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만화산업 규모와 동향

상상발전소/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스토리 2021. 1. 6. 13: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미국 만화산업의 시장규모와 성장률

 

 

미국 만화시장은 전년 대비 8.0% 증가한 10억 4,800만 달러로 추정됩니다. 미국의 코믹스 만화는 일본 만화와 함께 전 세계 만화시장을 양분하고 있으며, 특히 최근 미국 코믹스의 양대 산맥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와 DC 코믹스(DC Comics)의 슈퍼 히어로 장르 만화들이 영화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미국 만화 소비시장 또한 미국 코믹스가 마니아층의 전유물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다르게, 영화의 성공으로 인해 기존 마니아층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 또한 만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만화들이 성인 독자들의 취향에 맞추어져 있는 기존의 미국 코믹스를 뛰어넘는 성장세 를 보여주었던 점이 2018년 반등의 주요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에서는 일본 만화 또한 꾸준히 판매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슈퍼 히어로 장르와 일본 특유의 학원물 장르가 가미된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미국명: My Hero Academia)>가 <원피스(One Piece)>나 <드래곤볼(Dragon Ball)> 시리즈와 같은 기존 인기 IP들을 누르고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 출처 : www.amazon.com

 

 

한편 미국은 한국이나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주요 만화시장들과는 달리 디지털 만화가 크게 보편화되지 못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디지털 만화는 웹툰과 같이 PC 및 스마트폰 환경을 위해 그려진 디지털 만화가 아니라 대부분 인쇄 만화를 그대로 옮겨 놓는데 그쳤기 때문에 소비자들 또한 디지털 만화 플랫폼을 이용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인디 만화가들이 블로그나 개인 웹사이트를 통해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만화를 그리는 웹 코믹 형태의 디지털 만화를 그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이 웹 코믹 중 일부는 출판되어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는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향후 디지털 만화시장의 성장세가 높아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 출처: ICv2(2019), SNE(2019), PwC(2019)

 

 

 

* 출처: ICv2(2019), SNE(2019), PwC(2019)

 

 

 

* 출처: ICv2(2019), SNE(2019), PwC(2019)

 

 

 

시장 구조 및 콘텐츠 소비 행태

 

 

미국 만화 유통시장에서는 1970년대부터 도입된 ‘직접 판매 방식(Direct Sales)’이 최근까지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전까지 ‘이슈’ 형태의 만화책은 약과 생필품을 판매하는 드러그스토어(Drug Store)나 뉴스 가판대(News Stand)에서 주로 유통되고 있었는데, 이는 소규모 출판사에게 불리한 방식이었습니다. 당시 드러그스토어나 뉴스 가판대에서 팔리지 않은 ‘이슈’ 만화책은 출판사에서 전액 환불해야만 했는데 유행이 빠르게 변화하는 대중문화의 한계, 쉽게 변질되는 ‘이슈’ 제책 방식의 한계로 재판매가 어려워 그대로 소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따라서 만화 출판사들은 환불로 인한 손해까지 감안해 사업을 영위해야 했고, 이 때문에 중소 규모 출판사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대형 출판사들에 비해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70년대 총판을 통한 직접 판매 방식과 전문적으로 만화를 취급하는 만화 전문점이 등장했습니다. 직접 판매 방식은 출판사들이 중계 기업인 총판을 통해 만화 전문점들과의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하여 환불이 불가능한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만화를 공급하는 판매 방식을 뜻합니다. 중소 규모 출판사들은 직접 유통 방식과 만화 전문점을 통해 대형 출판사의 틈바구니 속에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닌자 거북이(Teenage Mutant Ninja Turtles)의 미라지 코믹스(Mirage Comics)가 대표적입니다. 만화 전문점은 만화책뿐 아니라 다양한 만화 관련 상품(굿즈, Goods)을 판매하며 만화 문화 보급의 첨병이 되었으며 미국 만화 소비의 대부분을 책임졌습니다.

 

 

* 출처 : 핀터레스트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상황이 크게 변화하였습니다. 폭력성과 선정성이 짙은 고전적인 미국 만화를 선호하는 만화 매니아들의 수는 점차 줄어들고, 일반 청중들 사이에서 대중적인 슈퍼히어로 만화의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이 때문에 전통적인 만화 전문점 대신 슈퍼마켓이나 서점 또는 아마존(Amazon)과 같은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 일반 대중들이 이용하는 유통 채널이 강세가 되고 있으며, 저렴하지만 분량이 적고 이야기가 정돈되지 않은 이슈 만화책의 자리를 점차 분량이 많고 후편집을 통해 개연성을 강화한 단행본 형태의 만화책이 대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8년 다수의 유명 만화 전문점이 폐쇄되기도 했으며, 2019년 현재 미국 대부분의 만화 전문점에 만화를 공급하고 있는 총판인 다이아몬드 코믹스 (Diamond Comics Distributor)에 대해 높은 의존도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 출처 : 아마존

