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었던 현업인 직무교육 창의 마스터클래스 <..><콘텐츠 스텝업>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실무자의 직무영역 강화를 위해 진행되는 <콘텐츠 스텝업>이 지난 519일 목요일, 서울 중구 청계천로의 CEL문화창조벤처단지에서 첫 발걸음을 내디뎠는데요, 첫 교육인만큼 평소보다 많은 수인 100여 명의 영상 프로듀서 및 유통 및 편성 담당자분들을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웹매거진 <ize>의 위근우 기자님 사회 하에 <시그널>의 김원석 PD님과 <암살>의 최동훈 감독님께 직접 전수받는 웰메이드로 뛰어넘는 장르의 한계이야기, 함께 들어보실까요?


사진 1. CEL문화창조벤처단지 로비에 세워진<콘텐츠 스텝업> 홍보 배너



본격적으로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장르물이 정확히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장르물'이라 하면, '본격 장르물 작품'으로서 '특정 장르적 속성이 특별히 두드러져 핵심 서사가 그 속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작품'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음악 드라마인 <몬스터>, 오피스 물인 <미생>, 수사물인 <시그널>, 케이퍼물(범죄 영화의 하위장르로 절도 행위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장르)<도둑들>이 바로 이 '장르물'에 해당하겠죠?

 

 

사진 2. tvN 드라마 <시그널>의 포스터

<시그널>: 장기미제 사건팀의 프로파일러에게 걸려온 과거의 무전, 무전을 통해 소통하며 장기미제 사건을 해결하는 수사물.

 

 

사진 3. <암살>의 포스터

<암살>: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주둔군 사령관과 친일파 암살 작전을 벌이는 독립군을 다룬 영화.

  

<시그널><암살>은 모두 장르물의 한계에 정면으로 맞선 작품들입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시그널>'본격 장르물에 대한 부담감'을 이유로 지상파 편성을 거부당한 바 있습니다. <암살> 역시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들이 외면받아왔다는 현실에 큰 우려를 산 작품이죠. 이러한 부정적인 인식에도 불구하고 김원석 PD님과 최동훈 감독님이 각 작품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원석 PD님은 <시그널>이 여성 시청자가 좋아할 만한 감성과 남성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수사물이 공존하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일반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을 만한 작품을 만들 것이란 의지가 있었죠, 최동훈 감독님은 여성 독립군이라는 소재에 대한 순수한 욕망이 가장 컸다고 합니다. 이 작품을 제작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큰 유감이 될 것 같았고, 꼭 완성되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죠. PD님과 감독님의 작품에 대한 열망과 시청자를 사로잡겠단 의지가 없었다면 이렇게나 훌륭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사진 4. <콘텐츠 스텝업> 1 과정을 위해 모인 현업인 분들

  

1.복합적인 감정 선사


<시그널><암살>의 또 다른 공통점 중 하나는 시청자와 관객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하는 속 시원한 작품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최동훈 감독님은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특성상 승리에 대한 스토리를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하셨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대한 승리의식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암살>이 완벽히 승리한 영화처럼 보인다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집단 무의식이 이런 서사를 용납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패배의 스토리 역시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분적인 승리와 부분적인 후회들을 남겨놓는 열린 방식으로 스토리를 풀어내셨죠. 무엇보다 최동훈 감독님은 하나의 감정만을 가지고 관객이 영화관을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하십니다. 열려있는 엔딩의 작품을 더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죠.

 

<시그널>의 엔딩 역시도 열려있는 부분이 있었는데요, 현실에 사이다가 없는데 사이다를 주는 것은 공허할 뿐이기 때문이라고 김원석 PD님이 답해주셨습니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 없는, 답답하기만 한 현실의 상황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이 드라마를 제작하였는데, '무전기'라는 가상의 판타지에 의해 문제가 깨끗이 해결된다면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대신, 절반의 성공조차 이뤄내지 못한 현실과는 달리 절반의 성공이나마 선사하여 재미와 통쾌함을 전달하고자 하셨죠. 작품 감상 후, 여러 감정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제작되었기에 대중에게 사랑받는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하지 않았을까요?

 

사진 5. <콘텐츠 스텝업> 도중 최동훈 감독님의 말씀에 웃음 지으시는 김원석 PD님과 위근우 기자님

 

2. 뭐니뭐니해도 재미!

