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수원에서 촬영을 마친 미국 NBC 리얼리티쇼 <Better late than never>가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황혼기에 접어든 스타들이 여행을 통해 각각 다른 지역의 문화를 경험하고 자신들의 버킷 리스트를 완성해가는 내용이라고 하는데요. 어딘지 익숙한 프로그램이 생각나지 않나요? 단연 tvN 예능에서 빠질 수 없는 인기프로인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이 떠오르실 텐데요. ‘꽃할배’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되어 제작·진행 중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금껏 <아메리칸 아이돌>, <도전 슈퍼모델>, <SNL>등 국내에서 수입된 프로그램이 더 익숙하셨을 텐데요. 우리나라에서 창작되어 만들어진 예능프로그램들이 중국에서부터 미국까지 수출되고 있습니다. 이를 방송 포맷 수출이라고 하는데요. 방송 포맷이란 프로그램 시리즈에서 변하지 않고 지켜지는 본질적 요소나 외관, 스타일을 뜻합니다. 해당 프로그램의 핵심을 담고 있는 구성안이라고 할 수 있지요. ‘메이드인 코리아’표 예능은 현지 국가에서도 만만치 않은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을 방문하면 익숙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접할 수 있는데요. ‘외국버전’으로 만나 볼 수 있는 대표적 예능프로그램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행’이라고 하는 주제는 모두에게 관심을 끄는 소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일상을 벗어나 더 넓은 세계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나 갖고 있는 생각이지요. 매번 ‘시간이 없다’ 혹은 ‘늦었다’면서 하고 싶었던 것을 미루지 말자는 뜻일까요? 작년에 tvN <꽃보다 할배>의 포맷이 <Better late than never>(더 늦기 전에)라는 뜻의 제목으로 미국 NBC에 수출 되었습니다. 미국판 '꽃보다 할배'는 70년대 유명 시트콤의 주연을 맡았던 헨리 윙클러, ‘스타트랙’에서 커크 선장으로 나온 윌리엄 샤트너, 전직 풋볼선수 테리 브래드쇼, 세계 헤비급 챔피언 조지 포먼 등이 출연합니다. 여기서 웃음의 역할을 하는 ‘짐꾼’도 빠질 수 없지요. 이 역할은 코미디언 ‘제프 다이’가 맡았다고 하는데요. 같은 연기자로 함께 해 온 한국의 ‘꽃할배’와는 달리 비교적 다양한 부분의 스타들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멤버들은 일본을 거쳐 한국, 태국 등을 여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번 한국촬영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한국 촬영은 프로그램의 원조가 있는 곳이라 더욱 의미가 깊게 느껴졌던 것 같다”며 미국제작진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지금껏 해외 유명 관광지를 소개하던 프로그램만 봐왔기 때문인지 한국이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이 낯설기도 하고 새롭게 느껴집니다.


▲ 사진 1 수원화성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멤버들의 모습


그렇다면 출연진들이 가장 먼저 찾은 한국의 명소는 어디일까요? 바로 수원 화성인데요. 수원 화성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그 문화적 가치가 대단하지요. 현재는 야간개장, 화성열차, 관련 문화체험 프로그램들도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멤버들은 이곳에서 수원화성 연무대와 마상무예, 줄타기, 풍물놀이 등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고 관람했습니다. 멤버들은 한국에서 어떤 에피소드를 간직하고 갈까요? 이날 촬영에 참여한 걸그룹 소녀시대의 모습도 기대가 되는데요. 특히 일본 편 뒤에 방영되는 것이니 만큼 한국 편 방송에 더욱 관심이 갑니다. 


▲ 사진 2 <화양예예(花样爷爷)> 포스터


‘꽃할배’는 중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미 중국은 한국 프로그램 포맷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4년 6월부터 8월까지 중국 동방위성에서 방영한 중국판 꽃할배 <화양예예>는 방송 포맷과 스토리가 거의 한국과 유사합니다. 중국에서 수 십년 간 연예계 생활을 한 유명 배우 쩡짱, 타이한 등 4명과 리우예가 짐꾼으로 등장했습니다. 국내 걸그룹 f(x)의 빅토리아도 게스트로 출현하기도 했었지요. 짐꾼 리우예가 어리숙한 모습을 보이며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웃음 포인트였습니다, 이 뿐 아니라 여행 중에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볼거리를 자아냈지요. <화양예예>는 중국 내에서 꽤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중국판 '꽃보다 누나'라고 할 수 있는 <화양제제>까지 반영되기도 했지요.

