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산업의 확장 및 창작 다각화

 

웹툰산업은 IP비즈니스로 확장하며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보다 대중적이고, IP 확장 가능성이 높은 작품들을 선택하게 됩니다. 산업이 세분화되면서 IP 확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IP 확장을 기준으로 서비스들을 분류한 것입니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시장은 Tier 1 2에 해당하는웹툰 플랫폼입니다. IP 확장을 염두에 두고 영상물 제작 업체를 소유하거나 자회사로 둔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가 Tier 1에 해당합니다. 이 회사들은 자체 IP를 활용해 영상물 등으로의 확장이 가능합니다. Tier 2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전문 유료 웹툰 플랫폼은 직접 영상 제작사를 소유하지는 못했으나, Tier 1이 소유한 플랫폼에 웹툰을 공급하는 등 중개자 역할을 함과 동시에 2차적 저작물 사업권을 확보해 IP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주목했던 시장은 Tier 1, 2에 해당하는웹툰을 중심으로 한 시장이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의 문턱을 넘지 못한 작품들이 독자들의 눈길을 끄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아마추어 게시판이 웹툰 연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이제는 작가가 능동적으로 팬덤을 만들고, 이 팬덤이 정식연재를 넘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2019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바로 Tier 3에 해당하는 시장의 등장입니다. Tier 3은 오픈마켓 형태로 누구나 자신의 창작물을 업로드할 수 있고, 유료 판매 역시 가능합니다. 또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창작물을 출판하거나 상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다시 말해, 웹툰이라는 이름으로 묶이는 창작의 영역이 다각화되고 있습니다. 웹 연재가 아닌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출판을 주력으로 하는 작가가 등장하는가 하면, 소셜미디어 연재로 팬을 모은 다음 펀딩을 통해 수익을 꾀하는 작가도 등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오픈마켓 방식이 주목받으면서 작가가 직접 작품을 관리하고, 수익을 설정하는 새로운 방식의 연재도 등장했습니다

 

 

 

 

 

웹툰 창작 다각화 사례

 

 

소셜미디어 연재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     출처 : 며느라기 인스타그램(@min4rin)

 

웹툰 창작 다각화의 시작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연재하는 자유연재 방식이었습니다. 수신지 작가의 <며느라기>가 대표적인데, 작품이 사회적인 반향을 일으키면서 ‘2017 오늘의 우리 만화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윤태호 만화가협회장은작가가 플랫폼에서 독립한 최초의 사례라고 <며느라기>를 소개했습니다. 하지만 수신지 작가는 <며느라기>를 여러 플랫폼에 투고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결국 소셜미디어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플랫폼의 선택에서 소외된 작품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셈입니다.

 

 

 

 

<우바우>를 연재했던 잇선 작가의 인스타그램

 

이후 이른바인스타툰으로 불리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연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2018~2019년 들어 아마추어 공간, 또는 프로 작가가 가볍게 연재하는 채널로 여겨지던 소셜미디어 연재가 프로 작가들에게도 또다른 선택지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1인 미디어 시대에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작가들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한 연재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수신지 작가의 사례는 물론, 네이버웹툰에서 <우바우>를 연재했던 잇선 작가 역시 자신의 작품을 인스타그램에서 연재하는 한편 연재분을 묶어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판매했습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을 모으고, 작품을 알린 다음 펀딩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펀딩 역시 단행본뿐 아니라 다이어리, 인형 등 다양한 굿즈를 포함합니다. 단순히 팬과 소통하는 차원을 넘어, 직접 작품을 연재하고 단행본으로 엮어내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출처 : 만화경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재하던 작가들이 정식 연재 작가가 되는 방식 역시 아직까지 유효합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림을 그리는 일>을 연재하던 초록뱀 작가는 우아한형제들이 서비스하는만화경에서 작품을 완결했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재치있게 풀어 인기를 얻은 감자 작가 역시 같은 플랫폼에서 작품을 연재 중입니다. 감자 작가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캐릭터 굿즈를 선보이고, 출판한 단행본을 도서전 등에서 판매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경우, 제작-판매기를 다시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면서 팬들과 호응합니다. 카카오톡 메신저 이모티콘으로 잘 알려진호호와 거난이의 호호 작가 역시 4-12컷의 짧은 만화를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며 단행본 <왜 욕을 하고 그래>를 출간하고, 이모티콘을 판매해 인기 1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출처 : (좌)카카오 이모티콘샵, (우)호호 작가 인스타그램(@hoho80887)

