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N, OCN 유니버스로 마블(Marvel)의 세계관에 도전하나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9.10.28 17: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작품을 꼽을 수 있다. 여기서 마블의 사례는 중요한데, 이는 단지 성공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오리지널 씬>의 트랜스 미디어적 특성을 이해할 준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오리지널 씬>은 케이블 방송사 OCN의 드라마를 웹툰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매체 전환의 방향이 주로 웹툰에서 영화·드라마로 쏠려있지만, 영화·드라마에서 웹툰으로의 매체 전환은 그 자체로 특별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장산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그 이전의 이야기> 사례처럼 제작사들은 홍보를 목적으로 웹툰이라는 매체를 택해왔습니다.  이런 점에서 <오리지널 씬>도 예외가 아니어서 작품 후기는 <오리지널 씬>이 OCN의 기획 작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브랜드 웹툰은 일반적으로 특정 영화·드라마의 서사를 요약하고 소개하는 형태를  가집니다. 하지만 <오리지널 씬>은 원작의 서사와 세계를 단순히 반복하지 않고 오히려 확장합니다. <나쁜 녀석들>의 우제문, <블랙>의 블랙, 강하람, <보이스>의 무진혁, 강권주는 팀을 결성해 <구해줘> 백정기와 <보이스> 모태구의 범죄를 해결합니다. OCN 드라마의 여러 주인공을 한 작품에 모아 새로운 세계관 속에 배치해 마블 유니버스 같은 OCN 유니버스를 구축한 것입니다. 이 비유는 의례적 수사가 아닌데 실제 OCN 측에서는 “OCN 오리지널이 추구하는 DNA를 담고, OCN만의 독보적인 유니버스를 그리고자 이번 웹툰 연재를 기획하게 됐으며, 탄탄하게 형성돼 있는 2030세대 팬들이 웹툰에 열광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 이미지 : OCN <오리지널신> 공식 이미지

 

 

 

 

' OCN과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 

 

트랜스 미디어라는 용어는 1991년 ‘마샤 킨더’가 하나의 캐릭터가 여러 매체에 걸쳐 나타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사용했으며, 이후 ‘헨리 젠킨스’의 <컨버전스 컬처>를 통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이라는 개념이 본격적으로 확산됐습니다. 젠킨스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이란 ①다양한 미디어 플래폼을 통해 공개되며 ②각각의 새로운 텍스트가 전체 스토리에 분명하고도 가치 있는 이바지를 하며 ③각 프랜차이즈(콘텐츠)의 진입은 자기 충족적이어야 하는데, 영화를 보지 않고도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여서 어떤 상품이든지 전체 프렌차이즈로의 입구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만약 트랜스 미디어의 의미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면 'One Souce Multi Use(이하 OSMU / 하나의 원천으로 여러 분야에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 개념과 비교해볼까요? OSMU와 트랜스 미디어 모두 매체 전환이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전자는 각색을 통해 원작의 서사를 동일하게 반복하는 반면에 후자는 각 매체에서 독립된 서사를 전개하면서 원작의 세계를 확장합니다. 다시 말해 트랜스 미디어는 미디어 간을 횡단하여 외연을 확장하고, 서사와 세계를 증식시켜 내연을 확장합니다. 

 

▲ 동영상 : Marvel’s Avengers: A-Day | Official Trailer E3 2019 (출처 : 공식 유튜브)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Marvel Cinematic Universe'(MCU)의 작품을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마블의 사례는 중요한데, 이는 단지 성공 모델이라서가 아니라 <오리지널 씬>의 트랜스 미디어적 특성을 이해할 준거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 ‘마블’에 관해 논의해볼까요? 마블의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 동력은 MCU라는 세계관입니다. 이 때 주목할 점은 MCU가 여러 작품을 하나로 합치는 서사의 문제를 넘어 보다 본질적으로 산업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는?  마블 코믹스의 만화 작품에 기반하여, 마블 스튜디오가 제작하는 슈퍼 히어로 영화를 중심으로 영화와 만화 등으로 작품을 공유하는 가상 세계관. 작품의 플롯이나 설정, 캐스팅, 캐릭터를 공유하고 각 작품마다 다음 작품에 대한 복서니나 지난 작품의 연관성이 기저에 깔려 있어 마블의 세계관을 이해가능

 

