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필요로 하는 광고, 그리고 광고의 콘텐츠화를 위해

상상발전소/KOCCA 행사 2014. 12. 3. 16:28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지난 2월 7일부터 3월 2일까지 제일기획이 유엔난민기구(UNHCR), 서울시립미술관(SeMA)과 함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진행한 캠페인, ‘보이지 않는 사람들 Invisible People’ 전시회를 알고 계신 가요?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는 소박한 명제에서 출발한 이 전시는 전 세계 3천5백만 명, 국내 350여 명에 이르는 난민들이 고국(고향)을 떠나 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이며, 3D 미니어처 등의 최신의 테크놀로지를 통해 우리의 관심 밖에 있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게 하는 전시였다고 합니다.
 
이 전시회는 일반적인 전시회가 아닌, 미술관의 곳곳에 3D 프린터로 제작한 실제 난민들의 미니어처를 전시하고 관람자가 지나친 장소를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습니다. 각 미니어처에 QR코드/NFC 코드를 입력해서 관람객들이 자신의 핸드폰으로 접속하면 이들 개개인의 리얼 스토리 영상을 들어볼 수 있고 공식 SNS로 연결되며 직접 응원의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QR코드를 이용해 무심코 지나친 난민(미니어처)들에 대한 자세한 스토리를 들으며 그들의 삶을 생각해볼 수 있고, SNS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에게 전시회를 알리는 등 각종 테크놀로지를 통해 관람자와의 인터랙티브interactive('상호 간'의 뜻을 지닌 인터(Inter-)와 '활동적'의 뜻을 지닌 액티브(Active)의 합성어로, 상호활동적인, 곧 쌍방향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두산백과]) 한 소통을 이끌어낸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난민에 대한 관심을 재고시킬 수 있었던 성공적인 캠페인으로 국내외 각종 광고제에서 수상을 기록한 프로젝트인 ‘보이지 않는 사람들 Invisible People’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요?
 
매스미디어가 아니라 새로운 테크놀로지,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꾀하고 더 큰 광고효과를 노리는 광고업계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전시회 기획자 제일기획 신석진 디렉터를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사진1 한남동에 위치한 제일기획 사옥

 


Q1.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1. 안녕하세요. 저는 제일기획 글로벌제작본부의 디렉터 신석진입니다.
 
Q2. 광고회사에서 아트디렉터란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2. 일단 광고를 위한 아이디어를 내는 게 메인이고요, 스토리를 만들거나 그림을 만들고 광고의 콘셉트(concept)를 정하기도 합니다. 하나의 광고를 만들기 위한 1부터 100까지의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주로 대기업들의 브랜드에서 개발된 신제품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브랜드 인지를 올리는 광고를 기획하는 일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브랜드를 위해 해야 할 이야기를 얼마만큼 남다르게 이야기할까, 그래서 일반대중들에게 어떻게 관심을 끌게 할까에 대해 고민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사진2 Art Director 신석진 프로

 


Q3. 진행하신 캠페인에 대해 설명해주시겠어요?

A3. 난민이 미니어처라는 모형을 통해서 여러 곳에 보이게 된다면, 많은 사람이 난민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요. 난민을 알릴 수 있는 광고적인 미디어를 만들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평소에 사회적 약자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이 프로젝트를 가지고 사회적인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 캠페인을 하기 전, 작년에 컴패션(compassion-국제 어린이 양육 기구, 일대일 어린이 결연 양육지원 기구)에서 사회공원으로 광고제작을 했고요. 이번엔 사회적 차원의 광고를 만들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재능기부의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재능을 통해 사회적으로 뭔가를 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약자인 난민에 대해 다뤄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그들이 처한 상황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 난민기구를 검색하다가 UN 난민기구를 알게 됐어요. 그리고 보이지 않는 존재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3D 프린팅을 이용하면서 캠페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 사진3, 4 보이지 않는 사람들 Invisible people’ 전시포스터와 설명  
 


▲ 영상‘보이지 않는 사람들 Invisible people’ 캠페인 영상 


Q4. 어떻게 3D프린터라는 기술을 이용하게 되었나요?

