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중구(산업정보팀 주임연구원)


최근 구글 크롬캐스트, 티빙스틱 등 OTT(인터넷방송) 스트리밍 기기의 발매가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출시된 크롬캐스트는 국내 출시 보름만에 2만대 가량 판매되며 이례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TV와의 무선연결을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의 화면을 공유하고 스마트TV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점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OTT 스트리밍 기기에 대한 이 같은 인기가 아직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N스크린 활용 및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TV에 대한 잠재적 수요를 증명하기에 의미 있는 반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TV가 복잡한 인터페이스와 느린 속도로 인해 아직 기대만큼의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이은 제3의 스마트기기로서 TV의 역할이 빠르게 커지리라 예상하고 있습니다. 모바일을 통한 영상콘텐츠 이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TV가 제공하는 큰 화면은 모바일기기가 대체할 수 없는 효용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 KPCB의 파트너 메리 미커(Mary Meeker)는 2014년판 ‘Internet Trends’ 발표자료에서 온라인 비디오 이용의 증가 추세는 이제 시작일 뿐이며, 향후 이전보다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임을 예상한 바 있습니다. 그녀의 전망 중 주목할 부분은 TV가 스마트폰·태블릿과 통합되며 영상콘텐츠의 이용패턴과 유통방식의 변화를 유인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본고에서는 그녀의 발표자료 중 일부를 인용하여, 스마트TV로의 진화에 따라 향후 콘텐츠 소비가 어떤 양상을 띠게 될지를 간략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메리 미커는 넷플릭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의 전망을 인용하여 미래의 TV가 지닐 특징을 다음 4가지 키워드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스크린수의 급증 2. 리모컨의 종말 3. 채널을 앱이 대체 4. 인터넷TV가 일반TV를 대체


사실 위 내용은 기존의 리포트들을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고 이미 어느 정도 현실화된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가 콘텐츠 이용방식 및 유통에 있어 적지 않은 변화를 유발할 것이기에 각각의 키워드가 지니는 함의를 분석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모바일기기의 빠른 보급과 함께 미디어를 소비하는 창구인 스크린의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가정에서 스마트폰의 이용은 이미 일반화되었고, 태블릿 역시 각 가정마다 하나 이상씩 보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용의 편의성으로 인해 모바일기기를 통한 콘텐츠 이용시간은 TV와 PC 이용시간을 합한 것보다도 긴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은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가장 많은 시간 이용되는 기기로 자리 잡았고, 태블릿의 이용시간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진1 일일 평균 스크린 이용시간 국가별 비교 (2014년, 단위: 분)



이에 따라 기존 TV 중심이었던 영상콘텐츠의 소비 역시 자연스럽게 모바일기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기기는 모두가 소유하고 있기에 TV보다 접근성이 높고, 시공간의 제약이 없으므로 이용량이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새로운 영상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역시 대부분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이용자 편의를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기존 TV는 모바일 기기와 동일한 플랫폼과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스마트TV로의 진화가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역으로 생각해볼 때 기존의 모바일 기기가 스마트TV의 역할을 함께 수행하게 됨을 뜻하기도 합니다. 결국, 수많은 스마트TV가 존재하게 되면서 스크린수가 극적으로 증가하는 셈입니다.


 

▲ 사진2 세계 TV vs. PC vs. 모바일기기 출하량 (1999년-2013년, 단위: 백만 대)



스크린수의 증가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난다는 의미 외에도 이용시간의 증가를 견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각 용도에 맞는 다양한 기기의 이용과 함께 편의와 몰입도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시청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 따르면, 보유한 스크린이 많은 시청자일수록 미디어의 총 이용시간이 증가했습니다. 올림픽을 TV로만 보는 사람의 경우 하루 평균 시청시간이 259분에 그친 반면, PC·스마트폰·태블릿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 평균 509분으로 2배에 달했습니다. 


