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산업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상상발전소/현장취재 2015. 7. 17. 16: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뮤지컬은 짧은 시간 매우 가파르게 성장한 장르입니다. 스토리에 음악과 춤이 결합한 장르 뮤지컬은 무척이나 풍부한 볼거리, 들을거리를 자랑하는데요. 7월 9일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에서는, 이 매력적인 장르의 발전 과정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강의 진행은 뮤지컬 평론가이자 순천향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신 원종원 교수님께서 해주셨는데요. 가장 드라마틱한 종합 무대 예술, 뮤지컬의 역사를 함께 되짚어볼까요?



오페라는 오랫동안 상류층의 재정적 후원을 받으며 발전했습니다. 이와 달리, 뮤지컬은 서민층이 가볍게 즐기던 문화로, 산업혁명 이후에 등장했다고 해요.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정체성이 아직은 모호했던 시기, 연이은 히트 작곡가들이 등장하면서 뮤지컬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합니다. 조지 거슈윈의 작품 <포기와 베스>는 뮤지컬의 효시로 평가받는 작품인데요. 흑인 빈민가의 애환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당시 미국에는 유럽 음악과 흑인 음악만이 존재할 뿐, 미국만의 음악은 딱히 존재하지 않던 상황이었는데요. 조지 거슈윈은 흑인 음악에 대한 자신의 이해를 바탕으로, 미국 대중음악을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 사진 1. 뮤지컬 <포기와 베스>의 주인공 포기(왼쪽)와 베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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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정완료) 0709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 뮤지컬의 역사 (비공개 카페)


조지 거슈윈의 성공 덕분에 뮤지컬은 이제 하나의 단독 장르로 자리잡았는데요. 이후 <남태평양>, <왕과 나>, <사운드 오브 뮤직> 등의 작품이 등장하며 관객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잠깐, <사운드 오브 뮤직>이 뮤지컬이었나 하고 고개를 갸우뚱한 분이 있지 않으신가요? 사실 저는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잔상이 깊게 남아서, 이 작품은 영화가 아니었나 하는 의문이 생겼는데요. 알고 보니 1960년대의 뮤지컬 산업 트렌드가 바로, '뮤지컬영화'였다고 합니다.



뮤지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영화 제작사들 또한 뮤지컬에 많은 관심을 보였는데요. 많은 뮤지컬이 스크린과 만나며 일명 '뮤지컬영화 제작 붐'이 일었습니다. 시초는 1961년에 개봉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셰익스피어의 원작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착안해 만들어진 이 작품은 당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두 이민자 집단 간의 갈등을 그렸습니다. 드라마가 스토리를 이끌어 나갔던 다른 뮤지컬과 달리, 이 뮤지컬은 춤으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갔는데요. 원작에서 춤의 비중이 컸던 만큼, 원작의 안무가가 영화 제작에도 참여했다고 합니다. 특히 두 집단 간의 싸움을 춤으로 표현한 장면은 가장 인상 깊은 씬으로 손꼽혔는데요. 이 유명한 장면은 후에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 <Beat it>에도 차용되었다고 하네요. 이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인정받으며 개봉 다음 해, 아카데미 상 10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 사진 2.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푸에르토리코 이민자과 폴란드계 이주민 사이의 갈등

[출처] (수정완료) 0709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 지컬의 역사 (비공개 카페)



