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응답하라 1988>, 리메이크와 삽입곡으로 되짚어보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6. 1. 22.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올 겨울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관심으로 응답했던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지난 주 케이블 최고 시청률인 18%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종영 이후에도 ‘응답하라 1988 드라마 콘서트’를 진행하고 감독판 OST 앨범을 발매하면서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만큼 <응답하라 1988> 및 응답하라 시리즈에 있어서 드라마 내에 깔리는 OST와 BGM은 중요한 역할을 하며 드라마 방영 내내 음원차트 상위권에 머무르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소녀’, ‘혜화동’, ‘청춘’, ‘걱정 말아요 그대’,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 ‘보랏빛향기’ 등 리메이크 곡들과 극 중에 깔린 ‘그대에게’, ‘동네’, ‘새들처럼’, ‘나 항상 그대를’ 등과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Right Here Waiting’과 같은 팝송까지. 노래 제목만 들어도 <응답하라 1988>의 장면들이 떠오르지는 않나요? 드라마에 삽입된 곡들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응답하라 1988>를 배웅하고자 합니다.



▲ 사진 1 '이문세'의 '소녀'를 리메이크 한 '오혁'의 '소녀' 앨범 표지


‘오혁’의 ‘소녀’는 단연 <응답하라 1988> 그 자체를 나타내는 대표 리메이크 곡입니다. 원곡인 ‘이문세’의 ‘소녀’와는 또 다른 감성으로 극 중 인물들 간의 멜로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였는데요. 종영한 지금까지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으며 꾸준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소녀’는 ‘정환(류준열)’과 ‘선우(고경표)’의 첫사랑을 표현한 곡으로 시청자들로 하여금 더욱더 이들의 사랑에 몰입하도록 하였습니다.


‘오혁’의 ‘소녀’는 5화에서 ‘정환’이 비오는 밤에 독서실에서 집으로 오지를 않는 ‘덕선(혜리)’를 기다리다 마중을 나가서 ‘덕선’에게 “일찍 다녀.”라고 말하며 우산을 건네는 장면에서 처음 등장하였습니다. 이후 ‘정환’이 ‘덕선’에게 “잘 자라.”라며 설레는 행동을 할 때나 ‘택(박보검)’도 ‘덕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고민을 할 때에도 지속적으로 깔리며 ‘정환’의 첫사랑과 함께 하였습니다. 특히 10화에서 ‘정환’이 ‘택’의 공개고백 이후 고민하는 장면에서 ‘이문세’의 ‘소녀’를 삽입했다가 ‘선우’의 장면으로 전환되는 지점에서 ‘오혁’의 ‘소녀’로 바꾼 장면은 BGM을 제대로 활용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사랑 때문에 고민하는 소년 ‘정환’과 마침내 첫사랑인 ‘보라(류혜영)’에게 응답받은 소년 ‘선우’를 장면과 BGM의 변화를 통해 대조적인 상황을 표현해냈는데요. 극 중 상황과 음악을 적절하게 병치하여 소년들의 소녀에 대한 첫사랑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효과를 내었습니다.


또한 러브라인 이외에도 ‘박보람’의 ‘혜화동(혹은 쌍문동)’은 쌍문동 5인방의 관계를,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김필’의 ‘청춘’은 가족 관계와 쌍문동 골목 사람들의 유대감을 드러내는 리메이크 곡으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 사진 2 쌍문동 골목에서 만나 친구가 된 어린 시절의 쌍문동 5인방


‘혜화동(혹은 쌍문동)’은 그저 시간만으로도 친구를 만들어준 쌍문동 골목에서 변치 않는 우정을 쌓은 5인방을 상징하는 곡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어릴 적 함께 뛰놀던 골목길에서 만나자 하네.”,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가는지”와 같은 가사를 통해 극 중에서 현재진행형인 이들의 우정을 현재 드라마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의 시점에서 계속하여 아련하고 아름답게 바라보도록 만들었습니다. 쌍문동 5인방을 묶어주는 곡인 동시에 보는 시청자들도 옛 친구와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은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적’의 ‘걱정 말아요 그대’, ‘김필’의 ‘청춘’은 가족 에피소드에 주로 깔리며 감정을 고조시켰는데요. 장례식 장면과 엄마 ‘일화’가 잡혀가는 ‘보라’를 막는 장면에 깔려 부모의 감정을 전면에 드러내고 가족극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더불어 이들 리메이크 곡은 88년도만의 감성과 시대적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현재의 감성으로도 재해석하여 정서적인 공감대를 얻는데 큰 공헌을 하였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달아 성공시킨 ‘신원호’ PD는 음악을 잘 활용하는 감독 중 하나로 극의 상황과 삽입한 곡의 가사 내용을 대응시켜 보고 듣는 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앞서 살펴본 리메이크 곡과 더불어 88년도 당시의 여러 히트곡들을 극에 삽입하여 인물들의 상황과 감정을 고조시키고 공감하게 하였는데요.