 

 

직접 유통 방식은 환불이 되지 않기 때문에 만화가 판매되지 않으면 만화 전문점에서 고스란히 손해를 감수해야 합니다. 작가주의 만화 등 다양한 장르를 선호하는 마니아층보다는 보편적인 취향을 지닌 일반 대중으로 주요 소비층이 변화하면서 영화나 드라마 등을 통해 인기를 얻은 일부 만화책에 대한 인기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인기 만화를 더 공급받고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만화의 공급을 줄이고자 하는 만화 전문 점과 많은 종류의 만화를 공급하고자 하는 유통사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다이아몬드 코믹스는 환불이 안 되는 악성 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와 만화 전문점을 연결해 재고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등 해결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계약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미봉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시장의 만화책은 크게 월간으로 발행되는 10~20쪽 분량의 ‘이슈’ 코믹북과 하나 의 이야기가 끝맺음 되도록 이슈를 묶어 출간한 ‘단행본’으로 구분됩니다. ‘이슈’ 코믹북은 광고를 포함하고 있는 일종의 소잡지 형태의 출간물이고, ‘단행본’은 한국 만화나 일본 만화와 유사한 권 단위의 만화책을 뜻하며 하드커버(양장본) 또는 페이퍼백(Paperback: 접착제로 붙인 소프트커버 책)으로 발매되고 있습니다. 단행본은 일반적으로 이슈를 모두 구 매하는 것보다도 가격이 높은 편이지만 이슈가 단행본으로 엮여 출판되는 과정에서 내용이 일부 수정되기도 하고,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슈보다 단행본을 더 선호하는 소비 자들도 많습니다. 특히 최근 <어벤저스(Avengers)> 시리즈나 <다크 나이트(Dark Knight)> 시리즈 등 마블 코믹스와 DC 코믹스의 영화를 통해 일반 대중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전통적인 ‘이슈’ 코믹북보다 깔끔한 형태의 단행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온라인 만화 전문 웹진 ICv2 대표인 밀튼 그리프(Milton Griepp)에 따르면 전통적인 성인을 타깃으로 하는 미국 코믹스 만화와 다른, 아동 대상 만화의 소비가 늘어난 것도 단행본 매출 비중 증가의 큰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 imagecomics.com

 

ICv2에서 매월 발표하고 있는 코믹스 만화 베스트셀러 순위를 살펴보면 장르적으로 슈퍼히어로 만화로 일원화된 것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인기를 얻은 이미지 코믹스(Image Comics)의 <워킹 데드(Walking Dead)> 등과 같은 일부를 제외하면 슈퍼 히어로 만화 장르가 압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제작되는 만화도 슈퍼 히어로 만화로 편중되고 있습니다. 출판사별로 살펴보면 신규 출간되는 인기 시리즈의 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가 인기 순위를 양분하고 있으며, 특히 2019년 하반기에 는 새롭게 개봉한 영화 <조커(Joker)>의 영향을 받아 DC 코믹스의 배트맨 시리즈의 신작이 다수 출간되었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ICv2에 따르면 미국 내 슈퍼히어로 만화의 판매 부수는 점차 하락하고 있습니다. 상위 2개 작품을 제외하면 판매 부수에서 2,000부를 넘는 작품이 없었으며, 1위를 기록한 <배트맨: 뎀드(Batman: Damned)> 또한 6,812부에 그쳐 최근 몇 달 사이 크게 줄어 들었습니다. 해당 수치는 ‘그래픽 노블’, 즉 ‘단행본’만을 집계한 수치이고 ‘이슈’ 형태의 만화 책 판매는 포함하지 않고 있으므로 일본 만화나 다른 그래픽 노블 장르 만화책 판매 부수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일 수밖에 없지만, 하락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 출처 : ICv2 Pro, TOP 20 Author, Manga, and Superhero Graphic Novels With Actual Sales, 2019.10.21

 

 

 

코믹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일본 만화는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특히 2019년 9월 기준으로 상위 순위 일본 만화책의 판매 부수는 슈퍼히어로 만화책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슈에이샤(Shueisha)나 쇼가쿠간(Shogakugan) 등 일본 만화 출판사들은 미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만화를 유통하기보다는 미국 내 일본 만화 전문 유통사인 비즈 미디어(Viz Media)를 통해 유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비즈 미디어는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유통사로 슈에이샤와 쇼가쿠간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습니다. 다른 주요 출판사인 코단샤는 직접 만화를 유통하고 있습니다.