 

이처럼 이전에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연재가 정식연재만을 위한 창구였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작가들이 인스타그램 연재를 통해 연재수익 뿐 아니라 굿즈 판매, 이모티콘 제작 등 수익을 다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소셜미디어는 단순한 소통 창구를 넘어 작가가 직접 작품을 판매하거나, 연재 중인 작품을 홍보하는 창구로서 역할하고 있는 것입니다.

 

 

 

 

 

 

텀블벅의 사례

 

 

출처 : 텀블벅

 

텀블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중 하나입니다. 만화에서는 독립출판 작품이 단행본을 내는 창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팬덤을 가진 작가들이 직접 출판물 제작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기존 출판사가 웹툰의 단행본 제작을 위한 펀딩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2018년부터 눈에 띄게 나타난 변화는 단행본 출판이 아닌 웹툰 창작에 필요한 3D 소스인 스케치업 이미지 소스 펀딩, 평론 및 리뷰 등의 사례가 등장했다는 점입니다. 2018년부터 시작한 <만화 읽고 쓰다> 프로젝트는 평론가와 아마추어 리뷰어 등이 각자 작품을 선정해 작품을 소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웹툰 배경 소스 펀딩은 프로 작가는 물론 프로 지망 아마추어에게도 인기가 높습니다. 이를 벤치마킹하여 한 웹툰 제작사에서는 작품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한 배경 소스를 구독 형태로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츨처 : 텀블벅

 

‘웹툰상생프로젝트’를 최초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스케치업 소스를 펀딩한 AB프로젝트는 2019 12월까지 총 13개의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습니다. AB프로젝트는 직접 실측한 데이터를 통해 신뢰도 높은 소스를 제공하는 한편, 웹툰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펀딩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자금이 투입되어 어려움이 있다고 여겨졌던 웹툰 창작 프로그램 개발 역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 텀블벅

 

또한 텀블벅에서는짧은만화전등 만화 관련 펀딩을 모아 볼 수 있는 페이지를 제공하거나, 작가들과 함께 기획전을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추어와 인디 시장의 작품이단행본 판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2019년 들어 텀블벅에서는 네이버웹툰 등 거대 웹툰 포털에서 직접 캐릭터 굿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웹툰은 인기 웹툰인 <호랑이형님> <대학일기>의 캐릭터 인형을 제작하는 펀딩을 오픈하고 11월 말까지 도합 1 5천만 원 이상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출처 : 텀블벅

 

'1쪽 출판'을 지향하는 쪽프레스     출처 : 텀블벅

 

이런 사례에도 불구하고 텀블벅에서 가장 강세를 보이는 것은 만화의 다양성입니다. 텀블벅에서 펀딩이 진행된 독립출판 작품 중 2019년 인기가 가장 많았던 주제는페미니즘과 ‘퀴어’였습니다. 작가1 <탈코일기> 1 9천만 원 이상이 펀딩되며 2019년의 문을 열었습니다. 주제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1쪽으로 되어 접는 방식으로 제공되는 만화와 소설을 출판하는쪽프레스의 형식은 단순히 주제뿐 아니라 형식에서도 다양성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습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되었던 써니사이드업 작가의 <유부녀가 간다>는 정식웹툰 연재 당시보다 깊고 내밀한 고민을 담아 정상가족에 대한 의문을 담았습니다. 이처럼 포털을 중심으로 한 Tier 1~2 중심의 유료판매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작품, 형식, 장르들이 두각을 드러냈습니다. 텀블벅을 통한 크라우드펀딩에서는 정식웹툰에서 연재되기 어려운 소재를 다루는 작품들이 인기가 높았던 것입니다.

