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을 그리는 영상예술을 꿈꾸다

상상발전소/문화기술 2014. 11. 24. 16:25 Posted by 한국콘텐츠진흥원 상상발전소 KOCCA



퇴근길, 항상 지나치던 서울역에 화려한 입체영상이 쏟아져 나오고, 집 근처에 있는 밋밋하고 아무것도 없는 벽에 빛을 이용한 영상 퍼포먼스를 한다면 어떨까? 또, 공간에 빛을 활용한 영상이 살아 움직인다면?

영상예술이란 ‘영상’을 사용한 예술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인데, 스크린뿐만 아닌,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서울역 벽면에 입체 영상을 보여주거나, 아무것도 없는 벽에 영상 퍼포먼스를 하는 것도 영상예술에 속한다. 특히 요즘 빅뱅, 2NE1 같은 K팝 유명 가수들의 공연이나 뮤지컬 공연을 영상예술로 만드는 등, 미디어를 활용한 영상예술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이와 같은 한국의 미디어 파사드와 프로젝션 맵핑 분야를 발전시키고 있는 비주아스트 고주원 대표를 만나, 미디어를 활용한 영상예술과 영상예술에 쓰인 문화기술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디어 아트는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으로, 미디어를 활용한 예술 혹은 미디어를 통한 예술을 지칭하는 용어인데, 미디어 아트 안에 프로젝터를 활용한 영상예술인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또한 포함된다.


미디어 아트는 작품을 여러 개로 복제 가능하다는 점, 변형이 쉽다는 점, 상호작용이 가능하다는 점 같은 3가지 큰 특징이 있다. 우선 미디어 아트는 작품을 캔버스 안이 아닌 컴퓨터나 TV, 프로젝터 같은 미디어 매체들로 만든다. 따라서 복제, 변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중화가 용이함으로 상업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작품이 관객과 상호작용적인 소통이 가능한 장르로서 예술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이렇듯 미디어 아트의 3가지 큰 특징은 미디어 아트가 상업적, 예술적으로 장점을 지니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비주아스트의 고주원 대표는 영화 평론과 방송 관련 일을 하던 중 미디어 아트의 한 장르인 미디어 파사드를 접하게 되어 스크린을 밖에서도 영상예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탈스크린(스크린을 벗어난)의 새로운 미학을 느꼈다고 한다.



▲사진1 비주아스트의 고주원 대표



그는 “네모 반듯한 스크린 안이 아닌, 무대 중간의 빈 공간까지도 활용한 스크린 밖에 있는 영상예술의 가능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탈스크린을 활용한 영상예술을 시도하기 위해 한국 최초의 미디어 아트 작가집단인 비주아스트를 만들었다고 한다.

앞서 말했듯이 미디어 아트는 상업적, 예술적 목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예술분야로 주목 받고있다. 또한, 이 분야는 절대적 강자가 없는 블루오션이고, 많은 시도를 하며 활용 가능 분야와 기회의 장을 만들어 나가 비주아스트의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사진2 비주아스트 회사내부 작업 풍경




미디어 파사드는 세계적으로는 2000년대 초반에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04년도에 처음 시도되었다. 초반에는 미디어 파사드를 시도 할 수는 있었지만, 그 당시 컴퓨터 성능이나 미디어 파사드의 콘텐츠를 만드는 하드웨어 장비가 좋지 않았고, 프로젝터의 성능이 좋지 않아 작품의 선명도와 빛의 밝기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의 LED 광원 프로젝터 같은 장비들은 우리가 공연작품을 감상할 때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며, 앞으로 개발될 예정인 레이저 프로젝터는 멀리 있는 개체에 영사해도 밝고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므로 더욱 발전된 미디어 파사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야외나 실외에서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끔 하는 미디어 파사드 같은 장르의 경우, 영화보다 훨씬 더 많은 관람객과 만인을 상대로 하는 무료 공연이기 때문에 공공성과 대중성이 뛰어나다. 공공성, 대중성 덕분에 미디어 파사드는 결과물이 확산, 보급될 가능성도 크고, 광고나 여러 상업성을 띄는 브랜드 마케팅에 접목시킬 가능성이 높은 장르다.


비주아스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지원하는 “대형공연장 맞춤형 영상·조명·음향 기술” CT R&D 과제를 수행하였고, 공공성과 대중성이 뛰어난 미디어 파사드 작품을 이번 9월 4일에 열린 광주비엔날레 개막전에서 선보였다. 미디어 파사드가 국제적인 행사에도 사용될 만큼 그 시각적인 효과가 인정받은 것이다.


