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도 탐정! <크라임씬>의 매력 분석

상상발전소/방송 영화 2015.05.21 11:00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 표지 JTBC '롤플레잉' 추리 예능프로그램인 <크라임씬>


‘추리’하면 어떠한 단어가 떠오르세요? 저는 셜록홈즈, 포와르, 코난, 김전일 등과 같은 탐정들이 떠오르는데요. 이처럼 추리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탐정들만이 할 수 있는 영역으로 느껴집니다. 다소 어렵게 다가오기도 하죠. 그래서인지 추리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는 일부 마니아층에게만 인기가 많았던 장르였습니다. 하지만 뇌가 섹시하다는 표현이 생길 정도로 지적인 능력에 관심이 많아지자 추리물이 예능 프로그램으로 변신해서 등장하였는데요. JTBC 예능프로그램인 <크라임씬>은 바로 추리를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입니다. <크라임씬>은 시즌 1에 이어 시즌 2까지 방영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는데요. 어떠한 요소 때문에 인기 몰이를 하게 되었는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 사진 1 각자 맡은 역할의 명찰을 차고 있는 모습


<크라임씬>은 특이하게도 ‘롤플레잉’ 추리 프로그램을 표방하고 있는데요. 매주 출연진들은 역할을 분담하여 연기를 합니다. 이들 역할은 모두 사건의 용의자로 범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범인을 모르는 출연진들은 범인을 맞추기 위해 열심히 추리하는 반면 범인 역할을 맡은 출연진은 다른 용의자를 범인으로 몰아가기 위해 그럴듯한 추리를 선보입니다. 범인을 맡은 출연진만이 거짓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용의자들이 하는 모든 말을 기억하고 퍼즐을 맞추듯 조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출연진들이 추리에 실패하는 모습은 웃음을 주기도 합니다. 시즌 2 첫 에피소드에서 ‘하니’는 나름의 추리를 통해 내린 범인의 정체를 강력하게 어필하고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도록 다른 출연진들을 설득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하니’가 범인으로 지목한 사람이 모두에게 범인으로 지목되었지만 ‘하니’의 추리는 틀리게 되고 ‘폭망’했다며 좌절합니다. 또 ‘장진’ 감독은 ‘인문학적 추리’, 모든 인간관계는 삼각형의 꼭지를 만들어야 완성된다는 ‘삼각형 추리’를 이야기하며 자신의 추리에 확신을 가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범인을 맞추는 데에는 실패하여 민망해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 사진 2 '미인대회 살인사건' 에피소드에서 최고의 1분은 '장진' 감독이 추리하는 장면


이렇게 범인 검거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은 우리가 알던 추리물에 등장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탐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추리를 제대로 하여 멋지게 범인을 검거하는 모습을 보일 때면 그 쾌감은 배가 됩니다. 어느 새인가 역할에 몰입하여 출연진들이 범인을 찾아내기를 응원하게 됩니다. 얼마전 방영한 시즌 2의 ‘미인대회 살인사건’ 에피소드에서 ‘장진’ 감독의 활약이 돋보였던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장진’ 감독이 사건을 해결하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추리를 정확하게 해내는 모습을 보며 반전 매력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것은 출연진 각자 역할을 맡아 그 역할에 충실히 임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크라임씬>의 각 에피소드의 기승전결은 확실합니다. 사건의 발생-추리-해결의 공식을 철저히 따르고 있는데요. 특히 제 1막, 제 2막 등으로 구분하여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더욱 부각시키는 효과를 냅니다. 마치 단편 추리소설을 읽는 느낌을 주며 몰입할 수 있게끔 합니다. 특히 출연진들이 발견하는 증거만을 시청자들에게 모두 공유하여 같이 풀어보게끔 합니다. 


<크라임씬>의 가장 큰 매력은 시청자들도 참여하여 함께 추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그동안의 추리 소설, 추리 드라마, 추리 영화는 그들의 추리하는 모습을 따라가는 데에 그쳤다면, <크라임씬>은 제시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내가 직접 풀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를 주는 것입니다. 하나의 에피소드가 방송하는 동안에 SNS로 시청자들이 생각하는 범인을 투표를 받습니다. 또 출연진들이 찾아내는 증거와 짤막한 추리를 보면서 실시간으로 투표 상황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에피소드가 끝난 이후에는 피해자와 범인의 사이는 어떠하였는지, 범행 동기는 무엇인지, 구체적인 범행 과정은 어떠하였는지 등 ‘사건의 전말’을 자세하게 밝히는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맡기기도 합니다. 이는 시청자에게 하나의 프로그램을 같이 구성해나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며, 추리 예능프로그램이 더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라고도 생각합니다.



▲ 사진 3 인물관계도를 비교적 명쾌하게 정리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사건을 예습하라며 제시된다.


<크라임씬>은 치밀한 사건 구성과 참여를 유도하기는 하지만 가끔 허점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출연진들이 전문적으로 연기를 하는 배우가 아니기 때문에 범인의 역할을 맡았다는 티가 나기도 합니다. 그러한 점에서 ‘김지훈’, ‘오현경’과 같이 배우인 게스트를 적극 캐스팅하여 에피소드를 진행한다면 색다르면서도 조금 더 현실적인 사건을 재현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사건의 피해자는 인형으로 등장하기는 하지만 폭력적인 장면을 그대로 노출하여 충격을 주기도 하는데요. 앞으로도 지나치게 사실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을 구성하는 일은 주의해야할 것입니다.


사실 <크라임씬>에 등장하는 사건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관계가 더 복잡하게 얽혀있습니다. 주어진 증거와 상황만 재배열 해본다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는 명쾌함이 추리 예능 프로그램을 보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 과정에서 나도 똑똑하게 추리해볼 수 있기 때문에 <크라임씬>을 보며 매력을 느끼는 건 아닐까요? 남들과 달리 뛰어난 능력을 지닌 탐정이 등장하지 않지만 내가 직접 추리해보고 스토리를 구성해 나가는 재미가 있는 <크라임씬>을 보며 오늘은 한 번 탐정이 되어봅시다!


ⓒ 사진 출처

JTBC <크라임씬> 공식 홈페이지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