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 그 때 그 시절로 <응답하라 1988>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 12. 15. 10: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입니다.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달리기 때문에 지나온 시간으로 다시 되돌아갈 방법은 아직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타임머신’에 열광합니다. 혹은 돌아갈 수 없는 그 시간으로 잠시 돌아간 듯한 기분, 즉 ‘추억’에 열광하곤 하죠.


그동안 우리를 1997년, 1994년으로 데려다주었던 타임머신, ‘응답하라’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이번 <응답하라 1988>은 1988년을 배경으로 쌍문동 5인방과 그들의 가족이 등장해 우리에게 추억을 선물합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지금의 우리와 같은 청춘이었던 그 시절, 1980년대이기에 <응답하라 1988>은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드라마로 사랑받고 있는데요. 이번 <응답하라 1988>은 지난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교해 어떤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는지 상상발전소에서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사진 1 <응답하라 1988>에서도 덕선-정환-택의 삼각관계로 이어지는 남편 찾기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는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가 극의 주된 내용이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태웅(송종호)-윤제(서인국) 형제가 여주인공인 시원(정은지)을 동시에 좋아하면서 형제가 사랑의 라이벌로 등장했었죠. 이어진 <응답하라 1994>에서는 남편 이름을 ‘김재준’으로 미리 공개해놓고 남편 후보가 될 수 있는 캐릭터들의 이름을 쓰레기(정우), 칠봉이(유연석) 같은 별명으로 부르면서 더 어려운 남편 찾기를 선보였습니다. 이번 <응답하라 1988>에서 역시 여주인공의 남편 찾기는 계속되는데요. 쌍문동에서 함께 자라온 덕선(혜리)-정환(류준열)-택(박보검) 세 친구를 중심으로 사랑과 우정 사이 아슬아슬한 삼각관계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  사진 2 <응답하라 1988> 가족 관계도


그러나 이번 <응답하라 1988> 속 좀 더 주목해 볼 키워드는 바로 ‘가족’입니다. <응답하라 1988>은 다른 응답하라 시리즈와는 다르게 ‘코믹 가족극’이라는 타이틀을 걸고 나왔는데요. 실제로 <응답하라 1988>의 제작진은 1980년대 큰 인기를 끈 MBC 드라마 <한 지붕 세 가족>과 같은 분위기의 작품을 그려내겠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죠. 이 때문인지 이번 <응답하라 1988>은 가족과 이웃을 함께 그리는 에피소드가 매화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동네에서 가장 어린 진주(김설)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동네 어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모습, 저녁 반찬을 주고받으며 텅 빈 밥상이 풍성한 한 상으로 변해가는 모습 등 <응답하라 1988> 속 따뜻한 가족들의 모습은 2015년 우리의 마음마저 훈훈하게 합니다.



▲ 사진 3 ‘아이고~ 김 사장’을 다시 유행시킨 김성균


응답하라 시리즈 하면 개성 넘치는 캐릭터 역시 빼놓을 수 없죠.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역시 주인공의 부모님으로 등장하게 된 성동일과 이일화, 두 사람은 이제 응답하라 시리즈의 마스코트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이번 <응답하라 1988>에서는 또 한 명의 반가운 얼굴이 등장하는데요. 바로 지난 <응답하라 1994>에서 ‘삼천포’로 등장했던 배우 김성균이 정환(류준열)의 아버지 역할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김성균이 극 중 자주 쓰는 예전 개그코너 유행어들도 SNS상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또한, 지난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여주인공의 형제나 자매가 죽음을 맞이했었습니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주인공 시원이 언니를 잃었고, <응답하라 1994>에서는 주인공 나정(고아라)이 오빠를 잃었죠. 이 때문에 이전 응답하라 시리즈의 여주인공은 집안에서 ‘외동딸’처럼 그려지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응답하라 1988>에서는 주인공 덕선의 언니인 보라(류혜영)와 남동생 노을(최성원)이 등장하면서 전작과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1화에서는 첫째 보라와 막내 노을 사이 ‘찬밥신세’인 둘째 덕선의 서러움을 그려내면서 대한민국 수많은 둘째의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죠. 특히 덕선의 언니인 보라는 덕선의 첫사랑인 선우(고경표)와 연인관계로 발전하면서 주인공인 덕선만큼이나 많은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사진 4 덕선의 언니인 보라와 덕선의 첫사랑인 선우, 두 사람의 러브라인도 큰 화제다


