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 재활용 말고 새활용, 어떠세요?

상상발전소/KOCCA 다락방 2015. 2. 26. 09:47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쓰레기양을 처리하기 위해 '재활용'은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아직 쓸 만하지만 버려지는 제품들에 관심을 둔 사람들은 버려진 제품을 수선하고 수리하여 다시 팔기도 합니다. 각 시군구에서 운영하는 재활용센터나, '아름다운 가게' 등이 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재활용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 중에는 '버려진 것', '이미 사용되어 품질이 떨어지는 것'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포함된 경우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수선 및 수리를 거쳐 거의 '새것'과 다름없는 제품들임에도 불구하고 '새 상품'이라는 느낌을 이끌어내기 종종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버려진 것들이 '새것'으로 태어날 수 있을까? 환경적 책임에 호소하지 않고 그 자체로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 '업사이클'이 현명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업사이클'이란 버려진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원래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새'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을 말합니다. 업사이클은 Upgrade와 Recycle을 조합한 단어로 우리 말로는 '새활용'으로 번역됩니다.


최초의 업사이클 기업은 스위스의 '프라이탁(Freitag)'이라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1993년 스위스의 그래픽 디자이너였던 마커스(Marcus) 프라이탁과 다니엘(Daniel) 프라이탁 형제는 비가 자주 오는 기후 때문에 자전거를 탈 때 소지품이 젖는 걸 방지하고 싶었습니다. 그때 떠오른 해결책이 트럭 짐 위를 감싸고 있는 방수천이었고 운송회사를 통하여 폐방수천을 구해 그것으로 가방을 만들기 시작하였습니다.


▲ 사진1, 2 쌓여있는 폐 현수막(좌)과 프라이탁의 제품 제작과정(우)


​재료는 반드시 5년 이상 사용되고 버려지는 폐 현수막을 사용하는 동시에 폐 자전거 바퀴, 안전벨트 끈 등도 사용한다고 하는데요. 버려진 것들로 만들어낸 제품이지만 이 제품들이 '새 제품'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이유는 기존의 재료와는 '전혀 다른 제품'으로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또한, 일부러 빈티지처럼 보이도록 가공한 것이 아니므로 세상에 같은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희귀성이 있으며,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점 또한 강점입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져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으며, 지금은 스위스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이자 전 세계 350여 개 매장에서 연간 500억 원어치의 제품을 판매하는 유명 업사이클링 패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재 세계 업사이클링 시장에 비하면 국내 시장은 아직 태동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업사이클링이 이슈로 떠오른 지 20~30년이 지나 사람들에게 많이 대중화되어 있지만, 국내에서는 그에 비하면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편인데요. 국내에 업사이클이라는 이슈가 소개된 후로 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동안 아티스트들의 실험적인 시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을 뿐 사람들에게 크게 친숙해지지는 못했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폐품들로 이루어진 의자, 조명, 서랍장, 오브제 등이 전시된 것을 보며 쓰레기라고만 여겨졌던 것이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모습은 보였지만 그것을 실제로 자신의 생활에 들이는 것까지는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 존재하기도 합니다.


업사이클 제품을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 들이기를 망설이게 되는 이유는 바로 '원재료'들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인데요. 업사이클이 존재하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원재료, 즉 폐품이 사람들에게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에는 유해물질과 연관된 이미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거한 폐품들을 일일이 해체하고 재가공하는 데에는 만만찮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에 그 제품들의 가격도 높게 책정되는 것도 사람들이 업사이클 제품을 구매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업사이클이라는 개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재활용'을 떠올리며 그저 막연하게 거부감을 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업사이클 제품이 지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이라는 희귀성과 그 제품들이 독창적인 디자인을 가진다는 점 그리고 그 자체가 지니는 사회적, 환경적인 장점 등이 주목받으면서 점차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가 증가하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 년 전부터 업사이클링 시장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한국업사이클링디자인협회에 따르면 업사이클링을 표방하는 사회적 기업은 최근 몇 년간 점점 늘어 처음에는 10개 미만이던 기업의 수가 작년인 2014년에는 68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매터 앤 매터(Matter&Matter), 에코파티 메아리(Eco Party Mearry), 터치포굿(Touch4Good), 래;코드(RE;CODE) 등이 있습니다. 