여기서 또한 주목할 부분은 복수의 스크린 이용 시 TV 이용시간이 잠식효과로 인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각 용도에 맞는 다양한 스크린의 이용이 미디어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콘텐츠 소비량을 늘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사진3 2012년 런던 올림픽 시청자 일일 평균 미디어 이용시간(단위: 분)



더불어 스크린의 확장은 짧은 시간에 보다 많은 콘텐츠를 이용하는 경향을 촉진시킵니다. 예를 들어 기존 TV에서 5시간 콘텐츠 이용 시 4시간의 방송과 1시간의 광고를 시청한다면, 복수 스크린 이용자는 동시에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함으로써 5시간 이상의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TV 시청자 중 상당수가 모바일 기기를 동시에 이용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콘텐츠 수요의 다양성과 총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 사진4 



▲ 사진5 미국 모바일기기 이용자의 TV 시청 간 멀티태스킹 현황




▲ 사진6 



스크린수의 증가에 이어 미래의 TV가 지닐 두 번째 특징은 리모컨이 없어진다는 점입니다. 라이브TV 이용에 있어서는 리모컨이 필수적이지만,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기반 영상서비스 이용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리모컨은 스마트기기의 검색기능으로 점차 대체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편리한 검색 및 개인화된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현재로서는 상상하기 쉽지 않지만, 과거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광범위한 보급이 불과 5~10년 내에 이뤄졌음을 되돌아보면 예상보다 빨리 다가오는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OTT 서비스의 출시와 더불어 스마트폰, 태블릿과 연계된 이용편의성이 증대되면서 스마트TV의 매력도가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TV는 모바일기기에 비해 수십 배 큰 스크린이라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에 OTT 서비스의 편의와 결합되었을 때 큰 파급력이 있습니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제너레이터리서치에 따르면, 2013년 세계 시장에 출하된 TV 중 스마트TV의 비중은 39%로 상당히 높았습니다. 전체 가구 대비 보급률은 아직 10% 미만이지만 증가추세를 보면 향후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스마트TV의 판매비중 증가와 더불어 스트리밍기기·게임콘솔, IPTV와 같이 일반 TV와의 연결을 통해 스마트TV의 기능을 구현하는 기기 또한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하므로 실질적인 이용자수는 이미 적지 않은 비중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사진7 세계 스마트TV 출하량 추이, 보급대수 및 비중 (2008년-2013년, 단위: 100만대)




OTT 서비스의 확산에 따라 점차 앱(APP)이 방송 채널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지상파, 케이블 채널들이 경쟁적으로 푹, 티빙 등 방송스트리밍 앱을 출시하여 대부분의 방송을 모바일 기기로 시청하기에 큰 무리가 없습니다. 해외에서도 유료방송을 이탈하고 있는 젊은 시청자들을 붙잡기 위해 OTT 사업자뿐만 아니라 채널 사업자들 역시 이용 편의성이 개선된 앱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미국의 대표적 유료 케이블 채널인 ESPN의 경우 3400만 명이 모바일 앱을 이용하고 있으며, HBO는 1000시간 이상의 비디오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영국 BBC는 아이플레이어(iPlayer)라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대부분의 채널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2014년 2월의 프로그램 재생횟수만 2억 3400만 회에 달했습니다.



▲ 사진8 스트리밍 서비스 제공 주요 앱 사례



기존 유료채널들뿐만 아니라 유튜브 역시 프리미엄 채널 서비스를 통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으로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자체 제작 콘텐츠와 더불어 유력 콘텐츠 제작자와의 제휴를 통해 본격적인 미디어 채널로서 자리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채널의 이용자 중 40%는 모바일 기기 이용자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 사진9 유튜브 채널별 및 성장률 (2014년 5월 기준, 단위: 백만 명)



이 같은 OTT 앱의 경쟁적인 출시는 모바일 네트워크가 고속화되며 비디오 스트리밍의 이용량이 크게 증가함에 따른 것입니다. 기존 TV와 PC에서 이뤄지던 비디오 시청이 태블릿과 스마트폰으로 확대되면서 동영상의 이용 빈도가 높아지고,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콘텐츠 공급자 역시 N스크린 기반의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비디오 이용시간의 절대량이 다시 증가하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는 것 입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일반TV가 점차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모바일 기기와 동일한 기능을 장착하며 진화할 것이라는 것인데, 이 같은 매체의 변화는 콘텐츠 이용의 변화 역시 수반합니다. 


