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밑으로 내려간 배우들 – 배우 출신 연출가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10.12 15: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무대 위에서 반짝이는 배우들. 한 명 한 명의 연기가 모여 하나의 상황이 되고, 상황의 연속이 모여 작품이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무대 밑에서 지휘하는 것이 바로 연출가입니다. 그런데 최근, 무대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 우뚝 선 배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배우에서 연출가로 변신한 그들은 누구일까요?



▲ 사진 1 오만석이 연출한 연극 <트루웨스트>


서로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온 형제의 갈등을 그린 <트루웨스트>. 극작가 샘 셰퍼드 원작으로 각색된 이 작품은 지난 7월 인터파크 연극 예매 순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는데요. 11월 초까지 상연 예정인 이 작품의 지휘봉을 잡은 사람은 바로 실력파 배우 오만석입니다. 2010년 같은 작품의 ‘리’ 역을 맡아 무대 위의 열정을 보여주었던 그가 이번에는 무대 아래에서 모든 인물을 지휘하게 된 것인데요.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심리전은 더욱 섬세해지고, 눈을 뗄 수 없는 열기가 100분 간 관객을 휘어잡습니다. 


▲ 사진 2 박희순이 첫 연출을 맡은 창작극 <무한동력>


<용의자>, <실종느와르M> 등에서 열연을 펼친 배우 박희순도 연출가로 돌아왔습니다.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무한동력>이 9월 막을 올렸는데요. 수많은 좌절 앞에서 희망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연출가 박희순은 그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갑니다. 우리 주위에서도 볼 수 있는 유쾌하고 일상적인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무한동력으로 대변되는 꿈꾸고자 하는 젊은 청춘을 따뜻하게 어루만집니다.


연출가로 변신을 시도한 배우는 그들이 끝이 아닙니다. 조재현도 <에쿠우스> 등의 작품으로 관객과 호흡한 적이 있고, 김민교는 연극 <발칙한 로맨스>를 직접 집필 · 연출한 적이 있습니다. <발칙한 로맨스>의 제작에 참여했던 김수로 역시 ‘김수로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같은 작품을 연출하기도 했는데요. 김수로 프로젝트의 경우, 9월 상연을 시작한 <고래고래>를 포함해 벌써 13탄째 이어져 오고 있는 장수 프로젝트이기도 합니다. 또한,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 중의 하나인 <난타> 역시 배우 활동과 프로듀서로서의 활동 모두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 송승환 연출의 작품입니다.



▲ 사진 3 <트루웨스트>의 연출을 맡은 오만석


오만석은 자신이 연출하는 연극에 본인은 출연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한 역할로서 무대 위에 서는 순간 객관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그 대신 무대 위의 모든 역할에 이입하고, 그것을 무대 아래에서 객관적으로 총괄하면서 모든 부분을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의도대로 만들어 갑니다.


하나의 캐릭터를 장악하던 그들은 극 전체를 장악하여 구성해 나가는 연출에 매력을 느끼게 되고, 도전합니다. 단순히 배우의 영역 확장이 아닌, 온전히 연출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서 작품을 마주하는데요. 무대라는 공간에서 함께 호흡하는 배우와 연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최고의 작품을 만든다는 목표가 같을 뿐 역할은 매우 다릅니다. 하지만 무대 위에서의 경험이 아래로 내려온 그들에게 준 선물도 있었는데요.


▲ 사진 4 연출 · 제작자로서의 입지를 다져나가는 김수로


연출이 동작과 대사에 담긴 모든 실질적 방법을 배우에게 지시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배우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을 잘 이끌어나가는 것은 연기에 대한 안목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설사 본인이 연기를 행하지 않더라도, 무대와 배우가 보여주는 느낌을 스스로 구현하고 더 섬세하게 그들을 지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인데요. 배우 출신인 연출가들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이 여기에 있습니다. 무대 위에서 아래를 바라보고 더 깊은 연기를 행하기 위해 고민한 적이 있는 만큼, 극을 더 섬세하게 들여다보고 표현해낼 수 있습니다. 무대 위와 아래를 모두 더욱 생생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들에게 있어 ‘배우 출신 연출가’라는 말은 어쩌면 하나의 꼬리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이름이 갖는 그만의 장점으로, 그들은 더 좋은 결과물과 열정 넘치는 연출을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더 다양한 고민을 거친 작품들이 우리 앞에 놓일 수 있습니다.


화려하게 빛나는 무대에서 내려가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반짝이는 땀을 닦는 그들. 한 사람의 눈으로 서서 세상과 호흡하는 것을 넘어 무대라는 하나의 세계를 지휘해나가는 그들의 삶 역시, 아주 매력적으로 반짝이는 하나의 무대입니다.


Ⓒ 사진 출처

표지 ‘아시아브릿지콘텐츠’ 홈페이지

사진 1 <트루웨스트> 공식 페이스북

사진 2 <무한동력> 공식 페이스북

사진 3 ‘더 퀸’ 홈페이지

사진 4 ‘SM C&C’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