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9일 개봉해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인사이드 아웃>인데요. <인사이드 아웃>은 11세 소녀 라일리의 머릿속에 사는 기쁨, 슬픔, 까칠, 소심, 버럭 등의 감정 캐릭터가 라일리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이야기입니다. 픽사 애니메이션답게 풍부한 상상력과 아름다운 영상미를 바탕으로 하는 <인사이드 아웃>은 왜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그동안 큰 사랑을 받아왔는지를 알 수 있는 영화인 듯합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최신 3차원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을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Pixar Animation Studio)는 1995년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2015년 <인사이드 아웃>까지 수많은 걸작을 만들어내며 애니메이션의 명가라고 불리고 있는데요. 픽사가 걸어온 길과 픽사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특징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애니메이션들이 관객에게 감동을 주었는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픽사의 역사는 1979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79년 루카스필름 컴퓨터 사업부는 에드 캣멀을 고용하면서 그래픽 분야를 출범시켰습니다. 이후 <스타 트랙 2>와 <젊은 셜록 홈즈>같은 작품이 성공을 거두자, 애플 컴퓨터에서 쫓겨난 CEO 스티브 잡스가 1986년 이 회사를 천만 달러에 사들였고, 이것이 픽사의 시작이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1991년, 픽사는 컴퓨터 부서를 상당 부분 정리한 후 디즈니와 2,600만 달러에 <토이 스토리>를 비롯한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로 계약합니다. 


▲사진1. Pixar Animation Studios


현재까지 픽사가 제작한 주된 애니메이션 작품은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의 공동작업으로 개발한 것인데요. 시나리오, 개발 등의 제작과정은 전부 픽사에서 담당하고, 제작비는 양사가 절반씩 분담하며 배급과 홍보, 그리고 그에 드는 비용은 전부 디즈니에서 담당했다고 합니다. 1995년 <토이 스토리>를 제작한 후, 픽사와 디즈니는 10년간 5개의 작품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기로 계약했습니다. 1995년 <토이 스토리>를 시작으로 이후에 제작된 <벅스 라이프>, <토이 스토리 2>,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이 모두 흥행했고, 디즈니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계약이 만료된 2005년, 월트 디즈니는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인수했습니다. 

월트 디즈니와 결합한 후에도 픽사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꾸준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카>, <라따뚜이>, <월-E>, <업>, 그리고 <인사이드 아웃> 등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은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재미와 감동을 관객에게 전달하며 모두 흥행했고, 픽사는 여전히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습니다. 



앞에서 나열한 픽사의 많은 애니메이션 중 하나쯤은 본 적 있으실 겁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재미와 감동을 주기로 유명한데요. 픽사 애니메이션을 여러편 보고 나면 오랜 시간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많은 관객에게 사랑받아온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사진2. 픽사의 여러 애니메이션의 스틸컷 모음


우선 픽사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아름다운 영상미로 구현해내는 기술입니다. 우리가 꿈꾸고 상상하는 이미지는 대개 추상적인 이미지일 것입니다. 그런데 픽사는 이러한 추상적 이미지를 직접적이고 직관적인 이미지로, 아름답게 표현합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각각의 캐릭터로 표현된 다섯 감정이나, 라일리 머릿속의 세계, 그리고 상상 속의 캐릭터 빙봉 모두 그런 식으로 구현된 이미지라고 볼 수 있죠. 