만약 기술적인 부분만 돋보이는 장르였다면, 여러 기술이 이미 많이 성장한 나라 중에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발전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술적인 부분만이 다가 아닌 문화 콘텐츠 요소와 뗄 수 없는 분야이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이 만나 지금의 발전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고주원 대표는 “미디어 파사드는 항상 새로운 기법으로 콘텐츠 안에서 여러 가지 시각적 효과를 실험해야 하는 장르이므로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중요하며 독창적인 작품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앞으로 미디어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기존에는 시도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뛰어넘고 한 단계 나아간 문화로 발전될 것이다. 벽, 건축물을 뛰어넘어 잔디밭이나 산과 같은 자연환경도 도화지 삼아 디스플레이 할 수 있는 시대가 오는 것이다.




다가올 미래의 영화, 애니메이션, 연극 등의 문화 콘텐츠는 관객의 행동이나 생각에 따라 진행되며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 내가 생각한 대로 주인공이 말하고 행동해 결과가 바뀌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미래 콘텐츠들은 관객과 작품이 상호작용 가능한 인터렉티브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 한다. 그런데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같은 미디어 아트 장르에서는 이미 이런 기술들이 이용되고 있다.


영상예술은 무대디자인으로 쓰이기도 한다. 우리가 흔히 감상하는 공연들 공연장이나 무대 디자인을 할 때 준비해야 할 것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갖가지 무대 소품 설치라던가, 무대 배경이 바뀌는 것을 생각하여 그에 따른 무대장치들을 미리 설계해 놓아야 한다. 하지만 영상예술만으로도 멋진 무대 디자인과 공연을 보여 줄 수 있는 기술이 있다고 한다.


얼핏 생각하면 영상만으로는 평면적이기 때문에 공연장, 무대 디자인이나 건축물에 예술적 연출이 불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여러 기술을 도입하면 크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새롭게 개발된 홀로그램 기술까지 활용해 3차원적인 공간연출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3 뮤지컬 <카르마> 스틸 이미지 . 홀로그램 활용 기술



홀로그램 기술은 오래전부터 개발은 되었지만 실용화되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전 홀로그램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 특성상 45도의 각을 이루는 투명한 판들이 필요했는데, 이를 설치하기 위해 판을 고정시킬 철제 프레임을 설치해야만 했다. 그래서 크기에 제한이 있었고, 또한 철제 프레임을 이동할 때 잘못하면 판이 찢어지는 변수가 발생했으며, 철제 프레임을 감추기 위해 무대 공간을 막아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의 기술력으로 생산된 망사 재질 홀로 막을 사용함으로 이러한 점들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뮤지컬 <카르마>에서는 마치 모기장과 같은 홀로 막을 앞에 설치하여, 무대의 앞과 뒤 그리고 바닥과 천장 등의 화면을 활용해 입체적 공간으로 쓸 수 있게 했다. 무대에 설치된 홀로 막에 프로젝터 빔을 영사하면 중간에 텅 빈 공간에도 사물이 있는 것 같이 보이게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무대 장치만으로는 연출할 수 없는 장면을 영상만으로도 연출할 수 있게 한다. 배우는 스크린 앞과 뒤의 사이에서 영상에 맞추어 연기하게 되고, 관객들이 볼 때에는 중간에 실제로 사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무대를 더욱더 입체적으로 느끼게 된다.



▲사진4, 5 여러 장르가 융, 복합이 된 <이상한 챔버 오케스트라>



프로젝션 맵핑 기술에서 까다로운 부분이 있다면 관람객이 보는 시점에 따른 시야각도를 극복하는 것이다. 시야 각도와 프로젝터로 빛을 쏴주는 위치에 따라 각도를 다르게 하여 관람객의 시선을 고려하여 최적화될 수 있게 맵핑을 한다. 본 공연에 오르기까지 테스트와 리허설을 하는데, 연출 방법이나 아이디어에 따라 평면을 3D 영상으로 구현해내기도 하는 작업과정을 거친다.




비주아스트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개발실에서 지원한 CT R&D “대형공연장 맞춤형 영상·조명·음향 기술” 지원과제를 수행하며 발전시킨 기술력과 노하우로 많은 작품을 사업화하였다.