▲ 이미지 : 마블의 <어벤져스 앤드게임>, <아이언맨> <토르 라그나로크> 공식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MCU 세계관을 구성하기 위해선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 같은 캐릭터 소유권, 즉 지적재산권(이하 IP)의 확보가 전제돼야 합니다. 마블의 경우 MCU 이전에 이미 5,000여 개의 IP를 보유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IP의 진정한 상업적 가치를 깨달은 건 영화산업 진출 이후부터입니다. 마블은 그동안 대량으로 판매했던 IP를 적극 회수하고 이때 헐크, 토르,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와 같은 어벤저스 핵심 멤버들을 대거 확보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마블은 디즈니의 자회사로 편입되는데 그 결과 만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을 동시에 제작할 수 있는 트랜스 미디어의 산업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자본과 트렌스 미디어의 친연성. 이 관점에서 OCN은 마블과 유사한 위상을 가집니다. OCN의 모기업 CJ E&M은 방송, 게임, 영화, 음악 등을 아우르는 종합콘텐츠 기업으로서 트랜스 미디어를 위한 최적의 기반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OCN은 장르물의 명가라 불릴 만큼 범죄 수사 장르에 특화된 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무엇보다 2010년 <신의 퀴즈>를 시작으로 이후 <보이스>,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 전담반 TEN> 등에 시즌제를 도입습니다.

 

▲ 이미지 : OCN,강형규 <오리지널씬2> 코믹북 티저 이미지 (출처 : tving)

 

이 시즌제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 일반 드라마는 작품 종영과 함께 캐릭터가 사장되는 반면 시즌제의 경우 캐릭터의 인지도를 유지함으로써 드라마 IP의 가치를 증대시킵니다. 드라마 캐릭터를 활용하는 <오리지널 씬> 역시 이러한 IP 유지와 관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다만 이 기획에서 추가로 주목할 점은 트랜스 미디어 매체 ‘웹툰’의 특성입니다. 최근 웹툰은 서사의 측면에서 원천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지만 <오리지널 씬>은 역으로 재현 매체의 관점에서 웹툰의 다른 장점을 부각합니다.

웹툰은 다른 콘텐츠에 비해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아 새로운 시도에 대한 리스크가 적고 또한 전문 유통 플랫폼 및 고정 독자를 확보하고 있어 향후 신규 독자를 확대하기에 유리합니다. 실제로 <오리지널 씬>은 공개 10시간 만에 조회 수 10만을 넘어섰으며 이후에도 누적 조회는 2018년 12월 기준으로 470만을 돌파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웹툰은 매체 확산에도 용이해서, OCN은 웹툰 <오리지널 씬>을 출판만화로 출간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3~4분가량의 TV 웹툰을 제작해 OCN, 카카오TV 등에 방영합니다. 

 

 

 

 

' 세계관이 아닌 캐릭터 '  

 

 

강형규 작가는 드라마 <보이스>의 모태구의 최후를 웹툰 <오리지널 씬>에 고스란히 옮겨놓았습다. 모태구는 무대 위 주인공처럼 어둠 속에 홀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정지와 운동의 변증법 전개 속에서 처참히 난자당하다 결정적 처벌의 순간에 종교화 이미지의 일부가 됩니다. 이 장면은 만화의 미학이 잘 구현된 각색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상을 만화로 전환하는 과정이 이처럼 모두 성공적인 것은 아닙니다. 가령 <오리지널 씬>은 등장인물의 외형을 구분하기 힘들다는 지적을 자주 받았습니다. 작가는 이에 대해 각 인물을 드라마 주인공의 이미지를 토대로 그리다 보니 만화 특유의 이미지 디자인이 어렵다고 토로습니다. 이것은 정확한 지적인데 우리의 뇌가 실제 대상보다 만화에 더욱 강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바로 만화의 과장된 표현 때문입니다. 

 

▲ 영상 : OCN <오리지널 신> 공식 유튜브 영상

 

<오리지널 씬>에서 과잉된 흰색 이미지의 백정기와 퇴폐적인 흡혈귀 이미지의 모태구가 유독 강렬한 인상을 주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물론 다수의 미디어를 오가는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에서 통일된 캐릭터의 이미지는 필수적이어야 합니다. 만화와 드라마의 동일한 캐릭터를 비교하는 <오리지널 씬>의 광고에서 볼 수 있듯 만화 캐릭터와 드라마 배우의 싱크로율은 높습니다. 하지만 씽크로율과 별개로 만화 캐릭터를 한 작품에 모으면 외형을 구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만화 캐릭터가 현실 이미지에 가까워진다고 해서 반드시 캐릭터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것은 현실 이미지를 어떻게 만화 이미지로 옮겨야 하는가의 문제인데, 여기서 만화 캐릭터는 현실과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도 세부를 생략하는 동시에 특정 부분을 강조하는 ‘카툰화’를 적절히 적용해야 합니다.