A4. 제가 지금은 글로벌제작팀에 근무하는데, 이전에는 인터렉티브 제작팀에 있었어요. 인터렉티브에 대한 니즈(needs)나 이해도가 있어서 최신 테크놀로지와 결합한 광고캠페인을 만드는 작업을 즐겨합니다. 학생 때부터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은 많았고요.

사실 광고에서는 기술력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진 않아요. 캠페인에 맞는 적절한 테크놀로지를 접목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기술 중의 하나가 3D 프린팅이라고 생각했어요. 3D 프린팅이라는 좋은 기술력이 있는데 사회적으로 좋은 취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사용하게 됐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탈북민과 1:1사이즈의 미니어처를 만들어서 서울역과 같이 난간이 있는 곳에 설치하려고 했어요. 사람들이 저게 뭐지? 라고 관심을 가지고 작품과 커뮤니케이션 했을 때, 이들은 도둑이 아니다 탈북민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보이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콘셉트와 맞지 않아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작은 미니어처를 만들어 서울시립미술관에 설치하게 되었습니다.


Q5. 최신 테크놀로지와 스토리를 결합한 다른 프로젝트가 있나요?

A5. 몇 년 전에 했던 캠페인 중에 FLAVOR RADIO라는 캠페인이 있습니다. 2012년 칸에서 동상을 수상한 마케팅인데요, 올드한 미디어인 라디오에 향기를 접목시켜서 인터렉티브하게 풀어 낸 작업입니다. 출근길 시간에 던킨도너츠 매장이 있는 정류장에 가까워지면 라디오를 통해 던킨도너츠 광고가 흘러나오고, 특정 사운드를 인식해 버스 안에 던킨도너츠 커피향이 나게 하도록 한 광고였죠. 그리고 버스에서 내릴 때 버스정류장에서 던킨도너츠 포스터광고를 볼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 영상2 ‘던킨도너츠 Flavor Radio’ 캠페인 영상



그리고 작년에 했던 WiFi 포스터 작업이 있겠네요. CJ Entertainment와 함께 영화 ‘베를린’의 개봉에 맞춰서 WiFi가 나오는 옥외 포스터를 만들었습니다. 무료 WiFi 존을 제공하고 사람들이 접속할 때, 와이파이 텝으로 홍보 효과를 주고 WiFi를 이용하면서 영화의 정보와 이벤트정보, 예고편을 볼 수 있게 하고 영화예매까지 연동시킨 캠페인입니다. 또 이마트 fly스토어 등 주로 기술과 광고를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찾았던 것 같아요.

 


▲ 영상 ‘베를린 WiFi 포스터’ 캠페인 영상 


Q6. 최근 광고계에서 테크놀로지를 어떻게 광고에 적용하고 있는지?

A6. 이제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방법 자체가 바뀐 것 같아요. 옛날에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광고를 만들었다면, 이제는 단순히 메스미디어를 통해 뿌리는 광고가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가까운 접점에 있는 광고를 만드는 거죠.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광고를 통해서 브랜드를 새롭게 알리는 형식이 된 것 같아요.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테크놀로지를 통해 만드는 것이고, 단순히 기술로 끝나는 캠페인보다는 보이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기술을 이용합니다.

특히 저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이 많아요. (WiFi 포스터 캠페인과 같이) 누구나 사용하는 보편적인 기술에 작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구현할 테크놀로지가 더해졌을 때, 사람들의 삶을 더 유용하게 하고 브랜드가 더 새롭게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 WiFi를 사용했을 때, 인증란에 광고를 넣는 것. 그것도 누군가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생각한 광고의 한 방법이겠죠. 그런 것과 같이 저도 일상에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디바이스나 테크놀로지에 작은 아이디어를 넣었을 때 달라질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Q7. 새로운 테크놀로지, 새로운 플랫폼과 광고의 접목을 위해 중요한 요소들, 필요한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7. 틀을 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전문영역이 있고 기자님이 가진 전문영역이 있잖아요. 각자가 가진 전문분야가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들을 생각하기 위해서는 테크놀로지를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래머가 있고, 그걸 상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자가 있어야 하고, 그걸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기획자가 있어야 하겠죠.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해야 하죠. 중요한 것은 전문영역의 경계를 깨고 협업을 하고, 구현을 위한 단순한 실행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8.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광고 개발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 그리고 극복방법이 있다면?

