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사진. "플랫폼창동61"의 전경

 

"사랑은 은하수 다방 문 앞에서 만나

홍차와 냉커피를 마시며매일 똑 같은 노래를 듣다가 온다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이후,여러 광고와 방송에 노래가 삽입되며 큰 인기를 얻게 된 팀이죠. 홍대 인디 밴드의 대표주자라고 불리는10cm<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가사입니다이후, SBS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K-POP STAR>에서 이 노래를 부르게 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은 미션곡을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노래의 소재가 된은하수 다방을 직접 찾아가 보기도 했는데요. '은하수 다방'은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현재,10cm가 사랑을 노래하고,악동뮤지션이 방문했던은하수 다방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홍익대 부근과 인근 합정동,그리고 상수동의 임대료가 치솟으면서 이곳에 있던은하수 다방’ 역시임대료 문제로 문을 닫았기 때문이죠.

 

10cm, 옥상달빛장미여관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이들이 홍대 인근에서만 공연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팀들을 홍대 인디라고 일컫던 이유는, ‘홍대라는 장소가 갖는 상징성 때문입니다홍대 앞은 라이브 클럽이 가장 밀집된 곳이고라이브 공연과 미술 작품 전시더 나아가 독립영화나 라이브 영상 상영까지 이루어지는 독특한 문화 공간들이 위치한 곳입니다.


하지만 요즘 들어이렇게 개성 가득했던 공간들은 하나둘 없어지는 중이라고 합니다작년 가을에도 '밴드 인큐베이터'라고 불리던 홍대 근처의 작은 공연장인 '살롱 바다비'가 문을 닫았습니다. 펑크밴드들이 주로 공연하던 라이브클럽 '롸일락' 역시 올해 올봄을 끝으로 사라졌으며, 한때 '인디 문화의 메카'라고 불리던 홍대 앞, 인디 밴드들이 공연할 공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뮤지션들은 망원동으로, 그리고 문래동으로 점차 터전을 옮겨가는 상황 속에서 공연할 공간을 찾는 이들에게 '러브콜'을 보낸 지역이 있다고 합니다. 홍대에서 지하철로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색다른 지역, 서울시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플랫폼창동61'이죠. 새롭게 '음악의 메카'가 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플랫폼창동61', 이 곳은 과연 어떤 공간일까요?

 


서울 시민의 31.4%에 해당하는 약 32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동북권. 하지만 '문화적 불모지',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이라는 프레임이 이 지역의 현실입니다. 서울시는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창동·상계 지역에 2만 석 규모의 '서울아레나' 건설 계획을 추진, 2021년경에 완공할 계획을 수립했는데요. 성공적인 '서울아레나' 건립을 위한 그 첫 단추로, 서울시는61개의 컨테이너로 이루어진 이색 문화공간,'플랫폼창동61'을 창동역 인근에 건립했습니다. 서울아레나가 완공될 때까지 지역 기반을 다지고, 음악적 생태계를 구축하여 그 효과가 서울아레나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죠.

  

사진 1. 서울아레나 예상조감도

 

1·4호선창동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강렬한 원색의 컨테이너가 곧바로 눈을 사로잡습니다.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한 층을 올라가면, 색다른 복합문화공간이 시민들을 반깁니다플랫폼창동61의 중심부는 단연, 스탠딩 400석 규모의 공연장 '레드박스'인데요. 빨간색 컨테이너 두 개를 위아래로 이어붙여 만든 이곳은 락·힙합·블루스·재즈 등 다양한 장르 음악 위주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음향 기기와 악기가 세팅되어 있어, 작년 홍대에서 열렸던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케이루키즈 기획공연 역시 언젠가 이곳에서 진행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레드박스에서는 의자를 설치해 150석 규모의 청소년을 위한 강연과 2층 회랑공간을 이용해서 패션쇼 또한 구상중이라고 합니다. 레드박스 옆 건물은 통로 형태의 '갤러리 510'으로, 주로 사진전이 열릴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6월 중순까지 조세현 사진작가님이 13년간 촬영해오신 사진들이 전시를 앞두고 있으며, 조세현 작가님의 전시가 끝난 후에는 현재 진행 중인 인물사진 공모전 <우리네 얼굴>의 당선작이 두 달간 전시된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서울아레나와 더불어 인물화, 초상화를 전시하는 '사진박물관'의 건립과 인물사진 위주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사진 2. 플랫폼창동612층 전경

왼쪽의 빨간색 컨테이너가 공연장 '레드박스', 중간에 위치한 계단 왼쪽 하얀색 컨테이너가 '갤러리 510'이다.

컨테이너 사이의 빈 공간은 '오픈 스페이스', 매주 수요일 버스킹 공연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 3. 플랫폼창동61 개장 기념으로 진행되는 스마트폰 사진 공모전

당선작은 두 달간 플랫폼창동61'갤러리 510'에 전시될 예정이다.

 

갤러리와 공연장이 위치한 2층에서 한 층을 더 올라가 볼까요? 플랫폼창동613층에는 뮤지션을 위한 창작공간, '창동사운드 스튜디오'가 입주해 있습니다. 이 스튜디오는 신대철 씨, 이한철 씨, MC메타, 아시안체어샷,잠비나이, 숨 등 여섯 뮤지션의 작업 공간이라고 하는데요.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만들어질 음악, 무척 기대됩니다.

