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경한 타지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는 것만큼 반가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집 떠나면 고생이라고 일단 연고 없는 곳에서는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물은 마시자마자 몸 밖으로 나가고 싶다며 뱃속에서 아우성입니다. 건물 모양도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아 길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여기에 언어까지 다른 외국이라면 자기 의견도 표현하기 힘드니 몸 고생에 이어 마음고생까지 이중고입니다. 타지에서 지인을 만나는 감정은 이런 어려움 때문에 얻은 서러움이 한 순간에 씻겨나가는 기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낯선 곳에서 만난 그리운 사람에게 두 팔 벌려 안기거나 방방 뛰는 등 반가움과 기쁨을 표출하는 행동을 합니다.


이번 ‘차이나조이’ 취재에서 느낀 감정은 만리타향에서 고향사람을 만난 것과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B2B관 한 편에 당당히 위치한 한 부스 때문입니다. 그 부스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서울산업진흥원, 35개 게임업체가 참가한 공동 부스였습니다. 취재 하면서 다른 중국 업체나 글로벌 기업이 아무리 화려한 부스로 기업을 자랑해도 결국 마음 편하게 돌아올 수 있는 곳은 이 공동 부스뿐이었습니다. 우리 냄새 물씬 나는, 타지에서 만난 반가운 얼굴들은 바로 <한국공동관>입니다.



▲사진1 중국 바이어와 명함을 교환하는 국내 업체.


B2B관의 W5 건물에 발을 들이면 Yahoo, 로코조이, NVIDIA, Unity 등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외국 업체들이 가득해 탄성을 자아냅니다. 그렇게 유명 부스를 구경하다 보니 한 쪽에 마련된 공동부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다른 공동부스보다 규모도 크고 참가 업체 수도 많아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로 우리 업체 35개 사가 참가한 <한국공동관>이었습니다. <한국공동관>은 같은 기간 참여했던 대만공동관이나 일본공동관의 2~3배에 달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해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스였습니다. 


중국이 아시아 국가 중 한국에 가장 우호적인 감정을 가지는 만큼 한국관에 대한 현지 바이어들의 관심도 컸습니다. 취재기간 동안 우리 부스를 거치는 중국인 바이어를 수없이 보았습니다. 바이어들은 업체별로 준비한 태블릿 PC에 담긴 게임을 해보며 실질적인 분석을 하기도 했고, 비치된 책자를 읽으며 해당 게임과 기업에 대해 심도 깊은 고찰을 하기도 했습니다. 각 기업에 부스별로 함께 한 통역가의 도움으로 중국 바이어들은 한국 업체와 게임 퍼블리싱 계약에 대해 진지하게 논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중국 바이어는 국내 업체와 이야기가 잘 끝났는지 웃으면서 명함을 주고받았습니다.


▲사진2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김상현 실장님(오른쪽)을 인터뷰하는 ‘80Lv'의 편집장(왼쪽). 


현지인 외에 한국공동관으로 향하는 세계인의 이목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한국공동관을 이끈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상현 실장님을 미국의 게임 산업 전문 사이트 ‘80Lv'의 최고편집장(Chief Editor)이 인터뷰까지 할 정도로 우리 게임 콘텐츠에 대한 국제적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또한 비즈니스 업무 차 <차이나조이>에 방문한 서구권 바이어들도 우리 업체에 많은 호감을 가져 우리 게임의 국제적 위상을 읽어볼 수 있던 기회였습니다. 실제로 저희 기자단과 한국콘텐츠진흥원 직원들을 참가업체의 직원으로 착각해 미팅 요청을 한 외국 바이어가 있었는데, 약간 고조된 그녀의 말투에서 우리 게임에 긍정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공동관의 기업들 외에도 ‘크로스파이어’로 중국 내 높은 입지를 가진 ‘Smilegate’ 단독 B2B 부스나 국내 유명 MMORPG인 ‘아키에이지’ B2C 체험 부스 등도 ‘차이나조이’에서 한국 콘텐츠의 위상을 빛냈습니다.



