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스무 살>의 소현경 작가, 그녀의 작품세계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 10. 7. 15: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최지우가 오랜만에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선택해 화제가 된 드라마 <두 번째 스무 살>이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이 드라마를 두고 삼박자가 고루 갖추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그 삼박자는 배우, 연출, 그리고 대본을 말합니다. 대본을 쓴 작가는 바로 믿고 보는 소현경 작가. 오늘은 그녀의 작품들에 대해 되짚어보고 소현경 드라마만의 특징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 사진 1 <검사 프린세스>의 주인공 마혜리(김소연 분)


소현경 작가의 작품에는 유독 여성 주인공이 많습니다. '착한 드라마'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찬란한 유산>의 주인공인 꿋꿋한 캔디 고은성(한효주 분)부터 <검사 프린세스>의 사랑스러운 검사 마혜리(김소연 분), 그리고 기구한 인생을 살아낸 <내 딸 서영이>의 이서영(이보영 분)까지. 그들은 모두 각자의 성격, 각자의 색채를 가지고 다가오는데요. 


하지만 그들은 모두 남성 주인공의 보조적인 역할보다는 그 자체로 자신의 행보 위에서 어떤 행동을 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검사 프린세스>의 주인공 마혜리는 서인우(박시후 분)의 복수를 위해 이용되는 인물이지만, 그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끊임없이 행동합니다. 주인공을 남자로 설정했던 작품 <투윅스>에서도 박재경(김소연 분), 서인혜(박하선)을 비롯한 여성 등장인물들이 행동하는 열쇠가 되어 입체감 있게 그려졌는데요. 남자 주인공의 행동에 민폐가 되느냐 되지 않느냐가 존재가치의 척도가 되던 많은 드라마에서와 달리 소현경 드라마 속 여성 인물들은 그 자체로 스스로 이야기를 구축하고, 시청자들을 끌고 갑니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두 번째 스무 살>의 주인공 역시 엄마이자 한 여자인 하노라(최지우 분)입니다. 어머니, 아내로 살아가던 한 여자는 대학 입학과 함께 본인의 인생과 마주하기 시작합니다. 소현경 작품에서 보이던 여성의 행보를 생각할 때,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 주인공 하노라의 역할은 더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객관적 사실만 놓고 보면 언뜻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행동을 하는 인물들. 하지만 소현경은 시청자들이 그들의 처지에서 생각하고,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할 수 있게 합니다. 즉, 어떤 캐릭터든 그에게 설득력을 부여하는 것이지요.


▲ 사진 2 <내 딸 서영이>의 주인공 서영(이보영 분)


<내 딸 서영이>의 주인공 이서영은 유학을 핑계로 가족들로부터 잠적한 채 결혼을 올리게 됩니다. 시댁에는 아버지가 죽고 동생과는 연락이 끊겼다고 거짓말까지 하는데요. 이러한 사실만 두고 본다면 크나큰 패륜을 저지른 딸로 보아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렇듯 자칫 막장으로 비칠 수 있는 사실 앞에서 작가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갑니다. 하지만 줄타기 장인의 실력이 어디 가나요, <내 딸 서영이>는 이해받지 못할 자극적 막장이 아니라 인간의 미묘한 심리와 가족애를 누구보다 잘 표현한 웰메이드 드라마로 불리게 됩니다. 사람들은 더 자극적인 방향으로 치닫는 드라마를 제삼자의 눈으로 지켜보기보다,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서영의 편이 되어 그녀에게 이입하게 됩니다. 이서영이 아버지에게 가지고 있었던 분노와 자신의 환경에 대한 회의 등 상황 속에서의 심리가 매우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는데요.




▲ 사진 3 <찬란한 유산>에서 악역의 위치에 있었던 승미(문채원 분)


이러한 구현 방식은 주인공이 아닌 보조인물 혹은 악역에도 적용됩니다. 상황을 극단적으로 답답하게 꼬기보다는, 극단적인 상황도 이해받을 수 있게 부드럽게 펼쳐나가는 것인데요. <찬란한 유산>에서 남자 주인공 환(이승기 분)을 짝사랑하던 승미(문채원 분)의 경우도 자칫하면 고루한 악역이 될 수 있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현경 드라마는 그들의 행동에도 이유를 부여합니다. 그 이유는 변명을 위한 명분보다는 각자가 느끼는 감정, 마음입니다. 기존에 설정된 선과 악의 기준보다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마음을 더 드러내고 이입하게 하여 그들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입니다.


비난받기 위해 만들어진 '악역을 위한 악역'을 없앤 소현경의 드라마는 착한 드라마라는 타이틀을 얻습니다. 하지만 악역을 없애되, 악역만 사랑받지 않게 하는 것 또한 그녀의 작품세계가 가진 능력이지요.


인간적인 공감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온 소현경 작가의 드라마. 많은 작품이 그녀의 펜 끝에서 탄생해 가슴속 깊이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좋은 배우, 연출과 함께 그녀가 펼쳐 갈 새 도전, <두 번째 스무 살> 또한 기대합니다.


Ⓒ 사진 출처

표지 tvN 홈페이지

사진 1 SBS 홈페이지

사진 2 KBS 홈페이지

사진 3 SBS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