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가 섞이고 공존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실감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JTBC 예능프로그램인 <비정상회담>을 보면서 느꼈는데요. 다른 환경과 문화에서 자라 온 외국인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펼쳐놓는 모습을 보면 ‘이렇게 접근해볼 수도 있겠구나!’하고 무릎을 칠 때가 많습니다. 더욱이 그들이 ‘한국’이라는 공통분모 하나만 가지고 모여 있다는 것을 떠올릴 때면 새삼 신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비정상회담>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인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에 가도, 벨기에에 가도, 네팔에 가도 한국어로 대화하며 추억을 쌓는 출연진들의 모습을 보면 ‘이러한 인연이 다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비정상회담>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는 같은 외국인 출연진들이 등장하지만 시청자들에게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어떠한 점에서 차이가 나타나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비정상회담>이 외국인 출연진의 시각을 다루는 방식은 여타 프로그램들과 차이를 보입니다. 기존에 외국인이 등장한 프로그램에서는 그들의 의견이 그저 우리와 다르다는 사실만을 부각하였습니다. 외국인들이 각자의 나라를 대표한다고 여기고 색다른 의견 하나를 덧붙인다는 식으로 출연시키고 활용하였습니다. 어떠한 문화에서 자라고 한 나라의 개인으로서 그러한 생각을 지니게 되었는지 주목하기 보다는 이러한 의견도 있다고 제시하는 데에서 끝난 것입니다. 이와 달리 <비정상회담>은 ‘토론’의 형식을 도입하여 출연한 외국인들이 어떠한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사고하는지 보여줍니다. 다르다는 사실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이유까지 토론 과정을 통해 알게 하여 자연스럽게 이해하도록 만듭니다.


▲ 사진 1 의장단의 모습. 토론 진행자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한국의 입장에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어린이날 특집으로 방영된 “아직 장래희망을 찾지 못한 나, 비정상인가요?”라는 12살 아이의 안건을 다루어 꿈과 직업에 대해 토론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독일 출신 다니엘 린데만은 직업을 결정할 필요는 없는 나이이지만 꿈에 대한 창의적이고 다양한 고민이 결여되어 있어 비정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으며, 프랑스 출신 로빈 데이아나도 지나치게 현실적인 고민에 빠져있음을 지적하였는데요. 반면 미국 출신의 타일러는 네게 맞는 직업이 뭐냐고 묻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질문이라고 이야기하며 아이가 답을 못 찾는 것은 정상이라고 보았으며, 이탈리아 출신의 알베르토는 정상이라고는 생각하지만 하고 싶은 걸 알고 있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패널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리며 자신이 정상 혹은 비정상이라고 판단하게 된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의견을 듣고 의장인 성시경도 대다수가 적성이 아닌 성적에 맞춰 진로를 결정하며 직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이라며 한국의 입장으로 논의를 이끌어 왔습니다. 이후 각 나라의 어린이들이 꿈꾸는 직업, 인기/비인기 직업, 최근 등장한 직업과 사라진 직업 등을 살피며 직업에 대한 이해를 돕고 여러 생각을 나누어 보는 과정을 거쳐 원래 안건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렇듯 <비정상회담>은 매 화마다 취업, 출산, 외모지상주의, 노후 준비 등과 같은 한 가지 안건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 토론하고 그와 관련된 각 나라의 상황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지는데요. 마지막에 안건에 대해 다시 판단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설령 처음과 판단이 바뀌지 않더라도 안건에 대해 심화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와 같이 출연진들이 진지하게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직면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 살고 있지만 다른 문화권에서 살다 온 외국인들의 시각으로 한국을 낯설게 되돌아보게 되는 것입니다. <비정상회담> 출연진 사이에서도 각기 다른 의견이 오고가고 서로를 설득하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려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사고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또 다른 나라 역시 같은 문제로 고민한다는 사실도 알 수 있는데요. 그 나라에서는 같은 문제에 대해 어떠한 의견이 있었고 해결했는지 들어보면서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더불어 한 사람의 의견을 쉽게 그 나라의 의견이라고 단정하지도, 일반화하지도 않는 출연진들의 태도를 통해 ‘다름’을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이 충돌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결론을 제시하는 토론의 미덕을 바로 <비정상회담>이 보여주고 있는데요. 토론 과정에서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프로그램이 이룬 큰 성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 사진 2 중국에 있는 '장위안'네 집에 방문한 친구들


<비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을 낯설게 바라보았다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외국인 출연진들 각자의 나라를 낯설게 바라보게 합니다. 한국에서 친해진 다른 나라의 친구와 함께 자신의 나라로 여행을 간다는 것 자체가 새롭기 때문입니다. 특히 ‘집’으로 간다는 사실이 색다르게 다가오는데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는 여행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출연진들이 점차 우정을 쌓아가는 모습과 부모님과 소통하는 모습에 더 초점을 둡니다. 토론을 하던 세트에서 벗어나 직접 현장에 가서 다른 출연진이 살아온 환경을 체험해본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이는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여행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비정상회담>에서는 항상 정장을 차려입고 설득력 있게 주장을 펼치던 이들이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서는 편한 복장으로 여권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긴장하는 등 허술한 모습을 보여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여행하는 동안 출연진들이 쓴 일기장을 공개하여 어떻게 느꼈는지 생생한 감상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출연진과 시청자 모두 말로 전해 듣던 외국인 친구의 나라를 눈으로 보고 직접 경험해보면서 그 나라에 대해 한 층 더 이해하게 되는 것입니다.



▲ 사진 3 벨기에 출신인 '줄리안' 누나네 집에서 찍은 사진


<비정상회담>과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모두 각자 자신의 나라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는 공통점을 지닙니다. <비정상회담>은 ‘토론’을 통해서,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여행’을 통해서 접근한다는 데에서는 차이를 보이며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주의해야할 점도 많습니다. <비정상회담>은 기미가요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해서, 외국인 출연진의 사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몇 차례 쉽게 넘길 수 없는 논란을 겪었는데요. 한국의 문화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다루는 일은 그만큼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아야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들 프로그램은 여전히 ‘다름’을 이해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바로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서로가 생각하는 방식과 환경을 체험해보며 알고자 노력하는 태도, 나라에 대한 편견을 깨고 열린 마음으로 들어보려는 태도인데요. 앞으로 <비정상회담>에서는 전 세계 청년들의 어떠한 고민을 다룰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얼마나 많은 친구의 집에 갈 수 있을지 함께 지켜보도록 합시다!


ⓒ 사진 출처

- 사진 1,2 <비정상회담> 공식 홈페이지

- 사진 3,4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공식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