 

▲ 이미지 : 다음카카오 웹툰 <오리지널 씬> 주요 베스트 댓글 (출처 : <오리지널 씬> 웹툰 구독자 댓글 캡처)

 

이렇게 작화 문제를 파고드는 것은, <오리지널 씬> 캐릭터가 현실과 기호로 구성된 이미지라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서만은 아닙니다. 더 나아가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핵심 요소인 ‘캐릭터’ 를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어쩌면 이 사실에 누군가는 의아해할지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을 언급할 때는 마블 유니버스와 같은 통합된 세계를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이야기가 먼저이며 그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다름 아닌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거대한 이야기라는 하나의 세계를 구축할 때 개별 콘텐츠의 관계성이 중요한데, 이때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캐릭터의 교차 및 중복 등장입니다. 즉 캐릭터를 어떻게 유지하고 관계 맺을지의 문제가 세계관을 구축하고 통합하는 문제보다 더 본질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시모프와 발자크의 작품을 비교해볼까요? 세계관 통합에 주력한 아시모프는 <로봇> 시리즈 역사와 <파운데이션> 시리즈 역사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서사보다 세계관을 설정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SF작가 듀나도 지적했듯 설정을 끊임없이 설명하고 수정하는 따분한 강의가 돼버립니다. 그러나 세계가 아닌 캐릭터에 집중한 발자크는 이와 다릅니다. 발자크는 각 작품의 인물을 다른 작품 속에 다시 등장시키는 ‘인물 재출현 기법’으로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재현합니다. 그 세계는 설계도 같이 정교히 조직되진 않았지만, 세계의 공백은 오히려 결점이 아닌 장점으로서 독자의 적극적 참여를 끌어냅니다. 

 

 

 

 

' <오리지널 씬>의 OCN 유니버스 '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캐릭터’ 입니다. 이 관점에서 <오리지널 씬>은 캐릭터를 어떻게 구축하고 연결했는지를 살펴볼까요? 강형규 작가의 세계는 유화(油畵) 같습니다. 어두운 색조가 지배하지만 한편으로 매끈한 화면에선 광채를 발합니다. 차갑고도 선명하게 그려진 이 상상의 도시에서, 작가는 사이비 교주, 검사와 경찰 그리고 신비한 능력자를 차례로 배치해 OCN 유니버스를 창조합니다. 이 통합된 세계는 과잉된 범죄와 불가사의한 심령이 공존하는 여기와는 또 다른 우주입니다. 그러면 <오리지널 씬> 시즌 1은 OCN 유니버스를 성공적으로 창조한 걸까요? 아닙니다. ‘캐릭터를 혁명하다’라는 기획 자체는 옳았지만, 캐릭터 중심의 창작 방법론은 아직 미숙합니다.

<오리지널 씬> 시즌 1은 세계관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캐릭터를 한꺼번에 등장시킵니다. 8회라는 짧은 분량 안에 모든 캐릭터를 설명하고 심지어 범죄까지 해결하려다 보니 캐릭터의 개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서사 또한 산만합니다. 마블의 MCU 사례를 보면 이 같은 문제점은 한층 분명해집니다. 처음부터 캐릭터를 집약한 <오리지널 씬>과 달리 MCU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등과 같은 개별 작품으로 캐릭터의 개성을 충분히 구축한 후 통합 서사를 본격 진행시킵니다.

 

▲ 영상 : OCN <오리지널 씬> 캐릭터 설명 영상 (출처 : 공식 유튜브)

 

<오리지널 씬> 시즌 1은 불행히도 각 작품의 캐릭터를 하나의 세계관 속에 모으기에만 급급했던 안일한 기획이었습니다. 하지만 후속작 <작은 신의 아이들>, <오리지널 씬> 시즌 2에 들어서는 시즌 1과 달리 러 인물을 새로운 작품 속에 다시 등장시키는 기법으로 <오리지널 씬>의 세계를 한결 매끄럽게 확장해갔습니다. 먼저 1회 분량의 전형적인 브랜드 웹툰 형식인 <작은 신의 아이들>을 예로 들겠습니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씬> 시즌 1보다 훨씬 흥미로운데, <작은 신의 아이들>의 주인공 천재인과 김단이 <오리지널 씬> 시즌 1의 사건 속에서 우제문, 무진혁 등과 조우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캐릭터가 교차되는 장면은 그렇게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순간을 목격한 독자들은 캐릭터가 단순히 한 작품의 세계에 머물러 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이야기의 세계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경이감을 느낍니다.