 

 

출처 : 전시공간 페이스북(@alltimespace)

 

2019 7 19일부터 8 11일까지는 텀블벅 펀딩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인디작가 13명을 모집, 무료로 공개되어 선택받기를 기다리는 웹툰과 반대되는참여해야만 볼 수 있는 만화를 선보이는 전시 연계 출판 프로젝트정신과 시간의 만화방이 펀딩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텀블벅은 수요는 있지만 대중매체에 닿기 힘든마이너 취향을 가진 독자들도 자신의 입맛에 맞는 만화를 소비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출처 : 텀블벅

 

책과 굿즈 뿐 아니라 IP 활용 측면에서의 실험도 눈에 띕니다. 하가 작가의 <시타를 위하여>의 경우, 신생 애니메이션 제작 스타트업에서 애니메이션 제작 펀딩을 통해 약 7,800만 원 펀딩에 성공하는 등 그동안 영상화가 어렵다고 여겨졌던 장르의 IP 활용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포스타입의 사례

 

 

포스타입은 2012년에 설립해 지금까지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 콘텐츠 오픈마켓 중 가장 오래된 서비스에 속합니다. 이전에는 일명회지또는동인지로 불리는 2차창작 작품을 프로-아마추어 관계없이 구독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2018년 이후 다양한 창작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그리고 팬을 확보한 창작자들이 창작물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찾고자 하는 열망과 부합하면서 콘텐츠 오픈마켓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교보문고

 

네이버웹툰에서 <킬더킹>의 스토리를 맡고 있는 마사토끼 작가는 <마사토끼의 만화 스토리 매뉴얼>을 연재해 매달 포스타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2019 4월 연재를 시작한 이후 6개월간 월 평균 270만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만화 스토리 매뉴얼>이 온라인 상에서 인기를 얻은 후, 서울미디어코믹스에서 단행본( 2)으로 출간되기도 했습니다.

 

 

 

2019 11월부터는 포스타입 페이스 메이커(PPM, POSTYPE PaceMaker) 프로그램을 통해 조건을 충족하는 창작자들을 지원합니다. 포스타입에 단독 공개되어 완결된 작품 중 중/단편에 100만 원, 장편에 200만 원을 지원하고 신규 기능 베타테스트, 포스타입 커뮤니티 오프라인 행사에 우선참여권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창작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작품 클릭 수, 판매량 등에 의한 큐레이션과채널’, ‘컬렉션등을 활용한 큐레이션에 추가된 기능입니다.

 

 

 

2013년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웹툰 플랫폼들이 무서운 기세로 신인 작가를 영입하던 2016년까지 포스타입의 성장세가 더디게 나타났지만, 대형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이 둔화되던 2017년부터 포스타입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입니다. 거래액은 2016년부터 2019년 사이에 25배 이상 성장했고, 월 평균 포스트 발행율 역시 8배가량 성장, 2019 12월을 포함하면 100만 건을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만화-웹툰 콘텐츠가 게시되는 만화 채널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이렇게 가파르게 콘텐츠 보유량이 증가하면서, 월 평균 정산작가 숫자 역시 가파르게 성장해 2018 520명에 불과하던 정산 작가 숫자가 2019 11월까지는 평균 1,410명으로 2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2019 12월 예상치를 더하면 2019년 평균 정산 작가 수는 최초로 2천 명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스타입은 종합 콘텐츠 오픈 플랫폼을 지향합니다. 카테고리를 살펴보면 이런 철학이 두드러집니다. 포스타입에서 제공하는 카테고리는 만화, 소설, 지식·정보, 팬창작, 커미션, 일러스트레이션, 포토그래피, 에세이, 시 등으로 세분화되어 있습니다. 소규모 팬덤 위주의 플랫폼에서 포스타입은 다양한 창작자들이 작품을 연재하거나 노하우를 나누는 장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딜리헙의 사례