타인의 게임플레이를 인터넷방송으로 즐기는 아프리카TV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듯, 해외에서는 트위치(Twitch)라는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게임 중계 콘텐츠를 중심으로 특화된트위치의 월간 순이용자수는 4,500만명(2013년 12월)에 이르며, 120억분의 월간 시청시간(전년대비 2배)과 90만명의 방송 진행자수(전년대비 3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화 서비스 역시 인터넷TV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방대한 고객 자료를 활용하여 개발한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만족도를 제고하고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일일 2,500만명이 넘는 사용자들의 동영상 선택 패턴과 연령별 선호 프로그램, 소셜미디어 언급 횟수 등을 분석하여 추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자체 제작한 히트 콘텐츠들은 철저한 이용자 선호도 분석에 기반해 주제와 스토리, 캐릭터 선정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비디오는 젊은 층일수록 강한 선호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의 조사에 따르면, 16~34세의 이용자가 35~64세에 비해 온라인 비디오 이용시간 비중이 2.7배 높았습니다. 연령대가 어릴수록 자신만의 방식으로 콘텐츠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향이 강한 것입니다.



▲ 사진10 미국 연령별 TV 시청시간 비중 비교 (16~34세 vs. 35-64세)



▲ 사진11 미국인의 TV 콘텐츠 시청기기 (1950년 vs. 2014년)



동영상 스트리밍 및 분석업체인 우얄라(Ooyala)에 따르면, 모바일을 통한 비디오 소비는 1년 만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2012년 말 10% 초반에 머물렀던 세계 온라인 비디오의 모바일기기를 통한 비디오 재생비중은 2013년 말 22%를 기록하며 급등했습니다. 이 같은 추세를 놓고 보았을 때 모바일기기는 과거의 어떤 기기보다도 빠르게 생활 속으로 침투하고 있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바일 기반 영상콘텐츠의 소비가 일반TV를 통한 콘텐츠 이용행태를 일정부분 대체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 사진12 세계 온라인 비디오의 모바일기기 이용 비중 및 시간 (2011.8~2013.12, 단위: %)



이상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던 TV의 미래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거실의 TV는 내 손 안의 수많은 TV 중의 하나가 될 것이고, 각 기기들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긴밀히 연동됩니다. 시청자들은 채널 대신 앱을 선택하여 방송을 시청하며, 기성 방송국의 채널들뿐만 아니라 온라인에 특화된 수많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들을 즐겨보게 됩니다. 시청자의 사용패턴과 취향을 고려하여 추천하는 개인화 기능은 콘텐츠에의 몰입도와 시청시간을 증가시킬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불과 수년 만에 세계 최대의 케이블TV 회사인 컴캐스트를 능가하는 가입자를 확보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 계기가 마련되면 변화는 금방 이뤄집니다. TV제조사들과 더불어 구글(크롬캐스트), 애플(애플TV), 아마존(파이어TV) 등 모바일 환경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기업들이 TV시장을 점령하기 위한 플랫폼 경쟁을 이미 시작했기에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콘텐츠 기업들은 온라인 동영상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경쟁상대들이 워낙 막강하여 활로를 찾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LG전자가 웹OS라는 참신한 UI를 자사 스마트TV에 이식하여 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푹(pooq)이나 티빙(tving), 그리고 통신 3사의 IPTV사의 VOD 유통서비스 역시 보다 이용자 친화적이고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을 통해 변화하는 콘텐츠 소비환경을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 사진 출처

-사진1 KPCB, Milward Brown AdReaction(2014)

- 사진2 KPCB, NPD DisplaySearch, Philips, Morgan Stanley

- 사진3 KPCB, ComScore(2012.7)

- 사진4 KPCB, Milward Brown AdReaction(2014). Nielsen(2014.5)

- 사진5 KPCB, Nielsen(2013.3Q)

- 사진6 KPCB, eBay, YouTube

- 사진7 KPCB, Generator Research(2014)

- 사진8 KPCB, ESPN, BBC, HBO

- 사진9 KPCB, YouTube 

- 사진10 KPCB, Verizon Digital Media Study(2014.3)

- 사진11 KPCB, Horowitz Associates(2014.1)

- 사진12  KPCB, Ooyala Global Video Index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시장동향/분석 KOCCA 통계로 보는 콘텐츠 산업(http://bit.ly/1s6RXTg)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