 

이렇듯 ‘꽃할배’가 인기를 끈 이유는 여행 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했던 젊은 배우가 아닌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나와 이야기를 만들어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야말로 신선함과 ‘여행’이라는 즐거움을 모두 갖춘 것이지요.



콘텐츠가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뭐니 뭐니 해도 여러 나라 사람들이 등장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동안 예능이나 방송에서 등장했던 외국인의 국적 수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말끔한 정장을 입은 각국의 출연진들이 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저에게 큰 신선함으로 다가왔었는데요. 터키, 그리스, 중국 등 무려 12개의 다른 국적을 가진 출연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몰랐지요.


▲ 사진 3 <엘린 오을루(Elİn Oğlu)> 포스터


<비정상회담>을 터키버전으로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올해 6월에 첫 방송된 따끈따끈한 <엘린 오을루(Elİn Oğlu)>라는 프로그램입니다, 8명의 출연진과 2명의 사회자로 이루어져 방송이 진행된다고 하는데요. 이미 터키에서 유튜브 동영상으로 많은 인기를 얻은 한국인 ‘한창엽’씨도 출연해 관심이 갑니다. <엘린 오을루>는 비정상회담과는 다르게 스튜디오가 크고, 관중석과 밴드가 있는데요. 이야기 중간 중간에 밴드 음악으로 분위기를 환기 하고 좀 더 경쾌한  토크쇼 같은 느낌을 줍니다.  


▲ 사진 4 <세계청년설(世界青年说)> 포스터


<비정상회담>에서 단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장위안’의 모국인 중국에서도 중국판 비정상회담인 <세계청년설>이 방영중입니다. 이 역시 올해 첫 방영 되었는데요. 한국과 마찬가지로 3명의 MC와 11개 나라의 출연진들이 참여합니다. 녹화장 세트 역시 한국과 비슷한 모습인데요. 차이점은 한국판과 달리 MC중 한 명은 여성이고 각국 뉴스를 소개하는 ‘늦이슈’ 코너가 없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겠네요. 방송이 나간 후, 많은 네티즌들은 출연자들에 대해 ‘외모 뿐 아니라 지혜도 갖추었다’며 감탄했습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출연진들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요.


이처럼 <비정상회담>이 주는 매력 중에 하나는 세계인의 관점에서 본 우리나라를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인데요. 출연진들 모두 해당 국가에서 ‘살만큼 살아본’ 외국인들이기에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뿐만 아니라 평소 생각해 보아야 할 사회적인 이슈들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올바른 생각을 키워갈 수 있기에, 시청자들은 지적인 만족도 느낄 수 있지요.  



이처럼 최근 제작되는 한국 예능의 약 70%가 중국에서 리메이크된다고 할 정도로 중국에서의 한국예능의 인기는 대단합니다. 흥행의 이유로는 일찍이 한국드라마나 아이돌이 현지에서 갖고 있는 인지도도 있지만 중국과 우리나라가 비슷한 문화권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꽃보다 할배>와 <비정상회담>이 중국 뿐 아니라 신흥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과 유럽에도 수출된 가장 큰 이유는 세계인의 공감대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능 수출은 게임에 비해 어려울 수 있다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예능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웃음 포인트를 소소하게나마 겨냥할 수 있어야 하고, 흥미를 유발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공감’이 바탕이 되지 않고서는 이끌어내기 힘든 요소이지요. 게다가 여기에 유익함 까지 추가해야 하니. 예능프로그램 개발과 수출은 생각보다 쉬운 것이 아닌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3년에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예능프로그램들은 그 참신함을 인정받아 ‘더 지니어스‘(네덜란드), ’슈퍼디바‘(남미), ’렛미인‘(태국) 등 신흥시장에서도 수출이 이루어지고 있지요.


‘수출’이라고 하면 제조업을 먼저 떠올리는 시대가 아닌 콘텐츠시장을 떠올려야 할 시대가 왔습니다. 콘텐츠강국이 되기 위한 가장 첫 번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수출, 우리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요소가 아닐까요? 


Ⓒ사진출처

- 표지 tvN, jtbc

- 사진 1 수원시 문화재단 블로그

- 사진 2 <화양예예> 공식사이트

- 사진 3 <엘린 오을루> 공식사이트

- 사진 4 <세계청년설> 공식사이트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