날개를 단 듯 급부상하던 뮤지컬 시장은 TV가 보편화되면서 위기를 맞이합니다. 1970년대, 뉴욕에 있는 극장의 절반 이상이 문을 닫았다는데요. 그래도 무대만의 매력을 강조한 작품이 탄생하며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시카고>, <코러스 라인>은 모두 이 침체기 속에서 탄생한 명작이라고 하네요. 그리고 1980년대, 4대 흥행 대작 뮤지컬 <캣츠>, <레 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이 연이어 탄생하며 뮤지컬은 다시 한 번 꽃 피게 됩니다. 오늘날 영국의 산업 통계를 보면, 프리미어 리그의 수익보다 브로드웨이로 대표되는 뮤지컬 산업의 수익이 더 많다는대요. 여기에는 이 당시 등장한 4대 흥행 대작 뮤지컬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4대 흥행 대작 중,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각색된 작품 <레 미제라블>을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영국에서 29년째 공연되고 있는 작품인데, 아직도 모든 공연이 늘 매진되고 있다고 해요. 특히 <레 미제라블>의 뮤지컬 넘버는 일상생활 속, 여러 용도로 사용되며 우리 귀에도 무척이나 낯익은 곡들이 많은데요. 김연아 선수는 2013년 피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프리 프로그램으로 <레 미제라블>의 여러곡을 믹스해서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선 2010년, 동계올림픽 중계사 SBS는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는 영상을 만들면서 BGM으로 역시 <레 미제라블>의 대표적인 뮤지컬 넘버, <I dreamed a dream>을 이용했습니다. 또한, 이 곡은 영국의 오디션 프로그램 <Britain's Got Talent>에서 수잔 보일이 불러서 화제가 된 곡이기도 해요. 원종원 교수님은 이날 강연에서 <I dreamed a dream>은 사실 등장인물이 가장 비참한 상황에 있을 때 과거를 돌아보며 부르는 노래라는 점을 짚으셨는데요. 그런 면에서 보면 김연아 선수의 응원 영상 BGM으로 이 곡을 선택했던 것은 스토리텔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노래 제목만 보고 성급하게 결정한 사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까지 뮤지컬의 역사를 함께 살펴보았는데요. 그렇다면 현재의 뮤지컬은 어떤 모습일까요? 현대 뮤지컬은 점점 제작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뮤지컬에서 영화가 만들어졌던 과거와는 달리, 영화가 뮤지컬로 만들어지는 일명 '무비컬'이 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빌리 엘리어트>인데요. 발레를 배우고 싶어하는 탄광촌 소년 빌리의 도전과 노력을 다룬 영화는 뮤지컬로 재탄생하며 많은 호평을 얻었습니다. 특히 주인공 빌리가 추는 발레를 눈앞에서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혔다고 해요. 또한, <겨울왕국>을 제작한 디즈니 역시 이 작품의 뮤지컬화를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요. 영화 OST들이 많은 사랑을 얻었고, 스토리의 상당 부분이 노래와 춤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의 성격을 갖고 있었기에 뮤지컬화가 상당히 수월하다고 합니다. 완성도 높은 뮤지컬을 위해서 디즈니는 CG를 비롯한 많은 기술을 연구 중이라고 하는데요. 엘사가 발을 딱, 내딛는 순간 온 땅이 얼어가며 얼음 궁전이 만들어지던 그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과연 뮤지컬에서는 어떻게 구현이 될지 정말 기대됩니다. 


▲ 사진 3. 영화 <겨울왕국>에서의 주인공 엘사

[출처] (수정완료) 0709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 뮤지컬의 역사 (공개 카페)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는 한국의 뮤지컬 산업에 대해 설명해 주셨는데요. 현재 한국은 1년에 약 180여 편의 뮤지컬이 막을 올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작품이 롱런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무척이나 적다고 해요. 교수님께서는 20년 넘게 계속 공연되고 있는 4대 흥행 대작 뮤지컬을 다시 한 번 언급하시면서, 롱런할 수 있는 작품의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뮤지컬 제작자들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 역시, 작품이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돕는 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모든 지원을 작품 제작 단계에만 올인할 경우, 작품이 초연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교수님께서는 그 대안으로 '단계별 작품 지원'을 소개하셨는데요. 리딩 - 초연 - 재연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나누어서 작품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말 그대로 인큐베이팅에서 성장까지 지원하는 것인데요. 다만, 공적 자금이 한 작품만 영원히 지원할 수는 없으므로, 작품이 자생적 능력을 갖출 때까지 지원하는 방식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이셨습니다. 


▲ 사진 4. 이날 강의를 진행하신 원종원 교수님


[출처] (수정완료) 0709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 뮤지컬의 역사 (비공개 카페)

강의를 마무리 하시면서, 교수님께서는 사실 오늘 수업 내용은 16주차에 달하는 한 학기 강의 내용이라고 웃으셨는데요. 학교에 이런 강의가 개설되어 있다면, 정말 수강신청 경쟁이 폭발하는 인기 강의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익한 강의였습니다. 교수님의 바람처럼 뮤지컬 산업 구조의 많은 부분이 보완되어서, 한국에서도 건강하고 자생적인 뮤지컬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꿈꾸어봅니다. 


ⓒ 사진 출처

표지사진. 네이버캐스트(더 뮤지컬, 레미제라블 코리아)

사진 1. 네이버캐스트(TOPIC / corbis)

사진 2. 네이버캐스트(더뮤지컬, 서울뮤지컬컴퍼니)

사진 3. 영화 <겨울왕국> 공식 스틸컷(디즈니)


ⓒ 영상 출처

영상 . 네이버 티비캐스트 올댓스포츠





[출처] (수정완료) 0709 창의마스터클래스 통기타 - 뮤지컬의 역사 (비공개 카페)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