▲ 사진 3 '정환'의 어깨에 기대는 '덕선'의 모습. 이 장면에서 BGM으로 '동네'가 삽입되었다.


그 중에서도 4화 비오는 날 대문 앞에서 ‘덕선’을 기다리는 ‘정환’을 보여주며 등장한 ‘김현철’의 ‘동네’는 “나에겐 잊혀질 수 없는 한 소녀를 내가 처음 만난 곳”과 같이 ‘정환’의 상황과 일치하는 가사로 <응답하라 1988>의 팬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삽입곡 중 하나였습니다. ‘동네’는 12화에서 ‘정환’과 같이 등교하기 위해 일찍부터 나와서 기다렸다가 함께 버스 뒷자리에 앉는 ‘덕선’의 모습을 보여줄 때 다시 한 번 등장하였는데요. “올해 들어 처음 내린 비”라는 가사가 나오는 타이밍에 ‘정환’의 어깨에 ‘덕선’이 고개를 기대는 모습을 보여주어 설레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 사진 4 '보라'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선우'의 모습


‘선우’와 '보라‘는 ‘이선희’와 관련이 깊은데요. ‘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은 ‘선우’와 ‘보라’ 사이의 관계 진전이 있을 때 등장하였습니다. 외딴 지역에 낙오되어 있다는 ‘보라’의 전화를 받고 ‘선우’는 한걸음에 달려가고 ‘선우’는 ‘보라’에게 “친구 누나가 아니라 남자 대 여자로 콘서트를 같이 가자.”고 말할 때 삽입되었는데요. 이후 ‘이선희’ 콘서트에서 이들은 마음 확인을 하고 본격적인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전에도 ‘선우’와 ‘보라’가 ‘이선희’ 테이프를 듣는 모습을 보여주어 이들의 러브 라인임을 암시하기도 하였는데요. 이선희’의 음악은 ‘선우’와 ‘보라’의 사랑에 가장 큰 매개체로 작동하였습니다.


▲ 사진 5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택'과 '덕선'의 모습


타임워프 후 ‘택’과 ‘덕선’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에서 흐른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도 이들의 상황과 맞는 가사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헤어졌던 순간을 긴 밤이라 생각해” 라는 가사와 함께 ‘택’과 ‘덕선’이 키스를 하며 ‘덕선’의 남편이 ‘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이처럼 삽입곡들은 가장 극적인 순간에 극 중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표현해내는 가사로 장면 연출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었습니다.


또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Right Here Waiting’, ‘You Call It Love', 'Ever Green',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와 같이 추억의 올드 팝도 적재적시에 삽입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조지 벤슨(George Benson)'의 ‘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는 3화 수학여행 가는 장면에서 ‘덕선’이네 반 아이들이 다함께 부르던 곡으로 등장하였습니다. 후렴구의 유명한 가사만 단체로 부르는 모습을 보여주어 공감과 웃음을 자아내면서 극 초반부 몰입에 도움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 사진 6 88년도의 쌍문동 5인방의 모습


<응답하라 1988>에서 음악은 극의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제대로 활용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는데요. <응답하라 1988>에서 보여주려는 첫사랑의 감정, 5인방의 우정, 가족 관계는 물론 공감과 재미까지 얻을 수 있는 탁월한 연출 방식 중 하나였다고 봅니다. 대사와는 다른 방식으로 감정으로 이어가게 하고 장면의 구체적인 의미를 창출하였기 때문입니다. 


88년도에 유행했던 곡들을 리메이크로 재해석하여 내놓기도 하고, 원곡을 그대로 틀기도 하고, 팝송까지 삽입하여 시대에 응답하려는 노력들을 살펴보는 것 또한 응답하라 시리즈를 감상하는 색다른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삽입되었던 곡들을 들을 때마다 시청자들도 <응답하라 1988>에 응답했던 순간을 떠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응답 시리즈는 어느 시대에 ‘응답하라’며 우리를 이끌까요? <응답하라 1988>이 남긴 리메이크와 삽입곡을 들으며 기대해봅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tvN, 사진 1 <응답하라 1988> 공식 홈페이지

- 사진 2~6 tvN <응답하라 1988> 공식 페이스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