 

딜리헙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공유 오피스에 사무실을 둔 몬스터헤즈(Monster Heads)가 운영하는 오픈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2018 3월 알파테스트를 거쳐 6 28일 오픈베타를 시작했습니다. 앞선 포스타입의 사례처럼 작가가 자유롭게 자신이 만든 작품을 업로드하고, 직접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입니다. 딜리헙은딜리 스테이션을 통해 작가 인터뷰를 제공하는 등사람 기반의 큐레이션을 제공합니다. 딜리헙과 같은 오픈플랫폼의 경우 플랫폼이 작동할 수 있는 시스템 관리, 판매수익 정산과 큐레이션을 담당하게 되며, 개별 작품의 홍보는 작가가 책임지는 형태가 됩니다.

 

 

 

딜리헙의 경우 오픈마켓 방식을 최초로 도입한 곳은 아니지만, 고사리박사 작가의 <극락왕생> <며느라기>의 수신지 작가가 차기작 <곤(GONE)>을 연재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특히 <극락왕생>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 만화평론공모전 기성 부문의 지정작품으로 선정되는 등 독자와 전문가의 주목을 모두 받았습니다.

 

 

 

오픈마켓 방식의 가장 큰 특징은 작가가 직접 콘텐츠의 가격을 정한다는 점입니다. <극락왕생> 3주에 한번 발행되며 33코인( 3,300), <(GONE)> 1주일에 1편이 5코인에 발행됩니다. 수신지 작가는 인스타그램에서 동시에 연재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홍보를 진행하고, 고사리박사 작가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업데이트 소식을 알리고 있습니다. 딜리헙에서는 이런 방식을 약점으로 여기지 않고,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로운 연재방식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딜리헙은 2018 6 29일 오픈 직후타 서비스의 노출 작품 선정 로직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발생시키거나, 독자의 관심사와 관련 없는 콘텐츠를 노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이를 최소화하고, 작가님께는 공정하고 효과적인 작품 노출의 기회를, 독자님들께는 본인의 관심사와 맞는 정보를 발견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플랫폼 비즈니스와는 다른 형태의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선언이었습니다. 말하자면, 2017오늘의 우리 만화상에 선정된 <며느라기>를 두고 윤태호 만화가협회장이 이야기했던작가가 플랫폼에서 독립할 수 있도록 하는 작품들, 다르게 말하면 기성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작품들이 마니아층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창작의 다양성과 웹툰의 미래

 

출처 : 전시공간 페이스북(@alltimespace)

 

출처 : 텀블벅

 

2019년 여름에 열린정신과 시간의 만화방 2호점전시에서는 한번 소비되는 웹툰의 안티테제로 단 한번만 출간하고, 온라인에는 공개되지 않는 단편집을 크라우드펀딩해 전시 비용과 책 제작 비용을 마련했습니다. IP 활용 역시 기존의 시장에서는 많은 자본을 필요로 했다면, 이제는 확실한 팬덤만 있다면 스스로 IP 활용이 가능합니다. 이용신 성우는 <달빛천사>의 음원 발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텀블벅 역대 펀딩 최고금액인 26 3천여만 원을 모금하는 등 팬덤 중심의 IP 확장 가능성을 확인한 한해였습니다.

