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을 기념해 재개봉한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연일 화제입니다. 그동안 재개봉 영화는 보통 고전 영화를 복원하거나 리마스터링 해 비수기에 영화를 추억하는 몇몇 관객들이 찾곤 했는데요. 이번 11월 초 재개봉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이터널 선샤인>은 2005년 국내 개봉 이후 10년만인 올해 첫 개봉 당시 관객 수를 뛰어넘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재개봉 영화 사상 최초의 기록답게 최근 재개봉 영화에 대한 관심 자체도 높아졌는데요. <이터널 선샤인>만큼이나 우리를 웃고 울게 한 명작들이 12월에도 찾아올 예정이라고 합니다. 추운 겨울 다시 만나는 반가운 재개봉 영화들, 상상발전소에서 만나보았습니다.



▲ 사진 1 영화 <렛 미 인> 포스터


북유럽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웨덴 영화 <렛 미 인>은 지난 12월 3일 전국 CGV 47개 상영관에서 개봉해 13일간 상영되었는데요. 2008년 개봉한 <렛 미 인>은 제12회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를 비롯한 많은 영화제에서 수상했을 뿐 아니라 영화 비평 위주 평점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에서 신선도 98%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이미 작품성이 보증된 영화라는 점, 그리고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북유럽 영화가 무척 드물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재개봉 소식이 반가운 영화이기도 합니다.


▲ 사진 2 영화 <렛 미 인>의 한 장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렛 미 인>은 인간 소년과 뱀파이어 소녀의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흔히 뱀파이어와 인간이라 하면 우리에게는 영화 <트와일라잇>같은 판타지 로맨스가 익숙한 데 반해 <렛 미 인>은 공포물과 서정적인 로맨스를 혼합한 작품이라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외로운 12살 소년 ‘오스칼(카레 헤레브란트)’의 마을에 뱀파이어 소녀 ‘이엘리(리나 레안데르손)’가 이사를 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흡혈해야 하는 이엘리가 오스칼을 단 한 명의 친구이자 사랑으로 받아들이는 모습과 이엘리가 흡혈을 위해 살인을 하는 모습이 대비를 이루면서 영화는 기이하면서도 애틋한 느낌을 줍니다.


눈으로 하얗게 덮인 마을 속 두 사람의 순수한 사랑과 생존을 위해 거행되는 핏빛 살인의 반전되는 이미지가 관객들에게 <렛 미 인>을 여운 가득한 영화로 기억하게 하는 것이죠. 이 때문에 마치 ‘겨울’처럼 포근하면서도 오싹한 영화 <렛 미 인>이 ‘이달 가장 보고 싶은 재개봉 영화'로 선정되어 12월 우리를 다시 찾아올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 사진 3 영화 <러브 레터>의 명장면. 설원 위의 “오겡끼데스까?”


‘겨울’하면 생각나는 영화 <러브 레터>도 12월에 다시 만나볼 수 있는데요. <러브 레터>는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여자 히로코와 그 남자와 이름이 같았던 여자 이츠키, 두 여자가 첫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우리에게 ‘오겡끼데스까?(잘 지내나요?)’라는 명대사로 잘 알려진 영화이기도 하죠. 특히 극 중 히로코와 이츠키, 두 역할을 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홀로 연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러브 레터>가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둔 만큼 <러브 레터>의 감독, 이와이 슌지 특유의 아름다운 영상미와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 사진 4 <러브 레터>의 포스터를 활용한 이와이 슌지 기획전 포스터


메가박스 아트나인에서는 지난 10일부터 오는 20일까지 11일간 이와이 슌지 감독의 모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와이 슌지 기획전- 당신이 기억하는 첫 설렘>이 열리는데요. 그의 대표작 <러브레터>는 물론 배우 아오이 유우가 주인공을 맡은 <하나와 앨리스> 등 많은 작품이 이 기획전에서 재개봉됩니다. 이번 기획전에서는 첫사랑, 청춘, 우정 등을 그린 그의 밝은 작품은 물론 죽음, 왕따 등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그려낸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피크닉>, <언두> 같은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중 후자는 특히 국내 영화관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작품이 많아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기획전 기간 중 이와이 슌지 감독이 직접 내한해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획전에서 몇몇 영화는 그 인기로 인해 매진 행렬을 이루었는데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작인 <러브 레터>는 오는 2016년 1월에도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고 하니 이번 기획전을 놓친 이들은 다가올 1월에 영화관을 찾아도 좋을 듯합니다.



‘12월’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크리스마스입니다. 이 때문에 12월에는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영화도 많이 생각나는데요. 매년 크리스마스에 수도 없이 돌려봤을 <나 홀로 집에>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크리스마스에는 영화 <러브 액츄얼리>를 떠올리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 봅니다.