 

 

▲ 이미지 : OCN <보이스>, <구해줘>, <나쁜녀석들 - 악의도시> 공식 포스터

 

인물 재출현 기법은 <오리지널 씬> 시즌 2에서도 작품의 튼튼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오리지널 씬> 시즌 2의 악당은 모태구와 방제수인데, 모태구는 유일하게 시즌 1에 이어 시즌 2에 나오는 캐릭터로 두 작품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며 방제수 또한 마지막 장면에서 범죄를 예고하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유발한다. 게다가 각 작품이 이전보다 통합된 세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오리지널  씬> 시즌 2의 서사는 한층 안정감 있게 전개된다. 

캐릭터 외형은 여전히 인지하기 어렵지만 대신 캐릭터를 세 그룹으로 나누어 <플레이어>팀과 <신의 퀴즈>팀이 모태구와 방제수를 추적하는 과정을 응집력 있게 보여준다. 그래서 시즌 2는 이전보다 캐릭터에 더욱 집중하는데, 살인자 모태구는 강형규 특유의 미형의 캐릭터로 조형되며 <플래이어>팀은 시종일관 활력 넘치는 액션으로 작품에 경쾌한 리듬감을 부여한다. 

 

 

 

' 마블의 역사는 또다시 반복될까 '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흐름을 포함합니다. 콘텐츠가 다양한 미디어로 확장될 수 있는 시스템, 텍스트를 적극 향유하는 능동적 수용자 그리고 지식재산권 IP를 무한동력 삼아 이윤을 극대화하는 자본. 산업적인 측면을 보다 부각하면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은 자본의 투자가 이루어질 때, 다시 말해 기획력과 매체 확장력을 갖춘 대기업의 투자가 이루어질 때 가능한 큰 규모의 창작법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리지널 씬>은 이 정의에 상당히 부합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미지 : (좌) OCN 오리지널 시리즈 <나쁜녀석들> (출처 : OCN), (우) <나쁜녀석들 더 무비>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첫째 OCN은 다량의 드라마 IP를 확보하고 <오리지널 씬>을 통해 IP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 둘째 OCN의 모기업 CJ E&M은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를 뒷받침할 자본과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라는 점에서, <오리지널 씬>은 확실히 이전 한국의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와 차별화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만화와 대기업 자본의 결합은 향후 만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명과 암 모두를 포함할 거라는 점입니다. 우선 긍정적 결과는 지금까지의 논의 즉 트랜스 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다루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언급했다 생각합니다. 따라서 글의 마지막은 트랜스 미디어의 부정적 측면을 강조하며 끝내려 합니다. 

다시 한번 마블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마블 유니버스의 화려한 세계에 가려진 어두운 과거를 말입니다. 1960년대 마블을 포함한 만화 업계는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으로 악명이 높았고 자유계약의 임시고용 제도와 글, 그림, 색채 작가 등으로 세분된 작업은 노동조합 결성의 장애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익명의 작업, 출판사의 IP 소유와 같은 작가의 권리도 크게 제한받았고 심지어 만화의 왕이라 불리는 ‘잭커비’마저도 저작권 반환을 위해 오랜 법적 투쟁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미국의 특수한 사례라 치부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마블이 콘텐츠를 제작하고 IP를 소유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지금 이 시점에 유사하게 반복됩니다. 한국의 마블이라는 칭호는 매혹적이지만 마블의 부정적인 사례까지 따를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이전에 제기된 질문에 답해보겠습니다. 웹툰의 IP 사업은 비가역적인 미래일까요? 설사 비가역적이라 할지라도 그 미래를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는 건 자본의 입장에서일 뿐입니다.

 

 

글 오혁진, 만화 평론가로 현재 부산 '이미지 수집자'라는 모임에서 만화, 그림책에 관해 이야기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정기 간행물 <지금, 만화 VOL.12>에 게재된 글을 활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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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