 

 

* 출처 : 위키피디아 

 

작품별로 살펴보면 미국의 슈퍼히어로 장르에 일본 특유의 학원물 장르를 가미해 서구권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My Hero Academia)>가 상위권을 차지 했으며,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은 <드래곤볼 슈퍼(Dragon Ball Super)>, <귀멸의 칼날 (Demon Slayer: Kimetsu No Yaiba)>, <원펀맨(One Punch Man)> 등도 상위 순위에 위치했습니다.

 

 

* 출처: ICv2 Pro, TOP 20 Author, Manga, and Superhero Graphic Novels With Actual Sales, 2019.10.21.

 

 

일반적인 슈퍼 히어로 코믹스와 달리 이슈를 출간하지 않고 단행본 형태로만 출간되는 작가 그래픽 노블(Author Graphic Novel)의 판매 순위를 살펴보면 넷플릭스 드라마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고 있는 엄브렐라 아카데미(The Umbrella Academy)가 12,097부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ICv2에 따르면 그 이하 순위의 만화책의 판매고는 슈퍼히어로 만화책들과 마찬가지로 저조했다고 합니다.

 

 

 

 

아동 만화 부문은 미국 만화시장에서 현재 가장 크게 성장하고 있는 부문입니다. 상위 순위 1, 2위는 각각 20만 부와 10만 부 이상을 판매해 매우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품별로 살펴보면 대브 필키(Dav Pilkey)의 아동용 코믹 만화 <도그맨(Dog Man)>, 온라인 웹 코믹으로 시작해 출판으로까지 이어진 레이나 텔게마이어(Raina Telgemeier) 의 자전적 드라마 만화 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 출처 : 아마존

 

유통 구조 및 주요 기업

 

ICv2와 코미크론(Comichron)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최근 3개년의 유통 형태별 만화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이슈’ 단위의 코믹북 매출 비중은 매년 감소세를 기록하며 2018년 32.9%까지 줄어든 반면 그래픽 노블(단행본) 방식과 디지털 만화의 비중은 각각 58.0%, 9.1%까지 늘어났습니다. 한편 ICv2가 측정한 데이터는 디지털 만화 중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구독형(Subscription) 모델이 아닌 개별 작품 판매(일부 서비스에서는 A La Carte로 지칭) 방식만 집계된 수치로, 구독형 모델까지 포함한다면 그 매출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판단됩니다.

 

 

* 출처: ICv2 및 Comichron에서 재구성.

 

ICv2와 코미크론(Comichron)에서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최근 3개년의 만화 유통 채 널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만화 전문점의 매출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 2018년 50% 이하로 떨어졌으며, 서점이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 일반적으로 도서를 유통하는 도서 판매 채널의 비중은 42.5%까지 성장했습니다.

 

 

 

한편, 최근 미국 내에서 인디 만화가와 독립 만화가 및 만화사들을 중심으로 디지털 만화인 웹코믹(Web Comic) 형태의 만화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웹코믹은 대형 출판사와의 계약이 필요 없다는 점, 작가의 자유가 보장된다는 점, 배포에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슈퍼 히어로 만화나 기존 미국 코믹스 만화 장르가 아닌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그리고자 하는 신진 작가들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자전적 아동 만화를 그리는 레이나 텔게마이어가 있으며, 그녀의 웹코믹 만화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후 인 쇄 만화로도 제작되어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민화시장, 아동 만화의 성장과 온라인 만화의 등장

 

미국은 일본과 함께 전 세계 만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코믹스의 본산지로, 오랜 기간 뿌리내린 견고한 마니아 문화와 독특한 유통 구조로 해외 만화가 진출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마니아적 만화 소비문화가 다소 침체되고 있고, 유통 채널 또한 폐쇄적인 만화 전문점에서 대중적인 서점이나 슈퍼마켓,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등으로 다변화되어 대중시장이 형성되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특히 아동 만화의 경우 단행본 판매량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미 다른 국가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의 우수한 아동 만화들 또한 미국시장에서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아동 만화시장에서는 한국의 아동 만화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학습 만화와 같은 직접적인 정보 전달이나 교육을 목적으로 한 만화보다는 코믹 만화나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자전적 만화가 인기 있어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만화를 선별해 진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온라인 만화 또한 최근 미국에서 다양성을 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웹 코믹은 개인 블로그나 웹사이트에서 연재되고 있어 한국의 웹툰 플랫폼과는 결이 약간 다르지만, 웹 코믹에서 출판 만화로 성공한 사례들이 나타나면서 온라인 만화 의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가독성과 수익 창출 모델 등 웹툰 형태의 만화가 가진 장점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면 미국시장에서 한국 만화를 소개할 수 있는 창구로서 활용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