 

그 밖에도 청소년 멘토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이 진행될 '워크숍 스튜디오', 원데이 클래스가 진행될 '포토/패션/쿠킹 스튜디오', 패션샵 '믹샵' 등 다양한 공간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 플랫폼창동61은 앞으로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시민 모두가 가볍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동북권에 뒤늦게 생긴 문화공간인 만큼, 무척이나 알차죠?

 


지난, 518일 수요일 플랫폼창동61의 오픈 스페이스에는 알록달록한 쿠션들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시민들이 집에 가는 길에 잠깐 들려 가볍게 음악을 즐길 수 있는 버스킹 공연인 '수요일, 집에 가는 길 콘서트 [..]'현장을 다녀왔는데요. 지금 바로 소개하겠습니다. 


플랫폼창동61의 형형색색 컨테이너를 형상화한 쿠션들이 여기저기 배치된 모습은, 슬며시 웃음이 새어나올 정도로 발랄했습니다. 이날 시민들과 수요일 저녁을 함께한 뮤지션은 폭풍 같은 에너지를 지닌 밴드, '빌리카터'였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케이루키즈'2015년 선정되며, 활발한 음악 활동을 선보였던 팀이죠. 케이루키즈 오디션 공연과 기획공연에서는 무대 위에 드러눕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흥겨운 로커빌리를 연주했지만, 이날은 그보다 한결 차분하고 감성적인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Son House<DEATH LETTER> 커버, <I LOVE YOU>, 그리고 여행 중에 만난 친구의 이야기를 담은 <FRENCH BOY>까지, 빌리카터는 최근에 발매한 앨범 <THE YELLOW> 수록곡 위주의 공연을 이어갔습니다. 빌리카터가 연주하는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유쾌한 음악에, 지나가던 시민들도 하나 둘 발걸음을 멈추고 빌리카터의 공연을 함께 관람하기 시작했는데요. 해가 저문 뒤 한결 시원해진 저녁 바람에 섞여드는 재즈 선율은 일상을 색다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김지원 씨는 공연 당일이 518일임을 언급하며, "평소에도 자주 연주하는 곡이지만, 오늘 이 곡을 연주하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면서 <친구야 가니>를 연주하기 시작했는데요. 김진아 씨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하모니카 연주 그리고 김지원 씨의 멜로디언과 이현준 씨의 드럼이 어우러지면서 '잃어버림'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 4-5. "빌리카터"[..] 공연 모습

 

이어지는 곡은 '오월창작가요제' 참가곡이었던 <새벽의 노래>였는데요. 새벽은 사물을 또렷하게 바라볼 수 있는 낮도 아니고,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밤도 아니죠. 묘한 경계에 있는 '새벽'이라는 시간의 매력에 대한 곡이었습니다. 이후김지원 씨와 김진아 씨의 보컬 하모니가 돋보였던 <PAINLESS>, 그리고 멤버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합을 맞추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I DON'T CARE>가 이어졌습니다. 김진아 씨는 "오랜만에 창동에 왔는데, 플랫폼창동61이 생기니까 창동의 풍경 자체가 확 달라진 것 같아서 새롭다"고 소감을 밝히며, 다양한 아티스트와 매주 함께할 [..]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주기를 당부했는데요. 이후 이날 연주했던 곡들보다 한층 강렬하고 흥겨운 마지막 곡과 함께, 첫 번째 [..]은 시민들의 큰 호응 속에서 마무리 되었습니다.

 

사진 6. "빌리카터"[..] 공연 현장

많은 시민들이 빌리카터와 함께 색다른 수요일 저녁을 즐겼다.

 

복합문화공간을 꿈꾸는 플랫폼창동61에는 알찬 프로그램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플랫폼창동61에는 다소 걱정스러운 시선이 머물기도 합니다. '스탠딩 400석 규모의 공연장에 맞추어 진행되는 장르 음악 위주의 공연, 그리고 인디적 색채가 강한 뮤지션들이 입주해서 만들어가는 음악적 생태계, 이 모든 것들이 과연 2만석 규모의 서울아레나로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인데요. 서울아레나가 완공되면 결국 K-POP 위주의 대중음악으로 모든 것이 재편성되고, 결국 장르 음악은 또다시 갈 곳을 잃지 않겠냐는 것이 그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플랫폼창동61 측은 "기존 계획은 서울아레나가 완공되면 플랫폼창동61을 철거하는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플랫폼창동61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 현재 계획이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자리를 이전해서 사업을 계속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희망적인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5~6, 플랫폼창동61에서는 스튜디오 입주 뮤지션과 협력뮤지션들이 기획하는 '뮤직 큐레이션 콘서트', 장르 음악이 주를 이루는 '창동사운드 페스타', 뮤지션의 즉흥연주와 창작 실험이 이루어지는 '시나위 & 래그타임', 수요일, 집에 가는 길 콘서트 '··'등 다양한 공연콘텐츠가 시민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쿠킹·패션·포토 클래스도 계속 기획될 예정입니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 플랫폼창동615년 후 모습이 궁금해지는데요. 플랫폼창동61이 서울 시민의 새로운 문화 터전으로 자리 잡기를,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홍대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음악생태계가 새롭게 자리 잡을 수 있는 지속적인 발판이 되기를 바라면서, 5년 후에도, 10년 후에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더해봅니다.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2. 플랫폼창동61 제공

사진1. 서울시 보도자료

사진3. 플랫폼창동61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