한 캐릭터는 SNS 플랫폼 이상의 홍보효과와 인지도를 얻으며, 활동 영역이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됩니다. 또 작품과 어울리는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캐릭터 상품과 이미지의 다양성을 늘려갈 수 있습니다. 픽셀 만화 <OOO만화(무슨만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여러 가지 캐릭터 상품 등을 판매하였습니다. 이후 작가는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마인어스 무브먼트>라는 환경 캠페인을 진행하였고, 티셔츠, 에코백 등 각종 캐릭터 상품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진행하며 3,000% 이상의 후원을 달성하였습니다.

 

 

 

 

소규모 상품 제작의 활성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SNS 캐릭터 창작 및 상품화 시도와 성공사례는 소규모 캐릭터 사 업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여기에는 취향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의 확산과 함께 소규모 상품 제작이 가능해진 시장환경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현재 캐릭터의 주 소비층인 MZ세대는 소통과 경험, 공유에 가치를 두며 자신의 수요 만 족에 최선을 다하는 세대로서, '취향의 소수자'들을 인정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대중화되면서 일명 '덕후'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또한 MZ세대는 팬슈머(팬+소비자의 합성어)로서 상품이나 브랜드의 생산 과정에 참여해 자신이 상품이나 브랜드를 키워냈다는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적극적으로 소비에 참여합니다. 이들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상품이 아니라 자신의 취향에 딱 맞는 상품을 선호하며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나, 심리, 가성비의 합성어로 소비자의 소비 만족에 초점을 맞춘 ‘나심비’라는 용어가 이러한 성향을 잘 드러냅니다.

 

반려동물 행사 * 출처 : 궁디팡팡 캣페스타 홈페이지
반려동물 행사에 참가한 많은 인원 * 출처 : 한겨레

작품을 작가에게 직접 의뢰하는 ‘커미션’ 문화는 취향에 투자하는 MZ세대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커미션이란 소비자가 원하는 스타일의 이미지 제작이 가능한 작가에게 일정 대가를 지불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캐릭터 그림을 요청하는 아마추어 시장의 2차 창작 문화 중 하나입니다. 여기에서 얻은 결과물은 상업적 사용이 불가하며 소비자들 은 커미션을 통해 구매한 이미지로 자신만의 굿즈를 직접 제작합니다. 하나의 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일반 상품보다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상품이 갖는 가치가 더 큽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소규모 상품 제작을 위한 업체가 많아지면서 더욱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캐릭터 작가들이 소비자가 원하는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제품화하여 발송까지 진 행할 수 있게 되면서, 개인 작가들의 수익 창구가 열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반려동물이나 자녀를 캐릭터화하여 그림 액자나 핸드폰 액세서리 등으로 제작하는 것은 소규모 스토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판매 방식 중 하나입니다. 주로 캐릭터페어나 일러스트페어 등에서 볼 수 있었던 개인 작가의 캐릭터 상품 판매가 반려동물 관련 행사 등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을 통 해서도 소규모 캐릭터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의지가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채로운 캐릭터 문화의 형성

 

지금의 캐릭터 문화는 가성비가 아닌 만족을 위한 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취향이나 가치관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평가가 캐릭터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MZ세대에게 캐릭터는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애착의 대상이며, 소비자들의 애정이 담긴 대리물이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애착을 가지게 된 무형의 존재인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소장 욕구가 캐릭터 상품화 및 펀딩 참여에 담기기도 합니다.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앞세운 완구와 문구류가 중심이었던 캐릭터산업은 디지털 환경의 발전과 산업의 확장으로 일상 속에 가까이 다가왔고, 개인의 작은 브랜드도 소비자의 이목을 끌며 더욱 다채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존중하며 캐릭터와 소비자 간 소통에 집중하는 현재의 캐릭터산업은, 상품 판매를 넘어서 캐릭터를 매개로 한 하나의 문화로서 더욱 자리를 공고히 할 것입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대한민국 캐릭터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