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력? 잘 놀아야 생기죠”

이수진 ‘야놀자’ 대표 등 전문가 10인 2015 문화예술 10대 트렌드 강연


조영실 | 위클리 공감 기자 


사진1. 야놀자 홈페이지 메인화면 캡처


“대한민국은 왜 창의력이 부족할까요? 잘 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이름이 말해주듯 이수진 ‘야놀자’ 대표는 연신 잘 놀아야 함을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산업이 전 세계 산업을 지배하는 시대에는 물질적인 것이 아닌 창의력이 혁신의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창의력은 잘 노는 데서 나온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문화예술 변화와 현상 공유

정책적 시사점 모색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주최한 ‘2015년 미래문화포럼’이 11월 6일 대한민국역사문화박물관에서 열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매년 발표하는 ‘문화예술 10대 트렌드’를 주제로 열리는 미래문화포럼은 관련 분야의 현장 전문가를 초청해 문화예술의 변화와 새로운 현상을 공유하고 정책적 시사점을 모색하는 행사다. ‘야놀자’의 이수진 대표는 2부 강연의 연사로 참여해 ‘잘 놀고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야놀자는 숙박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앱으로 지난해 매출 200억 원, 누적 가입자 280만 명을 달성했다. 본래 위치정보를 이용해 가까운 모텔을 알려주는 것으로 유명해졌지만 최근에는 여행·파티정보 제공, 숙박 프랜차이즈 운영, 창업 지원 등 다양한 놀이문화 서비스를 운영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문화예술 10대 트렌드로 ▶나의 공동체 찾기, 선택적 공유문화 확산 ▶3040세대 90년대 정서를 소환하다 ▶연예인, TV 속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다 ▶여가, 권리이자 의무로 자리잡기 시작 등을 선정했다. 이날 포럼에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혜인 부연구위원, 프로듀서그룹 도트 박지선 대표, 인하대 예술체육학부 박수정 교수, 일상예술창작센터 김영등 대표 등이 참석해 예술계와 여가문화, 문화 주체 변화에 대해 강연하고 참석자들과 토론했다.


2015년 문화예술 10대 트렌드

1. 우리와 그들의 경계가 민감해지다

2. 나의 공동체 찾기, 선택적 공유문화 확산

3. 3040세대 90년대 정서를 소환하다

4. 예술시장 침체 회복을 위한 쉽지 않은 안간힘

5. 청소년 삶의 질, 어른들의 몫이다

6. 연예인, TV 속 주인공의 자리를 내어주다

7. 안전한가요? 문화예술시설의 안전성의 이슈화

8. 여가, 권리이자 의무로 자리 잡기 시작

9. 융합형 인재를 찾습니다

10. 지역문화진흥, 다음 단계로 넘어가다



[인터뷰] 놀이문화 기업 ‘야놀자’ 이수진 대표



노는 것이 곧 소통

인생 방향성도 키울 수 있어



다운시프트족(급여가 적어도 여가시간이 많은 직업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등 여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늘고 있는 반면, 정작 놀거리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먹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고 여름, 겨울 스포츠를 모두 즐길 수 있다. 산과 바다도 각 지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여행할 곳이 많고 지역 문화도 그만큼 다양하다. 문제는 사람들이 어디에 어떤 즐길거리가 있는지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공부해라’, ‘절약해라’ 등을 강조한 교육이 노는 것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줘 우리 사회의 주요 문화로 자리 잡지 못한 탓이다.”



강연에서 마라톤을 예로 들며 ‘좋은 여가활동이란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것, 일상과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것’이라 했다. 논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

“사내 마라톤 동호회에 참가한 한 직원이 ‘인생이 42.195km의 마라톤이라면, 나는 지금 12.23km 지점을 달리고 있다’고 하더라. 놀면서 자기가 살아가야 할 방향성을 잡게 된 거다.

우리 회사에서는 컬러마라톤, 커플마라톤 등 다양한 마라톤을 즐긴다. 운동을 싫어하는 직원들도 참여하고 싶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 같은 아이디어는 직원들이 업무일지를 통해 제안하고, 업무일지는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공유한다. 놀면서 창의력을 개발하고 그 창의력이 더 잘 놀고,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잘 놀다 보니 모텔광고 회사가 놀이문화 전문 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이제는 창의력을 활용해 혁신을 꾀하는 시대다. 창의력은 노는 만큼 나온다.”


숙박업소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놀이공간을 조성하는 사업도 하고 있는데.

“모텔은 여행자들이나 지방 출장자, 연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값싼 숙박업소인데도 러브호텔의 이미지가 강한 게 문제였다. 우리는 가구 디자이너와 함께 기존의 어둠침침한 모텔을 리모델링해 누구나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신개념 모텔인 ‘코텔’을 개발했다. 코텔은 주차장의 가림막, 성인방송 채널을 없앴고 피임용품도 원하는 사람에게만 제공한다. 여행자들이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다이닝룸과 예술품을 관람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공간도 꾸렸다. 친구나 연인에게는 새로운 놀이공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전국의 여행지를 소개하는 ‘야놀자 트래블’ 앱을 활용해 여행자들끼리 여행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인터넷 여행대학을 운영하는 대학생, 트랙터를 몰고 지방을 여행하는 작가, 어머니와 세계일주를 한 청년 등과 함께 독특하고 재미있는 여행지를 발굴하고 그 경험을 소비자들과 공유할 생각이다.”


잘 쓴다는 것은 뭔가.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변할까.

“중요한 건 자신의 결핍을 아는 것이다. 나는 대학 시절 한 달에 10만 원으로 생활하면서 창업 관련 서적을 사는 데 돈을 다 썼다. 열심히 일해도 평생 결핍을 느낄 수밖에 없는 지금 시대에는 자기 자신의 결핍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고민한 뒤 목적을 갖고 소비하는 게 중요하다.

현재 20, 30대는 어린 시절에는 ‘공부해서 성공해라’, ‘돈 아껴 써라’라는 말을 듣고 자랐지만 성인이 된 뒤에는 모바일의 등장으로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습득하면서 두 가치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5년, 10년 뒤면 완전히 후자가 지배하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면 교육 환경도 달라지고 산업 규제도 보완돼야 한다. 외국인만 받아야 하는 도심형 민박업에 대한 규제나 모바일 결제 관련 규제 등이 보완돼 전 국민이 더 잘 노는 놀이문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



※ 해당 기사는 11월 16일 발행된 위클리공감 인터뷰 기사를 발췌하였습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