▲ 사진 5 영화 <러브 액츄얼리> 포스터


<러브 액츄얼리>는 런던의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옴니버스 영화인데요. 여기서 옴니버스란 서로 독립적이고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하나의 주제로 묶여 있는 구성을 이야기합니다. <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벌어지는 여러 커플의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19명의 남녀 주인공들이 풀어나가는 흥미로운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휴 그랜트, 콜린 퍼스, 리암 니슨, 키이라 나이틀리 등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라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또한, 누구나 한 번쯤 봤을 법한 프러포즈의 정석, 스케치북 고백 장면이나 <All You Need Is Love>라는 익숙한 OST로 반가움을 선물하는 영화이기도 하죠. 


▲ 사진 6 영화 <러브 액츄얼리> 속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 장면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로맨스 영화인만큼 <러브 액츄얼리>는 12월 17일,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재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연인을 비롯한 많은 관객이 하루빨리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러브 액츄얼리>가 <이터널 선샤인>에 이은 새로운 재개봉 흥행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랑은 어디에나 있다는 영화의 메시지처럼 올 12월 <러브 액츄얼리>와 함께하는 많은 이들에게도 사랑이 가득할 것 같네요.



2015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에는 스페인 영화 <그녀에게>가 12년 만에 재개봉합니다. <그녀에게>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2002년 작품으로 아카데미 오리지널 각본상과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작품인데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쿠쿠루쿠쿠 팔로마 (Cucurrucucu Paloma)>라는 음악으로 이 영화를 기억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라 봅니다.


▲ 진 7 영화 <그녀에게>의 한 장면


<그녀에게>는 각기 다른 사고로 코마 상태에 빠진 연인들의 곁을 지키는 두 남자, 마르코(다리오 그란디네티)와 베니그노(하비에르 카마라)를 통해 조금은 다른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투우사인 여자친구 리디아(로자리오 플로레스)가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 자신에게 헤어짐을 말하려했다는 사실을 알고 고뇌하는 마르코와, 수년간 짝사랑했던 혼수상태의 알리샤(레오노르 와틀링)에게 헌신을 다하는 베니그노의 모습이 대비되어 나타나는데요. 영화는 극 중 마르코와 베니그노의 사랑을 통해 사랑이란 과연 두 사람 간의 교감인지, 일방적인 헌신인지에 관한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 사진 8 영화 <그녀에게> 포스터


이렇게 영화가 보여준 사랑에 관한 깊이 있는 물음 때문인지 <그녀에게>는 영화감독 장진, 배우 전도연 등 영화인들이 추천하는 영화로 수차례 언급되기도 했는데요. 가수 윤상의 <어떤 사람 A> 뮤직비디오에 영화 속 장면이 등장하는 등 많은 이들의 극찬으로 <그녀에게> 의 재개봉에 대한 기대감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이타적인 사랑과 이기적인 사랑, 그리고 사랑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영화인만큼 쓸쓸한 연말·연초 많은 이들이 찾지 않을까 합니다.



▲ 사진 9 지난 11월 재개봉해 재개봉 영화에 관한 관심을 이끌어낸 <이터널 선샤인>


이번 12월 극장가 속 재개봉 영화를 살펴보면 아쉬운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연말 분위기 때문인지 사랑을 주제로 한 로맨스 영화가 주를 이룬다는 점이 우선 무엇보다 아쉬운 부분입니다. 더군다나 최근 극장가에 블록버스터, 수사물, SF영화 등은 넘쳐나지만 신작 로맨스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계속되는 로맨스 영화 재개봉이 곧 새로운 로맨스 영화의 부재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한, 재개봉 영화 속 한국 영화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쉬운 점 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재개봉 영화가 주는 이점과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듯합니다. 우선 관객의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크린을 통해 예전의 감동을 다시 느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일 테죠. 또한, 이미 많은 사람이 관람해 작품성을 인정받아 온 콘텐츠이기에 재개봉한 영화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호평받을 확률이 높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나아가 재개봉 영화는 잘 만든 콘텐츠 하나가 시간과 세대를 초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이터널 선샤인>의 큰 흥행이 이루어지기 훨씬 전부터 많은 영화가 재개봉을 통해 스크린에서 관객들을 만나왔습니다. 재개봉 영화에 대한 주목이 지나친 상업적 이용이나 새로운 콘텐츠의 부재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앞으로도 계속될 명작들의 재방문을 기다려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사진 네이버 영화

사진 1-3,5-9 네이버 영화

사진 4 메가박스 아트나인 공식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