 

 

"스브스뉴스"가 게시한 영상 중 일부     출처 : 스브스뉴스 유튜브

 

뿐만 아니라 만화 창작 자체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몇몇 웹툰은 차별, 혐오적인 표현이나 시선이 여과없이 담겨 있어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자유로운 표현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 레거시 미디어 시절 가장 큰 파급력을 가졌던 지상파 방송사들은 가장 엄격한 기준을 준수했습니다. 기존 레거시 미디어 권력이 파편화되어 쪼개진 지금,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매체라면 사회적 책임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DAU(Daily Active User, 일 방문자) 800만 명에 이르는 거대 플랫폼이기 때문에 가져야 할 책임에 대한 논의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콘텐츠에 대한 검열이라고 강하게 반발하지만, 웹툰이 대중매체로서 가진 사회적 파급력을 생각하면 시대에 맞는 콘텐츠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과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이처럼 아직까지대중매체로서 만화가 가진 파급력, 사회적 책임 등에 대해서 합의된 목소리가 나오지는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2019년 12월에 발표한 “키워드로 전망하는 2020년 콘텐츠산업에서는소셜 무브먼트 콘텐츠 2020년 키워드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단순히 상업성이나 재미만을 추구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던지는 콘텐츠로 나아간다는 의미입니다. 이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다양성과 사회적 메시지를 가진 콘텐츠에 대한 독자의 욕구가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보다 대중적인 웹툰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비혼, 1인 가구 등의 라이프스타일은 물론 퀴어, 여성, 환경, 인종차별, 정신질환 등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는 창작물들이 2019년 들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말년 작가의 유튜브 채널

 

한편에선 1인 미디어 시장이 커지면서 팬덤을 가진 작가들이 플랫폼을 벗어나고자 하는 움직임이 포착됩니다. 이미 일부 작가들은 단순히 만화만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라이브 스트리밍 방송을 통해 웹툰 연재보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플랫폼을 통한 작품의 유통에 의존했던 이전의 웹툰산업에서 나아가 보다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연인 사이의 관계와 연애 유형별 패턴을 소재로 한 박구원 작가의 인스타툰 <우주에 꿀차 한 숟갈>

 

데이트폭력 소재를 다룬 이아리 작가의 인스타툰 <다 이아리>

 

창작의 다각화 역시 소모적인 경쟁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작가들이 다양한 창구를 찾아 나가면서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상업적 플랫폼에서 벗어나 자신이 직접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겠다는 열망이 작가들 사이에서도 표출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허락한콘텐츠가 아니라 직접 만들고 싶은 작품을 업로드하고, 소비자들 역시 보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소비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들 작품을 만드는 작가는 대중의 취향보다 본인의 취향에 맞는 창작을 할 수 있고, 소비자 역시 자신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작품을 골라 소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픈플랫폼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하나의 플랫폼 안에 속하게 되기 때문에 보다 다양한 펀딩방식을 찾고 싶어하는 작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패트리온(Patreon)과 같이 창작자와 후원자가 일회성으로 접촉하는 것이 아니라, 구독을 통해콘텐츠 업로드당후원하고 알림을 보내주거나, 아예 기간을 정해두고 정기 후원을 하는 식의 구독모델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영상콘텐츠에 한정되어 있지만, 독립출판이나 잡지 형태로 단편 만화, 소설 등의 후원을 통한 지속가능성이 실험되고 있습니다.

 

 


 

2019년 한 해는 기존 웹툰시장의 성장과 함께인디 시장으로 불리며 주목받지 못했던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한 해였습니다. 기존에는 일회성, 홍보용으로 여겨지던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수익모델을 찾는 작가가 등장하기도 했고, 동시에 자신의 창작물을 통해 굿즈를 제작하고, 펀딩을 통해 애니메이션 제작을 하는 등 규모는 작지만 직접 IP활용을 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시에 1주일에 한번 콘텐츠를 업로드해 정해진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웹툰 플랫폼과 달리 작가가 직접 업로드 주기와 가격을 정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창작하며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포스타입, 딜리헙 등의 오픈플랫폼 역시 가파르게 성장했습니다. 이제 만화시장은 단순히 출판사, 플랫폼 등의 유통망과 같은 필터를 통하지 않고 자신이 만들고 싶은 작품, 자신이 보고 싶은 작품을 골라서 소비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 '2019 만화 산업백서'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