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전제작 드라마가 온다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6. 1. 4.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어느새 한 해가 다 가고 2016년이 성큼 다가왔네요. 2016년, 여러분은 어떤 것이 가장 기대되시나요? 새해를 맞이하며 가슴 두근두근한 일들은 참 많겠지만, 저와 같은드덕(드라마 마니아)에게는 ‘2016년 어떤 드라마가 방영될 지’가 가장 큰 관심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알려진 2016년 드라마 라인업은 정말 쟁쟁한데요. 그런 가운데 방영 예정인 여러 드라마의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치즈 인 더 트랩', '태양의 후예', '사임당, the Herstory', ‘화랑’, '함부로 애틋하게' 까지…… 이 드라마들의 특징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사전 제작, 혹은 반 사전 제작되는 드라마라는 점입니다. 이처럼 드라마를 사전 제작하는 이유와 한계점이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월 방영 예정인 tvN의‘치즈 인 더 트랩’은 반 사전 제작 시스템을 적용해 지난9월부터 촬영을 시작했고, 현재 절반 이상의 촬영분이 완성된상태인데요. 지난 12월 22일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한 번 더 짚어볼 수 있었다. 대본도 현장도 시간이 급해지면안 된다.”고 이야기 한 이윤정 PD의 말에서 바로 드라마사전 제작의 이유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진1. ‘치즈 인 더 트랩’ 포스터


드라마가사전 제작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높은 완성도에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 드라마는 대개 촉박하게 촬영을진행해, 일명 ‘생방송 촬영’이라 불리며 열악한 촬영 환경을 조성했는데요. 시간적 여유 없이 제작되는드라마는 종종 방송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여름 인기를 끌었던 SBS 드라마 ‘용팔이’에서는촉박한 촬영으로 인해 영상 편집에서 실수가 있기도 했죠.


이와 같은 열악한 조건은 드라마에 출연하는배우들이나 함께 작업하는 여러 스태프에게도 고된 현실이었습니다. 쪽대본을 받아 들거나 거의 잠을 자지못하는 등 매번 강행군을 이어가며 드라마를 찍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개선과 완성도 높은 웰메이드 드라마의 추구를 위해 드라마를 사전 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진2. ‘태양의 후예’ 대본 리딩 현장


그런데 최근, 드라마 사전제작의 외부적인 요인이 한 가지 더 늘었습니다. 바로 ‘중국 시장’인데요.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제작되는 드라마의 경우 사전 제작이 필수적입니다. 그 이유는 해외 수입드라마에 대한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 이후 국내 드라마가 중국에 진출하려면 사전심의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죠. ‘치즈 인 더 트랩’,‘사임당 the Herstory’, ‘태양의 후예’ 모두 중국으로의 수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태양의 후예'는 중국 심의를 거쳐 한중 동시 방송에 도전하는 첫 드라마이기에 중국 시장을 노리는 국내 드라마 업계에서는 이 드라마의 제작 과정을 의미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하네요.


이렇듯 모든 면에서 좋아 보이는 사전 제작 드라마가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4년 20억 원을 들여한중 합작으로 사전제작 됐지만 방송사 편성에 밀려 결국 2008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비천무', 2009년 방영된 ‘탐나는 도다’, 2010년 방영된 ‘로드 넘버원’과 ‘매리는 외박 중’등 여러 사전제작 드라마가 있었지만, 모두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사전 제작 시스템은 여러 번 시도되었지만, 번번이 좋은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에 따라 사전 제작 시스템이 정착될 수 없었던 것이죠.


▲사진3. MBC드라마 ‘로드 넘버원’


그렇다면이 드라마들은 왜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을까요? 그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사전제작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에 유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즉, 그간 한국드라마는 그때그때 시청자들의 의견을반영하면서 시나리오 일부가 수정되는 등 유동성을 전제로 제작을 해왔는데요. 미리 완성된 드라마를 방영하게 되면 시청자의 피드백을 드라마에 반영할 수가 없는 것이죠.


또한, 사전 제작되는 드라마의 경우 트렌드에 뒤처지거나, 드라마의 배경이 현재와 달라 시청자에게 이질적인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드라마 ‘비천무’와 ‘로드 넘버원’을 들 수 있는데요. ‘비천무’는 무협 장르가 인기였던 2004년에 제작되었지만,유행이 한참 지난 2008년에 방영됨으로써 시청자의 관심을 끌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은 드라마의 배경이 한국전쟁 당시의겨울이었지만, 드라마가 한여름에 방영되면서 시청자들에게 동떨어진 듯한 느낌을 주었던 것이죠.



앞에서나온 사전제작 드라마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사전제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가장 중요한 드라마의 질과 배우들의 완성도 높은 연기를 위해서일 텐데요. 그렇다면 사전 제작의 장점을 살리면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는, 한국에 맞는 드라마 제작 시스템은 과연 무엇일까요?


▲사진4. SBS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


가장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는 것은 실제 촬영 전 대본을 완성해 놓는 반(半)사전제작 시스템입니다. 실제로 ‘괜찮아 사랑이야’, ‘실종느와르 M’, ‘나쁜 녀석들’, ‘송곳’ 등의 드라마는 완성도 향상을 위해 대본을 완성해 놓은 뒤 실제 촬영에 들어갔는데요. 그리고 2016년에 방영될 ‘치즈인 더 트랩’, ‘시그널’, ‘동네의 영웅’ 등의 드라마 또한 반 사전 제작을 하고 있습니다.


반사전 제작의 특징은 사전제작이 가지는 시간적 여유와 높은 완성도, 그리고 열악한 제작 환경 개선의 장점을가지는 것과 함께 시청자의 반응을 살펴 시청자의 피드백을 드라마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전제작이 가지고 있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최근 반 사전 제작 드라마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기도 합니다.


물론 반 사전 제작이 한국 드라마에 맞는 완벽한 시스템인지는 아직 시간을 두고 더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쪽대본’, ‘생방송 촬영’이라는 고질병과 함께 키운 드라마 강국. 그런 한국 드라마 제작 환경에 맞는 시스템이 과연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드라마 콘텐츠의 질을 높이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는 더 많은 고민과 시도의 과정을 거쳐 찾아내야 할 듯싶습니다.


 

©사진출처

표지,사진4. SBS 공식 홈페이지

사진1. tvN 치즈인더트랩 공식 홈페이지

사진2. KBS 공식 홈페이지

사진3. MBC 공식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