▲ 사진 5 감초 캐릭터인 진주와 정봉


이렇게 전작에 등장했던 배우의 재등장, 주인공 가족관계의 변화 이외에도 이번 <응답하라 1988>은 감초 캐릭터의 활약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는 특징도 보입니다. 쌍문동 5인방 중 타고난 춤꾼이자 고민 상담소로 활약하고 있는 동룡(이동휘) 뿐만 아니라 1988년 판 ‘오타쿠’인 정환의 형 정봉(안재홍), 그리고 쌍문동 최고의 귀염둥이인 진주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의 다채로운 사연이 담긴 <응답하라 1988>에 시청자들이 열광는 것도 어쩌면 당연해 보입니다.



▲ 사진 6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로 공연 중인 정환, 동룡, 선우


응답하라 시리즈의 큰 매력 중 하나는 세심한 고증을 통해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응답하라 1988> 역시 다양한 소품들로 1980년대를 꼼꼼히 그려냈습니다. 극 중 등장하는 과자 포장지나 음료수 캔, 라면 봉지, 자동차 광고 등은 우리에게 익숙한 제품이면서도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어 독특한 느낌을 선물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상은의 <담다디>,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와 같은 그 시절의 음악과 ‘웬열’, ‘캡’같은 그 시절의 유행어도 1988년을 추억하는 매개체로 등장하고 있죠.


▲ 사진 7 이창호 9단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 최택


특히 <응답하라 1988>에서는 실존 인물과 관련한 재미있는 고증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먼저 바둑의 신 이창호 9단을 모티브로 한 인물 택(박보검)과 관련한 고증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둘은 바둑천재라는 점은 물론 과묵한 성격, 무표정한 얼굴, 왼손잡이라는 기본적인 설정부터 비슷한데요. 극 중 택이 세계 바둑 최강전에서 중국기사와 일본기사를 따돌리고 5연승을 거둔 에피소드에 등장한 기보(바둑을 둔 내용 기록)가 실제 이창호 9단의 기보와 똑같아 ‘응답하라’만의 섬세한 고증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되기도 했죠. 


또한, 주인공 덕선의 성인 역할을 배우 이미연이 연기하면서 또 하나의 재미있는 고증이 등장하는데요. 1988년 드라마 <사랑의 기쁨>으로 데뷔한 배우 이미연은 성인이 된 덕선의 역할을 연기하는 동시에 1980년대라는 드라마 배경 속에 ‘배우 이미연’ 자신으로도 녹아있습니다. 극 중 덕선의 동생 노을이 이미연의 광고를 보고 감탄한다거나 정환이 좋아하는 여배우가 이미연이라는 점, 그리고 이미연의 예전 초콜릿 광고가 등장하는 등 <응답하라 1988>에서만 볼 수 있는 재미있는 고증에도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습니다.


▲ 사진 8 쌍문동 5인방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랑받고 있는 <응답하라 1988>. 그 매력 포인트를 스토리, 캐릭터, 시대 흐름이라는 키워드에 맞춰 짚어보았는데요. 이 밖에도 이웃 간의 정, 남녀 가리지 않는 친구들 간의 의리,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서로 이해하고 감싸는 모습 등 <응답하라 1988>에서 그리는 그 시절의 모습이 약간은 삭막해진 2015년 속 우리에게는 그리움이자 이상처럼 다가오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내년 1월까지 이어질 <응답하라 1988>만의 따뜻한 이야기, 쭉 기대해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사진 tvN

사진 1-8 tvN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