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의 힘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 9. 21. 15: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해마다 여름, 겨울이 되면 방학을 맞이한 학생들을 타겟으로 하는 다수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이 개봉 합니다. 올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요. 7월 초에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을 필두로, 올여름 애니메이션 열풍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했습니다. 실제로 저번 달부터 개봉했던 많은 애니메이션이 아직도 극장에서 상영 중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이들 애니메이션 영화의 흥행 원인은 다른 실사 영화들과는 조금 다르다는데요. 스토리가 다소 빈약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보기 위해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많기 때문이죠. 오늘은 올여름, 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했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들에 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제가 <미니언즈>를 보러 갈지 고민하면서 친구들에게 이 영화 재미있느냐고 물어봤을 때, 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니언들이 내 눈앞에서 한 시간 반 동안 재롱을 떤다는데, 재미가 중요해?" 무척이나 인상적인 답변이었는데요. 실제로 <미니언즈>의 영화평은 이 친구의 답변 한마디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 줄거리의 상당 부분은 우연성을 기반으로 전개됩니다. 게다가, 리더 케빈이 악당 스칼렛 오버킬과 맞서 싸우는 클라이맥스 장면은 기존 액션 영화, 또는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이미 본 듯한 장면이어서 다소 '맥 빠진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는데요. 이렇듯 평범한 스토리와 장면을 이끌어나가는 것은 바로 영화의 주인공, '미니언'들의 힘이었습니다. 그동안 사고뭉치 캐릭터들은 무척이나 많았지만, 이번에는 색다른 캐릭터 '미니언'들이 사고를 쳤기에 관객들은 다소 클리셰적인 장면에서도 다시 한 번 웃을 수 있는 것이죠. 


▲ 사진 1. 영화 <미니언즈>의 "미니언 탐험대" - 케빈, 스튜어트, 밥(왼쪽부터)


[] 출처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비공개 카페)


이번 영화 개봉을 앞두고, 미국의 색채연구소 팬톤은 '미니언 옐로우'라는 고유 색상을 발표했는데요.  "높은 인식성과 명료함을 바탕으로, 희망과 기쁨, 그리고 낙천적을 상징한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렇듯 미니언들은 눈에 확 튀는 노란색 외모를 바탕으로, 영화 러닝타임 내내 관객에게 웃음을 주는 역할을 합니다. 독특한 외양에 더해서, 미니언들이 사용하는 독특한 '미니언 언어' 역시 이들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초반, 치명적인 실수로 자신들의 보스를 사지에 몰아넣은 후 당황한 미니언들은 그들만의 언어로 대화를 이어갑니다. 만약 이 언어를 우리가 이해할 수 있었다면, 미니언들이 저지른 실수가 낳은 잔혹성과 그 후속대책에 초점이 쏠렸을텐데요. 사람들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하기에, 관객은 미니언들을 비현실적으로 인식하면서 오히려 그들의 실수에 너그러워집니다. 아무리 치명적인 실수라도, 알아들을 수 없는 '미니언 언어' 덕분에 모든 해프닝을 웃어넘길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미워할 수 없는 귀여운 악당, 미니언들은 다양한 캐릭터 상품으로 출시되며 스크린 밖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데요. 특히 해피밀 상품으로 미니언즈 피규어가 출시되었던 맥도날드에서는 판매 시작 시각과 동시에 긴 줄이 이어지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답니다.


▲ 사진 2. 색채연구소 '팬톤'이 발표한 고유 색상 "미니언 옐로우"

[출처]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비공개 카페)



[출처]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비공개 카페)



통실한 하얀색 몸통에 땡그랗고 파란 두 눈, 그리고 하마를 닮은듯한 꼬리. 제가 무슨 캐릭터를 설명하는지 눈치채셨나요? 네, 바로 핀란드의 트롤 '무민'입니다. <무민>은 본래 만화로 연재되었으며, 인기가 많은 일부 국가에서는 짧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TV에서도 방송되었다는데요. 올해 원작자 토베 얀손 탄생 100주년, 그리고 무민 캐릭터 탄생 70주년을 맞아 처음 장편 영화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무민 인형을 폭 끌어안고 자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그렇게 인형으로만 접하다가,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말도 하는 스크린 속 무민을 보니까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 사진 3. 영화 <무민 더 무비>의 주인공 무민

[출처]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비공개 카페)


영화 <무민 더 무비>의 무민 가족들은 부자들이 술과 도박을 즐기는 남프랑스의 휴양지 '리비에라'라는 섬에 놀러갑니다. 그리고 일련의 사건사고를 통해, 결국 편안하고 소박한 삶이 최고라는 교훈을 깨달은 무민 가족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요. 단순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무민의 캐릭터는 '소박한 삶'이라는 주제 의식을 전달하는데 딱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무민의 여자친구 스노크메이든이 화려하고 비싼 비키니를 입은 장면은 무척이나 우스꽝스러웠거든요. 영화 연출을 맡은 자비에르 피카드 감독은 화려한 CG효과를 모조리 배제한 채, 전반적으로 채도 낮은 색을 활용해서 편안한 색감의 2D 애니메이션으로 영화를 제작했는데요. 투박한 선과 연출, 그리고 스크린 가득 펼쳐진 2D 세상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움직이는 동화책을 보고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덕분에 스노크메이든이 카지노에서 큰돈을 벌어들이는 장면에서도,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동화 속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불쾌하지 않게 넘길 수 있었어요. 


▲ 사진 4. <무민 더 무비> 예고편 캡쳐.

화려한 삶을 꿈꾸는 스노크메이든. 부띠끄에 걸려있는 비키니를 자신의 몸에 대어보고 있다.

[출처] 스토리를 이끌어나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비공개 카페)


동글동글한 무민 캐릭터 역시 전연령층에서 사랑받고 있는데요. 무민 캐릭터는 보틀과 파우치, 에코백과 도시락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상품 속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무민 더 무비>가 개봉한 여러 영화관에서도 캐릭터 부채, 파우치, 엽서 등 다양한 물품이 관객들에게 사은품으로 증정되었다고 하네요. 무민 캐릭터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을 찾은 관객들에게는 무척이나 만족스러운 선물이었겠죠?


<미니언즈>와 <무민 더 무비>는 모두 영화 스토리보다는 캐릭터의 힘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는데요. 긴 시간 동안 스크린 속을 종횡무진 누비는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했음에도, 영화를 보고 나오는 발걸음이 어딘지 모르게 헛헛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두 영화 모두 스토리가 다소 평범하기도 했고,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전개 과정에서도 다소 비약적인 부분과 우연적인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미니언과 무민은 분명, 올여름 내내 엄청난 사랑을 받은 캐릭터들입니다. 다만, 다음번에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는 캐릭터 그 자체로만 남기보다는, 캐릭터와 더불어 스토리와 의미가 함께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사진, 사진 1, 3, 4. 네이버무비 공식 스틸컷

사진 2. 팬톤 홈페이지


ⓒ 영상 출처

영상 1. Youtube 채널- Universal Pictures KOREA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