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키튼", "20세기 소년", "몬스터"의 스토리 작가인 나가사키 다카시씨(長崎尙志)가 방한하여 한국방송회관에서 강연회를 열었습니다.

"일밤", "느낌표", "내조의 여왕" 연출가인 김민석 PD, "이끼"를 그린 만화가 윤태호 작가와 대담을 나누었는데. 이를 통해 제가 알고 싶은 우라사와 나오키 + 나가사키 다카시 만화들의 숨은 호기심을 풀 수 있어서 반가운 자리였습니다.

 나가사키 다카시는 일본대지진 사태에 한국인이 보여준 응원에 감동받았다며 인사말을 꺼냈습니다. 7년 전에도 방한했었는데 그때보다 한국이 더 깨끗해지고 영어간판이 많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김민석 PD,  윤태호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Q.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쓰셨는데 그런 스토리는 어떤 걸까요?

A. 보통 알기 쉬운 게 좋다고 이야기들 하는데 따지고 보면 재미있는 스토리는 복잡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복잡한 것을 쉽게 잘 전달하여야 감동을 주는 것이지, 뻔하고 쉬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재미가 없습니다.

 

Q. 많은 작품들 중에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신다면 어떤 건가요?

A. 모두 소중하지만 첫 작품인 '마스터 키튼'이 기억에 남습니다. 원래 저는 작가가 아니라 기획자였는데 '마스터 키튼'을 의뢰했더니 작가가 엉뚱한 것을 써왔더군요. 그래서 아예 제가 스스로 적게 되었습니다. 데뷔작이고 이 작품 덕분에 해외에서 처음 자료를 수집하고 했던 것이 인상에 남네요.

 

Q. 작품을 취재할 때 우라사와 나오키씨도 함께 취재를 가나요? 각종 해외 취재를 하다보면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 어찌 조달하셨는지요?

A. 당시 우라사와 나오키씨는 출판사 사원 소속이었습니다. 그래서 당당히 출장비를 청구해서 갔죠. 둘이서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사진을 찍었습니다. 체코의 경우는 개인적으로 역사적인 스토리를 연구해두어서 이를 바탕으로 조사했고, 거기에 스토리를 끼워 맞추어 몬스터를 스토리로 집필할 수 있었습니다.

 


Q. 우라사와 나오키씨와는 어떤 식으로 일을 하나요?

A. 우라사와 나오키씨는 복잡한 것을 알기 쉽게 그려내는 재능이 있습니다. 저는 시나리오를 쓰고 그걸 제가 완전히 이해할 정도로 암기하여 우라사와 나오키씨에게 말해줍니다. 그걸 우라사와 나오키씨가 완전히 납득할 때까지 흡수하여 그림으로 큰 플롯을 탄생시킵니다. 그 다음 구체적으로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는 우라사와 나오키씨가 이렇게 그리고 싶다고 제게 설명하죠. 결국은 함께 공감한 그림을 최종본으로 완성하게 됩니다.

 

Q. 그런 만화 제작 방식이 일반적인가요?

A. 절대 아니죠. 우라사와 나오키씨와 저의 작업은 함께 잘 통하는 독특한 경우입니다. 스토리 각본가와 만화가 사이에는 의견 충돌이 잦아서 그걸 조율하는 편집자가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편집자는 창작자들을 독려하고 이끌어주고 책을 만들어 판매와 마케팅을 담당하는 진짜 중요한 역할이죠.

 

Q. 편집자가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일본에서는 편집자 양성과정이 따로 있나요?

A. 요즘은 경기불황으로 취업난이라 출판사에 입사하는 것 자체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요즘엔 머리 좋은 사람들만 입사하곤 하는데 두뇌가 뛰어난 것보다 중요한 건 작가들의 장점을 이끌어내서 작품을 잘 만들어내게 하는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작가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간다면 싸워서라도 고쳐줄 수 있어야 합니다. 편집자는 작가에게 무서우면서도 정이있는 형이나 아버지가 되어야 합니다.

 

Q. 우라사와 나오키씨와의 작품은 스케일이 매우 큰데 이유가 있나요?

A. 특별히 제가 스케일이 큰 것 같진 않은데요? 큰가요? 저는 별로 그런 생각이 안 드는데...처음에는 둘이서 작은 스토리로 시작하는데 이야기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다들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이런 스토리로 결말을 짓자고 처음에 결정하지만 그대로 엔딩까지 가는 경우는 한번도 없더군요. 연재를 하다가 재미있으면 살을 붙이고 좀 더 이야기가 살아있게 바꾸곤 합니다. 때론 둘이서 이게 어떤 이야기였지? 하며 처음부터 연재된 시점까지 다시 만화를 읽곤 해요. 독자 분들도 그러시죠?

 

 

 

Q. 작품을 성공시키는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다 끝난 작품은 기억에서 지워버리는 성격이라 이런 질문을 받으면 곤란한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통적인 점을 아이디어 서랍 속에 평소 정리해놓습니다. 이런 스토리는 웬만해선 실패하지 않죠. 그게 노하우 중에 하나입니다.

 

 

Q. 의욕적으로 쓴 스토리가 대중의 평가와 다를 때도 있나요?

A. 늘 그렇습니다!! 그럴 때는 대중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스스로 위로합니다. (웃음)

 

 

Q. 영화, 드라마와 만화가 소재로서 다른 건 무엇이 있나요?

A. 굉장히 저렴하게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만약 '이끼' 같은 경우 구멍을 파는 장면이 있는데 만화에서는 제가 직접 안 파도 되지 않습니까. 영화나 드라마는 직접 다 파야하니까 힘이 많이 들죠.

 

 

Q. 그런데도 20세기 소년은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맘에 드시나요?

A. 제작 비용이 많이 드는 스토리라 실은 많은 감독 분들이 도망가셨어요. 마지막에 수락하신 분은 두려움을 모르는 감독이라 그 규모를 승인한 거죠. 영화 쪽 분들은 아주 까다로워서 힘들었습니다. 참고로 몬스터는 헐리우드에 판권을 팔았었는데 계약기간이 만료되었고 현재 드라마로 제작 중입니다. 플루토는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판권을 사갔습니다.

 

Q.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한다고 보시나요?

A. 일단 드라마나 영화 연출가에게 완전히 전권을 주어야 합니다. 그 다음은 원작 작가가 함께 스탭으로 참여하는 것이 성공할 확률을 높여주더군요. 아무래도 한 식구라는 개념이 있어서인가 봅니다.

 

Q. 일본 만화계에 진출하는 한국의 작가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A. 일본에 와서 일단 일년 정도는 생활하시면서 일본을 익히고 작품을 만들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그리면 일본문화에 녹아든 작품이 나오질 않아요. 일본에서는 리얼리티가 있는 작품이 성공할 확률이 많으니 이를 지향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상으로 나가사키 다카시 작가와 김민식 PD, 윤태호 작가의 대담을 옮겨드렸는데 여러분 많은 도움되셨나요?
 
만화의 제작과정의 치밀함에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랐었는데요. 나가사키 다카시씨는 스토리 구상을 언제 어디서든 취미처럼 하신다 하더군요. 이번 강연으로 한국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가 그의 만화 속에서 보게될지 궁금하네요.

 

 

오늘 강연은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이버아카데미 홈페이지에 동영상으로도 올라올 예정이라고 하니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방문해보세요.

한국콘텐츠진흥원 사이버아카데미: http://edu.kocca.or.kr/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