▲사진3 부스 내에 설치된 게임


이번 ‘차이나조이’가 특별했던 것은 매년 한중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개최하는 ‘제7회 한중게임문화축제’가 함께 열렸기 때문입니다. ‘제7회 한중게임문화축제’는 양국 간 게임 산업협력 및 문화교류를 도모하는 장으로, 우리 기업에게 있어서는 중국의 게임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작년에는 우리나라에서 열렸으며, 올해에는 중국에서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한국공동관> 한 편에는 이를 홍보하기 위한 부스가 별도로 마련되어, 바이어들이 우리의 우수게임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게 태블릿PC와 TV모니터 등을 설치했습니다. 


▲사진4 7회 한중게임문화축제 환영사를 낭독 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김상현 실장님

 

또한 게임쇼 이틀째 날 밤에는 현업인들을 위한 강연을 열었습니다. 중국의 두 모바일게임 제작자 분들의 강연이 있었는데, 중국시장의 특징을 한국 기업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한국과 중국 양국의 게임 산업이 나란히 발전하기를 기원하는 진심이 느껴지던 강연이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만찬에 앞서 서로 간 긴장의 끈을 잠시 푸는 아이스 브레이크 차원에서 게임 코스튬 플레이 행사가 있었습니다. 예쁘고 멋지게 분장한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강연이 열렸던 연단에 올라 저마다의 포즈를 잡아주었는데, 너무 짧게 끝나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 퀼리티의 코스튬 플레이였습니다. 몇몇 코스튬 플레이어가 연단에 오르다 넘어질 뻔 하거나 스티로폼 재질의 방패를 던졌다 다시 잡는 과정에서 떨어트리는 등 실수가 몇 번 있긴 했지만 이 한번을 위해 많은 공을 들인 무대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스튬 플레이 이후 진행된 만찬에서는 서로 간 교류 할 수 있는 장이 열렸습니다.


▲사진5 7회 한중게임문화축제의 코스튬 플레이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의 남궁영준 과장님의 말씀에 따르면 넓은 중국에서 우리 콘텐츠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가 관할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진흥원은 한국 콘텐츠 기업이 어려움에 빠지면 어디라도 가서 도와주는 일종의 ‘슈퍼맨’과도 같은 존재라 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해외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나라 콘텐츠 기업에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만리타향에서 만난 지인과도 같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현지 상황에 대해 잘 알고, 그에 따른 적절한 조언을 구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우수한 콘텐츠를 가졌다고 해도 모든 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게임쇼에서 부스를 관리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독으로 부스를 가지는 것은 그만큼 돈이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 많은 돈을 쓴다고 해서 100% 성공을 보장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아무리 돈을 투자해 잘 만든 게임을 홍보해도 ‘운 때’가 맞지 않으면 실패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영세하거나 급하게 자금이 모자란 업체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안으면서 게임쇼 부스에 섣부르게 투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그런 제작사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콘텐츠 제작사들이 자금 때문에 지장 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번 ‘차이나조이’의 <한국공동관>도 그 일환 중 하나입니다.


<한국공동관>은 분명 기업들의 리스크를 줄여주기 위해 나온 방안일 것입니다. 이 방안 덕분에 <한국공동관>의 우리 기업들은 순수 비즈니스 매칭에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중국 현지 바이어들과 세계 각국에서 온 글로벌 바이어들의 관심도 받았습니다. ‘한중게임문화축제’도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이 관련 정보를 얻거나 기업 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주는 소중한 자리였습니다. 비즈니스라는 것이 꼭 공식적인 부스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나 세계에 진출하고 싶은 기업입장에서 이런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도움은 값어치가 높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우리 진흥원은 타지에서 만난 든든한 지인이기 때문입니다.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