① 에코파티메아리 (http://www.mearry.com)


에코파티메아리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업사이클 기업입니다. 나눔, 기부활동의 대명사로 불리는 ‘아름다운 가게’는 수집된 제품 중 너무 낡거나 큰 흠이 있는 등 사람들이 사기를 꺼리는 제품이 재고로 쌓이게 되면서 이러한 재고를 다시 활용하려는 방안을 모색한 끝에, 에코디자인사업국으로 에코파티메아리를 지난 2006년 런칭하였습니다. 



▲ 사진3 에코파티메아리의 제품



에코파티메아리는 수거된 재료들을 분류하여 해체하고, 원재료에 가까운 상태로 복원하여 새로운 디자인을 입힌 '새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는데요. 에코파티메아리는 의류에서 나온 자투리 실들을 이어붙여 긴 실타래로 만든 후 그 실로 양말을 제작하기도 하고 버려진 가죽 소파의 가죽을 가지고 지갑, 필통 등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에코파티메아리는 수거한 의류를 세탁하거나 해체된 재료들을 봉제하는 등의 과정을 자활센터 등에 위탁하고 있는데요. 몸이 불편하거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에게 일자리를 나누는 사회공헌의 의미를 가지고 '사람과 자연을 살리는 즐거운 파티'라는 슬로건에 맞게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② 터치포굿 (http://touch4good.blog.me)


터치포굿은 폐 현수막과 버려진 지하철 광고판 등으로 가방, 파우치 등의 패션 소품을 만드는 업사이클 브랜드입니다. 터치포굿은 제품을 판매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그 사업 중 하나인 '그린솔루션' 사업은 여러 단체 및 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각종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하여 폐기물을 발생시킨 기업에 다시 판매하는 순환 구조의 사업이며, '도시형 환경 교육' 사업으로 자원, 에너지, 재활용 등 인성교육과 디자인 교육을 결합한 환경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 사진4 터치포굿의 제품을 설명하는 표



2013년에는 대선에 사용된 현수막 폐기물 문제를 환기시키고 후보들이 현수막을 통해 내건 공약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폐 현수막을 업사이클링하여 디자인한 에코백을 만드는 ‘5년의 약속’이란 특별프로젝트를 진행하였습니다. 펀딩을 통해 진행된 이 프로젝트는 모금률 100퍼센트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렇게 다방면에 걸친 업사이클링 시도를 인정받아 터치포굿은 2013년 환경상 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③ 매터앤매터(http://www.matterandmatter.com)



▲ 영상1 매터앤매터 브랜드 소개 영상



매터앤매터는 2011년 런칭한 업사이클 가구 브랜드입니다. 매터앤매터는 인도네시아의 화물 운송 트럭이나 오래된 집, 어선으로 사용하던 배, 바닷물에 오랜 시간 담겨 있던 나무들을 해체하여 얻은 폐목재들을 재공정하여 새로운 가구로 탄생시킵니다. 가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위마다 나뭇결, 색감이 다른데 이는 각각의 소재가 지내온 세월을 고스란히 살려두는 방향으로 디자인되었기 때문입니다. 매터앤매터의 모든 가구는 인도네시아에 설립된 공장에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요. 소재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살려두기 위해 가공이나 후처리를 따로 하지 않고 목재를 해체하는 것에서부터 마무리까지 후가공을 최소화하여 제작한다고 합니다. 제작 과정은 전부 수작업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이들의 제품은 하나하나 똑같은 것이 없고 목재 제각각 개성적인 결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사진5 매터앤매터가 서울역 폐목재로 벤치를 만드는 과정