 

과정 내내 김원석 PD님과 최동훈 감독님은 '재미'의 중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 대중적인 사랑을 받지 않으면 다음 작품을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으려면 '재미'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한데, 김원석 PD님은 이 '재미'라는 감정이 매우 다양하다고 하십니다. 웃음을 통해 오는 재미도 있지만, 시청자가 감동을 받는다면 그것도 재미의 일부분이고,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끼는 것도 재미라고 보는 것이죠. 공허하지 않은 감정, 정서적인 충만감, 유익함 역시 재미의 범주에 포함되는 것입니다. 최동훈 감독님도 감독님께 있어 재미가 어떤 것인지, 간단히 설명해주셨는데요, 이는 바로 'usual(평범)함 속의 unusual(특이), unusual(특이)함 속의 usual(평범)'입니다. 최동훈 감독님의 <도둑들>, 기억나시나요? <도둑들>은 합을 맞춰 강탈행위를 해나가는 범죄 영화 장르인 케이퍼 무비에 속하지만 여느 케이퍼 무비와는 달리 팀원 간의 합이 깨지고 배신이 꼬리를 뭅니다. 케이퍼 무비의 틀을 깸으로써 재미를 추가한 것이죠.


영화와 드라마 모두 하나의 작품으로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김원석 PD님과 최동훈 감독님은 작품을 통해 전달하는 메시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실까요? 우선 김원석 PD님은 작품을 만드는 의도 자체가 메시지기 때문에 메시지에 대해 크게 생각하면서 작품을 제작하지는 않으신다고 하십니다. 메시지가 앞에 드러나 버리면 시청자들의 외면을 사는 경우가 많다시네요. 최동훈 감독님 역시 메시지를 지나치게 많이 전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표하셨는데요, 메시지는 보는 사람이 찾아야 할 몫이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입니다. , 두 분 모두에게 더 우선시되는 것은 메시지 보다는 재미이죠.

 

사진 6. tvN 드라마 <시그널> 속 무전기에 관해 이야기하는 김원석 PD

 

3.현실성과 비현실성 사이의 줄다리기

 

장르물에서는 현실성을 통해 관객을 설득하는 과정이 중요한데요, <시그널>에서 무전기라는 비현실적인 요소를 시청자에게 어떻게 설명하였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원석 PD님은 허를 찌르는 답변을 주셨습니다. 바로 무전기에 대한 설명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뻔뻔히 극을 전개했다는 것입니다. 무전기에 대한 것을 그럴듯하게 보이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순간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야 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재미를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중에 "망자의 한이 서린 무전기여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것이다."라는 댓글을 보았을 때 성공했다고 생각하셨답니다.

 

하지만 무전기를 통해 비현실적인 요소가 드라마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에 나머지는 완벽히 현실적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해야 했습니다. 케이블로 편성이 되기 전에는 남자 주인공과의 멜로 감정을 위해 여자 주인공 나이가 30대 중반으로 설정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30대 중반의 여형사가 한 사람의 동료로 인정받는 것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있었다고 하는데요, 15~20년을 형사로 뛰어야 비로소 강력반 팀 내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성 형사의 현실에 맞춰 나이를 높였다고 합니다. 현실성과 비현실성 사이의 줄다리기를 통해 관객의 몰입도를 효과적으로 높인 것입니다.

 

사진 7. 2016<콘텐츠 스텝업> 진행 계획

 

오피스물 <미생>, 수사물 <시그널>로 장르물의 한계를 몸소 넘어 보인 김원석 PD, 흥행 가능성이 낮은 일제 강점기 배경의 영화에 도전하여 대한민국 영화사에서 일곱 번째 흥행 영화 <암살>을 이끌어내신 최동훈 감독님께서는 도전적인 모습과 더불어 웰메이드 작품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해주셨는데요, 이런 비결들을 바탕으로 더욱 많은 웰메이드 작품들이 탄생하길 기대합니다.


덧붙이자면 최동훈 감독님께서 교육 과정 중에 '판타지' 장르의 가능성에 대해 말씀해주신 부분이 기억에 남는데요, 바로 100년 동안의 전통을 가진, 무의식을 건드리며 관객을 즐겁게 하는 '판타지' 장르가 한국 드라마와 영화산업의 블루오션이라는 것입니다. 판타지 장르를 즐겨보는 한 사람으로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에서도 판타지 장르를 더욱 접해볼 수 있길 간절히 바라봅니다. 다음 과정으로는 '장르를 넘나드는 콘텐츠 IP의 가능성'이 준비되어 있다고 하니, 한국콘텐츠아카데미 홈페이지 http://edu.kocca.kr 에서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2. tvN <시그널> 공식 홈페이지

사진 3. 네이버 영화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