A8.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면서 생길 수 있는 기술적인 오류가 있겠죠. 디자인하고 기획을 하면서도 이게 과연 구현할 수 있을까? 잘 작동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돼요. 그런데 옛날에는 완성품을 만들어 하나의 상품을 내놨다면, 지금은 오픈소스 시대잖아요. 이제 단순히 완성품을 만들고 보여주며 끝나는 시대가 아니라 내 생각을 일단 사회에 던지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생각을 얻어서 역으로 버전 업 시킬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현실적인 제약(기술적인 오류나 구현할 수 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겠지만, 뭔가 생각처럼 안 됐을 때 그걸 유연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고를 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극복방법은 개발자와 크리에이터가 같이 협업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을 계속 논의하는 것이죠.


Q9. 광고의 콘텐츠화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A9. 작년에 미국에서 ‘Small Business Saturday’라고 American Express에서 진행한 캠페인이 있어요. 일주일에 하루를 소상인을 위한 날로 지정하자는 캠페인이에요. 이 캠페인은 미국사회에서 소상인이 살아날 수 있는 범국민적인 캠페인이 됐고, 이걸 통해 단순한 개인의 소비가 누군가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긍정적인 의미로 변화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소비문화의 패러다임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광고가 문화와 그리고 사람들과 가장 가깝게 소통할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진5 Small Business Satruday 캠페인

 

 
보통 광고가 TV에 나가고 인쇄광고가 나가고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유효기간이 끝난 광고라고 보죠. 너무 아쉬웠어요. 열심히 만들었는데. 저도 광고가 콘텐츠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 그 영화는 평생 남는 콘텐츠잖아요. 시나리오도 남고, 캐릭터도 남고, 판권도 생기고. 저는 광고를 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2년 전에 했던 캠페인 중에 ‘시네노트’라는 광고가 있어요. 갤럭시 노트의 좋은 기술력을 어떻게 알릴까 하다가 그 당시 조석 작가의 웹툰과 영화 ‘써니’가 흥행할 때었어요.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갤럭시 노트를 통해 웹툰을 만들고, 영화를 만들자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는 광고가 충분히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고, 또 단순히 광고라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소비하는 문화콘텐츠 즉 웹툰, 영화, 음악 이 안에 광고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드라마도 PPL(마케팅 전략의 하나로 영상산업의 규모가 대형화되고 정교해지면서 영화, 드라마 등에 자사의 특정 제품을 등장시켜 홍보하는 것) 수준이 아니라 광고 자체가 드라마 일부분이 되는 시대가 된 거죠. 예전에 애니콜도 뮤직비디오를 만들어서 홍보한 것처럼, 이제는 광고는 광고랑 경쟁한다고 얘기하지 않아요. 슈퍼스타K나 무한도전처럼 프레임을 깨고 다른 콘텐츠들과도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게 크리에이터로서의 역할 중 하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광고를 만들고 싶으신가요?

A10. 우린 정말 바쁜 시대를 살아가고 있잖아요. 해야 할 일은 많고 먹고살기 바쁘고 취업 걱정하고. 이런 현실 속에 살아가고 있으니까 이런 사람들(사회적 약자)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주어지지 않는 것이 항상 안타까웠습니다. 제일기획에서도 사회적인 광고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부서가 올해 초쯤 생겼어요. 광고캠페인들이 사회적으로 쓰일 방법에 대해 모색하는 방법을 내부적으로도 많이 논의하고 있고요. 저는 광고가 사회를 충분히 바꿀 수 있고, 가장 탁월하게 바꾸는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광고를 만나고 싶어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는 광고를 만들고 싶습니다.



ⓒ 사진  출처 

- 사진1, 2 직접 촬영

- 사진3, 4 시립미술관

- 사진5 American Express


ⓒ 영상  출처

- 영상 1 KOCCAwithCT Youtube

- 영상 2 제일기획 글로벌 Youtube

- 영상 3  Cheil Worldwide  Copywriter song ha Lee


ⓒ 기사  출처

- 위키트리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개발실 <CT로 통하는 이야기(https://www.facebook.com/CreativeCT)>에서 발췌했으며 제3기 CT리포터가 작성한 내용입니다. ⓒ CT리포터 이민영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