구 서울역사는 2004년 1월 새로운 역사가 신축되면서 폐쇄되었다가 2011년 복원공사 후, 복합문화공간 문화역 서울284라는 명칭으로 재탄생되었는데요. 개관식과 함께 선보인 '문화역서울 284 개관전' <오래된 미래>에 매터앤매터가 참가하여 서울역의 폐목재를 업사이클한 여러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④ 래;코드 (http://re-code.co.kr)


래;코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2012년 런칭한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입니다. 보통 패션 브랜드에서 생산된 의류는 해당 시즌의 신제품으로 판매하다가 시즌이 지나면 아울렛 등을 통해 판매한 후 그래도 팔리지 않는 재고는 일정 시간 이후에 폐기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래;코드'는 이렇게 버려지는 수트, 셔츠, 스포츠의류, 텐트 등의 다양한 소재들을 해체와 재조립을 통해 업사이클하여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을 '인벤토리 라인'으로서 선보입니다. 이외에도 래;코드는 군부대로부터 공급받은 폐낙하산과 군용 텐트 등을 이용한 '밀리터리 라인', 자동차 용품을 활용하여 만든 '인더스트리얼 라인'등을 운영하며 업사이클 소재의 영역을 확장해나가고 있습니다.



▲ 사진6,7 래;코드의 2013 S/S 시즌 룩북



래;코드는 의류 해체 작업을 지적장애인 단체인 굿윌 스토어 또는, 미혼모 단체에 위탁하는 등 사회적 약자계층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점이 특징입니다. 제품을 디자인하는 것은 1인 창조기업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독립적 디자이너와 협업함으로써 더욱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 또한 래;코드만의 특징입니다.




이처럼 업사이클링은 우선 자원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하면서도, 경제활동에서 소외되어 있던 사람들과 비교적 참여하기 어려운 계층에게 그 기회를 줄 수 있는 여지가 큰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원 순환과 경제 성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앞서 소개한 '터치포굿'이나 '래;코드' 등 많은 업사이클링 기업은 장애인, 미혼모 등의 사회적 약자들의 자활을 위한 공동체와 협업을 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업사이클링을 대중화하려는 시도가 다방면으로 계속되면서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은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환경 보호에 책임감을 가지고, 폐품을 처리하는 행위의 '사회적 비용'에 대한 인식 또한 확장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업사이클링이 가지는 사회적인 의미, 그리고 그것이 가진 고유한 스토리들을 사람들이 점점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 사진8 터치포굿과 함께한 '서울의 약속백'을 맨 박원순 서울시장 



그 사례로서, 터치포굿이 서울시와 함께한 <서울의 약속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선거철 현수막이 한철 사용 후 버려지는 점에 착안하여 선거 현수막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가 있는 터치포굿이 이번에는 정책 수립과 연관된 프로젝트를 하여 화제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서울시에서 정책 목표로 내세운 공약 중 지지하는 공약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투표하도록 하고, 프로젝트팀은 그 수익금을 모아 공약을 알리는 데 사용된 현수막을 업사이클한 가방인 '서울의 약속 백'을 리워드로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목표 금액의 113퍼센트를 달성했고 사람들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이어져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13년 25억 원에서 2014년에는 40억 원대로 성장했고 올해는 1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이라 예상됩니다. 최근 정부에서도 업사이클링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고 창조경제형 산업으로서 업사이클 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경부 주도로 연구 용역을 확보 중이며 확보 후에는 업사이클링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여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자연 친화적 트렌드, 업사이클링은 패션, 제품, 가구를 비롯하여 더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도 활용될 가능성이 큰데요. 앞으로도  계속될 업사이클의 색다른 모습이 기대됩니다.



ⓒ 사진 출처

- 표지 터치포굿

- 사진1,2 프라이탁

- 사진3 에코파티메아리

- 사진4 터치포굿

- 사진5 매터앤매터

- 사진6,7 래;코드

- 사진8 박원순과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영상 출처

- 영상1 아리랑컬처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