또한, <인사이드 아웃>의 감독 피트 닥터는 “사람은 사물에 생명을 부여하고 감정을 이입하려는 경향이 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사람들의 이러한 특징을 파고든다.”라고 말합니다. 바로 이 ‘의인화’ 또한 픽사 애니메이션의 특징인데요. 장난감에 감정을 부여한 <토이 스토리>, 괴물에 감정을 부여한 <몬스터 주식회사>, 로봇에 감정을 부여한 <월-E>, 그리고 감정에 감정을 부여한 <인사이드 아웃>까지! 픽사의 거의 모든 애니메이션에는 이처럼 사물에 생명이 부여되고, 관객들은 감정을 가진 사물과 마주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 중 하나는 스토리가 가지는 힘이 아닐까 싶습니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이 전달하는 이야기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마주하고, 성찰하게 합니다. <벅스 라이프>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인공 개미, 플릭은 기계를 만드는 발명가입니다. 하지만 플릭은 개미로 태어났으니, 그저 개미처럼 일하라는 강요를 받죠. 그러나 플릭은 오히려 잘 날지 못해 상심한 꼬마 공주에게 "너는 분명 큰 나무를 품은 씨앗이니,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야"라고 말합니다. 이후 자신의 발명품과 작전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는 플릭에게 꼬마 공주는 자신이 받은 위로를 그대로 돌려줍니다. 덕분에 플릭은 무서운 메뚜기들과 맞서 싸우게 되죠. <벅스 라이프>는 관객들에게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가지도록 격려합니다. 남과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라고, 당신이 품은 그 씨앗은 시간이 흐르면 큰 나무가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이처럼 픽사 애니메이션은 삶의 진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전달합니다. 이것이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이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요?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모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고, 관객에게 큰 재미와 감동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모든 작품이 가치 있고, 많은 사랑을 받았죠. 그중에서도 <월-E>, <업> 두 편을 골라 소개하고자 합니다. 


▲사진3. <월-E> 스틸컷


황폐해진 지구에 혼자 남겨진 청소용 로봇 ‘월-E’는 고독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지구를 떠나 우주선에서 사는 지구인들 또한 의자에 앉아 모니터만을 바라보며, 외롭게 살고 있고요. 그러던 중 지구에 최신형 식물탐사로봇 ‘이브’가 오고, 월E는 이브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이브를 따라 인간들이 사는 인공 행성에 도착한 월E는 이브와 함께 모험을 헤쳐가며 인간들이 지구로 돌아오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월-E>에는 로봇인 월E와 이브 사이의 귀여운 러브스토리 이면에 담긴 것이 많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홀로 살아가는 듯한, 스스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버린 2100년의 지구인들의 모습은 미래사회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혼자가 아닌, 둘이 함께 관계를 맺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음을 알려주는 것인데요. <월-E>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오히려 고독해지는 우리 사회에 ‘관계 맺음’이라는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것이죠. 


▲사진4. <업> 스틸컷


<업>의 주인공인 괴짜 노인네 칼 프레드릭슨은 자신의 집에 수천 개의 풍선을 매달고 공중으로 올라가 평생의 소원을 이루는 대모험을 꿈꿉니다. 그런데 집 안에 있었던 8살짜리 꼬마 러셀이 불청객으로 칼의 모험에 합류하게 되고, 칼과 러셀의 좌충우돌 풍선 여행기가 시작됩니다. 


풍선으로 집을 옮긴다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업>은 아름다운 영상미로도 큰 화제가 되었는데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꿈’에 관한 것입니다. 칼 할아버지는 아내와 함께 모험 하는 꿈을 꾸었지만, 아내를 먼저 보낸 뒤에야 혼자 하게 됩니다. 최종 목적지에 다다라서 칼 할아버지가 느낀 것은 바로 꿈을 꾸었던 삶의 그 순간순간이 모두 모험의 일부였다는 사실입니다. 즉, <업>은 사람들에게 ‘꿈을 이루는 삶’이 아닌, ‘꿈을 꾸는 삶’의 중요성을 전달하는 것이죠.


이처럼 가슴 따뜻하고 소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픽사의 애니메이션은 비단 <월-E>와 <업>뿐만이 아닙니다. 픽사의 모든 애니메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재미있고 단순한 스토리가 아니라, ‘인생’을 이야기하며 어른과 아이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구성됩니다. 이것이 바로 픽사 애니메이션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기도 하고요. 삶이 조금 지치거나 위로가 필요할 때, 픽사의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전해 받는 것은 어떨까요?



© 사진 출처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