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캐릭터는 한 집단의 이미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각 기업 및 지자체들은 저마다 캐릭터들을 앞 다투어 제작해 자신들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는 방송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청자의 관심이 곧 수익창출이 되는 곳이 방송국인 만큼 지상파 방송사도 시청자를 끌어들일 훌륭한 캐릭터들 발굴하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그들의 경쟁은 점점 독자적인 면모를 드러내, 지금은 각 방송사의 특징이 잘 배어있는 캐릭터들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보컬로이드는 가수를 뜻하는 ‘보컬(Vocal)'과 인간과 구별 가지 않는 인조인간을 말하는 ’안드로이드(Android)'의 합성어로, 일본의 음향기기/악기 제조회사인 야마하가 제작한 음성합성엔진입니다. 사용자가 자신이 제작한 곡과 가사를 입력하면 프로그램이 사전에 녹음된 사람의 목소리로 노래를 불러 마치 실제 사람이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곡을 만들어 줍니다. 개발자들은 다양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녹음하여 ‘라이브러리’로 만들고 이를 보컬로이드 엔진에 심어 판매합니다. 사람의 목소리마다 주인이 있듯 보컬로이드의 목소리에도 주인이 있어서 제작자들은 각 라이브러리별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일본의 하츠네 미쿠가 있으며, 그녀의 팬들은 자신이 만든 음원을 그녀의 일러스트와 함께 인터넷에 올려 공유합니다. 그리고 2011년 한국에도 보컬로이드가 상륙했습니다. 바로 SBS의 자회사인 SBS A&T에서 제작한 ‘시유’입니다.


▲ 사진 1 SBS A&T의 보컬로이드 캐릭터 <시유>


만화왕국으로 유명한 SBS에서 시유가 발매된다는 소식은 당시 한국의 보컬로이드 이용자들에게 큰 기대감을 심어주었습니다. 시유에 대한 관심은 보컬로이드의 종주국인 일본에도 퍼졌습니다. 시유는 첫 한국어 보컬로이드로써 시유를 발매한 SBS A&T는 한국에 그간 생소했던 보컬로이드 개념을 공식적으로 들여온 최초의 한국기업이 되었습니다. 특히 보컬로이드 이용자들은 ‘만화왕국’을 표방하는 SBS에 걸맞은 결정이라며 큰 찬사를 보냈습니다. SBS는 시유를 적극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자사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시유와 그녀가 부른 곡을 방송하기도 했고,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한 시유 단독 콘서트도 열었습니다. 또한 한 게임에서는 시유 아바타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시유는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도 진출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UCC문화를 대표하는 커뮤니티 ‘니코니코동화’에는 시유를 이용한 보컬로이드 곡이 업로드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SBS A&T는 ST Media와 함께 새로운 한국형 보컬로이드 ‘유니’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 사진 2 보컬로이드 캐릭터 <시유>



EBS의 중등수학 전문 사이트 EBS MATH에는 일반적인 ‘인강 (인터넷 강의의 준말)’의 선생님과는 조금 다른 선생님이 있습니다. 바로 수학술사 ‘세미’입니다. EBS MATH에서 세미는 ‘문자와 식’ 파트의 선생님입니다. 수학술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수학을 못해 ‘문자와 식’을 해결할 때 까지 인간계로 유배 온 천계의 왕자 ‘라온’과 그를 보좌하는 집사 ‘치우’와 함께 수학문제 해결소를 운영합니다. EBS가 세미를 교육에 활용하게 된 계기는 ‘중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시스템 및 동영상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들을 활용한 애니메이션이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라고 합니다.


▲ 사진 3 EBS MATH의 <수학술사 세미> 강의 장면


세미의 인기는 중학생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처음 세미가 공개되었을 때, 성인들도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내가 공부할 때 세미가 있었으면 수학을 포기하지 않았을 텐데.’하는 아쉬운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세미를 보기위해 중학교 수학을 복습하는 만학도도 나왔다고 합니다. 그녀의 인기는 2차 창작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세미를 소재로 한 팬 아트와 만화들은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 게시판을 채웠고, 한 팬은 세미를 기반으로 하여 아직 서비스되고 있지 않은 초등, 고등 수학을 담당할 캐릭터 상상도를 만들었습니다. 트위터 등 SNS에는 세미의 이름을 빌려 수학문제를 풀어주는 계정도 만들어져 EBS측도 놀랐다고 합니다. 세미에 대한 관심은 한국을 넘어 해외에도 퍼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세미의 강의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도 있었고, 캐릭터산업 강국인 일본 내에도 세미의 팬이 생겨 세미 2차 창작물을 제작해 온라인상에 올리기도 합니다. 이제 세미는 팬들을 위해 피규어로 까지 제작돼 발매한다고 하며, 올 여름에 사전 주문한 사람부터 받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실 세미 외에도 닥터Y, 미스M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EBS MATH에서 학생들이 수학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도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중 세미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제일 커 현재의 이슈가 되었을 뿐입니다. 세미 이외 다른 캐릭터들도 각각의 팬들과 학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훌륭한 선생님입니다.


▲ 사진 4 <수학술사 세미>



캐릭터는 만든 이의 모습이 반영된, 하나의 생명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가 캐릭터에 열광하는 것은 그들에게서 인간의 감성과 생생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생생함은 만든 사람, 만든 집단의 뜻에서 나옵니다. 그들의 혼이 담기지 않으면 보는 이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현실감이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들의 정체성과 정신을 담아낸다는 뜻입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제작한 캐릭터들에는 각 방송사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만화왕국을 자처하는 SBS는 그 명성답게 마니아층이 좋아할 캐릭터를, 교육방송인 EBS는 본분에 맞게 보다 나은 교육을 위한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자신들의 뜻을 담기 위해 고민하는 것, 그들의 노력이 있기에 각 방송사에서는 양질의 캐릭터가 나오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표지 EBS MATH

- 사진 1,2 SBS A&T

- 사진 3,4 EBS MATH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