▲사진6, 7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의 프로젝션 맵핑 모습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는 3D 프로젝션 맵핑이 활용된 무대연출 기술을 사용해 영상예술과 배우만으로 효과적인 무대연출을 만들어냈다. <고흐의 방>은 그림에서 추출된 이미지로 실제 무대 위의 침대나 책상 등의 세트에 정확하게 맵핑하여 물리적인 방을 빛으로 구성했다. <빈센트 반 고흐>는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세계와 예술성을 살리면서 프로젝션 맵핑으로 구현해 내는 것에 중점을 두고 디자인한 뮤지컬이다. 또한 고흐가 여행하는 장면을 고흐의 가방 안에 담는다던가, 그림자를 이용해 이야기를 풀어내는 등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러한 무대 전체를 활용하는 프로젝션 맵핑을 할 때 천장, 바닥, 벽면 등등의 공간에 영사 해야 한다. 따라서 프로젝터가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6~7개 이상까지 사용되기도 한다.




미디어 아트의 큰 특징인 인터렉티브(상호작용) 기술은 여러 가지로 응용 창작이 가능하며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프로젝션 맵핑이나 미디어 파사드 같은 장르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또 인터렉티브 기술은 미래의 영화, 애니메이션과 같은 콘텐츠에 포함될 기술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여수 엑스포에서 보여준, 인터렉티브 기술을 사용한 미디어 파사드는 관람객을 작품에 함께 참여시켜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킨 사례이다.



▲사진8 여수엑스포에서 미디어 파사드 작품에 인터렉티브 기술을 활용한 예



하지만 이러한 인터렉티브 기술이 단순 호기심과 흥미 위주의 방향으로만 사용되는 경향이 많이 있다. 손을 뻗으면 화면의 공이 튕겨 나가는 식의 흥미 유발만 하는 정도로 사용되는데, 이런 인터렉티브 기술 활용은 일회성에 그칠 뿐이다. 앞으로는 인터렉티브 기술이 단순한 흥미 위주가 아닌 콘텐츠 안에서 유동적으로 변화하며 필요성에 의해 쓰이는 기술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관객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진정한 인터렉티브 기술의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이다.


프로젝션 맵핑을 할 때에 무대 공연 배우들과 영상효과나 음향효과가 맞추어지는데 어려움을 많이 겪는다. 현재는 배우들만 볼 수 있게 표시를 남긴다든가 무대 위에 스티커를 붙여 있어야 할 자리를 알려주는 방식을 쓰고 음향효과는 따로 재생시키기도 하는데, 가까운 미래에 이러한 부분들을 인터렉티브 기술을 활용해 극복하는 기술이 개발될 것이다.




우리는 공연, 영상 같은 문화예술을 관람할 때에 문화예술 그 자체만을 놓고 판단하지 않는다. 공연을 보러 갔을 때의 분위기, 같이 관람한 사람 등등의 영향으로 문화예술은 우리의 기억, 추억 속에 남게 된다. 따라서 문화예술은 숫자 단위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하게 할 매력적인 영역이다. 문화예술과 문화기술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는 앞으로도 계속 문화, 기술의 발전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과 문화기술의 발전을 위해, 창의적인 콘텐츠의 발굴과 개발은 끊임없이 지속하여야만 한다. 더불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정신과 문화예술을 점진시킬 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노력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잊히지 않을 가치 있는 문화예술이 뿌리내리게 될 것이다.




비주아스트는 CT R&D 지원과제를 수행하며 기술력을 키웠고, 더 나아가 영상예술에서 한 번도 사람들에게 보여 지지 않았던 새로운 시공간을 개척하여 콘텐츠뿐만 아닌 미디어 기술의 최적화까지 목표로 삼고 있다.


최첨단 기술의 도입으로 인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정신은 우리나라 문화산업에 꼭 필요하다. 또한, 개척한 새로운 분야에 아이디어를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문화 콘텐츠를 발전시키는데 관건이 될 것이다. 앞으로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문화기술을 사용해, 창의력과 독창성을 가진 작품으로 관객들을 설득해나가야 한다. 미래에는 지금까지 나와 있는 문화기술보다 발전된 기술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남들이 하지 않은 분야에 도전하고 시도해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며, 독특한 창의력과 감성, 그리고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게 될 것이다.



ⓒ 사진 출처

- 표지 비주아스트

- 사진 1, 2 직접 촬영

- 사진 3~8 비주아스트



본 기사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기술개발실 <CT로 통하는 이야기(https://www.facebook.com/CreativeCT)>에서 발췌했으며 제3기 CT리포터가 작성한 내용입니다. ⓒ CT리포터 심수정


※ 본 글의 내용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 다.